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223화

작가: 노혜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09 18:00:00
가만히 있으니 머리 꼭대기로 기어오르려는 거잖아?

사실 신주리는 물러터져서가 아니라 배경으로 얻은 것이 영원히 자기 두 손으로 얻은 것보다 확실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여 그녀는 진지하게 말했다.

“전에 저와 약속하셨잖아요. 먼저 제 스스로 처리하고 나서 정말 해결이 안 되면 엄마, 아빠한테 구조 요청하겠다고요. 그러면 그때 도와주시기로 하셨잖아요.”

“그런데 지금...”

“엄마. 제가 알아서 할게요.”

신주리의 목소리는 부드럽지만 강경했다.

릴리도 신주리를 거들어 한마디 덧붙였다.

“주리 언니가 알아서 할 거예요. 엄마.”

불만이 잔뜩 하던 한영숙의 표정이 릴리의 말을 듣는 순간부터 점차 부드러워지더니 이내 환히 웃어 보였다.

릴리의 무턱대고 절친의 말을 따르던 버릇때문에 입밖으로 말을 뱉고나서야 이상함을 감지했고 얼굴이 빨개지면서 말했다.

“제가...”

“알았어. 준비하고 내려와서 밥 먹어. 엄마가 주방에 삼계탕 끓이라고 했어. 먹고 오후에는 나와 함께 쇼핑하러 가.”

한영숙은 재빨리 말하고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혹시라도 릴리가 “엄마”라는 말을 회수할까 봐 딸의 스캔들도 관심이 없었다.

고개를 돌려 신주리를 바라보는 릴리는 당황한 빛이 역력했다.

예비 시어머니가 확실히 열정적이었다.

“고마워. 릴리야. 네가 엄마라고 부르지 않았더라면 내가 얼마나 더 잔소리를 들어야 할지 몰라.”

신주리는 진심으로 릴리에게 고마워했다.

‘그렇다면야...’

“그래서 이제부터 어떻게 할 거야?”

릴리가 묻자 신주리는 주먹을 움켜주면서 말했다.

“실력에 비하면 배경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육경서 그 자식한테 보여줘야겠어.. 그리고 지금 당장 헤어졌다고 공식 입장 발표하고 연애 예능에 출연할 거야.”

“언니 진정해. 그렇다고 이렇게 급히 이별할 건...”

릴리는 온 힘을 다해 신주리를 다독이며 이해득실을 설명해 줬고 절대 섣부르게 행동하지 못하게 말렸다.

신주리도 말뿐이었고 이별 통보를 할 거면 벌써 했지 지금까지 꾸물대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224화

    우선 미나가 사진을 삭제하지 않았다. 그리고 신주리를 탓하는 사람이 없었으나 그녀는 아주 좋지 않은 시점에 열애설을 승인했다. 이런 망할!육경서는 급히 신주리의 번호를 찾아 전화했지만 전화기가 꺼져있다는 싸늘한 안내음만 들려왔다.‘혹시 차단했나?’깊게 한숨을 들이쉰 육경서는 바로 매니저에게 연락해 빨리 신주리에게 전화해 실시간 검색을 보라고 알려주라고 말했다. 그러자 매니저는 어이없는 듯 말했다.“내가 그걸 못 봤을 것 같아? 그리고 내가 전화 안 했을 것 같아? 형 때문에 나까지 차단됐잖아.”신주리가 육경서와 다투기만 하면 수신 거부하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매니저까지 싹 다 막아버렸다.“주리 누나가 글 올린 시간대를 봐서는 오늘 새벽에나 잠이 들었을 것이고 아직 깨지 않았을 것 같아.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려 봐. 누나의 성격대로라면 절대 이대로 가만있지 않을 거야.”제일 큰 가능성이라면 신주리가 여론을 보고 화가 나 육경서에게 전화해 한바탕 욕설을 퍼붓고는 바로 신씨 가문 아가씨의 신분을 보여줄 것이다. 이 두 사람은 철천지원수로서 절대 서로에게 먼저 고개를 숙이는 법이 없고 어떤 일에서도 절대 지려 하지 않았다. 육경서는 한참 동안 침묵하고 액정을 바라보더니 댓글에 달린 악플이 눈에 거슬렸다.육경서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아는 매니저는 위안하며 말했다.“형, 절대 함부로 하면 안 돼. 형이 지금 주리 누나를 대신해 나서면 일이 더 꼬일 수가 있어. 팬들이 주리 누나가 형을 꼬드겨서 대신 해명하게 했다고 하지 않겠어?...”열애설이 터지고 나서 신주리가 줄곧 입장 발표를 하지 않으니 사람들의 눈에는 육경서가 현재 열세에 처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뛰쳐나와 해명하면 도리어 일을 망칠 수 있었다.“꼬드기긴 누굴 꼬드겨?”육경서가 갑자기 불같이 화내면서 매니저를 반박했다. 매니저는 어이없지만 아주 자연스럽게 타협하며 말했다.“그래. 내가 잘못했어. 내가 사과하면 되지?”육경서는 꼬박 밤을 새웠지만 전혀 졸리지 않았고 온 오전

