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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Penulis: 잔영
last update Terakhir Diperbarui: 2023-09-15 16:38:01
반지가 아니라 반짝이는 순금의 작은 토큰이였다. 정면에는 부조였고 뒷면에는 “G.J”라고 적혀있었다. 토근은 마치 수라장을 포위한 듯 살기가 넘쳤다.

G.J 토큰!

4대 전존을 통솔하고 7대 전왕을 거느리며 108명의 전장에 백만 전사를 지배하는 용제국 최고의 영예이자 전신전 전주가 세운 공을 상징하는 토큰이다. 전신전 전주를 대표하는 토큰이기도 하다.

아무것도 이 토큰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 손가을은 입술을 깨물었고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청혼!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었다. 아니, 5년간 무수히 환상을 해왔던 일이다!

5년...

그동안 너무 많은 억울함을 당했고 너무 많은 고난이 있었다!

그날, 목숨 걸고 교통사고로 다친 청년을 구했다! 그날 저녁, 술에 취한 남자에게 몸을 바쳤다! 그리고 5년 동안, 그녀는 부드러운 목소리를 잃었고, 손씨 집안 맏딸의 자리를 빼앗겼고 심지어 부모님께도 피해를 끼쳐 집안에서 쫓겨나게 만들었다!

5년 사이, 그는 염희주를 낳았고 이별이 만남보다 많은 나날을 보냈다. 그나마 딸을 낳아서 다행히 모녀의 정은 지킬 수 있었다.

그렇게 오늘까지 기다렸다.

오늘, 그녀의 남자가 돌아와 그들의 딸을 구하고 서석호 손에서 그녀를 구해줬다.

그리고 손혜린과 이혼을 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녀에게 청혼을 했다.

전부 가짜라고 해도, 염구준이 돈을 들여 섭외한 사람과 차라고 해도, 이 모든 게 거품같은 환상이라고 해도, 너무 행복했다.

염구준의 마음만 있으면 충분했다.

“결혼해, 결혼해...”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주변에서 그들을 지켜보던 행인들이 박수를 보내며 흥분한 채 소리 질렀다. “결혼해, 결혼해...”

염구준 뒤에있는 주작전존과 호위대들도 전부 오른손을 가슴에 놓고 소리쳤다. “결혼해, 결혼해...”

결혼...

손가을은 입술을 꽉 깨물고 터져 나오는 울음을 꾹 참았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염구준 손에서 G.J 토큰을 받았다!

무거운 G.J 토큰은 철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 반지가 아니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

염구준은 그녀의 남자고 염희주의 아빠다, 그것이면 충분했다!

“하하!”

염구준은 크게 소리 내 웃었다. 그는 왼팔로 염희주를 안고 오른팔로 손가을의 허리를 감쌌다. 염구준은 의기양양했다.

그의 여자와 그들의 딸.

그들을 전부 품에 안았다.

고난은 다 지나갔다. 오늘 전부 끝이 났다. 앞으로 염구준은 그들을 데리고 정상으로 올라가 그녀들에게 좋은 세상을 보여줄 거다. 그의 여자와 아이, 그들은 이 모든 걸 누려야만 마땅했다!

“축하드립니다. 주군!”

주작전존과 호위대는 무릎을 꿇은 채 주먹으로 가슴을 쳤다. 그들의 고함소리는 하늘까지 치솟았다. “축하드립니다. 부인! 축하드립니다. 아가씨! 축하드립니다. 아가씨! 축하드립니다. 부인!”

소리는 거리를 지나 사면팔방으로 오랫동안 울려 퍼졌다.

“망할 것, 쓰레기, 빌어먹을...” 멀지 않은 곳에서 이 모든 걸 지켜본 손혜린은 이를 갈며 손톱이 살에 파이도록 힘껏 주먹을 쥐었다.

부끄러움이 노여움으로 변해버렸다.

차는 빌린 거고 사람은 고용한 거라고 해도 이렇게 굉장한 청혼은 너무 놀라웠다!

능력도 없는 염구준과 벙어리 손가을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일을 벌이고 또 무슨 재주로 이토록 많은 사람의 박수와 축복을 받았을가?

