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명안은 속으로 무서워 죽을 지경이었지만 얼굴빛은 변함없이 날뛰며 송호민을 끌고 몇 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또 손을 벌리고 멀리 제주 산업 단지쪽을 가리키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저기 보여? 저곳은 바로 내 제주 의약 공장이다!”"직원 수만 명, 이사 수십 명, 기업 규모가 2000억 원 이상...... 무슨 뜻인지 알아? 그 말은 내 목숨이 중요하기 때문에 제경도 감히 내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한다는 뜻이야.”또다시 베란다 가드레일로 달려가 별장 구석에 있는 카메라를 가리키며 미친 듯이 웃었다. "염구준, 네가 별장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부터 너의 모든 짓을 카메라에 찍혔어. 나한테 확실한 증거가 있으니 모두 하드디스크와 웹클라우드에 저장되어 있었고주우고 싶어도 지울 수도 없는 증거야!”"나를 죽여도 너는 절대 살 수 없어!”염구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웃었다.이까짓게 협박인가?정말 웃기다!"제주 의약은 당신한테 가장 큰 카드죠?”그는 류명안을 조용히 바라보며 마치 죽음의 선고처럼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모방품으로 법에 어긴데도 죄가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하지만 너는 가장 잘 못한 것은 내 와이프를 건드는 것이야”"다음으로, 나는 당신의 모든 카드를 하나씩 파괴할 거야. 당신은 곧 이 세상에서 아주 큰 절망을 느끼게 될걸?!”말을 마치자,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문자메시지를 재빨리 편집해 보냈다.[수신자 : 전신전 전주 직속위대장, 전왕전력][코드 : 급살!][내용 : 집행!]......전신전 전주 직속위대는 집행 속도 빠름으로 유명했고 작전 시 번개같이 대단했다.염구준은 문자를 보낸 지 몇 분이 안 되어 위대장 '급살'은 염구준의 지시에 따라 전신전 특권을 직접 사용하여 제주 의약 그룹에 가장 치명적인 전면적인 타격을 가했다!제주시 의약품 규제 부문, 금융 대출 부문, 시장 규제 부문, 전력, 급수 회사까지...... 제주의약그룹과 관련된 모든 기업이나 개인은 모두 제경시로부터 엄명을 받았다.그의 모든 타켓이 제주
다 끝났어!그에게 전화한 사람들 한 명 한 명은 재산이 백억이 넘는 사람들이였고 제주의약그룹의 상임이사로 그룹 주식까지 갖고 있어 인맥이 매우 넓었다. 하지만 이번 일의 심각성은 이미 모든 사람의 상상을 뛰어넘었다.무슨 인맥 관계, 파트너... 모든 사람들은 절대적인 침묵을 지켰다.어떤 세력이나 개인들도 감히 제주의약그룹을 돕지 못했다.이른바 '국내 3위권 제약기업'은 마치 환상의 물거품처럼, 보이지 않는 손가락 하나로도 쉽게 터졌다!"너야, 너임이 틀림없어!"그제서야 류안명이 앞에 있는 구준을 보았는데 그의 모습은 마치 광마를 방불케 했다."염구준, 네가 배후에서 조종한거야? 아니면 도대체 뭘 어떻게 한 거야...! 아니, 너는 나를 쓰러뜨릴 수 없어. 나는 산업단지가 있다고! 그렇게나 많은 직원들이 나 덕분에 먹고 사는데 나라가 나를 포기할 리가 없어.. 절대 불가능해!"그럴 리가 없다고?전신전 전주의 사전에서는 결코 불가능이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내가 말했지."구준은 마치 물에 빠진 개미 한 마리를 바라보는 듯한 류안명을 담담하게 주시하였다."너의 모든 기댈 곳들을 파괴할거라고,물론 너의 산업단지도 포함해.""총 1만2천4백62명의 직원들, 그들도 네 보호막이 되지 않을 것이다."말을 하며 그는 옆 바닥에 떨어진 망원경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가볍게 입을 열었다."눈 깜빡이지 말고 자세히 보도록 해!""산업단지, 나의 산업단지..."구준의 말소리가 떨어지는 순간 류명안은 온몸을 떨며 조건반사적으로 달려나가 바닥에서 망원경을 주워, 베란다 가장자리로 돌진했다. 그러고는 멀리 있는 제주의약산업단지 쪽으로 바라보았다.어안이 벙벙했다!약 15km 떨어진 제주의약산업단지 상공에 눈폭풍 무늬가 도배된 전투기 6대가 날며 선회하고 있었다.지면에는 무려 백여 대의 검은색 승용차가 쌩쌩 몰려와 산업단지의 모든 출입구를 모두 틀어막았다.산업단지 안쪽에는 제주의약유니폼을 입은 몇만 명을 넘는 인원수의 직원들이 플랜트에서 빠져나오고 있었는
