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비참한 건, 최근엔 심지어 광부들이 광산에 내려갈 때 배가 고파서 기절하기도 했다. 광구에서 제공한 숙박환경은 개집만도 못했고, 음식은 더욱 쉰내 나는 찐빵과 유통기한이 지난 반찬들뿐이었다. “모두 죽고 싶어? 감히 여기까지 와서 소란을 피우다니!” 사무빌딩 앞에서 몸이 우락부락한 남자가 손에 굵은 강철봉을 들고 3명의 공사감독과 함께 차가운 눈빛으로 70여 명의 광부들을 바라보며 흉악한 웃음을 지었다. “누가 월급을 달라고 보채는 거야? 한 번 나와봐.” 우락부락한 남자가 나오자마자 모두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현장에 있던 모든 광부들은 눈앞의 우락부락한 남자를 알았다. 그의 별명은 ‘금강’인데 이곳의 광부감독은 아니지만 사장 이엄웅 밑에서 일하는 대단한 싸움꾼으로서 전 대서북에서 명성이 자자했다. 그는 평정시 가장 큰 규모의 깡패조직의 우두머리였고 전문적으로 광구를 지키는 일을 하고 있었다. 소문에 의하면 몇 년 전에 광구에서 파업으로 떠들썩할 때, 그 자리에서 강철봉으로 3명이나 때려죽였는데 아무런 풍파도 일으키지 않고 광구 배후의 사장에 의해 쉽게 가라앉혔다고 한다. “금…금강.” 사람들 중에서 엄청 수척한 광부 한 명이 온몸을 떨며 금강을 바라보았다. “저희는 고의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닙니다. 사장에게 말해서 저희에게 월급만 지급한다면 바로 돌아가서 일할 게요.” “저… 저희는 반년 동안 한 끼도 배불리 먹은 적이 없어요!” 이때 금강이 실눈을 뜨고 광부를 째려보며 흉악한 웃음을 지었다. “밥 안 먹었다고? 또 누가 밥 안 먹었어? 내가 밥 먹여줄 게!” 전방의 군중들은 소동을 일으키더니 한 명씩 나서기 시작했다. 총 6명의 광부가 부들부들 떨며 가장 앞으로 나왔다. 방금 그 광부는 떨리는 입술로 말했다. “금… 금강 형님. 저희 광산에 서류가 있잖아요. 제9광구가 손씨 그룹에 속하고 복지도 높아져서 월급을 20% 상승했다고 들었는데 저희는…” ‘이 촌놈들이 감히 복지를 높여달라는 거야?’금강의 안색이 매서워지
“아니면 누가 당신에게 용기를 준 건가?” ‘응?’ 금강은 눈썹을 치켜들어 눈앞의 청년을 훑어보았는데 모르는 사람이었다. 눈앞에 있는 젊은 남자는 볼품없는 캐주얼한 양복을 입고 있었고 기껏해야 25세쯤 되어 보였다. 등 뒤에 몇명의 그림자가 보이긴 했으나 거리가 멀어 잘 보이지 않았다.“아이고, 그래도 사람은 데리고 왔네? 계집애까지 있다니!” 금강은 눈빛을 거두고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 “자식아. 내가 여자를 좋아하는 줄 알고 준비한 거야? 한 손으로 내 철봉을 잡다니, 힘이 센데. 내가…” 순간 소리가 멈추더니 가슴이 찢어지는 비명으로 변했다. 금강의 굵은 오른쪽 팔뚝이 강철봉과 함께 눈앞의 청년에 의해 부러졌다. 그리고 그는 100키로가 넘는 금강을 걷어차 20여 미터 멀리에 있는 사무실 빌딩으로 날려버렸다. “헉…” 현장에 감탄하는 소리만 들렸다. 홀 앞에 서있던 70여 명의 광부들은 무의식적으로 젊은 남자를 보고 다시 바닥에서 몸부림치며 울부짖는 금강을 보더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번엔 정말 큰일 났다.’ 금강이 무서운 게 아니라 그 배후의 세력이 무서운 것이었다. 먼 곳은 말할 것도 없고 사무빌딩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 광산사장 이엄웅은 백이 큰 사람이었다. ‘이 청년이 누구든 광산에서 소란을 피우면 절대로 살아서 광구 대문을 나갈 순 없을 거야.’ “당… 당신 누구야?” 이때 사무빌딩에서 공사감독 몇 명이 나와서 허둥지둥 금강을 부축해서 일어섰다. 금강은 왼손으로 오른팔을 안고 입구의 젊은 남자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미친 사람같이 소리 질렀다. “왜 우리 광구에 와서 소란을 피워? 내가 누군지 알기나 해?” “이름을 대봐. 내가 장담하는데 네가 누구든 오늘 반드시 죽어야 해.” ‘내가 누구든 죽어야 한다고?’ 젊은 남자는 담담하게 웃으며 금강과 몇 명의 공사감독을 무시하고 몸을 돌려 70여 명의 광부를 마주하고 입을 열었다. “방금 당신들의 말이 맞아요. 여긴 이제 손씨 그룹에 속해요. 내가 누구인지는 중요
