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는, 동남아 코코넛 상인들에게 용하국의 손씨 그룹과 힘을 합쳐, 가장 우수한 퀄리티의 코코넛을 가장 저렴한 가격에 수출하도록 통지해!”“당신 아들, 멘딘 해니는 앞으로 집에 가두고, 영원히 세상에 나오지 못하게 하고, 평민을 괴롭히지 않고, 사리사욕을 채우지 않게 해. 그렇지 않으면 다 죽을 줄 알아!”멘딘 가문만 지킬 수 있다면, 이것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염 전주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멘딘 제레는 마치 큰 형벌을 면제받기라도 한 듯, 염구준을 향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한마디를 했다.“염 전주님께서 왕림해 주셔서 멘딘 가문은 영광입니다. 괜찮으시다면 며칠 놀러 오세요......”“필요 없어!”염구준은 큰 손을 저으며 그대로 뒤를 돌아 멀어져 갔다.동남아의 일은 원만히 해결된 셈이지만 앞으로 시간을 더 들일 필요가 있다. 바로 손가을과 합류해서 용하국으로 돌아가야했다.......그날 오후, 용하국 청해시, 손씨 그룹 본부.“대표님, 염 부장님, 드디어 돌아오셨네요!”염구준과 손가을이 그룹 1층 로비에 들어서자, 머리가 새하얀 ‘관 교수’ 가 근심 가득한 얼굴로 마중을 나와 말했다. “대표님, 큰일입니다. 아주 큰일이에요! 저희 코코넛 스킨케어 시리즈의 가품이 생겼습니다. 저희 정품이랑 거의 똑같아요!”‘뭐?!’손가을이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이번에 동남아로 간 건 코코넛 수입 문제 협의를 위해서였고, 구준 씨가 특히 전신전의 지인에게 부탁해서 어렵게 협상했는데, 이제는 가품까지 나오다니… 그럼 협상이 무슨 의미가 있지?!’“안 돼!”손가을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마음속에 한 가지 생각이 자신도 모르게 빠르게 커졌다.“관 교수님, 코코넛 스킨케어 시리즈는 온전히 저희 자체 연구 개발이고, 자료는 다 교수님 손에 있으니 외부로 유출될 수 없는데...... 정말 정품이랑 똑같아요? 확실해요?”관 교수는 얼굴이 붉어지며 부끄러워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대표님과 염 부장님께서 동남아에
염구준이 입을 열려고 하려던 순간......“대표님, 염 부장님!”손가을의 개인 비서, 즉 그 당시 홍 어르신께서 남겨둔 딸, 홍천기는 휴대폰을 들고 숨을 헐떡이며 달려와 말했다.“오, 오샤나지 그룹이 우리한테 소송을 걸었어!”“그들 말로는, 우리 손씨 그룹이 출시한 코코넛 스킨케어 시리즈의 샘플이 자기들의 합법적인 권리를 침해해서, 우리가 책임을 물어야 한대!”‘방귀 뀐 놈이 성낸다?!’“알겠어.”염구준은 침착한 얼굴로 홍천기에게 살짝 손을 저은 뒤, 고개를 돌려 손가을을 보고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이런 일은 내가 알아서 해결할게.”“기다려!”말이 끝나고, 그는 뒤돌아 오피스 건물 입구를 향해 갔다.“구준 씨!”손가을이 뒤를 따라오더니 급히 불렀다. “어디 가?”염구준은 발걸음을 멈추고, 걱정스러운 얼굴로 아내를 돌아보고는 가볍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오샤나지 그룹, 국내 지사!”오샤나지 그룹 지사 꼭대기 층은 대표 사무실이다.“손씨 그룹 기소는 어떻게 됐어?”화자는 오샤나지 그룹의 아가씨, 앨리스였다!그녀는 블랙호크국과 성조국의 혼혈이다.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푸른 눈동자를 가졌고, 세련된 얼굴은 마치 서양 신화 속의 천사 같아, 어릴 때부터 각종 패션 잡지의 러브콜을 종종 받았다.