그는 지극히 평범한 일반적인 방법을 육시준에게 알려주었다. 따뜻한 물 마시기, 핫팩 붙이기,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같은 조언을 했다.결국 육시준은 그에게 직접 와서 진료해 달라고 했다.“아픈 유리 씨가 걱정된다며 저를 호출하더라고요.”송이혁이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그들은 꽤 가까운 사이 같았다.강유리는 둘을 번갈아 보며 물었다.“이 사람이 이혁 씨를 불렀다고요? 둘이 아는 사이에요?”“...”육시준의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다. 송이혁의 표정도 어딘가 부자연스러웠다.둘이 어떤 사이인지 그녀는 모르고 있었다, 이때 송이혁이 벌떡 일어서며 그녀에게 악수를 청했다.“제수씨, 안녕하세요. 전에 제대로 인사드리지 못했는데 저는 육시준의 친구예요. 만나서 반가워요.”그녀는 상황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할아버지의 병세 때문에 흉부외과 전문의인 송이혁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연락이 닿았고, 그녀는 조금 의아했었다.하지만 둘이 친구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단번에 모든 의문이 풀렸다.할아버지의 진료 시간이 꼭 그날이어야 했던 것은분명히 의도한 것이다. 그녀가 육씨 가문의 파티에 참석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벌인 짓일 것이다.육시준이 제안한 것인 줄 알았던 그녀의 오해가 풀렸다.육경서가 제안한 것이고 육시준은 임기응변 능력을 발휘했고 그의 ‘설계’에 특별게스트까지 출현하게 되었다는 것을 그녀가 알아차렸다.강유리는 입꼬리를 올리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어쨌든 저도 만나서 반가워요.”그 모습을 본 송이혁은 악수하려던 손을 도로 집어넣었다.“부부 사이 일에 감히 개입할 수 없었어요. 무례한 행동으로 기분이 나쁘게 해드렸네요, 너그럽게 용서해줘요.”송이혁은 대뜸 자진 신고를 하며 그녀에게 용서를 구했다.육시준이 그를 흘겨 보면서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어디 불편한 데 없어? 병원에 가기 싫은 거면 약이라도 처방해 달라고 할게.”강유리는 자리에 앉으며 컵에 물을 따랐다.“괜찮아, 산부인과 의사도
조보희는 울면서 앞으로 나아가던 중, 입구에서 걸어나온 사람이 강유리가 아닌 다른 사람인 걸 확인하고 울음을 뚝 그쳤다.그리고 딸꾹질하기 시작했다.송이혁은 갑자기 반짝이는 상대의 눈빛에 경계심을 높였다.“여기서 만나네요.”조보희가 눈물을 쓱 훔치며 물었다.“어떻게…. 여기에 계셨던 거예요?”“그게...”송이혁이 급하게 둘러댔다.“외래 검진요.”조보희는 순간 멈칫했다. 얼굴에 폈던 환희가 격분으로 바뀌었다.“외래 검진이요? 유리가 어떻게 된 거예요? 육시준, 그 나쁜 새끼가 우리 유리 때렸나요? 젠장! 우리를 엿먹이고, 언젠가 유리도 해칠 거란 걸 알았어요. 돈이 많으니까 정말 뵈는 게 없나 보네요...”씩씩거리면서 방향을 틀어 차 트렁크로 향했다. 그녀는 야구방망이를 꺼내 어깨 위에 걸쳤다. 그 움직임이 하도 빨라서 송이혁은 그녀를 말릴 틈이 없었다.그녀의 하이힐이 대리석 바닥에 부딪혀 요란한 소리를 냈다.“육시준! 감히 여자를 때려?”“...”집안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육시준은 소파에 앉아있었고 그 옆에 강유리도 있었다. 둘의 시선이 일제히 그녀에게 향했다.흥분된 얼굴로 분노하던조보희의 얼굴이 그대로 굳어버렸다.“꽈당!”야구방망이가 대리석 바닥에 부딪혀 경쾌한 소리가 났다. 스스로 놀란 그녀는 무서워서 양팔로 머리를 감싸 안았다.‘육시준이 왜 아직 집에 있는 건지 누구라도 대답해 줬으면 좋겠는데….출근해야 할 시간인데, 왜 출근을 하지 않고?’그녀는 강유리를 향한 자신의 진심을 표현하려 한 것이지, 그녀의 남자에게 선전포고할 생각은 없었다...숨 막히는 적막이 몇초간 이어졌다.난처함을 못 견디지 못해 도망가려던 그때 송이혁이 안으로 들어오며 떨어진 야구 방망이를 집어 들었다.“친구를 도와주려는 거죠?”“아니, 친구는 아니에요.”조보희는 표정이 좋지 않은 남자를 보며 손사래를 쳤다.“전 그저 사장님이 도구가 필요하실 것 같아서 제공하러 온 것뿐이에요.”육시준과 강유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블로그
