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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이에 강유리의 표정은 오히려 더 밝아졌다.

“뭐야? 지금 질투하는 거야?”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고개를 홱 돌린 모습, 육시준이 삐질 때와 비슷한 얼굴이었으니 못 알아볼 리가 없었다.

“하, 질투? 내가 왜?”

비록 추예진은 코웃음을 치며 다시 평소의 시니컬한 표정을 지어 보였지만 목소리는 훨씬 누그러진 지 오래였다.

역시, 가끔은 세게 나가는 것보다 유한 방법이 더 잘 먹힐 때도 있구나를 되뇌이며 강유리는 해명을 이어갔다.

“나도 스타인에 있는 내 사람들 다 데리고 오고 싶지. 하지만 나한테도 시간이라는 게 필요해. 신주리는... 마음의 문이 촬영을 앞두고 있잖아. 어떻게든 여자 조연 배우 구색은 맞춰야 할 거 아니야.”

긴 말을 늘여놓는 강유리의 요지는 단 하나, 적당한 기회를 엿보고 있다였다.

이에 추예진이 그녀를 흘겨보았다.

“그러니까 지금이 날 너희 회사로 스카우트해 갈 기회라 이 말이야?”

“그게 아니라...”

강유리가 어색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자 추예진은 다시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사고 터졌을 때는 연락 한 번 없다가. 이제 좀 급해졌나 보지? 내 생각을 다 해주는 걸 보면?”

“이모한테 혼날까 봐 그런 거지...”

이때 날카로운 클락센 소리가 두 사람은 대화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

강유리와 추예진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어느새 신호등이 바뀌었던 것이다.

차 안은 다시 적막에 잠겼다.

강유리도 거의 반쯤 포기한 상태였다.

애초에 다른 사람에게 뭔가를 부탁하는 걸 잘하는 타입도 아니고 자기 약한 면까지 드러내며 애교까지 부렸는데 꿈쩍도 하지 않으니 더 이상 뭘 더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힘이 쭉 빠졌다.

“시나리오나 보여줘.”

차량이 건물 앞에 멈춰서고 추예진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갑작스러운 희소식에 강유리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정말?”

핸들에 손을 얹은 채 뭔가를 생각하던 추예진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내가 널 어떻게 포기할 수 있겠어. 내가 <심쿵해> 총각본을 맡았다는 기사 아직 안 터졌잖아. 다 널 위해서였다는 거 모르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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