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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화

다음 날.

오랜만에 늦잠을 깨운 건 전화벨 소리였다.

부스스 눈을 뜬 강유리가 대충 수락키를 누르고 수화기 저편에서는 상담원 특유의 친절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강유리 씨, 안녕하세요. DH패션 본부 담당직원입니다. 저희 측 실수 때문에 불쾌함을 느끼셨다고요. 정말 죄송합니다. 사과의 의미로 저희 사측에서 VIP 회원카드 혜택에 대해 설명해 드리려 하는데 한번 들어보시겠습니까?”

아직 잠이 덜 깬 강유리가 웅얼댔다.

“회원카드요?”

“네.”

그리고 저쪽에서는 강유리가 이 제안에 관심을 가졌다고 생각했는지 시키지도 않은 소개 멘트를 이어가고...

강유리의 표정은 점점 더 일그러졌다.

“이게 DH가 제안하는 최종 솔루션인가요?”

따발총처럼 쏟아내는 말에 머리가 지끈거릴 무렵, 강유리가 문득 물었다.

아직 잠이 덜 깬터라 목소리에 힘이 축 빠져서인지 직원은 더 강한 태도로 나갔다.

“네. 저희 측에서 해드릴 수 있는 건 이 정도뿐입니다.”

‘이것들이 아침부터 짜증 나게...’

눈을 질끈 감은 강유리가 화를 꾹꾹 누른다.

“그러니까 공식적인 사과는 못 하시겠다?”

“죄송합니다. 저희 측 실수로 일어난 일이긴 하지만 보상은 이 정도로 밖에 못 해드릴 것 같습니다.”

“제가 공개 사과를 원한다면요?”

“...”

저쪽에서도 당황한 듯 한참을 침묵하다 다시 말을 이어갔다.

“강유리 고객님, 저희 DH 패션의 직원들은 전부 전문적인 교육을 거치고 현장에 투입됩니다. 몇 분뿐인 영상만으로 100% 저희 측 잘못이라 확신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강유리 고객님이야말로 공개적인 장소에서 저희 DH패션을 비하하신 탓에 지금 저희 측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해도 되는 상황이라 이 말씀입니다.”

친절하지만 강경한 게다가 은근한 협박까지 담겨있는 말투였다.

“하, 제 말은 패션쇼장에 있는 사람들만 들었고 CCTV 영상도 외부에 유출하지 않고 귀사 측에만 전송했습니다. 그런데 손실이라뇨? 정말 손실을 입는 게 뭔지 보여드릴까요?”

이 마지막으로 강유리는 바로 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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