금강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옆에 있던 공사감독 세 명은 갑자기 얼굴에 독기를 품고 손에 고무막대기를 하나씩 들고 멀지 않은 세 광부를 향해 달려갔다. 그들은 세 광부를 통해 70여 명의 직원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줄 생각이었다. 항도광산은 관리가 삼엄했고 광부들의 신분증을 압수해서 외출을 금지했다. 하지만 임영철 등 인이 몰래 도망간 이후로 다른 광부들도 모두 탈출할 계획을 짜고 있었다. 임영철 등 인을 잡을 수만 있다면 다른 광부들도 더 이상 경거망동하지 못할 것이라고 사장이 말했다. “내 앞에서 사람을 잡으려고 하다니?” 세 명의 공사감독이 스쳐 지나가는 순간, 염구준은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손을 흔들자 보이지 않는 기운이 갑자기 퍼져 세 명의 공사감독을 쉽게 날려 보냈다. 그리고 발걸음을 가볍게 들어 올리더니 쏴하는 소리와 함께 순간이동으로 사무빌딩에 나타나 금강의 앞에 섰다. “너… 너 뭐 하려는 거야?!” 금강은 처음엔 놀랐으나 눈빛이 바로 매서워지더니 임영철 등 인을 가리키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너 이 자식, 도망간 것도 모자라 또 문제를 일으키다니.” “저 사람들은 모두 이 광산의 직원들이야. 관리 규정을 위반하고 몰래 도망쳤으니 내가 저들을 잡는 건 당연한 일이야.” “당연한 일이라고?” 염구준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오른손을 내밀자 공기 중에 빛이 반짝였다. 금강이 염구준의 동작을 똑똑히 보기도 전에 왼팔이 아파오더니 오른팔과 똑같이 부러졌다. “네 말에 일리가 있어.” 염구준은 손을 거두고 울부짖는 금강을 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네가 여기의 직원을 때렸으니 내가 너에게 징벌을 가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야.” “아까 나보고 너에게 여자를 데려다주러 왔냐고 물었지? 내 아내를 모욕했으니 내가 너에게 벌을 가하는 것도 당연한 거고.”그는 말을 마치고 발을 들었다 쾅하고 놓자 100키로가 넘는 금강은 아무런 무게도 없는 천조각처럼 광부들의 머리 위로 날아가 50여 미터 되는 곳에 떨어졌다. “이… 이게…” 빌딩
사무빌딩 엘리베이터 입구에 20여 명의 건장한 사나이들이 손에 비수와 칼, 그리고 고무막대기를 들고 기세등등하게 뛰쳐나왔다. 그들은 줄곧 위층에서 사장인 이엄웅을 보호하고 있었다. 아래층의 혼란을 들었지만 엘리베이터가 너무 느려서 이제야 현장에 도착한 것이었다. 홀에 도착하자마자 땅에서 발버둥 치며 울부짖는 금강을 보았다. “죽여! 저 자식 죽여!” 멀리서 바닥에 웅크리고 있던 금강은 염구준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그의 목소리는 마치 포효하는 야수같이 염구준을 찢어버리려는 것 같았다. “아니, 먼저 죽이지 말고 다리를 잘라버려! 목은 남겨 놔, 내가 직접 자를 테니까. 그리고 밖에 있는 저 여자 도망가지 못하게 해! 내가 이 녀석 눈앞에서 저 여자를 괴롭힐 거야.” 순간, 20여 명의 건장한 깡패들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사방에서 뛰어나와 손에 든 무기를 휘두르며 염구준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갔다. 그들은 금강의 뜻대로 염구준을 죽이지 않고 불구로 만들 작정이었다. 20여 명의 깡패들이 몰려들자 홀 밖에 있던 70여 명의 광부들은 죄책감으로 인해 이를 악물었다. ‘너무 늦었어! 좀 더 일찍 도망가라고 일깨워줬어야 하는데. 착한 젊은이가 우리를 위해 나서서 싸우는데 우린 눈을 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니.’ 그들의 얼굴엔 미안함, 죄책감, 부끄러움이 교체되었다. 깡패들의 무기가 청년의 몸에 떨어지려고 할 때의 장면은 손가을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염구준은 발걸음을 움직이지 않고 파리를 내쫓듯 손을 들어 가볍게 흔들었다. 그러자 광풍이 일더니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잔잔한 기풍이 그의 손바닥에서 발산되었다. 그러자 기풍은 쓰나미 같이 공사감독들을 휩쓸어 광부들 머리 위로 지나가 금강의 곁에 떨어졌다.뼈가 부러지고 근육이 부서져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다. 24명의 깡패들이 모두 엉망진창으로 넘어졌고, 몸에 뼈가 몇 대나 부러졌는지도 모른채 힘이 빠져 손에 들고 있던 무기들을 떨어트렸다. 그들은 일어날 힘도
임영철도 마찬가지로 염구준이 가져다준 충격에 빠져있다가 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재빨리 몸을 돌려 손가을을 보며 흥분한 안색으로 말했다."다들 어서 인사해요. 이분이 바로 손씨 그룹의 손 대표님이십니다. 우리가 추측하던 할머니가 아니라 젊고 예쁘신 분이에요! 아, 그리고 방금 금강에게 손을 쓰신 분은 대표님의 남편분이자 손씨 그룹 경호팀 부장인 염구준 부장님입니다!"‘저 여인이 바로 손가을이고, 저 잘생긴 청년이 바로 전설 속의 청해의 왕인 염구준이라고?!’광부들은 눈앞의 사실을 믿을 수 없는 듯 서로 시선을 마주하다 몇 초가 지나서야 환호를 질렀다."손 대표님 만세, 염 부장님 만세!""애타게 기다리고 기다리다 드디어 손 대표님 오실 때까지 버텼네요! 손 대표님, 저희 월급은 언제 주십니까? 반년째 월급을 받지 못했습니다. 집에서 아내와 아이들이 모두 돈 쓰기를 기다리고 있어요!""