    최신 업데이트 : 2024-10-10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225화

    바로 날아 온 답장에 릴리는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물음표 세 개를 발송했다.‘그래. 너 잘 났어.’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릴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고 두 사람이 피 터지게 싸우다 한사람이 먼저 머리 숙이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육경서는 릴리가 보낸 3개의 물음표를 한참 노려보다가 더 이상 답이 없자 눈살을 찌푸리며 입력창에 문자를 썼다가 지우기를 반복하면서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몰랐다. 1초도 안 지나 전화가 걸려 왔고 이름을 보니 오매불망 기다리던 신주리이었다. 육경서의 눈이 반짝 빛나더니 바로 소파에서 뛰어 일어나 손톱을 잘근잘근 씹으며 방안을 몇 바퀴 돌았다.그렇게 당장 수락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몇초 기다렸다가 수락 버튼을 누르고는 갓 잠에서 깬 것처럼 느릿느릿 말했다.“여보세요...”‘여보세요.’의 ‘요’가 끝나기도 전에 건너편에서 욕설이 날아왔다.“육경서 나쁜 자식, 너 그래 잘났어. 네가 네 팬한테 나를 돈밖에 모르는 허영심에 빠진 나쁜 년으로 몰아넣으라고 했지? 육씨 가문 둘째 도련님이 그렇게 대단해? 너 딱 기다려. 내가 널 가만히 두면 육씨로 성을 갈 거야. 나는 절대 누구처럼 신분을 폭로해 권력으로 여론을 진압하지 않아...”육경서는 저도 모르게 반박하고 설명하려 했지만 마지막 말을 듣고는 이내 사색에 빠졌다. ‘어? 신분을 폭로하지 않겠다고? 날 가만히 두면 육씨로 성을 갈겠다고?’“혹시 다시 나와 만날 뜻이 있다는 거야?”육경서가 강압적으로 신주리의 말을 끊고는 천박한 말투로 말했다.“다시 만나고 싶으면 그렇다고 말해. 너한테 기회를 줄 수 있어. 하지만 이제부터 절대 너한테 양보하지 않을 거고 네가 오라고 해도 바로 달려가지도 않을 거며 연기 합은 맞춰줄 수 있어. 그리고 네가 하라는 대로만 할 수 있지만 너 다시는 키스신 못 찍어. 내가 예전의 내가 아니야. 가짜 남자 친구 따위로 날 옭아맬 생각 하지 마. 내가 지금 엄청나게 영리해졌어...”“육경서.”신주리가 긴 한숨을 내쉬고 나서 목소

    최신 업데이트 : 2024-10-10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226화

    신주리와 육경서의 팬은 두 사람과 마찬가지로 오랫동안에 걸친 철천지원수이다. 열애설 영상이 폭로되고 양측의 팬은 휴전할까도 생각했지만 어젯밤 그 일이 있고부터 악이 극도로 받쳐 서로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니 휴전은 물 건너간 셈이다. 강유리가 육경서의 스폰서가 아니고, 신주리가 육경서의 신분을 모를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전혀 거리낌 없이 상대에게 욕을 퍼부었다. 며칠 동안 전쟁이 지속되면서 크고 작은 스케줄이 미나에게로 흘러 들어갔다. 신주리의 평판이 점점 안 좋아질 때 무방비 상태로 불길한 소식을 접했다. 전에 거절했다가 다시 승낙한 예능 프로가 이미 제작이 끝났기에 인원 교체가 안 된다고 했다. 간략해서 말하면 제작팀이 결정적인 순간에 미나가 배경이 있다고 믿고 견결히 그녀를 선택한 것이다. “주리 씨한테 전해줘요. 이미 제작이 끝난 터라 참 아쉽게 되었고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함께 해보죠.”매니저는 피디 말투를 그대로 본받아 비아냥대며 말하고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계속해 말했다.“믿을 수 있겠어? 저번에는 우리한테 그렇게 머리를 조아리며 부탁하더니 이번에는 아예 거절해 버렸어.”상대가 이렇게 확고할 줄 신주리도 예상 못 했다.“피디가 보기보다 얍삽하네.”“그게 하루 이틀이야? 이 몇 해 동안 관계자들만 맨날 띄워주더니 작품은 하는 것마다 엎어지고 팬들도 다 떠나갔잖아. 내 생각인데 난 안 하는 게 좋을 거 같아.”“안 돼. 겉보기에는 그런 것 같아도 너무 체면이 안 서잖아.”매니저가 한참 침묵하더니 물었다.“그래서 어떻게 하려고?”“내가 알아봤는데 중년 연애 프로그램 라인업이 괜찮았어. 소지석도 출연한대.”제작팀에서 보안 작업을 철저히 했지만 신주리는 어떻게 해서 알아내고 말았다. 나머지 두 명의 남자 게스트도 이력이 만만치 않았다. 한 명은 한의사 가문의 후계자이고 또 다른 한 명은 국내에서 유명한 골동 감별사였다. 그리고 신주리와 함께 출연할 또 한 명의 비밀 게스트는 아직 알아내지 못했다. “두 프로의

