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재가 상업적으로는 좀 타고나긴 했지.”고원이 잠깐 생각을 하더니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 그룹과 합작한 후 우리 공장의 생산능력이 많이 딸려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 고양, 네가 소개한 염구준, 큰 합작사를 이어주긴 했지만 그만큼 무거운 압력도 가져왔지. 앞으로 이런 일은 더 주의해야 해.”고양의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다.염구준이 좋은 마음으로 도와준 덕에 아이 그룹과 합작을 했고 그 때문에 엄청난 이익을 얻었는데 지금 형이 데려온 투자자때문에 상속권을 형한테 주겠다고?어이가 없다!“회장님.”멀지 않은 곳, 회의실의 나무문이 열렸다.젊은 비서가 빠른 걸음으로 들어오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염 씨 남자가 왔는데 둘째 도련님의 친구라고 합니다.”뭐라고?고원은 이마를 찌푸리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미팅하는 거 안 보여? 나가!”비서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는 바로 몸을 돌려 회의실을 나섰다.“잠깐!”고양이 벌떡 일어서더니 격동하며 소리쳤다. “염 씨라고? 염구준인가?”비서가 머뭇거렸다. 고원이 아무 말 없자 비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형이 왔다!고양은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바로 밖으로 뛰쳐나갔다. “아빠, 엄마, 구준 형이 왔어. 내가 직접 나가봐야 해!”고원과 양숙분은 서로를 바라봤다. 그들은 아무 말이 없었다.고양이 염구준 얘기를 해서 그들도 잘 알고 있었다. 염구준은 신분이 특수한 큰 인물이다. 아이 그룹과의 합작을 성사시켜준 사람이니 당연히 일반인은 아니다.하지만 고승재가 데려온 김성 씨도 어느 정도의 실력자인지 가늠하기 어려워 경솔하게 움직일 수 없었다!“고양!”고승재가 김성과 눈을 마주친 후 다시 고양을 향해 코웃음을 지었다.“네가 말한 염구준, 네 여자 친구의 형부라고 했지? 그 사람이 우리 미팅보다 더 중요해?”“우리 그룹의 미래가 달린 일인데 아무리 손님 대접을 한다 해도 무엇이 더 중요한지는 가려야지! 미팅이 끝나지 전까지 아무 데도 가지 말고, 여기 가만히 있어. 알아들어?
고씨의류 무역 그룹 빌딩 1층 응접실. “구준 형!”고양은 부끄럽기도 하고 놀라기도 한 얼굴로 응접실로 뛰어 들어갔다. 그는 염구준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한 채 말했다. “저, 저 정말 영주랑 헤어지려는 게 아니라, 그냥...”영구준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까 전화하면서 말했잖아.”고양이 멍해졌다. 그는 잠시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천천히 염구준 옆에 앉았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사실, 형이 이렇게 갑자기 돌아올 줄 몰랐어. 외국에서 유학...”고승재는 해외에서 3년 동안 유학을 하다 며칠 전에 갑자기 돌아왔다. 김성 씨를 데리고 와서 투자 제안을 하며 조건을 내걸었다. 고양의 임원 자격을 뺏겠다는 건 그를 집안에서 내쫓겠다는 거나 다름없었다!같은 형제끼리 이렇게까지 괴롭힐 필요가 있는가?“알았다.”고양의 말을 들은 염구준은 웃으며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가자.”가자고? 어디를?고양이 본능적으로 벌떡 일어섰다. 그가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물었다. “형, 어디 가자는 거야? 나 미팅도 해야 하는데! 아무리 가능성이 작다고 해도 노력은 해야겠어. 회사를 형에게 양보할 수는 없어. 형을 의심하는 게 아니라, 아무래도 형이 데리고 온 김성 씨가 수상해.”바보 같은 녀석!염구준이 입꼬리를 올리고 말했다. “당연히 회의실로 가지. 네 형이랑 김성 씨 만나봐야겠다!”말이 끝나자마자 염구준은 고양의 안내도 없이 응접실을 떠나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고양이 그의 뒤를 따라갔다. 염구준의 웅건한 뒷모습을 본 고양은 가슴속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염구준이 자신의 편을 들어주려는 걸까?김성 씨가 누구든, 형이랑 무슨 수작을 부리든, 다 기다려!...“회장님, 더 생각이 필요하신 겁니까?”위층 회의실, 김성 씨가 전자담배를 피우며 연기를 내뿜었다. 