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하마터면 까먹을 뻔했네. 죽는게 무섭지 않아 하는 인간이 있네!"양 비서의 시선은 구준의 얼굴로 서서히 돌아갔고, 입으로는 낮게 찬웃음을 지었다."멀쩡하게 사람 안하고 그렇게 개가 되고 싶어? 그래, 내가 네 소원 들어줄게!"말을 하며 그는 팔을 번쩍 들고는 휘둘렀다. "얘들아, 어떻게 개가 되는지 좀 알려드려라!"건장한 남자는 곧바로 앞으로 걸어와 구준을 향해 함박웃음을 지었다. "형씨, 죽는다는 글자 어떻게 쓰는지 알어? 3초 줄게, 무릎 꿇고 개처럼 짖어! 3초 넘으면, 내가 절망이란게 뭔지 알려줄테니!"절망?구준은 눈도 들지 않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그쪽은 담이 커서 날 탄복하게 만드네.""개가 짖는건 내가 배운 적이 없어서. 차라리 그쪽이 먼저 시범 보여줄래요?""개처럼 짖으라고?"건장한 사나이는 잠시 당황해 어떨떨했다가 곧 기가 차 웃었다. "염 씨, 나는 이미 기회 줬어. 근데 소중히 여기지 않은건 당신이야!""이제 알려주지. 무엇이 진정한......"구준은 그에게 말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고 바로 오른손을 번개처럼 내뻗어 이 건장한 사나이의 목을 조르고는 엎어쳤다.쾅!180여 근의 강인한 몸뚱이는 마치 쏘아진 포탄처럼 20여 미터를 쉽게 내동댕이쳐져 멀리 있는 복지원 담장에 세게 부딪혔는데 '펑'하는 큰 소리와 함께 담벼락을 따라 서서히 미끄러졌다.그는 땅에 떨어져 경련을 심하게 몇 번 했다가 곧 뒷머리가 삐뚤어지더니 그 자리에서 실신하였다!"이......"마당에 햇볕을 쬐고 있던 많은 홀몸 어르신들,그리고 들것에 누워 있던 손중천은 멀리서 이 장면을 보고는 눈이 번쩍 뜨였다.역시 염구준, 진짜 강하다!"구준씨......"사무실 입구에 있던 손가을 역시 눈이 휘둥그레졌다. 구준이 손을 쓴적이 한 두번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빠른 속도일줄은.. 일반인의 눈으로는 전혀 보지도 못할줄은 몰랐다."시발, 감히 내 사람을 건들이다니!"원장 사무실 입구 계단에는 양 비서는 먼저 얼떨결했다가 곧 그 뒤에는 분
"안경, 내 안경!"안경이 없어지자 양비서의 눈앞은 흐릿해졌고, 무의식적으로 두 손을 마구 휘두르며 연신 고함을 질렀다. “염구준, 대체 뭘 하려는 거야?! 내 안경 돌려줘!""비서면 눈치가 있어야지.어떤 사람한테는 죄를 지을 수 있는지, 어떤 사람은 건드리면 안 되는지를 알아야 해."구준은 안경을 버리고 발로 짓부셨다.그리고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쪽은 눈치가 하나도 없는게 알리는군. 안경을 쓰는 것도 낭비야. 그리고......""이 두 눈도 필요 없겠어!"말하며 그는 바로 뺨을 때렸다.찰싹!또 뺨을 한 대 맞고서 양 비서는 온몸을 뒹굴며 날아갔고 눈안의 핏줄은 그대로 터져서 입으로는 '악!‘ 하고 비명을 질렀다. 그는 곧 착지한 뒤 바로 기절했다.눈이 멀었다!이것은 감히 가을에게 추파를 던지는 자의 최후였다.눈알이 구준이 때린 뺨에 의해 터져나왔다!"악! 내 눈, 내 눈......"바닥에는 양비서가 아파서 죽을것 같았다.두 손으로 눈을 가렸는데 미칠 지경이었다. "염 씨, 감히 내 눈을 눈멀게 하다니. 사장님이 널 꼭 살려주지 않을 거야. 죽어, 죽어!"멀지 않은 곳에 앞서 구준한테 당했던 몇몇 남자들은 이때 굴러다니면서도 달려와 양 비서를 옆에 세워뒀던 오디 A로 부축했고 도저히 계속 머물 엄두를 내지 못해 차를 몰고 낭패한 모습으로 가버렸다.