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785화

Author: 송언희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06-25 18:00:00
오후에 진윤은 배준우의 아내 때문에 진정훈에게 경고했었다.

저녁에 또 진정훈이 배준우에 관해 물으니 진윤의 말투는 좋을 수가 없었다.

“뭘 하고 싶은 건데?”

“고은영을 만나야겠어.”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공기가 무거웠다.

진윤이 말했다.

“너 정말 단단히 미쳤구나. 그렇지?’

“형이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우리 만나서 얘기해.”

진정훈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이야기가 길었기에 전화로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었다.

진윤이 말했다.

“완도로 와.”

“알겠어.”

만남을 거절하지 않는 말에 진정훈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래층으로 갔을 때 진유경은 아직도 할머니의 품에 안겨 있는 모습이 보였고 할머니는 인내심 있게 진유경을 달래고 있었다.

진유경은 진정훈이 내려온 것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할머니 품속으로 돌리며 그를 마주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녀는 진정훈이 다가와 자기를 달래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애초에 진정훈에게는 그녀를 신경 쓸 시간이 없었기에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다.

진유경은 한참이나 기다렸지만 진정훈의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아 할머니의 품에서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폈다. 하지만 진정훈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더욱 화가 나서 발을 굴렀다.

“오빠는?”

“갔어. 무슨 급한 일이 있는 것 같던데?”

할머니도 이유를 몰라 제대로 설명할 수가 없었다.

진유경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급한 일이 도대체 뭐야? 친여동생이라도 찾으러 갔나?’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자 진유경은 더욱 화가 났다.

1시간 뒤 진정훈은 완도에 도착했다.

진정훈은 윤설이 문을 열어주는 것을 보고 이 여자가 아직도 큰형의 옆에 있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윤설이 그에게 말했다.

“지금 수영장에 있으니까 바로 그쪽으로 가시면 될 거예요.”

진정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윤설에 대해 그가 알고 있는 것은 5천만 원 때문에 큰형을 배신했다는 것이었다.

수영장에 도착했을 때 진윤은 수건을 걸치고 있었고 수영복은 한쪽에 아무렇게나 던져져 있었다. 바닥에는 와인 병이 굴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786화

    진정훈은 너무 화가 나서 그 자리에서 펄쩍 뛰며 화를 냈다.“그 계집애가 우리가 계속 찾던 여동생일 수도 있어.”‘이 정도면 충분히 직접적이지? 이제 알아들을 수 있겠지?’진정훈은 더는 정말 참을 수 없었다. 그의 말이 나오자마자 공기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진윤은 손에 들고 있던 와인잔을 꽉 쥐며 거의 숨이 막힐 정도로 호흡이 가빠졌다.“너 뭐라고 했어?”“그동안 우리가 계속 찾고 있던 그 아이 말이야. 그 아이가 고은영일 수도 있다고.”진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은영 알지? 배준우의 와이프. 그 여자가 우리 여동생일 수도 있어.”진윤이 이해하지 못하고 또 자기에게 와인을 뿌릴까 봐 진정훈은 말을 아주 명확하게 했다.맞다. 고은영은 배준우의 와이프였지만 동시에 그들의 여동생일 수도 있었다. 사실은 이렇게 간단했다.진정훈은 숨이 목까지 차오른 것 같았다.“여동생? 너 확실해?”“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목뒤에 흉터가 엄마가 그때 말한 것과 같은 위치에 있었어.”진윤은 와인잔을 다시 세게 잡았다.‘엄마!’그동안 진윤에게는 금기 사항과도 같았고 아무도 그의 앞에서 엄마라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특히 진씨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그랬다.진윤은 진씨 가문 사람들 입에서 엄마의 이름이 나오는 것은 모두 엄마를 치욕스럽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당시 엄마가 떠나기 전 말했던 그 아이를 진윤은 마음속에 깊이 기억하고 있었고 수년 동안 그 아이를 찾으려고 노력했다.한 시간 뒤.저녁 10시쯤. 산후 도우미가 아기의 기저귀를 갈고 있는 것을 배준우가 지켜보고 있는데 진윤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진윤은 전화로 말했다.“정훈이가 오늘 저녁에 반드시 네 와이프를 만나야겠다고 하네.”“뭐?”배준우는 깊은 한숨을 쉬었고 얼굴이 바로 어두워졌다.진윤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오늘 밤에 만날 수 있을까? 만나지 못하면 정훈이가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네.”만약 진윤과의 오랜 우정이 없었다면 배준우는 전화로 욕을 뱉었을 것이다.그는 지금 자신

    Last Updated : 2024-06-25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787화