그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투자하는 이유는 고성재가 있기 때문입니다. 고성재가 그룹을 물려받지 못한다면 제 투자도 없던 일로 해야겠어요!”고원과 양숙분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가 돌아온 목적은 가족 기업의 상속권을 빼앗는 거다. 그는 이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김성 씨의 투자만 받으며 그는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고양 손에서 기업을 빼앗을 것이다. 하지만 불쑥 염구준이 나타났다...염구준이 누구든 그의 계획을 방해하는 자는 모두 그의 적이다!“돈을 내겠다고? 그 많은 돈을 다 낼 수나 있긴 한 거야?”고승재 곁에 있던 김성 씨는 염구준을 무시하고 고원을 향해 코웃음을 지었다. “회장님, 우리의 미팅에 둘째 도련님이 이렇게 낯선 사람을 끌어들였네요. 말이 됩니까?”“이 사람 떠나라고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투자일은 없던 걸로 합시다!”염구준이 이마를 찌푸리며 말하려던 때.“구준 형은 제 손님입니다. 우리 집안의 귀한 손님이라고요!”염구준의 실력을 알고 있는 고양이 자신만만해서 냉랭한 눈빛으로 김성 씨를 쏘아봤다.“나는 지금 고씨의류 무역 그룹의 사장입니다. 구준 형을 미팅에 초대할 자격 충분합니다. 제 손님을 내쫓으실 거면 우리 형을 내가 먼저 쫓아내야겠어요!”“저희 고씨의류 무역 그룹이랑 계속 협상하실 거면 앉아서 얘기 잘하고, 그렇지 않다면 지금 떠나도 좋습니다!”뭐라고?김성 씨의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고원을 향해 코웃음을 지었다. “회장님, 둘째 도련님의 행동 다 보셨죠? 이런 태도로 투자자와 얘기하는 사람은 처음 보네요!”“고양! 너 아까 너무 심했어. 당장 사과해!”고원과 양숙분이 말하기도 전, 고승재는 이미 얼굴이 시퍼레져서 회의실 책상을 힘껏 쳤다.“난 네가 경험을 더 쌓아야 한다고 했지 널 집안에서 쫓아내겠다고 한 적 없다. 나를 그렇게 나쁘게 생각하다니. 형 마음이 너무 아프다!”“그리고 김성 씨의 투자가 우리 집안한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몰라서 그래? 나를 오해하는 건 그렇다 쳐. 하지만 반드시 김성 씨한테는 사과해, 당장 사과하라고!”서로를 바라보던 고원과 양숙분은 얼굴이 말이 아니었다.꿈에서도 생각하지 못했다. 염구준이 나타난 후 고양의 태도가 이렇게까지 변할 줄이
“다른 방법을 생각할 필요 없어요. ”염구준은 얼굴에 미소를 띠며 고원을 향해 손을 저었다. “고 사장님,고양은 진연주 남자친구예요.진연주는 또 제 아내 친척 동생 되는 분이니까 우린 한 집식구가 아니겠어요? 이럽시다. 제가 1조 되는 투자금을 내줄 테니 계약 체결할 필요도 없이 고 사장님만 동의하신다면 바로 계좌 이체해 드리겠습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그의 입꼬리는 조금 올라갔다.“1조도 부족하면 더 추가할게요. 구멍이 얼마나 크든 제가 다 덮어드릴게요.”염구준의 말이 끝나자 회의실은 삽 시에 고요해졌다.죽은 듯이 조용했다!1조라니,100억도 아니고 10억도 아니다! 하지만 염구준은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데 그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는 숫자일 뿐이고 대수롭지 않아 보인다.구멍이 얼마나 커도 다 덮어준다고?이것은 허풍을 치는 것도 아닌 자만이고 거만이다. 자신의 실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으로부터 우러러 나온 말들이다.“1조라니......”고원은 입술을 떨면서 천천히 고개를 돌려 염구준을 바라보았다. 귀를 의심할 정도로 믿기지 않았다.1조는 얼마나 많을가?츠카프리카 아이 그룹과 손을 맺게 되면 고씨 의류 무역 그룹의 한 달 치 순이익은 겨우 40억인데 식비, 직원 월급 다 팽개치고 전기세 물세를 아무리 절약해도...설령 세금도 안 낸다 하더라도 20억이어야 그만큼 한 돈을 벌수 있다.게다가 그는 평생 1조를 벌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염구준 씨,당신,당신 장난친 거 아니죠?”고원은 생각하면 할수록 흥분되어 말하면서도 떨렸다. “당신 진짜로 저희 고씨 그룹에 투자하려고 마음먹은 것인가요? 전,너무 믿기지 않아서 그러는데, 감히 생각 못 하겠어요!”이까짓 거 생각 못 할게 뭐야?염구준은 웃기만 하면서 휴대폰을 꺼내 바로 돈을 이체했다.1분도 안 돼서, “딩동!”고양의 주머니에서 갑자기 메시지 알람 소리가 울렸다. 메시지에는 은행 본점에서 이체한 금액이 입금되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똑똑하게 보였다. 바로 염구준이 보낸 거액금이다.
