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 순간. “죽어!” 헤스버그가 손가을이 죽지 않았다고 하는 순간, 낮고 늙은 목소리와 함께 어두운 그림자가 1층 로비에서 달려 나왔다. 하지만 이 순간에도 염구준은 동공이 진동하고 있었다. 기습은 순식간에 이루어졌고, 같은 전신이라고 해도 정면으로 습격을 받으면 죽지 않아도 중상을 입게 된다. 하지만 합일경계의 전신강자라도 강약의 구분은 있다. “흑풍존주, 또 너야?” 흑풍존주가 기습하여 손을 쓰는 순간, 염구준의 심신이 갑자기 응집되더니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정신적인 물결이 미간에서 터져 나왔다. 마치 잔잔한 호수에 무게가 천근이 넘는 큰 바위를 던져진 것 같았다. 잔잔한 물결이 급속히 확산되어 순식간에 사방 10미터를 뒤덮었다! 정신력을 실질화하고 허화를 구체화시킨 것이었다! 이게 바로 지상 전신의 반응 속도이고, 전신 전주에게만 속하는 절강의 수단이며 전신 영역 위의 심오한 뜻이었다. 이건 고유란이 남긴 가장 강한 무학이며 염구준의 비장의 카드였다. 시간, 공간, 세상의 모든 것이 이 순간 모든 의미를 잃은 것 같았다. 흑풍존주는 마치 수렁에 빠진 것처럼 손에 날카로운 가시를 쥐고 있었다. 앞에서 끊임없이 전해오는 정신적인 물결이 그의 속도를 늦추었다. 그의 전신 영역은 이 순간 모든 위력을 잃은 것 같았다. 심지어 그의 정신력조차도 염구준에 의해 철저히 억압되어 방출할 수가 없었다. “존주님, 도망가세요.” 이때, 지휘건물 위쪽에서 헤스버그가 이를 악물고 허리춤에 차고 있던 권총을 꺼냈다. 탕하는 소리와 함께 합금 탄알이 공기 중에서 마찰을 일으키더니 염구준의 관자놀이로 직행했다. “후!” 염구준은 긴 숨을 내쉬며 왼쪽 손바닥으로 공기를 치자 오른쪽 손바닥이 갑자기 흔들렸다. 강한 기파는 흑풍존주를 그 자리에서 날려 보냈고 허공으로 날아온 합금 총알도 마찬가지로 기풍에 막혀 떨어졌다.유일하게 아쉬운 것은 헤스버그의 말에 정신을 팔아서 수법의 위력이 약간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그는 흑풍존주에게 치명적인 부상을 가하
40여 메터 높이의 지휘빌딩 꼭대기에서 헤스버그는 자기도 모르게 몸이 기력에 의해 움직일 수 없어 쾅하고 염구준의 앞에 떨어져 지면에 떨어졌다. “말해.” 염구준의 눈빛은 번개 같았고 왼손으로 허공을 휘젓더니 흑풍존주에게서 떨어진 USB를 손에 넣고 헤스버그에게 물었다. “USB안에 뭐가 있는데? 가을이 정말 살아있어?” “거짓말이라면 내가 널 죽는 것보다 더 괴롭게 할 거야.” ‘존주의 말이 맞았어. 염구준 이 바보는 손가을이라는 여자밖에 몰라.’ 헤스버그는 힘겹게 기어 일어나 고개를 들어 냉담한 염구준을 바라보며 웃다가 조롱으로 섞인 말투로 말했다. “염구준, 난 그냥 해본 말인데 그걸 믿다니.” “손가을이 살아있을 리가 없잖아? 비탄이 주작호를 명중했으니 파리 한 마리도 살아남을 수 없어! 나는 단지 존주가 도망갈 수 있게 거짓말을 한 거야. 손가을을 언급하면 네가 쫓지 않을 테니까.” “너…” 탁하는 소리와 함께 헤스버그의 머리가 터졌다. 머리가 날려간 몸은 제자리에서 몇 번 휘청거리다가 결국 쓰러졌다. 성조국 4성 상위, 버틀리 군사기지의 최고 지휘관이자 흑풍조직의 흑살이 죽었다. “USB.” 염구준은 헤스버그의 시체를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그의 조롱을 무시하고 깨진 USB를 보며 눈에 빛이 스쳤다. ‘헤스버그가 말한 것이 사실이든 거짓이든 한 가지는 확실해. 바로 가을이와 주작의 시체를 찾지 못했어. 그럼 아직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거고.’ “현무!” 그는 핸드폰을 꺼내 재빨리 G.J호 전투기에게 전화를 걸었다. “즉시 나와 합류하여 데이터 복구를 진행할 준비 해. 흑풍존주의 USB에 어떤 대단한 내용이 있는지 봐야겠어!” ……. 약 20분이 지난 후, G.J호전투기는 다시 하늘로 날아올라 전신호 항공모함이 있는 태평양해역으로 재빨리 접근했다. “주군, 데이터 손상이 너무 심해 짧은 시간에 모두 복구할 수 없지만 이거 한 번 보세요!” 기네에서 현무전존은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손가락으로 컴퓨터 키보드를 빠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반드시 찾아야 해.” 그러자 신주 전투기는 허공을 뚫고 날아가 빠른 속도로 염풍도 방향으로 접근했다. ……. 반대편, 성조국 헥사곤빌딩. “보고합니다.” 