류안명은 온 몸이 떨리며 손에 든 망원경을 천천히 내려놓고는 덤덤한 얼굴의 구준을 보았는데, 마치 지옥에서 나온 악마를 바라보는 것만 같았다.서늘한 기운이 발에서 머리 위로 올라오고 있었다.염구준, 그는 대체 어떤 사람인가?!제주의약산업단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것은 단연 염구준이 만든 일 일것이다.조금 전에 그가 문자 한 통을 보내서 그룹이 즉시 파산의 피해를 입었으니까...용하국내에서 대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신분이고, 어떤 지위에 있어야 이렇게 무서운 실력을 가질 수 있을까?눈앞의 이 성이 염씨는 절대 평범한 데릴사위가 아니다,그...그는 정말 인간이 아니야!"시간이 거의 다 됐다."구준은 물론 류안명의 얼굴의 놀라움을 조금도 개의치 않았고,옆에 있는 손호민은 더욱 무시한채 손을 뻗어 멀리 제주산업단지 방향을 가리키며 담담하게 웃었다."너희가 가장 보고 싶은 한 장면이 왔어."가장 보고싶은 장면?류안명과 손호민은 망연자실한 얼굴로 서로 눈을 마주치고 또 무의식적으로 망원경을 들고 산업단지 쪽을 계속 바라보았다.15km 떨어진 산업단지 범위 내에서 노동자, 게이트키퍼, 청소부, 중고위급 임원... 모든 직원들이 모두 대피했고 제주측 차량도 이미 모두 뒤로 물러나 무려 4~5km나 빠져나간 상태였다.그리고 산업단지 상공에는 전투기 여섯대도 이미 선회하는 것을 멈추고 각각 차밭의 다른 위치로 날아갔고 전투기 선실복이 천천히 열리면서 섬뜩한 고폭 폭탄이 모습을 드러냈다! 펑,펑,펑!폭탄을 투사하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였다.총 3백여 개의 고폭 폭탄이 여섯 대의 전투기 하단에서 급착륙해 아래 산업단지 지상 건물로 계속 다가오고, 다가오고, 또 다가왔다!콰르릉!모든 폭탄이 거의 동시에 터졌다!부지면적은 15만 평방메터가 넘고 표준적인 축구장 스무 개 크기의 제주산업단지는 하늘로 치솟는 화염 구름에 철저히 휩싸였다!지상에 있는 건물, 공장, 생산설비, 직원 합숙소, 시멘트 도로, 철근콘크리트...모든 것이 불타오르는 빛의 엄청난
입으로는 "진짜가 아니야"라고 말했지만,사실 마음속으로는 알고 있었다.심혈을 기울여 만든 모든 것이 눈앞의 이 염구준에 의해 모두 망가졌다느 것을. 마치 걸레로 지도우를 살짝 닦았을 뿐인데 제주의약을 이 세상에서 완전히 제명해버렸다!"이 세상에는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이 너무 많지,그리고 나는 우연치 않게도 가장 건드려서는 안되는 사람이야."구준은 류안명을 담담히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네가 손씨그룹을 파괴하고 싶어했으니 내가 너의 제주의약을 미리 파괴했다.""너는 지금 내가 심혈을 기울인 모든게 파괴된 심정이 어떤지 궁금한거야?"인정했다, 그가 드디어 인정했어!제주의약그룹의 파멸도 역시 염구준이 한 일이다!옆에서는 손가을을 닮은 그 나이트클럽 아가씨가 제주의약의 파멸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목격하고 있었다. 그녀는 앞에 있는 구준을 보며 이빨을 떨고 온몸까지도 심하게 떨었다.거물이다, 이 염구준은 단연코 정말 대단한 거물일 것이다!제주의약그룹은 국내 상위 3위, 총 자산 수천억에 이르는 데 관련된 모든 방면이 어마어마하게 거대했으며 제주의 경제 기둥 중 하나였다!그런데 눈앞의 이 염구준은 단지 문자 한 통으로 전투기를 직접 동원하고 제주의 근로규제 부서들을 동원하여 이 경제적 기둥을 뿌리째 뽑아버렸다!이것은 대체 무슨 능력이란 말인가?그녀의 상식으로는, 그녀가 접할 수 있는 차원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였다!"염, 염구준..."류안명 곁에 손호민은 두 다리가 이미 겁에 질려 힘이 풀렸다.그는 앞에 있는 구준을 보았다.마치 처음 이 ‘사촌 매부’를 아는 것 같았고 처음으로 손씨 가문의 데릴사위를 아는 것 같았다!그가 정말 일반 퇴역병이고, 쓰레기 데릴 사위인가?분명하게 그렇지 않다!그는 악마이고, 마귀이며, 사람을 뼈도 남기지 않고 먹는 요괴이며, 심연에서 빠져나온 마왕이다!"손호민."구준은 더 이상 류안명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손호민의 얼굴에 눈길을 서서히 떨어뜨리며 입을 열었다."요행껏 살면서 자신의 목숨을
"제주 관련 부서가 곧 와서 너희들을 법에 따라 처리할거야. 이번 생에는 감옥에서 잘 반성하고, 다음 생에서는 제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마라."말을 끝마치고는 곧장 이 교외 별장을 떠나 청해시로 돌아갔다!제주의약그룹이 군의 발파에 의해 철거된 것, 이 일의 영향은 무척 컸다!8백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청해시라도 이와 관련된 뉴스 보도를 첫시간에 바로 방영했는데,국내 상위 3위의 제약 거물이 어떤 불명확한 이유로 관련 부서에 의해 강제 단속되어 의료업계에서 철저히 제명되었다는 것이였다.제주의약 그룹이 의료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매우 방대했고, 각종 약물, 건강보조식품, 의약 기자재 등.. 