    최신 업데이트 : 2024-10-11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227화

    “지석 오빠? 지석 오빠가 왜 거기서 나와요? 여자 친구를 이런 곳에서 찾는다는 게 말이 돼요? 역시 우수한 사람은 전부 솔로야.”“울고 싶어. 지석 오빠가 끝내는 연애할 마음이 들었나 보네. 제가 오빠 짝을 물색해 줄게요.”“나의 남신이여. 지석 오빠가 아까워. 여자 게스트가 어울리지 않아.”“그만해. 괜히 소지석 씨 욕보게 하지 마. 여자 게스트도 다들 우수해.”“맞아. 여자 게스트분들도 아주 우수한 분들이야. 하지만 여자 게스트에 비해 우리 지석 오빠가 나이가 많이 어려. 그렇다면 비밀 여자 게스트가 지석 오빠의 짝인가?”“비밀 여자 게스트 기대 중.”“나만 연상연하 커플을 기대하는 건가?”“그거 알아? 난 벌써 강미영과 고고학자 그 두 사람이 기대돼. 한 사람은 연구에만 몰두하는 학자이고 한 사람은 정계에서 주름잡던 슈퍼우먼인데 명예와 공적을 감추고 은퇴했잖아.”“관심 분야가 너무 많으면 힘들어진다는 거 알아요?”“나와 같은 사람이 있네요. 그런데 강미영 씨가 그거 아니었어요? 왜 이런 프로에 출연하죠?”“프로필 못 봤어요? 강미영 씨는 20여 년간 솔로였고 순수한 정치인이며 두 사람은 부부가 아니래요.”“잠깐만. 반드시 연애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빅보스들의 여행기도 마냥 재밌을 것 같아요.”첫 방송이 되기도 전에 프로그램이 이미 제대로 인기몰이했다. 이 프로는 다른 전통적인 프로와 달리 라이브와 촬영 두 가지 방송 방식을 동시에 사용했다. 실시간으로 라이브 방송한 뒤 쿠키 영상을 편집해 정기적으로 방송하는 프로세스였고 혹시라도 라이브 방송을 못 본 시청자를 위해 준비한 영상이기도 하다. 비록 촬영방송이 있지만 첫 방송 당일 온라인 라이브 방송실에는 수많은 사람이 몰려왔고 게스트 출발 시점부터 촬영하기 시작했다.첫 화면은 강씨 가문이었다. 서재 문이 열리면서 한쪽 벽면이 전부 책장으로 장식되었고 학자 냄새가 확 나면서 엄숙하고도 조용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리고 책상 앞에는 정갈한 개량 한복을 입고 비녀로 머리를 틀어

    최신 업데이트 : 2024-10-11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228화

    강미영은 상당히 곤혹스러웠지만 당황하지는 않았고 우아함이 뼛속까지 새겨진지라 미소 짓는 얼굴로 카메라를 향해 입을 열었다.“죄송하지만 잠깐만 카메라 꺼주실래요? 제 딸과 사적인 얘기를 할 게 있어서요.”스태프는 어찌할 바를 몰라 릴리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카메라 앞에서 매를 맞을지 안 보이는 곳에서 맞을지 중에서 과감하게 후자를 선택했다.“카메라 꺼주세요. 엄마, 딱 10분이에요. 오래 걸리면 계약금 배상...”뒷말을 맺기도 전에 한 손이 뻗어와 카메라 렌즈를 냉정하게 막아버렸다. 라이브 방송을 시청하던 관객들이 의아했다.‘방송 사고인가?’방금 미영 언니의 표정을 보니 우아함 속에 살기가 묻어있었고 라이브 방송이 제대로 진행될지 내심 걱정되었다. 이런 터무니없는 에피소드 때문인지 몰라도 강미영 쪽의 라이브 채널의 관객수가 갑자기 증가하였고 다들 흥미진진해 지켜봤다. 아무리 화가 나도 강미영은 약속을 칼같이 지켰고 정확히 10분 뒤에 라이브는 다시 진행되었으며 카메라를 바라보는 여인은 여전히 우아하고 침착한 표정으로 말했다.“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이제부터 챙겨갈 물건을 정리할게요.”말이 끝나자 카메라맨이 얼른 카메라를 메고 강미영을 따라 2층에 있는 드레스 룸으로 올라갔다. 별장 내부는 화려함 속에 정교함이 들어있고 값비싼 벽화와 장식품으로 장식되어 있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혀를 차게 했다. 부자의 생활이란 일반인이 상상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드레스 룸은 매우 컸고 정연했으며 카메라가 훑고 간 곳마다 온통 브랜드 제품이었다...“내가 보기에는 미영 언니 채널이 전 게스트 중에서 제일 리얼이건 같아. 짐 싸는 것부터 시작하잖아.”“살짝 궁금한데 방금 릴리 공주가 혹시 두들겨 맞은 건 아니겠지? 하하하.”“그럴 수 있어. 지금 아무 소리도 없잖아.”“대본 아니야? 돈 자랑 제대로 하네. 어이가 없어.”“권력 중심에서 일했었고 지금은 대기업 대표직을 맡고 있는 딸에 재벌 조카사위를 둔 사람이 돈 자랑할 게 뭐가 있어?”