“아니야,난 질수 없어...”고승준의 안색은 부단히 변하는데 기뻐하는 고양의 얼굴을 보다가 다시 미소를 유지하는 염구준을 번갈아 보면서 눈빛은 절망스러워 보였다.이건 현실이다. 염구준이 진짜로 고양한테 1조를 이체해 줬다. 그의 계획은 이대로 끝장났다.그는 외국에서 고의로 김성을 찾아가 친분을 쌓고 온갖 수를 써서 고양의 손에서 상속권을 빼앗는 데 노력해서 이제 겨우 성공에 다다르려고 할 때 염구준때문에 순식간에 물거품으로 되었다.1조라니!이 돈은 넘을 수없는 장벽처럼 그 어떤 음모와 계략을 써도 소용없다. 이 정도 돈으로는 고양이 고씨 집안에서의 입지를 단단하게 확고 시킬 수 있고 고원마저도 그의 앞에서 공손한 태도를 보여야 하며 토를 달지 못한다.염구준...1조라는 거액의 돈으로 단번에 고양을 고씨 집안 최상위로 올려줬다.“1조, 적지 않은 돈인데... ”고승준 옆에 있던 김성은 느긋하게 전자 담배를 피우면서 구름안개를 뿜어내며 염구준을 향해 낮고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염구준 너, 아무렇지 않게 1조라는 돈을 꺼내고, 게다가 은행에서 특수 계좌 이체 권한을 쓸 수 있는 사람이라, 참 대단한 사람이네. ”“하지만, 너는 돈도 많고 권리도 크지만 나라고 없겠어?”“네 이놈, 솔직히 말할게, 내가 찜해둔 투자 목표는 그 누구도 나랑 빼앗을 자격 없어! 너 지금 당장 자금을 회수해! 안 그럼 그 나쁜 결과를 감당 못 할 거야!”감당 못 한다고?염구준은 그냥 내심 이 상황이 우스웠다.입꼬리가 올라간 것이 흥미라도 느꼈는지 웃는 듯 마는 듯하면서 김성을 바라보았다.“아니면,김성 씨가 말해봐요,제가 1조를 걷어 안 가면 어떤 나쁜 결과가 생길까요?”“자고로 남의 돈줄을 끊는 자는 부모를 죽이는 것과 다름없다 했어요. ”김성은 전자담배를 끊고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나면서 입을 열었다. 얼굴에는 독기를 품었다.“솔직히 용제 국 국내에서 한 사람을 죽인다는 건 개미 한 마리를 짓밟는 것보다 간단해!”“그깟 돈이 많다고 내 앞에서 까부는 것
화기애애하면서 돈을 번다?나 원 퉤!김성의 표정은 건방지고 거들먹거렸다.“신세계 투자야! 굳이 다른 사람과 합작할 필요 있을가?당씨 가문인데 누구 누굴 눈치를 봐? 남과 나눠 먹으려고!?”“염구준! 죽고 싶지 않으면 지금 당장 자금을 철수해! 그리고 넌 이 회의실에서 나가! 안 그럼, 그때 가서 사정 안 봐줬다고 하지 마? 내일 태양을 못 볼 줄 알아! ”정말 무식할수록 용감하게 나온다 하더니만...염구준은 담담하게 김성을 바라보면서 일편단심 죽음을 원하는 개미라도 보듯이 가볍게 웃었다.“그 조건 괜찮네요. 그럼, 기회를 물려줄게요. ”“지금부터 저한테 성의껏 사과하고 회의실에서 나가면 안 따지고 봐줄게요. 안 그러면 조금 전 당신이 한 말을 똑같이 돌려줄게요! 그 나쁜 결과는 당신도 감당 못 해! ”똑같이 감당 못 한다고 말했지만 염구준 입에서 이 말이 나오니 장난기가 가득했다.“하하하!”김성은 대놓고 방탕하게 한참 웃다가 갑자기 멈추면서 염구준의 코를 지프면서 건방지게 말했다.“옛말에 나왔듯,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더니, 이 말은 널 칭찬하는 거 아니야!”“젊은이들은 참으로 세상의 물정을 모르는구나. 나중에 어떻게 죽었는지도 까맣게 모를걸? ”말이 끝나자,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며 염구준 앞에서 내흔들더니 건방진 표정으로 말했다.“봤어? 나 이 전화 걸기만 하면 넌 얼마 안 돼서 죽을 거야! 절대 살아남을 길이 없다고!”옆에 있던 고원, 양숙분, 심지어 고양까지 모두 안색이 하얘져 겁을 먹은 듯이 염구준을 쳐다본다.안 봐도 비디오지. 김성은 반드시 당씨 가문에 전화를 걸 테고, 당씨 가문이 화를 낸다면, 결국...“걸어봐! ”염구준은 주변의 시선을 뒤로 한 채 김성을 향해 담담하게 웃었다.“전화 걸어봐 봐요,당씨 가문 사람들이 어떻게 사람을 생매장하는지, 그 세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저도 좀 보고 싶네요. ”“그래, 잘한다, 아주 잘하네!”김성은 섬뜩한 웃음을 지으면서 휴대전화를 높게 들었다.“너 이 자식