그녀의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은 오샤나지 그룹의 최대 협력자, 어렸을 때부터 블랙호크국에서 자랐지만, 진정한 용하 사람, 김씨 가문 큰 도련님, 김천성이었다!“아리따운 앨리스 아가씨.”김천성은 정장을 빼입고, 머리를 정갈하게 하고 손에는 커피를 들고 웃으며 한 모금 마시더니 말했다.“걱정 마, 우리 ‘코코넛 스킨케어’는 손씨 그룹 ‘코코넛 시리즈’ 보다 더 먼저 출시됐고, 법적인 면에서 보면 그들이 우리의 합법적 권익을 침해한 거야.”“용하국은 법치를 중요시하는 곳이니, 난 믿어......”목소리가 사라졌다.“앨리스 아가씨, 김 대표님!”로비에서 당직을 서던 매니저 한 명이 긴장한 표정으로 사무실로 뛰어들어와 숨을 몰아쉬며 말했
총 스무몇 명의 경비가 염구준에게 의해 쓰러졌고 접대 아가씨들도 놀라서 안색이 창백해져서 감히 막지도 못했다. “실력 괜찮은데!” 멀지 않은 곳의 엘리베이터에서 김천성이 비웃는 표정으로 얻어터져 쓰러져 있는 경비들을 보더니 다시 염구준을 보며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청해에 실력이 강한 왕이 있다더니,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냥 여자한테 빌붙어서 사는 비겁한 놈 같은데, 내 사람을 건드리다니, 어떻게 할 거야?” 염구준은 고개를 저으며 김천성의 질문에 개의치 않고 차가운 눈빛과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정 따지고 싶다면 우리 한 판 붙자.” “코코넛 1호는 손씨 가문에서 개발한 거고, 오샤나지 그룹에서 제품 배합 정보를 훔쳐 가서 악의적으로 시장에 충격을 가하고 사실을 왜곡해 우리에게 소송을 제기한 거잖아. 이건 어떻게 해결할 건데?” ‘사실을 왜곡했다고?’김성천은 미친 듯이 웃었다. “하하!” 그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한 모금 깊이 들이마시더니 비웃는 얼굴로 염구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간단해! 너희 손씨 가문에서 우리 오샤나지 그룹에게 배상하면 끝날 문제야. 그리고 우리가 상업비밀을 훔쳤다고? 증거 있어? 증거가 없으면 비방이라고. 합법적인 권리를 침범한 것도 모자라 악의적인 비방까지… 허허! 염구준, 이번에 배상하지 않으면 법정에서 보자 나는…”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염구준은 김천성을 주시하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이번에 원래는 적당하게 경고만 하고 가려고 했는데, 네가 하는 걸 봐서는 시간 낭비인 것 같다. 내가 3일을 줄 테니 오샤나지 코코넛 시리즈 화장품 시장에서 퇴출해. 그리고 손씨그룹의 손실을 배상하고 기자회견을 열어서 손씨그룹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해. 그럼 없었던 일로 해줄게. 그렇지 않으면 내가 오샤나지 그룹을 파산시킬 거야.” ‘쟤 방금 뭐라고? 오샤나지를 파산시킨다고?’김천성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웃겨 정말! 오샤나지 그룹이 얼마나 큰데, 게다가 본사가 블랙호크국에 있어 업무가 전 세계적
‘파… 파신?’오베리부는 잠깐 멍하더니 뭔가를 알아차린 듯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형, 방금… 염 전주라고 했어?” “그래.” 오베로나는 핸드폰이 있는 주머니를 가리키더니 어쩔 수 없는 말투로 말했다. “방금 너와 4국 연합군을 조직해서 용하국 서북쪽의 광산자원을 쟁취할지 말지 상의하려고 했는데, 이제 보니 필요 없겠어.” “염 전주가 부대에서 나왔지만 마음은 아직 용하국에 있나 봐. 방금 문자를 보내온 것도 우리에게 경고하는 것 같아… 용화국을 침범하려면 전신전의 분노를 감당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전신전, 염전주…’오베리부의 하얗게 질린 얼굴은 더 보기 흉해졌다. 