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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8화

Author: 잔영
‘관광에는 문제 없겠지만 내 실적에는 큰 문제가 생긴다고!’

하지만 이런 말을 대놓고 할 순 없는 노릇.

이성과는 버스 밖에 배치된 노점을 가리키며 어색하게 웃었다.

“관광객 여러분들의 쇼핑 자유는 물론 보장해 드립니다. 하지만 다들 어떻게든 먹고 살자고 이렇게 힘들게 노점상으로 일하고 있는데 매출이라도 올려주시죠. 저 코코넛 좀 보세요. 저희 염풍도 특산품입니다. 신선하고 시원한 건 물론이고 여자분들 피부에도 그렇게 좋아요. 우리 여성분들 지금도 충분히 아름다우시지만 자고로 미모도 다다익선 아니겠어요?”

피부에 좋다고?

순간 손가을의 눈빛이 번뜩였다.

손씨 그룹이 청해시에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건 바로 뷰티 분야에서의 인지도 덕분이었다.

‘그래. 저번에 왔을 때 코코넛 먹어 본 적 있었는데 맛은 확실히 좋았어. 퀄리티는 보장됐고... 여기 코코넛을 들여와서 성분을 추출하면...’

“구준 씨, 우리 사자.”

염구준의 팔짱을 낀 손가을은 진영주와 함께 버스에서 내려 가장 가까운 노점 앞으로 다가갔다.

“코코넛 가격이 어떻게 돼요, 사장님?”

유창한 영어 실력에 아시아인으로 보이는 노점 사장은 흰 치아를 훤히 드러내며 웃었다.

“한국어 하셔도 됩니다. 저도 다 알아들어요! 코코넛이요? 하나에 5만원입니다.”

쿠궁!

사장의 대답에 염구준은 물론 손가을의 표정도 싸늘하게 굳었다.

평소 마트에서 사도 이 정도 가격은 아닌데 현지 특산품을 이렇게 비싸게 판다는 건 분명 비합리적이었다.

“사장님, 5만원은 너무 비싼데요.”

염구준이 최대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관광지 물가가 비싼 거야 당연한 거지만 이 가격은 너무하지 않습니까. 저희가 이런 바가지를 쓸 것 같습니까?”

“하이고, 비싸다고 생각되시면 안 사시면 되지요. 억지로 팔 수야 없으니까요.”

이런 반응이 익숙하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던 사장은 이성과와 시선을 맞추더니 피식 웃었다.

“이 섬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잘 모르시는군요.”

이 섬은 휴화산이 자리한 곳, 땅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열기로 인해 수분 소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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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819화

    말로는 아니라고 해도 결국 어떻게서든 코코넛을 팔게 만드려는 수작이잖아?5만원짜리 코코넛, 만원짜리 생수, 2만원짜리 요구르트...이 말도 안 되는 물가를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 안 샀다가 정말 탈수증세라도 오면 어떡하지?관광객들은 어이가 없으면서도 걱정이 앞섰다.“다들 계속 고집을 부리실 건가요...”이성과가 핸들에 기댄 버스 기사를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기사님은 운전이 힘든 상황이고 언제 떠날지도 모르는데 정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전 책임... 아니,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염구준은 이성과의 외침을 깔끔하게 무시하고 버스에 올라탔다.그리고 족히 100kg는 되어 보이는 거구의 운전기사를 한손으로 들어 짐짝처럼 뒷좌석에 던져버렸다.“가을아, 기사님 몸이 불편하시다니까 운전은 내가 할게. 다른 분들도 타시라고 말씀드려.”염구준의 말에 다른 관광객들은 굳이 손가을이 부를 필요도 없이 부랴부랴 버스에 올라탔다.“하,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잔뜩 겁에 질린 채 뒷좌석에 널브러진 운전기사를 바라보던 이성과는 염구준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하, 싸움 좀 한다 이거야? 여긴 너 같은 게 까불 수 있는 곳이 아니야. 우리 사장님이 누군지 알...”“자, 다들 꽉 잡으십시오.”하지만 염구준은 아예 이성과를 투명인간 취급하곤 관광객들을 향해 싱긋 웃어보였다.“제가 사실 이번이 두 번째 여행이거든요. 그래서 이 섬에 대해선 나름 잘 알고 있습니다. 다음 포인트 화산구가 이 섬의 하이라이트니 바로 거기로 가시죠.”부웅.염구준이 엑셀을 밟음과 동시에 관성으로 인해 하마터면 뒤로 나자빠질 뻔한 이성과는 죽일 듯이 염구준을 노려보았다.‘이 개자식... 그래. 화산구로 간다 이거지? 두고 봐...’버스는 빠르게 도로를 달려 30분 뒤 염풍도의 자랑, 화산구에 도착했다.여전히 웅장한 경치, 저번에 왔을 때보다 달라진 점이라면 주변에 우뚝 선 빌딩들, 그리고 도처에 보이는 주얼리 가게들이 늘어났다는 점이었다.화산구 근처에서