    최신 업데이트 : 2024-10-12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229화

    평소에는 다들 떠받들려 살아온 사람들이라 그 누구도 먼저 말을 걸려고 하지 않았다...강미영이 들어오자 모든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되었고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우아하고도 대범하게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 강미영이라고 합니다.”그러자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겉치레로 인사를 건네고 나서는 다시 침묵에 빠졌다. 소지석도 이런 자리는 처음인지라 센터에 앉은 것이 불편한지 존재감을 감추려 애쓰더니 강미영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환한 웃음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미영 누나. 오랜만이네요.”“지석아. 네가 여기 웬일이야?”강미영은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묻자 소지석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요즘 스케줄이 많지 않고 유리가 힐링하는 프로라고 하더라고요.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바람도 좀 쐴까 해서요.”그 말에 강미영은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여행 프로라고? 릴리가 나한테는 연애 예능프로라고 했어.”그러자 소지석이 눈꼬리를 끌어올리며 되물었다.“그래요?”두 사람이 서로 엇갈린 견해를 가지자 자연히 다른 사람들의 이목도 집중시켰다. 예를 들어 소지석의 옆에 앉은 과묵한 남자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면서 말했다.“다들 잘못 알고 계신 거 아니에요? 제 조카딸은 저한테 야외탐험 프로라고 알려줬어요. 게스트들과 함께 깊은 산골에 들어가서 약초도 채집하고 관객들에게 약초 지식을 널리 전파해야 한다고 했어요.”남자 말이 끝나자 그 옆에 앉아 있던 남자가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저한테 네 번째 답이 있는데 그건 바로 이 프로는 보물찾기 예능프로라고 했어요.”“보물찾기요?”다들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맞아요. 저는 골동품 감별사예요. 제 학생이 말하기를 이 프로는 정부에서 제작한 골동품을 감별하고 복구하는 그런 프로라고 했어요.”촬영장 내부가 갑자기 이상하리만큼 조용해졌고 다들 당황한 표정이었다. 그러자 댓글에 온통 ‘하하하’로 도배되면서 관객들이 게스트를 놀려대기 시작했다. “이 프로는

    최신 업데이트 : 2024-10-12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230화

    강미영이 들어오면서부터 심수정의 시선은 그녀의 몸에서 떠난 적이 없었다. 보기에는 강미영이 온화하고 상냥해 보였지만 한 번도 자기한테 눈길을 주지 않았다.심수정은 강미영이 자기에 대해 불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릴리가 비록 승낙했지만 줄곧 강미영과 연락이 닿지 않기에 무슨 태도인지 알 수 없었다...“전 강미영 씨를 만나러 왔어요.”심수정은 강미영의 방향을 바라보며 감정이 담기지 않은 침착한 말투로 말했다.그 한마디 말은 전체 촬영장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여자 게스트의 표정이 더없이 다채로워지더니 이내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이 말에는 여러 가지 뜻이 들어있어 종잡을 수 없었고 채널에도 댓글이 난무했다.“지원 언니 표정이 정확히 지금 나의 표정이야.”“심 여사 표정하고 말투가 너무 멋져. 몇 번을 돌려봤는지 모르겠어.”“호기심이 많으면 다쳐.”“무슨 상관이야? 자기 딸이 상대방의 딸한테 괴롭힘을 받았는데 수정 언니가 가만있을 수 있겠어? 이건 명백한 도발이야.”“위층 댓글러 진정해요. 아무 말이나 해서 심씨 가문에 피해주면 안 돼요.”심수정의 말에 강미영은 미동 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고 전혀 당황하지 않은 침착한 모습은 마치 처음 본 사람을 대하는 것 같아 내심 탄복했다. 심수정은 이내 입을 열고 설명했다.“제가 강미영 씨를 좋게 보고 있고 함께 식사라도 하고 싶은데 기회가 없어서요. 이렇게 만났으니 이제 기회가 있겠죠?”그러자 강미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고마워요.”“다들 아는 사이세요?”태도가 냉랭한 고고학자가 입을 열자 과묵하게 앉아 있던 한의학자가 싸늘하게 말했다.“저는 몰라요.”그러자 한지원이 조용히 말했다.“저는 아는데 저분들은 저를 모르실 거예요.”그 말에 모든 사람의 시선이 강미영에게로 집중했다.그녀가 도착하고부터 촬영장 분위기가 차츰 풀렸으니 혹시 제작팀이 강미영 중심으로 게스트를 섭외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면서 다들 지인인 줄로 알았다.

    최신 업데이트 : 2024-10-13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231화

    피디도 게스트들이 프로그램에 대한 요해가 없이 등 떠밀려 출연하게 되었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이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이제 두 명의 비밀 게스트가 도착할 것이라고 미리 귀띔해 줬다. 피디 말에 유일하게 이 프로에 대해 진지하게 연구했던 한지원이 갑자기 생각났는지 말했다. “맞아요. 두 명의 게스트는 연예인이고 서프라이즈라고 했어요. 혹시 미영 언니는 누군지 알아요?”강미영은 잠깐 머뭇거리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요. 몰라요.”“그럼 다른 분들은 혹시 아세요?”한지원이 묻자 다들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자 소지석이 웃으며 말했다.“미영 누나가 모른다면 우리는 누군지 더 모르죠.”한지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이렇게 대놓고 말해도 되는지 싶었다. 관객들도 게스트들의 진솔함에 놀랐다.“소지석 씨 너무 솔직하시다. 그리고 미영 언니 표정이 너무 재밌어. 깜빡하고 확인 못 해서 아쉽다는 그런 표정이었어. 하하하.”“소지석 씨와 유리 언니가 친하다고 하지 않았나?”“소지석 씨가 진짜로 유리 언니한테 속아 놀러 온 거네.”“게스트들이 전혀 아무것도 모르고 속아서 출연했다는 자체가 이미 서프라이즈인데 두 명의 비밀 게스트는 누구일까? 너무 기대된다.”일정을 상의하려면 모든 게스트가 전부 도착해야 했기에 제작팀은 일부러 비밀 게스트를 맨 나중에 출연하도록 안배했다. 그 시간 JL빌리지 대문 앞. 밴 두 대가 앞뒤로 나란히 도착했고 별장 문 앞에는 이미 카메라맨이 준비하고 있었다. 먼저 도착한 밴 문이 열리더니 가녀린 모습의 아가씨 한 명이 내렸고 타이트한 반팔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살짝 볼륨이 있는 긴 머리는 허리까지 내려왔고 선글라스를 머리 위로 밀어 올려 스트일리시하면서도 여유로워 보였다. “뭐야? 신주리야?”“세상에, 열애를 인정한 지 얼마 됐다고 연애 예능에 출연한다고?”“미친 거 아니야? 연예인인데 이 프로가 무슨 컨셉인지 모른다고 하면 나는 절대 믿을 수 없어.”“이건 뭐 당당하게 당나귀를 타고

