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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3화

“사생팬들이 문제 있어. 함부로 사진 찍어서 추측 기사를 쓰면 어떡해? 일단 경비 보고 내쫓으라고 해야겠어.”

겨우 안심했던 육경서는 다시 긴장해졌다.

지금 급히 갈 곳도 없고 해 신주리는 갑자기 흥미가 생겼는지 거실 소파에 기대어 여유작작한 모습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가 커플이라는 것을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알기 바라는 거 아니었어?

육경서는 대꾸하지 않았지만 신주리가 그날 밤 일을 기억하고 있다고 백 퍼센트 확신했다.

그리고 그날 밤 육경서의 농담 반 진담 반인 고백과 진짜로 사귀자고 했던 말도 기억하고 있었다.

사실 육경서는 오전 내내 신주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추측하고 있었고 추측 근거가 바로 어젯밤 일을 그녀가 제대로 기억하는지였다.

만일 기억하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기억하면서도 회피한다면 그것 또한 골치 아픈 일이었다.

어젯밤 모든 일을 부인하고 사귀자고 승낙한 것을 후회하는 걸까?

육경서는 답답해 당장이라도 물어보고 싶지만 맑은 정신에 신주리가 거절할까 봐 더욱 두려웠다.

지금 신주리가 주동적으로 화제를 꺼냈고 더욱이 반문하는 말투인지라 육경서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네 생각에는 내가 야비한 수법으로 널...”

잠깐 멈추고 단어를 신중하게 선택하더니 다시 물었다.

“협박했다고 생각해?”

그러자 신주리는 눈꼬리를 끌어올리며 말했다.

“아니었어? 전에 사진으로 날 협박하려고 했잖아.”

그 말에 육경서는 말문이 턱 막혔다.

육경서가 처음에 신주리한테 친근하게 대했을 때 그녀는 위협하냐고 물었었고 만일 위협하려 한다면 사진이라도 찍어 증거를 남겨야 한다고 말했던 적이 있다.

“농담이야. 농담인지 진담인지도 구별이 안 돼?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 사건을 폭로한 파파라치도 내가 고용했다고 하지 그래?”

육경서가 화를 버럭 내자 신주리는 문득 깨달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혹시 정말... 정말 네가...”

“허튼소리 하지 마. 내가 널 목 졸라 죽일 수도 있어.”

육경서는 낮은 소리로 쌀쌀맞게 말했다.

신주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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