그들에겐 너무 과분한 일이다!

“혜린아, 가자!” 서재원이 독살스러운 얼굴로 손혜린을 자기의 차로 끌고 갔다.

그는 기사더러 빨리 차를 운전하라고 하면서 이를 물고 백미러로 보이는 염구준과 사람들을 쏘아봤다.

길거리 청혼, 판을 좀 크게 키웠다고 자기가 굉장하다고 생각하나 보지?

딱 기다려!

내가 바로 진짜 굉장한 게 뭔지 보여줄 테니까.

우리 일들은 내가 천천히 하나 하나 다 따질거야!

서재원과 손혜린이 그렇게 떠났다.

지니어스 클럽 밖, 거리에서 진행된 성대한 청혼 의식도 끝이 났다.

지나가는 행인과 차량도 환호 속에서 점차 흩어졌고 염구준도 염희주를 안은 채 손가을과 함께 자기의 차를 탔다.

“주군!” 붉은 군복차림의 주작전존이 직접 운전석에 앉아 공경하게 “묵을 호텔 이미 준비해 뒀습니다. 지금 바로 호텔로 모실까요?” 라고 물었다.

염구준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염희주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함께 은빛 아파트에 산다고 했었다. 이미 영광스럽게 돌아왔으니 장인과 장모를 만나러 가야 했다.

“은빛 아파트” 염구준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 “출발!”

호화로운 차들은 빠르게 시내를 벗어나 근교에 자리 잡은 은빛 아파트를 향해 달려갔다!

은빛 아파트

5년 전에 이미 도시 재개발 계획에 포함되었지만 외진 데라 개발 가치가 떨어진다며 철거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아파트 주민이 거의 전부 이사를 가서 이젠 거의 퇴직한 아저씨, 아줌마만 남아있다. 그 외에는 경제 능력이 떨어지는 일군들이 이 곳 값싼 셋집에서 살고 있다. 주변에 생활용품을 파는 작은 상점 외에는 거의 아무것도 없었다.

“G.J” 번호판을 단 고급 차들이 아파트 단지 앞에 서서히 멈춰 섰다.

“아, 아아...”뒷좌석에 앉아있던 손가을은 창밖의 아파트 단지 대문을 보더니 살짝 이마를 찌푸리고 빠르게 손을 놀리며 수어를 했다.

“구준 씨, 차 못 들어가게 해, 이 사람들 내리지 말라고 하고!

나를 위해 이렇게까지 한 거 너무 감동 받았어, 그런데 엄마 아빠는 옛날 사람들이라 이런 거 싫어해. 돈 주고 사람 구하고 차 빌렸다는 거 알면 말은 안 해도 많이 불편해 하실거야.”

“...”염구준은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그냥 웃었다.

돈 주고 사람 구하고 차 빌렸다고?

전신전 전주가 아내에게 이런 인상을 남기다니!

“그래.” 그는 뭐라고 변명하지 않고 웃으며 염희주를 안고 차에서 내렸다. 그는 전사들에게 손을 흔들고는 손가을과 함께 아파트 단지 대문을 향해 걸어갔다.

그 시각.

단지 2호 4동 108번, 10평이 채 되지 않는 낡은 집에는 손씨 집안의 셋째 아들 손태석과 그의 아내 진숙영이 소리 없이 방금 만든 점심을 먹고 있었다. 다운된 분위기였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밖에서 방문이 열리더니 염희주가 깡충깡충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아이는 기쁘게 말했다. “봐봐요, 우리 엄마랑 아빠랑 같이 왔어요. 나한테도 아빠가 생겼어요!”

뭐?

손태석은 몸이 떨렸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릇을 든 진숙영의 손도 떨렸다. 그녀의 얼굴에는 믿지기 않는다는 표정이었었다.

염희주의 아빠?

염, 염구준?

“장인어른, 장모님.” 염구준과 손가을이 같이 들어와 어른들에게 허리 굽혀 인사했다. 염구준 얼굴에는 존경과 미안함이 섞여 있었다. “이제야 5년전의 일을 알게 됐어요. 손혜린이 제 아내가 아니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두 분이 저의 진짜 장인어른, 장모님인 것도 다 알게 됐습니다.”