위성관찰 화면 앞에서 헬멧을 착용한 군사 관철원이 조건반사처럼 의자에서 일어나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전신전주 염구준이 방금 버틀리 군사기지를 파괴하고 4성 상장인 헤스버그를 격살했습니다. 그리고 위성 정보에 따르면 염구준이 신원을 알 수 없는 검은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와 맞붙었다가 검은색의 USB를 가져갔습니다.” ‘뭐?’ 지휘석에서 성조국군대 제1인자인 존과 제2인자인 윌은 서로 마주 보며 상대방의 눈에서 극도의 분노를 보았다. 그건 그들에게 있어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들은 사전에 이미 설명했었다. 이는 성조국 내부사무로서 반드시 군부에서 직접 헤스버그를 군사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그런데 염구준이 감히 헤스버그를 죽이다니? 헤스버그가 중범죄를 저지른 건 사실이지만, 성조국 군대의 4상장으로서 성조국 군대의 위엄을 대표했다.“USB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우리 성조국의 군위야!” 존의 눈가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더니 전방의 위성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이를 갈았다. “통신요청을 보내. 내가 직접 염구준과 통화해야겠어. 지금 당장 보내.” 다급하고 짧은 전류 소리가 나더니 전방의 위성화면에 젊고 든든한 남자의 그림자가 점차 뚜렷해졌다. 배경은 현대 과학기술감이 넘치는 전투기 기내이고 옆에는 전투복을 입은 현무전존과 전자공격 부대원들이 있었다. 그건 신주호 기내였고 화면 속의 남자는 염구준이었다. “염구준.”존은 늙은 몸을 곧게 세우더니 염구준를 보며 분노를 억제할 수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성조국군대에서 당신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주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헤스버그를 격살했어. 그건 성조국 법률을 위반한 행위라고. 아무리 당신이 전신전주고, 세계최강 전신이라고 해도 반드시 이 대가를 치러야 해. 성조국의 위엄은 침범할
존의 입가가 떨리더니 주먹을 쥐었다가 펴기를 얼마나 반복했는지 짧은 손톱이 손바닥을 뚫을 기세였다.화가 치밀어 오르는데 능력이 안 됐다.만약 그의 앞에 있는 게 다른 사람이었더라면, 심지어 어느 나라의 위협을 받더라도 성조국 군대는 아무 걱정 없이, 심지어 개의치도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지금 그들이 마주하고 있는 사람은 다른 누구, 세력도 아닌 전 세계가 공인하는 가장 강한 전신이자 여러 강대국에서 이름을 떨친 무서운 인물인 전신전 전주, 염구준이다."더 이상 할 말 없어."염구준이 눈을 돌려 앞에 있는 레이더 디스플레이를 보고는 다시 통화하고 있는 존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힘이 남아돌면 군 내부에 흑풍 조직이 잠입했는지 확인해 보는 게 어때?""그 큰 성조국에서 4성 상위가 자국을 배신한 것도 모르니.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이야!"퍽하면서 통화가 바로 끝어졌다."주군."염구준의 뒤에 현무 전존이 노트북을 치며 두 눈은 검색 결과가 나온 모니터를 뚫어져라 보며 잠시 머뭇거리더니 낮은 소리로 말했다."전신호가 이미 염풍도 근처에 도착했답니다.""지금까지 보아 이 무명도에서 아무런 흔적도 발견하지 못 했습니다. 저는 이 무명도의 주변의 자기장이 저희 쪽의 장비에 간섭하는 것 같습니다.""그저...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다른 방법을 찾는다라?염구준이 내부에 서서 눈을 작게 뜨며 생각했다.무슨 다른 방법이 또 있단 말인가?!육안으로나 전신호의 과학기술 장비를 동원해도 이 무명도에서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이것 말고 또 다른 방법이 있단 말인가?"설마..."염구준이 뭔가 생각난 듯이 눈앞의 분석 결과를 다시 보더니 눈에 빛이 났다.데이터를 다시 보니 다른 옥패 사이에 아주 특별한 연관이 있는 것 같았다.총 8개의 옥패가 있는데, 매 옥패마다 새겨져 있는 도형이 달랐다.그러나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이것들 모두 같은 물건에서 유래한 듯 했다."옥패..."빠르게 생각을 하더니 염구준이 손을 저으며 낮은 목소리로
