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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9화

그 말에 릴리는 갑자기 신하균이 꼴 보기 싫어졌다.

릴리는 방금 신하균의 결혼하자는 말에 저도 모르게 순간 설레었다.

주변 동년배에서 결혼한 사람이 드물었고 현재 강유리 한 명뿐이지만 그녀의 결혼은 대다수 여자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의 강유리와 육시준은 부부라고 하기보다 사랑에 빠진 커플과 같았고 혼인신고를 마치고 연애하는 것도 꽤나 낭만적인 것 같았다..

신하균의 결혼 얘기에 릴리는 순간 이성을 잃었고 그는 대답도 듣기 전에 연애 절차를 차곡차곡 밟아가자는 건의를 제기했다.

그래서 말인데 연애란 것은 원래 달콤하고 즉흥적이어야하는데 신하균이 생각하는 연애는 절차를 밟아야 하는 체계적인 일이었다.

갑자기 릴리는 화딱지가 났다.

“꼴 보기 싫으니까 차에서 내려요.”

릴리는 자기가 한순간 가슴이 설렜다는 것이 멋쩍어서 화가 난 것도 있지만 너무나도 직설적인 신하균의 표현 방식에 더욱 화가 났다.

릴리는 그제야 신주리가 왜 두 사람의 연애를 반대하는지 알 것 같았다.

바로 이때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었고 운전석에 앉은 남자는 무슨 일인지 몰라 엑셀을 밟으며 억울한 듯 말했다.

“차로에서 못 내려.”

“갓길로 빠져서 차 멈추고 당장 내 눈앞에서 꺼져요.”

릴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신하균은 아직도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눈치채지 못했다.

‘갑자기 무슨 변덕이지? 전에는 이런 적이 없었는데 말이야.’

의문을 잔뜩 안은 채 신하균은 검은색 SUV를 갓길에 세우고 운전석에 한참 앉아 있었다. 그러더니 안 되겠다싶어 대화를 시도하려고 고개를 돌려보니 릴리가 안전벨트를 풀고 자기 쪽으로 다가오자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사이에 딸각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몸에 채워졌던 안전벨트가 풀렸고 릴리의 손이 그를 넘어 운전석의 문을 밀어서 열어젖히더니 그를 밖으로 힘껏 밀어버리고는 이내 운전석으로 넘어와 문을 닫고 쌩하니 가버렸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숙련된 모습을 봐서는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신하균은 순간 너무나도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그가 처음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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