질문이었지만 확신에 가까운 말투였다.강유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숨길 이유도 없었다. 육시준이 그녀가 회사에서 하는 일을 알아내는 것은 아주 쉬웠기에 그에게 굳이 거짓말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육시준이 침묵했다. 마치 그녀가 무언갈 더 말해주기를 기다리는 듯했다. 하지만 강유리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그녀는 손목에 시계를 찬 뒤, 하이힐로 바뀌신었다.그가 입을 열었다.“어떻게 할 생각이야?”그녀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성홍주가 유강 엔터에 하고 있는 짓은 인맥으로 밀어 붙이겠다는건데, 그럼에도 성홍주가영원히 닿을 수 없는 곳이 있잖아?”육시준의 눈썹이 희한한 곡선을 그렸다. “예를 든다면?”가방을 든 강유리가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그를 바라봤다.“연예계의 마이다스 손, 신아람, 다음 달에 귀국해 종방연에 참석할 거야. 유강 엔터와 장기계약의 뜻도 밝혔어.”“...”성홍주가 말한 바라보지 못할 나무는 당연히 육시준이라고 여겼다.그녀는 무기 사용 능력이 뛰어났다.그녀가 직접 그에게 직접 도움을 요청하면 훨씬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절대적 실력 앞에 인맥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해. 유강 엔터가 성장할수록 투자자가 밀려들 거야. HZ 그룹은 수많은 선택 중 하나야.우리가 부탁할 필요도 없어.”강유리가 멈칫하다가 갑자기 화제를 전환했다.“당연히 육사장님의 힘은 무시 못 하죠. 우리를 골탕 먹이지 않는다면야.”남자의 눈썹이 희한한 곡선을 그렸다.“골탕을 왜 먹여?”강유리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됐어. 고마워. 투자는 시간문제일 뿐이야. ”그녀는 하이힐을 신고 그의 옆을 지나갔다. 그러자 그녀의 향기가 사방으로 퍼졌다.육시준은 움직일 수 없었다.찡긋거리며 고맙다고 말하는 그녀때문에 하마터면 나쁜 마음을 먹을 뻔했다.아래층 거실, 송이혁은 그 둘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후다닥 구급상자를 챙기고 떠나려 했다.그를 쭉 지켜보던 조보희도 머릿속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송이
송이혁은 잘 생겼다. 그 고급스러운 아우라는 태어났을 때부터 타고난 것이다. 강유리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풍기는 특유의 아우라는 인위적으로 흉내를 내거나 따라해서 얻어지는 것이 절대 아니었다.그들은 조보희와 다른 사람이었다, 조보희도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유독 자존감과 자신감이 부족했던 조보희는 각종 화려한 것들로 자신을 포장해 왔다. 그래서 그녀는 유독 강유리나 육시준 그리고 송이혁 같은 사람들을 동경했다.특히, 여러번 거절을 했던 자기에게 계속 물어보는 송이혁의 모습은 그녀에게 신선했다.조보희는 이를 악물고 강유리가 그녀를 괴롭히며 눈 하나 깜짝하지 않던 모습을 떠올렸다...그녀는 그런 얄미운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와 강유리는 달랐다.“안 돼요. 아무래도 기다리는 게 좋겠어요. 제가 이렇게 가고 나면 절교하게 될지도 몰라요.”그녀는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그녀의 대답은 송이혁의 예상을 빗나갔다.그는 여자의 마음을 꿰뚫고 있다.그녀는 그의 주위를 맴도는 다른 여자와 다르게 순수했던 조보희였고 그래서 자신이 몇 번 타이르면 그녀가 따를 줄 알았다...“친구가 아니라고 하지 않았어요?”송이혁은 갑자기 그녀에게 관심이 생겼다.조보희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최근들어 갑자기 친구가 된 것 같네요...”그녀는 오래전부터 강유리의 친구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강유리는 조보희를 무시하기 일쑤였고, 그래서 강유리가 미웠다. 하지만 최근들어 둘 사이가 부쩍 가까워졌고, 조보희는 힘들게 가까워진 강유리와 멀어지고 싶지 않았다.송이혁은 그녀의 뒷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그녀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그녀는 어두운 표정을 하고 생각에 잠겼다.그녀의 일에 상관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그저 움츠러든 그녀의 어깨를 다독여 주고 싶었다.“육시준이 그렇게 험악한 얼굴을 하고 있는데, 상황에 맞게 임기응변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 아니겠어요? 유리 씨도 이해할 거예요.”아니나 다를까 조보희의 얼굴
