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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Author: 잔영
빠르고 매섭게 양원의 얼굴에 뺨 한 대를 내리쳤다.

“오, 오해, 이건 오해야!”

양원은 비틀거리며 뒷걸음칠 쳤다. 손을 들어 얼굴을 반쯤 가렸는데, 입가에는 피가 맺히고, 놀라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장관님, 저는 법을 어긴 것도 아닌데, 왜 때리세요. 저는......”

짝!

양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작전존은 양손으로 양쪽에서 화살을 쏘아, 그를 바닥에 쓰러뜨렸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덜덜 떨고 있는 동연정을 보고 낮게 말했다. “남자에 환장하는 년이, 감히 주군의 미움을 사다니! 사는 게 지겨운가 보구나!”

동연정은 놀라서 얼굴이 새파래질 정도였다. 계속 뒷걸음질 치며 억지로 웃어보았지만, 웃는 얼굴이 우는 얼굴보다 못나 보였다.

“장, 장관님, 어떤 주군님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몰라?

주작전존은 차갑게 웃고는 뒤로 반보 물러나 기관실 문을 향해 살짝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정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주군님을 공손히 맞이하라!”

촤아!

기관실 문 앞에서 염구준이 무표정한 얼굴로 가볍게 뛰어올라 양원과 동연정 앞에 살짝 착지했다.

“염, 염구준?!”

양원은 바닥에 넘어져, 주작전존에게 맞아 엉망이 된 얼굴로 하늘에서 내려온 염구준을 보며 놀라 덜덜 떨며 말했다. “네, 네가 전설의 전신전 전주? 마, 말도 안 돼!”

동연정도 양원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눈앞이 캄캄해져 넘어질 뻔했다.

머릿속에는 단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다.

‘망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전설의 인물, 용제국의 수호신,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전신으로 불리는 사람이 손가을의 남편, 손 씨 가문의 데릴사위라니!

하지만...... 여기는 용제국이 아니라, 성조국인데!

염구준의 전투기가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지? 어떻게 찾아온 거야?

대체 왜, 어떻게!

“주작.”

염구준은 바닥에 있는 양원은 보지도 않은 채, 동연정을 흘끗 보고는 담담히 말했다. “이런 벌레 같은 것들은 죽여봤자 내 손만 더러워져.”

주작전존은 허리를 살짝 숙이고는 손을 휘둘렀다.

촤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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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심해. 어떤 상황인지만 알아보고 절대 위험하게 끼어들지 마. 안전이 우선이야.”“알았어.”초상비는 언어 변환기를 챙기면서 고개를 끄덕였다.본래 염구준이 직접 가려고 했는데 당분간은 자리를 비울 수 없었다.바위성 전투가 끝난 뒤, 거록이 돌아다니면서 광기를 부리기에 최대한 빨리 잡아내고 싶었다.그 반면에 흑풍은 워낙 죽음을 두려워해서 중상을 치료하려면 한동안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그때 누군가 경호실에 뛰어들어와 다급하게 말했다.“염 선생님, 민씨라는 사람이 찾아 왔습니다.”올 것이 드디어 왔다.적혈석이 그에게 있고 바위성에서 민천석이 죽었으니 가문에서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염구준이 일어서며 초상비에게 말했다.“지금 바로 출발하고 계속 연락하자.”말을 마친 그는 민씨 가문을 만나러 밖으로 나갔다.손씨 그룹 밖에 숨결이 깊고 걸음걸이가 진중한 노인이 서 있었다.무술인이라면 딱 봐도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비켜. 세상에 나 민현더러 기다리게 하는 사람은 없어!”노인이 거만하게 말했다.“하, 세상에서 아무 사람이나 염 선생님을 만날 수 없어요.”호찬은 노인이 들어오지 못하게 입구를 막고 있었다.실력이 뛰어나고 출처가 확실하지 않는 고수들은 항상 조심해서 상대해야 했다.“흥!”민현은 콧방귀를 끼며 강력한 기운으로 호찬을 물리쳤다.반보천인 실력이었다.하지만 입구를 막은 두 사람은 인상을 굳히며 꿈쩍하지 않았다.민현은 이해되지 않았다.반보천인 고수 앞에서 일반 무술인들이 보이던 반응이 아니었다.‘설마 겁을 먹었나?’바로 그때 호찬이 말하면서 똑같은 기운을 발산했다.“반보천인은 강하지만 그렇다고 손씨 그룹 앞에서 자랑할 자격은 없습니다. 얌전히 기다려 주세요.”용필도 맞장구를 쳤다.“그럼요. 소란을 피우지 마세요.”무시당한 민현은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달아오랐다.“그럼 진짜 실력을 보여주마!”말이 끝나기 바쁘게 민현은 강력한 실력을 보여줬다.“막읍시다!”호찬은 용필과 함께 2대1로 맞서 싸웠다

