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서서연 뿐만 아니라 옆에 있는 다른 여자 판매원들까지 모두 얼떨결에 해졌다.여섯 채의 별장을 모두 산다면 무려... 조대 주택구 입금이였다. 이게 얼마나 큰 실적인가?눈 깜빡하지도 않고 이렇게 큰 돈을 쓰는데,눈앞의 이 양반이 어떻게 평범한 사람일수 있을까?!청해시에서, 심지어 해동성에서도 분명 유명하고 이름 있는 거물일 것이다.설령 그들 상사가 저들을 만나도 정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며 절대로 쉽게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없을 것이다!"근데..."서서연은 온몸이 차가워졌으나 얼굴에 필사적으로 미소를 지었는데 마음속으로는 울것같았다."근데 손님, 제, 제가 이렇게 오랫동안 서비스를 했으니까 사장님을 오시게 하시면 이 일은..."구준은 웃었다.사장님이 오면 이익금 따위를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몇억이 넘는 판매 이익금, 게다가 이익금 외의 보너스를 더한다면 그 사장이 아무리 바보라도 서서연에게 이렇게 큰 혜택을 주지는 않을것이다!"세심함이 승부를 좌우하죠. 특히 서비스업에서는 고객에 대한 태도가 관건입니다."그는 서서연을 보며 옆에 있던 휴대폰을 든 여자 판매원 몇 명을 다시 보고는 입을 열었다."여러분의 아까 태도가 마음에 안 듭니다.특히 당신,서 양은 제 아내를 비꼬아 놓고는 이렇게 빨리 잊어버렸나요?"서서연은 온몸이 떨리며 얼굴의 웃음을 더 이상 유지할수 없었다.그녀는 까먹지 않았다.방금전에 가을을 비꼬고,그녀와 구준이 별장을 살 돈이 없다고 하고,둘한테 시간 낭비하지 말라한거.실은 사람을 쫓아내는거랑 다른점이 없었다.그저 빨리 돌아가 다른 동기들과 휴대폰 게임을 놀고싶을 뿐이였다.무엇을 응보라고 하는가?이걸 응보라고 부른다!하늘은 죄를 지어도 용서할 수 있지만, 스스로 죄를 지어서는 살 수 없었다!"손님, 정말 죄송합니다!"이렇게까지 생각하니 서연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죽을 것 같이 후회하며 눈물을 흘렸다."제가 아까 고의가 아니었습니다.별장이 확실히 비싸서 일반인은 도저히 살 수 없는 줄 알았습니다.그리고..."그녀
양복 입은 남자 '우경리'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가서 주택 구입 계약서를 빼앗고 대충 훑다가 그대로 찢어 바닥에 던지지며 명령했다."가서 금액 환불해 주고, 계약서 재인쇄하고, 아까 거래는 취소해!"여직원은 지체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얼른 돌아가서 프린터로 달려갔다."서두르지 마세요."구준은 가을의 작은 손을 잡고 한 발짝 살짝 내딛어 이 여직원을 막아섰고,다시 경리에게 고개를 돌려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계약 체결후 즉시 효력이 발생하며,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면 계약 조건에 따라 배상해야 합니다. 거래 취소하는거 정말 확실하신가요?"우경리는 얼굴에 미안한 표정을 띄였지만 말투는 전혀 착하지 않았다.그는 허허 웃었다."손님,몇조를 꺼내서 이쪽 별장을 전부 사드리시는고 보면 보통 사람은 아니시겠죠.""하지만 제가 연락한 이 구매자는 우리 해안가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기 때문에,아무도 감히 죄를 짓지 못합니다. 계약서를 뜯은 것은 손님을 위한 것이니,저도 손님께서 고마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배상은... 허허.. 거래도 다 취소됐는데 배상이 어디있겠습니까? 죄송하지만, 전 바쁜 일이 있으니 배웅은 못해드립니다!"말을 마치며 구준과 가을은 더 이상 거들떠보지도 않고 돌아서 데스크로 향했다."그 구매자에게 죄를 짓는건 두렵고 나에게 죄를 짓는건 두렵지 않으신가봐요?"구준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살며시 웃었다."청해시에서 내가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지는 생각도 못했네. 향산의 이 여섯채 별장은 꼭 사야겠습니다. 당신..."그의 말은 다 끝나지 않았지만, 우경리는 방금 몇 발짝 채 떼지 않았는데 "꼭 사야되겠다"는 말을 듣고는 갑자기 고개를 돌려 구준을 향해 비웃었다."손님, 아까 제가 한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하셨습니까?체면을 줘도 차리지 못하니, 똑똑하지도 못하시네요!""솔직히 말해드릴게요. 이 여섯 채의 별장을 누구에게 팔지, 제가 지금 말해도 소용 없습니다. 손님이 말해도 더 소용없고요! 제발 식견이 있으시길 바랄게요. 지금 가면