청해,염,염구준?!KTV VIP 방에 있던 당풍은 온몸이 후들거리더니 낯빛은 순간 변했다.저번 때 에르스텟에서 발생한 일들 아직도 생생하다. 심지어 부하를 시켜 진영주가 오면 비용은 평생 면제시키고 얼마 소비하든 별도 비용 없이 염전주한테 잘 보이라고 당부했다.하지만 그 두 분이 그 후로 다시는 청해천 노래방을 오지 않았다. 오히려 이 망할 놈의 김성이 또 염전주에게 다시 미움을 살 줄이야!목숨이 몇 개 있다고?목숨이 몇 개든 죽기엔 부족하다!“이 새끼가!!”방에서 당풍은 생각할수록 화가 나 얼굴은 몹시 어두웠다. 이가 간질간질한 것이 염구준 신분을 노출할 수도 없고 목소리가 거의 목구멍에서 밀려 나왔다. 목구멍으로부터 억지로 말했다.“김성! 전화를 바꿔봐, 염전...구준 형 말이야, 당장, 빨리!”구,구준형?고씨 그룹 회의실에서 김성은 순간 멘붕이 왔다. 하늘이 무너지듯이 다리가 나른해졌다.앞에 앉아있는 염구준이 도련님 형이라고?당씨 가문 튼 도련님인데도?용제 국 오대 가문 중에서 당씨 가문도 속해있고 나머지 네 가문은 서로 세력이 비슷해 종래로 형이라고 칭하지는 않는다.염구준 이 사람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도련님과 무슨 사이지?김성은 어리둥절해져 머리가 복잡해졌다.“뭐해?전화 넘겼어?”전화 건너편의 당풍은 화가 치밀어 노발대발하였다.“죽고 싶으면 혼자 죽어! 날 끼게 하지 말고, 난 오래 살고 싶어. 그 사람이 누군지 알기나 해?”“다시 말하는데 구준형을 건드렸다간 너 목숨 백 개라도 부족해! 널 천번 만번 죽일 수 있어!”당풍의 고함은 염라대왕의 최명부와 같아 김성은 온몸이 후들거렸다. 놀란 나머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오른손에 들고 있던 전화를 부들부들 떨며 염구준한테 건네줬다.“염,염구준씨, 도련님이 저더러…. 아,그게 아니고,부탁입니다! 도련님이 전화를 받으라고 했습니다. ”당풍?이 자식 반응 하나는 빠르네!염구준은 내심 웃으면서 김성으로부터 휴대전화를 받아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당씨 가문 대단하네, 죽인
“네,네!”당풍은 큰 은혜라도 받은 듯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하였다.“구준형, 형 말대로 따르겠습니다. 말씀하시면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하지만 김성은...”“그 사람은 자네 부하니까 당신이 알아서 하시고. ”말이 끝나자 염구준은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바로 김성에게 전화를 전해줬다.김성은 이미 겁에 걸려 멍해졌다. !고원, 양숙분, 고양, 고승준까지 포함해서 회의실 전체 사람들이 얼굴에는 놀라움이 띠여 있었다. 직접 듣고도 믿기지 않았다.스피커를 안 켰지만, 당풍이 조금 전 전화 건너편에서 뺨을 때리는 소리는 생생하게 들렸다.그 유명한 당씨 가문인데 말이다!오대 정상 가문의 일원으로써 미래의 계승자가 염구준 앞에서 그토록 겸손하다니, 아니다, 겸손이 아니라 미천함이다.이게 무슨 상황이람?염구준은 대체 누구고 어떤 심분이길래 당풍을 그토록 섬뜩하게 한다니?!“김성!”전화 건너편은 전화를 돌려받은 줄 이미 알고 여태껏 참은 화를 화산처럼 폭발시켰다.“염구준이 누군지 알아?전신 전주야! 최강 전신…. 오대 가족이 뭐라도 돼? 당씨 가문을 망할 생각인거야!”“내 말 못 알아듣겠어?G.J군단의 주인이라고, 전세계 최강 전신 전주라고! 염구준이야 바로! 네가 알아서 가서 빌어, 당씨 가문 명의 팔지 말고!”“그리고 염전주 신분 절대 노출하지 마, 안 그럼 죽여버린다? ”말이 끝나자마자 팍! 소리가 나더니 전화를 끊어버렸다.김성은 휴대전화를 안고 온 몸은 부들부들 떨면서 철저히 갈피를 못 잡았다. 다만 당풍의 목소리가 계속 귀에 맴돌았다.전쟁의 신, 전신 전하...“염전......염구준씨!”김성은 울어버리고 말았다. 진짜 울었다.입에서 아! 하며 비참한 소리를 내더니 미친듯이 염구준 앞을 달려가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끊임없이 머리를 숙여 절을 올렸다.“죄송합니다. 제가 무례를 범했습니다. 눈이 삐었나 봐요. 염구준씨 같은 인물을 못 알아보다니! ”“저, 제가 바보인 것 같습니다. 너무 어리석고, 비겁합니다. 염치없지만
대결하는 두 사람을 제외하고 정영 팀만 방에 남았다.그들은 혹시나 다칠까 봐 전신 영역을 펼치고 지켜보았다.봉유곡과 염구준은 짧은 시간 내에 벌써 수백 번의 초식을 주고받았다.‘녀석 왜 이렇게 강해?’출관하자마자 강력한 고수를 만난 것이 너무 놀라웠다.방금 전에 오만했던 자신이 조금은 창피했다.“집중하세요!”염구준은 상대방이 멈칫하는 틈을 타 검에 모든 기운을 담아 상대방의 가슴을 공격했다.‘방심했다.’봉유곡은 재빨리 도끼로 가슴을 막고 두 손으로 가까스로 버텼다.오랫동안 싸우지 않았더니 실력이 떨어진 것이다.쿵!검광이 아래로 떨어진 순간 봉유곡의 몸이 뒤로 날아가며 한쪽 얼음 벽에 부딪쳤다.방심한 탓에 염구준의 공격을 미처 막아내지 못했다.“이겼어!”옆에서 지켜보던 주작이 기쁜 나머지 주먹을 불끈 쥐며 펄쩍 뛰었다.정영 팀도 도와주고 싶었지만 이런 규모의 싸움에 끼어들 틈이 없었다.“죽은 척하지 마세요.”염구준은 얼음 덩어리에 묻힌 봉유곡을 향해 소리 질렀다.비록 일격에 상대방을 쓰러트렸지만 우세를 차지한 것은 아니었다.상대방이 방심해서 운이 좋았을 뿐이었다.와르륵!봉유곡은 얼음 덩어리를 헤치고 당당하게 일어났다.찢어진 옷을 보니 전보다 더 미치광이 같았다.“하하하. 좋다. 날 열받게 하는데 성공했어.”한때 세상에 이름을 떨친 강자였는데 지금은 반천인 경지 애송이에게 당해서 수치스러웠다.“허풍은 그만하고 제대로 싸우죠.”염구준이 비아냥거렸다.“현체연혈!”갑자기 봉유곡이 기합을 넣더니 몸뚱이가 커지며 너덜너덜하던 옷을 완전히 찢어버렸다.기운은 변하지 않았는데 체력이 눈에 띄게 강해졌다.염구준은 육체를 강화하는 비술에 관한 기록을 본 적이 있었지만 구체적인 수련 방법은 몰랐다.그의 눈에 봉유곡은 실전된 무술을 많이 알고 있는 보물 같았다.산 채로 체포할 수 있다면 적지 않은 무술들을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휙!갑자기 봉유곡이 도끼를 들고 염구준을 향해 공격했다.속도가 너무 빨라 잔영이 스쳐지나는