그는 몸을 굽히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알았어!” “그래, 가봐.” 오베로나는 가볍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반디엘과는 너무 많이 말하지 마. 그냥 내 뜻이라고 하면 그가 알아서 할 거야!” 빈디엘은 엘 가문의 족장이자 앨리스의 아버지였다. “그럼 김씨 가문은?” 오베리부는 몸을 돌리려다 말고 물었다. “오샤나지 그룹에 김씨 가문의 지분도 있는데 파산했으니 그들에게도 통지해야 하는 거 아니야?” 오베로나는 콧방귀를 뀌었다. ‘김씨 가문이 뭔데? 용제국에서 블랙호크국으로 도망온 비참한 가문주제에. 우리가 살려주면 살 수 있는 것이고 우리가 살려주지 않으면 죽어야 하는 가문.’ ……. “뭐라고?” 약 3분 후, 용하국 제경. 앨리스는 사무빌딩 꼭대기 층의 사무실에서 핸드폰을 들고 빨간 입을 벌린 채 놀란 말투로 물었다. “아버지, 그룹 파산시키려고요?” ‘미치신 건가?’방금, 그녀는 갑자기 아버지의 전화를 받았는데 아버지가 전화에서 손씨그룹에 대한 소송을 취소하고 오샤나지 그룹 국내 계열사를 파산시키라는 통지였다. 코코넛 시리즈 화장품이 출시도 하지 못하고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다니! “집행해.” 전화 속의 반디엘은 어쩔 수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국왕의 결정이야. 우린 복종할 수밖에 없어.” 앨리스는 몸이 휘청거리더니
“너 오샤나지 그룹 파산시키겠다며?” 사무빌딩 1층 홀에서 김천성이 담배를 피우며 비웃는 표정으로 염구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방금 문자 보냈지? 네 아내 손가을한테 보낸 거 아니야? 하하! 병신은 병신이라니까. 손씨 가문에 의존하지 않으면 아무 쓸모없는 자식!” 염구준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하지 않았다. 우매무지한 사람이 바로 김천성 같은 사람이었다. “때가 된 것 같아. 이제 곧 결과를 알게 되겠지.” 그는 웃으며 김천성에게 말했다. “이것만 기억해. 오샤나지 그룹은 너 때문에 망한 거야. 내가 기회를 줬는데 네가 소중히 여기지 않았으니까.” 김천성은 미친 듯이 웃으며 손에 있던 담배를 버리더니 손가락으로 염구준의 얼굴을 가리키며 비웃는 말투로 말했다. “나도 이것만 알려줄게. 태양이 서쪽에서 떠오르지 않는 이상 오샤나지는 절대로 파산하지 않을 거야. 너…” 이때 메시지 알림음이 울렸고 그가 앨리사를 위해 만든 커플 번호였다. “앨리스? 내가 보고 싶어서 문자 했나?” 김천성은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입가에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더 이상 염구준을 상대하지 않고 바로 핸드폰을 꺼내 기대에 가득 찬 얼굴로 화면을 보았다. 하지만 문자 내용을 본 순간, 그의 미소는 굳어버렸다. 그리고 입술을 떨며 중얼거렸다. “국왕의 명령, 강제파산… 이, 이럴 리가 없어.” 그는 갑자기 고개를 들고 염구준을 바라보며 소리를 질렀다. “이건 가짜야. 난 믿을 수 없어!” “오샤나지는 파산할 리가 없어. 국왕이 이런 황당한 명령을 내릴 리가 없다고. 앨리스까지 나보고 널 건드리지 말라고 하다니… 염구준, 너 대체 누구야?” 그가 궁금해하는 눈앞의 사람이 바로 온 블랙호크국에서도 건드리지 못하는 무서운 존재이자 전신전 전주였다. 그야말로 전 세계에서 최강전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사람이었다. “난 청해의 데릴사위이자 네가 말한 병신이잖아.”염구준은 손가락을 세우고 김천성을 향해 흔들며 말했다. “그리고 넌 병신보다도 못한 소인배일 뿐이야!”