  • 군신의 귀환   제820화

    염구준이 버스를 운전한 덕에 쓸데없는 돈도 안 쓰고 시간도 절약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야.”가장 마지막으로 버스에서 내린 이성과가 매서운 눈으로 염구준을 노려보았다.“운전은 마음껏 했냐? 내가 이대로 넘어갈 줄 알아? 지금부터 그냥 버스에 콕 박혀있어. 안 그럼...”“안 그럼 뭐?”한낱 가이드 따위에게 겁 먹을 리가 없는 염구준은 손가을, 진영주와 함께 버스에서 내렸다.트렁크에 있는 짐 역시 어차피 최첨단 잠금장치는 물론 위치추적 장치도 달려있어 설령 잃어버린다 해도 얼마든지 되찾을 수 있었기에 이토록 안심하고 내려갈 수 있었던 것이다.“감히 날 무시해?”염구준 일행의 뒷모습을 씩씩 대며 노려보던 이성과는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낸 뒤 조용히 그들의 뒤를 따랐다....온갖 가게들이 즐비한 화려한 거리.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화산구의 경치를 마음껏 즐기고 있었다.장관인 경치를 찍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주위 가게들을 둘러보며 광석 액세서리를 만지작거리는 관광객들도 꽤 있었다.비취 같기도 하고, 찬란한 진주 같기도 하고, 화려한 광석들로 만든 소품들은 이곳을 찾는 이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와, 이쁘다. 진짜 화산구에서 채굴한 건가?”“조개 모양 광석도 있어. 대박 신기해.”“이렇게 생긴 건 처음 보는 것 같아.”다른 관광객들과 마찬가지로 손가을과 진영주의 시선도 어느새 전시된 제품들에게로 향하기 시작했다.솔직히 광석 자체는 비싸지 않았지만 오직 이곳에서만 살 수 있다는 매리트와 온갖 다양한 디자인들이 매력적이었다.“이 목걸이 이쁘다.”염구준의 팔을 끌고 골목 이곳저곳을 누비던 손가을이 목걸이 하나를 집어들었다.화산 용암이 냉각되어 만들어낸 자연의 무늬가 몽환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목걸이었다.“마음에 들어?”목걸이를 훑어보던 염구준이 싱긋 웃었다.“마음에 들면 사. 사줄게.”‘그러고 보니까 결혼하고 지금까지 제대로 된 선물 하나 못해 줬네.’“두 분 안목이 대단하시네요.”노점

  • 군신의 귀환   제821화

    손가을은 목걸이를 하고 제자리에서 한 바퀴 돌며 염구준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예뻐?” 염구준은 사랑이 가득한 표정으로 손가을을 보면서 말했다. “예뻐! 평범한 작식품이라고 해도 당신이 착용하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워.” 손가을은 얼굴이 빨개져서 중얼거렸다. ‘말은 잘해. 하지만 난 그런 염구준이 좋아.’ “사장님?” 그녀는 손을 들어 목걸이를 만지며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사장님을 향해 작은 소리로 물었다. “이 목걸이는 얼마 하나요? 핸드폰으로 지불해도 됩니까?” 사장님은 웃으며 손을 들어 두 손가락을 세우고 말했다. “3억 원입니다.” “3…… 3억 원?” 손가을은 제자리에 서서 어리둥절해졌다. 살 수 없는 건 아니지만 너무 놀라웠다. 손씨 그룹의 현재 자산으로는 3억 원이 아니라 30억, 300억 원이라고 해도 눈도 깜빡하지 않겠지만 그룹 사장으로서 각종 중요한 장소에 참석할 기회가 적지 않아 평소에 드레스를 입을 때 장식품을 매치하고는 해서 보기만 해도 어느 정도 가격인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진숙영이 그녀에게 준비해 준 액세서리만 해도 200억이 넘는 가치라 조금 알고 있었다. 눈앞의 목걸이는 재질이나 스타일로 봐서는 기껏해야 200만 정도 하는 제품이었다. 사장이 가격을 곱으로 올리다니. “사장님, 장난하세요?” 손가을이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 있던 진영주는 화가 나서 웃었다. “우리가 바보로 보이세요? 이런 목걸이는 화산구에서 돌을 주워다가 갈면 되는 거 아니에요? 3억이 아니라 3만 원이라고 해도 비싸요.” 그녀는 말하면서 손가을을 보며 말했다 “언니, 우리 속지 마! 얼른 빼.” 손가을은 목걸이를 빼 제자리에 놓고 염구준의 팔을 끼고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 그런데……. “아가씨, 목걸이를 찼는데 사지 않는 법이 어디 있어요? 사람이 그러면 안 되죠. 한 번 만졌으면 중고품이 되는데 아가씨가 사지 않으면 누가 사겠어요? 썼으면 반드시 사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 가게의 규칙이에요. 가고 싶으

