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경서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대체 왜 그런 소문을 날조하는 거야? 미친 거 아니야? 내가 그 여자 매니저도 아닌데 왜 광고를 소개해 주겠어?”신주리는 육경서의 표정을 보고 그가 진짜로 이 사실을 모른다는 것을 확신하고는 자연스럽게 입을 닫아버리고 침묵하자 그는 마음이 더욱 초조해졌다.‘혹시 나와 그 여자와 무슨 관계가 있는 줄로 오해하고 나와 다시 사귀려고 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이런 젠장!서로의 속내를 잘 알지 못했기에 여러 가지 오해가 생겼다는 것을 알고 난 뒤로부터 육경서는 이제부터 그 어떤 것도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는 장벽이 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결심했다.하여 그는 밤이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니저에게 메시지를 발송했다.[그 유미나 대체 뭐야? 내가 언제 그 여자와 친하다고 했어? 그리고 우리가 왜 소꿉친구야?] 매니저도 이해가 안 가는 듯했다.[그 사실을 이제 알았어? 안 그래도 형한테 물으려고 하던 참이야? 형이 언제부터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소꿉친구가 있었어?]육경서: [...]매니저는 육경서에게 유미나의 죄행을 일일이 말해주고는 결론을 지었다.[간략해서 말한다면 형과 유미나는 아주 친한 사이야. 유미나가 이 관계로 주리 누나의 라이벌이 되었고 주리 누나의 스케줄을 빼앗아 갔어. 이번 장 피디의 예능이 바로 제일 좋은 예시야.]육경서: [...]여기까지 듣고 난 육경서는 너무 놀라 뭐라고 말로 형용할 수가 없었다.처음에는 그저 사진으로 벌어진 오해라고 생각하고 유미나에게 삭제하라고 하면 아무 일도 없을 줄 알았지만 어떻게 사람이 이 정도로 염치없을 수 있단 말인가?육경서는 너무나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났고 신속하게 답장을 보냈다.[사흘 뒤 서울에서 가을 시즌 패션 발표회가 열리잖아. 네가 유미나한테 초청장을 보내고 내가 요청한다고 그래. 그리고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내 명의로 마음대로 구입해도 된다고 해.]매니저: [???]매니저: [형 괜찮은 거지? 그 브랜드 모델이 주리 누나야. 양다리 걸치다
그 모습에 댓글 창에서 댓글이 폭주하기 시작했다.“어떡해? 내가 응원하는 커플이 진짜야. 두 사람 모두 서로를 좋아하고 있어.”“가슴이 떨려서 죽을 것 같아. 이런 평범한 사랑이 제일 아름다워. 감동이야.”“눈물이 나려고 해. 아무리 큰 고난이 있어도 사랑하는 한 사람만 바라보고 있는 숙명 같은 걸 느꼈어.”“커플 팬들 조용히 해. 너무 떠들어서 눈이 아파. 두 사람 원래부터 커플인데 설마 다른 사람한테 발송하겠어? 다들 바보야? 갑자기 무슨 호들갑이야?”“육경서 나쁜 자식! 치킨으로 우리 주리를 유혹했어.”양쪽 팬 모두 기분이 별로였고 예전과 마찬가지로 커플 팬을 싫어했다. 하지만 무슨 방법이 있단 말인가?아무리 싫어해도 사라지지 않으니 말이다...이어서 카메라 포커스가 강미영에게로 맞춰졌고 그녀가 편집하고 삭제하고를 반복하는 사이에 메시지가 도착했다.소지석: [누나의 밝은 모습을 보게 되어서 아주 기뻐요. 다음 투어도 기대해요.]강미영이 고개를 숙이고 액정을 바라보며 한참이나 넋 놓고 있었지만 그녀의 얼굴이 보이지 않기에 표정을 읽을 수 없어 가늠이 안 되었다. 몇 초 후 강미영은 소지석과의 대화창을 끄고 편집하고 삭제하기를 반복하던 메시지를 육경서에게 발송했다.[아주 좋았어. 드디어 고개를 숙이는 법을 배웠어. 지는 게 이기는 것이라고 이런 처사 방법이 두 사람의 감정에 훨씬 도움이 될 거야. 하지만 미리 경고하는데 주리 괴롭히면 내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이 모습에 댓글 창에서 탄식이 연신 터져 나왔다.“지석 오빠 바보죠? 절호의 기회에 왜 그런 인사치레를 하고 있어요? 직설적으로 고백하라고요.”“맞아요. 너무 틀에 박힌 인사잖아요. 언니가 못 알아보면 어떡해요?”“미영 언니가 알아봤어요. 절대요.”“하지만 미영 언니가 답장을 안 했어. ㅜㅜ”“미영 언니, 제발 지석 오빠 한 번만 봐봐요. 연하 남자 친구가 얼마나 좋아요? 게다가 잘 생겼죠, 몸매 좋죠. 제일 중요한 건 허리도 튼실하다고요.”“위층 글쓴이???”