누가 지금 어리석게 월급을 달라고 하는 건가요? 염 부장님께서 우리를 도우러 왔고 손 대표님까지 직접 오셨는데 설마 월급도 안 주겠어요? 어서 손씨 그룹 만세라고 외칩시다!"손가을은 눈 앞의 광부들을 보며 눈가가 조금 촉촉해졌다. 그녀는 두 손을 내리누르며 모두를 진정시켰다."모두 침착하세요. 여러분들을 위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온 겁니다... 다들 조용히 해주세요. 내 목소리가 묻힐 지경입니다!"상황을 통제하기는 쉽지 않았다!광부들은 흥분되어 얼굴마저 붉게 달아올랐고 ‘만세’를 외치는 목소리도 점차 커졌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무릎을 꿇고 큰절까지 하며 눈물을 흘렸다.구원자, 그들은 정말 구원자다! 손 대표님과 염 부장님이 오셨으니, 그들에게 드디어 살길이 생긴 것이다!"큰일이야!"귀청이 터질 듯한 함성 속에서 광부 한 명이 갑자기 미친 듯이 손가을 앞으로 달려가 초조한 듯 발을 동동 굴렀다."손 대표님과 염 부장님이 오신 것은 좋은 일이지만 방금 염 부장님이 금강을 때렸잖아요? 다들 광부의 돈을 뜯어먹는 이엄웅이 아직도 사무실 동에 있다는 것을 잊
"그리고 항도 광산에서 아무런 직무도 없으면서 아래에서 광부들을 억압하며 날뛰던데, 당신의 사주를 받은 거지? 복지를 억압하고, 직원들을 착취하고 학대하며 본사 규정까지 위반하고 권력으로 사리사욕을 도모하기까지... 이엄웅, 네 죄를 인정해?"이엄웅은 얼어붙은 채 바닥에 주저앉아 고통스럽게 울부짖는 진강규를 바라보았다. 그의 안색은 점점 더 하얗게 질렸다.방금 그는 위층에서 진강규가 상처를 입은 것은 보았지만 이렇게까지 부상이 심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진강규의 두 팔과 손목, 그리고 가슴팍의 뼈는 모두 뒤틀려 부러졌고 심지어 상처에 새하얀 뼈가 드러날 정도였다. 만약 저 상처가 자기 몸에 생겼다면..."염구준!"이엄웅은 등골이 오싹해 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그는 서둘러 감정을 조절하고 염구준을 빤히 노려보며 호통쳤다."난 네가 누구인지 알고 있어. 하지만 너도 이 이엄웅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봐! 네가 청해의 왕이고 손가을의 남편이라고 해도 평정시에 들어선 이상 왕이여도 허리를 굽혀야 할 거야. 이 곳에서 내 말이 곧 정답이고 법이야! 누구도 나와 맞서질 못한다고! 네 권력이 아무리 강해도 그저 청해에만 그칠 뿐이야. 평정시까지 손댈 생각은 꿈도 꾸지 마!"역시 날뛰는 자구나...염구준은 오른손을 내밀었고 무형의 기운이 손바닥에서 천천히 회전했다. 그는 이엄웅을 담담하게 쳐다보며 낮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내가 손을 댈 수 있는지 궁금해? 그럼, 어디 한번 보여줄게!"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손바닥을 가볍게 쥐었다.‘펑!’사무실 소파에 앉아 있던 이엄웅은 온몸을 갑자기 떨었고 가슴팍에 마치 묵직한 공격을 받은 것처럼 손바닥 모양의 깊게 파인 자국이 생겼다.흉골 파열과 내장 압박으로 인해 그의 입가에는 피가 뿜어져 나왔다!"지금 내가 어디까지 손을 뻗을 수 있는지 알겠어?"염구준은 고통에 휘말린 이엄웅을 보며 손바닥에 점차 힘을 실어서 넣었다. 그의 눈빛은 아까보다 더욱 차가워졌다."쓸데없는 말은 듣고 싶지 않아. 밖에서 월급을 달
광부의 권리는 무엇인가?당연히 그들의 월급이고 그들의 피땀이 어린 돈이다!"월급을 줄게요. 지금 바로 광부들에게 월급을 줄게요!"이엄웅은 바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뼈가 부러진 극심한 고통을 참으며 소리 질렀다."월급을 모두 그들에게 주고 손 씨 그룹에서 전달한 복지 대우도 그들에게 모두 주겠습니다!""대답은 그래도 깔끔하게 하네."염구준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 허공에 멈춘 손을 흔들었다.‘쓱!’이엄웅의 몸은 마치 줄 끊어진 연처럼 저도 몰래 눈에 보이지 않는 강력한 힘으로 인해 날아갔다. 그리고 아주 정확하게 사무실 구석의 금고 앞에 떨어졌다!"아이고, 아파, 아파..."이엄웅은 아픔으로 인해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부들부들 떠는 손으로 열쇠를 꺼냈다. 그리고 지문과 홍채 검증을 마치고 천천히 금고를 열었다.셀 수 없는 한 무더기의 지폐와 몇 개의 정교한 모양새의 명품 시계, 그리고 희귀 금속으로 만들어진 넥타이 단추까지, 총가치는 아마 5억 원을 훨씬 넘을 것이다!"1억원, 2억원, 3억원..."이엄웅은 무릎을 꿇고 금고에 있는 지폐를 모두 꺼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옆에서 발버둥 치며 울부짖는 진강규를 보며 연달아 욕설을 퍼부었다."금강, 죽은 척하지 말고 어서 와서 도와줘! 돈이 너무 많아서 옮길 수 없어!"진강규는 말문이 턱하고 막혔다!