가던 중 앞서 기절했던 남자도 잊지 않고 데리고 복지원 입구로 나가버렸다."염 선생님."A 두 대가 떠나는 것을 멀찌감치 지켜보던 곽해는 마음의 충격을 오래도록 가라앉히지 못하고 사무실 입구에 한참 서 있다가 마침내 다소 정신을 차리고 구준을 향해 쓴웃음을 지었다."당신이 이렇게까지 강하실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아까는...."말을 하다가 멈췄다!곽해의 주머니에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는데, 전화가 걸려온 것이 확실했다."설마......"무엇인가를 짐작한 듯 얼굴빛이 살짝 변하며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낸 그는 전화 발신 표시를 쳐다보더니 몸이 굳었다.역시 그였다!청해시티 건설
청해시티 건설 그룹은 청해시에 자리잡아 수십 년 동안 큰 무리를 키웠고, 사장 오영호의 인생 배경이 복잡하게 얽혔는데 수도쪽과 관계가 얕았다는 말도 돌았다.청해시, 심지어 해동성 지방에도 오영호에게 죄를 지은 사람 치고는 결코 좋은 결말이 아니였다!"오사장님, 오해에요. 정말 큰 오해입니다!"복지원 사무실에는 곽해가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제 설명 좀 들어주세요. 제가......""쓸데없는 소리 좀 그만해!"오영호는 욕설을 퍼부으며 차갑게 타일렀다. "염구준이 내 사람을 때렸으니 대가를 치르라고 할거야. 곽해, 지금 염구준에게 손가을을 데리고 즉시 와서 나에게 사죄하라고 말해!""30분 안에 그 둘을 데려오지 못한다면, 당신의 복지원을 태워버리고, 손 씨 그룹을 먼지가 되게 할테니!"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탁' 하고 전화를 바로 끊었다."끝, 끝이야......"곽해는 눈앞이 캄캄해지며 몇 걸음을 참지 못하고 휘청대더니 하마터면 땅에 넘어질 뻔했다.다 끝났어.. 다 끝났다고!무려 오 사장이다. 도쪽에 있는 많은 거물들도 그의 체면을 세워줘야 하는데, 청해시에서 누가 감히 그를 건드릴수 있을까? 염구준이 오 사장님의 사람을 때린 행동은 화를 정말 크게 불러일으켰다!"원장님."아까 전화는 스피커를 켜지 않았지만 염구준의 청력이 어찌나 예민한지 자연스럽게 모든 내용을 다 들었다.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는 제가 사죄하길 원하죠? 저도 마침 그를 만나고 싶었는데 잘됐네요!""가을아, 먼저 어르신을 집에 모셔가. 나는 청해시티 건설 그룹 좀 들렸다 올테니."말을 마친뒤 그는 뒤돌아 사무실 입구로 성큼성큼 걸어갔다."안돼!"가을은 깜짝 놀라 구준의 팔뚝을 무의식적으로 잡았다. "가면 안돼. 절대 가지 마! 당신은 오영호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지만.. 난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의 유명세를 들었어. 그는 전의 깡패들과는 달라!""그 사람.... 그 인간은 정말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사람을 죽여. 절대 그 사람에게 죄 지어선 안된다고