  • 군신의 귀환   제822화

    이때, 화산구 부근의 가게에서 약 30명이 되는 양복을 입은 우락부락한 남자들이 손에몽둥이 혹은 비수를 들고 사방에서 재빨리 나와 신속하게 가게 옆으로 돌진해서 염구준 등 인을 겹겹이 에워쌌다. 주위의 관광객들은 놀라서 도망치며 아무도 접근하지 못했다. 심지어 구경하는 사람도 적었다. 눈앞의 광경을 본 사람들은 모두 고객에게 바가지를 씌우려는 걸 알 수 있었다. “3억 원으로 목숨을 부지한다는 건 괜찮은 거 아닌가?” 양복 입은 남자들이 현장에 도착하자 각 주인의 얼굴에 흉악한 웃음이 짙어졌다. 그는 손을 뻗어 목걸이를 들고 염구준을 향해 흔들며 비웃었다. “여기요. 당장 3억 원 내놔요.” ‘미치겠네…’ 염구준은 안색이 조금도 변하지 않고 양복 입은 남자들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말했다. “내가 사고 싶은 물건은 어떻게든 사야 하고, 사기 싫은 건 아무도 강요할 수 없어.” “외지도 그렇고, 염풍도도 마찬가지야!” “3억 원은 내 핸드폰에 있으니 가지고 싶으면 얼마든지 해봐!” ‘응?’ 가게 주인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염구준을 훑어보더니 날카로운 눈빛으로 손가을을 쓸어보더니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저 남자는 상관하지 말고 이 아가씨와 얘기하자!” “아가씨가 목걸이를 좋아하니까 이야기만 잘 끝나면 공짜로 줘도 괜찮아.” ‘공짜?’ 양복을 입은 남자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웃음을 지었다. 그들은 사장님의 뜻을 이해했다. 그들은 눈앞에 있는 여자의 용모와 몸매를 보며 그녀를 가질 수 있다면 목걸이 따위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아가씨, 실례합니다. 저희와 함께 가시죠!” 그중 양복 입은 남자가 손가을의 가슴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뜨거운 눈빛으로 말했다. “걱정 말아요. 우리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그냥 얘기하고 차 좀 마시려는 거예요. 그리고 목걸이는 당신이 가져가요!”그들은 말하면서 재빨리 앞으로 나아가 손을 뻗어 손가을의 손목을 잡았다. 그의 손이 손가을에게 닿기 전……. 짝하는 소리와 함께 남자의 얼굴에 따귀가 떨어졌다.

  • 군신의 귀환   제823화

    가게 뒤에 있던 사장은 처음엔 멍하니 있다가 염구준의 코를 가리키며 큰 소리로 노호했다. “멍하니 있지 말고 다 같이 가서 두 여자는 남겨두고 남자는 형님에게 데려가서 처리해.” 말을 마치자 20여 명의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사방에서 동시에 달려들어 손에 든 막대기, 비수 등으로 염주군의 머리를 향해 미친 듯이 때렸다. 그리고 멀지 않은 사람들 중에서 몇 명의 양복을 입은 남자가 몰래 손가을과 진영주에게로 접근하며 그들을 잡으려고 했다. “주제도 모르는 것들.” 하지만 염구준은 아무렇지도 않게 옆으로 이동해서 손가을과 진영주의 앞을 막아서더니 두 손을 들고 허공에서 가볍게 흔들었다. 순간, 장면이 혼란스러워졌다. 양복을 입은 남자들은 같은 방향에 있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관광객들 사이에 섞여 있었다. 하지만 염구준의 기풍은 정확한 유도비탄처럼 손가을과 진영주에겐 아무런 상처를 가하지 않았다. 많은 관광객들도 얼굴에 바람이 스치는 정도로만 느꼈다. 그리고 그들 뒤에 있던 양복 입은 남자는 그의 힘에 의해 날아갔고 땅에 떨어진 후에도 피를 토하며 일어나지 못했다. “이…… 이게 무슨…….” 가게 뒤에 있던 사장은 놀라서 입술을 떨며 말했다. “너…… 너…….” 극도의 공포에 의해 그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인정하기 싫지만 그의 신체반응은 성실해서 몸과 다리를 떨더니 바짓가랑이가 젖기 시작했다. “걱정 마, 난 널 죽이지 않을 거야. 그러면 내 손만 더러워지거든.” 염구준은 앞으로 나아가 차가운 눈빛으로 가게 주인을 주시하며 말했다. “방금 네가 고가를 요구할 때 눈빛이 흔들렸어. 그리고 내가 목걸이를 구매하지 않겠다고 할 때도 당신은 눈을 돌려 우리 여행사의 가이드와 눈빛 교환을 했지. 그러니까 너희들 한패인 거지?” 가게 주인은 머릿속이 어지러워지더니 무의식적으로 관광객 사이에 있는 이성과를 한 눈 보더니 우물쭈물했다. “아… 아니, 나는…….”염구준은 안색이 차가워지더니 제자리에서 갑자기 사라져 이성과의 앞

  • 군신의 귀환   제824화

    “야, 너 너무 나대지 마.” 이성과는 땅에서 한참 발버둥 치다가 가까스로 일어나 손을 뻗어 염구준 등 인을 가리키더니 이를 갈며 말했다. “네가 싸움을 잘해봤자 이 두 여자를 지킬 수 없어. 왜냐하면 염풍도에 모두 우리 사람이거든!” “우리 춘휘여행사의 사장 계춘휘가 지금 바로 섬에 있거든. 그는 용하국 청해시의 지하세력이 가장 강한 형님이야. 예전에 홍 어르신 밑에서 있다가 지금 손씨그룹에 가입했어.” ‘뭐?’ 염구준의 뒤에 있던 손가을은 멍하니 진영주를 바라보며 뭔가를 깨달은 표정을 지었다. ‘이제야 알겠다.’ 이번 염풍도 여행은 진영주의 이름으로 예약했고 여행사도 진영주가 연락한 것이었다. 진씨 가문의 아가씨가 돈이 부족하지 않을 테니 자연스레 청해시에서 가장 큰 춘휘여행사에 연락을 한 건데, 그곳의 사장 계춘휘가 뜻밖에도 홍 어르신과 인연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계춘휘? 그런 사람 기억나지 않는데… 하지만 괜찮아!’ “너 방금 그 사람 염풍도에 있다고 했어?” 염구준은 차가운 얼굴로 날뛰는 이성과를 주시하며 입을 열었다. “십 분 내에 계춘휘보고 날 만나러 오라고 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손을 더럽혀도 직접 널 죽일 테니. 그 사람 지시든 네 단독 행동이든 넌 오늘 관광객들에게 설명해야 해. 지금부터 십 분이야.” ‘십… 십분?’ 이성과는 염구준의 눈빛을 보더니 온몸을 떨며 더는 망설이지 못하고 재빨리 휴대전화를 꺼내 계춘휘에게 전화를 걸었다. “계 사장님? 저 이성과예요! 방금 청해시에서 온 염씨 성을 가진 사람이 저희 여행사에서 소동을 일으키고 함부로 저희의 버스를 운전했어요…” 그는 전에 발생한 일을 과장해서 말한 후 울며 말했다.“계 사장님, 빨리 와보세요. 저희는 지금 화산구 기슭의 상업지역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10분 내에… 아니, 9분 내에 오지 않으면 그들이 절 죽일 거예요. 개를 때려도 주인을 봐야 하는 판에 이건 계 사장님을 안중에 두지 않는 거예요.” ‘뭐?’ 핸드폰 너머의 계춘휘는 낮