그녀는 염진이 말한 그 물건이 뭘 말하는지 알았다.그건 염씨 가문이 대대로 전해지는 옥팔찌로 염씨 가문이 며느리에 대한 인정을 뜻하기도 했다.전에는 고유란의 것이었다면 지금은 한설의 손에 있다.다음 주인은 당연히 염구준의 아내인 손가을이다."내 전화를 받을까요?"한설이 폰을 꺼내 손가을의 번호를 찾아 한참 망설이다가 전화를 걸려고 하는 그때...두두두!별장 위에서 커다란 소리와 함께 신주호가 하늘에서 나타나더니 몇백 미터 상공에 천천히 떠 있었다.젊은이가 비행체에서 뛰어내리더니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서재 앞에 착지했다."누구냐?!"별장 내부에서 집사 염옥정, 두 대종사인 서문당과 북궁야, 세 사람이 나타나며 멀리 떨어진 젊은이를 보더니 이내 기쁜 표정을 하고 말했다."도, 도련님?!"이 호칭에 대해 염구준은 신경 쓰지 않고 그저 세 사람에게 간단히 목례를 하고 바로 염가네 서재로 들어갔다."구준... 아니, 염 전주"서재 내에 염진과 한설이 동시에 몸을 일으켰으나 기뻐하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지며 염구준에게 인사했다."어서 오십시오. 염 전주님이 오시는데 이 염진이 마중 나가지 못한 죄를 물어주십시오!"아주 공경한 태도로 말이다.염구준이 아무런 감정이 담기지 않은 눈으로 눈앞의 생부를 보며 말했다."옥패 주시죠!"염진은 잠시 벙쪘다가 바로 심장이 쿵광대는 것을 느꼈다.‘구준이가 옥패를 달라고 하는 거지?’그가 드디어 자신을 아버지로 인정한다는 뜻이 아닌가?!"옥패는 원래 유란이가 남긴 것이야. 난 그저 대신 보관하고 있었던 것 뿐이야."염진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품에서 옥패를 내주었다."듣자 하니 네가 북방에서 광산을 캐는 도중에 또 다른 옥패를 찾았다고 하던데 이번에 와서 옥패를 가지려는 게 그것과 상관이 있는 거니?""사실 내가 먼저 너한테 연락하려고 했었어. 유란이가 전에 말했었다. 옥패사이에 모종의 신비한 연결이 존재한다고. 일정한 범위에 들어가면 신기한 현상이 나타난다고..."팍!염진이 말을 끝내기도
"충성. 제2부대 수색 임무 마쳤습니다. 반경 100해리 이내에 아무 이상 없습니다.""제1부대 수색 범위 반경 100해리 이내에 아무 이상 없습니다.""제6부대 현재 수색 중 육안과 레이다로 탐색하는 중에 아무것도..."계속 올라오는 보고가 전신호 제어센터에서 들려왔다.청룡 전존이 앞에 있는 위성 탐측 디스플레이를 엄중한 표정으로 주시하고 있었다.30시간이 넘었다.주작호 일이 터지고 이미 하루가 꼬박 지났다.손가을, 주작 전존, 백호 전존의 시체도 지금까지 찾지 못했다.무명도의 구체적인 좌표도 아무런 단서가 없었다.무명도가 진짜로 존재하는 건가?알아야 하는 것은 지금 전 세계의 각 강대국이 모두 전신호의 동향을 살피고 있다는 것이다.전신전 휘하의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집단의 조그마한 움직임도 각 세력의 민감한 곳을 건드릴 수 있기 때문이다.만약 계속 이렇게만 수색한다면 다른 국가들이 개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노릇이다.그러나 주군은..."주군께서 왔습니다."청룡 전존 앞의 전사 한 명이 갑자기 일어서더니 화면에 있는 빨간 화살표를 가리키며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신주호입니다. 주군이 타신 신주호입니다. 주군께서 돌아오셨습니다."30시간이 지난 후에 염구준이 앉은 신주호 전투기가 다시 여기에 돌아왔다."수색하라!"염구준이 전투기 안에서 옥패를 멀리 떨어진 해면을 향해 들면서 명령했다."반경 천 해리 이내에 바로 수색한다. 당장 실시한다!"전투기가 빠른 속도로 해역의 상공을 누볐다.1분, 5분, 10분...염구준 손에 들려있던 옥패에서 진동이 느껴졌다.‘옥패 감응!’동시에 100미터 이내의 거센 해면이 순식간에 잠잠해졌다. 아주 큰 하나의 전신 영역이 나타난 것마냥 시간이 멈춘 듯 했다.지잉- 지잉-옥패의 진동과 함께 해면위에는 마치 육안으로 식별이 안 되는 투명한 벽이 존재하는 듯했다.옥패의 진동고ㅑ 함께 그 투명한 벽이 깨지고 붕괴하며 사라졌다.이 일련의 과정이 5초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안에 발생