점유율은 무려 20퍼센트에 달했으며 심지어 외국 시장도 상당 부분에 포함되어 있었다.제주의약그룹이 무너지면서 이 빈 시장 점유율은 곧바로 주요 의료업체들의 광기 어린 추격의 표적이 되었다!"아빠,엄마,큰아버지!"청해시,은빛아파트.가을은 거실에 앉아 TV에서 방영되고 있는 뉴스 보도를 보면서 심장이 거의 목구멍을 튀어나올 지경이였다."봐요,어서 봐,제주의약그룹이...없어졌어요!"태석,숙영,태산,심지어 심각한 상태의 전신마비가 온 '손중천'도 어안이 벙벙한 채 TV에 방영되는 제주산업단지 폐허를 보면서 머리가 모자랄 것 같았다.무슨 일이지?오전 무렵에도 류안명은 전화로 인천시의 호구초 재배기지를 내놓으라고 협박했었는데 겨우 오후에 제주의약 그룹이 없어졌다고?구준... 구준은 이미 제주에 가지 않았던가?"가을아, 빨리, 빨리!"숙영이 갑자기 몸을 떨더니 정신이 어느정도 돌아오자 가을을 향해 연신 소리를 질렀다. "구준이한테 전화해서 얼른 돌아오라고 전해. 저쪽에서 폭탄을 던지고 있으니 혹시나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그녀의 말이 다 끝나지 않았다!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거실 방범문이 밖으로 살짝 밀쳐지며 구준이 활짝 웃으며 거실로 들어왔다.그는 방영되고 있는 신문기사를 보고는 심장이 벌렁거렸다.언론매체를 통해 '사실을 명확히 하라'는건 계획의
이어 그녀는 "그리고 사업부더러 서둘러 판매채널을 개설하라고 해. 약국, 병원, 건강보조식품 마트 등.. 나는 전국의 소비자들에게 우리의 생명 1호를 알릴거야, 우리의 건강보조식품이 전국을 향하도록 하게 할거야!"전화너머 기획부 사장의 목소리는 더할 나위 없이 신이났다. "네!"통화가 끝났어도 가을의 얼굴에 있는 홍조는 여전히 없어지지 않았고, 그녀는 구준의 팔을 꽉 잡았는데 작은 얼굴에는 말할 수 없는 설렘이 보였다.됐어,드디어 나아졌어!지금의 국내 시장,손씨의 성장세를 막을 기업은 더 이상 없었다.'생명 1호'의 판매 채널이 철저히 열리기만 한다면 창조될 이익은 무시무시한 천문학적 숫자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그리고 빌방 강씨가문도!강씨가문에서 넘겨받은 그 산업들,남은 공장들,노동자들,옛 파트너들...지금은 모두 손씨의 관계망으로 되어 약물 판매에 헤아릴 수 없는 엄청난 혜택을 가져다 주었다.만사가 다 갖추어졌고 인젠 동풍만 남았다!지금은 매출이 없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그저 공장 생산능력이 충분히 크지 않을까봐 겁났다. 새로운 생산라인이 계속 이행되는 한, 손 씨 그룹의 부상은 곧 있을 일이였다!"다음에 아주 중요한 일이 있으니 이제 해결을 해야지."구준은 가을의 이쁜 얼굴을 보고 거실에 있는 태석 등을 다시 보고는 미소지었다."아버지, 어머니, 내일 저랑, 가을이랑 같이 집 고르러 가시죠. 이제 이사 갈 준비해야죠."이것은 심사숙고한 후의 결정이였다.지금의 손씨가문에는 손중천 어르신, 손태산, 염희주, 그리고 장인장모가 있었는데... 이 집은 정말 작고 붐볐다.그리고 원래의 옛 손씨 집은 연대가 너무 오래되어 낡았으며 별장 규격과 인테리어 스타일이 이미 오래전부터 세대에 뒤떨어진 것이였다!"하지만..."태석은 머뭇거리며 이렇게 말했다."우리가 지금 발전하는 것은 비록 느리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자금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거라 돈이 결코 여유롭지 않아. 그러니 그건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는거 어떠니?"구준은 고개를 저으며
가을의 눈이 반짝이더니 별장 모래판을 한참 쳐다보다가 데스크 뒤편에 있는 몇몇 분양 아가씨를 향해 손짓을 했다. "안녕하세요. 혹시 가장 높은 저 모래판 가격은 얼마인가요?"모래판?젊고 예쁜 분양 아가씨 몇 명이 통일된 직업 드레스를 입고 재잘재잘 모바일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가을이 이렇게 외치자 순간 얼굴에는 귀찮음이 어렸다.판매원 아가씨 중 한 명은 가슴에 '서서연'이라는 명찰이 걸려 있었는데, 그녀는 휴대전화를 들고 굳어진 얼굴로 걸어오더니 기분 나쁜 어투로 말했다."손님, 혹시 저랑 장난치시는 건가요? 모래판은 전시용으로 쓰이지, 외부에 판매되지는 않습니다.""사고 싶으시다면, 백화점을 둘러보시기를 권합니다. 어린이용 장난감을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그것도 가격이 저렴하지 않아요. 매두 비싸거든요."한바탕의 비꼼에 가을의 얼굴은 갑자기 어색해졌다.그녀가 묻는 것은 모래판 가격이 아니라 그에 해당하는 1호 별장이였다.이 서서연은 일부러 그녀의 뜻을 곡해한게 분명했다.모바일 게임을 다 놀지 못해 속이 답답했다."이런 서비스 태도를 좋아하는 고객이 거의 없을 겁니다."