양비서는 이를 악물고 갑자기 바닥에 무릎을 꿇더니 울부짖었다. "사장님, 제 눈이 염구준에 의해 멀어졌습니다. 저는 이제 맹인이에요! 제가 여러 해 동안 사장님을 따라다닌 부하임을 보아서 응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염구준이 정말 감히 온다면 제 손으로 그의 목을 꺾게해주세요!"오영호는 시가를 한 모금 피우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러고는 시선을 돌려 테이블 옆에 놓인 씨씨티비 화면을 들여다보았다.화면에 보이는 것은 바로 사무건물 바로 앞의 작은 광장이였다!붉은 포르쉐가 광장 중심부에서 천천히 멈추고 구준이 문을 열고 내려 건물 꼭대기 층을 올려다보고는 가을과 곽해가 내리기를 기다리고는 "가자, 올라가자"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지금은 오전 8시 반인데 마침 출근 시간대라 1층 로비 곳곳에 시간에 쫓기며 출근하는 직원들로 엘리베이터 입구에 인파가 몰렸는데 밀려서 숨 쉴 틈도 없었다.구준은 가을과 곽해를 데리고 로비로 들어가 바로 엘리베이터 앞쪽으로 가더니 소리쳤다."다 비켜!"어?주변의 직원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고는 구준의 얼굴을 거듭 훑어보았다.이게 누구야, 감히 청해시티건설그룹에 와서 소리를 지르다니? 그는 목숨이 아깝지도 않은가?!바로 이때."염구준, 역시 왔구나!"엘리베이터 안의 통신기에서 오영호의 목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졌다. "모두 비켜라. 그들을 굴러오라고 해!" 말을 하며 그는 당당하게 웃었다.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기다리던 직원들은 서둘러 흩어져 2m 남짓한 폭의 통로를 양보했고 염구준 등을 보며 남의 불행을 비웃는듯한 표정을 했다.그들은 알았다. 이 세 사람은 사장님에게 죄를 지었다는걸, 지금은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다지만 조금후에는 꼭 탈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였다. 지난 번 사장님에게 죄를 지은 사람은 산 채로 두 다리가 부러졌다고!"염구준, 손가을, 곽해....'이때 최상층 사무실 안에서 오영호는 씨씨티비 화면을 보며 염구준과 곽해를 대충 한눈 훑어보는 데 그치고는 손가을에게 시선을 떨어뜨렸다.훤칠하게
양비서, 정말 독하다!"무서워하지 마세요."구준은 양비서를 쳐다보지도 않고 사무실 안의 손님 접대용 소파를 짚으며 가을과 곽햐를 향해 빙긋 웃었다. "자, 앉으세요. 같이 오 사장과 양 비서가 무슨 수작을 부리는지 보죠. 우리는 저들이랑 같이 천천히 놉시다."논다고?오영호는 염구준을 두 눈 쳐다보고는 시가 연기를 한 모금 들이마시고 얼굴에 냉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젊은이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내 앞에서도 감히 허세를 부리나? 양비서 얘기 들어보니 네가 싸움을 잘한다지?"말을 마치고 그는 손바닥을 들어 세게 두드리며 소리쳤다. “다 나와!"시끌벅적. 사무실 옆 스위트 라운지에는 큰 무리의 우람하고 건장한 사람들이 광기 가득한 얼굴로 돌진했고,매 사람마다 고무 방망이 하나를 들고는 염구준등 세 사람을 겹겹이 둘러쌌다.특히 최전방에 있는 두 명의 음탕한 청년은 회색 연공복을 입고 허리춤에 합금 단검을 꽂고 양쪽 관자놀이가 높이 솟아올랐는데 분명 제대로 단련한 무도의 고수임이 따로없었다!"염구준, 허세 더 부려보시지?"오영호는 다리를 꼬고 구준을 비웃었다. "네가 싸움 잘한다는 걸 알아서 내가 특별히 이 큰 음식을 준비했지. 여기가 다 내 밑에서 가장 잘 싸우는 형제들이야. 네가 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 함 보자고!"