“...”심수정의 행동은 더욱 예상을 뛰어넘었고 그녀는 글짓기 수준인 장문의 메시지를 강미영에게 발송했다.문장이 하도 길어 시청자들은 맨 끝의 두 마디밖에 보지 못했고 그녀가 말하기를 목적을 달성했으니 여기서 하차할 것이고 재밌는 여행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여러분, 이건 대체 무슨 경우에요? 이번 시즌의 게스트들이 아주 난장판이에요.”“그래요? 이 두 사람의 조합도 나름 괜찮은데요.”“누가 허락했어요? 허락한다면 저부터 시작할게요.”“아아아아, 수정 언니 너무 귀여워요. 룰 같은 건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미영 언니한테 장문의 메시지를 발송했어. 고향 논두렁의 개나리꽃이 피어날 즈음에...”“...”라이브는 여기서 끝났고 카메라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늦은 시간에 주상현은 한 통의 메시지를 받았다.[누구시죠?]제1부가 끝나자 인터넷에서 작지 않은 소동이 일어났고 유미나가 출연했던 프로그램의 피디는 날마다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검색어를 보면서 배가 아파 죽을 지경이었다. 그는 초반에 신주리를 거절했던 것을 후회했던 적이 한 번뿐이 아니었고 신주리를 거절하고 얻은 것이 무엇인지 골똘히 생각했다.‘뜨뜨미지근한 삼류 여자 연예인을 위해 신주리를 거절했단 말인가?’촬영 당일 잠깐 검색어에 등극한 것을 잽싸게 철회한 덕분에 시청자들로부터 질책받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당사자도 현재 기사를 보면서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눈에는 질투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유미나는 이미 자신을 신주리의 라이벌로 자리매김했고 이번 기회에 상대를 완전히 짓밟아버리고 자원을 빼앗으려고 계획했다. 하지만 신주리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다시 비상하게 될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녀는 불현듯 육경서와 엮이는 것으로는 신주리를 초월할 수 없고 반드시 제대로 된 소속사와 영향력 있는 절친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한창 주판알을 튕기며 잔머리를 굴리고 있을 때 갑자기 매니저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항상 머리 꼭대기에 앉아 명령을 내리던
제1부가 끝나고 이튿날 밤에 신주리는 릴리의 거처로 들이닥쳤다.월계만 모 동의 14층.가녀린 몸매의 젊은 아가씨가 헐렁한 트레이닝복을 입고 머리에는 야구모자를 썼으며 선글라스로 얼굴을 반이나 가리고 한산하게 문에 기대서는 점점 거세게 노크하며 소리 질렀다.“문 열어. 집에 있는 거 알아. 나를 속일 용기는 있으면서 날 만날 용기는 없어?”신주리의 인내심이 거의 바닥나려 할 때 엘리베이터가 “띵”하고 울렸고 고개를 돌려보니 거대한 그림자가 보였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던 그는 신주리를 보자 흠칫하며 물었다.“너 왜 여기에 있어?”그러자 신주리가 여유로운 목소리로 답했다. “그쪽은 왜 여기에 있어? 그사이에 구원투수를 모셔 왔어?”신하균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를 바라보다가 무슨 일인지 알 것 같아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네 고함이 아래층까지 다 들렸어. 왜 이렇게 소란을 피워? 네가 쉬는 날이라고 다른 사람도 쉬는 줄 알아?”신주리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신하균의 아래위를 훑더니 손목을 들어 시계를 보면서 말했다.“건물 품질이 별로인가 봐? 날도 아직 안 어두워졌는데 누가 초저녁부터 잠을 자?”신하균이 대답하기도 전에 신주리는 다시 문에 대해 고함을 질렀다. “문 안 열면 공작 어른한테 전화해서 나를 속이고 사기계약을 체결하고 내가 예능에 출연한 틈을 타 외간 남자와 야반도주했다고 이를거야.”그러자 찰칵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더니 작고 가녀린 여자가 잠옷을 입고 하품을 하며 잠에서 덜 깬 눈빛으로 물었다.“주리 언니, 언제 왔어?”그러더니 그녀의 노기등등한 눈빛을 발견하고는 가슴이 철렁하면서 재빠르게 문을 닫으려고 하자 신주리가 릴리보다 더 빠른 속도로 한 손으로 문을 잡고 다른 손으로 그녀를 밀치며 쌩하니 집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그러고는 어떤 사람이 자기 일에 방해될까 봐 이내 문을 밖으로 밀면서 말했다.“강릴리, 너 오늘 내 손에 죽었어.”“사람 살려...”마지막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문이 철컥하