주작전존의 부축에 손가을이 고개를 천천히 들어 올려 상공에 점차 선명해지는 적룡전투기를 보며 눈가가 촉촉해졌다.그다.진짜로 그다!비록 거리는 아주 멀었지만, 그녀는 입구에 서있는 그 그림자를 아주 똑똑히 보아냈다.바로 그녀가 계속 그리워하던 남편이자 아이의 아버지, 그녀의 사랑, 염구준이다!"주... 아니, 염 선생님!!"이 시각, 주작 전존과 백호 전존도 G.J호를 발견하고 놀랐다."염 선생님, 저희 여기에 있어요. 사모도 여기에 계십니다. 모두 여기에 있습니다."지면과 300미터 떨어진 상공에 있는 염구준은 섬 중심의 손가을을 보며 전투기가 착륙 전에 바로 뛰어내렸다."가을아!""내가 왔어."무명도의 중심에 두 사람이 서로를 꽉 끌어안았다.오랜만에 만난 듯이 말이다.비록 3시간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이 시간은 그들에게 한 세기보다 더 길게 느껴졌다.손가을도 그녀의 남편인 염구준이 그녀의 행방을 찾느라고 얼마나 갖은 노력을 했는지 상상도 안 갈 것이다.전신전을 이끌어 온 성조국군대와 대치하고, 4성급 상위 헤스버그를 사살하고, 흑풍 전주에게 중상을 입히고 북방과 태평양 해역을 왕복하는 등...그녀는 그저 꿈이 아닌 남편의 품에서 떨면서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괜찮아."염구준이 손가을의 긴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면서 주작전존과 백호전존더러 잠시 전신호로 복귀하라는 눈빛을 보내면서 다정하게 말했다."가을아. 이번에 네가 나한테 큰 도움을 줬어. 내가 이 은혜를 너한테 갚게 해줘."손가을은 눈물이 고인 눈으로 남편의 눈을 바라봤다.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울먹거리며 말했다."왜 은혜를 갚겠다는 건데? 내가 당신을 또 힘들게 했잖아. 나를 찾기 위해서 엄청 고생했을 걸 알아. 내가 미안해해야 하는 일이야."손가을이 무사하자 염구준의 마음이 놓였다.그는 아내의 손을 잡고 오른손으로 어머니가 남긴 옥패를 쥐며 미소 지었다."이것 좀 봐."옥패의 움직임이 느껴졌다.이때 염구준의 손바닥의 옥패가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의 높은 빈
손가을이 염구준의 팔을 꽉 잡은 채 몸을 살짝 떨고 있었다.이 대형 동물의 뼈 구조는 그녀도 어디서 본 적이 없었다.어떤 것은 사자와 같고, 또 어떤 것은 신화에서 나오는 괴물일 것만 같았다.그러나 이 동물들 모두 아주 오래전에 이미 지구상에서 멸종했다는 것만은 확신할 수 있었다."잔류한 뼈들도 아주 중요한 연구 가치가 있어."옥패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화산 입구 끝까지 걸어가자, 염구준이 고개를 돌려 이 사람과 대형 동물의 뼈를 보더니 손가을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돌아가서 사람더러 이 뼈들을 가지고 가서 연구하라고 할게. 도대체 뭐가 나올지 궁금하네."손가을은 염구준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응!"여기까지 도착하자 이미 지면과 500미터 떨어져 있었다.주위는 손을 뻗어 손가락을 보려고 해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차갑고 고독한 분위기를 풍겼다.그저 널브러진 뼈들 아래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빛이 염구준 손의 옥패를 부르는 것 같았다."저거구나!"동공이 작아지더니 염구준은 정신력을 내보냈다. 옥패를 반복하여 검사해서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손을 휘저으며 주위의 뼈를 모두 날려 보냈다.옥패가 날아서 안정적으로 염구준의 손바닥에 안착했다.이 옥패는 고유란이 남긴 옥패와 거의 비슷하게 생겼다.유일하게 다른 점이라면 새 옥패의 문양이 조금 반짝거린다는 것이다.염진한테서 가져온 옥패의 문양은 아무런 반짝임이 없었다."이건..."옥패를 손에 넣는 그 순간에 옆에 있던 손가을은 아무런 다른 점을 보아내지 못했다.그러나 염구준의 온몸이 떨리더니 그 전에 보지 못했던 황홀함을 보아냈다.자연 에너지!또는 용하국 고대 무술전적에 기재되어 있는, 무술의 가장 높은 경계에 이를 시 다투어 차지하려는 에너지. 익숙한 또 다른 이름을 지닌 ‘천웅기’이다. 천웅기는 고대 무술전적에서도 흔히 보이지 않는 이름이다.마치 전설의 달마 조사 혹은 무술을 창시한 거장처럼.모두가 무도 수행의 최후의 단계인 전신 지상을 넘지 못했다.많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 세력들은 세라와 관계가 좋았지만 지금은 그녀가 스텔라성과 엮여서 믿을 수가 없었다.베르가 말한 동맹도 결국은 이익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었다.“염병할 놈!”베르는 염구준이 사라진 곳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에취!”