    한편 서재에서.배준우는 진정훈이 담배에 불을 붙이는 모습을 보고 바로 말했다.“여기서 담배는 안 돼.”진정훈은 손에 담배를 들고서는 멈칫했다.“여기에는 아기도 임산부도 없잖아요.”‘그런데 왜 못 피우게 하는 거지?’진정훈이 마음속으로 투덜거리고 있을 때 배준우가 말했다.“언제든 올 수 있어.”그래서 이제 고은영과 아기가 갈 수 있는 곳에서 배준우는 담배 피우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았고 그 역시 피우지 않았다.진정훈은 원래부터 배준우에게 불만이 많았지만 특히 오늘 고은영이 아이를 낳자마자 퇴원시킨 일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지금 배준우의 이런 행동들이 너무 가식적으로 느껴져 더욱 역겨웠다.그는 불만스러웠지만 그래도 담배를 껐다.진정훈이 담배를 끄는 것을 본 배준우는 그제야 시선을 진윤에게로 옮겼다.“이 밤에 도대체 무슨 일이야?”진윤은 진정훈을 바라보았다.방금 완도에 있을 때 꼭 와야 한다고 아우성치던 진정훈은 정작 배준우를 보자 오히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진윤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그는 진정훈을 바라보던 시선을 거두고서는 배준우를 바라보며 말했다.“고은영 씨 목덜미에 혹시 화상 있어?”그 말에 배준우는 다소 혼란스러웠고 무의식적으로 진정훈을 쳐다본 다음 진윤에게 말했다.“늦은 저녁에 찾아온 이유가 나한테 이걸 물어보려고 온 거야?”그 말투에는 명백한 불쾌함이 묻어 있었다.진윤이 말했다.“어. 우리한테는 정말 중요한 일이야. 그러니까 나한테 알려주면 안 돼?”“있어. 그래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데?”흉터가 확실히 있다는 말에 진윤은 오히려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동시에 눈빛에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희망이 나타났다.진윤은 진정훈을 바라보며 더 이상 예전처럼 짜증을 내지 않았다.그래도 이번 일에서 진정훈은 꽤 믿음직했다.진윤은 배준우를 바라보며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그냥 직설적으로 말했다.“나 고은영 씨하고 친자 검사하고 싶어.”배준우는 순간 말문이 막혔고 입꼬리가 자기도 모르게 떨려왔다.그는

    Last Updated : 2024-06-26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788화

    고은영이 그런 곳에서 자란 건가?비록 아직 그의 여동생인지 확실하지 않았지만 진윤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다.그는 앞에 있는 물컵을 들어 물을 한 모금 마셨다.그는 배준우의 말에 대답했다.“은영 씨 목덜미에 화상이 있는 게 확실하지? 넌 그 흉터가 어떻게 생기게 됐는지 물어본 적 있어?”어떻게 흉터가 생겼는지 배준우는 물어보지 않았다.하지만 그 흉터가 큰 것을 보고 그 당시 그녀가 극심한 고통을 겪었을 것이 느껴져 그는 더 물어볼 수가 없었다.진윤이 말했다.“은영 씨를 만날 수 있을까?”“안 돼. 오늘 금방 아이를 낳았고 지금은 이미 잠 들었어.”어쨌든 배준우는 두 사람에게 고은영을 만나게 하고 싶지 않았다.그는 고민하다가 다시 한 마디를 덧붙였다.“은영이가 너희들 여동생일 리는 없어.”“네가 어떻게 확신해?”진윤이 다급하게 말했다.그는 아버지가 지금 6개월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최대한 빨리 이 일을 확인하고 싶었다.만약 고은영이 아니라면 그들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여동생의 행적을 찾는 일에 몰두해야 했다.그러니 최대한 빨리 고은영의 정체를 확인해야 했다.배준우가 말했다.“은영이는 량천옥의 딸이야.”순간 진정훈과 진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몇 초 뒤 둘이 동시에 입을 열었다.“뭐?”‘랑천옥의 딸이라고? 배준우가 그럼.’두 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배준우를 바라보았다.그동안 많은 뉴스는 철저히 비공개를 유지했지만 수년 동안 이어진 배준우와 량천옥의 싸움이 마침내 끝났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었다.배준우는 량천옥을 가문에서 쫓아내는 것으로 일을 마무리 지었다.고은영이 량천옥의 딸이라는 건 장선명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몰랐다.지금 배준우는 진윤과 진정훈에게 알려줬다. 이유가 뭘까?진정훈은 한숨을 쉬며 물었다.“그걸 그쪽이 어떻게 확신해요?”“내가 그걸 확신할 필요가 있어? 오늘 너도 봤을 거 아니야. 량천옥이 아기 옷들 준비해 온 걸.”진정훈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건 량천옥

    Last Updated : 2024-06-26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789화