마케팅 센터 출입문 밖에는 두명의 모습이 앞뒤로 걸어 들어왔다.앞의 남자는 뚱뚱한 몸매에 얼굴 가득 웃음꽃을 피웠다."솔직하게 저 여섯채의 별장들은 여기에 3년이나 넘게 있었는데 계속 사려고 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손님이 구매 하신다니, 정말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손님, 이쪽으로 오세요."뒤따라가는 젊은 남자는 캐주얼한 양복을 입고 이 뚱뚱한 남자를 외면했다.막 들어왔을때부터 구준과 가을에게 눈길을 보냈었다. 발걸음을 멈칫하다가 깜짝 놀라는 얼굴이었다."큰형님, 형수님, 정말 공교롭습니다. 당신들도 여기에 계시다니!"이 젊은 남자를 본 구준은 이번에는 진짜 웃었다.용준영!비록 이 뚱보를 알지는 못했지만,발 손가락으로도 짐작할 수 있었다. 분명 향산 별장의 개발업자, 즉 이 마케팅 센터의 사장일 것이다!아까 경리가 말한 그 '청해시 유명한 구매자'가 용준영 말고는 또 누가 있을까?!"준영씨,이렇게 공교롭다니?"준영을 보고 가을의 얼굴에 희색이 살짝 띄였다.그녀는 구준을 끌고 함께 인사했다.한때 용운그룹 용준영은 그녀가 바라볼수 없는 거물이었는데, 손씨가문의 지위로는 용씨가문과 교제할 자격조차 없었다.그러나 이제 한때의 용운그룹은 지금의 손씨그룹이 되었고, 준영의 신분은 용운 도련님으로부터 손씨의 그룹 이사가 되었다.무엇보다 준영은 구준을 비정상적으로 존경했고 구준의 배치에 따라 뢰인과 함께 손씨가문의 안보 업무를 담당할 정도로 관계가 친밀했다!"손님, 혹시 서로 알고 계십니까?"중년 뚱보 주해용은 준영이 외친 그 말,'큰형님'을 듣고 마음이 내려앉았고 곧 앞으로 다가가더니 얼굴의 살들이 웃으니까 꽃 한 송이가 되었다. "손님의 친구가 바로 저,주해용의 친구입니다.만나서 반갑습니다!"말을 마치며 살찐 손을 내밀고 기대 가득한 얼굴로 구준을 바라봤다.구준은 주해용과 악수를 하지 않은 채 준영을 향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혹시 향산 별장을 구입한 게 너야?""예!"준영은 공손한 얼굴로 먼저 인사했다. 그러고는 웃으
사람의 명성은 아주 중요하다!지금의 손씨 그룹은 주로 헬스 케어 식품 ‘생명 1호’가 전국에서 잘 팔리고 있었다.그룹 자산이 쾌속 성장해서 이미 청해 제1 부자의 위치까지 다달았다.‘청해 제1 미녀’인 손가을을 이제는 그 누구도 바로 그녀의 이름을 부르지 못했다.이제는 모두 그녀를 ‘손 대표님’으로 부른다!보통 사람은 염구준을 그저 손씨 가문의 데릴사위로, 전역 군인으로만 알고 있었다.그저 청해시와 운해시의 고위층 사람들만 그에 관한 정보를 조금 알고 있다.예를 들면 청해시와 운해시의 세력을 통일하고 조용하게 북방 강씨 가문을 해결한 것, 홍 어르신의 크라운 노래방을 받은 것, 그리고 설씨 가문, 주씨 가문......청해시와 운해시에서 양지든, 음지든 모두 염구준의 무서움을 알게 되었다!"혼자만 알고 있으면 돼. 여기저기 말하고 다니지 말고."용준영이 주해용을 흘깃 보며 코웃음을 지었다.그러고는 손가을 보더니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형수님, 향산 이쪽의 별장은 어떠신가요? 말씀만 하시면 바로 계약하겠습니다!"손가을이 고민했다."음......"별장은 당연히 좋았다, 아까 서서연이라고 하는 세일 매니저와 우경리의 태도가 너무 안 좋았다!"별장은 내가 아까 방금 한번 사려고 시도했어. 그저 조금 아쉬울 뿐이야."염구준이 손을 뻗어 땅에 우경리에 의해 갈기갈기 찢긴 계약서를 가리키고는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집 구매 금액이 방금 다시 돌아왔어. 계약서도 무효로 됐고. 아까는 까딱해서 쫓겨날 뻔했어. 직원들의 서비스 태도가 사람을 할 말 없게 만들잖아!"뭐라고?!용준영은 멈칫하더니 뭐가 생각났는지 고개를 돌려 주해용을 보는 눈빛이 순간 차가워졌다."해용아, 여기는 왜 이런 거야?""나한테...... 아니, 여기 염 형님하고 우리 형수님께 해결 방안을 내놔!"해결 방, 방안?주해용은 옆에서 그저 웃는 얼굴로 그들과 같이 있었다.용준영의 눈빛을 본 그는 지릴 뻔했다!그는 청해 시티 건설의 사장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대부분
주해용의 화난 모습을 보자 우지동은 무서워서 차마 피하지도 못하고 할 수 없이 인포데스크의 뒤에서 걸어 나오는데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었다."아까는 제, 제가...... 제가 사장님의 지시하신 것에 따라 다른 별장 자료를 가지고 오느라 생각, 생각지도 못한게......"여기까지 말하고는 그는 울먹거리며 말했다."생각지도 못한 것은 염 선생님에게 불편하게 했습니다. 전, 전 진짜로 아무것도 몰랐습니다!"모른다고?네 이놈 새끼, 넌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를 거다!주해용은 화가 폭발하는것만 같았다.고개를 홱 돌려서 여자 세일즈를 보며 분노했다."CCTV는 어디에 있어? 지금 당장 CCTV 영상을 봐야겠어.