한편, 바다의 동굴을 지나던 염구준이 재치기를 하더니 귓구멍을 파며 중얼거렸다.“또 어떤 놈이 뒤에서 나를 욕하는 거야?”그는 이미 수백 미터 안으로 들어가면서 동굴을 살펴보았다.오래전에 인공으로 만들어진 동굴로서 지하수도로 사용했거나 육지에서 지각이 변화하여 이곳에 가라앉을 가능성도 있었다.이제 동굴 내부에 완전히 적응되어서 속도를 낼 때가 되었다슝!위험도 없고 갈림길도 없으니 팔다리를 빨리 저으며 앞으로 전진했다.동굴 끝에 무엇이 있는지 참 기대가 되었다.그것이 고대 옥패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말이다.푸!가는 도중에 갑자기 장어 같은 바다 동물의 습격을 받았지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다.‘누가 있어.’얼마나 헤엄쳤는지 모르겠지만 눈앞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염구준은 그 사람의 생사를 알 수 없어 한 줄기 검기를 발사했다.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을 보고 죽은 사람이라 생각했다.가까이 다가가 보니 잠수복을 입은 시체는 부패되지도 않고 마치 자는 것처럼 보였다.그 옆에 커다란 가방이 있었는데, 열어보니 황금, 비취. 진주 등 값나가는 보물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진짜 보물이 있었네. 고대 옥패도 있을까?”그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보물이 가득한 가방은 뒤로 한 채 계속 안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시체들이 점점 더 많이 나타났다.염구준은 궁금했다.왜 시체들이 하나 같이 상처도 입지 않고 평온한 표정으로 죽었는지 말이다.이상한 상황으로 하여금 점점 주변을 경계하게 만들었다.앞으로 더 나아갔을 때, 동굴은 사라지고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이곳이 바로 목적지인 것 같았다.그리고 내부를 살펴보려고 수십 발의 불꽃을 발사하던 염구준
찾겠다고 약속했던 보물이며 고대 옥패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그때 누군가 가슴이 벅차오르는 소식을 전했다.“절벽 위에 동굴이 있어요!”“여기에도 있어요. 불덩어리를 던졌는데 끝이 보이지 않아요!”“동굴에서 100그람되는 금덩어리를 발견했어요!”드디어 보물이 나타났다는 말에 다들 동료를 잃은 슬픔에서 금세 벗어났다.“일단 경거망동하지 말고 우리 대책부터 세웁시다.”중요한 순간에 베르가 나서서 대국을 주재하려 했다.염구준을 고립시키고는 각 세력들을 이용해 더 많은 것을 차지하려는 수작이었다.“부성주님,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합리적인 대안이라면 지시를 따를게요.”메노스가 환심을 사려고 스텔라성의 편에서 말했다.염구준의 실력이 너무 강해서 맞설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저들의 도움이 필요했다.나머지 가주들은 드디어 줄을 서야 하는 때가 온 것을 알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줄을 서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선택 문제였다.만약 잘못 선택하면 아무런 이득은 보지 않고 끝없는 재앙만 맞이할 것이다.…그 외에 무술인들은 가주들이 중요한 일을 논의하는 것을 알고 조용히 대기하고 있었다.몇몇 사람들이 토론한 결과로 대다수 사람들의 생사를 결정할 것이다.“염 선생은 대책이 있습니까?”노신기가 긴장이 흐르는 분위기를 깨고 떠보듯 물었다.지금 염구준은 혼자서도 스텔라성를 상대하기 충분했다.다들 대답을 기다리고 있을 때 염구준이 한 동굴 입구에 서서 말했다.“상의할 게 뭐가 있어요? 보물이 보이면 능력에 따라서 챙기면 되죠. 실력이 있으면 많이 챙기고 없으면 바닷물이나 마시다 가면 되죠.”그 말 뜻은 물질적이지만 현실적이기도 했다.지금 각 세력들이 꿍꿍이를 세우고 있으니 아무리 상의를 해도 진심이 아닐 것이다.어차피 나중에 사이가 틀어질 텐데, 지금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말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염구준의 말을 들은 베르는 각 세력들의 마음이 돌아설까 봐 바로 안색이 어두워졌다.“염구준, 지금 분열을 일으키는 거야? 절대 용납할 수 없어.