  • 군신의 귀환   제825화

    계춘휘는 실눈을 뜨고 이성과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염구준을 보더니 처음엔 약간 멍해졌다가 동공이 점차 확대되며 심장박동이 격렬하게 빨라졌다. “염… 염 선생님?” 이성과가 말한 혼자서 30여 명을 때려눕힌 남자가 그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인 보안팀 부장 염구준이라니!! 게다가 염 선생님 옆에 있는 아름다운 여인은 손씨그룹의 실권자이자 청해시의 제일미녀인 손씨 아가씨였다. “이 망할 놈!” 순간, 계춘휘는 망설이지 않고 손을 들어 이성과의 뺨을 후려쳐 그를 바닥에 넘어뜨린 후 빠른 걸음으로 염구준 앞으로 달려가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염 선생님, 손 대표님. 저는 홍어르신의 수하 계춘휘라고 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뭐… 뭐라고?’ 뒤쪽에서 간신히 바닥에서 일어난 이성과와 가게 앞쪽의 중년 사장, 그리고 주위를 에워싸고 구경하는 많은 관광객들은 어안이 벙벙해서 눈앞의 장면을 바라보았다. 계춘휘까지 그들에게 허리를 굽혀 이렇게 공손하게 인사하다니. ‘염 선생님, 손 대표님이 대체 누군데?’ “홍 어르신께서 불행하게 목숨을 잃으신 후 크라운 노래방을 나한테 맡겼는데 나는 받아들이지 않았어.” 염구준은 담담하게 계춘휘를 바라보며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 “홍 어르신의 따님 홍천기가 지금은 가을이 옆에서 비서로 일하고 있지만 경험이 충분히 쌓이면 크라운 노래방을 그녀에게 돌려줄 거야.” “내가 알고 싶은 건, 네가 손씨그룹에 의탁한 게 홍천기와 상관있는 일이야?” 그게 바로 계춘휘의 가장 큰 의지였다! “염 선생님!” 계춘휘는 여전히 몸을 굽힌 상태로 부끄러운 말투로 말했다. “홍 어르신께서 돌아가신 후부터 저희들은 우두머리가 없는 군룡이 된 느낌이에요. 그래서 천기 아가씨께서 염 선생님에게 의탁을 했기 때문에 저희도 자연스레 손씨가문의 일원이 되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는 말을 하며 갑자기 몸을 돌려 뒤에 있는 이성과를 쳐다보며 격노한 표정을 지었다. “이성과, 이리 와! 염 선생님

  • 군신의 귀환   제826화

    상인과 결탁해서 강제적으로 매매를 진행하다니……. 계춘휘는 안색이 붉어지더니 고개를 돌려 붉은 눈으로 이성과를 째려보았다. 망할 자식! 계춘휘는 손씨그룹 산하에 이름을 걸고 춘휘여행사를 설립하고 예전의 부하들을 데리고 사업을 시작한 것이었다. 그는 작은 가이드가 그를 기만하고 이런 가증스러운 위법 행위를 할 줄은 몰랐다. 더 가증스러운 건 이 빌어먹을 나쁜 놈이 뜻밖에도 미움을 사서는 안 되는 염구준에게 강제로 물건을 판 것이었다. “춘휘여행사의 사장으로서 오늘 발생한 일은 제 책임입니다.” 계춘휘는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들어 자신의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몸을 돌려 관광객들을 향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여러분, 저에게 한 번만 기회를 더 주신다면 내부를 정돈해서 가이드 교육을 제대로 시키겠습니다.” “그리고, 이성과가 인솔하는 여행단에게는 새로운 가이드를 바꿔드리고, 이번 여행에서 발생되는 모든 비용은 모두 춘휘여행사에서 책임지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부디 용서해 주세요!” 그는 말을 마치고 세 번 연속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내부정리와 무료 관광, 그리고 진심 어린 사과… 이거면 됐어.’ “계 사장님, 사장님도 몰랐으니 죄가 없어요. 우리는 당신을 탓하지 않을 거예요.” 관광객들도 모두 이해하며 멀리서 소리쳤다. “우린 사장님의 이런 태도만 있으면 됩니다. 우리도 그냥 좀 놀랐을 뿐 아무런 손실도 없으니까요.” “그러게요, 가장 중요한 건 염 선생과 손 아가씨께 감사드려요. 두 분이 이번에 염풍도로 놀러 오지 않았으면 어떤 바가지를 쓸지 모를 테니까!” “아니지, 아직 한 가지 일이 남은 거 아니에요? 이성과는 어떻게 처리하는 거죠?” ‘이성과?’계춘휘는 주먹을 불끈 쥐고 이성과를 째려보며 살기가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성과, 네가 말해봐. 회사 규정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염 선생님과 손 아가씨까지 불쾌하게 했으니 어떻게 할 거야?” 이성과는