구준은 눈도 안 들었을뿐만 아니라 표정 또한 덤덤했다. “이 정도로도 충분하지 않아?!""오?"오영호는 미간을 올리며 웃었다. "염구준, 너 참 별종이구나! 나는 이런사람 매우 좋아해! 네가 무릎을 꿇고 절하고, 개 짖는 법을 배우고, 다시 바지가랑 밑을 기어 지나가면, 내가 네 개팔자를 살려주마!"헉!오영호의 말이 막 끝이나자 큰 무리의 우람하고 건장한 무리들이 동시에 앞으로 다가왔다. 손에 든 고무 방망이는 일제히 구준쪽으로 향했다. 즉시 덤빌것이 명확했다."오 사장님!"곽해는 바로 당황해서 얼른 핸드백을 꺼내 그 안의 배상 계약서를 찾아내며 연신 입을 열었다. "화내지 마세요. 잘 상의하시면 되잖습니까! 사장님께서 제
이 순간 염구준의 몸은 이미 멈춰 섰고, 곽해와 손가을 곁에 멈춘 것이 아니라 오영호의 앞에 멈춰섰다!왼손을 내밀어 오영호의 턱을 치켜세우고 오른손에는 사인펜을 쥐고는 그의 얼굴에 천천히 그렸는데,소리는 마치 사신이 찾아온 듯 해서 오영호의 마음과 귓가에 동시에 울려퍼졌다. “오 사장님, 서두르지 마시죠. 이 세 글자, 제가 잘 써드릴테니!""아니, 안돼!"얼굴의 근육은 사인펜의 펜촉에 의해 완만하게 찢어졌고, 너무 아픈 나머지 오영호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을 치며 울부짖었다. "염구준, 너 미쳤어?! 어떻게 감히?!""내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 나는 홍 어르신의 사람이야. 내 뒤에는 홍 어르신이 계신다고!"홍 어르신?구준은 무슨 홍어르신이든 뭐든 아랑곳하지 않고 손의 움직임을 조금도 주저하지 않으며 '미안해' 세 글자를 완정하게 오영호의 얼굴에 새겼다!사인펜을 버리고 가볍게 손뼉을 친 후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아까 홍 어르신이라고 했나? 지금 그에게 전화해서 오라고 해!""나는 수고하는 것 개의치 않아. 그의 얼굴에도 몇 글자 사인을 해주지!"염구준이..... 홍 어르신 얼굴에 글씨를 쓴다고?!오영호는 얼굴을 가렸다. 핏물이 흐르든 말든 마음속으로는 죽을듯이 후회했다. 경솔했다!그는 소문의 쓰레기 데릴사위가 몇년전 군대에서 퇴역한 군인일줄은 생각도 못했다.염구준의 수단이 이렇게나 박력있고 실력이 이렇게나 무서울줄은 그는 상상도 못했다.거의 스무 명에 건장한 부하들, 그리고 두 명의 무도들은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염구준에 의해 얼굴에 모두 글자가 새겨졌다.자신조차도 피하지 못했다!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염구준이 원하면 충분히 사인펜으로 그들의 목을 뚫어 그 자리에서 죽게 할 수도 있었다는 뜻이다!"내가 방금 한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나?"구준은 오영호의 두 눈을 주시하며 다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내 인내심은 한정되어 있어. 지금 당장 홍어르신에게 전화를 걸어. 관련된 사람은 하나도 도망치려고 하지 마!"오영호은 감히 전