그러자 파트너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안 그래도 다들 심심했는데 여기까지 온 바에 저녁이라도 얻어먹고 가면 안 될까요?”신하균은 말없이 굳게 닫힌 릴리 집 대문을 바라봤다.아까까지 요란법석이던 집안이 다소 조용해졌고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은 팀원들과 함께 식사하기 좋은 날이 아닌 것 같았다.“오늘은 안 될 것 같으니 먼저 팀원들하고 식사해. 내가 살게.”“역시 신 도련님! 그럼 사양하지 않겠습니다.”특전사로써 임무 수행 중 절대 되돌아가서는 안 되고 마침 또 저녁 먹을 시간인지라 이 기회에 신하균에게 크게 한 턱 얻어먹지 않으면 오는 내내 걱정했던 자신한테 미안한 일이다. 하지만 오늘 제대로 한 수 배웠기에 이제부터 사랑에 눈이 먼 사람과 파트너 할 때에는 지령의 진위에 대해 잘 식별해야겠다고 생각했다.신하균이 전화를 끊고 나서 집안에서 개 짖는 소리와 여자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점차 잦아들었고 시간이 거의 된 것 같아 노크하면서 말했다.“주리야. 문 열어.”의외로 이번에는 안에서 응답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2분 가까이 지난 뒤 문이 천천히 열리더니 신주리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문 앞에 서 있었다.집안에 들어서자 아까까지도 졸음이 채 가시지 않아 흐리멍덩한 모습이던 릴리가 잠옷과 머리가 마구 헝클어진 채로 소파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고 얼굴에는 눈물자국으로 얼룩졌고 코끝이 빨개서는 마치 유린이라도 당한 것만 같았다. 신하균이 들어서자 릴리는 불만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째려봤다.경찰이 바로 문 앞에 서있으면서도 자기 구조요청을 무시한 것이 화났고 내일 경찰서에 민원을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신하균은 그런 릴리의 모습을 보더니 한숨을 푹 내쉬고는 물었다.“대체 둘이 뭐 한 거야?”“얘가 나한테 사기 쳤어.”“주리 언니가 날 간지럽혔어요.”두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외치자 그제야 신하균은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여자 친구가 여동생한테 사기 쳤고 여동생의 피비릿내 나는 복수가 바로 간지럽히는 것이었다.
신하균은 그런 릴리의 속심을 꿰뚫어 보고 이내 핸드폰을 꺼내 보여주자 핸드폰에 찍힌 대화 내용을 본 그녀는 고개를 숙이더니 눈까풀을 파르르 떨었다.그리고 이내 고개를 들더니 감동의 물결이 넘실대는 두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신 팀장님 정말 고마워요. 하균 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것 같아요. 이제부터 다시는 이런 장난을 치지 않을게요.”이런 릴리의 반응에 신하균은 만족했는지 이내 고개를 돌려 신주리에게 도발의 눈빛을 발사했고 그녀는 화가 나 툴툴거렸다.‘내가 오늘 복수하러 온 것이지. 두 사람이 깨 볶는 걸 보러 온 거 아니야.’그리고 아무리 봐도 이 두 사람이 이상했고 정상이 아닌 것 같았다.연애하면 아무리 정상적인 사람이라 해도 바보가 되는 것 같았다.한바탕 화풀이하고 난 신주리는 그제야 진정이 되는지 강표를 품에 안고 조용히 소파에 앉아 저녁 식사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면서 사건의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릴리와 신주리 사이에 앉아 양쪽 말을 듣던 신하균은 미동 없는 표정으로 신주리를 지그시 바라보더니 담담하게 물었다. “그래서 두 사람 다 연애 예능인 줄 뻔히 알면서도 출연했단 거야?”그러자 신주리는 말문이 막혔는지 멈칫하더니 말했다.“그렇게 됐어. 육경서 그 자식이 헤어지자고 했으니 새 남자 친구를 찾는 게 지극히 정상이지 않아?”“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어.”신하균이 차분한 말투로 핀잔을 주자 신주리는 예쁜 눈을 흘기며 힘껏 노려보고는 말했다.“그런데 오빠는 왜 왔어? 일 다 봤으면 빨리 가. 릴리하고 할 말이 엄청나게 많아.”“왜? 친오빠가 친구보다 못해? 내가 들으면 안 되는 거야?”신하균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전혀 자리를 뜰 생각이 없었다.“당연히 절친보다는 친오빠가 못하지. 아무리 생각해도 내 절친이 아까워.”아까까지 죽기 내기로 싸우던 두 사람이 눈 깜짝할 사이에 화해한 모양이다.신주리와 입씨름하기 귀찮은지 신하균은 아예 폭탄 발언을 터뜨렸다.“좀 있으면 경서가 올 거야. 두 사람이 얘기하는 것보다