    최신 업데이트 : 2024-10-13

최신 챕터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9화

    신주리는 고민하다가 말했다.“난 최근에 일이 많지 않아 괜찮지만 다음 달에 곧 새로운 촬영을 시작할 거야.”육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다음 달에 돌아가면 촬영 일정을 맞출 수 있어요.”육경서는 그들이 두어 마디 말로 일정안배를 끝내가 다급하게 입장을 밝혔다.“나도 있어! 주리가 돌아가지 않으면 나도 안 돌아갈래!”신주리는 흘겨보며 물었다.“넌 바쁘지 않아?”“마침 이 영화가 촬영을 마감할 예정이야. 기타 활동은 중요한 건 뒤로 미루고 중요하지 않은 건 매니저더러 거절하게 하면 돼.”육경서는 미처 깊게 생각하지도 않고 말했다.강유리는 반대하지 않고 귀띔했다.“강덕준 감독이 널 죽일 수도 있어.”육경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괜찮아. 한 달뿐이잖아. 설마 날 따라 여기까지 오겠어?”강덕준이 그를 죽일지는 둘째치고, 어쨌든 지금 바론 공작은 그를 죽여버리고 싶었다.그는 그저 예의상 딸아이의 친구들을 초대해서 놀게 했을 뿐인데 결국 딸아이가 다음 달 귀국하는 일정을 안배하게 되다니?병원에서 육시준이 비아냥거리던 말을 그는 실행할 계획이었다. 단계마다 다른 이유로 딸을 만류하고 싶었고 시름 놓고 이곳에서 편히 안태하게 하고 싶었다.그러나 사위는...만약 자기 일을 다 처리했다면 남아있어도 괜찮았다. 부양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그러나 지금 덤으로 두 사람이 더 생겼고 또 이 두 사람은 시간 맞춰 돌아가야 했다. 돌아가지 않으면 재촉당할 것이 뻔하다.“두 분이 바쁘면 굳이 남지 않아도 돼. 유리는 지금 손님 접대하는 게 불편하거든.”그는 정색해서 다시 말했다.그러자 여러 가지 눈빛이 삽시에 바론 공작을 향했다......신주리와 강유리는 제작팀과 반나절만 휴가를 냈기 때문에 오후에 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오전 시간만으로 두 친구가 얘기하기엔 터무니없이 부족해 강유리는 직접 감독에게 전화해 하루 연장했다.점심시간.신주리는 육시준의 자리에 앉아 강유리의 옆에 누워 계속 절친끼리 이야기를 했다.강유리는 이번에 단도직입적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8화

    저쪽에서 한참 동안 침묵이 흘렀다.상대방도 자신만큼 놀란 모습을 상상하며 육경서는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었다.그러나 생각지도 못하게 송미연은 놀랐지만 기뻐하는 기색이 없었다.“유리 찾으러 갔어? 프로그램을 녹화한다며 왜 그들을 찾으러 갔어? 거기는 시간이 아직 이르지 않아? 이맘때면 유리는 잠을 잘 자지도 못했을 건데...”송미연은 육경서가 철이 없이 강유리가 잘 쉬지 못하게 방해한다고 한바탕 야단을 쳤다.그러나 그녀의 말은 한 가지 중요한 소식을 알렸다.“진작 알고 있었어요?”“물론이지!”송미연은 자랑스럽게 말했다.“며느리가 임신했는데 이렇게 큰 소식을 어떻게 바로 나에게 알려주지 않을 수 있겠어? 경고하는데 너무 떠들지 마. 네 형수님을 화나게 하면 안 돼! 그냥 녹화만 잘하면 되는 거 아니야? 주리가 널 용서했어? 왜 돌아다니며 다른 사람의 가십거리를 알아내려고 해! 이번에 돌아와서 주리의 용서를 받지 못한다면 넌 아예 돌아오지도 마!”...화제가 자신을 욕하는 방향으로 변해버리자 육경서의 열정은 순식간에 식어버렸고 목소리도 누그러들어 어쩔 수 없이 말했다.“알았어요. 알았어요. 제가 원한 줄 아세요? 이것도 어쩔 수 없었기 때문이잖아요...”“뭐가 어쩔 수 없다는 거야? 모두 네가 자초한 거잖아! 쌤통이야!”“...”“섬에서의 상황이 어떤지 모르니 넌 주리를 잘 돌봐야 해. 난 실시간으로 라이브 방송을 살펴보고 있을 테니 넌 주리 괴롭히지 마.”송미연이 또 당부했다.육경서는 머뭇거리다가 정색해서 대답했다.“알았어요. 걱정하지 마세요.”송미연은 또 몇 마디 더 당부한 후 전화를 끊었다.육경서는 어두워진 휴대폰 화면을 보며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잘됐어. 아빠 엄마가 다 주리를 좋아하니 나중에 언제든지 주리는 억울함 당하는 일이 없을 거야. 적어도 내가 있는 한 억울함 당하지 않을 거야...”...점심은 빌라의 셰프가 만든 영양식이다. 맛은 좋지만 오래 먹으면 질릴 수 있어 강유리는 이 음식을 보며 저도 모르게 한숨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7화