    배준우는 여전히 침묵을 지켰다.지금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무도 몰랐지만 이 일에 있어서 진정훈은 질문에 대한 답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배준우는 5분이 거의 지나서야 손에 들고 있던 물컵을 내려놓고서는 무거운 말투로 말했다.“이 일은 내가 먼저 은영이하고 상의해 볼게.”“상의? 이 일을 상의할 필요가 있어요?”진정훈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그의 말이 떨어지자 진윤은 그에게 눈빛을 보냈다.배준우는 항상 신중하게 생각하는 타입이었기에 이런 답을 내렸을 때는 분명 그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진윤의 날카로운 눈빛을 받았는데도 진정훈은 포기할 수 없었지만 어쩔 수 없이 입을 다물었다.진정훈이 말을 멈추는 것을 본 진윤은 배준우를 바라보며 말했다.“걱정되는 부분이라도 있어?”그는 배준우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걱정이 없었다면 지금 그가 부탁하는데 배준우가 대답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아니나 다를까 다음 순간 배준우가 입을 열었다.“너희는 은영이가 여동생이라고 생각되면 분명 은영이를 위해 다 해주고 싶을 거야. 은영이를 곤란하지 않게 하고 싶으면 너희도 이 기간은 경솔하게 행동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무슨 뜻이에요?”진정훈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경솔하게 행동한다는 게 도대체 뭐지? 그냥 친자 검사를 할 뿐인데 설마 고은영에게 어떤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건가?’배준우는 진정훈과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진윤을 바라보며 말했다.“너 량천옥이 배씨 가문을 왜 떠났는지 이유를 알고 있어?”진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왜지? 몇 가지 소문을 듣긴 했지만 정확히는 알지 못하는데.’그 일에 관해서는 그의 여동생인 배지영의 능력이 정말 대단했다고 들었다.량천옥처럼 영리한 사람이 배지영의 수에 넘어갔으니 말이다.배준우는 리드미컬하게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말을 이었다.“량천옥이 배씨 가문을 떠나기 전에 천의를 본인의 명의로 이전했어.”그런 일이 있었다니.이 일은 강성에서 아무도 몰랐다. 모두 량천옥이

    Last Updated : 2024-06-27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790화

    “아무튼 이런 시기에 량천옥이 만약 고은영이 자기 딸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면 량천옥은 고은영에게 더 많은 어려움과 위험을 안겨줄 거야.”“우리가 그 여자를 두려워할 필요가 있어?”진정훈은 더욱 화를 내며 말했다. 그는 량천옥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진윤은 진정훈의 말에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우리는 두려워할 필요가 없지만 량천옥은 온갖 수단을 다 사용하는 여자야. 그런 여자가 또 비밀리에 어떤 수를 쓸지 알 수 없잖아.”그렇기에 생각해 보면 당분간은 이 문제에 대해 경솔하게 행동할 수 없었다.진윤의 말을 들은 진정훈은 그제야 상황의 심각성을 느꼈다. 공개적으로 공격해 오는 것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지만 등 뒤에 칼을 숨기고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는 사람이 가장 두려웠다.“그럼 우리 이제 어떻게 해? 아빠 시간도 얼마 안 남았어. 남은 시간 동안 여동생을 꼭 찾고 싶으시다고 하셨는데.”“무슨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거야?”진윤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고 이에 진정훈이 대답했다.“몰랐어? 아빠 3개월 전에 요독증 진단 받으셨어.”진윤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그는 정말 모르고 있었다. 이 순간 사실을 들었을 때 그는 심지어 가슴에 큰 동요도 느끼지 못했다.그저 충격이 조금 컸을 뿐이었다.진정훈은 진윤이 아무 말도 없는 것을 보고 말했다.“형은 도대체 왜 아빠를 미워하는 거야? 유경이를 입양해서? 그건 말도 안 되는 이유인 거 알지?”진유경을 입양했어도 여동생을 찾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런데 왜 이렇게 깊은 증오가 있는 걸까?진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머릿속에 어머니가 그동안 진유경에게 마음을 의지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 모습을 진윤은 너무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다.진정훈은 진윤이 또 말이 없자 깊은 한숨을 쉬었다.“할머니 생신에 올 거지?”“안 가.”진윤은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한 마디를 뱉어냈다.진정훈은 가지 않겠다는 진윤의 말에 순간 할 말을 잃었다.‘아빠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도 형

    Last Updated : 2024-06-27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791화

    아기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배준우가 아기를 데리고 나가기 전에 고은영은 이미 잠에서 깨어났다.그녀는 졸린 듯 눈을 뜨며 말했다.“왜? 왜 그래? 또 배고파?”“계속 자. 내가 도우미한테 데려다주고 올게.”“아니에요. 다시 나한테 줘요.”고은영이 중얼거렸다.아마도 모성애 때문인지 아기가 울면 엄마는 매우 수용적으로 변했다.아니면 오늘이 첫날이라 고은영에게 아직 에너지가 남아 있는 것일 수도 있었다.배준우는 그녀를 움직이게 하지 않았다.“그냥 누워있어. 움직이지 말고.’‘이 자식이. 산후 조리하는 동안 이렇게 엄마를 힘들게 해?’배준우는 아기를 데리고 방문을 나섰다.예정일에 가까워졌을 때 라 집사가 4명의 산후 도우미를 구했기에 밤낮으로 일하는 사람이 있었다.산우 도우미들의 방은 바로 침실 맞은편에 있었기에 아기를 돌보기에 아주 편리했다.아기가 우는 소리를 듣고 산후 도우미는 바로 방을 나왔다.배준우는 아기를 건네주며 말했다.“앞으로 저녁에는 은영이를 깨우게 하지 마세요.”그가 서재에 갔을 때 아기는 산후 도우미가 안고 있었다.산우 도우미는 배준우의 싸늘한 말투에 깜짝 놀라며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방금 사모님께서 아기를 안으시겠다고 하셔서 저희가.”“앞으로 내가 없을 때 다들 은영이 옆에 계세요. 혼자 아기를 안게 하지 말고요.”그는 책에서 여자가 산후조리를 하는 동안에는 많은 힘을 쓰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아기는 갓 태어났을 때 몸무게가 4킬로가 넘었다. 그래서 고은영의 배가 그렇게 컸던 것이다.“네 알겠습니다. 대표님.”도우미는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들은 이곳에 온 지 며칠밖에 되지 않았지만 배준우가 얼마나 고은영을 신경 쓰는지 알게 되었다. 이 때문에 더욱 일에 소홀할 수가 없었다.배준우가 몸을 돌렸을 때 고은영이 방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는 고은영을 그대로 안고 방으로 들어가며 말했다.“넌 왜 나왔어? 지금은 잘 쉬어야 해.”“나 안 힘들어요.”고은영이 중얼거렸다.그녀는 아기를 낳은