  • 군신의 귀환   제2116화

    “와, 한동안 갖고 놀 수 있겠어요.”염희주는 너무 기쁜 나머지 덩실덩실 춤까지 추었다.“마음에 들면 됐어.”염구준도 활짝 웃으면서 딸을 사랑스럽게 쳐다보았다.그런데 선물을 받은 염희주가 다른 조건을 말했다.“아빠, 오늘 주말인데 나랑 같이 해양박물관에 가서 놀아요.”그 말에 염구준은 아내를 떠올렸다.“엄마 아직 일하는데 우리끼리 놀러가면 삐치겠지?”“왜, 내가 없는 사이에 내 흉이라도 봤어?”범도 자기 흉을 보면 나타난다더니 손가을이 회의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엄마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아빠가 우리를 데리고 해양박물관에 가자고 했어요.”딸의 말에 염구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누구에게 배운 것인지 어린 나이에 잔꾀가 엄청 많았다.“구준 씨, 이제 집에 들어왔으면 좀 쉬어.”손가을은 딸과 함께 보채지 않고 걱정스럽게 물었다.“피곤하지 않아. 지금 가자. 늦으면 문 닫겠어.”염희주 표정을 보고 도무지 거절할 수 없었다.그러다 돌아서서 두 노인을 쳐다봤다.“장인어른, 장모님, 저희 같이 가시죠.”염구준의 말에 두 노인은 손을 저었다.“우리 지인이랑 포켓하기로 했어. 너희들끼리 가. 게다가 고기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노인은 세 식구가 오붓하게 지낼 시간을 주는 것이었다.나중에 손가을이 제이든을 불렀지만 시무룩해하며 거절했다.그렇게 세 식구는 해양박물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특히 염희주는 처음 온 것도 아닌데 연신 감탄을 자아내며 사진도 잔뜩 찍었다.“아빠, 장수경은 세상에서 가장 큰 동물이라는데 왜 올 때마다 보이지 않아요?”그녀는 다양한 동물을 보며 질문했다.“너무 커서 여기서 살기에 적합하지 않아.”딸의 질문에 염구준은 인내심 있게 대답하고 다른 지식도 알려주었다.“그렇구나.”아직 실감이 나지 않지만 염희주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실은 해양박물관에 오자고 한 것은 핑계이고 부모와 함께 놀고 싶었다.그렇게 해양박물관이 문을 닫을 때까지 실컷 물고기를 보았다.“너무 기뻐요!”저녁에

  • 군신의 귀환   제2115화

    다들 웃고 떠들면서 식사하는 가운데 윤걸만 어색해 보였다.식사를 마친 뒤, 청룡은 그를 데리고 전신전으로 돌아갔다.붉은 장미 일행은 각자 귀국하고 염구준도 청해로 돌아왔다.청해 공항.염구준이 공항에서 나오자 손태석이 마중을 나왔다.“장인어른, 집에 계시지 어쩌다 마중하러 오셨어요?”왠지 가슴이 뭉클해지고 따뜻했다.“한 식구인데 당연히 마중하러 와야지. 가을이 중요한 회의가 있다길래 내가 대신 나왔어. 그리고 너희 아버지는 북쪽 변경으로 돌아갔어.”손태석은 손을 흔들며 주차한 곳으로 향했다.“네, 저도 들었어요.”염구준은 앞장서서 차문을 열어주었다.염씨 가문의 산업도 꽤 규모가 커서 염진은 고집을 피우며 지금까지 최전선을 지키고 있었다.염구준이 은퇴하라고 몇 번이나 설득했지만 자신의 영역에 침범하지 말라면서 아예 말을 듣지 않았다.“구준아, 이번 일은 순조롭게 해결했어?”손태석이 갑자기 질문했다.“잘 해결했어요. 나흘도 되지 않아서 돌아왔잖아요.”염구준이 웃으면서 태연하게 말했다.왠지 그에게 어려운 일이란 없는 것 같았다.“그럼 됐어.”손태석은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구준아, 네가 평범한 녀석은 아니란 걸 안다. 퇴역한 대장처럼 간단한 신분은 아니겠지. 그에 대해 캐묻지 않겠지만 밖에서 항상 조심해야 한다. 가족들은 너를 떠날 수 없고 또 너한테 무슨 일이 생기는 거 바라지 않아.”솔직히 함께 산 세월이 짧지만 그동안 겪은 일들이 많아서 손태석도 어느 정도 눈치를 챘다.“장인어른, 저 벌써 들통난 거예요? 대단하세요.”염구준은 숨기지 않고 오히려 칭찬했다.“당연하지. 내가 바보도 아니고. 그렇게 뻔한 걸 모르겠어?”손태석은 웃으면서 퉁명스럽게 말했다.염구준을 보면 볼수록 참 훌륭한 사위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가 가족을 위해 한 일들은 전부 지켜보고 항상 감사하게 여겼다.가문이 으리으리한 사위가 전혀 부럽지 않았다.가는 동안 두 사람은 편하게 남자들 사이의 대화를 나누었다.그러다 도중에 손태석이