Pinakabagong kabanata

  • 군신의 귀환   제2479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 세력들은 세라와 관계가 좋았지만 지금은 그녀가 스텔라성과 엮여서 믿을 수가 없었다.베르가 말한 동맹도 결국은 이익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었다.“염병할 놈!”베르는 염구준이 사라진 곳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에취!”한편, 바다의 동굴을 지나던 염구준이 재치기를 하더니 귓구멍을 파며 중얼거렸다.“또 어떤 놈이 뒤에서 나를 욕하는 거야?”그는 이미 수백 미터 안으로 들어가면서 동굴을 살펴보았다.오래전에 인공으로 만들어진 동굴로서 지하수도로 사용했거나 육지에서 지각이 변화하여 이곳에 가라앉을 가능성도 있었다.이제 동굴 내부에 완전히 적응되어서 속도를 낼 때가 되었다슝!위험도 없고 갈림길도 없으니 팔다리를 빨리 저으며 앞으로 전진했다.동굴 끝에 무엇이 있는지 참 기대가 되었다.그것이 고대 옥패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말이다.푸!가는 도중에 갑자기 장어 같은 바다 동물의 습격을 받았지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다.‘누가 있어.’얼마나 헤엄쳤는지 모르겠지만 눈앞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염구준은 그 사람의 생사를 알 수 없어 한 줄기 검기를 발사했다.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을 보고 죽은 사람이라 생각했다.가까이 다가가 보니 잠수복을 입은 시체는 부패되지도 않고 마치 자는 것처럼 보였다.그 옆에 커다란 가방이 있었는데, 열어보니 황금, 비취. 진주 등 값나가는 보물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진짜 보물이 있었네. 고대 옥패도 있을까?”그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보물이 가득한 가방은 뒤로 한 채 계속 안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시체들이 점점 더 많이 나타났다.염구준은 궁금했다.왜 시체들이 하나 같이 상처도 입지 않고 평온한 표정으로 죽었는지 말이다.이상한 상황으로 하여금 점점 주변을 경계하게 만들었다.앞으로 더 나아갔을 때, 동굴은 사라지고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이곳이 바로 목적지인 것 같았다.그리고 내부를 살펴보려고 수십 발의 불꽃을 발사하던 염구준

  • 군신의 귀환   제2478화

    찾겠다고 약속했던 보물이며 고대 옥패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그때 누군가 가슴이 벅차오르는 소식을 전했다.“절벽 위에 동굴이 있어요!”“여기에도 있어요. 불덩어리를 던졌는데 끝이 보이지 않아요!”“동굴에서 100그람되는 금덩어리를 발견했어요!”드디어 보물이 나타났다는 말에 다들 동료를 잃은 슬픔에서 금세 벗어났다.“일단 경거망동하지 말고 우리 대책부터 세웁시다.”중요한 순간에 베르가 나서서 대국을 주재하려 했다.염구준을 고립시키고는 각 세력들을 이용해 더 많은 것을 차지하려는 수작이었다.“부성주님,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합리적인 대안이라면 지시를 따를게요.”메노스가 환심을 사려고 스텔라성의 편에서 말했다.염구준의 실력이 너무 강해서 맞설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저들의 도움이 필요했다.나머지 가주들은 드디어 줄을 서야 하는 때가 온 것을 알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줄을 서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선택 문제였다.만약 잘못 선택하면 아무런 이득은 보지 않고 끝없는 재앙만 맞이할 것이다.…그 외에 무술인들은 가주들이 중요한 일을 논의하는 것을 알고 조용히 대기하고 있었다.몇몇 사람들이 토론한 결과로 대다수 사람들의 생사를 결정할 것이다.“염 선생은 대책이 있습니까?”노신기가 긴장이 흐르는 분위기를 깨고 떠보듯 물었다.지금 염구준은 혼자서도 스텔라성를 상대하기 충분했다.다들 대답을 기다리고 있을 때 염구준이 한 동굴 입구에 서서 말했다.“상의할 게 뭐가 있어요? 보물이 보이면 능력에 따라서 챙기면 되죠. 실력이 있으면 많이 챙기고 없으면 바닷물이나 마시다 가면 되죠.”그 말 뜻은 물질적이지만 현실적이기도 했다.지금 각 세력들이 꿍꿍이를 세우고 있으니 아무리 상의를 해도 진심이 아닐 것이다.어차피 나중에 사이가 틀어질 텐데, 지금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말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염구준의 말을 들은 베르는 각 세력들의 마음이 돌아설까 봐 바로 안색이 어두워졌다.“염구준, 지금 분열을 일으키는 거야? 절대 용납할 수 없어.