슈우웅!붉은 빛이 스치더니 얼음 인간이 설구를 공격했다.그를 깨운 장본인을 갈갈이 찢어 죽이고 싶었다.쿵!염구준이 검을 들고 공포스러운 일격을 막았다.첫 공격이라 두 사람은 무승부였다.“구자검!”얼음처럼 차가운 남자의 눈에서 의아한 빛이 흘렀다.“어쩐지 네가 눈에 거슬린다 했어.”염구준은 콧방귀를 끼며 맞받아쳤다.“그건 나도 마찬가지거든요.”예로부터 정파와 사파는 대립했고 검을 사용하는 무술인은 정파에 속했다.두 사람은 공포스러운 기운을 발산하며 서로를 쏘아봤다.“선배님, 참 대단하세요. 얼음에 자신을 봉인해 죽은 척하면서 오랜 세월을 살아오셨네요.”염구준은 얼음 인간의 비밀을 밝혔다.이 수법은 숙면 장치와 흡사했다.“흥! 그때 변고가 없었더라면 나도 구차하게 살지 않았어.”얼음 인간은 계속 기운을 발산하며 오만하게 굴었다.염구준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질문했다.“그때 무슨 일이 있었어요? 그리고 옥패 8개는 무슨 용도가 있습니까?”남자의 말투를 보아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하하하.”그가 소리 내어 웃더니 억지를 부렸다.“알고 싶어? 알려주기 싫은데. 영영 모른 채로 살 거라.”좋게 얘기하려고 했는데 상대방이 일부러 말하지 않아 염구준은 열받았다.“그럼 말할 때까지 무력을 써야겠어요.”그는 검을 가로 휘두르며 상대방을 물리쳤다.“고작 반천인 실력이냐? 본왕의 실력을 보여주마.”얼음 인간은 오만하게 말하며 기운을 반천인 경지로 억눌렀다.표정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하게 만들어서 어쩌면 천인 경지가 아닐 수도 있었다.“젠장. 실력을 낮췄어요?”염구준은 조소를 날렸다.“겉보기엔 강력한 기운을 발산하지만 진짜 실력은 그저 그렇네요.”똑같이 반천인 실력이라면 상대방을 쓰러트릴 자신이 있었다.“시끄럽다. 반천인 경지로 충분히 너를 죽일 수 있다.”얼음 인간은 자신의 실력에 자부심을 가졌다.말이 끝나자마자 도끼를 휘둘러 수많은 빙추를 발사했다.강력한 공격에 맞서, 염구준은 화염의 검기를 휘둘렀다.쿵!
“하하하, 옥패는 내 것이다!”달무가 미친듯이 웃으면서 왼쪽 팔에 기운을 모아 힘껏 공격했다.한 방에 딱딱한 얼음덩어리들이 사방으로 튕겼다.갑자기 돌변한 달무를 보고 모두 놀랐다.광폭 펭귄에게 포위되었을 때, 극한철충에게 공격당했을 때도 전혀 이런 실력을 발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여우 꼬리가 드디어 드러났네.”염구준은 달무의 뒷모습을 보며 코웃음을 쳤다.방금 전에 달무가 보물에 욕심이 없이 통 크게 분배하는 것만 봐도 돈이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제 보니 옥패가 그의 진짜 목적이었다.“젠장. 위장해서 어부지리를 챙기려고 했어? 내 손에 죽을 줄 알아.”백호는 배신감에 열받아 씩씩거렸다.“급할 거 없어. 도망치는 것도 아닌데 일단 지켜보자.”염구준은 어깨에 멘 큰 가방을 내려 검갑을 꺼냈다.다년간의 전투 경험으로 보아 얼음 인간은 위험하다는 직감이 들었다.쿵!달무가 또 주먹을 날려 큰 구멍을 내고더니 얼음 인간의 목에서 옥패를 잡아당겼다.그런데 옥패를 확인한 순간, 그의 표정이 이내 굳어버렸다.“이거 가짜야!”염구준은 얼음 인간에게서 살인 기운을 느꼈다.“달무는 곧 죽겠구나.”말이 떨어지자마자 얼음 인간은 얼음을 깨고 손을 뻗어 달무의 목을 졸랐다.아주 오래되고 사악하고 강력한 기운으로 보아 강력한 고수가 틀림없었다.“개미 같은 인간아. 감히 나한테 무례하구나.”펑!남자가 기운을 발산하여 나머지 얼음을 부숴버리고 왕좌에서 천천히 일어섰다.온몸에서 발산하는 어마어마한 기운은 천인보다 더 강력했다.충격을 받은 염구준은 몸속에서 전의가 불타올라 숨이 가빠왔다.무서워서 이러는 것은 아니었다.“사… 살려줘.”달무는 숨이 막혀 발버둥을 치며 애원했다.“죽어라!”얼음 인간은 손에 힘을 주면서 달무의 목을 가볍게 비틀었다.그리고 달무의 힘과 혈액을 흡수해 자신의 기운을 상승시켰다.‘극악무도한 수법이구나.’염구준이 눈을 가늘게 뜨고 지켜봤다.다른 사람의 기운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줄은 생각도 못했다.