  • 군신의 귀환   제2114화

    “염 선생님, 우리 마씨 가문을 구해줘서 정말 감사합니다.”마거봉은 술잔을 들고 연신 감사를 표했다.“당연한 일입니다. 게다가 마거봉 씨 결정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어요.”염구준은 모두 사소한 일이라 여기며 술잔을 단숨에 비웠다.잔을 비우자 마거봉이 바로 술을 따르며 말을 이어갔다.“염 선생님, 어렵게 바위성에 오셨는데 며칠 더 머무르면 제가 직접 가이드가 되어드리겠습니다. 저희 바위성의 풍경은 아름답고 명승고적도 많거든요.”생명의 은인에게 보답할 길이 없으니 최대한의 성의라도 보이고 싶었다.“아닙니다. 식사를 마치고 바로 떠나야 합니다. 아직 처리할 일이 많아요.”염구준은 완곡하게 거절했다.임무를 완성했으니 붉은 장미 일행은 귀국하여 이번 작전 상황을 보고하고, 전신전 부하들도 각자 맡은 임무가 있어 빨리 제자리로 복귀해야 했다.마거봉은 더는 설득하지 않고 재산 절반을 염구준에게 주려고 했지만 또 거절을 당했다.하지만 이미 내놓은 돈을 다시 받을 수 없으니 모두 자선단체에 기부했다.염구준은 돈을 위해서 타인을 돕지 않았다.오로지 마거봉이라는 사람이 있으면 용하의 발전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이거 놔. 당신들 대장 나오라고 해. 이거 그 사람이 준 명함이야!”다들 기분 좋게 식사하고 있을 때,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파티 주최자인 마거봉은 안색을 굳히며 밖으로 나갔다.“뭐가 이렇게 시끄러워?”“경찰이 볼일이 있다면서 들어오려고 합니다.”밖에서 경호원도 막기 버거운지 힘겹게 대답했다.경찰이 내민 명함에 이름은 없고 주소만 적혀 있어서 함부로 들여보낼 수 없었다.“들어오라고 하세요. 그분도 공을 세웠어요.”두 사람의 대화를 듣던 염구준은 엊저녁에 온몸에 피투성이면서도 물러나지 않았던 남자가 생각났다.경찰이 방으로 들어오더니 염구준을 보며 말했다.“역시 여기에 계셨군요. 제 이름은 윤걸입니다. 당신 부하가 되고 싶습니다.”윤걸은 밤새 생각했었다.아직 종사 경지로 실력이 턱없이 부족하니 더 많은