조보희가 보기에도 이건 너무 가식적이었다.반응이 도가 지나쳤던 것 같다. ‘다시 번복할 수 있나?’그건 불가능했다. 강유리가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렇게 조보희는 도로에 버려졌다. “강유리! 나쁜 년아! 내가 만약 사고를 당하기라도 하면 귀신이 되어서도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한 차량이 빠른 속도로 그녀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 겁에 질린 그녀는 꼼짝 못 하고 눈만 질끈 감았다.월요일 아침은 출근 시간대라 도로는 차들로 붐볐다.강유리는 백미러로 점점 작아져 가는 실루엣을 확인하며 익살스럽게 웃었다.겁쟁이 그녀가 울며불며 아버지에게 고자질할 거라고 생각한 강유리였다.그녀의 아버지는 딸이라면 껌뻑 죽었고 회사도 가까운 거리에 있으니, 기사가 10분 내로 도착할 것이다.절대 큰일이 생길 수 없었다.그러다 그녀의 시야에 조보희의 아기자기한 물건이 잡혔다.그것은 조보희의 휴대폰이었다.“...”그녀는 핸들을 오른쪽으로 꺽었다. 그렇게 회전 도로를 빠져나와 차를 돌릴 타이밍을 보았다.그때 낯선 벨 소리가 울렸다.조보희의 휴대폰 벨 소리다.강유리가 확인해 보니 송이혁이 걸어온 전화였다.그녀는 가볍게 웃었다. ‘능력도 좋네? 언제 번호까지 받은 거야? 이렇게 그쪽에서 전화까지 오는 걸 보니 잘 되어가는 중인가 봐? 그렇다면...’“여보세요?”그녀는 통화버튼을 눌렀다.전화 저편에서 잠시 멈칫하더니 당황한 목소리로 송이혁이 물었다. “유리 씨?”강유리는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래요. 저예요. 보희가 휴대폰을 차에 빠뜨렸네요.”송이혁이 웃으며 이상한 말을 했다.“잘 푸는 중인가 보네요. 내가 괜한 걱정을 했어요.”강유리가 물었다.“보희가 어디 있는지는 궁금하지 않아요?”송이혁이 대답했다.“아니요. 전 그저...”“내가 보희를 길바닥에 버렸어요. 휴대폰도 없이 차만 다니는 곳에서 다른 사람이 돕지 않은 이상 아마 반나절 정도 저기에 있어야 할거에요.”“...”“이혁 씨도 제가 뒤끝이 장난 아니란 걸 이제 실감하시겠죠
조보희는 하마터면 타죽을 뻔했다.이런 상황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니 이산 가족을 상봉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그녀는 터덜터덜 걸어서 차에 올랐다. 그러고는 소리내어 울음을 터뜨렸다. 갑작스럽게 터진 울음에 송이혁이 깜짝 놀랐다.그가 묵묵히 종이만 건넸다. 조보희는 송이혁의 앞에서 이미지를 관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미 오래전에 잊었다. 그녀는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하소연하기 시작했다.“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요? 강유리... 강유리 어떻게 이렇게 사악할 수 있나요? 까맣게 탔단 말이에요. 엉엉엉... 절교할 거예요. 말도 섞지 않을 거예요. 흐엉...”“...”‘지금 피부가 탔단 이유로 울고 있단 말인가?’강유리와 멀리하는 게 좋겠다고 타이르려던 그때, 그의 시선에 낯익은 차량이 보였다.그의 알기론 조보희의 차가 페라리였다.하지만 차의 주인인 조보희는 송이혁의 차에 타 있었다, 그렇다면 조보희의 차에 탄 사람은 강유리일 것이다. 전화를 끊고부터 10분이나 흐른 뒤였다, 강유리가 아직도 여기 있을 줄 몰랐다.전부 강유리가 꾸민 일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고개를 돌려 조수석에서 아이보다 더 슬프게 울고 있는 그녀를 보았다. 눈물 때문에 정성을 들인 메이크업이 무너졌다. 이건 연기일 수 없었다.송이혁과 조보희는 강유리에게 당한 것이다. 심지어 송이혁은 자기 발로 찾아왔다.말문이 막혀서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차들이 속도를 늦춘다. 앞쪽이 막혔는지 빨간색 페라리가 송이혁의 차 앞으로 서섯히 다가오더니 브이 표시를 해보였다. 그러자 조보희의 울음소리도 뚝 그쳤다.그가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돌아봤다. 그의 시선이 그녀의 시선을 따라 밖에 있는 빨간 페라리에 멈췄다.그녀의 빨갛게 부은 두 눈이 매섭게 변했다.송이혁이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유리 씨도 보희 씨가 상상하는 것 만큼...”“다시 돌아온 거야? 내가 얼마나 처참한 모습인지 확인하려고? 나쁜 년! 욕 좀 하게 창문 좀 내려