구준은 아내의 작은 손을 잡고 서서연을 차분히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당신들 매니저를 불러내요.1호 별장을 사겠으니까.즉시 수속을 해주시죠."서서연은 일단 어리둥절하다가 나중에는 콧방귀를 뀌었다. 허세 부려! 힘껏 부려!청해시의 부유한 사람들은 일찌감치 자신의 개인 별장을 소유했거나 도심에 있는 별장 단지에 살고 있었는데,향산 이쪽 여섯채의 빌라는 3년 넘게 지었는데도 가격이 계속 오르니 살 사람이 전혀 없었다.이곳에 이렇게 오래 방치되어 있었고 그들 몇 명의 판매원 아가씨들이 지키고 있었는데 마케팅 매니저는 한 달에 몇 번 오지도 않는데 어디 가서 사람을 찾아주겠는가?"손님, 농담하지 마세요."서서연은 손가락 앞에 놓인 모래판을 손가락으로 뻗으며 비웃었다."이렇게 비싼 별장 사 본 적 없으시죠? 진짜 부자는 여기 안와요, 다 전화로 연락해서 별장 자료를 보내달라고
비밀번호 없는게 더 간단했고 비밀번호를 입력할 필요 없어서 은행카드를 POS기에 꽂혀 잔고를 보면 되었다."맙소사, 너희들 어서 와 봐!"서서연은 데스크로 돌아와 POS기가 표시하는 계좌 잔고를 보았는데, 눈알이 거의 튀여나올 정도였다. 일, 십, 백, 천, 만, 십만, 백만, 천만...무려 열 몇 개 0이 있었다. 대충 봐도 판단할 수 있었는데 적어도 몇 조억 급은 넘어섰다!"충분히 봤나요?"구준은 가을의 손목을 잡고 천천히 데스크 앞으로 걸어갔고,얼굴에는 어떤 표정도 없었다. "충분히 봤으면 서둘러 수속 하고 별장 여섯 채를 전부 처리해주세요.""그쪽이 방금 말한 그 말은 일리가 있습니다. 시간 낭비하지 않을게요."구준의 말소리가 떨어지자 서서연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설레는 얼굴로 붉게 달아올랐다.여섯 채의 별장이라니!마케팅센터가 방금 책정한 거래가격에 따르면 이들 여섯채 빌라의 실제 분양가는. 몇 조였다. 마케팅 대표로서 그녀는 판매가의 천 분의 이정도 판매금을 받을수 있었는데 즉 천 몇억원을 받을 수 있다!이게 무슨 개념인가?그녀가 마케팅 센터에서 3년 넘게 일했는데 매달 기본급은 겨우 몇백 초반이었고, 가끔 다른 마케팅 부서에 가서 카메오로 일했는데, 이 몇 년 동안, 총 천만원도 벌지 못했다.근데, 몇 억원이 넘는다니, 그녀가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평생을 일만 한다해도 이렇게나 많은 돈을 벌 수는 없었다!"손, 손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제가 바로 자료를 준비해 드리겠습니다!"그녀의 흥분되어 말을 버벅거렸고 벌떡 일어나 뒤편 자료실로 달려가 별장 여섯 채의 관련 서류들을 모두 찾아냈다.두 손을 부들부들 떨며 구준의 앞으로 자료를 건네주었는데 목소리에는 감출수 없는 흥분이 보였다. "손님, 저희 마케팅 센터는 원스톱 서비스라 이 서류에 사인만 하시면 됩니다.""서류 한건당 7개 이름을 서명하시면 표기해야.. 아, 손님 혹시 이 여자분과 결혼하셨나요? 만약 결혼하셨다면, 이것은 결혼 후 재산이므로 이 손님도 서명이
선박 위의 사람들이 절박하게 울부짖었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자 각 세력들이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분위기를 보아 곧 위험이 닥칠 것 같았다.촤아아악!“엄청난 것이 몰려오고 있어! 빨리 위로 올라가!”나중에 물에 들어간 무술인들이 제일 먼저 해수면으로 올라와 보고했다.이어서 대다수 무술인들은 통신기에 비명소리만 남기고 사라졌다.각 세력이 어쩔 바를 몰라 혼란에 빠졌을 때, 노신기는 염구준의 옆얼굴을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그의 말이 옳았다.“다들 맞서서 싸웁시다!”염구준은 어마어마한 기운이 몰려오는 것을 감지하고 우렁차게 소리쳤다.그게 무엇이든 이미 상대방을 건드린 이상 맞서서 싸워야 했다.정신을 차린 각 세력들은 갑자기 조상들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떠올라,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무기를 집어 들었다.촤아아!다시 몇몇 사람이 수면위로 올라오더니 놀라운 속도로 선박을 행해 헤엄쳤다.“저게 다 뭐야?”누군가 겁에 질려 비명소리를 질렀다.“나도 몰… 악!”같이 헤엄치던 일행이 말하다 바다 밑에 있는 물건에 잡혀 끌려가고 말았다.그리고 밧줄처럼 생긴 것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선박에 있는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악!”“살려줘!”순식간에 비명소리와 경악 소리가 섞여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었다.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체에 다들 지레 겁을 먹었다.윙!그때 누군가 열 줄기 검기를 발사해 밧줄처럼 생긴 생물을 잘라버렸다.“저건 또 뭐야? 엄청 단단하네.”제일 처음으로 공격한 사람은 역시 염구준이었다.“끼익!”바다 밑에서 공격을 당한 생물은 날카로운 이명소리를 내며 위로 올라왔다.생각보다 쉽게 잘리자 각 세력들은 용기를 내서 공격을 퍼부었다.“별거 아니네. 단번에 잘려지잖아.”자신감이 생긴 그들은 필사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본래 각 세력의 실력으로 쉽게 생물을 잘라낼 수 있는데, 이 생물이 모두가 혼란에 빠진 틈을 이용해 습격할까 봐 진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물론 염구준도 모든 사람을 책임질 의무가 없으니 주변에
