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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7화

“남자는 너그러워야 해. 달랠 건 달래고 사과할 건 사과하고 걸핏하면 헤어지고 그러면 못 써.”

여한영은 유치하기 짝이 없는 육씨 가문 도련님을 달래보려고 시도했지만 상대는 듣는척하지 않고 되물었다.

“주리가 본부장님 메시지에 답장을 안 해서 절 찾아온 거예요?”

여한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대충 그 뜻이긴 했다.

커플 사이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한 사람만 설득하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었고 한 사람만 찾아내면 다른 한 사람도 찾기 쉬웠다.

“어젯밤 동영상은 저희 두 사람이 확실하니 인정하는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이미 다했으니 이제 제가 필요하면 다시 연락해 주세요. 다른 건 제 알 바가 아니에요.”

“육경서...”

“다른 일이 없으면 나가볼게요.”

여한영은 문을 열고 나가면서 뒤도 돌아보지 않는 육경서의 뒷모습에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했다.

“잠깐만. 아직 내 말 안 끝났어. 네 계정 회사에서 몰수했어. 불만이 있으면 강유리한테 말해.”

육경서가 아무리 제 마음대로라고 해도 강유리한테는 함부로 하지 못했다.

그 말에 육경서는 잠깐 생각하더니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러시든가요.”

여한영은 화가 잔뜩 난 얼굴로 툴툴거렸다.

“어린놈의 자식들. 내가 이놈들때문에 화병 걸려 제명에 못 죽어.”

물병을 들어 병째로 물을 꿀꺽꿀꺽 마시고 난 여한영은 그제야 구석에 조용히 앉아 턱을 괸 채 생각에 빠져있는 강덕훈을 발견하고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아직 안 갔어?”

이 나라에서 제일 전문가답다는 감독이 이렇게 한가하게 연예인의 가십거리를 귀담아듣고 있어도 된단 말인가?

“갑자기 떠오른 생각인데 혹시 주리가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 싫어 육경서를 차버린 거 아닐까요?

강덕훈은 진지한 얼굴로 추측했다.

안 그래도 신주리와 연락이 닿지 않아 망연자실하고 있을 때 갑작스러운 강덕훈의 추측에 여한영은 저도 모르게 빠져들면서 말했다.

“설마 그러겠어? 어제 영상을 봐서는...”

신주리의 표정이며 옷을 찢는 모습을 봐서는 육경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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