그의 두 손과 손목은 이미 모두 부서졌고 이엄웅보다 더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이엄웅은 그의 사장이니 조금이라도 숨이 붙어있는 한 이엄웅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었다!"어이구, 어이구..."두 사람은 숨을 헐떡이며 거의 바닥에서 구르다싶이 현금 더미를 사무실에서 옮겼다. 그리고 사무실 밖의 복도를 따라 천신만고 끝에 엘리베이터도 돈을 운반하고 아래층으로 향했다.약속을 지키기 위해 광부들에게 월급을 지급해야 한다!...사무실 건물 앞."저, 저 사람은... 이 사장님?!"70여명의 광부가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기어 나오는 이엄웅을 멀리서 보고 휘둥그레졌다. 그들의 얼굴에는 믿
이엄웅은 광부들에게 사과하지 않으면 목숨을 일을 것 같아서 얼른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그는 통곡을 하며 광부들에게 미친 듯이 절했다. “여러분의 돈을 횡령한 나는 인간도 아닙니다. 지금 돈을 가져왔으니 10개월치 월급을 줄게요. 그리고 손 대표님과 염 부장께서도 여러분의 월급을 20% 상승해서 주라고 했어요. 이건 여러분이 마땅히 받아야 할 돈입니다.” 그는 말을 마치고 감히 1초도 지체하지 못하고 금강과 함께 돈을 들고 홀로 나왔다. “헐…….” 눈앞의 광경을 본 광부들은 입이 떡 벌어졌다. ‘이게 예전에 난폭했던 이엄웅 맞아? 염 부장 앞에선 한 마리의 개보다도 못하다니!’ “염 부장 만세!” 사람들 중에서 누가 먼저 외쳤는지 모든 광부들이 함께 외치기 시작했다. 현장의 분위기는 갑자기 절정에 달했다. “손 대표님 만세! 손씨 그룹 만세! 만세!” 만세를 외치는 것 외에는 그들의 심정을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10개월의 임금을 주지 않다니. 그들이 베풀었던 피와 땀, 지금껏 받아왔던 스트레스가 한순간에 폭발했다. “나와 가을이는 여러분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염구준은 천천히 광부들 앞으로 다가가더니 손가을의 손을 잡고 광부들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당신들의 임금은 반드시 발급합니다. 하지만 지금 더 중요한 일이 있어요.” 항도광산 제9광구의 사무실 앞은 웃음바다로 변했다. “생산 1팀의 장부귀는 기본 월급 700만 원에 보조금 500만 원, 총 1300만 원.” “생산 2팀의 양건 파는 기본 월급 700만 원에 보조금 400만 원, 총 1100만 원.” “한복생…….” 반시간이 걸려서야 모든 광부들의 월급을 지급했다. 광부들은 돈을 안고 격분한 얼굴로 염구준과 손가을을 바라보며 마음속의 고마움을 말로 형용할 수가 없었다. 10개월이나 월급을 지급하지 않아 그들의 생활은 엄청 어려웠다. 아이들의 학비, 부모의 의료비, 가정의 생활비가 그들을 억누르고 있는 큰 산 같이 그들이 숨을 쉴 수 없게 만들었다.그러나 지금
쾅!염구준이 손을 들어 책상을 내리치자, 단단한 원목 테이블이 산산조각 났다.“네놈은 내가 돈 때문에 너희와 한패가 되어, 그런 패악질을 저지를 거라 생각했나?”대화를 나누면서 염구준은 상대방이 끝까지 이 길을 갈 생각이며 자신까지 끌어들일 생각이란 걸 알아차렸다.하지만 용하국의 백성들을 해치는 일을 가장 증오하는 그가 상대방과 손을 잡을 리가 없었다. 만옥루는 표정을 굳히며 협박하듯이 물었다.“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손 잡을 겁니까, 잡지 않을 겁니까?”상대방의 크게 변한 태도에 염구준은 그가 더 이상 좋게 말하지 않을 것이며 믿는 구석도 있다는 걸 눈치 챘지만 말을 바꾸진 않았다. “헛된 꿈을 꾸는군. 똑똑히 들어, 나는 만능 전당포 같은 조직을 절대로 남겨두지 않을 거야. 절대로 봐주지도 않을 거고.”이 말이 나온 순간, 두 사람 사이의 얇았던 가림막이 완전히 찢겨 나갔다.이제 더 이상 대화는 필요 없다는 거다.염구준의 대답을 들은 만옥루는 좋게 말해도 듣지 않는 상대방의 태도에 화가 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건 당신이 선택한 길이니 죽어도 원망하지 마세요!”‘독이다.’“차 안에 독을 섞을 줄이야. 비열하기는.”염구준은 자신이 중독 되었다는 걸 알았지만 크게 당황해 하지는 않았다.하지만 그는 곧바로 뭔가 이상함을 감지했다.“아니, 이건 반독이군. 다른 독과 결합해야 효과를 발휘하는 거지?”‘처음부터 날 상대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건가. 하긴, 그럴 생각이 없었으면 독을 이렇게 조심스럽게 쓰지도 않았겠지.’‘그럼 방금 전엔 진심으로 날 끌어들이려고 한 것도 있었겠지만 시간을 끌기 위해서인 것도 있겠군.’“하하, 맞습니다. 하지만 너무 늦었어요. 당신이 이곳으로 올 때 지나온 지하 통로에는 무색무취의 반독이 가득했거든요.”“당신을 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40억도 포기하려 했지만 기어코 거부했으니 이젠 어쩔 수 없습니다.”만옥루는 미친듯이 웃으며 이미 이긴듯한 태도로 염구준에게 다가갔다.“이 독, 꽤나 강하네.”염