곽해는 흡족해하며 염구준을 향해 절을 하고는 얼굴에는 말할 수 없는 고마움을 띠었다.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아무도 건들이지 못하는 오영호가 염구준에게는 그토록 쉽게 제지당하다니, 그의 아래에 있는 그 수하들, 양아치들은 염 선생님 앞에서는 전혀 아무것도 아니였다!"두번째."구준은 담담한 시선으로 오영호의 얼굴을 힐끗 쳐다보았다. "아까 내 아내와 놀아주겠다고도 했던가?"쾅!오영호는 머리가 멍했고 손까지 저렸다!손가을과 잔다고? 오영호는 그런 말을 한거에 몹시 후회했다. 지금은 너무 무서워 죽을 지경이였다!"제가 그런말을 했다니.. 전 사람이 아닙니다, 전 병신이예요!"오영호는 울부짖으며 땅에 엎어져 구준과 가을 앞에서 이리저리 뒹굴었다. "염 선생님, 그리고 가을양, 제가 굴러서 보여드릴게요! 제가 잘못했다는거 압니다, 진짜로 압니다,두 분께서는 그냥 제가 방귀나 뀌었다고.. 무시해주세요."오십이 넘은 사람이라 죽을까 봐 무서워 조금의 체면도 세우지않고 더욱 빨리 굴렀다. 입에서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외쳤는데 구준에 대한 두려움이 극에 달했구나!"사, 사장님......"옆에 있던 양 비서는 눈이 멀어 볼 수 없었지만 귀는 들을 수 있었고 마음은 이미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이 됐고, 몸이 벌벌 떨리면서 입술이 말랐다. "너, 너......""다 네가 해친 거야!"땅에서는 오영호가 울부짖으며 손을 뻗어 양 비서를 가리키였다, 화가 나 폐가 폭발할 지경이였다. "감히 염 선생님에게 죄를 짓다니, 네 목숨이 열개라도 모자라! 사람은?빨리 가, 그를 산 채로 죽여!"구준이 자리에 있었기에 그 우람한 남자들과 두 명의 무도들은 전혀 경거망동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며 제자리에 서 있었다.얼굴에는 핏물이 아직도 '주르륵' 흐르고 있었다."가을아, 곽 원장님."구준은 이 무리를 쳐다보지도 않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 "복지원 일은 해결됐으니 우리는 이만 돌아가죠"말을 마치고 그는 가을의 손을 잡고 곽해와 함께 사무실 입구를 나섰다.양 비서의 사
"에휴......"손태석이 깊은 숨을 들이쉬였다. 눈은 감격으로 가득했다.이 사위의 재주는 이미 그를 완전히 굴복시켰으니, 만약 손태진과 손타산이 회개할 줄 모른다면 자신이 사정해도 소용이 없을 것이였다!"아빠, 엄마."거실의 분위기는 다소 억눌려 있었는데 가을은 억지로 웃음을 지어냈다. "회사에 아직 일이 남아 있어서 구준씨와 먼저 돌아갈게요. 저녁 식사 같이 해요."말하며 그녀는 구준을 끌고 돌아서 거실 밖으로 나가 방범문을 닫았다."가을아."구준은 한 손으로 운전을 하고, 차 스크린에 손가락을 살짝 대며 차분한 음악을 띄워주고는 이렇게 말했다. "어르신께서 중병으로 누워 계시면 부모님께서 속상하실 수 있어. 당신이 원한다면 이제마를 불러와 어르신을 모시게 할게."그의 말은 다 끝나지 않았다.가을의 주머니에 넣어둔 핸드폰이 갑자기 살짝 진동했는데 전화가 걸려온 것이 분명했다."사촌 여동생?!"전화가 온 것을 보고 가을의 얼굴에 살짝 웃음꽃이 피었다. 무거웠던 마음은 삽시간에 흩어졌다.외삼촌 진솔의 딸, 그녀의 사촌, 진영주이다!여섯 살 차이의 사촌 여동생은 당시 손씨 집안에서 쫓겨났는데 그때 진영주는 고등학교에 다녔으며, 자신의 생활비로 몰래 도와주기도 하였으므로 친자매같은 사이라고 할 수 있었다.지난 번 진노부인의 여든 생신에 영주는 제두 '용두'에서 대학을 다녀 휴가를 내고 돌아오지 않았기에 가을은 아직도 아쉬움이 있었다.지금 진영주의 전화를 보더니 바로 받고는 얼굴에 희색을 띄였다. "영주야, 너 왜 갑자기 내 생각을 했어? 용돈이 필요한거야? 내가 곧 돈 보낼게!"외삼촌 진솔의 가정형편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닌데다 대학에 다니는 여자아이들의 지출이 비교적 큰 편이였으며 오늘날 손씨그룹이 급속히 발전하여 수중의 유동자금이 매우 너그러우니 당연히 이 어린 사촌을 손해보게 둘수는 없었다."언니, 나날이 헷갈리는 거 아니에요? 저 대학교 4학년이라 곧 실습 시작해서 스스로 돈 벌 수 있어요! 제가 선택한 인턴십은 바로 우리 해동