어떤 무술인들은 적대 관계이고 위에서 아무런 태도도 드러내지 않았지만 감사의 눈길을 보냈다.베르 일행은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은 것처럼 침묵하고 있으니 염구준을 칭찬하는 것은 더 불가능했다.“이곳은 위험해서 항상 조심하세요. 그렇다고 매번 도와줄 수 없어요.”염구준은 무덤덤하게 말했다.어차피 이번만 도와줄 거라 뻔뻔하게 구는 사람이 있어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그때 통신기에서 당황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저기 모래벌레 무리가 오고 있어요!”그 말에 다들 다시 안절부절했다.염구준이 재빨리 통신기에 대고 모두를 진정시켰다.“당황하지 마세요. 대부분 바닥으로 들어가고 몇 마리만 뒤를 따라왔을 겁니다.”땅으로 돌아가지 않은 모래벌레들은 전부 그의 검에 잘렸기 때문이었다.다들 안심하고 싸울 준비를 할 때, 꽃무늬 셔츠를 입은 젊은이가 공을 들고 앞에 나섰다.이곳까지 오면서 나약한 실력 때문에 항상 타인의 보호를 받았는데, 왜 이제야 나서는지 다들 알지 못했다.“썩을 놈의 벌레야! 첨단 과학기술의 위력을 보여 줄게!”젊은이가 건방지게 말하며 손에 든 공을 힘껏 던져버렸다.“안 돼!”메노스가 나서서 말렸지만 공을 이미 던져서 늦어버렸다.갑작스러운 행동에 다들 무슨 영문인지 몰랐다.“방어!”염구준이 고함을 지르며 기운으로 호체 기운을 끌어냈다.반보천인인 염구준마저 긴장하게 만들다니, 모두 젊은이가 던진 공은 틀림없이 대단한 물건이라고 생각했다.펑!공이 수십 미터 떨어진 곳으로 흘러서 올라간 순간,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마침 달려오는 모래벌레들을 순식간에 폭발시켰다.물속에서도 이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다니, 보기만 해도 감탄이 흘렀다.“악!”그런데 에너지가 빠른 속도로 물속에서 퍼지더니 사람들의 몸에 부딪치며 오장육부에 침투되었다.순식간에 거대한 생물체를 몇 마리나 제거했으니 사람에 미치는 영향도 치명적이었다.실력이 약한 무술인들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바로 죽었다.퍽!가장 먼저 공격받은 젊은이는 충격에 한참이나
“알겠습니다.”“네.”두 사람은 대답하자마자 각자 맡은 20명이 넘는 부하들을 이끌고 심해 모래벌레가 드문 변두리 지역으로 향했다.실력이 뛰어난 무술인 두 명이 앞장서서 길을 터주고 있으니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로서 부하들의 사기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다.그 장면을 본 남은 세력들도 벗어날 방법을 생각했는지 부하들에게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살고 싶으면 빨리 천기문의 뒤를 따라가!”지금 염구준이 뒤를 맡고 있었기에 그들도 벗어나기 훨씬 수월했다.베르가 떠날 때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염구준의 뒤를 노려보면서 저렇게 싸우다 콱 죽으라고 저주까지 했다.결국은 살려고 바삐 피신하느라 누구도 염구준을 도와주지 않았다.혼자 남은 그는 결국 심해의 모래벌레에게 포위되었다.“에휴, 저럴 줄 알았어. 그동안 도와준 걸 봐서라도 우리도 도와줍시다.”염구준은 자신이 한 결정에 후회하지 않고 계속 검을 휘둘러 벌레를 살해했다.각 세력의 무술인들이 이미 멀리 떨어졌으니 지금은 이 무리를 뚫고 나가야 했다.촤아악!순식간에 수많은 검기가 주변에 발사하며 바다 밑을 들쑤시는 바람에 모래와 진흙이 시야를 가렸다.어렴풋이 보이는 것은 덩치가 큰 물체들이 하나둘씩 쓰러지는 것이었다.아무리 바다가 모래벌레의 구역이라 해도 염구준의 검을 막지 못했다.검망이 닿는 곳은 그들 시체로 널렸다.염구준이 뛰쳐나오려고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을 때 도망친 각 세력들은 균열 변두리에서 편하게 쉬고 있었다.“염 선생이 우리를 위해 혼자 희생하는데 우리도 소수 정예병을 조직해서 도와줍시다!”그레이가 통신기에 대호 한마디 제안했다.흔쾌히 나설 사람은 없겠지만 일단 말은 해봐야 알 수 있으니까.“하, 대단한 것처럼 건방지게 굴더니, 저런 놈은 죽어도 싸.”“그러게요. 저 악마의 생사는 우리랑 상관없어요.”베르와 세라가 시큰둥하게 자신들의 태도를 표명했다.“당신들…”그레이가 나서서 비판하려고 할 때 그들과 싸워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더는 말을 잇지 않
염구준이 수압의 영향을 받지 않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베르는 당황했다.이제 손에 무기도 없어서 어떻게 막아야 할지 막막했다.“멈춰!”“당장 공격을 멈춰!”“부성주님, 조심하세요!”그 장면을 보던 반보천인 세 명은 막을 겨를도 없이 소리를 질렀다.바로 그때,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염구준은 공격을 멈추고 지하를 내려다보았다.푸!두 사람 사이에 있는 두터운 진흙 속에서 갑자기 무엇인가 모래를 사방에 뿌리면서 올라오는 것이었다.염구준이 재빨리 진흙의 가운데를 잘라버리자 생물체가 죽었는지 바닥에 툭 하고 떨어졌다.마침 검기도 기운을 소진하여 공격을 멈추고 돌아서서 살펴보았다.“젠장, 그냥 지하에 처박혀 있을 것이지, 뭐 하러 죽으러 나왔어?”염구준이 불청객에게 짜증을 부렸다.만약 생물체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 검에 죽을 사람은 베르였다.진흙과 모래가 가라앉자 다들 생물의 정체를 주시했다.굵기가 2미터나 되고 꼭대기에 날카로운 이빨이 수두룩하게 생긴 심해의 모래벌레였다.