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여자 세일즈는 놀라서 제일 빠른 속도로 컴퓨터 앞에 서서 손을 떨며 세일 라운지의 CCTV 영상을 가지고 왔다. 영상은 배속으로 돌려서 봤다!영상에서 염구준과 손가을이 들어서자 몇 명 여자 세일즈는 인포 데스크 뒤에서 핸드폰을 하고 있었다.서비스 태도가 아주 별로였다.마지막에 이미 사인한 집 구매 계약서를 우지동이 갈기갈기 찢고 서서연이 보안 요원더러 염구준과 손가을을 내쫓으라고 말했다......모든 과정이 여기에 다 찍혀 있었고, 현장의 대화도 녹음이 아주 잘 되어 아주 잘 들렸다!"버러지 같은 놈......"주해용이 우지동과 서서연을 죽어라 노려보며 숨을 몰아 내쉬며 가슴팍이 부풀고 눈에는 핏기가 서려 있었다.그는 이 두 사람을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은 충동까지 들었다.그들이 무슨 사고를 쳤는지 알기나 하는가?이 눈도 없는 두 년놈들이 청해를 들었다 놨다 하는 염 부장에게 밉보이고 손씨 그룹의 손 대표님께 밉보이고 용준영한테도 같이 밉보였다!"사장님, 전 진짜 고의가 아니었습니다. 진짜예요!"영상을 다 보자, 우지동은 놀래서 몸을 떨며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별장을 구매하시는 분이 염 부장님과 손 아가씨인 줄 몰랐습니다. 전, 전 그저 사장님의 지시를 따른 것뿐입니다! 용 선생님께서 별
"일자리를 찾겠다고? 꿈도 꾸지 마! 생각도 하지 마!"우지동과 서서연은 내쫓겼고, 4명의 보안 요원에 의해 심하게 맞은 뒤 세일 라운지에서 기어 나갔다."그리고 너희들!"주해용이 다시 고개를 돌려 다른 여자 세일즈를 바라보더니 분노가 가득 차서 말했다."출근해서 핸드폰을 보고 있어? 감히 VIP가 왔는데 마중도 안 나가고, 구매 계약서도 다 사인했는데 염 부장님과 손 대표님 이름도 못 봤어?""눈은 뒀다가 뭐해!"몇 명 여자 직원들은 무서워서 벌벌 떨며 울었다.염구준과 손가을이 구매 계약서에 사인하고 지장을 찍을 때 그녀들 모두 옆에서 보았다.그러나 그녀들은 고위층의 사람을 만난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해서 이름을 봐도 누구인지 몰랐다!""저분들은 아무리 나빠도 저희에게 해를 끼치진 않았어요."손가을은 마음이 내키지 않아 입을 열었다."회사 방침대로 처리하면 돼요. 더 이상 저분들 힘들게 하지 말아요. 저도 낮은 위치에서 일해 봤어요. 주 사장님. 이젠 됐어요."손가을이 이 말을 하자 주해용의 분노가 사그라 들더니 재빨리 손가을에게 허리를 굽히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말했다."한 사람당 50만원씩 벌금이야.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다음에는 바로 퇴출이야!"몇 명 여자 세일즈는 멍해서 손가을에게 허리를 연신 굽히며 고마워했다. "손 대표님 감사합니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더 이상 잘못하지 않겠습니다. 약속합니다!"손가을은 가볍게 "네"라고 대답하고 염구준의 손을 잡았다.처음에 그녀가 손태진 집안 사람들 때문에 힘들어하고, 서재원과 손혜린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 삶에 희망이 없었다.그러나 지금, 그녀의 한마디로 이 세일즈의 운명이 결정되고 모두 구준이 그녀에게 가져다준 영광이었다.이런 남자가 옆에 있다면 그녀는 더 바랄게 없었다!"손 대표님, 염 부장님."아래 부하들을 처치하고 주해용이 진짜로 해야 할 일이 생각났는지 바로 두 사람에게 고개가 땅에 닿을 듯이 허리를 굽히더니 불안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오늘 일어난 일은 모두
청해시의 왕, 이는 절대로 과장해서 말한 말이 아니었다.명백한 사실일 뿐이었다!2달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청해시의 모든 세력이 그에게 굴복했다.운해시은 아직 몇 개의 잡세력이 남아 있었지만 그러나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크라운 노래방이 정상 영업을 하고 있다.밖에서 보기에는 전문 경영인이 운영하고 있지만 극소수의 지하 보스들만 이미 손씨 그룹 휘하의 산업으로 염구준에게 속한 것을 안다!청해시, 마치 하나의 철판처럼 손씨 그룹은 핵심 중의 핵심이었다!"청해, 청해시......"이때 청해시와 대략 몇 공리 떨어진 북방과 남방의 교차점에 있는 최대 항구 도시인 중해시에 금속 테 안경을 쓴 중년 남자가 5성급 호텔 스위트룸에서 낮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뭔가 불안해 보였다.갑자기!옆의 스위트룸에서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갑자기 들리더니 남자가 분노하는 소리가 같이 들려왔다."젠장! 정유미, 너 죽고 싶어? 감히 반항을 해?!"