  • 군신의 귀환   제2113화

    “그렇지. 그럼 한 번 더 도와줘.”거록은 갑자기 소매에서 단칼을 꺼내며 또 공격하려 들었다.“미친놈아!”흑풍은 화를 내며 합금칼을 꺼내 막았다.촤아악!두 칼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하지만 흑풍은 거록의 힘을 이기지 못해 뒤로 물러나고 말았다.염구준과 싸울 때도 중상을 입지 않았는데 피방패술을 사용하는 바람에 지금 많이 허약했다.그러니 필사적으로 싸워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사술을 함부로 사용하면 어둠에 침식되어서 미치광이가 될 수 있어. 나를 보내면 해결할 방법을 알려 줄게.”힘으로 상대가 되지 않자 흑풍은 설득하기 시작했다.“죽어라! 더는 날 속이지 마. 네 심혈만 있다면 난 살 수 있어!”거록은 충혈된 눈을 부릅뜨고 미친듯이 포효했다. 지금 상태를 보면 인성이 남아 있는 것 같지 않았다.“너나 죽어!”흑풍은 큰 결심을 내리고 다시 피방패술을 펼쳐서 사라졌다.이 술법을 두 번이나 사용했기에 도망친 거리가 멀지 않았지만 그래도 충분했다.죽지 않아서 다행이었다.흑풍은 허약한 몸을 끌고 멀리 도망쳤다.이번 교훈을 통해 다시는 타인에게 사술을 전수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악!”허공을 무찌른 거록은 미친듯이 소리를 질렀다.그러나 아직 용하에 있기에 지체하지 않고 해외로 도망쳐야 했다.두 사람은 생사를 건 사투 끝에 원한을 맺었으니 다시는 만나지 않을 것이다.그들 사이가 틀어진 반면, 다른 곳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승전의 기쁨을 만끽했다.염구준은 청룡을 불러 마거봉을 도와 마무리를 하도록 안배했다.밤새 여러 사람들이 노력한 덕분에 바위성은 드디어 질서를 회복했다.마거봉은 파티를 열어 공신들을 초대했다.파티에서 염구준 일행은 한 테이블에 앉고 나머지는 따로 앉았다.이뿐이 아니었다.마거봉은 다른 음식점까지 대여하여 이번 작전에 참여한 사람들과 함께 축하주를 마셨다.이쪽 테이블에서 다들 젓가락을 들지 않고 염구준의 말을 기다렸다.“식사하기 전에 각자 상황을 말씀하세요.”그러자 책임자들이 하나씩 일어나서 자신의

  • 군신의 귀환   제2112화

    한 바탕 싸운 후, 공연장은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렸다.염구준의 기세는 여전히 죽지 않았다.그는 두 사람을 향해 걸어가며 싸늘하게 물었다.“봉유곡이 어디 있어?”고대 사술은 악랄해서 수많은 사람들을 해쳤으니 하루 빨리 막아야 했다.점점 더 압박해 오자 거록과 흑풍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더는 싸울 힘이 없어서 대항할 수 없었다.“흑풍! 네게 마지막 패가 있다고 했잖아!”거록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가자!”흑풍은 거록을 잡아당기며 무서운 기운을 폭발시켰다.주변에 붉은 안개가 피는 것이 피방패 술법이었다.염구준은 연달아 열 개 넘는 검기를 휘둘렀지만 허공을 치고 말았다.붉은 안개가 사라졌을 때 두 사람은 이미 도망친 후였다.하지만 흑풍이 강력한 술법을 사용한 이상 손해 본 기운을 단기간에 회복할 수 없을 것이다.‘거록이 말한 마지막 패가 도망치는 건가?’염구준은 주변을 둘러보며 찾았지만 어디에도 기척을 느끼지 못했다.“마거봉 씨, 여기 마무리를 부탁할게요.”“그럼요. 부하들이 지금 여기로 오는 중입니다.”마거봉은 해맑게 웃으면서 대답했다.이런 일은 진작에 안배했다.바위성 실세인만큼 수중에 사람들이 많았다.그들은 싸움은 잘 못하지만 다른 일은 잘 처리했다.한편, 도망친 흑풍과 거록은 바위성을 벗어나서야 걸음을 멈추었다.길에서 전신전의 부하들이 앞을 막았지만 청룡이 도착했을 때 두 사람은 이미 멀리 도망치고 없었다.두 사람 모두 반보천인이라 중상을 입어도 평범한 무술인들은 막지 못했다.“퉷! 재수없어! 미리 피방패술을 연마해서 다행이지 아니면 그 자리에서 죽었어!”흑풍은 나무에 기대어 피를 토했다.지금 기운이 약해져서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피방패술은 대단한 술법이지만 그만큼 부작용이 심했다.“젠장, 내가 반드시 염구준 그놈을 죽일 거야.”거록도 씩씩거리면서 입으로만 욕을 뱉았다.“지금 우리 상태를 봐. 안전한 곳을 찾아서 먼저 치료부터 하자.”운기를 하던 흑풍은 깜짝 놀랐다.내상이 심각하여 아무리 반

