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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코를 훌쩍인 강유리가 차가운 얼굴로 추예진의 품에서 벗어났다.

“그래? 흠, 그럼 허락한 거다? 비서한테 얘기해서 시나리오 보낼 테니까 잘 읽어봐. 이틀 안에 답 주고.”

“...”

방금 전까지 온갖 불쌍한 척은 다 할 때는 언제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강유리의 모습에 추예진은 몰래 이를 갈았다.

‘내가 이 계집애를 그냥...’

그렇게 성공적인 협상을 마치고 추예진은 스타인 엔터 건물로 들어가고 강유리는 하석훈이 그녀를 데리러 오길 기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잠시 후, 그녀 앞에 나타난 건 하석훈이 아닌 익숙한 레드 마샬라티였다.

차에서 내린 성신영이 득달같이 달려왔다.

“강유리! 너 뭐야? 여긴 왜 또 온 건데. 또 천강 오빠한테 무슨 짓을 하려고.”

‘이게 미쳤나. 미친개가 따로 없네.’

“미쳤어? 이쪽 거리가 다 임천강 거야?”

같잖다는 표정으로 눈을 흘기는 강유리의 모습에 성신영은 잔뜩 경계의 날을 세우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더 초라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패션쇼장에서 있었던 악몽이 다시 떠오르며 성신영은 몰래 주먹을 꽉 쥐었다.

‘강유리, 넌 뭐가 그렇게 잘 났는데. 아무것도 욕심내지 않는 듯한 그 눈빛 정말 마음에 안 들어. 그래놓고 내가 원하는 건 다 빼앗아가버리잖아.”

강유리를 한참 동안 죽어라 노려보던 성신영이 피식 웃더니 한 발 앞으로 다가섰다.

“<심쿵해> 그 드라마 때문에 온 거지? 네가 아무리 애를 써도 우린 이 드라마 끝까지 진행할 거야. 정 못 참겠으면 소송이라도 걸어보든지. 뭐, 그럴 여력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말을 하면 할 수록 성신영은 점점 의기양양해져갔다.

“유강엔터... 투자자들도 다 발 빼고 있다면서? 회사가 간당간당하니까 우리 드라마 걸고 넘어지겠다는 거지? 죽을 날만 받아둔 영감 하나 무서워서 우리가 아무것도 못할 줄 알았어?”

강유리의 약점만을 콕콕 찌르는 날카로운 말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의연했다.

귀국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였다면 화를 내고 슬퍼했을지도 모르겠다. 성홍주의 편애, 임천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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