  • 군신의 귀환   제2477화

    어떤 무술인들은 적대 관계이고 위에서 아무런 태도도 드러내지 않았지만 감사의 눈길을 보냈다.베르 일행은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은 것처럼 침묵하고 있으니 염구준을 칭찬하는 것은 더 불가능했다.“이곳은 위험해서 항상 조심하세요. 그렇다고 매번 도와줄 수 없어요.”염구준은 무덤덤하게 말했다.어차피 이번만 도와줄 거라 뻔뻔하게 구는 사람이 있어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그때 통신기에서 당황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저기 모래벌레 무리가 오고 있어요!”그 말에 다들 다시 안절부절했다.염구준이 재빨리 통신기에 대고 모두를 진정시켰다.“당황하지 마세요. 대부분 바닥으로 들어가고 몇 마리만 뒤를 따라왔을 겁니다.”땅으로 돌아가지 않은 모래벌레들은 전부 그의 검에 잘렸기 때문이었다.다들 안심하고 싸울 준비를 할 때, 꽃무늬 셔츠를 입은 젊은이가 공을 들고 앞에 나섰다.이곳까지 오면서 나약한 실력 때문에 항상 타인의 보호를 받았는데, 왜 이제야 나서는지 다들 알지 못했다.“썩을 놈의 벌레야! 첨단 과학기술의 위력을 보여 줄게!”젊은이가 건방지게 말하며 손에 든 공을 힘껏 던져버렸다.“안 돼!”메노스가 나서서 말렸지만 공을 이미 던져서 늦어버렸다.갑작스러운 행동에 다들 무슨 영문인지 몰랐다.“방어!”염구준이 고함을 지르며 기운으로 호체 기운을 끌어냈다.반보천인인 염구준마저 긴장하게 만들다니, 모두 젊은이가 던진 공은 틀림없이 대단한 물건이라고 생각했다.펑!공이 수십 미터 떨어진 곳으로 흘러서 올라간 순간,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마침 달려오는 모래벌레들을 순식간에 폭발시켰다.물속에서도 이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다니, 보기만 해도 감탄이 흘렀다.“악!”그런데 에너지가 빠른 속도로 물속에서 퍼지더니 사람들의 몸에 부딪치며 오장육부에 침투되었다.순식간에 거대한 생물체를 몇 마리나 제거했으니 사람에 미치는 영향도 치명적이었다.실력이 약한 무술인들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바로 죽었다.퍽!가장 먼저 공격받은 젊은이는 충격에 한참이나

  • 군신의 귀환   제2476화

    “알겠습니다.”“네.”두 사람은 대답하자마자 각자 맡은 20명이 넘는 부하들을 이끌고 심해 모래벌레가 드문 변두리 지역으로 향했다.실력이 뛰어난 무술인 두 명이 앞장서서 길을 터주고 있으니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로서 부하들의 사기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다.그 장면을 본 남은 세력들도 벗어날 방법을 생각했는지 부하들에게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살고 싶으면 빨리 천기문의 뒤를 따라가!”지금 염구준이 뒤를 맡고 있었기에 그들도 벗어나기 훨씬 수월했다.베르가 떠날 때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염구준의 뒤를 노려보면서 저렇게 싸우다 콱 죽으라고 저주까지 했다.결국은 살려고 바삐 피신하느라 누구도 염구준을 도와주지 않았다.혼자 남은 그는 결국 심해의 모래벌레에게 포위되었다.“에휴, 저럴 줄 알았어. 그동안 도와준 걸 봐서라도 우리도 도와줍시다.”염구준은 자신이 한 결정에 후회하지 않고 계속 검을 휘둘러 벌레를 살해했다.각 세력의 무술인들이 이미 멀리 떨어졌으니 지금은 이 무리를 뚫고 나가야 했다.촤아악!순식간에 수많은 검기가 주변에 발사하며 바다 밑을 들쑤시는 바람에 모래와 진흙이 시야를 가렸다.어렴풋이 보이는 것은 덩치가 큰 물체들이 하나둘씩 쓰러지는 것이었다.아무리 바다가 모래벌레의 구역이라 해도 염구준의 검을 막지 못했다.검망이 닿는 곳은 그들 시체로 널렸다.염구준이 뛰쳐나오려고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을 때 도망친 각 세력들은 균열 변두리에서 편하게 쉬고 있었다.“염 선생이 우리를 위해 혼자 희생하는데 우리도 소수 정예병을 조직해서 도와줍시다!”그레이가 통신기에 대호 한마디 제안했다.흔쾌히 나설 사람은 없겠지만 일단 말은 해봐야 알 수 있으니까.“하, 대단한 것처럼 건방지게 굴더니, 저런 놈은 죽어도 싸.”“그러게요. 저 악마의 생사는 우리랑 상관없어요.”베르와 세라가 시큰둥하게 자신들의 태도를 표명했다.“당신들…”그레이가 나서서 비판하려고 할 때 그들과 싸워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더는 말을 잇지 않