  • 군신의 귀환   제2111화

    염구준은 또 한 번 거센 공격을 펼치며 흑풍을 몰아붙였다.붉은 기운이 몸을 보호하고 있으니 흑풍은 팔이 저릴 뿐, 다치지는 않았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너 전보다 강해졌어?”흑풍은 상대가 안 되자 경악하며 염구준을 쳐다봤다.안 본 사이에 염구준은 검의를 더 깨닫고 일부분 용의 기운을 융합했다.게다가 옥패에 숨은 무술도 멈추지 않고 연구했으니 실력이 강해지지 않으면 이상했다.“하, 너도 강해지는데 나라고 제자리 걸음하라는 법이 있어?”염구준이 되물었다.말은 그렇게 했지만 속으로 은근 놀라웠다.흑풍이 이 정도로 강해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놈의 실력은 공무적과 비슷했지만 여전히 방어력은 약했다.“흥, 이따가 형이랑 같이 공격하면 네가 어떻게 막을지 두고 보자.”흑풍은 그렇게 두렵지 않았다.옆에서 적혈석을 연마하는 거록이 가장 큰 패였기 때문이다.그런 생각을 하다 고개를 돌렸을 때 흑풍의 안색이 굳어졌다.“형, 뭐 하는 거야? 빨리 적혈석을 부수고 심혈을 연마해!”“혈석이 단단해서 깨지 못하겠어.”거록 존주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꿈에서도 바라던 보물이 손에 들어왔는데 사용할 수 없으니 완전히 웃음거리가 되어버렸다.“하하하.”염구준이 웃음을 터트렸다.두 사람은 사술이 아니라 개그에 더 소질이 있는 것 같았다.“봉유곡이 너랑 같이 있어?두 사람의 사술은 고대 사악한 술법과 흡사했다.흑풍이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놈에 대해 말하고 보니 너한테 고맙다는 말을 해야겠어.”만약 염구준이 중상을 입히지 않았다면 흑풍의 눈에 띄지 않았고 실력도 빠르게 향상되지 않았을 것이다.염구준은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지 않고 제자리에서 기운을 축적했다.검의를 어느 정도 끌어올렸으니 최강 살수로 승부를 낼 자신이 있었다.“그만해. 나랑 같이 공격하자. 저놈이 검을 꺼내면 안 돼.”흑풍은 아연실색하며 잘린 왼쪽 팔을 떠올렸다.염구준의 실력을 과소평가한 탓에 적지 않은 손해를 보았다.스스슥!흑풍은 거록과 눈빛을 마주치더니

  • 군신의 귀환   제2110화

    “같이 죽자!”거록은 몸에서 붉은 기운을 미친듯이 발사했다.생사의 갈림길에서 사술을 사용한 것이다.이 기운이 소진되면 바로 목숨을 잃게 된다.심혈주를 연마하지 않은 사술은 반제품에 불과하지만 기운은 놀랍도록 강했다.하지만 염구준은 물러서지 않고 공격 자세를 취했다.그제야 온몸에 전의를 불태우며 진지하게 대응하려는 것이었다.이런 상대라면 전력으로 싸울 가치가 있었다.윙!염구준이 등뒤에 있는 검갑에서 구자검을 꺼내자 검에서 이명소리가 들렸다.그는 두 손으로 검을 잡고 기승을 부리는 검기를 휘둘렀다.쿵!당황한 거록은 단칼을 머리 위에 올려 막았지만 한쪽 무릎을 꿇고 두 팔이 잘려 나갔다.염구준은 공격을 멈추지 않고 발로 힘껏 차서 날려버렸다.거록 존주는 강해졌지만 염구준의 진짜 실력에 비하면 발꿈치에도 닿지 못했다.“끝났네.”관전하던 민천석이 고개를 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여기 계속 있으면 두 사람이 공격할까 봐 적혈석을 챙기고 먼저 떠나려고 했다.바로 그때 뒤에서 살기가 느껴졌다.“푸압!”위험을 감지한 순간 이미 늦었다.민천석의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더니 앞으로 쓰러졌다.뒤에서 기회를 노리던 다른 놈이 나타난 것이었다.“하하하, 적혈석을 손에 넣었다. 염구준, 오늘은 네 제삿날이야!”남자가 큰소리로 웃었다.말투만 들어도 염구준에게 원한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바로 흑풍이었다.“약은 놈, 이제야 나타났구나.”염구준이 비꼬았다.왠지 흑풍의 기운이 전보다 많이 강해진 것 같았다.“네가 뭘 알아. 이런 걸 능력이라고 하는 거야.”흑풍 존주는 손바닥만 한 적혈석을 들고 몇 번 점프하더니 거록 존주의 앞에 나타났다.보아하니 둘이서 염구준을 상대하려는 것 같았다.하지만 지금은 시기가 아니었다.“흑풍, 차라리 내가 죽은 뒤에 오지 그래!”거록은 폐허속에서 일어나며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냈다.“형을 위해서 적혈석을 빼앗아 왔잖아. 민환의 심혈이 있으면 형도 곧 성공할 거야.”흑풍은 적혈석을 던져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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