‘정유미’라고 불리는 젊은 여자의 몸의 슬립은 헝클어졌다.그녀는 놀란 토끼처럼 손에는 깨진 유리 찻잔을 잡은채 눈앞의 슬림한 남자를 보며 온 몸을 떨고 있었다.그녀는 만능 엔터테이너로 중해시 엔터 업계에서 꽤 핫한 인사였다.국내 엔터 업계에서도 꽤 유명했다.그러나 그녀 앞에서 웃통을 벗은 젊은이는 중해시 장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인 장우였다!"도련님, 죄송합니다. 근데 너무 밀어붙이진 마세요!"정유미는 깨진 유리 조각을 잡고 뒤로 물러나면서 울면서 애원했다."진짜 저더러 같이 자라고 하면 저에게 조금만 시간을 주세요. 저, 저 먼저 방에 돌아가서 샤워 한번 하고 늦어도 내일 오전에 원하는 답을 들려 드릴게요!"장우의 바지가 벗겨지고 안에는 표범 문양의 속옷을 입고 있었다.그는 정유미를 죽어라 노려보더니 손 안의 장난감을 보듯이 크게 웃었다."시간을 끌고 싶은가 본데, 그래, 그럼 그렇게 해! 이런 쇼로 감히 내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 내일이 돼서도 네가 계속 반항한다면 두고 봐! 내 한마디 말로 너의
여기까지 말하자 그는 스위트룸의 문을 열고 복도의 상황을 살펴보더니 문을 닫고 아주 힘든 결정을 하였다."새벽 2시까지 기다려. 사람은 졸리는 걸 못 참지. 그러니 그때 가서 너는 조심히 여기서 빠져나가기만 하면 돼.""도망가, 당장 청해시로 가!""거기 지하 세력은 이미 통일됐어. 장씨 가문은 손을 뻗을 수 없어. 네가 청해시로 도망가야 장씨 가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어. 청해시 만이!"청해시......정유미의 눈빛은 스위트룸의 창문을 통해 멀리 있는 청해시 쪽을 바라보며 눈이 순간 반짝였다.오빠는 좋은 사람이기에 그녀를 절대로 속일 리가 없었다.그럼 청해시로 간다!......다른쪽, 청해시."한 번에 6채 별장을 사들이고 어떻게 용준영더러 그렇게 많은 돈을 쓰게 해. 반드시 그에게 돈을 돌려줘!"은빛 아파트에서 손태석과 진숙영은 각각 손태산과 손중천의 휠체어를 밀더니 표정이 안 좋았다."비록 안전을 위한 거라고는 하지만, 무려 1500억이야. 이렇게 많은 돈은 우리 그룹이 2주 동안 뼈빠지게 일해야만 벌어올 수 있는 돈이라고!"말하면서 서로 눈을 마주치자 웃음이 새어 나왔다.지금의 손씨 그룹으로 말할 것 같으면 1500억은 거금이 아니었다.‘생명 1호’의 순수익만 하더라도 매달 6000억이 넘었기 때문이다. 헬스케어 업계는 정말로 폭리였다.정가로 판매했을 때 이렇다면 만약 가격을 책정하지 않았다면 이익은 상상 못 할 정도로 높았을 것이다."별장 그쪽은 바로 입주할 수 있습니다. 구준씨가 이미 별장 쪽의 일은 마무리 지었습니다. 우리 오늘 입주합시다."손가을은 이미 이삿짐 회사에 전화하고 자신의 안방 문 앞에 서서 얼굴이 조금 상기되어 있었다."그쪽 사람들이 옮길 거 옮기고, 저희가 옮길 거 옮기면 한 번에 모두 이사 준비를 마칩니다."은빛 아파트 이쪽의 가구들은 조금 낡아서 대부분 중고 가구 업체에서 와서 실어 갔다.그저 버리기 아까운 작은 전자제품들을 이삿짐센터에서 옮기면 됐다.의류 같은 것, 예를 들면 속옷
선박 위의 사람들이 절박하게 울부짖었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자 각 세력들이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분위기를 보아 곧 위험이 닥칠 것 같았다.촤아아악!“엄청난 것이 몰려오고 있어! 빨리 위로 올라가!”나중에 물에 들어간 무술인들이 제일 먼저 해수면으로 올라와 보고했다.이어서 대다수 무술인들은 통신기에 비명소리만 남기고 사라졌다.각 세력이 어쩔 바를 몰라 혼란에 빠졌을 때, 노신기는 염구준의 옆얼굴을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그의 말이 옳았다.“다들 맞서서 싸웁시다!”염구준은 어마어마한 기운이 몰려오는 것을 감지하고 우렁차게 소리쳤다.그게 무엇이든 이미 상대방을 건드린 이상 맞서서 싸워야 했다.정신을 차린 각 세력들은 갑자기 조상들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떠올라,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무기를 집어 들었다.촤아아!다시 몇몇 사람이 수면위로 올라오더니 놀라운 속도로 선박을 행해 헤엄쳤다.“저게 다 뭐야?”누군가 겁에 질려 비명소리를 질렀다.“나도 몰… 악!”같이 헤엄치던 일행이 말하다 바다 밑에 있는 물건에 잡혀 끌려가고 말았다.그리고 밧줄처럼 생긴 것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선박에 있는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악!”“살려줘!”순식간에 비명소리와 경악 소리가 섞여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었다.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체에 다들 지레 겁을 먹었다.