“장로님, 얼음 인간을 만나려면 얼마나 더 가야 합니까?”설구가 통로 안쪽을 가리키며 대답했다.“이 통로를 따라 계속 가면 만날 수 있어요.”염구준의 무공 실력을 본 이상 감히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가자. 설마 내가 부축해 주길 기다려?”염구준은 몇몇 사람들을 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은 책망할 때가 아니었다.정영 팀원은 그가 화났다는 것을 알고 고개를 푹 숙였다.통로로 이동할 때는 그나마 순조로웠다.안으로 깊숙이 들어갈수록 방한복을 입었는데도 엄청 추웠다.“맞습니다. 바로 이 느낌이에요. 거의 다 온 거 같습니다.”설구는 흥분하여 목소리가 떨렸다.뒤에서 따라가던 사람들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발걸음을 독촉했다.이번 행차의 목적은 결국 얼음 인간이었다.무리에 섞여 있던 달무의 눈에 서늘한 빛이 스쳐 지났다.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누구도 알지 못했다.통로 안으로 들어갈수록 온도가 급격히 하강해 설씨 가족들은 더는 버티지 못하고 중도에서 기다리기로 했다.또 한참을 걸어가자 통로가 점점 넓어지더니 방 하나가 나타났다.주변이 어두컴컴하여 손전등을 켜도 전부 비추지 못했다.“아아아.”염구준이 크게 소리를 치고는 귀를 기울여 메아리 소리를 기다렸다.방향판도 없으니 이 방법밖에 없었다.한참 뒤에야 메아리가 울려 퍼졌다.“여기 공간이 엄청 넓어서 조명탄을 사용하세요. 그리고 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피웅!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조명탄이 위로 치솟으며 방을 밝게 비추었다.“사람 얼굴이다.”누가 주변을 살피다가 한쪽 벽에서 요귀의 얼굴을 발견한 것이다.다들 가리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더니 정말 그곳에 있었다.그러나 거리가 있는 데다 조명탄이 소진되어 방은 또 다시 어둠에 잠겼다.“가까이 가서 봅시다.”염구준이 앞장서서 가더니 또 조명탄 하나를 쏘아 올렸다.이번에 똑똑하게 보았다.얼음 안에 빨간 옷을 입은 남자가 한 손에 커다란 도끼를 들고 왕좌에 앉아 있었다.자세히 보면 남자는 야릇한 미소를 짓고 눈동자는 내리
백호는 그의 모습만 봐도 강력한 초식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아챘다.모든 사람들이 멀리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서야 염구준은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가만 있으니까 내가 우스워 보여? 타올라라!”체내의 기운을 빠르게 움직이자 온몸이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이어서 강력한 권영을 번쩍이며 빠른 속도로 공격했다.극한철충을 죽이겠다고 반천인 경지의 실력을 사용한 것이다.지속적인 공격을 퍼붓자 주변 온도가 계속 상승했다.남극 빙원에서 생존하는 생물들은 워낙 고온을 좋아하지 않아 염구준의 화염 공격을 피해 바닥과 벽 사이를 뚫고 들어가버렸다.“좋은 냄새 나네.”공격을 거두자 맛있게 구운 고기 냄새가 풍겼다.하지만 극한철충은 징그럽게 생겨서 식욕을 돋우지 못했다.한바탕 공격을 퍼부었더니 바닥에 죽은 벌레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겨우 살아남은 철충들은 다시는 나오지 않았다.그제야 염구준은 돌아서서 가운데 통로로 들어갔다.그 시각 얼음 인간은 그와 만나길 엄청 기대하고 있었다.먼저 간 일행은 한참을 달리다가 염구준이 오기를 기다렸다.뜨끈한 열기를 감지한 정영 팀은 그가 반천인 힘을 사용했다는 것을 알았다.“저기요. 저기 있는 분은 어떤 사람이에요?”달무가 궁금해서 물었다.“당신이 알 바가 아니야.”백호는 체면도 주지 않고 싸늘하게 대답했다.비굴한 목숨을 살려줬는데 정체를 캐묻자 정영 팀은 매우 불쾌했다.게다가 상황이 불리하면 바로 돌아서는 인간은 염구준의 신분을 알 자격이 없다 여겼다.“아, 네. 제가 괜한 소리했네요.”달무가 멋쩍게 웃으면서 옆으로 물러섰다.“안 되겠어. 주상님을 도와주러 갈 거야.”한참을 기다려도 염구준이 나타나지 않자 주작은 걱정되었다.“안 돼. 주상님의 명령대로 여기 있어야 해.”백호가 나서서 말렸다.그는 명령을 어기지 않고 지시한 때로 잘 따라서 염구준이 신뢰하는 부하였다.“비켜. 아니면 무력을 쓸 거야.”주작은 짜증이 났다.지금 그녀는 염구준에게 대한 걱정이 선을 넘어서 마음이 혼란스러웠다.“주상