염구준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뭘 새삼스럽게. 내 현상금은 하루가 멀다 하고 오르잖아.”꿈에서도 염구준을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차고 넘치기 때문에 당연히 그를 죽이기 위해 돈을 거는 사람들도 많았다.오랜 시간 누적된 그의 현상금은 이미 어마어마한 액수로 불어나 있었다.“하지만 이번에는 더 많이 올랐습니다. 무려 40억이에요.”만옥루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금액을 알렸다.‘40억?’염구준은 태연한 표정을 유지했지만, 속으로는 적잖이 놀랐다.자신의 목숨값이 이렇게까지 비쌀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었다.일부러 이렇게까지 현상금을 높인 이유는 굳이 따로 생각하지 않아도 누군가 그를 죽이고 싶어서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이 높은 현상금에 눈이 멀 거라는 걸 아는 거지.’“그 말인 즉슨 날 잡아서 돈을 바꾸겠다는 건가?”염구준은 만옥루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만옥루는 겉보기엔 인자하고 온화한 인상을 지니고 있었지만, 만능 전당포의 장계를 맡고 있는 인물이 착할 리가 없었다.밀실 벽에 걸린 각종 의뢰 목록만 봐도, 잔혹하고 탐욕스러운 사람이란 걸 알 수 있었다. “하하, 염 선생님 농담이 지나치십니다. 제가 선생님을 이곳에 초대한 이유는 그저 논의할 것이 있어서입니다.”만옥루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책상 위의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면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였다.‘대체 무슨 속셈이지?’염구준은 만옥루의 의도가 그가 말한 것처럼 단순할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미 이곳까지 온 이상,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들어볼 생각이었다.“듣고 있으니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바로 해.”말 정도를 들어줄 시간은 있으니 그는 조급해하지 않았다. ‘어차피 내 눈 앞에서 도망칠 수도 없기도 하고.’이윽고 만옥루는 미소를 거두고, 진지한 얼굴로 본론을 꺼냈다.“염 선생님께선 만능 전당포의 존재가 합리하다고 생각하십니까?”이 질문은 명백히 염구준의 입장을 떠보려는 것이었다.염구준은
다른 사람들은 염구준이 얼마나 강한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만약 정말로 싸움이 벌어진다면 자신들도 휘말릴 거라는 걸 알아 이 말을 들은 뒤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이 말을 들은 진희도 더 이상 요염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염 선생님, 웬만한 일은 제가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말 있으시면 바로 하세요.”“저 사람을 체포하라는 임무를 누가 내린 거지?”염구준은 제이든을 가리키며 질문했다.이번 방문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제이든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다른 것들은 일단 제쳐 둘 생각이었다.그리고 보아하니, 만옥루의 주인도 도망칠 생각이 없어 보였기 때문에 굳이 조급해할 필요는 없었다. “죄송하지만 이건 제 권한을 넘어서는 문제입니다.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진희는 질문을 듣자마자 가슴이 철렁해서 제이든을 한 눈 보고는 안내하는 손짓을 해보였다.제이든에 관해서 그녀가 알고 있는 정보는 많지 않았지만, 확실한 것은 그를 잡으라는 임무가 상당히 높은 등급이라는 점이었다.염구준은 곁에 서 있는 사타를 보며 명령했다.“너희들은 여기 남아서 제이든을 잘 보호해.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상대가 초대한 데에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었는데, 하나는 화해하려는 것이고, 또 하나는 함정을 파놓고 기다리는 것이었다.그러나 어느 쪽이 됐든 위험한 건 같았다.“알겠습니다!”“절대로 허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세 사람은 공손히 두 손을 모아 예를 갖추며 약속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니까 말이다.이미 염구준과 함께 이곳까지 온 이상, 그와 한 배에 탄 것과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 후, 염구준과 진희는 후문을 통해 비밀 통로로 나와 양마을 밖으로 걸어갔다.길을 가는 동안 진희는 별다른 술수를 쓰지 않았다.한편, 같은 시각에 양마을에서 수십 리 밖에 떨어진 별장에서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방금 녹화된 영상을 다시 확인하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진희 저 아이가 실패하다니. 다들 저 강한 반보천인