    그러나 앉은 자리가 아직 따뜻해지기도 전에 육경서는 흥분된 듯 바로 일어나 소리쳤다. “뭐? 임신했다고?” 바론 공작은 짜증 섞인 눈길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목소리 좀 낮춰. 뭘 그렇게 놀라!” 그는 지금까지는 침착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사실 소식을 들었을 땐 당황하고 흥분했던 걸 그가 모를 리 없었다. 육경서는 입을 막으며 어색하게 다시 앉았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반짝이며 감출 수 없는 흥분이 드러났다. ‘나 이제 삼촌 된다! 삼촌 된다!’ “의사가 말하기를 첫 3개월은 불안정하니까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아버지도 이 소식을 공개하지 말고 태아가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자고 하셨다.” 바론 공작은 드물게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했다. 그는 그 말을 끝내며 신주리를 한번 훑어봤다. “그래서 나는 유리를 위해 사람들을 안배해 가까이서 돌보게 한 거다.” 그의 시선을 느낀 신주리는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공작을 한 번 보고 다시 눈을 내리깔며 강유리의 아랫배를 바라봤다.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마치 한번 만져보고 싶은 듯했지만 참았다. 그녀의 눈은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고 육경서와 같이 흥분과 기쁨을 숨길 수가 없었다. 그녀는 강유리의 아랫배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서 지금 이 안에 작은 생명이 자라고 있는 거야?” “맞아.” 강유리가 그녀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 신주리는 표정은 진지했지만 눈 속에 담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럼 만져봐도 돼?” 육경서도 순간 정신을 차리며 손을 내밀었다. “나도...” “안 돼!” “안 돼!” 두 명의 목소리가 동시에 차갑게 외쳤다. 그들의 무리한 요구를 바로 거절했다. 강유리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돌려 옆에 있던 두 남자를 쳐다봤다. 그녀는 그들에게 체면을 차리지 않았고 대신 신주리에게만 속삭였다. “조금 있다가 방에 들어가면 만져도 돼.” 육시준과 바론 공작은 동시에 얼어붙었다. ‘우리가 안 들릴 거라고 생각하나?’ 육경서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강유리를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6화

    육경서는 얼굴에 기쁨이 가득한 채 입을 열려던 순간 정원에서 누군가가 다가왔다. 그 사람은 유창한 한국어로 두 사람에게 따뜻하게 인사했다. “이쪽이 둘째 도련님이랑 신주리 씨 맞으시죠? 강유리 아가씨께서 이미 기다리고 계십니다.” “안내 부탁드려요.” 신주리가 부드럽고 예의 있게 대답했다. 육경서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이 사람, 왜 이렇게 때맞춰 나타나는 거지? 다른 때는 왜 안 오고, 바로 이때 오냐고!’ “잠깐만요. 저희 형수 말고 일단 먼저 빌라를 둘러보고 싶어요!” 그가 급하게 발걸음을 옮기며 안내하는 집사를 붙잡았다. 집사는 그의 눈을 한 번 쳐다본 뒤 다소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멈췄다. 신주리는 미소를 띤 채 침착하게 말했다. “미안해요. 낯을 가려서 그래요.” 육경서는 혼란스러웠다. ‘이게 무슨 말이야? 내가 낯을 가린다고? 왜 그렇게 갑자기...’ 집사는 이해한 듯 웃으며 공작님도 그들의 방문을 매우 기쁘게 생각해 오늘 특별히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육경서는 그 한마디도 제대로 듣지 않았고 눈앞의 신주리를 원망스러운 눈길로 바라봤다. ‘주리는 도대체 이게 무슨 뜻이야? 너무 쉽게 대답해서 다시 부정하려는 건가?’ 그들이 정원으로 들어섰고 이곳은 여전히 고요하고 우아한 분위기였다. 뜨거운 태양 아래 한쪽에서 차와 다과가 준비된 작은 테이블이 보였다. 강유리는 햇볕을 가린 파라솔 아래에 앉아 있었고 그 앞에는 육시준이 전화를 끊고 있었다. 바론 공작이 불만을 표하며 입을 열었다. “하루 종일 그 전화기 들고 있으면 안 돼! 그렇게 바빠? 전자기기 방사선이 얼마나 해로운지 알지? 의사 선생님이 말했잖아. 첫 세 달은 불안정하다고, 푹 쉬어야 한다고!” 육시준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지난달에 돌아갔으면 이미 처리했을 일인데요.” 바론 공작은 얼굴에 불편한 기색이 스쳤다. “일이라는 게 끝날 수 있나? 돌아가면 내 딸과 시간을 제대로 보낼 수 있을까 몰라!” 육시준이 말하려던 순간 강유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5화