“당신들 가문에서 실력이 있는 자들을 여기에 보내세요. 청목 조직의 은신처를 발견하는 즉시 치러 가겠습니다.”주작이 첫 번째 명령을 내렸다.“네, 알겠습니다.”다들 짧게 대답하고 지원군을 뽑으러 각자 가문으로 돌아갔다.청목 조직을 멸망하면 다시 주인이 될 수 있으니 짐승 같은 놈들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주상님, 이젠 어떻게 할까요?”주작이 다음 계획을 물었다.“저 사람들 잘 응대하고 내 지시를 기다려.”염구준은 거처로 돌아가 장비를 챙기고 외곽으로 수색하러 떠났다.그 사이 멀리 가지 않은 백호에게 남궁혁을 미행하라고 지시했다.“주상님, 남궁혁이 술집에 들어갔다가 황급히 떠났어요.”백호는 제로 술집을 가리키며 말했다.“알았어. 계속 미행해. 난 들어가 볼게.”염구준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단서를 찾으려고 술집으로 들어갔다.‘제로 술집’이라는 네 글자가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다.남극처럼 극한 지역에 술집을 차리다니 얼어버린 술들을 누가 사가는지 궁금했다.그는 술집 문을 열고 들어갔다.“제로 술집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테이블 앞에 방한복을 입을 여자가 맞이해 주었다.그런데 술집에 손님도 없고 술병도 보이지 않았다.염구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여직원이 물었다.“여기 처음 오세요?”“네, 한잔하고 싶어서 왔어요.”상대방이 눈치챈 이상 그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말했다.직원은 당황해하지 않고 차분하게 말했다.“남극 빙원은 기후가 워낙 특별해서 술집을 지하에 만들었어요. 들어가려면 입장료 2000만 원을 지불해야 합니다. 물론 술값은 따로 내셔야 하고요. 여기서 돈만 있다면 모든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어요.”만약 직원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런 곳에서 호화로운 술집을 차린 배후는 보통 사람이 아닐 것이다.염구준은 바로 청목을 떠올렸다.“안내하시죠.”그는 현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여직원은 돈을 센 후, 테이블 위에 있는 버튼을 눌렀다.그러자 바닥이 움직이면서 지하 통로가 나타났다.“고객님, 안으로 드세요.”
“상황을 보니 남궁 장로가 지겠군.”“젊은 나이에 어떻게 저리 강할 수가 있지? 엄마 뱃속에서부터 무공을 수련했나?”“방금 나서지 않아서 다행이군.”다들 각자 생각을 털어놓았다.15분 후, 남궁혁은 가쁜 숨을 내쉬며 땀을 뻘뻘 흘렸다.주작은 기회만 생기면 강력하게 공격해서 꼼짝 못하고 당하기만 했다.“웩!”내상을 입은 남궁혁은 목구멍으로 올라오는 뜨거운 피를 토했다.그래도 주작은 멈추지 않고 계속 공격했다.“잠깐만!”남궁혁이 손을 들어 그녀를 제지했다.더 싸우다가 저 세상으로 갈까 봐 두려웠다.“패배를 인정합니까?”주작이 당당하게 물었다.“하하하. 비긴 셈이지. 엊저녁에 제대로 못 자서 나중에 다시 대결하자.”그는 입가에 묻은 피를 닦으며 얼토당토않는 핑계를 댔다.뻔뻔스러운 낯짝은 성벽보다 더 두꺼워 보였다.“파렴치한 영감.”