  • 군신의 귀환   제2475화

    염구준이 수압의 영향을 받지 않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베르는 당황했다.이제 손에 무기도 없어서 어떻게 막아야 할지 막막했다.“멈춰!”“당장 공격을 멈춰!”“부성주님, 조심하세요!”그 장면을 보던 반보천인 세 명은 막을 겨를도 없이 소리를 질렀다.바로 그때,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염구준은 공격을 멈추고 지하를 내려다보았다.푸!두 사람 사이에 있는 두터운 진흙 속에서 갑자기 무엇인가 모래를 사방에 뿌리면서 올라오는 것이었다.염구준이 재빨리 진흙의 가운데를 잘라버리자 생물체가 죽었는지 바닥에 툭 하고 떨어졌다.마침 검기도 기운을 소진하여 공격을 멈추고 돌아서서 살펴보았다.“젠장, 그냥 지하에 처박혀 있을 것이지, 뭐 하러 죽으러 나왔어?”염구준이 불청객에게 짜증을 부렸다.만약 생물체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 검에 죽을 사람은 베르였다.진흙과 모래가 가라앉자 다들 생물의 정체를 주시했다.굵기가 2미터나 되고 꼭대기에 날카로운 이빨이 수두룩하게 생긴 심해의 모래벌레였다.이 벌레는 성체가 되면 길이가 30미터에 달하고 풍부한 광물을 함유한 화산암을 먹고 살기에 이 구역에서 텃세가 특히 강했다.그리고 공격성은 형태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방어해! 이것들이 떼로 공격할 거야!”염구준은 통신기에 주의를 주고 잠시 베르를 살해하는 것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위험한 상황에 닥쳤으니 자기들끼리 싸운다면 사기를 떨어트리기 때문이었다.푸푸!말이 채 끝나기 전에 수많은 모래벌레들이 땅속에서 나와 무차별한 공격을 퍼부었다.일반 무술인이 한 입에 먹힌다면 바로 두 동강이 났다.반보천인 무술인들은 잠수 장비가 망가지면 심해의 수압을 견뎌야 하기에 역시 방심할 수 없었다.그러니 아무도 죽음을 무릅쓰고 공격하지 않았다.심해 모래벌레들이 신출귀몰하며 공격하자, 다들 혼란에 빠져 허둥지둥했다.그들에 비해 염구준은 다가오는 놈들을 가볍게 잘라냈다.이 벌레들은 사납지 않은데 갑자기 땅속에서 튀어나올 때 당황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염구준은 감지

  • 군신의 귀환   제2474화

    싸움은 잠시 한 단락 끝났다.베르가 씩씩거리며 통신기에 대고 고막이 터질 듯 소리를 질렀다. “염구준, 왜 우릴 도와주지 않아?!”“당신들도 날 도와주지 않았잖아요.”염구준은 어처구니없는 가스라이팅을 무시하고 반문했다.베르는 이런 말로서 염구준을 각 세력의 반대편에 세워 고립시키려는 수작이었다.이제 막 대군을 지휘할 수 있는 임시 사령관을 담당하게 되었으니 위세를 떨칠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웃기지 마. 우리는 반보천인 무술인이라 다른 무술인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어. 그런데 넌 한심하게 지켜만 보고 있었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아?”베르는 정의로운 척 그의 영혼까지 고문하며 계속 나무랐다.눈치가 없는 무술인들은 정말 베르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하하하. 방금 수십 명이 넘게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는데도 당신은 구하러 가지 않고 도망가느라 바쁘던데요? 그 말을 하고도 양심에 찔리지 않습니까?”염구준은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이기적인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지,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또 염구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이렇게 분석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기 십상이었다.“흥, 따박따박 말대꾸는. 누가 너 같은 놈을 낳았는지 그 어미가 궁금하다.”베르는 솔선수범하지 않으면서 말로도 밀리게 되자 인신공격을 하기 시작했다.“죽고 싶어?”그러자 염구준이 버럭 화를 내며 베르에게 검을 겨주었다.상대방이 시비를 건다면 원하는 대로 한바탕 싸워줄 기세였다.“내가 무서워할 줄 알아?”베르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커다란 방패를 들고 맞섰다.이번 행차에 스텔라성에서 실력이 있는 반보천인 네 명을 파견했기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쿵!염구준의 검이 방패에 닿은 순간 둔탁한 소리가 나며 베르가 뒤로 몇 발치 물러갔다.“물에서 방패를 쓰다니, 죽으려고 작정했군.”물속에서 방패의 부력이 커서 오히려 싸움에 방해가 되었다.그는 계속 검으로 공격하며 가볍게 제압했고, 뒤로

  • 군신의 귀환   제2473화

    그 생물의 정체는 대왕 오징어였다.이 생물은 빛을 두려워해서 항상 심연에 숨어 있기에 과학자들은 파도에 밀려온 시체들만 주워서 연구했었다.대왕 오징어는 가장 긴 것은 40미터 이상에 달했다.염구준은 지금 상황을 보고 속으로 탄성이 흘러나왔다.“젠장, 오징어 소굴을 건드렸나?”심지어 그중에서 덩치가 큰 오징어는 전신 경지에 도달했다.마침 수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와서 다행이지, 염구준이 혼자 싸운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염 선생님, 이제 어떡해요?”통신기에서 초조한 노신기의 목소리가 들렸다.그 말 뜻은 그가 나서서 천기문의 부하들을 지켜달라는 의미였다.솔직히 그들 실력으로 이렇게 많은 대왕 오징어를 상대하기 버거웠다.“살아남아서 바다 밑 끝까지 오세요.”염구준은 한마디만 남기고 검을 휘두르며 계속 아래로 내려갔다.지금은 사방이 어두워서 대체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는 것조차 어려웠고, 모두 자원해서 온 거라 그들을 책임질 의무가 없었다.“다들 최선을 다해 바다 밑으로 내려가자!”노신기는 목숨을 걸 각오로 모두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다.순식간에 각 세력은 대왕 오징어와 무차별적인 싸움을 벌였다.하지만 캄캄한 물속은 대왕 오징어들에게 유리한 곳이라 인간들은 1대1 싸움에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참담한 희생을 치러야 했다.위기가 닥치자 베르가 긴급 공공 통신 채널을 열고 이런 제안을 했다.“이러다 다 죽습니다. 우리 모두 협력하여 살길을 열어야 합니다. 바다 밑에 도착하면 지금처럼 힘들지 않을 겁니다.”솔직히 베르도 염구준처럼 대놓고 아래로 내려가고 싶었지만 그런 실력이 되지 못했다.“찬성합니다.”“협공합시다!”각자 싸우다가 자칫하면 전멸할 수 있으니 다른 세력들도 이 제안에 동의했다.“반보천인이 앞장서고 전신 경지, 전신지상 무술인이 그 다음, 나머지는 뒤를 따라갑니다!”베르는 정예병을 살리고 나머지는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을 생각으로 배치하기 시작했다.“공격합시다!”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다른 사람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 군신의 귀환   제2472화