    감독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강하게 반박하지도 못하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규정에 따르면 녹화 중에는 제작진 팀을 이탈하면 안 됩니다.” 역시나 신주리는 가볍게 되물었다. “녹화 시작할 때 그런 규정은 없었잖아요? 갑자기 추가된 건가요?” “그건 아니지만 지금 상황이...” “그럼 우리를 일부러 견제하려는 건가요? 그럼 그냥 프로그램 안 하면 되죠?” 감독은 말문이 막혔다. 사실 첫 번째 시즌에서 육경서가 사고를 당한 이후로 그는 이미 이 두 사람에게 꼼짝 못 하고 있었다. 조건을 협상하든 규칙을 정하든 이 둘이 하겠다고 하면 다행이고 안 하겠다고 하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될 판이었다. 결국 이를 악물고 그는 포기했다. “알겠어요, 알겠어! 두 분 다 제가 졌습니다! 하지만 어디 가든 꼭 행선지를 알려주시고 제작진 팀에서 두 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합니다!” “걱정 마세요. 너무 오래 걸리진 않을 거예요. 점심 먹고 바로 돌아올게요!” 신주리가 대범하게 말했다. ‘점심도 먹고 온다고?’ 하지만 그가 불만을 표현하기도 전에 두 사람은 이미 유유히 그의 앞을 지나쳐 나가버렸다. 호텔 문을 나서자마자 감독은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 너머로 나른한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강 대표님, 경서 씨랑 주리 씨가 지금 강 대표님을 만나러 갑니다! 그런데 프로그램 효과를 위해서 행선지에 대한 건 절대 발설하시면 안 됩니다!” 감독이 진지하게 말했다. 강유리가 태연하게 대답했다. “만약 제가 발설하면요?” 감독은 순간 당황했다. 그는 이런 대답을 예상하지 못했다. ‘아니, 이건 우리 회사의 프로그램 아니었나? 이렇게 마음대로 행동해도 되는 거야? 시청률이 안 오르면 강 대표님에게도 손해 아닌가?’ 감독은 빠르게 머리를 굴리며 어떻게든 이 대형 회사를 설득해야겠다고 결심했지만 강유리는 그의 말을 끊으며 다시 말했다. “농담이에요. 발설하지 않을 테니 걱정 마세요.” 감독은 긴 한숨을 내쉬며 안도했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4화

    비행기에 오를 때 각자 다른 생각을 품고 있었고 내릴 때도 마찬가지였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땐 이미 다음 날 새벽이었다. 제작진 팀은 미리 준비한 차를 타고 그들을 예약된 호텔로 보냈다. 해변가에 위치한 경치가 아름다운 5성급 호텔이었다. 모두들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에 제작진 팀 정말 큰돈 쓴 거네! 이게 진짜 여행 같아!” “그렇지. 갑작스러운 느낌도 있지만 일정은 꽤 합리적이네!” “응, 또 감사한 건 처음에 우리 주리랑 경서에게 그 사건이 터진 후로 대우가 점점 더 좋아졌다는 거야. 그들은 정말 목숨을 걸고 얻은 거라니까!” 모두가 웃으며 체크인 절차를 마쳤다. 그때 감독 팀에서 메시지가 왔다. “오늘 밤은 여기서 쉬고 내일은 섬으로 갑니다.” 모두들 당황했다. ‘그래서 목적지는 여기가 아닌가?’ “목적지는 반대편에 있는 작은 관광 섬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관광업이 급성장했습니다. 얼마 전 이 섬의 소유자가 바뀌어서 다시 한번 큰 화제를 일으켰죠.” 감독이 그렇게 말하자 신주리는 점점 더 익숙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게 바론 공작이 유리에게 선물한 섬이죠?”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육경서는 감탄하며 물었다. “그럼 어떻게 우리 형수를 설득했어요?” 감독 팀은 미소를 지으며 답하지 않았다. 실시간 채팅창에서는 감탄이 이어졌다. [유리 언니가 이번 프로그램을 위해 진짜 대규모로 투자한 거네!] [하하하, 유리 언니가 투자한 건 아니야. 그냥 완전 부모님에게 의지하고 있는 거지! 그리고 그 덕분에 도련님과 미래의 동서가 혜택을 보는 거고!” “나도 섬 주인 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번에 유리 언니 우정 출연할지 궁금하다!” 아침 식사 후 모두 방으로 돌아가 시차를 맞추기 위해 잠을 청했다. 카메라는 잠시 쉬어갔다. 신주리는 비행기에서 잠깐 눈을 붙였기에 이제는 전혀 졸리지 않았다. 그녀는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호텔 방을 몰래 빠져나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3화

    심지어 원피스까지 캐리어 하나에 다 준비해 놨다. “안 믿을지 몰라도 내가 쇼핑 리스트까지 작성했어. 엄마한테도 참고를 부탁했거든! 원피스는 엄마가 골랐어. 안심해, 눈썰미는 진짜 좋아!” 말을 하면서 그는 정말로 쇼핑 리스트를 꺼내서 신주리에게 보여줬다. 신주리는 그 리스트를 보지 않아도 이미 믿고 있었다. 심지어 조금 놀랐다. “너 그럼 네 짐은 어쩌고? 얼마나 챙겨왔어?” “짐 하나야. 나중에 필요하면 제작진 팀에 부탁할 거야!” 육경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말했다. 신주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가 너무 오랫동안 육경서를 바라보고 있었던 탓인지 휴대폰을 들여다보지 않은 채 그를 쳐다보던 신주리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 육경서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봤다. “왜?” 신주리는 아무 말 없이 시선을 돌려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렇게 많아?” 육경서는 묘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렇게 많은 건 아니야. Y 국에 있는 우리 회사 지사에서 몇 가지 더 준비해 줬거든...” 그가 말을 하다 갑자기 멈칫했다. 불필요한 말을 했다는 걸 깨달은 듯했다. 신주리는 그 모습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그녀의 머릿속에 갑자기 대담한 생각이 떠올랐다. “이번 목적지는 네가 제작진 팀에 요청한 거 아니야?” “무슨 말이야? 내가 그런 사람인 줄 알아?” 육경서는 당황한 듯 대답했다. “네가 그런 사람 아닌가?” 육경서는 잠시 생각에 잠긴 후 고백했다. “맞아, 그런 사람일 수도 있어.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아니야! 사실 내가 쓴 목적지는 원래 해변이었어. 이런 건 결국 다 준비해야 할 것들이잖아.” 신주리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이제는 아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서진태와 소지석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서진태는 진지하게 소지석에게 도씨 가문의 그 양성 계획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 계획은 너무나도 비상식적이어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었다. 완전히 그들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2화