“제가 불효자식입니다. 가을이랑 희주 억울하게 살게 하고 두분도 저 때문에 고생 많으셨어요!”

무얼 말하고 싶었는지 손태석 입가 근육이 움직였다. 하지만 염구준이 입은 군복과 전투화를 보더니 고개를 저었고 아무 말 없이 계속 밥을 먹었다.

진숙영은 가까스로 웃으며 염구준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손가을에게 눈치를 준 후 염희주를 안고 침실로 들어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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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15화

    '발신- 주작'메시지를 전송하고 나서야 염구준이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그의 눈엔 아직도 살기가 느껴졌다.'용운 그룹이 뭐길래?전 신전 전주의 수단이 무엇이지?’3일은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갔다.오늘은 손영 그룹과 용운 그룹이 계약을 체결하는 날이었다."용운 그룹이라니!"용운 그룹의 거대한 사옥 앞에서 손혜린은 저도 모르게 감탄을 내뱉었다. 120여 층이나 되는 건물은 높이만 해도 400미터가 넘었는데 청해의 랜드마크나 다름없었다. 이 건물의 주인은 최근 몇 년 사이 급부상한 용씨 집안으로, 명성이 자자한 재벌가였다. 용운 그룹은 전국에 이미 수많은 지사를 두고 있었다. 손씨 집안은 그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 발의 피였다. 두 가문 사이의 격차는 실로 어마어마했다."안녕하세요."손에 가죽 서류 가방을 든 손혜린이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차분하게 로비를 걸었다. 그녀의 가느다랗고 요염한 허리가 유독 눈길을 끌었다. 안내 데스크 여직원을 향해 미소 지은 손혜린이 용건을 말했다."용 대표님께 전해줄래요? 손영 그룹 부사장 손혜린이에요. 협력 프로젝트 건으로 이렇게 찾아뵙게 되었습니다."열두 명의 안내 데스크 여직원들은 모두 눈처럼 희고 아름다웠다. 손혜린을 쓱 훑어본 한 여직원이 그림 같은 미소를 지으며 사무적인 목소리로 말했다."초대장을 보여주시겠습니까?"초대장이라니, 손혜린의 낯빛이 딱딱하게 굳었다. 이미 합의를 마친 프로젝트였다. 오늘 계약서에 사인만 하면 끝날 일이란 말이다.용운 그룹 대표를 만나려면 초대장이 필요하다는 말을 전혀 들어본 적 없었다. 손태석, 이 노망난 늙은이가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것이다."방금 말했잖아요, 나 손영 그룹 부사장 손혜린이라고요."손혜린이 정색하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거의 성사된 거나 다름없는 프로젝트예요. 계약서에 사인만 하면 되는 건데, 초대장이라니요? 이게 어떤 계약인지 몰라서 그러나 본데, 1조가 넘는 큰 프로젝트라고요. 계약에 차질이 생기면 당신이 책임질 거예요? 당장 대표님께 연락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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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1958화