“가서 건져 와. 살아있으면 좋고, 죽었으면 하는 수 없지.”그 한마디를 남기고 메노스는 계속 시끄럽게 구는 꽃무늬 셔츠남을 뒤로한 채 조용히 선실 안으로 들어갔다.메노스가 이 후계자를 아끼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자기 목숨까지 걸 정도는 아니었다.한편, 잠수함을 타고 온 대어당, 안설홍, 레온 가문의 세 세력은 자연스레 한데 모여 서로를 의지하며 다른 세력에 대항할 방비를 했다.그에 비해 염구준의 일행은, 아까 그의 압도적인 전투력을 목격한 덕분에 분위기가 다시 끓어올랐다.“염 선생님은 진짜 강하시네요! 한두 번 만에 반보천인 한 명을 처리하시다니!”“염 선생님만 계시면 스텔라성도 별 것 아니에요!”“전 마음 정했어요. 이번 일만 끝나면 무조건 염 선생님을 제 스승님으로 삼을 거예요.”세 척의 어선 위의 사람들은 불과 며칠 만에 염구준의 팬이 되어버렸다.하지만 정작 염구준 본인은 사람들의 찬사 따위에 눈도 깜빡하지 않고, 아타와 노신기를 향해 입을 열었다.“계획대로 시작하죠.”“네!”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로 수색 인원들을 바다에 투입했다.다른 세력들도 질세라 각자 인원을 내보냈지만, 서로 자기 일을 하느라 별로 큰 충돌은 없었다.이 바다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피를 흘릴 이유는 없기 때문이었다.염구준은 주변을 둘러보고 모든 세력이 각자 행동 중인 걸 확인하곤, 조용히 자리에 앉아 기운 회복에 집중했다.방금 전의 싸움에서 그는 다른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속전속결로 싸움을 끝내기 위해 일부러 몸에 무리를 주는 권법을 강제로 사용했었다.하지만 실제로는, 그 한 방의 주먹과 한 번의 검격으로 무려 30%의 기운이 빠져나간 상태였다.완전히 회복하려면, 최소 열 시간이 필요했다.그의 모든 행동은 타 세력들에게 낱낱이 관찰되고 있었지만, 감히 함부로 움직이는 사람은 없었다.그리고 날은 조용히 어두워졌다.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엔 무수한 별빛이 바다에 반사되어, 마치 두 개의 은하수가 펼쳐진 듯한
“하하하! 겉멋만 든 자식이, 결국은 허세였구나!”로브는 이 약한 일격에 박장대소하며 자신감이 들었다.‘어쩌면 정말로 다른 사람들이 말한 것처럼 아직 몸을 채 회복하지 못한 것일 수 있겠어.’그 모습을 지켜보던 베르 일행은 눈에 띄지 않게 기운을 운용하며 적당한 타이밍에 염구준을 제거할 기회를 노렸다.하지만 뭔가 이상했다.사람들은 곧 염구준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다. 기운의 강도로 보아 그들을 속이는 것 같지 않아 보였다. 특히, 왼주먹에 모인 에너지는 숨이 멎을 만큼 강렬했다.“이런 허세에 난 안 속아!”로브는 상대방이 그저 겁을 주려는 연기일 뿐이라고 생각하고는 기세등등하게 구자검을 뿌리치고, 단검을 휘두르며 염구준을 향해 돌진했다. 그는 원래 지는 척하려고 했었지만 지금 상황으로 보아선 그럴 필요가 없다고 여겼다.“칠상권종극오의, 칠권합일!”이에 염구준은 입꼬리를 올리며 두 자루의 단검을 향해 왼팔을 휘둘렀다.쾅!주먹이 단검에 닿는 순간, 두 자루의 단검은 그대로 부서져 바닥에 나뒹굴었다.이 공포스러운 주먹을 그가 막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안 돼!”로브는 이번 주먹이 진짜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공포에 사로잡혀 피하려 했지만, 이미 공격 태세로 몸이 나간 상태라 도망칠 수가 없었다.쾅!염구준의 일격은 그대로 로브의 가슴을 강타했고, 로브는 힘없이 밀려났다.그러나 염구준은 멈추지 않고 곧바로 검으로 로브의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복부까지 갈라 길고도 흉측한 상처를 남겼다.풍덩!로브는 이 어마어마한 충격에 바다로 떨어졌고, 생사조차 알 수 없게 되었다.그러나 염구준은 그를 돌아볼 생각이 없었다.애초에, 이건 남들에게 자신이 초입 반보천인을 상대할 여유가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다.이 싸움은 승부가 명확했지만, 너무 빨리 끝난 탓에, 진짜 실력을 가늠하기 어려웠다.게다가 로브는 제대로 싸운 것도 아니고, 허점투성이였기에 평가 기준도 되지 못했다.관중들은 모두 멍한 표정이었지만,