윙!그때 누군가 열 줄기 검기를 발사해 밧줄처럼 생긴 생물을 잘라버렸다.“저건 또 뭐야? 엄청 단단하네.”제일 처음으로 공격한 사람은 역시 염구준이었다.“끼익!”바다 밑에서 공격을 당한 생물은 날카로운 이명소리를 내며 위로 올라왔다.생각보다 쉽게 잘리자 각 세력들은 용기를 내서 공격을 퍼부었다.“별거 아니네. 단번에 잘려지잖아.”자신감이 생긴 그들은 필사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본래 각 세력의 실력으로 쉽게 생물을 잘라낼 수 있는데, 이 생물이 모두가 혼란에 빠진 틈을 이용해 습격할까 봐 진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물론 염구준도 모든 사람을 책임질 의무가 없으니 주변에
“가서 건져 와. 살아있으면 좋고, 죽었으면 하는 수 없지.”그 한마디를 남기고 메노스는 계속 시끄럽게 구는 꽃무늬 셔츠남을 뒤로한 채 조용히 선실 안으로 들어갔다.메노스가 이 후계자를 아끼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자기 목숨까지 걸 정도는 아니었다.한편, 잠수함을 타고 온 대어당, 안설홍, 레온 가문의 세 세력은 자연스레 한데 모여 서로를 의지하며 다른 세력에 대항할 방비를 했다.그에 비해 염구준의 일행은, 아까 그의 압도적인 전투력을 목격한 덕분에 분위기가 다시 끓어올랐다.“염 선생님은 진짜 강하시네요! 한두 번 만에 반보천인 한 명을 처리하시다니!”“염 선생님만 계시면 스텔라성도 별 것 아니에요!”“전 마음 정했어요. 이번 일만 끝나면 무조건 염 선생님을 제 스승님으로 삼을 거예요.”세 척의 어선 위의 사람들은 불과 며칠 만에 염구준의 팬이 되어버렸다.하지만 정작 염구준 본인은 사람들의 찬사 따위에 눈도 깜빡하지 않고, 아타와 노신기를 향해 입을 열었다.“계획대로 시작하죠.”“네!”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로 수색 인원들을 바다에 투입했다.다른 세력들도 질세라 각자 인원을 내보냈지만, 서로 자기 일을 하느라 별로 큰 충돌은 없었다.이 바다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피를 흘릴 이유는 없기 때문이었다.염구준은 주변을 둘러보고 모든 세력이 각자 행동 중인 걸 확인하곤, 조용히 자리에 앉아 기운 회복에 집중했다.방금 전의 싸움에서 그는 다른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속전속결로 싸움을 끝내기 위해 일부러 몸에 무리를 주는 권법을 강제로 사용했었다.하지만 실제로는, 그 한 방의 주먹과 한 번의 검격으로 무려 30%의 기운이 빠져나간 상태였다.완전히 회복하려면, 최소 열 시간이 필요했다.그의 모든 행동은 타 세력들에게 낱낱이 관찰되고 있었지만, 감히 함부로 움직이는 사람은 없었다.그리고 날은 조용히 어두워졌다.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엔 무수한 별빛이 바다에 반사되어, 마치 두 개의 은하수가 펼쳐진 듯한
“하하하! 겉멋만 든 자식이, 결국은 허세였구나!”로브는 이 약한 일격에 박장대소하며 자신감이 들었다.‘어쩌면 정말로 다른 사람들이 말한 것처럼 아직 몸을 채 회복하지 못한 것일 수 있겠어.’그 모습을 지켜보던 베르 일행은 눈에 띄지 않게 기운을 운용하며 적당한 타이밍에 염구준을 제거할 기회를 노렸다.하지만 뭔가 이상했다.사람들은 곧 염구준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다. 기운의 강도로 보아 그들을 속이는 것 같지 않아 보였다. 특히, 왼주먹에 모인 에너지는 숨이 멎을 만큼 강렬했다.“이런 허세에 난 안 속아!”로브는 상대방이 그저 겁을 주려는 연기일 뿐이라고 생각하고는 기세등등하게 구자검을 뿌리치고, 단검을 휘두르며 염구준을 향해 돌진했다. 그는 원래 지는 척하려고 했었지만 지금 상황으로 보아선 그럴 필요가 없다고 여겼다.“칠상권종극오의, 칠권합일!”이에 염구준은 입꼬리를 올리며 두 자루의 단검을 향해 왼팔을 휘둘렀다.쾅!주먹이 단검에 닿는 순간, 두 자루의 단검은 그대로 부서져 바닥에 나뒹굴었다.이 공포스러운 주먹을 그가 막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안 돼!”로브는 이번 주먹이 진짜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공포에 사로잡혀 피하려 했지만, 이미 공격 태세로 몸이 나간 상태라 도망칠 수가 없었다.쾅!염구준의 일격은 그대로 로브의 가슴을 강타했고, 로브는 힘없이 밀려났다.그러나 염구준은 멈추지 않고 곧바로 검으로 로브의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복부까지 갈라 길고도 흉측한 상처를 남겼다.풍덩!로브는 이 어마어마한 충격에 바다로 떨어졌고, 생사조차 알 수 없게 되었다.그러나 염구준은 그를 돌아볼 생각이 없었다.애초에, 이건 남들에게 자신이 초입 반보천인을 상대할 여유가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다.이 싸움은 승부가 명확했지만, 너무 빨리 끝난 탓에, 진짜 실력을 가늠하기 어려웠다.게다가 로브는 제대로 싸운 것도 아니고, 허점투성이였기에 평가 기준도 되지 못했다.관중들은 모두 멍한 표정이었지만,