    Last Updated : 2024-06-28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792화

    고은영은 입술을 오므리며 더 이상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아기가 아주 많이 보고 싶었다.아기의 생각을 하던 그녀는 호흡이 점점 평온해졌다.하지만 그녀를 안고 눈을 감고 있던 배준우는 갑자기 눈을 떴다.어둠 속에서도 배준우의 눈빛은 독수리처럼 날카로웠다. 그는 고은영의 목덜미를 손으로 만져봤고 예전부터 느꼈던 울퉁불퉁한 흉터가 만져졌다.처음에 이 흉터를 발견했을 때 그는 어떤 독한 사람이 그녀에게 이런 화상을 입혔는지 생각했다.배준우는 조보은인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러나 지금은 량천옥이든 조씨 가문이든 모두 이 흉터 때문에 고은영을 그들의 혈육이라고 생각했다.그럼 고은영은 도대체 량천옥의 딸인 것일까? 아니면 진윤의 여동생인 것일까?솔직히 말해서 그는 량천옥이든 진씨 가문이든 어느 쪽도 원하지 않았다.진윤이 본인의 아버지를 원망하며 집에도 돌아가지 않는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고은영이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을 배준우는 배항준과 유청에게 전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3일 뒤에 모두 알게 되었다.하지만 두 사람 모두 란완리조트에 찾아오진 않았다.먼저 전화를 걸어온 것은 배항준이었다. 그는 전화로 얘기를 꺼냈다.“아기 데리고 본가에 좀 오너라.”그리고 고민하더니 한 마디 덧붙였다.“그 아이도 데리고 와.”여기서 말하는 그 아이는 고은영을 가리키는 것이었지만 핸드폰으로도 배준우는 배항준이 얼마나 그녀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지 느낄 수 있었다.고은영이 아이를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배항준은 여전히 그녀를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물론 배준우는 그 누구도 고은영을 받아줄 필요가 없었다. 그가 받아들이면 그만이었기 때문이다.배준우가 말했다.“안 가요.”“배준우.”“은영이는 지금 산후조리하고 있어요. 제가 그런 사람을 데려가길 바라세요?”“그럼 아기만 데리고 와.”“아기도 마음대로 밖에 데려갈 수 없어요.”배준우는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배항준은 바로 화를 냈다.‘이 자식이.’“내가 그 아이의 신분

    Last Updated : 2024-06-28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793화

    배항준은 배준우에 대한 분노가 풀리지 않아 바로 량천옥에게 전화를 걸었다.량천옥이 R국에서 돌아온 뒤로 그들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배지영이 이 소식을 배항준에게 전했을 때 그가 얼마나 크게 분노했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배항준은 오랫동안 참아온 분노를 이 순간 전화로 모두 뿜어냈다“량천옥. 내가 널 너무 과소평가했어. 너 얌전한 아가씨인 척하면서 심지어 아이까지 낳았었어? 넌 정말 날 바보로 생각한 거야?”그는 너무 격렬하게 말했고 핸드폰 반대편에서는 한참 동안 침묵이 이어졌다.잠시 뒤 량천옥이 비웃는 소리가 들려왔다.“그래요. 당신은 바보죠. 이렇게 오랫동안 바보처럼 살아왔잖아요?”예전에 량천옥은 배항준이 그녀의 비밀을 아는 것이 가장 두려웠지만 지금은 숨길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사람은 절박한 상황에 부닥쳤을 때 비로소 이 세상에 잃으면 안 되는 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배항준은 원래 모든 화를 량천옥에게 퍼부으려고 했지만 지금 량천옥의 한마디에 그는 더욱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하지만 배항준이 입을 열기도 전에 량천옥이 이어서 말했다.“지금 화내면 안 돼요. 만약 너무 화를 내서 쓰러지기라도 하면 곧 태어날 아이는 어떻게 해요?”그녀는 예전에 배항준을 설득하던 말투로 말했지만 가장 조롱의 뜻이 섞인 말을 살짝 농담처럼 얘기했다.배항준이 입을 열었다.“량천옥 너.”“맞다. 세상에 그 아이의 신분은 어떻게 밝힐 거예요? 당신을 아이의 아빠라고 소개할 거예요? 아니면 할아버지라고 할 거예요?”“너.”“근데 아빠라고 하는 건 좀 적절치 않은 것 같은데. 당신은 늦둥이를 봐서 기쁠지 몰라도 아이가 앞으로 친구들 앞에서 얼굴을 들 수 있겠어요? 할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은 아빠가 있는데.”“너 당장 그 입 닫아.”“할아버지라고 하는 것도 더 이상하겠네요. 아빠가 누구냐고 물으면 어떻게 말하려고요?”배항준은 모든 화를 량천옥에게 풀려고 했지만 지금 오히려 량천옥에게 당하고 있었다.그는 한참을 참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Last Updated : 2024-06-29