이 벌레는 성체가 되면 길이가 30미터에 달하고 풍부한 광물을 함유한 화산암을 먹고 살기에 이 구역에서 텃세가 특히 강했다.그리고 공격성은 형태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방어해! 이것들이 떼로 공격할 거야!”염구준은 통신기에 주의를 주고 잠시 베르를 살해하는 것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위험한 상황에 닥쳤으니 자기들끼리 싸운다면 사기를 떨어트리기 때문이었다.푸푸!말이 채 끝나기 전에 수많은 모래벌레들이 땅속에서 나와 무차별한 공격을 퍼부었다.일반 무술인이 한 입에 먹힌다면 바로 두 동강이 났다.반보천인 무술인들은 잠수 장비가 망가지면 심해의 수압을 견뎌야 하기에 역시 방심할 수 없었다.그러니 아무도 죽음을 무릅쓰고 공격하지 않았다.심해 모래벌레들이 신출귀몰하며 공격하자, 다들 혼란에 빠져 허둥지둥했다.그들에 비해 염구준은 다가오는 놈들을 가볍게 잘라냈다.이 벌레들은 사납지 않은데 갑자기 땅속에서 튀어나올 때 당황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염구준은 감지
싸움은 잠시 한 단락 끝났다.베르가 씩씩거리며 통신기에 대고 고막이 터질 듯 소리를 질렀다. “염구준, 왜 우릴 도와주지 않아?!”“당신들도 날 도와주지 않았잖아요.”염구준은 어처구니없는 가스라이팅을 무시하고 반문했다.베르는 이런 말로서 염구준을 각 세력의 반대편에 세워 고립시키려는 수작이었다.이제 막 대군을 지휘할 수 있는 임시 사령관을 담당하게 되었으니 위세를 떨칠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웃기지 마. 우리는 반보천인 무술인이라 다른 무술인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어. 그런데 넌 한심하게 지켜만 보고 있었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아?”베르는 정의로운 척 그의 영혼까지 고문하며 계속 나무랐다.눈치가 없는 무술인들은 정말 베르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하하하. 방금 수십 명이 넘게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는데도 당신은 구하러 가지 않고 도망가느라 바쁘던데요? 그 말을 하고도 양심에 찔리지 않습니까?”염구준은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이기적인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지,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또 염구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이렇게 분석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기 십상이었다.“흥, 따박따박 말대꾸는. 누가 너 같은 놈을 낳았는지 그 어미가 궁금하다.”베르는 솔선수범하지 않으면서 말로도 밀리게 되자 인신공격을 하기 시작했다.“죽고 싶어?”그러자 염구준이 버럭 화를 내며 베르에게 검을 겨주었다.상대방이 시비를 건다면 원하는 대로 한바탕 싸워줄 기세였다.“내가 무서워할 줄 알아?”베르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커다란 방패를 들고 맞섰다.이번 행차에 스텔라성에서 실력이 있는 반보천인 네 명을 파견했기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쿵!염구준의 검이 방패에 닿은 순간 둔탁한 소리가 나며 베르가 뒤로 몇 발치 물러갔다.“물에서 방패를 쓰다니, 죽으려고 작정했군.”물속에서 방패의 부력이 커서 오히려 싸움에 방해가 되었다.그는 계속 검으로 공격하며 가볍게 제압했고, 뒤로
그 생물의 정체는 대왕 오징어였다.이 생물은 빛을 두려워해서 항상 심연에 숨어 있기에 과학자들은 파도에 밀려온 시체들만 주워서 연구했었다.대왕 오징어는 가장 긴 것은 40미터 이상에 달했다.염구준은 지금 상황을 보고 속으로 탄성이 흘러나왔다.“젠장, 오징어 소굴을 건드렸나?”심지어 그중에서 덩치가 큰 오징어는 전신 경지에 도달했다.마침 수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와서 다행이지, 염구준이 혼자 싸운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염 선생님, 이제 어떡해요?”통신기에서 초조한 노신기의 목소리가 들렸다.그 말 뜻은 그가 나서서 천기문의 부하들을 지켜달라는 의미였다.솔직히 그들 실력으로 이렇게 많은 대왕 오징어를 상대하기 버거웠다.“살아남아서 바다 밑 끝까지 오세요.”염구준은 한마디만 남기고 검을 휘두르며 계속 아래로 내려갔다.지금은 사방이 어두워서 대체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는 것조차 어려웠고, 모두 자원해서 온 거라 그들을 책임질 의무가 없었다.“다들 최선을 다해 바다 밑으로 내려가자!”노신기는 목숨을 걸 각오로 모두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다.순식간에 각 세력은 대왕 오징어와 무차별적인 싸움을 벌였다.하지만 캄캄한 물속은 대왕 오징어들에게 유리한 곳이라 인간들은 1대1 싸움에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참담한 희생을 치러야 했다.위기가 닥치자 베르가 긴급 공공 통신 채널을 열고 이런 제안을 했다.“이러다 다 죽습니다. 우리 모두 협력하여 살길을 열어야 합니다. 바다 밑에 도착하면 지금처럼 힘들지 않을 겁니다.”솔직히 베르도 염구준처럼 대놓고 아래로 내려가고 싶었지만 그런 실력이 되지 못했다.“찬성합니다.”“협공합시다!”각자 싸우다가 자칫하면 전멸할 수 있으니 다른 세력들도 이 제안에 동의했다.