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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아, 다른 대표님들도 모셔봤는데 소화기관 쪽이 안 좋으신 분들은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시더라고요.”

어색하게 화두를 돌린 아주머니가 최대한 자연스럽게 국을 떠 강유리에게 건넸다.

국 그릇을 받아든 강유리가 의아한 눈빛으로 육시준을 바라보았다.

“평소에 소화 잘 안 되고 그래? 속도 쓰리고?”

“알면서 뭘 물어?”

육시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되묻자 강유리는 눈이 더 동그래졌다.

“한 이불 덮고 살면서 모르는 게 더 이상하지.”

‘하, 말을 해줘야 알지. 내가 뭐 의사도 아니고. 낯빛만 봐도 병명이 촤르륵 나오고 그러나 뭐?’

고개를 푹 숙인 강유리는 애꿎은 국만 연거푸 들이키고 숟가락과 그릇이 닿는 소리가 조용한 식탁에 유난히 챙챙 울려 퍼졌다.

한편, 말실수를 했다는 생각에 잔뜩 긴장하고 있던 아주머니는 슬그머니 자리를 뜨려다 이대로 스르륵 나가면 괜히 더 오해를 살 것 같아 은근 한 마디 덧붙였다.

“사모님께서는 어떤 음식 좋아하세요? 내일은 사모님 취향대로 준비할게요.”

곰곰히 생각하던 강유리가 대답했다.

“요즘 매운게 그렇게 당기더라고요. 내일은 훠궈 어때?”

강유리가 육시준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아주머니의 눈빛에 담긴 걱정을 눈치챈 육시준이었지만 아무렇지 않다는 듯 담담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와이프 먹고 싶다는 거 한끼 정도야. 충분히 먹을 수 있지.”

“우리 맵찔이 괜찮겠어?”

그녀의 비아냥거림에 수저를 들던 육시준의 손길이 멈칫했다. 그의 깊은 눈동자에서 은근한 경고의 빛이 흘러나왔다.

“아, 장난. 장난이야.”

위험을 감지한 강유리가 바로 한 마디 덧붙였다.

부부가 티격태격 말싸움을 시작하자 아주머니도 이때다 싶어 슬그머니 집을 나섰다.

어색한 분위기속에서 식사는 이어지고 무슨 말을 하면 분위기를 풀 수 있을까 싶어 머리를 굴리던 그때,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낯선 번호. 강유리가 미간을 찌푸렸다.

“여보세요?”

“강유리! 네가 이런다고 내가 네, 감사합니다 인사라도 할 줄 알았어? 사람 우습게 보지 마!”

수화기 저편에서 분노에 가득 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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