“그럼 이런 곳엔 처음 와 본 거야?”염구준이 계속 질문했다.“처음입니다! 두 번밖에 임무를 수행한 적 없는데, 두 번 다 황량한 야외에서 거래했어요.”사타가 급히 설명했다.“저희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제이든을 데리고 오는 것도 본래는 저희 임무가 아니었습니다만 플랫폼에서 저희더러 데리고 오라고 했습니다.”음양쌍살 역시 얼른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렇게 보면 이들도 나름 실력있는 무인들이었지만 만능 전당포의 핵심 사냥꾼엔 속하지 않는듯 했다.오프라인에서 임무를 받으려면 실력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신임을 얻어야만 했다.이미 계획이 어느정도 들켰기 때문에 염구준은 제이든의 몸에 기를 주입해 천천히 정신 차리게 했다.‘다음에 임무에 나설 때는 역용술로 변장부터 해야겠어. 소봉산에서 공무적과 싸운 것 때문에 얼굴이랑 이름이 너무 알려졌으니까. 강호 사람들 중에서도 날 아는 사람이 너무 많아.’염구준이 생각에 잠겨있을 때, 그의 생각대로 여러 무림인들이 그를 찾아와 인사를 건넸다.“염 선생님, 찾으시는 임무라도 있으세요? 제가 추천해드릴게요.”“염 선생님, 당신이라면 임무를 받겠다는 한마디만 해도 마음껏 고르실 수 있을 겁니다.”그들은 전부 염구준을 자신들과 한통속으로 생각하며 우쭐했다.그러나 그들의 말을 들은 염구준은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아직 처리하지 못한 일이 남아있지 않았더라면 전부 손 봐줄만큼 말이다.무공을 익힌 자로서, 의협심을 발휘해서 이로운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민간에 해를 끼치는, 용하국에 피해를 주는 임무를 아무렇지도 않게 맡는다는 것에, 염구준은 너무 화가 났다.결국 그는 분노를 꾹꾹 눌러담아 크게 포효했다. “난 이런 임무 같은 거 안 하니까 꺼져!”이 말을 들은 후 아부하던 사람들은 감히 불평 하지 못하고 얌전히 제자리로 돌아갔다.사실 그들은 이렇게 강한 반보천인에게 욕을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염구준은 차마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니까 말이다.“염 선생님. 왜 이렇게 화를 내세요?
“끄윽...”목이 졸린 탓에 우호는 숨이 막혔고 눈앞이 어지러워지며 의식도 점점 흐릿해졌다.이제껏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들을 봐왔지만, 이토록 가차 없이 공격하는 사람, 특히 이렇게 죽일 기세로 공격하는 사람은 그도 많이 본 적이 없었다.“좋게 좋게 말로 해결합시다. 저희도 결국 돈 벌려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이때, 집사가 앞으로 나와 조용히 권유했다.만약 지금 염구준이 손에 힘을 조금이라도 더 준다면 우호는 죽을 수밖에 없었다.즉 우호의 생사는 현재 염구준의 생각에 달려있다는 것이었다.“좋게 좋게 말로 해결이라. 난 분명 이미 한 번 말한 것 같은데?”염구준이 차갑게 웃으며 손을 풀지 않았다.“염 선생님, 멈춰주십시오. 저희가 직접 뵙겠습니다.”이때, 거래소 내부의 스피커에서 낯선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말투로 봐서 이미 염구준을 알아본 것 같았다.말하는 사람은 만능 전당포의 사장이 아닐지라도 고위 인물일 가능성이 컸다.팍.염구준은 팔을 흔들어 우호를 바닥에 내던지고는 스피커를 향해 말했다.“시간이 많지 않으니 빨리 만나는 게 좋을 거야.”우호는 이제 그에게 쓸모가 없었다. 그도 그냥 꼭두각시일 뿐이니까 말이다. 이 모든 걸 조종하는 건 그의 뒤에 있는 사람들이었다.염구준은 이토록 치밀하게 움직이는 만능 전당포가 더욱 궁금해졌다.“이쪽으로 오시죠.”집사는 바닥에 널브러진 우호는 신경도 쓰지 않고 길을 안내했다.이상하게 말이다.염구준은 대충 이상한 점을 보아낼 수가 있었다. ‘이 늙은이는 우호의 복종 따위가 아니라 만능 전당포에서 옆에 심어놓은 스파이 같네.’‘하지만 이상하단 말이야. 이미 내 정체를 알고 있으면서 왜 만나려고 하는 거지?’그렇게 염구준 일행은 집사를 따라 거래소 내부의 밀폐된 밀실로 들어갔다.이곳에는 단 20여 명 정도가 모여 있었지만, 전부 무술을 연마한 사람들이었다.밀실의 벽에는 누런 천이 걸려 있었는데, 그 위에는 각종 임무 정보들이 적혀 있었다.‘음양쌍살이 임무를 플랫폼에서 받았다고 했는
