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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1화

갑자기 신주리가 릴리의 뒤통수를 쥐어박으며 말했다.

“정신 차려. 계집애야. 우리 엄마야. 네 예비 시어머니라고.”

“아.”

릴리는 뒤통수를 부여잡으며 억울한 듯 말했다.

“왜 때려?”

설마 릴리가 한영숙을 못 알아봤을까 봐?

단지 남의 집에서 늦잠을 자버렸다는 사실에 너무 부끄러워 화제를 돌리려는 것이 아닌가?

절친이 되어서 어떻게 이다지도 케미가 안 맞단 말인가?

기사를 보고 급히 달려온 한영숙은 문을 열자마자 인형 같은 아가씨가 침대에 앉아 순진한 눈빛으로 멍하니 있고 젖살이 채 빠지지 않은 포동포동한 얼굴은 너무나 귀여워 꽉 깨물어주고 싶었다.

그런데 저놈의 딸년이 지금 무슨 짓을 했단 말이지?

“신주리! 너 힘이 남아돌아? 뒤통수를 그렇게 쳐서 머리가 나빠지면 어떡해?”

한창 달게 자고 있을 때 불쑥 들어온 불청객 때문에 잔뜩 귀찮아하던 신주리는 엄마의 고함에 번쩍 정신을 차리고 보니 문가에 서 있던 사람이 순식간에 침대 곁으로 다가와 릴리의 머리를 품에 안고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많이 아프지? 내가 쓰담쓰담해줄게. 이제부터 이런 폭력범과 한방에서 자지 마. 네 방 새로 준비해 줄게.”

릴리는 향긋한 냄새를 풍기는 한영숙의 따뜻한 품에 안기니 마치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포근했다.

한 대 맞은 대가로 이런 대우를 받는다면 몇 번 더 맞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릴리는 팔로 한영숙의 허리를 감으며 애교를 부렸다.

“아니에요. 하나도 안 아파요. 주리 언니가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 전 이미 습관 됐어요.”

신주리는 두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릴리의 연기를 지켜보며 말했다.

“엄마. 릴리한테 속으면 안 돼요. 얘가 그렇게 연약하지 않아요.”

“릴리가 연약하지 않으면 네가 연약해? 방금 릴리가 때렸어? 전부터 우리 가문의 유전자가 안 좋다고 내가 말했지? 너도 그렇고 네 오빠도 그렇고 다 똑같아.”

여기까지 말한 한영숙은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는지 쿠션을 집어 신주리에게로 던지고는 다시 릴리를 달래며 말했다.

“불쌍한 내 새끼. 나중에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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