Latest chapter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04화

    하지만 진성택은 다르다. 결국 그녀와 혈연관계가 있기 때문에 배준우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반 시간 후, 배준우는 고은영을 밀크티 가게에 데려다주었다. “내가 같이 들어갈까?” 배준우가 물었다. “준우 씨는 그냥 기다려요. 당신을 보면 아마 바로 저세상으로 갈지도 몰라요.” ‘이 녀석 입이 참!’ 하지만 고은영이 말이 맞았다. 예전에 진성택과 량천옥 사이의 관계를 생각하면 진성택은 항상 배준우에게 진유경을 미래의 아내로 삼으라고 했었고 그때 배준우는 모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굳이 고은영과 결혼했다. 지금 두 사람이 함께 있으면 진성택이 무슨 말을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운명의 미묘함을 탄식할 것인가? 아니면 진유경 때문에 속상해할 것인가? 고은영은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한눈에 보였다. 작은 원탁 옆에 앉아 있는 진성택이. 그는 손에 밀크티를 들고 있었다. 고은영이 두 걸음 내딛자마자 진성택도 그녀를 보았다. “왔니?” 그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오랜만에 본 그의 얼굴은 확실히 더 노화되어 보였고 얼굴색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특히나 얼굴이 누렇게 변했고 예전만큼 눈빛도 밝지 않았다. 고은영은 이제 막 기운이 다 빠진 사람을 본 적이 있었다. 진성택은 확실히 지금 당장이라도 세상을 떠날 듯한 느낌이었다. 그가 말한 대로 아마 이번이 마지막 만남일 수도 있을 것이다. 고은영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자리에 앉자마자 물었다. “이거 마실 수 있어요?” 진성택은 손에 들고 있던 밀크티를 문득 깨닫고 곧바로 그녀에게 건넸다. “너를 위해 샀어. 여자애들은 다 밀크티 좋아하잖아. 너도 좋아하지?” 그녀는 잠시 멈칫했다. 밀크티는 그녀의 가장 좋아하는 음료였다. 그런데 배준우와 결혼한 이후로 배준우는 그녀가 밀크티가 몸에 안 좋다며 못 마시게 했다. 진성택은 그녀가 음료를 마시지 않자 눈시울이 붉어졌다. “생각해 보면 나는 사실 유경이에게 이런 걸 사준 적이 없었어. 진씨 가문의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03화

    전화 너머의 진성택은 고은영의 말을 듣고 당황해서 말문이 막힌 듯했다. “정말 미안해. 미안하다. 전에는 네 감정을 고려하지 못했어.” 그 순간, 진성택은 자신이 고은영에게 대했던 태도가 문제였음을 인정했다. 고은영이 말하기도 전에 그는 다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은영아,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니야. 큰일이 생기면 사람들은 반응이 무뎌지는 법이잖아. 나는 그동안 계속 너를 찾고 있었어. 그런데 네 소식을 듣고 나서 어떻게 너를 마주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네가 이런 감정을 이해하지 못할 거란 건 알지만 나도 그런 감정이 싫다.” 감정과 이해라. 처음에는 자신의 존재를 알게 되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고 쳐도 그럼 그 후에는?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이런 말을 꺼내는 게 진짜 아이러니했다. 진성택은 고은영의 답을 기다리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오늘 내가 너를 찾은 건 정말 중요한 일이 있어.” “그게 진유경의 일 때문인가요?” 고은영은 본능적으로 날카롭게 반문했다. 무슨 일이든 그가 지금까지의 태도를 어떻게 설명하든 고은영은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그저 지금 그가 자신을 찾은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었을 뿐이었다. “아니, 네 어머니 때문이야.” 이 말은 그가 어쩔 수 없이 털어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전화상에서도 고은영은 그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죄책감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렇게 될수록 그녀는 더 비웃었다. “내가 이 시간 동안 살 수 있는 건 모두 하늘이 준 기회야. 빼앗은 기회라고 해도 될 정도로. 내가 너를 만날 기회도 얼마 안 남았지.” 그는 매우 허약해 보였다. 고은영은 눈썹을 찌푸렸고 이 느낌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녀는 진성택이 마치 도덕적으로 자신을 억지로 끌어들여서 그가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자신이 그를 만나지 않으면 너무 냉정한 사람처럼 보일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디예요?” “병원 맞은편의 밀크티 가게에 있어.” 그는 지금 병원에 입원 중이었고 의사들이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02화