지는 건 두렵지 않은데, 문제는 어떻게 졌는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염구준은 단지 문자를 하나 보냈을 뿐인데 이렇게 큰일이 일어나다니! 그는 누구한테 문자를 보냈을까? 국왕은 왜 그런 놀라운 결정을 내렸을까? 이 모든 건 알 수 없는 미스테리야…’“그만하자.” 앨리스는 한참 생각하더니 천천히 몸을 돌려 김천성에게 말했다. “난 용하국에서 마무리를 지을 거야. 그러니 넌 직원들과 함께 돌아가. 더 이상 일 벌이지 말고.” ‘귀국하라고?’ 김천성은 주먹을 불끈 쥐고 앨리스의 뒷모습을 째려보더니 씩씩거리며 사무실을 나가 쾅하고 문을 닫았다. 문이 닫히는 순간, 그는 핸드폰을 꺼내 연락처에 있는 번호들을 보며 이를 악물고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버지!” 전화가 연결되자 김천성은 독기가 가득한 표정으로 울부짖었다. “졌어요. 우리가 염진의 아들 염구준에게 졌다고요.” ‘북방의 염씨 가문에게 지다니!’ “염씨 가문, 염진…….” 전화 맞은편, 블랙호크국 바닷가의 섬에 있는 유럽식 고성에서 김천성이 손에 오래된 골동전화를 들고 주름이 깊은 얼굴로 말했다.“염진 아들인 거 확실해?” “확실합니다.” 김천성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북방세력 재편성 건은 이미 국내에서 소문이 퍼졌어요. 그리고 그렇게 만든 자가 바로 염구준이예요! 제가 ‘코코넛’시리즈로 손씨가문에게 충격을 가해 염구준의 실력을 깎아내리려고 했지만…”‘염구준의 문자 하나로 블랙호크국 국왕을 움직여 오샤나지 그룹을 강제파산시킬 줄은 몰랐어!’ “염구준의 신분이 이상해요.” 김웅신은 잠깐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는 예전에 전신전에 있었어. 지금은 비록 나왔다지만 실력을 만만하게 봐서는 안 돼.” “천성아, 우리 김씨 가문이 해외에서 30년간 떠돌았지만 언젠가는 북방으로 다시 돌아가서 원래 우리의 것을 빼앗아 와야 해. 이번이 바로 마지막 시발점이라고 봐. 이제 염씨 가문에도 대가를 치를 때가 온 거야.” ‘대가를 치른다고?’김천성은 멍해서 핸드폰을 꽉 쥐고 가쁜
‘한씨 아주머니?’염구준은 순간 알아채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 사람은 바로 염진의 현부인이자 염구준의 계모였다. 손가을은 입술을 깨물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래도 당신 아버지잖아. 그리고 그때의 일도 오해라고 밝혀졌고, 난 당신과 아버지 사이의 관계가 조금이라도 개선되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나도 한설 아주머니에게 꼭 당신 데리고 가겠다고 약속했단 말이야. 날 봐서라도 함께 가자. 응?” 손가을의 말을 들은 염구준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아내의 머리결을 만지며 말했다. “알았어!” …이튿날 점심, 염씨 가문의 집사 염옥정은 일찍부터 북방 국제공항에서 염구준과 손가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염진과 한설도 염씨 저택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염진은 한설 앞에서 염구준의 얘기를 잘 꺼내진 않지만 집사인 염옥정과 한설은 모두 알고 있었다. 