불쌍하게도 그는 꿍꿍이가 많은 여우같은 사람들에게 이용당했다.그러나 금발에 금색 수염, 푸른 눈동자를 가지고 구부정한 몸매에 하얀 로브를 입은 메노스는 순진한 그와는 달리, 더욱 노련했다.“이번 일은 중요하고 사방에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니 함부로 나서지 않는 게 좋아.”겨우 이정도 이간질로는 그를 속일 수 없었지만, 그에게는 민폐 팀원이 있었다.꽃무늬 셔츠남은 거대한 아기처럼 징징대며, 눈물까지 찔끔 흘렸다.“메노스 할아버지, 전 할아버지가 키워주신 아이잖아요! 설마 저한테 무관심 해지신 거예요?”“그만. 복수해줄게, 그러니 그만해.”메노스는 꽃무늬 셔츠남이 우는 걸 보자, 마음이 사르르 녹아서 옆사람을 향해 물었다.“로브, 저 녀석의 실력이 어떻지?”“강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직접 싸우는 건 본 적 없습니다. 저쪽 진영엔 반보천인이 둘이 있는데, 제 실력과 맞먹습니다.”로브는 아는 걸 전부 털어놓았지만, 계속 불안한 예감이 들어서 표정이 좋지 않았다.역시나 메노스는 그의 예감처럼 말도 안 되는 명령을 내렸다.“그래, 네가 가서 한번 떠봐. 내가 뒤에서 봐줄테니.”“네.”로브는 원망 어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이를 악물고 대답한 뒤, 요트에 올라타 염구준이 있는 어선을 향해 달려갔다.메노스는 정말 그의 목숨 따위는 안중에도 두지 않고 명령을 내린 거였다. 두 배 사이의 거리가 짧은 것도 아니라 위험한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바로 도와줄 수도 없었다.슉!로브는 어선에 뛰어올라 기세 넘치게 소리쳤다. “염구준, 한 번 붙어보길 원한다!”다소 똑똑한 선택이었다.혹시라도 집단구타를 당할까 걱정이 돼서 먼저 큰소리부터 친 것이다.하지만 염구준을 향해 시비를 거는 로브가 마음에 들지 않아 그레이가 나서서 입을 열었다.“너 따위가 감히?”부두에서 2:1로 이기긴 했지만, 그래도 로브는 패배자였다.게다가 이제 막 반보천인의 문턱에 선 수준이 감히 염구준을 상대로 나서기엔 한참 부족했다.“받아들일 건가?”로브는 그레이와 말싸움을
그는 입을 열자마자 자신은 염구준의 적이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천기문이든 아타든 그는 애초에 경쟁상대로 생각해두고 있지 않았다. “흥, 비겁한 놈!”노신기는 화를 내며 말했지만 섣불리 움직이지 않고 염구준이 어떻게 나올지 기다렸다.어선이 잠수함을 상대한다는 건 아예 말도 안 되었다.“예부터 보물은 능력 있는 사람이 가져가는 법이지.”염구준은 꼬리를 밟혔음에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혹여 다툼이 생긴다 해도, 실력으로 누르면 될 일이었다.게다가, 보물을 탐색하는 세력이 많을 수록 고대 옥패를 찾아낼 확률도 커지기 때문에 어쩌면 더 이득이었다.게다가, 정확한 위치 없이 찾아야 한다는 건 사막에서 바늘 찾기와 다를 게 없었다. “고마워. 만약 보물을 찾게 된다면 염 선생도 나눠줄게.”“만약 고대 옥패를 발견한다면, 바로 주고.”대어당의 당주는 크게 기뻐하며 약속했다. 염구준에게 복종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며 말이다.적과 동료는 늘 변하는 법이다. 변하지 않는 건 오직 이익뿐이었다.염구준은 그를 슬쩍 바라보곤,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이런 식의 허울뿐인 약속 따위는 진즉에 질려 있었기 때문이다.마지막까지 믿을 수 있는 건, 오직 자신의 검 뿐이었다.“후욱, 후욱.”노신기는 분이 풀리지 않았지만, 염구준이 나서지 않는 이상 홀로 대어당과 맞붙을 자신이 없었다.철썩철썩!이윽고 바닷물이 또 한 번 요동치더니 이번엔 세 척의 잠수함이 물 위로 떠올랐다.적어도 세 개의 강대한 세력이 더 온 것 같았다.그리고 멀지 않은 곳의 두 방향에서 모두 배가 다가오고 있었는데, 또 다른 두 세력이 오는 것 같았다.보물을 나눠가지려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진 것이다.“염 선생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폐 끼치지 않을 테니 걱정 마세요.”“염 선생님께서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건 조상 대대로 전해진 보물이니 저희도 어느정도는 가져가 가문에 보태야죠.”“염구준, 날 기억해?”새로 온 이들 중 대부분이 염구준과 한번쯤 얽혔던 사람들로