‘아버지를 찾는다고?’이 말을 들은 순간 우길은 바로 멍해졌다.‘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걸 보면 좋은 목적으로 찾아온 건 아닌 것 같은데. 데리고 갔다가 괜히 귀찮은 일만 생기는 거 아니야?’“왜, 싫어?”염구준은 상대방이 망설이는 걸 보자 한 발자국 걸어가 다시 때리려고 했다.우길 같은 쫄보들은 몇 대 맞기만 하면 고분고분하게 말을 잘 들으니까 말이다. “아닙니다! 저희 아버지는 지금 거래소에 있어요. 이쪽으로 따라오시죠.”우길은 자리에서 일어나 앞장섰다.자신의 목숨을 위해 아버지를 팔아넘기는 그는 정말 ‘효자’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염구준은 일행에게 눈짓을 하며 앞으로의 상황에 임기응변으로 잘 대처하라고 신호를 주었다.이제는 그 신비한 만능 전당포와 정식으로 붙게될 테니까 말이다.한편, 양마을의 가축 거래소에는 정수리에 탈모가 온 기름진 얼굴의 뚱뚱한 남자가 커다란 의자에 느긋하게 몸을 기대고 앉아 있었는데, 두꺼운 목에 걸려있는 황금 목걸이가 특히 눈에 띄었다.어울려서가 아니라 개목걸이를 한 것처럼 보여서였다. 이때, 늙은 집사가 우호의 앞에 다가가 입을 열었다. “어르신, 도련님께서 또 사고를 치셨습니다.”그러나 우호는 상대방의 말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태연하게 손을 휘저으며 자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우길이가 장난꾸러기인 걸 어쩌겠어. 그냥 놔둬.”사실, 우길의 망나니 같은 성격은 전적으로 그가 우쭈쭈하면서 길러낸 결과물이었다.그러나 이렇게 오냐오냐하면서 기른 아이일 수록 제 아버지를 벼랑 끝으로 내몬다는 걸 그는 몰랐다. 그러니 제 아들에게 당한다면 그것도 일종의 인과응보가 아닐 수 없었다.집사는 물러나지 않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하지만 이번에 도련님이 건드린 외부인들은 보통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직접 가보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흥, 됐어. 양마을에 내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놈이 어디있겠어?”그러나 우호는 코웃음을 치며 담배를 피우면서 여유롭게 와인도 홀짝였다.그는 겉으로는 가축
“괜찮아.”염구준은 무심하게 대답하며 다시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아, 잠시만요! 아직 얘기 다 안 끝났어요.”이에 청년이 한 발 앞으로 나서며 길을 막아섰다.“하하, 다치지 않았으니까 보상금은 필요 없어.”사타는 일을 더 키우고 싶지 않아 아량 넓게 말했다. 혹여나 이 일 때문에 염구준의 계획에 차질이라도 생길까 봐서였다.그러나 그들의 생각과는 달리 청년은 오히려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헤헤, 안 다친 건 다행이에요. 하지만 제 소를 죽인 건 배상해줘야죠?”이런 인간이야말로 진짜 뻔뻔한 족속이었다. 소가 날뛸 때는 가만히 있다가, 정작 죽으니까 보상을 요구하는 게 어디있나?더 황당한 건, 방금 전에 미친 소 때문에 다친 사람들 모두 지금 감히 불평 한마디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젊은 청년이 이렇게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걸 보아 그의 신분이 단순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얼마면 되는데? 금액을 말해.”염구준은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2천만원이요! 그렇게 비싸진 않죠?”청년은 교활한 눈빛으로 염구준을 보면서 금액을 불렀다. 모양을 보아하니 자신의 간계가 먹힌 것을 기뻐하는 것처럼 보였다.그의 악행에 이미 불만이 쌓인 시장 사람들은 작은 소리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저 양반 또 돈 뜯어내려고 하네. 돈 다 썼나 봐.”“그러니까. 그냥 돈 뜯어내는 거면 모르겠는데, 일부러 미친 소를 풀어놓고 돈 뜯는 건 너무하잖아.”“목소리 낮춰. 우길이 저 녀석, 순하게만 생겼지, 하나도 안 착하니까.”사람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염구준은 상대방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걸 확신했지만 아직 중요한 일이 남아있기 때문에 더 이상 일을 벌이고 싶지 않아 바로 옆 사람에게 분부했다.“돈 주고 가자.”이에 사타가 돈을 건넸으나 청년은 돈을 받지 않고 되려 태연하게 값을 올렸다.“아, 제가 잘못 말했어요. 1억 주셔야 할 것 같은데.”염구준이 돈을 쉽게 주는 걸 보고는 그가 돈이 많은 호구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