불쌍하게도 그는 꿍꿍이가 많은 여우같은 사람들에게 이용당했다.그러나 금발에 금색 수염, 푸른 눈동자를 가지고 구부정한 몸매에 하얀 로브를 입은 메노스는 순진한 그와는 달리, 더욱 노련했다.“이번 일은 중요하고 사방에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니 함부로 나서지 않는 게 좋아.”겨우 이정도 이간질로는 그를 속일 수 없었지만, 그에게는 민폐 팀원이 있었다.꽃무늬 셔츠남은 거대한 아기처럼 징징대며, 눈물까지 찔끔 흘렸다.“메노스 할아버지, 전 할아버지가 키워주신 아이잖아요! 설마 저한테 무관심 해지신 거예요?”“그만. 복수해줄게, 그러니 그만해.”메노스는 꽃무늬 셔츠남이 우는 걸 보자, 마음이 사르르 녹아서 옆사람을 향해 물었다.“로브, 저 녀석의 실력이 어떻지?”“강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직접 싸우는 건 본 적 없습니다. 저쪽 진영엔 반보천인이 둘이 있는데, 제 실력과 맞먹습니다.”로브는 아는 걸 전부 털어놓았지만, 계속 불안한 예감이 들어서 표정이 좋지 않았다.역시나 메노스는 그의 예감처럼 말도 안 되는 명령을 내렸다.“그래, 네가 가서 한번 떠봐. 내가 뒤에서 봐줄테니.”“네.”로브는 원망 어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이를 악물고 대답한 뒤, 요트에 올라타 염구준이 있는 어선을 향해 달려갔다.메노스는 정말 그의 목숨 따위는 안중에도 두지 않고 명령을 내린 거였다. 두 배 사이의 거리가 짧은 것도 아니라 위험한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바로 도와줄 수도 없었다.슉!로브는 어선에 뛰어올라 기세 넘치게 소리쳤다. “염구준, 한 번 붙어보길 원한다!”다소 똑똑한 선택이었다.혹시라도 집단구타를 당할까 걱정이 돼서 먼저 큰소리부터 친 것이다.하지만 염구준을 향해 시비를 거는 로브가 마음에 들지 않아 그레이가 나서서 입을 열었다.“너 따위가 감히?”부두에서 2:1로 이기긴 했지만, 그래도 로브는 패배자였다.게다가 이제 막 반보천인의 문턱에 선 수준이 감히 염구준을 상대로 나서기엔 한참 부족했다.“받아들일 건가?”로브는 그레이와 말싸움을
그는 입을 열자마자 자신은 염구준의 적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천기문이든 아타든 그는 애초에 경쟁상대로 생각해두고 있지 않았다. “흥, 비겁한 놈!”노신기는 화를 내며 말했지만 섣불리 움직이지 않고 염구준이 어떻게 나올지 기다렸다.어선이 잠수함을 상대한다는 건 아예 말도 안 되었다.“예부터 보물은 능력 있는 사람이 가져가는 법이지.”염구준은 꼬리를 밟혔음에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혹여 다툼이 생긴다 해도, 실력으로 누르면 될 일이었다.게다가, 보물을 탐색하는 세력이 많을 수록 고대 옥패를 찾아낼 확률도 커지기 때문에 어쩌면 더 이득이었다.게다가, 정확한 위치 없이 찾아야 한다는 건 사막에서 바늘 찾기와 다를 게 없었다. “고마워. 만약 보물을 찾게 된다면 염 선생도 나눠줄게.”“만약 고대 옥패를 발견한다면, 바로 주고.”대어당의 당주는 크게 기뻐하며 약속했다. 염구준에게 복종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며 말이다.적과 동료는 늘 변하는 법이다. 변하지 않는 건 오직 이익뿐이었다.염구준은 그를 슬쩍 바라보곤,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이런 식의 허울뿐인 약속 따위는 진즉에 질려 있었기 때문이다.마지막까지 믿을 수 있는 건, 오직 자신의 검 뿐이었다.“후욱, 후욱.”노신기는 분이 풀리지 않았지만, 염구준이 나서지 않는 이상 홀로 대어당과 맞붙을 자신이 없었다.철썩철썩!이윽고 바닷물이 또 한 번 요동치더니 이번엔 세 척의 잠수함이 물 위로 떠올랐다.적어도 세 개의 강대한 세력이 더 온 것 같았다.그리고 멀지 않은 곳의 두 방향에서 모두 배가 다가오고 있었는데, 또 다른 두 세력이 오는 것 같았다.보물을 나눠가지려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진 것이다.“염 선생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폐 끼치지 않을 테니 걱정 마세요.”“염 선생님께서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건 조상 대대로 전해진 보물이니 저희도 어느정도는 가져가 가문에 보태야죠.”“염구준, 날 기억해?”새로 온 이들 중 대부분이 염구준과 한번쯤 얽혔던 사람들로
