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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고은영은 담이 작은 것 뿐이지 멍청하진 않다.

옳고 그른 것을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다. 조보은이 그때 그녀를 버렸기에 그녀는 더 이상 조보은과 그 어떠한 연관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이건 틀린거이다.

머지않아 밖이 조용해졌고 고은영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잠이 들었다.

하지만 발등에 상처를 달고 밖에서 추운 바람을 맞은 데다가 설림에서 이리저리 눈치를 본 덕분에 고은영은 그만 열이 나고 말았다.

목이 말라 힘이 들어가지 않는 몸을 일으켜 물을 마시러 가려고 했지만, 두 발이 바닥에 닿은 순간, 그녀는 그만 쓰러져 버렸다.

일부러 문을 닫지 않고 잠을 자던 배준우는 요란스러운 소리에 깨어났다.

그리고 불을 켜더니 고은영의 방으로 달려갔다.

고은영은 바닥에 주저앉은 채 몸을 일으키려 애쓰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힘을 주려고 해도 몸은 물을 먹은 솜처럼 무거웠다. 고은영이 다시 쓰러지려던 찰나, 배준우가 그녀의 손목을 잡더니 고은영을 안아 들었다.

"대표님, 저 목말라요..."

꺼져갈 듯 미약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배준우는 갑자기 얼굴이 달아올랐다.

하지만 곧 고은영의 뜨거운 온도를 감지한 배준우가 정신을 차리고 그녀의 이마를 만졌다.

"너, 열나?"

"물, 물 먹고 싶어요."

고은영의 목은 마치 바늘을 삼키고 있는 듯 아팠다.

배준우는 고은영을 안고 거실로 나가 컵에 물을 부어줬다.

그리고 약상자를 꺼내 온도계를 꺼냈다.

배준우가 다시 돌아와 보니 고은영은 물을 다 마시고 빨개진 얼굴을 한 채 다시 잠들어 있었다.

"고은영, 고은영?"

배준우가 그녀를 계속 불렀지만, 고은영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배준우가 고은영의 온도를 재보니 그녀의 온도는 39.8도까지 올라갔다. 그는 얼른 다시 해열제를 찾으러 갔다.

하지만 집에는 해열제가 없었기에 배준우는 가정의에게 전화를 걸었다.

가정의는 고은영이 39도 이상까지 열이 올랐다는 소식을 듣더니 얼른 몸을 일으켰다.

"알겠습니다, 대표님. 제가 지금 가보겠습니다, 그동안 물리적으로 열이 떨어지게 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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