    “후... 네게 방법은 하나뿐이니 알아서 해 봐.”염구준은 길게 숨을 내쉬며 백호의 요청을 허락했다.이런 일은 억지로 막을 수 없었다. 지금은 백호를 믿을 수밖에 없다는 거다.“감사합니다!”백호는 머리를 숙여 인사한 뒤 일어서며 주작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주작아, 앞으로는 명령 제대로 따르고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말아야 해, 알겠지?”4대 전존 중 백호가 가장 마음에 걸리는 존재는 주작이었다. 즉흥적인 성격으로 일을 처리하다가는 언젠가 사고가 날 게 뻔했기 때문이다. 주작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흥, 잔소리하고 싶으면 살아남고 나서 해!”그녀의 말을 들은 백호는 합금으로 된 전투도를 뽑아 들고 광마에게 다가갔다.현재 그에게서는 전신 위 경지의 극치에 다다른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이 싸움은 이 두 사람의 전장이 될 운명이었다. “웃기지 마! 겨우 전신 위의 경지로 나를 죽이겠다고?”광마는 화를 내며 땅을 한 번 세게 내리쳤고, 그 반동을 이용해 몸을 일으켰다.어차피 죽을 운명이라면, 영광스럽게 전사하는 편이 낫다고 그는 생각했다.“죽어라!”두 사람은 동시에 외치며 전력을 다해 서로에게 달려들었다.이렇게 목숨을 건 싸움은 승패가 금방 갈리기 마련이었다.쾅!무기끼리 부딪히는 순간, 백호는 피를 토하며 신속하게 뒤로 밀려났다.압도적인 힘 차이 때문이었다.옆에서 지켜보던 주작은 애가 탔지만, 이는 백호가 먼저 요구한 공정한 대결이었기 때문에 그녀도, 그리고 염구준도 끼어들 수 없었다.만약 누군가 개입한다면 백호의 고집스러운 성격으로는 정말 자결을 택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끝났네.”백호의 기운이 변한 것을 느낀 염구준은 미소를 띠며 중얼거렸다.쿵!그와 동시에 밀려온 진기에 반등한 백호가 몸을 떨더니 갑자기 전대미문의 강력한 기운을 내뿜으면서 광마를 뒤로 밀었다.그러면서 기회를 놓치지 않고 빠르게 다가가 도를 휘둘렀고, 광마의 머리는 그렇게 바닥에 떨어졌다.한계를 돌파해 반보천인의 경지에 도달한 것이다.“주상! 해냈

  • 군신의 귀환   제1957화

    “그저 훼이크일 뿐이었는데, 그리 겁을 먹어서야.”그는 주작을 내려놓으며 비웃었다.광마와 한 번 싸울 생각이 있는 건 맞지만 그전에 주작이 싸움에 휘말려 다치지 않도록 그녀를 구해내야만 했다.파팍!염구준이 그녀의 혈자리를 누르자 단숨에 단전의 봉인이 풀렸다.“으아아! 네 목숨을 가져가겠다!”자신이 조롱 당했음을 깨달은 광마는 크게 화를 내며 커다란 곤봉을 휘두르면서 염구준을 향해 달려들었다.무거운 몸무게 때문에 그가 한걸음 뗄 때마다 바닥이 울리며 깊은 균열이 생겼다.주변에 모여 있던 사람들은 광마의 움직임에 열광하며 환호를 보냈는데, 누군가는 아첨하며 떠들었고, 누군가는 진심으로 그를 응원했다.“광마 님! 저 비열한 놈을 찢어버리세요!”“광마 님, 위엄 넘치십니다! 천하무적이세요!”“어디서 굴러온 놈인진 몰라도, 감히 광마 님께 덤비다니, 제 명을 재촉하는구나!”하지만 그들은 단순히 구경하는 것일 뿐, 조금 전 염구준이 보여준 강렬한 검술의 위력을 전혀 알지 못했다.오직 광마만이 굳은 얼굴로 긴장감을 드러냈다.곧이어 두 사람은 격렬하게 충돌하며 싸움을 벌였다.광마는 50킬로가 넘는 방망이를 휘두르며 거칠게 공격했지만, 실제로는 빈틈이 너무 많아 염구준의 옷자락조차 건드리지 못했다.두 사람의 실력 차이는 확연히 드러났다.“헉, 헉...”10분이 지나자 전력을 다해 공격한 광마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고, 그의 손놀림도 점점 느려졌다.우웅.이때, 검명이 울렸다. 염구준이 더 이상 봐주지 않고, 본격적으로 반격을 시작한 것이다.몇 번의 검격만으로 염구준은 이미 주도권을 장악했다.사실 그는 초반부터 전력을 다하지 않았었다. 상대방의 기술을 관찰하며 배울 점이 있는지 살피기 위해서였다.그러나 광마의 기술은 그저 무질서한 동작의 반복일 뿐, 배울만한 것이 없었다.푸욱.상대방의 허점을 간파한 염구준은 연속으로 검을 휘둘렀고, 그에 의해 광마는 방망이와 함께 뒤로 날아갔다. 이렇게 한 차례의 공격만으로도 광마는 이미 중상

