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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하여간 말이 안 통해요.’

강유리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육시준에게 또 물었다.

“그런데 당신이 여긴 무슨 일이야? 뭐 근처에 볼일이라도 있었나 봐?”

“너 데리러 온 거야.”

하지만 다음 순간, 옆통수가 따뜻해질 정도로 느껴지는 은근한 시선에 육시준은 혀를 깨물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이쿠, 가뜩이나 자뻑모드신데 이런 말까지 하면 더 난리나겠네.’

역시나 그의 말에 강유리의 미소는 더 밝아졌다.

어젯밤 흘러가듯 했던 말을 기억하다니.

강유리가 육시준의 손을 덥석 잡고 그는 어색하게 손길을 피해 핸들을 잡았지만 강유리는 포기란 없다는 듯 그의 손을 꼭 부여잡았다.

“그만 좀 해. 운전 중이잖아.”

“쳇, 저번에는 운전 중에도 잡게 내버려뒀으면서?”

어떻게든 오른손을 끌어낸 강유리는 손깍지까지 끼곤 어딘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아까... 성신영이 한 말들...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면 내 말 믿어줄 수 있어?”

“믿어.”

“...”

너무나도 확고한 말투에 오히려 강유리는 당황스러웠다.

“왜? 아니, 이렇게 쉽게 믿는다고?”

‘전 남친한테 그렇게나 질투심을 느끼는 남자가... 이 경우에는 바로 믿는다고? 난 또 한동안 힘들게 설득해야 하는 건가 걱정했더니...’

“첫날밤 긴장한 꼴을 보면... 딱히 남자 후리고 다닌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서.”

담담하지만 어딘가 모를 장난기가 담겨있는 육시준의 목소리에 얼굴이 확 달아오른 강유리는 잡고 있던 깍지를 후다닥 풀었다.

“그럼 당신은? 여자 몇 명이나 만나봤는데?”

이에 이번엔 육시준이 다시 그녀의 손을 지긋이 잡았다.

“뭘 꼭 여러 명 만나 봐야 하나? 요즘엔 여러 가지 자료들도 있고...”

“하!”

‘여러 가지 자료?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프로젝트 시장 조사라도 하는 줄 알겠어? 저렇게 점잖은 목소리로... 못 하는 말이 없어...’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홱 돌려버렸지만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온기에 그녀의 마음도 점점 안정이 되어갔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휴대폰으로 기사를 확인해 보니 조보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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