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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JL빌라.

육시준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전화를 끊는 강유리의 밥 그릇에 갈비찜 하나를 올려주었다.

“둔한 사람한테는 호의를 표현할 때도 확실하게 하는 게 좋아. 자칫하다간 오해받을 수도 있으니까.”

“오해 아니야. 진짜 걔 도와준 거 아닌데?”

갈비찜을 한입 베어문 강유리가 물었다.

“조보희에 대해 잘 아나 봐?”

“개인적으로 친분은 전혀 없어. 그냥 저번에... 당신이랑 사이가 안 좋은 것 같길래 좀 알아봤지.”

깔끔한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는 강유리를 바라보며 육시준은 생각에 잠겼다.

한때 두 집안은 나름 사이가 좋았었고 조보희의 아버지 조희찬 역시 의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격이라 강유리가 먼저 손을 내민다면 힘이 닿는 데까지 도우려 할 게 분명했다.

그리고 조보희 역시 업계에서 평판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천성 자체가 나쁜 건 아니라 곁에 둘 만한 사람이기도 하고 말이다.

지금 자기 편 한 사람이 아쉬운 강유리의 처지에서 굳이 그쪽 집안 사람들과 사이가 틀어져서 나쁠 게 없다는 걸 똑똑한 강유리가 모를 리가 없을 텐데. 왜...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육시준은 뜨거운 시선을 느끼고 흠칫한다.

역시나 어느새 그의 앞에 다가온 강유리가 동화속 악역으로 자주 등장하는 여우처럼 사악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러니까 저번에 쇼핑할 때부터 날 좋아했다 이거지? 그래서 새 옷도 잔뜩 사준 거고? 어쩐지. 왜 갑자기 거금을 들여서 옷을 사주나 했어. 그런데 내 어디가 그렇게 좋아? 미모랑 재력 빼면 딱히 볼 것도 없는데...”

양볼에 손까지 얹으며 짐짓 부끄러운 척 배배 꼬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육시준은 기가 막혔다.

‘하, 가만히 보면 자뻑이 참 심해... 요즘 무슨 말만 하면 자길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 같단 말이야...’

특히나 예뻐서 좋다, 능력 때문에 좋다라는 대답을 뻔히 바라 듯 마지막에 강조까지 하는 강유리가 어딘가 귀여우면서도 웃겼다.

‘원하는 대답을 쉽게 해줄 수야 없지...’

그녀의 밥그릇을 옮겨온 육시준은 그저 담담하게 말할 뿐이었다.

“밥이나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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