  • 군신의 귀환   제1956화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든 광장에는 천 여명의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모여 지역 특산 음식을 즐기고 있었다. 광장 중앙의 정자 안에는 산같이 거대한 체구의 뚱뚱한 남자가 앉아 있었는데, 그 옆에는 붉은 혼례복을 입은 주작이 앉아 있었다.“함께 이 잔을 마시지.”광마는 술잔을 들어올리며 웃으면서 말했다. “퉷, 역겨워!”그러자 그녀는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는 눈을 감았다.광마에게 잡힌 주작은 자폭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상대가 기묘한 기술로 단전을 봉인한 터라 할 수 없었다.“헤헤, 그 도망친 녀석이 너를 구하러 올 거라 생각하나?”광마는 술을 단숨에 들이키고는 기분 나쁜 미소를 지었다.그가 말하는 사람은 바로 백호였다.“아니, 도망친 게 아니라, 내가 보낸 거야.”주작은 말하며 며칠 전의 일을 떠올렸다.그날, 두 사람은 힘을 합쳐 광마와 맞섰지만 패배했고, 그 뒤에 철수할 때 부상이 심각했기에 그녀가 목숨으로 협박하면서 백호더러 먼저 가서 지원군을 데리고 오라고 한 거였다.지금 주작의 유일한 바람은 백호가 무사히 살아가는 것이었다.4대 전존들의 우정은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었다. 때때로 의견 충돌이 있긴 하지만, 그건 그저 서로의 견해 차이일 뿐이었다.그들은 서로를 위해서라면 주저없이 생명을 바칠 수 있었다.“그건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아무도 너를 구하지 못한다는 거야.”광마는 주작의 매혹적인 자태를 바라보며 군침을 삼켰다.‘아름다워, 너무 아름다워.’쾅!그러나 이때 갑자기 거대한 폭발음이 울리며 누군가가 광장에 나타났고, 동시에 그가 서 있는 자리의 바닥도 산산조각 나버렸다.염구준이 온 것이다.“주상, 오셨군요.”주작은 그를 알아보고 얼굴에 빛을 띠며 오랜만에 미소를 지었다.눈앞의 이가 해결하지 못할 일은 없으니까 말이다.“커헉, 주작, 미안하다.”백호가 격렬하게 기침하며 말했다.그날의 상황은 복잡했다. 백호는 떠난 후 내내 죄책감에 시달렸지만, 두 사람이 모두 살아남으려면 염구준을 찾는데에 희망을

  • 군신의 귀환   제1955화

    상대방의 공격을 막을 수 없다는 걸 깨달은 남자는 바로 도망치려고 했지만, 염구준의 검이 더 빨랐다.그는 몸을 돌리자마자 날아온 검기에 몸이 관통이 되어 그 자리에서 죽어버렸다.이 장면을 본 주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몰려들었다.죽은 이는 외곽에서 악명이 자자한 강자였으니까 말이다. 실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대부분이 못 건드렸던 사람이 이렇게 쉽게 죽은 걸 보고 그들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왜, 너희도 한 번 붙어보고 싶어?”주변의 적대적인 시선을 느낀 염구준이 싸늘하게 물었다.골칫거리는 한꺼번에 처리해버리는 게 나았다. 이따금씩 한두 명씩 나타나 귀찮게 하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주변의 구경꾼들은 몸을 움츠리며, 서둘러 시선을 피했다. 눈앞의 이 무서운 존재와 차마 눈을 마주칠 용기가 없어서였다.전신 위에 있는 강자도 순식간에 베어버렸는데, 그들같이 약한 사람들은 오죽하겠나?더 이상 아무도 시비를 걸지 않는 것을 본 염구준 일행은 다시 제 갈길을 갔고, 곧바로 중앙 구역의 입구에 도착했다. “주인님께서 붉은 장미 님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안으로 드시죠.”그들의 모습을 본 입구에 있던 경비가 공손하게 말했다. “안내해. 너희 주인님과 상의할 일이 좀 있으니까.”붉은 장미가 대답했다.“그런데, 이 두 사람은 누구입니까? 저 사람은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요?”경비는 염구준과 백호를 훑어보더니, 시선을 백호에게 고정하며 물었다.분명 백호를 알아본 것 같았지만, 붉은 장미의 체면 때문에 입 밖에 내지 않은 듯했다.“이 사람들은 내 친구야. 불필요한 질문은 하지 마.”이에 붉은 장미는 싸늘하게 말하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제가 실례했습니다. 따라오시죠!”그녀의 반응에 경비는 서둘러 문을 열고 앞장섰다.그는 단순한 문지기일 뿐이기 때문에 그녀를 뭐라고 할 자격이 없었다. 이럴 땐 윗사람에게 문제를 떠넘기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안에 들어선 염구준은 주위의 환경을 보며 감탄했다.안쪽엔 고풍스러운 정자와 누각들