    모두가 슬픔과 공포에 빠져 있을 때 염구준이 두터운 잠수복을 입고 바닷속으로 들어갔다.간밤에 가볍게 생물을 절단하면서 그의 단전은 이미 기운으로 꽉 찼다.“염 선생이 바다에 들어갔어요.”모든 사람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으니 작은 동작이라도 이내 알아챘다.그가 갑작스럽게 뛰어드는 바람에 노신기 일행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대체 왜 저러는 거야?”“내가 앞장 설게요. 촉각이 있는 생물일 뿐, 두렵지 않습니다.”일부 반보천인은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서둘러 잠수복을 입고 바다에 뛰어들었다.염구준의 손에 완벽한 해도가 있으니 그가 정보를 어느 정도 장악하고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그래서 먼저 보물을 찾아낼까 봐 조바심이 났던 것이다.어떤 사람들은 말로는 보물을 찾으러 왔다고 하지만 솔직히 고대 옥패를 노리고 왔다.일단 옥패에 있는 무공을 연마하면 자신의 실력을 제고할 수 있으니 나중에 재물을 손에 넣어도 늦지 않거니와 그때는 더 쉬울 거라 생각했다.염구준은 바다 밑에 있는 균열을 향해 가다가 가끔씩 방향을 조절했다.아직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가장 힘이 덜 드는 방법을 사용했다.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물고기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점점 어두워져 앞이 보이지 않았다.염구준은 길이가 석 자가 되는 청봉을 잡고는 언제든 적을 무찌를 준비를 했다.방금 잘린 촉각의 길이를 볼 때, 본체에 비해 너무 짧아서 치명상을 입히지 못했다.만약 덩치가 어마어마한 팔조괴물이라면 아직도 어두운 곳에 숨어 있는 게 틀림없다.촤아아! 촤아아!그때 물살이 바뀌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더니 수백 개의 검은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각 세력의 정예병이 움직인 것이다.어떤 무술인은 일정한 거리에 도착한 후 빠르지도 늦지도 않는 속도로 염구준의 뒤를 따랐다.그가 앞장서서 길을 터달라는 뜻이었다.염구준은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아래 균열이 빨아들이는 대로 끌려갔다.‘얼마든지 따라와 봐.’지금 상황으로 말하자면 누가 누구의 총받이가 될지

  • 군신의 귀환   제2471화

    선박 위의 사람들이 절박하게 울부짖었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자 각 세력들이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분위기를 보아 곧 위험이 닥칠 것 같았다.촤아아악!“엄청난 것이 몰려오고 있어! 빨리 위로 올라가!”나중에 물에 들어간 무술인들이 제일 먼저 해수면으로 올라와 보고했다.이어서 대다수 무술인들은 통신기에 비명소리만 남기고 사라졌다.각 세력이 어쩔 바를 몰라 혼란에 빠졌을 때, 노신기는 염구준의 옆얼굴을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그의 말이 옳았다.“다들 맞서서 싸웁시다!”염구준은 어마어마한 기운이 몰려오는 것을 감지하고 우렁차게 소리쳤다.그게 무엇이든 이미 상대방을 건드린 이상 맞서서 싸워야 했다.정신을 차린 각 세력들은 갑자기 조상들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떠올라,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무기를 집어 들었다.촤아아!다시 몇몇 사람이 수면위로 올라오더니 놀라운 속도로 선박을 행해 헤엄쳤다.“저게 다 뭐야?”누군가 겁에 질려 비명소리를 질렀다.“나도 몰… 악!”같이 헤엄치던 일행이 말하다 바다 밑에 있는 물건에 잡혀 끌려가고 말았다.그리고 밧줄처럼 생긴 것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선박에 있는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악!”“살려줘!”순식간에 비명소리와 경악 소리가 섞여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었다.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체에 다들 지레 겁을 먹었다.윙!그때 누군가 열 줄기 검기를 발사해 밧줄처럼 생긴 생물을 잘라버렸다.“저건 또 뭐야? 엄청 단단하네.”제일 처음으로 공격한 사람은 역시 염구준이었다.“끼익!”바다 밑에서 공격을 당한 생물은 날카로운 이명소리를 내며 위로 올라왔다.생각보다 쉽게 잘리자 각 세력들은 용기를 내서 공격을 퍼부었다.“별거 아니네. 단번에 잘려지잖아.”자신감이 생긴 그들은 필사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본래 각 세력의 실력으로 쉽게 생물을 잘라낼 수 있는데, 이 생물이 모두가 혼란에 빠진 틈을 이용해 습격할까 봐 진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물론 염구준도 모든 사람을 책임질 의무가 없으니 주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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