염구준은 주변 사람들의 술렁이는 말소리를 들으면서도 꿈쩍도 하지 않고 눈을 감고 기력을 회복했다.실력이 부족하면, 눈앞의 보물이 많을수록 더 빨리 죽기 때문이었다.유동심연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세 척의 어선은 닻을 내리고 정박했다. 함부로 다가갈 엄두가 나지 않아서였다.한참을 기다리던 노신기는 염구준이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조심스레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염 선생님, 다 왔습니다.”바로 앞이 유동심연이라 노신기 역시 더는 기다릴 수 없었다.“네.”염구준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갑자기 눈을 번쩍 떴다. 지금 몸속의 기력은 대략 60%가량 회복된 상태였다.눈을 돌린 순간, 아무리 본 게 많은 염구준이라도 눈 앞의 정경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수 킬로미터 전방의 푸른 수면 위에 울창한 숲을 품은 작은 섬이 떠 있었고, 그 규모는 대략 천 평쯤 되어 보였다.하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건 섬 앞의 바다였다.바로 앞의 바다는 고요하고, 연푸른 색이었으나 그 아래엔 거대한 균열이 있었고, 그 틈 사이로는 붉은 용암이 흐르고 있었다.연푸른 색의 바닷물이 깊은 곳으로 떨어져 마치 폭포 같았다.육지의 폭포는 많이 봤지만, 바다 속에서 내려쏟는 폭포는 염구준도 처음 보았다.곧 그는 정신을 가다듬고 물었다.“위험 징후는 없었습니까?”현장에 있는 이들 중 그가 가장 강했지만, 가장 신중한 것도 바로 그였다.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 섣불리 움직인다면 정말 쉽게 목숨을 잃을 수 있었다. 이건 그가 피로 새긴 교훈이었다.“없었습니다. 지도에 따르면, 보물은 저 심연 아래에 있다고 합니다.”노신기는 들뜬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는 지금 보물에게만 정신이 팔린 상태라 다른 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물속의 위험이나 정보의 진위 따위는 이미 까먹은 뒤라는 거다.하지만 백 살에 가까운 아타는 달랐다. 그는 신중하게 무전기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보물이 저 아래에 있는 건 확실하니, 먼저 사람을 내
노신기는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이쯤에서 말을 멈췄다.그는 노대영이 친부의 원수를 갚겠다고 칼을 들이미는 것쯤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었지만, 노희연이 평생을 고통속에서 살아가게 하고 싶진 않았다.남자친구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걸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말이다. “와... 이건 진짜 대박이네.”주변에 있던 구경꾼들은 한껏 입을 벌렸다. 일이 너무 막장인데다, 남의 집안일이라 함부로 끼어들 수도 없어 결국 그들은 계속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노신기의 걱정과는 달리 노대영은 긴장이 풀린 표정으로 미소 지으면서 주머니에서 편지 하나를 꺼냈다.“전 이미 제 출신을 알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포스가 이 사실을 미끼로 절 회유하려 했지요. 사부님을 배신하라고요.”“하지만, 사부님은 절 키워주시고, 제게 가르침을 주신 분인 걸요. 제가 어떻게 사부님을 배신하겠습니까?”“제 친부는 수많은 무고한 생명을 짓밟은 악인이니 죽어도 쌉니다.”노대영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진심 어린 정의로 가득 차 있었다.대의를 위해 친혈육을 버리는 모습에 노신기는 물론, 주변에 있던 사람들조차 감탄을 금치 못하고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잭시는 한때 무고한 여성을 백여명이나 죽인 악마로, 살인수법도 잔인해서 사람들이 이름만 들어도 덜덜 떨게 만든 범죄자였다.그 어떤 고문도 하지 않고 단칼에 죽인 게 아까울 정도였다.“정말 날 원망하지 않니?”노신기는 노대영에게 다가가 그를 일으키며 다시 한번 물었다.그가 꺼낸 편지는 끝내 펴보지 않았다.“사부님만 괜찮으시다면 저는 앞으로 평생 사부님을 모시고 싶습니다.”노대영은 정중하게 말했다.“그래, 그래.”“내가 생각이 짧았어. 이번 일만 무사히 마치면, 돌아가서 결혼식을 올리게 해줄게.”노신기는 속에 담아두었던 응어리가 풀리자 기분이 좋아져 사랑하는 딸과 제자의 결혼을 허락해주었다.제자의 말을 들으니 고민도 사라지는 것 같았다.“아빠...”노희연은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은 상황에