  • 군신의 귀환   제1954화

    광마 마을은, 우두머리의 이름이 광마라 불리는 자였기에 그렇게 불리게 된 것이었다. 그는 토착민으로, 잔인하고 폭력적이며 살인을 즐기는 자였지만 실력이 강한 탓에 권세 있는 사람에게 기대어 덕을 보는 게 낫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르기를 원했다.마을은 산을 따라 지어졌으며, 사방이 깎아지른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오직 한쪽만 정글로 통하는 구조라 방어하기 쉬운 곳이었는데, 규모로 보아도 적어도 2만 명은 되는 듯했다.“홍분 마을의 붉은 장미가 광마 님을 뵙고싶습니다.”세 사람은 광마 마을 입구에 도착했지만, 바로 정면으로 공격하지는 않았다. 주작의 구체적인 상황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무모하게 나설 생각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간 괜히 상황만 악화시킬 것이 뻔했다.잠시 후, 광마 마을 안에서 대답이 들려왔고, 거대한 문이 천천히 열렸다.“붉은 장미 님, 주인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대답을 들은 붉은 장미는 앞장서서 다른 두 사람과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공기에 피냄새가 진하게 섞여있군.’마을 안으로 들어선 뒤 주위를 둘러보던 염구준은 이곳이 마치 아수라 지옥과 같다고 생각했다.곳곳에 시체가 널브러져 있고, 파리떼가 윙윙거리며 날아다녔으며,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잔혹하게 싸움을 벌이고 있었으니까 말이다.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곳은 ‘혼돈’ 그 자체였다.“아무도 이걸 통제하지 않는 건가요?”염구준은 의아해하며 물었다.이토록 무질서한 곳은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발전할 가망이 없기 때문이었다.이곳의 통치자가 이런 상태를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 그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물론 있죠. 다만 광마 마을은 외부 구역과 내부 구역으로 나뉘어 있답니다. 외부 구역에서는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지만, 내부 구역에서는 오직 광마만이 원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어요.”붉은 장미는 차분히 설명하며 염구준의 의문을 풀어주었다.세 사람이 걸음을 옮긴지 얼마 안 됐을 무렵, 그들은 또다시 길이 막혔다.“오, 신참들인가? 여기 들어오려면 한 사람마다

  • 군신의 귀환   제1953화

    백호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미 할 만큼 했어. 이제부터는 하나라도 더 죽이면 남는 장사야.’ 라고 말이다.펑! 펑!양측은 몇 번 더 격렬하게 부딪혔고, 백호는 밀리는 상황에서도 두 명을 더 쓰러뜨린 후 덩굴 숲 속으로 나가떨어졌다.피를 흡수한 덩굴은 활기를 띠더니, 백호의 몸을 휘감기 시작했다.“꺼져!”백호는 남은 힘을 다해 덩굴을 잡아 찢었으나 하나를 찢으면 새로운 덩굴이 달려들어 지쳐만 갔다.멀리서 이를 지켜보는 황지열의 부하들은 비웃음을 터뜨리며 잔혹한 표정을 지었다.상대방이 곧 어떻게 될지 너무나도 뻔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얼른 그가 덩굴에게 피를 전부 빨려 말라죽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스윽, 스윽.하지만 상황은 그들의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덩굴이 갑자기 겁을 먹은 듯 땅 속으로 빠르게 도망치더니,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마치 무언가에 겁을 먹기라도 한 것 같았다.“백호, 젠장!”이때, 동굴 입구에서 염구준의 모습이 보였는데, 눈 앞의 상황을 보자마자 그의 얼굴은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그는 지금 매우 화가 나 있었다.“주상... 다시는 뵙지 못하는 줄 알았습니다.”백호는 쓰러질 듯한 몸을 겨우 일으키며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말하지 마. 원래는 너희들이 모두 수련을 마친 후에 만나러 가려고 했었는데, 이 꼴이 될 줄은 몰랐어.”염구준은 백호 곁으로 다가가 주머니에서 약물을 꺼내 백호의 가슴에 꽂았다.그 약물은 전신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특수 약물로, 효과가 매우 좋았기에 주입과 동시에 백호는 상태가 조금 안정되었다.“거기 서. 누가 너희들더러 그냥 가라고 했지?”염구준은 차갑게 외치며 황지열의 부하들을 노려보았다.자신의 부하를 이렇게 만든 주제에 그냥 떠나겠다니, 세상에 그렇게 좋은 일이 어디 있겠나?“염... 염구준! 우리가 너 무서워하는 것 같아? 조심해, 이러다 같이 죽는 수가 있으니까!”상대방의 우두머리는 억지로 침착한 척하면서 자폭을 하려고 미친듯이 진기를 모았다.자신들의 실력으로는 반

