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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방안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빛을 등지고 서 있어서 그의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 그저 풍기는 아우라가 차가울 뿐이다.

그는 지금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그녀는 홧김에 잃어버렸던 이성을 서서히 되찾았다.

그러고는 조심스럽게 이불 속으로 몸을 숨겼다. 그녀가 나직이 웅얼거렸다.

“건들면 배가 아파, 너무 아파서 내가 이성을 잃었나봐...”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것들을 고작 이틀 사이에 모두 겪고 있었다.

아무도 그에게 이렇게 무례한 행동을 한 적 없었고, 발에 차인 적도 없었으며. 아무도 그에게 꺼지라고 한 적 없다. 이런 대우는 처음이다.

그렇다고 화를 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그녀가 예민한 시기이기에 최대한 그녀의 기분을 맞춰야 한다는 오 씨 아주머니의 말을 되뇌었다.

힘들어 보이는 그녀를 보면서 인내심을 발휘해 보았다.

“다른 불편한 곳은 없고?”

강유리는 고개를 저었다가 다시 끄덕였다.

“너무 졸려.”

육시준이 물었다.

“배는 안 고파?”

너무 힘든 하루를 보냈던 탓에 그녀는 입맛을 잃었다.

강유리는 힘겹게 고개를 저었다.

육시준은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며 다정한 손길로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

“푹 쉬어. 내일 의사를 부를게.”

“...”

강유리는 그저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화를 내지 않는 그가 의외였다.

그의 신분을 그녀가 알게 되었으니 충분히 성질을 부려도 되는데 이렇게 착하게 자기 기분에 맞춰주는 게 믿기지 않았다.

재벌은 역시 다르다.

연신 감탄하며 강유리는 다시 잠을 청했다. 하지만 가끔 전해지는 복통에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더러 진통제를 사 오라고 하지 못한 것이 후회되었다.

부부이기도 하고 그녀가 그동안 잘해준 것을 봐서라도 이 정도는 해 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옆자리가 내려앉는 느낌이 들더니 그녀의 몸이 그대로 포근한 품에 안겼다. 그리고 큰 손이 그녀의 아랫배를 살포시 감쌌다. 너무 따뜻했다.

그러자 통증이 가시고 온몸이 나른해졌다.

그녀는 더욱 깊이 파고들며 스르르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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