“저 둘은 뭐야?”검문하러 온 사람들은 빠르게 확인을 마치고는, 염구준과 기절해 있는 제이든을 가리키며 날카롭게 물었다.“이들은 사냥감입니다. 저희가 압송해서 넘기려던 중이었어요.”이 말에 사타가 웃으며 다가가서 담배를 건넸다.팍.하지만 평범한 무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은 그의 담배를 단숨에 쳐내며 얼굴을 험악하게 찌푸렸다.“이런 짓 하지마. 규칙은 규칙이니까. 안으로 들어가는 사냥감은 반드시 기절 상태여야 해.”그들이 이토록 거만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의 뒤에 있는 게 만능 전당포기 때문이었다. 쉽게 말해, 그들은 강한 세력을 믿고 설치는 자들이었다.만약 여기가 바깥세상이었다면, 사타는 벌써 그를 없애버렸을 것이다.“이거...”사타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염구준을 바라보면서 그의 의견을 구했다.“좀 편의를 봐주시죠. 기절시키나 안 시키나 같으니까요. 전 도망칠 생각이 없습니다.”염구준은 그렇게 말하며 넉넉한 돈뭉치를 건넸다.상대방은 받은 돈을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갑자기 표정이 변해버렸다.“대단한데? 넌 내가 본 사냥감들 중에서 제일 건방진 놈이야. 숨만 붙여놔.”그는 인정은 없고 돈만 보는 자였다. 태도가 바로 바뀌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그들이 정말 손을 대려고 하자, 사타 일행은 염구준이 마음껏 움직일 수 있도록 가만히 옆으로 물러났다. 그들은 물러나면서 속으로 이 무례한 자들의 명복을 빌었다.쾅!아니나 다를까, 염구준의 한 방에 상대방은 전부 뒤로 날아간 다음 그대로 기절했다.“좋게 말하면 들을 것이지, 꼭 움직이게 만든다니까. 바보 아니야?”이럴 땐 역시 무력만이 가장 확실한 답이었다.그 후, 그는 사타 등에게 사람들을 전부 묶어놓은 후, 입을 막아놓으라고 명령한 다음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순리롭게 양마을 안으로 진입했다.가축 시장을 지나갈 때, 주위에서 썩은 냄새가 풍겼는데, 그 이유는 시장에서 정말로 소와 양 같은 가축들이 거래되고 있어서였다. 거래를 하러 온 사람들은 대다수가 목민으로, 전부 일
이미 상대방을 속이기로 결심한 이상, 끝까지 완벽하게 연기해야 했기에 제이든은 여전히 포획된 만능 전당포의 타겟 역할을 맡아야 했다.한편, 다른 이들은 조용히 서서 염구준의 지시를 기다렸다.지금 현재 자신의 목숨이 염구준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에 그들은 전부 멋대로 행동할 담이 없었다.“멍하니 서 있지 말고, 안내해.”염구준은 음양쌍살을 바라보며 말했다.“아, 예! 그곳은 길이 험해서 걸어가는 수밖에 없습니다.”남자는 즉시 길을 안내하며 말을 덧붙였다.결국, 음양쌍살, 사타, 사타의 부하들과 함께 염구준은 양마을의 가축 시장으로 향했다.‘그 신비한 만능 전당포가 가축 시장에 숨어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하겠어? 조심스럽긴.’염구준은 길을 걸으며 생각했다.가축 시장으로 가는 동안, 분위기는 무겁고 조용했다.염구준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어서 침묵했고, 다른 이들은 괜히 입을 놀렸다가 목숨을 잃을까 봐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비록 그들도 남들 앞에서는 큰 소리 칠 수 있는 존재들이었지만 염구준 앞에서는 용이든 호랑이든 모두 굽히고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그들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몇 시간 동안 산을 넘고 물을 건넌 끝에 그들은 마침내 산 위에서 아래쪽에 있는 시장을 볼 수 있었다.드디어 양마을에 도착한 것이다.멀리서 보기엔 평범한 장터처럼 보였는데, 이건 그만큼 완벽하게 존재를 잘 숨겼다는 걸 설명했다.이때, 음양쌍살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남자가 조용히 말했다.“염 선생님, 저희는 여기까지만 모시겠습니다. 더 이상 가긴 어려울 것 같아요.”그들의 실력으로는 염구준이든, 만능 전당포든 건드릴 수가 없기 때문에 그들은 도저히 이 싸움에 끼고 싶지 않았다.반면 눈치가 빠른 사타는 말을 하지 않고 염구준이 어떻게 행동할지 관찰했다.남자의 말을 들은 염구준은 눈이 가늘어지더니 입꼬리를 올렸다.“그래, 그럼 걸어서 양마을까지 갈지, 아니면 뒹굴어서 이 산을 내려갈지 선택해.”그의 말뜻은 명확했다. 양마을까지 함께 하지 않으면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