  • 군신의 귀환   제1952화

    비록 동양 문자이긴 했지만 염구준은 알아볼 수 있었다.[난세 속에서, 나는 아내와 자식, 가족들을 데리고 재난을 피하고자 이곳에 은거했다.][그러나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이곳에 이미 고수가 머물고 있었던 거다. 한바탕 격전을 벌인 끝에 그를 죽이는 것에 성공했지만 나 또한 목숨이 얼마 남지 않게 되었다.][한 가지 세상에 경고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혼란의 뿌리는 옥패에 있으며, 흥망성쇠 또한 옥패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여덟 개의 옥패를 전부 모으면...]마지막 문장은 중간에서 끊겨 있었는데, 아마 글을 새기던 이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눈을 감은 것 같았다. ‘말하다 말고 끝내다니, 사람 속 한 번 참 잘 태우네.’문제는 이 철학적이고도 애매모호한 문장을 보고서 여덟 개의 옥패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다만, 옥패를 모으는 것이 재앙과 축복이 얽힌 운명을 가져올 거라는 점은 알 수 있었다.펑.그는 손에 들고 있던 종이에 불을 붙여 깔끔하게 태워버렸다.“여기 적힌 일은...”염구준이 말을 채 맺기도 전에 붉은 장미가 얼른 입을 열고 맹세했다. “오늘 이 일을 절대 입 밖에 내지 않을 겁니다. 하늘을 걸고 맹세할게요. 만약 제가 맹세를 어긴다면, 벼락 맞고 죽어도 할 말이 없습니다.”늦게 입을 열기라도 했다가는 염구준이 자신을 죽일까 봐 두려워서였다.그녀는 문장의 뜻은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글에서 전해지는 심오한 분위기만으로도 이 일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그 맹세 지키는 게 좋을 겁니다. 아니면 지구끝까지 도망치더라도 제가 쫓아갈 테니까요.”염구준은 일상처럼 그녀를 위협했다.“알겠습니다!”붉은 장미는 고개를 끄덕였는데, 이미 그녀의 등 뒤에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염구준과 함께한 지 이틀도 되지 않았지만, 협박을 수차례 받은 탓에 그녀는 심장이 조금 많이 아파왔다.그 후, 둘은 동굴 안을 계속 수색했지만, 특이한 돌 몇 개 외에는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돌이 특이한

