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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3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술병이 산산조각 났다.

유리 파편이 피부를 그어 새빨간 피가 팔뚝을 타고 흘러내렸다.

선홍색의 피가 릴리를 자극했다. 릴리는 켈슨을 밀어내고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화면이 일시적으로 잔혹하고 혼란스러웠다.

비서는 이를 제지하지 못하자 경비를 호출할 수밖에 없었고 또 닥치는 대로 경찰에도 신고했다.

...

새벽 파출소.

릴리는 머리카락이 약간 흐트러진 것을 제외하고는 방금 연회에 참석한 것처럼 우아하고 도도했다.

다른 세 사람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조 사장과 그의 비서는 삐뚤어진 양복 넥타이에 새 둥지처럼 헝크러진 머리를 하고 얼굴에는 선명한 멍이 들었고 안경알도 절반밖에 없었다.

켈슨은 팔을 다쳐 피로 물든 흰 셔츠를 입고 있었다.

조사하던 경찰관은 두 무리의 사람을 보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말해 보세요. 무슨 일이 있어서 말로 못 하고 굳이 손을 썼어요? 여자애도 있는데 놀라면 어쩌려고?”

조 사장이 반박했다.

“너 장님이야? 바로 이 여자가 우릴 때렸다고! 바로 이 여자가!”

“...”

“변호사는 죽은 거야? 왜 아직도 안 와! 내가 오늘 이 천한 것을 고소해서 배상금을 받아내지 못하면 내가 고 씨다!”

그는 울화가 치밀어 이마에 핏대가 섰다.

릴리는 손을 문지르던 동작을 갑자기 멈추고 말했다.

“조 사장님, 제 성은 강 씨 입니다.”

침착한 목소리가 분노로 가득 찬 목소리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조성운은 오늘 밤 싸움에 져서 체면이 깎였다.

가뜩이나 붕괴 직전의 상황인데 이 말을 듣고 악을 쓰며 릴리에게 달려들려다 두 명의 경찰관에게 무자비하게 제압당했다.

“얌전히 있어!”

맞은편 경찰관이 엄한 목소리로 말하고 다시 릴리를 보았다.

“말 몇 마디에 벌써 손을 쓰다니 아까 어떤 상황일지 뻔하네요.”

조성운은 눈을 부릅떴다. 제압당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지금 경찰도 때릴 심정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그럴 실력이 없다.

경찰은 볼펜을 들고 고개를 숙인 채 메모를 계속했다.

“이름, 시비가 붙은 이유.”

“강릴리, 욕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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