“손수건... 제발, 손수건 좀 찾아줄 수 있어요? 저한테 정말 소중한 거예요...”...그 말을 들은 염구준은 아무리 평소에 마음을 다스리는 데 능하다 해도 이번엔 진심으로 한 대 후려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지금 생사가 걸린 상황에서 손수건 따위가 중요하다는 거야?’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후우, 역시 남한테 빚을 지면 안 돼.”염구준은 탄식했다.그러나 그 순간, 남아 있던 호체진기가 완전히 사라지며 그는 강한 바람에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방금 전에 노희연을 구하기 위해 남은 힘을 전부 써버렸는지라 더 이상 호체진기를 유지할 기운이 없어서였다.쾅!이 위기의 상황에 그는 갑판에 주먹을 박아넣어 몸을 고정했다. 맨몸으로 부딪혀 보기로 한 것이다.그러나 그의 몸은 공중에 붕 떠올라, 마치 줄 끊어진 연처럼 바람에 흔들렸다.‘이참에 몸을 단련하는 거라고 생각하자. 이번에 살아남는다면 육체가 최대로 강화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염구준은 생각하며 광풍 속에 몸을 맡겼다.비록 낭패해 보이긴 했으나 다행히 그것 빼고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시간은 그렇게 일분일초가 흘러갔다. 끼익.잠시 후, 폭풍이 잦아들고, 배의 흔들림도 덜해지자 사람들도 상선에서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희연아!!”가장 먼저 달려나온 사람은, 바로 노신기였다.갑판에는 밧줄에 꽁꽁 묶인 노희연과 그 앞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기운을 회복 중인 염구준이 있었다.“따님은 무사합니다. 이걸로 저희 약속은 끝났습니다.”“제 딸을 구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노신기는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을 모아 깊은 감사를 표했다.그도 겨우 지도에 관한 정보 따위로 남한테 자신의 딸의 목숨을 구해달라고 부탁한 게 무리한 요구라는 걸 알고 있었다.염구준이 의리가 있다는 것도 말이다.“따님 교육 잘하세요. 운이 항상 따라주는 건 아닙니다.”염구준은 그간의 인연을 생각해 짧게 말한 뒤,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기운 회복에 집중했다.남의 집 딸 교육까지 도맡을
대자연의 힘이란, 실로 두렵고, 또 알 수 없는 존재였다.방금 전은 비록 한순간이었지만, 그조차 반보천인급 고수의 전력 공격과 맞먹는 위력이었다. 이 폭풍은 너무 무서울 정도로 강했다.만약 초강력 폭풍 전체가 모였다면 얼마나 강할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염구준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자연과 비해 자신이 너무나도 작아보였기 때문이었다.‘또 온다!’긴장을 풀려고 할 때, 염구준은 거대한 폭풍이 또다시 그를 향해 오는 것을 느꼈다.이번에는 아까보다도 더 강한 에너지를 품고 있었다.무시무시한 회오리바람이 몰아치며, 거대한 물기둥 두 개가 바다 위로 치솟아 염구준을 향해 돌진했다.이 정도 위력이라면, 염구준이 버틴다 해도 배가 결코 멀쩡하지 못할 터였다.그때, 노희연이 겁에 질린 채 염구준의 다리를 덥석 붙잡고 떨면서 물었다. “이게... 대체 뭐에요? 바다괴물이... 나오는 건가요?”눈앞의 장면에 겁을 먹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그 안에 담긴 에너지도 보이는 것만큼 매우 많았다.“손 치워. 방해하지 마.”“이 안에서만 안 나가면 안 죽어.”염구준은 천근추를 하고 있어서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멋대로 움직였다간 하체가 흔들려 천근추가 풀릴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아, 알겠어요!”노희연은 잽싸게 손을 떼고, 바닥에 쭈그려 앉아 고개를 푹 숙였다.그녀는 거의 다가오는 물기둥을 차마 눈 뜨고 보고있을 수가 없었다.하늘 높이 솟아오른 물기둥은 그녀에게 압박감을 주어 그녀가 겁에 질리게 만들었다.쉭쉭!염구준은 양손을 벌린 뒤, 오른손으로 검결을 만들어 물기둥을 향해 미친듯이 검기를 날렸다.비록 검 없이 날리는 검기였지만, 이 정도의 검기라면 물기둥을 처리하는데는 충분했다.검기가 지나갈 때마다 물꽃이 피어올랐고, 백 번쯤 쏘고 나서야 겨우 첫 번째 물기둥을 없앨 수 있었다.그러나 다른 한 개는 이미 너무 가까이 다가온 상태라 검기를 백 번 날릴 여유가 없었다.쾅!염구준은 오른손을 움켜쥐고, 권영을 날려 물기둥을 부셨다.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