염구준은 주변 사람들의 술렁이는 말소리를 들으면서도 꿈쩍도 하지 않고 눈을 감고 기력을 회복했다.실력이 부족하면, 눈앞의 보물이 많을수록 더 빨리 죽기 때문이었다.유동심연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세 척의 어선은 닻을 내리고 정박했다. 함부로 다가갈 엄두가 나지 않아서였다.한참을 기다리던 노신기는 염구준이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조심스레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염 선생님, 다 왔습니다.”바로 앞이 유동심연이라 노신기 역시 더는 기다릴 수 없었다.“네.”염구준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갑자기 눈을 번쩍 떴다. 지금 몸속의 기력은 대략 60%가량 회복된 상태였다.눈을 돌린 순간, 아무리 본 게 많은 염구준이라도 눈 앞의 정경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수 킬로미터 전방의 푸른 수면 위에 울창한 숲을 품은 작은 섬이 떠 있었고, 그 규모는 대략 천 평쯤 되어 보였다.하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건 섬 앞의 바다였다.바로 앞의 바다는 고요하고, 연푸른 색이었으나 그 아래엔 거대한 균열이 있었고, 그 틈 사이로는 붉은 용암이 흐르고 있었다.연푸른 색의 바닷물이 깊은 곳으로 떨어져 마치 폭포 같았다.육지의 폭포는 많이 봤지만, 바다 속에서 내려쏟는 폭포는 염구준도 처음 보았다.곧 그는 정신을 가다듬고 물었다.“위험 징후는 없었습니까?”현장에 있는 이들 중 그가 가장 강했지만, 가장 신중한 것도 바로 그였다.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 섣불리 움직인다면 정말 쉽게 목숨을 잃을 수 있었다. 이건 그가 피로 새긴 교훈이었다.“없었습니다. 지도에 따르면, 보물은 저 심연 아래에 있다고 합니다.”노신기는 들뜬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는 지금 보물에게만 정신이 팔린 상태라 다른 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물속의 위험이나 정보의 진위 따위는 이미 까먹은 뒤라는 거다.하지만 백 살에 가까운 아타는 달랐다. 그는 신중하게 무전기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보물이 저 아래에 있는 건 확실하니, 먼저 사람을 내
노신기는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이쯤에서 말을 멈췄다.그는 노대영이 친부의 원수를 갚겠다고 칼을 들이미는 것쯤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었지만, 노희연이 평생을 고통속에서 살아가게 하고 싶진 않았다.남자친구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걸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말이다. “와... 이건 진짜 대박이네.”주변에 있던 구경꾼들은 한껏 입을 벌렸다. 일이 너무 막장인데다, 남의 집안일이라 함부로 끼어들 수도 없어 결국 그들은 계속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노신기의 걱정과는 달리 노대영은 긴장이 풀린 표정으로 미소 지으면서 주머니에서 편지 하나를 꺼냈다.“전 이미 제 출신을 알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포스가 이 사실을 미끼로 절 회유하려 했지요. 사부님을 배신하라고요.”“하지만, 사부님은 절 키워주시고, 제게 가르침을 주신 분인 걸요. 제가 어떻게 사부님을 배신하겠습니까?”“제 친부는 수많은 무고한 생명을 짓밟은 악인이니 죽어도 쌉니다.”노대영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진심 어린 정의로 가득 차 있었다.대의를 위해 친혈육을 버리는 모습에 노신기는 물론, 주변에 있던 사람들조차 감탄을 금치 못하고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잭시는 한때 무고한 여성을 백여명이나 죽인 악마로, 살인수법도 잔인해서 사람들이 이름만 들어도 덜덜 떨게 만든 범죄자였다.그 어떤 고문도 하지 않고 단칼에 죽인 게 아까울 정도였다.“정말 날 원망하지 않니?”노신기는 노대영에게 다가가 그를 일으키며 다시 한번 물었다.그가 꺼낸 편지는 끝내 펴보지 않았다.“사부님만 괜찮으시다면 저는 앞으로 평생 사부님을 모시고 싶습니다.”노대영은 정중하게 말했다.“그래, 그래.”“내가 생각이 짧았어. 이번 일만 무사히 마치면, 돌아가서 결혼식을 올리게 해줄게.”노신기는 속에 담아두었던 응어리가 풀리자 기분이 좋아져 사랑하는 딸과 제자의 결혼을 허락해주었다.제자의 말을 들으니 고민도 사라지는 것 같았다.“아빠...”노희연은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은 상황에