    고은영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배준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나태현 씨는 량천옥이 언니의 생모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요?” “당연히 알고 있지.” 이 일은 병원에서도 크게 떠들썩하게 된 사건이라 나태현 쪽에서는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배준우는 고은영을 쳐다보며 이어서 말했다. “네가 말한 대로 나태현과 고은지의 거래가 량천옥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지?” “맞아요. 언니가 천락 그룹으로 돌아간다고 말할 때 량천옥이 아직도 밖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것에 불만을 토로했었는데 그 말투에 분노가 가득했어요.” 고은영은 고은지의 분노에 대해 말을 꺼내면서 마음속이 더욱더 쥐어짜이는 것 같았다. 나태현이 그 사실을 알고 있다면 지금 상황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고은영은 머릿속이 완전히 엉켜버렸다. 그녀가 이렇게 혼란스러워하는 것처럼 배준우도 지금은 완전히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준우 씨가 나태현 씨에게 언니와 한 거래가 무엇인지 물어봐 줄 수 있어요? 그리고 희주가 본인 딸인 걸 알고 지신혜 씨와 약혼도 할 건데 왜 언니를 천락 그룹으로 돌아가게 하려고 하는지도 물어봐 줘요.”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고은영은 공포감을 느꼈다. 그녀는 고은지에게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았다. 적어도 이 시점에서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비록 지금은 량천옥에 대해 강한 증오를 느끼고 있더라도 말이다. “내가 나태현 형에게 물어볼게. 너는 지금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기다려.” “언니에게 말하고 싶어요.” “지금은 안 돼. 내가 먼저 나태현이랑 얘기하고 나서 말해.” 배준우는 잠시 생각한 후 대답했다. 고은영이 말한 대로 지금은 최소한 나태현이 고은지를 천락 그룹으로 돌아가게 만든 계기가 무엇인지 알아야 했다. “그럼 빨리 물어봐요.” “응, 알았어.” 배준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은영은 여전히 마음이 불안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사람으로서 지금 그녀는 거대한 음모가 고은지를 둘러싸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01화

    진윤은 밖에서 시간을 확인했고 배준우가 10분 내로 나오지 않으면 떠날 생각이었다. 그런데 담배를 반쯤 피웠을 때 문득 고은영이 대문 쪽에서 들어오는 모습을 봤다. 급하게 뛰어오는 모습에 거리가 꽤 있었음에도 진윤은 그녀의 이마에 맺힌 땀을 보고 그녀가 얼마나 급하게 뛰어왔는지 알 수 있었다. 고은영이 가까워졌고 그녀는 진윤을 발견하고 잠시 멈칫했다. “큰오빠.” ‘큰오빠’라는 단 한 마디에 진윤의 마음은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준우 찾으러 온 거야?” 고은영은 너무 오랫동안 뛰어왔는지 호흡이 가빠졌고 깊은숨을 내쉬며 말했다. “네, 안에 있어요?” “응, 안에 있어. 지금은 들어가지 마.” “왜요?” 고은영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진윤은 조용히 말했다. “지금 나태웅이랑 얘기 중이야.” “네? 나태웅이요?” 그 이름이 나오자 고은영의 말투도 달라졌다. 그녀는 전에 나태웅과의 영상에서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그에게 상당히 불만을 품고 있었다. 그가 최근 동안 안지영을 괴롭힌 일이 떠올랐다. 고은영과 안지영의 관계를 고려할 때 당연히 말할 필요도 없이 안지영이 화가 나면 고은영도 같이 화를 내주었다. 진윤은 그녀가 나태웅을 언급할 때의 그 표정을 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왜? 나태웅을 싫어해?” “싫어해요!” 고은영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어떻게 좋아할 수 있겠어?’ 전에 그녀가 배준우와의 일에 그렇게 괴로워했던 건 대부분 나태웅 탓이었다. 정말 그땐 너무 힘들었다. 지금 다시 떠올리기만 해도 고은영은 그 당시 어떻게 버텼는지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사이 배준우는 이미 안에서 나왔다. 고은영을 보고 잠시 멈칫한 뒤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왜 바로 왔어?” “준우 씨 찾으려고요. 급한 일이 있는데 전화도 안 받았잖아요.” 고은영은 불만을 섞어 말했다. 배준우는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를 쓰다듬으며 진윤을 한번 쳐다보았다. 그것을 본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00화

