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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3화

하지만 그녀는 아니다...

넋이 나간 사이에 신하균은 그녀의 손을 내리고 치마를 살짝 들어 올렸다. 치마가 무릎 위로 살짝 올라갔을 때 마침 무릎과 종아리의 멍이 드러났고 어색한 상황은 피하게 되었다.

신하균은 그녀의 종아리를 들어 자신의 다리에 올려놓고 약상자에서 약을 꺼냈다. 이 행동 때문에 릴리는 뒤로 살짝 넘어가 소파에 기대게 되었고 작은 손은 반사적으로 치마를 꼭 잡았다.

신하균은 릴리의 작은 행동을 눈치채지 못하고 약을 손바닥에 부어 살짝 문지른 후 조심스럽게 그녀의 무릎에 천천히 펴 발랐다.

손바닥이 닿는 순간, 릴리가 저도 모르게 숨을 참았다.

“스읍!”

“많이 아파요?”

“당연히 아프죠! 상처가 났는데 안 아플 리가 있겠어요?”

“그런데도 아까 별일 아니라고요?”

“...”

릴리는 아파서 표정 관리가 잘 안 되었다. 이 남자는 다 괜찮은데 유독 저 입이 문제였다. 신하균은 그녀의 불만을 눈치채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멍이 든 자리를 문지르고 있었다. 무릎에서부터 종아리까지 멍이 든 곳은 빠짐없이 다 문질렀다. 릴리는 종아리의 상처에 고통이 느껴지던 때로부터 뜨거운 느낌이 드는 걸 느끼면서 마음속에서도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어색하게 다리를 빼내려고 했다.

“움직이지 마세요. 잘 문질러야 내일 멍이 없어져요.”

낮은 음성이 그녀의 행동을 저지하였다.

“굳이 그럴 필요 없어요. 문지르지 않아도 며칠 지나면 없어져요.”

릴리는 입을 삐죽거리면서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신하균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어젯밤에 얘기를 안 한 거예요?”

릴리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아니에요.”

어젯밤에는 완전 긴장을 풀고 있었고 그녀한테는 전체 계획에 대한 궁금증이 먼저였다. 몸에 느껴지는 이깟 아픔 따위는 진작에 신경 쓰지 않았다. 그리고 더 중요했던 건 어젯밤에 신하균이 차에서 릴리의 손에 난 작은 상처들에 약을 발라줬을 때, 겉보기에는 평온해 보였던 그녀가 사실은 아주 긴장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심장이 벌렁벌렁 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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