염구준이 경계하면서 주변을 살폈다.하지만 정예 팀 외에는 누구도 말을 듣지 않았다.“아아아악!”그때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들렸다.달무의 팔에 젓가락만큼 굵고 길이가 1 미터인 벌레가 기어 다니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그의 팔을 갉아먹었다.벌레를 발견한 다른 사람은 바로 검으로 잘라버렸다.“도망쳐! 벌레 엄청 강력해!”모두 공포에 질려 보물을 담은 가방을 내팽개치고 염구준에게 달려갔다.사람의 욕심은 끝니 없어서 죽어도 불쌍하지 않았다.“극한철충이예요. 이 벌레는 남극 빙원에서 보기 드물지만 나타날 때마다 주변 사람들은 생존할 확률이 극히 적어요.”설구가 벌레를 알아보고 겁에 질려 덜덜 떨었다.그 사이 빨리 도망치지 못한 사람들은 이미 갈갈이 뜯겨 먹혔다.쿵!염구준은 기운으로 다가오는 극한철충을 토막냈지만 그래도 계속 공격했다.완강한 생명력은 바퀴벌레와 비슷했다.“전력으로 싸워서 바로 폭발시켜!”그가 주변 사람에게 지시했다.탐색하면서 공격한 결과 극한철충은 화연 종사에 도달하기만 해도 쉽게 죽일 수 있었다.그런데 벌레가 밑도 끝도 없이 기어 나왔다.퍽! 퍽!정영 팀은 협공으로 극한철충을 폭발시켰다.아무리 생명력이 완강해도 불에 탄 벌레는 살덩어리가 되어 움직이지 못했다.“뭐야, 벌레집을 건드렸나? 왜 더 많아진 거 같지?”미친듯이 기어 나오는 벌레를 보자 백호는 등골이 오싹했다.사람의 체력은 한계가 있어 모두 소진할 때까지 싸워도 벌레를 죽일 것 같지 않았다.“장로님이 말씀하신 얼음 인간은 어디 있어요?”염구준이 엄숙하게 물었다.지금 눈앞에 세 갈래 길이 보이는데 거기서 한 통로는 틀림없이 얼음 인간이 있는 곳으로 갈 것이다.여기 벌레들을 전부 폭발시키려면 적어도 땅을 10 미터 파서 둥지를 찾아야 하는데 지금 그럴 시간이 없었다.“근데 여기 보물은 어떡해요?”설구는 보물들을 챙길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돈이 중요해요 목숨이 중요해요?”염구준은 벌레를 폭발시키며 말했다.이 순간에도 미련을 못 버리고 꾸물거려
저항력이 약한 악어의 배에 구멍이 뚫리더니 빨간 속살이 드러났다.아직 내장이 나오지 않은 것을 보니 살이 꽤 두터운 것 같았다.“크앙!”악어는 아팠는지 꼬리를 홱 휘두르며 호수에 들어갔다.도망친 것이다.염구준은 깊은 원한도 없으니 뒤쫓지 않고 돌아서서 일행을 따라갔다.통로를 따라 걷다가 먼저 들어온 일행을 발견했다.염구준이 나타나자 그들은 대단한 사람을 본 것처럼 모두 멍하니 쳐다봤다.“황금산을 찾았어요? 왜 움직이지 않아요?”염구준이 장난스럽게 말했다.“진짜 황금산이에요.”그때 주작이 그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리며 대답했다.세상 곳곳을 다니면서 별의별 희한한 일을 겪어본 주작마저도 이런 장면은 처음이었다.염구준은 무슨 물건인지 궁금해서 다가가 보았다.진짜 황금산이었다.반짝이는 황금과 많은 보석들이 한 곳에 쌓여 있는데 대충 보아도 10미터는 되는 것 같았다.이것을 전부 팔아버리면 어마어마한 돈을 벌 수 있다.“하하하. 봤지? 나 거짓말하지 않았지?”달무가 정신을 차리더니 미친듯이 웃었다.“그럼. 우린 형님을 의심한 적이 없었어.”달무의 부하 두 명은 서둘러 가방에 값나가는 보석들을 담기 시작했다.전에 언급했던 황금은 이미 물러갔으니 이거라도 챙겨야 했다.이 순간 가방이 너무 작은 것이 원망스러웠다.그 모습을 본 설씨 가족들이 나서서 제지했다.“이 보물들은 우리가 먼저 발견했으니까 모두 우리 몫이에요.”조금만 챙겨도 엄청난 돈을 벌 수 있고 몰락한 설씨 가문을 재기하려면 자금이 필요했다.“우리 같이 들어왔는데 너희가 먼저 발견했다고? 웃기지 마.”인성이 나쁜 달무의 부하들은 손에 든 무기를 휘두르면서 말했다.그러다 싸움 실력이 엄청난 염구준을 생각하고 다시 내려놓았다.이 자리에서 무기를 휘두른다면 바로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었다.분위기가 심각해지자 달무가 멋쩍게 웃으면서 중재했다.“하하하. 보물들이 많은데 싸울 필요가 있어요? 사이 좋게 나누면 되잖아요. 저기 선생님이 절반을 챙기고 나머지 절반은 나랑