    나태웅이 혼자 남았을 때 그의 세계는 조용해졌다. 하지만 지금의 그에게 고요함은 더 큰 괴로움이 되었다. 그는 전화를 꺼내어 안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상대로 전화는 바로 차단되었다. 그는 다시 안열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 시각, 사무실에서 안열은 겨우 안지영을 달래놓은 상태였다. 전화의 진동에 안열은 황급히 휴대폰을 꺼내 확인했다. 그리고 안지영도 전화를 확인하고 또다시 통제불능이 되었다. 안열은 안지영이 또 움직일 것 같아 황급히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너무 흥분하지 마요. 바로 차단할게요.” “받아요. 이 미친놈이 뭐라는지 봐야겠어요.” 안지영은 이를 갈며 말했다. 안열은 입꼬리를 떨구며 말했다. “그냥 받지 말죠?” 안지영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받아요!” ‘이 사람은 진짜 자신이 무슨 말을 들을지 걱정하지 않는 건가?’ 하지만 안지영의 말에 그녀는 전화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안열은 안지영을 한 번 쳐다보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안지영 지금 옆에 있나요?” “없어요!” ‘없어요’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안지영은 나태웅의 차가운 목소리를 듣고 전화를 뺏으려 했다. 그녀는 그를 욕하고 나씨 가문이 망하길 저주했다. 하지만 손을 뻗자마자 안열이 그녀의 손목을 꽉 붙잡았다. “한 마디만 전해줘요.” “말하세요.” “안지영은 두 가지 선택이 있어요. 첫 번째는 오늘 밤 킹덤 타운을 떠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오늘 밤 하주원에게 사과를 하는 겁니다.” “이틀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안열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마음을 바뀌었어요.” 안열은 더 이상 말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안지영은 분노에 가득 찼고 자신의 입을 막고 있던 안열의 손을 떼며 전화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나태웅, 너 이 미친놈! 꿈도 꾸지 마!” “그래, 그럼 하늘 그룹이 네 손에서 얼마나 있을지 지켜보자고!” “너 이 자식, 내가 너의 조상을 건드렸나 보다! 그래서 나한테 복수하는 거네!” 안열은 안지영의 욕설을 듣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199화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지? 하주원에게 손을 대지 말았어야 했다고?’ 배준우는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아니, 너 지금 이 상황이 도대체 뭐냐고?” 항상 사고가 명확하던 배준우가 지금은 나태웅을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그와 오랫동안 함께한 나태웅인데 지금 그를 보니 마치 처음 보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지금 이 순간, 안지영이 하주원에게 손을 댄 문제를 신경 써야 하는 걸까? 그와 안지영은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여러 가지 일들을 아직 명확히 풀리지 않은 것 같았다. 나태웅은 대답하지 않고 담배를 달라고만 말했다. 배준우는 담배 한 개비를 던져주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나태웅은 자신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했다. 그는 아직까지 안지영과 어떻게 이렇게까지 사이가 틀어졌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 어리석은 여자...!’ 만약 그때, 그녀가 자신에게 도와달라고 말을 했다면 그는 결코 그녀가 배준우 앞에서 창피를 당하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배준우의 사람들에게 의지하려 했었다. 배준우는 잠시 생각한 뒤 물었다. “너는 안지영과 장선명이 결혼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지만 하주원 문제에서는 하주원을 도와주고 있잖아?” 그가 잠시 고심한 끝에 결국 핵심을 짚어냈다. “그건 전혀 다른 얘기지!”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목소리에는 날카로운 기운이 맴돌았다. 배준우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다르다고?’ 원래는 명확하게 사고하는 배준우였지만 나태웅의 말에 혼란스러워졌다. 나태웅은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우리가 어떤 관계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하주원 문제에서 안지영이 반드시 사과해야 해.” 이 말을 듣고 배준우는 머리가 아팠다. 나태웅은 이 상황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결국, 배준우는 담배를 다 피운 후 천천히 말했다. “너는 이걸 두 가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여자들 세계에서는 이것은 분명히 한 가지 문제야.” “안지영은 도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198화

    방금 안열이 장선명더러 처리하라고 했을 때의 그 걱정은 이제 안지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 문제가 생기든 말든 지금은 나태웅을 찾아서 해결하지 않으면 진짜 미칠 것 같았다. 한편, 캘리포니아 반도의 한 장소에서는 배준우와 나태웅이 함께 있었고 진윤과 육범수도 그 자리에 있었다. 몇 달 만에 다시 모인 이들이 장선명이 아닌 나태웅을 부른 이유는 사실 그들 모두 나태웅이 미친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태웅을 불러내 대화를 나누어 보기로 했다. 육범수가 패를 내자 나태웅은 손에 들고 있던 패를 툭 치며 말했다. “난 끝났어.” 배준우는 그의 얼굴을 보고 찡그리며 물었다. “방금 그 전화, 안지영이었지?” 방금 나태웅은 나가서 전화를 했다. 그리고 들어오자마자 다시 전화가 걸려온 것은 안지영이었다. 배준우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다. “응.” “너 또 안지영 건드린 거야?” 사실 오늘 배준우가 여기 온 이유는 장선명의 부탁 때문이었다. 생각해 보니 장선명은 나태웅과 장씨 가문과의 관계가 더 나빠지는 걸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태웅이 이렇게 계속 안지영을 괴롭힌다면 일이 커질 것이다. 장선명은 본래 도리를 따지지 않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나태웅의 이 일에 대해서는 배준우를 생각해서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지금 하주원의 문제도 있고 나태웅의 행동이 점점 더 미쳐 가는 상황이라 걱정이 컸다. 나태웅은 아무 대답을 하지 않고 육범수에게 말했다. “너 나한테 만 이천 원 줘야 돼.” 배준우는 말문이 막혔다. 육범수도 나태웅이 안지영에 대해선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는 걸 눈치챘다. 진윤은 본래 남의 일을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는 성격이다. 본인의 가문 일도 충분히 골치 아팠기에 그동안 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둘째 형이 얘기하잖아. 말 좀 해봐. 대체 안지영에 대해 어떻게 할 생각이야?” 하지만 육범수는 달랐다. 그는 직설적인 성격이기에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197화

