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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1화

의외로 육경서가 도발하지 않고 진지하게 말했다.

“미안해. 내가 생각이 짧았어.”

신주리는 입을 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러면 내가 또 할 말이 없잖아.’

“어젯밤도 다 내 탓이야. 나 때문에 파파라치한테 걸려 무방비 상태에서 우리 관계가 들통나게 했어.”

육경서의 말에 신주리는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그렇지만도 않아. 내 집인데 내가 마땅히 경서 씨 사생활을 보호해줘야 했어.”

“그건 그래.”

육경서가 갑자기 말투를 바꾸며 신주리의 말에 찬성했다.

“갑자기 내 옷을 찢는 바람에 전 세계 사람들이 나의 완벽한 복근을 다 봐버렸잖아.”

‘서로 예의를 차리는 순서가 아니야? 갑자기 이건 뭐지?’

“커튼이 있었고 옆모습만 찍혔어. 복근은 카메라에 잡히지도 않았어.”

신주리가 불만스러운 듯 투덜거렸다.

그러자 육경서가 이내 말했다.

“영상을 꼼꼼하게 봤네.”

신주리는 입술을 깨물며 부인하지 않았다.

“꼼꼼하게 봤으면 그때 일을 제대로 기억할 수 있겠지?”

육경서는 낮은 목소리로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운전대를 잡은 손을 저도 모르게 꽉 움켜쥐는 것으로 보아 그의 불안한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신주리의 표정이 어색해지더니 그의 미세한 행동을 발견하지 못하고 목에 핏대를 세우며 말했다.

“기억하면 어쩔 거야? 너도 방금 말했잖아. 우리는 커플이라고.”

‘커플 사이에 복근을 만진 게 무슨 대수라고?’

그러더니 신주리가 용기 내 한마디 덧붙였다.

“가짜 커플도 커플이야. 봤어. 만졌어. 키스했어. 어쩔 거야?”

육경서는 입꼬리를 씰룩이며 말했다.

“우리 주리가 다 기억하고 있었네.”

신주리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꾹 다물고 있었고 차가 천천히 속도를 줄이더니 JL빌라 대문으로 들어갔다.

이곳은 고급 별장 구역이라 외래차량은 진입할 수 없어 뒤따르던 검은색 승용차가 대문 앞에 막혔다.

그랬더니 운전석에 앉은 사람이 유리창을 내리며 말했다.

“육경서 친구예요. 앞에 들어간 차와 동행이에요.”

경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일단 가로막고 육씨 가문에 전화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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