  • 군신의 귀환   제1951화

    염구준은 고개를 돌려 한 번 보고는, 다시 동굴로 걸어갔다.전에 바로 죽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최대한의 자비를 베푼 것이었기에 그가 그들을 구할 이유는 없었다.무엇보다 어떤 길을 가느냐는 각자의 선택이 아니겠나?“형님, 살려만 주시면 시키시는 것 뭐든 다 하겠습니다!”“싫어, 난 죽기 싫다고!”제일 앞에서 달려가던 사람이 잔뜩 겁에 질려 비명을 질렀지만 불과 몇 분 만에 피를 다 빼앗겨 미라가 되어버렸다.이 모습을 본 뒤따라오던 사람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도망치기 시작했다.동굴의 유혹이 아무리 크다 해도, 목숨이 붙어있어야 들어갈 수 있는 법이니까 말이다.실력이 부족하면 케빈처럼 헛된 환상을 품지 않고 마을에 그저 얌전히 있는 게 정확한 행동이었다.한편, 이미 동굴 안으로 들어간 염구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계속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다.“전주님, 지금 도대체 얼마나 강하신 거예요?” 붉은 장미가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말하기는 어렵지만, 이 몇 년간 저를 이긴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염구준은 앞장서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의 말투엔 그 어떤 자만도 섞여 있지 않았다.그에게 있어서 이런 전적은 그저 평범하고 대단할 것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꿀꺽.이 말을 듣고 놀란 붉은 장미는 등골이 오싹해져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그녀는 이미 염구준의 전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실력이 내 예상보다 훨씬 더 압도적일 줄이야.’“여기에 뭐가 있는지는 이 방에 달려있는 것 같네요.”염구준이 몇 가닥의 불꽃을 튕겨내어 공간을 밝힌 덕분에 두 사람은 주위를 볼 수 있었는데, 내부는 30평 정도 밖에 안 되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곳이었다.“꺄아악, 누가 있어요!”이때, 붉은 장미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쳤다. 그녀의 다리는 조금 떨리고 있었다.이런 위험한 금지구역에 나타난 사람이 평범할 리가 없기 때문이었다.“이미 죽었습니다.”염구준은 깔보는 말투로 대답하고는 앞으로 걸어갔다.그 사

  • 군신의 귀환   제1950화

    스스슥!생물이 접근하자 덩굴은 반응하며 염구준과 붉은 장미에게 마찰소리를 내며 다가갔다.윙!염구준은 이내 주변에 기운을 발사하며 두 사람을 보호하자 덩굴이 튕겨 나갔다.덩굴의 힘으로 그의 방어를 뚫을 수 없었다.“전주님, 이제 시작이에요. 안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공격이 세질 거예요.”붉은 장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전부 말했다.지금 그들은 한 배를 타고 있어서 아무리 미워도 죽일 수 없었다.“고작 덩굴 때문에 두려워할 거 없어요.”염구준은 이미 어떤 식물인지 알아챘다.전에 이런 식물과 열대우림에서 싸워본 적이 있었다.다른 점을 말하자면 여기 있는 덩굴처럼 굵지 않았다.덩굴은 이름처럼 피를 먹고 살고 또 토양에서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어서 참 특이한 식물이다.피를 먹는 식물이라니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았다.펑! 펑!앞으로 다가가자 덩굴이 미친듯이 방어 기운을 공격했다.지금 덩굴은 식물이 아니라 굶주린 늑대처럼 공격을 퍼부었다.붉은 장미는 방패가 버티지 못하여 잡혀 먹힐까 봐 두려워 덜덜 떨었다.이 구역의 덩굴은 그녀 힘으로 제어하지 못했다.안으로 들어갈수록 덩굴은 더 많아지고 이내 염구준이 만든 기운 방패를 전부 감쌌다.이곳의 덩굴은 오랫동안 존재한 덕에 이 구역의 지배자나 마찬가지여서 어떤 생물도 감히 맞서지 못했다.뒤를 따라온 사람들은 멀리서 보기만 할 뿐, 계속 한숨만 쉬었다.“에휴, 이렇게 강한 사람도 건너가지 못하나?”“저렇게 실력이 강해도 여기서 죽음을 맞이해야 하네. 그렇다면 우리는 더욱 들어가지 못하겠어.”“가자. 이제 다 끝났어.”무엇이 금지 구역인가?바로 들어갈 수 있어도 살아나오지 못하는 곳을 가리킨다.일행이 떠나려고 할 때 변고가 발생했다.다들 무술인이니 주변에 일어나는 기운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어딘가 전해지는 강력한 기운에 그들은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쿵!그때 방패가 폭발하자 덩굴들이 잘려서 사방에 떨어졌다.순간 검기가 기승을 부리며 계속 뻗어오는 덩굴을 잘라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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