    [하하하, 이게 무슨 이상한 조합이야? 어쩐지 묘하게 어울리기도 하고 또 웃기기도 하네!] [처음부터 차 안에서 자리싸움만 아니었어도 이렇게 어색하지는 않았겠지.] [우리 지원 언니 한마디로 모든 흐름이 뒤집혔어!] [강미영은 도대체 무슨 속셈이지? 우리 지석이를 일부러 피하는 거야?] [다시 한번 말하지만 소지석 팬들 너무 이기적이지 마! 누구든 미영 언니에게 다가갈 수 있고 미영 언니는 모두를 거절할 권리가 있어!] 좌석이 정리되고 비행기가 이륙을 준비하자 라이브 방송은 일시적으로 종료되었다. 이런 24시간 라이브 촬영 프로그램에서도 이렇게 잠깐 동안만은 각자가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강미영은 라이브 방송이 종료된 뒤 의아한 표정으로 한지원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여전히 왜 한지원이 굳이 자신과 함께 앉으려고 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물론 지금 상황에서 누가 자신에게 같이 앉자고 했어도 마다하지는 않았겠지만... “미영 언니, 난 저 커플 팬이야.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얘기해. 그러니까 제발 내 최애 커플 깨지지 않게 도와줘!” 한지원은 진지한 얼굴로 이유를 털어놓았다. 강미영은 살짝 멍해지더니 결국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알겠어, 앞으로 네 최애 커플 잘 지켜주도록 할게.” 한지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밝게 웃었다. “정말 고마워! 덕분에 내 최애 커플이 마음 편히 연애할 수 있게 됐어!” 강미영은 눈가를 약간 찡그리며 물었다. “근데 언제부터 걔네 둘의 팬이 된 거야? 그리고 지금 걔네 둘 관계 꽤 안정적이던데 내가 굳이 뭐 하러 그걸 망치겠어?” 한지원은 고개를 저으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미영 언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이런 카메라 밖에서의 달달한 순간들이지.” 강미영은 순간 뭔가를 깨달은 듯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 “혹시 영감이라도 떠오른 거야?” 한지원은 멍하니 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언니의 작은 호의 하나가 한 명의 유명 만화가를 탄생시킬 수도 있어!” 강

  • 그래, 나 부자 맞아   제1371화

    그는 단지 이런 행동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강미영에게 그를 좀 더 이해할 기회를 주고 소지석에게는 그가 혼자서만 밀어붙이지 않도록 눈에 띄게 하려 했다. 그러나 이 행동을 알아본 사람들도 있지만 일부 팬들은 그를 오해하거나 비판하기도 했다. [솔직히 말해서 서진태는 너무 경계가 없지 않나요? 경쟁하고 싶다 해도 이렇게까지 급하게 해야 하나요? 왜 꼭 같이 앉아야만 하는 거죠?] [맞아요! 강미영 언니는 분명히 불편해 보였고 바로 피해서 조수석에 앉았잖아요!] [좋아한다고 해도 좀 경계를 두고 해야죠.] [근데 소지석 팬들 너무 이중잣대 아니에요? 오빠가 같이 앉고 싶으면 직설적으로 다가가도 ‘멋지다, 드디어 마음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서진태가 다가가면 ‘경계가 없다’고 비판하잖아요?] [맞아요. 서진태는 사실 강미영 언니와 앉고 싶은 것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던 거죠.] 댓글창은 점점 떠들썩해졌다. 신주리와 육경서의 강미영에 대한 이해도는 완벽했다. 감정상에서 경쟁이 시작되면 그녀는 주저 없이 피할 것이다. 강미영은 감정을 물건처럼 경쟁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성격의 프로그램에서는 남성들끼리의 경쟁이나 여성들끼리의 경쟁이 감정을 더 순수하지 않게 만들 수 있고 로미오와 줄리엣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결국 그런 외적인 압박이 감정을 더 강화시키는 효과가 생기게 된다. 사실 그들이 정말 사랑하는 건 아닐 수도 있다. 단지 지는 걸 참지 못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그녀와 고정남의 관계도 그랬다. 주위에서 반대할수록 더 진지하게 여겨졌던 그 감정이었지만 결국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 엉망이 된 감정이었음을 깨달았다. “네가 졌으니까 내 선물 잊지 말고 사 와.” 신주리는 자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육경서는 그 결과를 보며 입술을 삐죽 내밀고는 돌아서서 그녀에게 엄지를 치켜들었다. “이번엔 네가 이겼어.” 신주리는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이번? 그럼 다음에도 나랑 내기할 거야?”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