그렇게 되면 HZ 그룹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투자하겠다고 달려들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그들의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강유리가 눈썹을 치켜뜨며 진지하게 물었다.“내가 신아람이라면 믿을 거예요?”어딘가 익숙한 말이었다.육시준이 JL빌라의 집문서를 그녀 손에 쥐어주면서 물었었다. 만약 그의 성이 육 씨인 그 재벌이라면 어쩌겠냐고 묻던 장면과 겹쳐보였다.그녀는 그쪽으로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돈 때문에 그녀와 결혼한 남자가 서울을 망라한 국내에서 제일 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재벌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이해했어요.”하석훈은 눈을 반짝이고는 자료를 들고 서둘렀다.그때 강유리가 그를 불러세웠다.“잠깐 만요.”하석훈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왜 그래요?”강유리가 놀라운 표정을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왜 믿는 거죠? 터무니없지 않나요?”하석훈은 멈칫했다.“그럼, 날 속인 거예요?”강유리가 얼버무렸다.“아니...”“그럼 된 거 아니에요? 나를 믿어 주는 만큼 저도 종래로 의심해 본적 없어요.”“...”그리고 사무실 문이 닫겼다.강유리는 반성했다. 육시준에 대한 그녀의 믿음이 부족해서 그런 말을 듣고도 진짜일 거란 생각을 못 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돌이켜 보았다.그렇다면 그녀의 그릇이 너무 작은 탓을 해야지 그가 속인 거라고 뒤집어 씌우면 안 됐다.‘그도 고백하려 하지 않았던가... 잠깐!’강유리는 의심을 떨쳐버렸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다.그 재벌은 남자를 좋아한다고 들었었다.그녀는 전에 이 얘기를 그의 면전에서 했었다.신분을 숨긴 이유가 돈을 노리고 접근하는 사람과 이혼을 막기 위해서였고 어젯밤에 그녀가 이혼이란 말을 꺼냈을 때 즉시 거절했다고 여겼다.깔끔쟁이 육시준이 생리대를 들고 망설임 없이 여자 화장실에 들어 왔었다. 같은 이불을 덥고 수많을 밤을 함께하면서 그녀의 유혹에 절대 넘어오지 않았다.반지를 나눠 끼고 결혼식을 올려야만 진정한 부부라는
임강준은 보고가 끝난 뒤에도 우물쭈물하며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나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육시준은 그런 그를 흘끗 쳐다보고는 말했다. “할 말 있으면 그냥 해.”임강준은 진지하게 건의를 했다. “HZ 그룹의 고위 임원 한 명을 손해 봤습니다. 유강 엔터에 대한 의견도 다분합니다. 최근에 그들이 협업을 논의하고 있는데, 어려움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굳이 내가 끼어들지 않아도 혼자 처리할 수 있을 거야.”“......”임강준은 왠지 모르게 이 말에서 분노가 느껴졌다.오랫동안 육 회장님의 옆에서 일하면서 육씨 가문 사람들보다도 임강준이 그에 대해서 훨씬 더 잘 알고 있었다. 육 회장님은 업계에서는 포부가 당찬 이미지지만, 섬세하지 못했다.상대를 도와야 할 타이밍에는 안 도와주고, 설사 돕더라도 조용히 처리했다.‘이렇게 해서 어떻게 와이프를 달랠 수 있겠는가?’그는 보너스가 깎이는 위험을 무릅쓰고 건의했다. “알아서 처리하는 건 사모님의 능력이지만, 환심을 사려면 먼저 나서서 행동하셔야죠! 여자는요, 반드시 잘 어르고 달래야 합니다! 게다가 사모님 나이도 어리시고, 기댈 사람도 없지 않습니까! 게다가 전에 사모님을 속여서 큰 돈을 쓰셨잖아요! 그렇게 큰 손실을 보시고, 알아서 나서서 잘 메꾸셔야지요......”말하던 중, 임강준은 회장님의 낯빛이 좋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그는 조용히 입을 닫고, 서류를 집어 들고 몸을 돌렸다.“저는 먼저 가보겠습니다.”사무실 문이 닫히자, 육시준은 볼펜을 집어 던지고 의자에 기대 피곤한 듯 손을 들어 미간을 문질렀다. '도대체 왜 다들 그녀를 괴롭힌다고 생각하는 걸까?’하지만 그녀는 사람들의 생각보다 훨씬 더 강했다.로열을 제외한 엔터 내부에서는 그녀의 인맥이 아주 넓다. 천재적인 감독, TOP 급 여자 연예인 등등, 지금이라면 신아람도 국내로 불러올 수 있었다.확실히 그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았다.하지만 어젯밤 안쓰럽게 이불 속에 웅크리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한 번도 본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