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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고은영이 배준우의 다리 위에 앉은 순간, 숨 쉬는 법을 잊은 것 같았다.

"배, 배 대표님…"

"너 원래 이렇게 말을 잘 듣는 사람이었어?"

빠르게 자신의 상황을 털어놓는 고은영의 말을 들은 배준우가 물었다.

"네, 그럼요. 저 원래 말 잘 들어요."

고은영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 대답을 들은 배준우가 웃음을 터뜨리더니 기다란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만졌다.

"방금 어르신이 뭐라고 했는지 다 들었지?"

배준우는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어르신이 한 말이 너무 많아 고은영은 순간 배준우가 무슨 말을 가리키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어르신께서 너를 나한테 주겠다고 했잖아. 그러니 앞으로 네 보호자는 나야."

"저 이제 보호자.. 필요 없..는데요."

고은영은 배준우가 왜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 것인지 알지 못했기에 버벅거리며 말했다.

"그 머리를 하고도 보호자가 필요 없다고?"

고은영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그 머리라니, 자신이 정말 그렇게 멍청하다는 말인가?

하지만 웃을 듯 말 듯 한 배준우의 눈을 마주하니 고은영은 말대꾸를 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앞으로 내 말 잘 들어. 뭐가 됐든 나한테 숨기지 말고, 알겠지? 이제 내가 네 보호자니까."

배준우가 보호자라는 말을 강조하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고은영은 부정하지도 못했지만, 고개를 끄덕이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왜 일이 이 지경까지 온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가짜 결혼을 약속했었던 두 사람이 대체 왜.

앞에서 운전하던 나태웅은 뒷좌석의 두 사람의 말에 집중하느라 몇 번이나 신호등도 못 보고 직진할 뻔했다.

왜 예전에는 배준우가 이렇게 여자를 홀릴 줄 아는 줄 몰랐는지.

고은영이 입술을 물고 강한 척하는 모습을 보던 배준우가 웃었다.

"그 집 열쇠는 받은 거야?"

배준우가 집 얘기를 꺼내자 고은영이 몸을 떨었다.

"아, 네!"

"그 집 계속 가지고 싶어?"

"원래 제 집이에요!"

정 씨 어르신은 고은영 할머니의 부탁을 받아 고은영을 3년이나 돌봐줬기에 그녀는 더 이상 그를 걱정시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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