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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3화

가만히 있으니 머리 꼭대기로 기어오르려는 거잖아?

사실 신주리는 물러터져서가 아니라 배경으로 얻은 것이 영원히 자기 두 손으로 얻은 것보다 확실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하여 그녀는 진지하게 말했다.

“전에 저와 약속하셨잖아요. 먼저 제 스스로 처리하고 나서 정말 해결이 안 되면 엄마, 아빠한테 구조 요청하겠다고요. 그러면 그때 도와주시기로 하셨잖아요.”

“그런데 지금...”

“엄마. 제가 알아서 할게요.”

신주리의 목소리는 부드럽지만 강경했다.

릴리도 신주리를 거들어 한마디 덧붙였다.

“주리 언니가 알아서 할 거예요. 엄마.”

불만이 잔뜩 하던 한영숙의 표정이 릴리의 말을 듣는 순간부터 점차 부드러워지더니 이내 환히 웃어 보였다.

릴리의 무턱대고 절친의 말을 따르던 버릇때문에 입밖으로 말을 뱉고나서야 이상함을 감지했고 얼굴이 빨개지면서 말했다.

“제가...”

“알았어. 준비하고 내려와서 밥 먹어. 엄마가 주방에 삼계탕 끓이라고 했어. 먹고 오후에는 나와 함께 쇼핑하러 가.”

한영숙은 재빨리 말하고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혹시라도 릴리가 “엄마”라는 말을 회수할까 봐 딸의 스캔들도 관심이 없었다.

고개를 돌려 신주리를 바라보는 릴리는 당황한 빛이 역력했다.

예비 시어머니가 확실히 열정적이었다.

“고마워. 릴리야. 네가 엄마라고 부르지 않았더라면 내가 얼마나 더 잔소리를 들어야 할지 몰라.”

신주리는 진심으로 릴리에게 고마워했다.

‘그렇다면야...’

“그래서 이제부터 어떻게 할 거야?”

릴리가 묻자 신주리는 주먹을 움켜주면서 말했다.

“실력에 비하면 배경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육경서 그 자식한테 보여줘야겠어.. 그리고 지금 당장 헤어졌다고 공식 입장 발표하고 연애 예능에 출연할 거야.”

“언니 진정해. 그렇다고 이렇게 급히 이별할 건...”

릴리는 온 힘을 다해 신주리를 다독이며 이해득실을 설명해 줬고 절대 섣부르게 행동하지 못하게 말렸다.

신주리도 말뿐이었고 이별 통보를 할 거면 벌써 했지 지금까지 꾸물대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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