“반보천인이 앞장서고 전신 경지, 전신지상 무술인이 그 다음, 나머지는 뒤를 따라갑니다!”베르는 정예병을 살리고 나머지는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을 생각으로 배치하기 시작했다.“공격합시다!”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다른 사람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모두가 슬픔과 공포에 빠져 있을 때 염구준이 두터운 잠수복을 입고 바닷속으로 들어갔다.간밤에 가볍게 생물을 절단하면서 그의 단전은 이미 기운으로 꽉 찼다.“염 선생이 바다에 들어갔어요.”모든 사람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으니 작은 동작이라도 이내 알아챘다.그가 갑작스럽게 뛰어드는 바람에 노신기 일행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대체 왜 저러는 거야?”“내가 앞장 설게요. 촉각이 있는 생물일 뿐, 두렵지 않습니다.”일부 반보천인은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서둘러 잠수복을 입고 바다에 뛰어들었다.염구준의 손에 완벽한 해도가 있으니 그가 정보를 어느 정도 장악하고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그래서 먼저 보물을 찾아낼까 봐 조바심이 났던 것이다.어떤 사람들은 말로는 보물을 찾으러 왔다고 하지만 솔직히 고대 옥패를 노리고 왔다.일단 옥패에 있는 무공을 연마하면 자신의 실력을 제고할 수 있으니 나중에 재물을 손에 넣어도 늦지 않거니와 그때는 더 쉬울 거라 생각했다.염구준은 바다 밑에 있는 균열을 향해 가다가 가끔씩 방향을 조절했다.아직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가장 힘이 덜 드는 방법을 사용했다.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물고기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점점 어두워져 앞이 보이지 않았다.염구준은 길이가 석 자가 되는 청봉을 잡고는 언제든 적을 무찌를 준비를 했다.방금 잘린 촉각의 길이를 볼 때, 본체에 비해 너무 짧아서 치명상을 입히지 못했다.만약 덩치가 어마어마한 팔조괴물이라면 아직도 어두운 곳에 숨어 있는 게 틀림없다.촤아아! 촤아아!그때 물살이 바뀌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더니 수백 개의 검은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각 세력의 정예병이 움직인 것이다.어떤 무술인은 일정한 거리에 도착한 후 빠르지도 늦지도 않는 속도로 염구준의 뒤를 따랐다.그가 앞장서서 길을 터달라는 뜻이었다.염구준은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아래 균열이 빨아들이는 대로 끌려갔다.‘얼마든지 따라와 봐.’지금 상황으로 말하자면 누가 누구의 총받이가 될지
선박 위의 사람들이 절박하게 울부짖었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자 각 세력들이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분위기를 보아 곧 위험이 닥칠 것 같았다.촤아아악!“엄청난 것이 몰려오고 있어! 빨리 위로 올라가!”나중에 물에 들어간 무술인들이 제일 먼저 해수면으로 올라와 보고했다.이어서 대다수 무술인들은 통신기에 비명소리만 남기고 사라졌다.각 세력이 어쩔 바를 몰라 혼란에 빠졌을 때, 노신기는 염구준의 옆얼굴을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그의 말이 옳았다.“다들 맞서서 싸웁시다!”염구준은 어마어마한 기운이 몰려오는 것을 감지하고 우렁차게 소리쳤다.그게 무엇이든 이미 상대방을 건드린 이상 맞서서 싸워야 했다.정신을 차린 각 세력들은 갑자기 조상들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떠올라,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무기를 집어 들었다.촤아아!다시 몇몇 사람이 수면위로 올라오더니 놀라운 속도로 선박을 행해 헤엄쳤다.“저게 다 뭐야?”누군가 겁에 질려 비명소리를 질렀다.“나도 몰… 악!”같이 헤엄치던 일행이 말하다 바다 밑에 있는 물건에 잡혀 끌려가고 말았다.그리고 밧줄처럼 생긴 것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선박에 있는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악!”“살려줘!”순식간에 비명소리와 경악 소리가 섞여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었다.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체에 다들 지레 겁을 먹었다.윙!그때 누군가 열 줄기 검기를 발사해 밧줄처럼 생긴 생물을 잘라버렸다.“저건 또 뭐야? 엄청 단단하네.”제일 처음으로 공격한 사람은 역시 염구준이었다.“끼익!”바다 밑에서 공격을 당한 생물은 날카로운 이명소리를 내며 위로 올라왔다.생각보다 쉽게 잘리자 각 세력들은 용기를 내서 공격을 퍼부었다.“별거 아니네. 단번에 잘려지잖아.”자신감이 생긴 그들은 필사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본래 각 세력의 실력으로 쉽게 생물을 잘라낼 수 있는데, 이 생물이 모두가 혼란에 빠진 틈을 이용해 습격할까 봐 진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물론 염구준도 모든 사람을 책임질 의무가 없으니 주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