주작은 한마디 하고 염구준을 바라보며 결정해 주길 기다렸다.“나중에 다시 대결해도 좋지만 손가락 하나는 남기고 가세요.”염구준이 담담하게 말했다.서로 원해서 약속을 정한 것이니 상의할 여지가 없었다.맹주 자리를 놓고 싸우는 자리에서 이상한 조건을 제기한 남궁혁은 돌을 들어 자기 발을 찍은 격이 되었다.“흥, 지금 가겠다면 어쩔 건데?”남궁혁은 억지를 부리며 홱 돌아서 나갔지만, 염구준의 앞에서 먹히지 않았다.“그럼 내가 직접 잘라야겠군요.”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염구준은 벌떡 일어서 그에게 다가갔다.오늘 손가락 하나를 무조건 자를 거라 마음먹었다.“보자보자 하니까 내가 우스워?”남궁혁은 버럭 화를 내며 전신 영역을 펼쳤다.이렇게 목숨을 아끼는 사람인데 가만히 당할 리가 없었다.퍽!염구준은 오른손은 검결, 왼손으로 검기를 휘둘러 상대방의 전신 영역을 단번에 부숴버렸다.그 장면을 본 구경꾼들은 경악했다.‘괴물의 소굴을 건드렸나? 하나 같이 대단한 놈들이잖아.’“아아악!”겁에 질린 남궁혁은 이성을 잃었는지 단검을 마구 휘둘렀다.이런 정신 상태라면 절반 실력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다
주작은 곧바로 가운데 주좌석으로 향했다.어쩌면 속으로 임시 연맹 맹주가 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여자가 어디에 앉아?”누가 못마땅한 말투로 말했다.“당신들 이끌어주려고요. 동맹에 맹주가 없으면 안 되잖아요. 날 막을 능력이 있으면 얼마든지 덤비세요.”주작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계속 주좌석으로 걸어갔다.매사에 실력을 따지는 이치는 틀리지 않았다.“네가 뭐라고 우리를 이끌어?”그중에서 실력이 가장 뛰어난 남궁혁이 일어서서 따졌다.“난 전신지상의 개조 로봇을 쓰러트릴 수 있어요. 이런 이유라면 됩니까?”주작은 옆얼굴만 보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예쁘다.’그녀의 미소에 다들 딴 속셈을 품었다.“흥, 설씨 가문에서 판치는 걸 내가 모를 줄 알아? 나도 전신지상이야. 내가 이기면 나랑 잠자리를 하는 게 어때?”어처구니없는 요구를 제시한 사람은 바로 남궁혁이었다.턱에 하얀 수염이 난 늙은이가 이런 말을 하다니 겉보기와 달리 정력이 왕성한 것 같았다.“좋습니다. 그쪽이 지면 어떻게 할까요?”주작이 담담하게 받아들였다.같은 전신지상 고수끼리 싸워서 상대방을 쓰러트리지 못한다면 강자라고 불릴 자격이 없었다.“내가 네 침대로 갈게.”남궁혁은 색마의 본색을 드러냈다.“그쪽이 지면 손가락 하나를 내놓으세요.”주작이 미간을 찌푸리는 것을 보니 전혀 장난 소리 같지 않았다.두 사람이 내세운 조건은 천국과 지옥이 따로 없었다.“좋다. 오늘 저녁 넌 내 여자가 될 것이다.”남궁혁은 이해득실을 따지며 다른 꿍꿍이를 계획하더니 이내 대답했다.절대 손해보는 짓은 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대결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옆 사람들은 좋은 구경을 놓치지 않으려고 우르르 쓸어 나왔다.“선생님은 걱정되지 않습니까?”설구가 염구준을 쳐다보며 물었다.지금 그는 가슴이 쿵쿵 뛰어서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남궁혁은 호색하고 파렴치하지만 남극 빙원에서 베테랑 고수라서 그를 제압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이길 싸움인데 뭘 걱정해요?”