“각 구역에 통로가 있으면 입구에 동그라미 그리고 없으면 엑스 표시하세요.”염구준이 현장에서 지휘하기 시작했다.그동안 동고동락하면서 설씨 가문은 그의 말을 의심치 않았다.지시를 받은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였다.달무와 그의 부하들은 궁전의 서랍들을 뒤지며 보물을 찾았다.이렇게 큰 대가를 치렀는데 주먹만 한 황금을 찾지 않는다면 큰 손해라고 여겼다.“아씨, 개뿔도 없잖아.”인내심이 바닥난 누군가 불평하기 시작했다.여기에 어마어마한 황금이 있다했는데 정작 와보니 아무것도 없었다.“달무, 황금은 어디 있어?”부하는 ‘형님’이라고도 부르지 않았다.그들 모두 이기적인 인간들이라 눈앞에 이익이 있으면 형님이라 빌붙고 얻을 것이 없으면 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달무는 화내지 않고 웃으면서 대답했다.“하하. 이봐. 내가 뭐 하러 거짓말을 하겠어. 계속 찾아.”풍덩!부하 한 명이 괜한 돌멩이를 던지며 화풀이했다.“젠장, 여기 호수만 뒤지지 않았는데 설마 밑에 있는 거 아니겠지?”돌 하나가 큰 파도를 일으킨다고 그때 호수면에 거대한 소용돌이가 휘몰아쳤다.돌을 던진 남자는 화들짝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엄청난 기운이야.’염구준은 수상함을 느끼고 다급하게 말했다.“호수 아래에 뭐가 있어요. 거기서 떨어져요!”푸우욱!갑자기 물보라가 사방에 튕기면서 호수에서 거대한 머리가 나타나 돌을 던진 남자를 통째로 삼켜버렸다.돌을 던진 대가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악어?’남극 빙원에 악어가 있다니 참 신기했다.보통 사람들의 인식을 뛰어넘는 동물이 여기 있다니, 이런 냉혈 동물들은 극한 지역에서 살면 안 되었다.“크앙!”거대한 악어가 포효하며 궁전으로 올라왔다.“극한빙악입니다!”설구가 소리를 질렀다.실체를 본 적이 없지만 광산에서 화석을 판 적이 있었다.멸종된 동물이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니 정말 놀라웠다.스으윽!악어가 꼬리를 흔들더니 달무의 부하를 쳐서 핏덩이로 만들어버렸다.일격의 파워만 봐도 반천인 경지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
"끄아악!"브루언은 아파서 비명을 지르면서 바닥에서 뒹굴며 겁에 질린 채로 입을 열었다. "너희들은 사람이 아니라 악마야.""퉤, 별 것도 아닌게 까불고 있어." 백호는 침을 뱉으며 말했다. 브루언을 채 해결하기도 전에 동굴에서는 또다시 욕설이 들려왔는데, 목소리를 들어보니 달무 일행이었다."X발, 브루언 그 새끼가 사람이야? 오랫동안 함께 해온 사이에 배신을 때려?""그 새끼가 계획을 망치지만 않았어도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지는 않았을 거야.""진짜 내 눈에 들키지만 마라. 보는 즉시 갈기갈기 찢어죽여버릴 테니까."말만 들어서는 쌓인 게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았다.이윽고 달무 일행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들은 멀리서 서 있는 염구준 일행과 눈이 마주쳤다.지금 달무 쪽 일행은 총 여섯으로, 손실이 매우 막심했다. "살려줘!"그들의 모습을 본 브루언은 바닥에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로 아주 작은 소리로 도움을 구했다.'뻔뻔하면 무적이라더니.'탕!달무는 앞으로 걸어가 일격으로 그를 죽인 뒤 웃으면서 염구준 등을 바라보았다."저희 대신 배신자를 처리해주신 거, 감사합니다."그는 전에 염구준이 도와주지 않았던 것은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감사인사를 했다.상대방이 손을 쓸 생각이 없다는 걸 눈치챈 염구준은 그를 신경쓰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백호, 네 일이나 잘해. "이 말을 들은 백호는 대문 앞으로 다가가 두 손을 문에 대고 팔에 핏줄이 보일 정도로 힘을 주었다."하압!"이 거대한 힘에 문 위에 있던 얼음은 전부 갈라져 땅에 떨어졌고 얼음이 없어지자 두꺼운 대문 역시 반응을 보였다.끼익.대문은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양쪽으로 움직였다.이 두 문은 가볍지 않았다. 백호조차도 이마에서 땀이 나올 정도로 힘이 들었으니까 말이다."후!"문이 완전히 열리자 백호는 힘을 거두고 탁한 기운을 토해냈다.안에는 약간의 빛이 있었는데, 내부 장식은 고대의 궁전처럼 보였다. 비록 오랫동안 얼어붙어 있었던 장소지만 이곳은 사람들에게 위엄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