“강릴리, 너 헛소리하지 마.”육경서가 다급하게 제지했다. 이제야 두 사람 사이의 모순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게 됐는데 더 이상 다른 오해를 낳아서는 안 된다. 그러자 릴리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뭐야? 두 사람 헤어진 것 아니었어?”그러자 신주리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헤어졌어.”육경서도 잇따라 말했다.“헤어지긴 했는데 다시 대시하는 중이니까 너 절대 훼방 놓지 마. 아니면 절대 가만 안 둬.”릴리는 토끼 눈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의아해했다. 예능에 출연하기 전까지는 두 사람이 만나기만 하면 기를 쓰고 싸우고 누구도 먼저 고개를 숙이려 하지 않았다.릴리는 어제 오후 라이브 방송을 끝까지 다 봤고 카메라가 병실 앞을 찍을 때 들려왔던 말소리에 너무 놀라 입을 다물 수 없었다.그리고 병실 내에서의 두 사람의 관계가 전보다 훨씬 훈훈해졌음을 느꼈다.특히 육경서의 태도가 변화된 것을 보고 릴리는 고난 속에서 다시 사랑이 싹텄고 이번 기회에 두 사람의 사이가 많이 완화된 줄로 알았다.하지만 이건 단지 카메라 앞에서의 모습이고 사적으로는 여전히 아웅다웅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예상 밖이었다.“경서 오빠 괜찮아? 혹시 황산이 오빠 머릿속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았을까? 살짝 정신이 이상해.”릴리가 의문에 찬 표정으로 묻자 육경서는 펄쩍 뛰며 말했다.“내가 볼 때는 네가 정상이 아니야. 난 아주 멀쩡해.”그러자 릴리는 더욱 진지하게 물었다.“아무리 봐도 이상해. 병원에서 제대로 검사받긴 했어? 후유증이라도 남은 것 아니야?”육경서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틈을 타 신하균이 황산이 뭐냐고 물었다.그는 아직 2G에 멈춰있었고 전 세계가 아는 일을 그만 모르고 있었다.하긴 이틀 동안 본가에 안 갔으니 모를 만도 했다.본가에 갔더라면 신주리의 열성팬인 부모님이 말해줬을 텐데 말이다.릴리는 앞뒤 사정을 간단하게 설명하고는 말했다.“구체적인 건 이제 동영상으로 확인해 봐요.”그러자 신하균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입을 꾹 다물고는
‘오동나무’가 육경서 매니저의 닉네임이라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이번에는 유미나가 제대로 허세를 부렸고 전에는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육경서와 신주리에 관한 글이라도 감히 상대를 @못 하더니 이번에는 당당하게 육경서의 매니저를 @했다. 상대방이 아무런 조치가 없는 것으로 봐서는 바빠서 확인할 겨를이 없는 모양이다.만일 헛소문이라면 소속사에서 제일 먼저 부인 기사를 냈을 텐데 감감무소식인 걸 봐서는 진짜인 것 같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 글이 바로 실시간 검색어에 진입했다.“#육경서, 유미나에게 초청장 발송#”이 글에 제일 큰 반응을 보인 것은 유미나의 팬들이었다.“미나 언니와 경서 오빠가 진짜였어. 두 사람이 아주 오랜 시간 알고 지냈고 가족끼리도 서로 아는 사이라는데 어떤 여자 한 명 때문에 두 사람의 관계가 깨진다는 게 말이 돼?”“맞아. 며칠 전에 어떤 팬들이 뻔뻔하게 우리 언니를 모함하더니 여자 친구면 다야?”“재벌 2세인데 어떻게 여자 친구가 한 명밖에 없겠어?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는가 봐? 하늘을 난다고 다 봉황인 줄 알아?”“그래. 경서 오빠가 좋다고 하니 그날 네가 거짓말한 거 용서할게.”“...”팬이든 댓글부대든 유미나의 인터뷰 사건을 정당화하기에 애를 썼다.비록 동영상이 강제로 철회되긴 했지만 육경서가 유미나를 바람맞혔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알고 있었기에 이 글이 뜨자 그녀의 팬들은 환호를 지르며 자기 아이돌을 응원했다. 하여 이 일을 아는 사람들로부터는 유미나가 거짓말했다는 혐의가 벗겨지고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그녀와 육경서의 관계를 알린 것과 마찬가지였다. 여러모로 보나 초청장 사건의 최대 수혜자는 유미나였다. 하지만 그들은 신주리 팬을 너무 얕잡아봤고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결성된 커플 팬의 공격력을 미처 감지 못하는 바람에 유미나가 한창 의기양양하고 있을 때 그들로부터 엄청난 ‘축사’를 받았다.“축하해요. 육경서에게 빌붙으려고 그렇게 노력하더니 겨우 패션 발표회 초창장이 얻어걸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