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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6화

“염구준이 다시 염풍도로 가는 건 분명 기회지만 그럴 때일수록 더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걸 잊지 마라. 다들 우호법도 곧 도착할 때까지 기다린다.”

우호법?

이에 모인 이들 중 몇몇은 코웃음을 내쳤다.

‘존주님한테 알랑대는 개 주제에...’

오늘 자리에 모인 이들은 다들 흑풍 조직에서 내놓으라 하는 강자들, 리더인 흑풍 존주 앞에서도 기가 죽지 않는, 아니 심지어 농담마저 건넬 수 있는 일당백 고수들이었고 그만큼 자존심도 강했다.

하지만 우호법 ‘도천연’은 달랐다. 전신 경지를 바로 코앞에 둔 고수임은 분명한데 흑풍 존주에 대한 충성심은 그야말로 병적이었고 그런 그의 충심은 콧대 높은 흑풍 조직원들 사이에서 오히려 독특하게 느껴졌다.

철썩철썩...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저 멀리 파도가 이상하리만치 넘실대더니 작은 체구의 누군가가 해수면을 밟고 타다닥 달려왔다.

“형님.”

백 미터 넘는 거리를 훌쩍 점프한 도천연이 갑판에 발을 딛자 학신통이 먼저 다가갔다.

“존주님 상태는 어떠십니까? 이번에 염구준이 다시 염풍도에 온다는데. 우리도...”

하지만 도천연은 무거운 얼굴로 자리에 모인 이들을 훑어보았다.

“존주님의 상태는 조직 최대 기밀사항이니 함부로 입에 올리지 마라. 그리고 내가 여기로 오기 전에 존주님께서 특별히 당부하셨다. 염구준의 손에서 옥패를 빼앗는 자, 그게 누구든 다음 존주로 추대하겠다고.”

쿠궁!

폭탄발언에 모두들 눈이 휘둥그레진 것도 잠시, 학신통을 포함해 모든 이들의 눈동자가 살기로 번뜩이기 시작했다.

다음 존주?

흑풍 조직원들이라면 누구든 갈망하는 자리, 수천, 수만 명의 강자들을 호령할 수 있는 절대 거부할 수 없는 권력의 징표를 물려준다는데 어찌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

“그게... 사실입니까?”

가장 먼저 이성을 되찾은 학신통이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다.

“그러니까 저희 타깃은 옥패고... 그럼 형님 타깃은 뭡니까?”

“손가을.”

한참을 침묵하던 도천연이 천천히 손가을의 이름을 내뱉었다.

‘손가을?’

순간 학신통의 눈동자가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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