    안지영은 화가 나서 전화를 부수고는 바로 사무실 밖으로 달려 나갔다. 안열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다급하게 앞으로 나가서 잡았다. “어디 가시는 거예요?” “나태웅을 죽여야겠어요!” ‘아, 진짜 더는 참을 수 없어.’ 나태웅은 정말 죽어 마땅하다. 지금 당장이라도 손으로 그를 찢어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대표님은 아직 근육도 제대로 안 키우셨잖아요. 나태웅을 찢어낼 힘이 있을까요?” 원래도 화가 치밀어 올랐는데 안열의 말에 더 화가 나버렸다. ‘하지만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정말 더는 못 참겠어!’ 안열은 안지영이 방향을 잃고 분노만 가득한 상태를 보고 바로 말했다. “이건 결국 넷째 도련님께 말씀드려야 할 문제예요.” “또 장선명 씨더러 처리하라고요?” 장선명의 수법은 이미 잘 봤다. 그는 가장 잔인한 방법을 써서 그녀조차도 반응할 틈 없이 모든 것을 정리해버린다. 그래서 만약 이 문제를 장선명이 처리하면 또다시 피비린내 나는 일들이 벌어질 게 뻔하다. “그건, 안돼요!” 안지영은 손을 휙휙 내저었다. 장선명은 그렇게 깊이 생각하지 않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무조건 밀어붙일 것이다. 그건 안 된다. “왜요?” “그거 기억 안 나요? 지난번에 장선명 씨가 그렇게 처리했을 때 그 몇 억을 가지고 나태웅을 미쳐버리게 만들었잖아요. 이제 나태웅은 진짜 미친 사람이에요.” 특히 지금 그의 행동들은 안지영 마음속에 그가 정말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확신을 더욱 굳게 만들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라, 이 이유가 참 적합하네.’ 안열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안지영이 계속해서 말했다. “이번에도 강하게 나가면 그 사람은 진짜 미칠거예요. 그럼 우리 모두 큰일 난다니까요!” “혹시 대표님은 무서운 건가요?” “무섭지 않아요. 그런 문제는 제가 감당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요!” 안지영은 화가 나서 말투가 거칠어졌다. 아까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나태웅의 집안까지 욕을 해버렸다. 하지만 그녀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196화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고 이미 화가 나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말해봐, 정말이야?” 다시 입을 열었고 그의 말투에는 위험한 기운이 감돌았다. 전화가 아니라 만약 눈앞에 있었다면 안지영은 나태웅이 자신을 바로 목 졸라 죽일 것 같았다.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거야?” “안지영!” “난 장선명 씨와 약혼한 상태야. 네가 무슨 상관이야? 너는 네 사촌 걱정이나 해. 내가 너희 나씨 가문을 너무 가볍게 생각했나 보네. 여자는 불여우처럼 순수한 척, 남자는 정신병자에 하나도 좋은 게 없어. 그 뿌리가 다 썩었어!” 그녀는 작은 입술로 욕을 퍼부었다. 안열은 그 모습을 보며 입술이 저절로 떨렸다. 아까는 화가 나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더니 지금은 완전히 미친 듯이 말하고 있었다. 안지영은 정말로 미친 듯이 화가 난 상태였다. “사과하라고? 대체 누가 누구한테 사과해야 하는 건데! 내 아버지는 아직 병원에 누워 있고 네 사촌은 와서 날 때렸는데 나더러 사과하라고? 너희 나씨 가문 집안 교육이 이 모양이야? 다 멍청이들이야?” 이제는 나태웅의 조상까지 욕을 먹었다. 안지영의 이 폭발적인 성격에 안열은 이제야 제대로 실감했다. 안지영은 욕하는 건 진짜 잘했다. 이제는 나씨 가문이나 하씨 가문, 심지어 그들의 조상까지도 욕을 먹었다. 그녀의 거침없는 욕설을 들으며 나태웅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갔다. 그리고 안지영의 입은 더 이상 멈출 수 없는 폭풍처럼 계속 퍼부어졌다. 한참 동안 욕을 쏟아내고 겨우 숨을 골랐다. “더 욕할 거야?” 그의 말투는 안지영의 폭발적인 분노와는 대조적으로 매우 차갑고 차분했다. “하, 왜? 더 듣고 싶은 거야? 너...” “더 욕할 거 없으면 내일 병원에 같이 가자.” 그의 말투는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하고 냉랭했다. ‘젠장, 이 사람은 정말 사람 말을 못 알아듣나?’ “나더러 사과하라고? 생각도 하지 마! 꿈도 꾸지 마!” 꿈속에서도 사과할 일 없을 것이다. “그럼, 한 가지 말할 게 있어.” “뭔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