“손수건... 제발, 손수건 좀 찾아줄 수 있어요? 저한테 정말 소중한 거예요...”...그 말을 들은 염구준은 아무리 평소에 마음을 다스리는 데 능하다 해도 이번엔 진심으로 한 대 후려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지금 생사가 걸린 상황에서 손수건 따위가 중요하다는 거야?’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후우, 역시 남한테 빚을 지면 안 돼.”염구준은 탄식했다.그러나 그 순간, 남아 있던 호체진기가 완전히 사라지며 그는 강한 바람에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방금 전에 노희연을 구하기 위해 남은 힘을 전부 써버렸는지라 더 이상 호체진기를 유지할 기운이 없어서였다.쾅!이 위기의 상황에 그는 갑판에 주먹을 박아넣어 몸을 고정했다. 맨몸으로 부딪혀 보기로 한 것이다.그러나 그의 몸은 공중에 붕 떠올라, 마치 줄 끊어진 연처럼 바람에 흔들렸다.‘이참에 몸을 단련하는 거라고 생각하자. 이번에 살아남는다면 육체가 최대로 강화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염구준은 생각하며 광풍 속에 몸을 맡겼다.비록 낭패해 보이긴 했으나 다행히 그것 빼고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시간은 그렇게 일분일초가 흘러갔다. 끼익.잠시 후, 폭풍이 잦아들고, 배의 흔들림도 덜해지자 사람들도 상선에서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희연아!!”가장 먼저 달려나온 사람은, 바로 노신기였다.갑판에는 밧줄에 꽁꽁 묶인 노희연과 그 앞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기운을 회복 중인 염구준이 있었다.“따님은 무사합니다. 이걸로 저희 약속은 끝났습니다.”“제 딸을 구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노신기는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을 모아 깊은 감사를 표했다.그도 겨우 지도에 관한 정보 따위로 남한테 자신의 딸의 목숨을 구해달라고 부탁한 게 무리한 요구라는 걸 알고 있었다.염구준이 의리가 있다는 것도 말이다.“따님 교육 잘하세요. 운이 항상 따라주는 건 아닙니다.”염구준은 그간의 인연을 생각해 짧게 말한 뒤,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기운 회복에 집중했다.남의 집 딸 교육까지 도맡을
대자연의 힘이란, 실로 두렵고, 또 알 수 없는 존재였다.방금 전은 비록 한순간이었지만, 그조차 반보천인급 고수의 전력 공격과 맞먹는 위력이었다. 이 폭풍은 너무 무서울 정도로 강했다.만약 초강력 폭풍 전체가 모였다면 얼마나 강할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염구준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자연과 비해 자신이 너무나도 작아보였기 때문이었다.‘또 온다!’긴장을 풀려고 할 때, 염구준은 거대한 폭풍이 또다시 그를 향해 오는 것을 느꼈다.이번에는 아까보다도 더 강한 에너지를 품고 있었다.무시무시한 회오리바람이 몰아치며, 거대한 물기둥 두 개가 바다 위로 치솟아 염구준을 향해 돌진했다.이 정도 위력이라면, 염구준이 버틴다 해도 배가 결코 멀쩡하지 못할 터였다.그때, 노희연이 겁에 질린 채 염구준의 다리를 덥석 붙잡고 떨면서 물었다. “이게... 대체 뭐에요? 바다괴물이... 나오는 건가요?”눈앞의 장면에 겁을 먹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그 안에 담긴 에너지도 보이는 것만큼 매우 많았다.“손 치워. 방해하지 마.”“이 안에서만 안 나가면 안 죽어.”염구준은 천근추를 하고 있어서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멋대로 움직였다간 하체가 흔들려 천근추가 풀릴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아, 알겠어요!”노희연은 잽싸게 손을 떼고, 바닥에 쭈그려 앉아 고개를 푹 숙였다.그녀는 거의 다가오는 물기둥을 차마 눈 뜨고 보고있을 수가 없었다.하늘 높이 솟아오른 물기둥은 그녀에게 압박감을 주어 그녀가 겁에 질리게 만들었다.쉭쉭!염구준은 양손을 벌린 뒤, 오른손으로 검결을 만들어 물기둥을 향해 미친듯이 검기를 날렸다.비록 검 없이 날리는 검기였지만, 이 정도의 검기라면 물기둥을 처리하는데는 충분했다.검기가 지나갈 때마다 물꽃이 피어올랐고, 백 번쯤 쏘고 나서야 겨우 첫 번째 물기둥을 없앨 수 있었다.그러나 다른 한 개는 이미 너무 가까이 다가온 상태라 검기를 백 번 날릴 여유가 없었다.쾅!염구준은 오른손을 움켜쥐고, 권영을 날려 물기둥을 부셨다.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