눈앞의 반백살이 넘은 아버지가 아들을 얼마나 걱정하는지를. “어르신, 사모님.” 염옥정은 미소를 지으며 염구준과 손가을을 데리고 마당에 들어서며 격분된 목소리로 소리쳤다. “도련님과 아가씨께서 도착하셨어요. 도련님?” 염구준은 염씨 저택에 발을 들이자마자 귀를 쫑긋거리더니 얼굴에 아무런 표정이 없이 말했다. “일단 가을이 먼저 데리고 들어가세요. 그리고 서문과 북궁의 두 할아버지도 오시라고 하세요.” 염옥정은 잠깐 의아한 표정을 짓더니 바로 알아챈 듯 더 이상 감히 말을 하지 못하고 손가을에게 말했다. “아가씨, 안으로 들어가시죠!” ‘도련님의 실력으로 뭔가 이상을 느낀 게 분명해. 하지만 지금은 따질 때가 아니라 도련님의 뜻을 따라야 해. 얼른 가서 서문과 북궁 두 호위를 데려와 손가을 아가씨의 안전을 확보해야겠어.’“구준 씨.” 손가을도 염구준의 이상을 느끼고 긴장한 표정으로 그를 보며 말했다. “조심해!” 말을 마친 그녀는 염옥정의 뒤를 따라 재빨리 염씨 저택으로 들어가자 음식이 아주 풍성하게 차려져 있었다. 아들과 며느리를 영접하려고 염진은 전문적인 북방 셰프를 찾아와 120가지의 반
한설은 보고 들은 것이 많아 이런 장면을 직면해도 당황하지 않고 열정적인 얼굴로 손가을의 손을 잡고 말했다. “널 보면 꼭 젊었을 때 날 보는 것 같아.” 그녀는 말을 하며 서랍에서 진작에 준비해 둔 빨간색 나무상자를 꺼내 손가을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신중하게 손가을의 손에 건네며 자상하게 말했다. “가을아, 이거 받아.” ‘이건…’손가을은 어쩔 줄을 몰라 조심스럽게 받고 물었다. “아주머니, 이건…” “이건 원래 너 주려고 했던 거야.” 한설은 손가을의 손등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옛날에 유란 언니가 많이 아파서 내가 정략결혼을 했잖아. 그땐 사모님이 살아계실 때였어. 사모님이 나의 손을 잡고 이걸 곡 구준이의 아내에게 남겨달라고 당부하셨어.” “가을아, 네가 구준이와 찰떡궁합인 것 같으니 넌 앞으로 우리 염씨 가문의 작은 부인이야. 나도 드디어 사모님의 유언을 지킨 셈이지.” ‘염씨 사모님이라면 구준 씨의 할머니?’손가을은 엄숙한 표정으로 손에 든 나무상자에 절을 한 후 망설이며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에는 윤기가 도는 초록색 팔찌가 들어있었다. 투명하고 광택이 나는 걸로 보아 가격이 엄청 비싼 팔찌 같았다. “구준이 집에 들어오지 않은 걸로 봐서는 위험을 느낀 것 같아.” 한설은 팔찌를 꺼내 손가을의 오른쪽 손목에 채워주었다. 그리고 정당 문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유란 언니의 아들이라 실력이 강하잖니. 그러니 어떤 위험이 닥쳐와도 전화위복 할 수 있을 거야. 유란 언니가 하늘에서 지켜줄 거야.” 손가을은 걱정되는 마음으로 문 밖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위험한 일은 없기를…’ …염씨가문의 장원 입구에서 염구준은 아무런 표정도 없이 주위의 모든 것을 느끼며 속으로 계산하고 있었다. “하나, 둘, 셋…” ‘주변에 자객이 7명 잠복해 있어. 무성3명에, 무성지상2명, 그리고 반보전신이 2명이야! 실력이 이렇게 강하다니, 이건 절대로 북방 현지의 세력이 아니야!’“염구준, 염 전주!”이때 몇 백미터 밖에서 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