염구준의 방에서 각자 시간을 계산하고 그림을 그리기에 바빴다.백어를 풀어준 시각부터 상대방이 출발한 시간과 설씨 거주지에 도착한 시간을 추측해 일정한 범위를 정했다.“데이터를 줘. 최소 범위를 확정해야겠어?”“네. 제가 지도에 의심스러운 구역을 표시했습니다.”“첫 번째 구역은 확정. 두 번째 구역을 계산해.”모두 밤 늦게까지 상의한 결과 세 개 구역을 확정했다.반경 50, 80. 100킬로미터 되는 곳에 있었다.이보다 더 큰 범위는 의미가 없어 계산에 포함시키지 않았다.이번 작전을 위해 가져온 소형 드론은 수색할 때 큰 도움이 되었다.“다들 돌아가 쉬어.”염구준은 데이터 서류를 들고 부하들에게 지시했다.다음으로 두 가지 판을 짤 계획이다. 하나는 백어가 찾아오길 기다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먼저 공격하여 상대방의 기지를 찾아내는 것이다.어떤 방법을 선택해도 손해보지 않을 것이다.이튿날 아침, 잠든 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밖에서 시끄러운 말소리가 들렸다.상대방은 점점 목소리를 높여 신나게 말을 늘어놓았다.남의 꿀 잠을 깨우는 것은 정말 용서할 수 없었다.“뭐가 이렇게 시끄러워? 다른 데 가서 떠들어!”주작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첫날부터 싸우고 작전 계획도 세우느라 2시간도 못 자서 지금 예민한 상태였다.“장로님, 집안 사람들 수양이 참 형편없네요.”누가 못마땅하게 말했다.“남궁 족장님, 저쪽에 가서 얘기하시죠.”설구는 주작에게 밉보이기 싫어 다른 곳으로 옮겼다.그런데 한 시간 뒤, 갑자기 누군가 빽 큰소리를 질러서 눈을 번쩍 떴다.“젠장. 장로는 어떤 인간들을 들였기에 아침부터 이렇게 시끄러워?”염구준이 욕설을 퍼부으며 잠자리에서 일어났다.거실에 나오자 정영 팀원들은 이미 일어나서 대기하고 있었다.“주작은 나랑 가자. 나머지는 계획대로 각자 수색해.”어차피 잠을 깬 마당에 다시 잘 수 없으니 임무를 안배했다.“네.”다들 힘차게 대답하고 각자 물건을 준비하러 갔다.“주상님, 우리는 뭐 하러 갑니까?”주작이
부품으로 산산조각 나서 폐기 상태가 되었다.윙윙!스스로 데이터를 분석한 4번 로봇은 생존할 수 없게 되자 두 눈에서 빨간 빛을 발산했다.자폭하려는 것이다.퍽!그때 한 그림자가 빠른 속도로 로봇의 가슴에서 에너지를 꺼냈다.4번 로봇의 눈동자는 빛을 잃고 완전히 고철 덩어리가 되었다.그림자 정체는 염구준이었다.“세상에 고수들이 많아. 너희들 실력이 빠르게 상승하지만 태만해서는 안 돼.”“알겠습니다.”그의 충고에 부하들은 일심동체로 대답했다.여섯 명의 포위 작전만 봐도 평범한 반천인 고수와 싸울 자격을 이미 갖추었다.드디어 싸움이 끝나고 설씨 가족들도 전부 구출되었다.설구는 두 손을 모아 염구준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선생님, 전에 제가 보는 안목이 없었습니다. 혹시라로 무례하게 대했다면 부디 양해해 주세요.”“할 말이 있으면 하세요. 그런 인사치레는 안 해도 됩니다.”염구준은 속 좁은 인간이 아니라서 이 정도 일은 따지지 않았다.설구는 웃음을 머금고 실행 가능한 방법을 제시했다.“소주님한테서 선생님도 청목 존주와 원한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한테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주변에 분포된 우리 가문들도 청목 존주의 압박을 받은 적이 있어요. 그 사람들까지 부르면 도움이 될 것 입니다.”일리가 있는 말 같지만 자세이 생각하면 머릿수가 많다고 해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결국은 실력이 강한 고수들에게 의지해야 했다.“장로님, 싸울 실력이 없는 사람들을 불러도 도움이 안 됩니다.”백호는 속으로 웃었다.만약 그런 실력이 있었다면 설씨 가문도 청목 조직의 압박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원하는 대로 하세요. 그렇다고 굳이 나한테 말할 필요 없어요.”그런데 한참 생각하던 염구준은 그 방법에 동의했다.어떤 물건이든, 어떤 사람이든 모두 쓸모가 있기 때문이다.“지금 연락하러 갈게요.”설구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휴대폰을 꺼냈다.백호는 이해되지 않아 작은 소리로 물었다.“주상님, 왜 저 사람들을 불렀어요?”궁금한 건 참지 못하는 성
염구준이 명령을 내리자 전원 전신 영역을 펼쳐 공격을 막았다.설씨 가족들도 영역 아래서 보호받았다.작살이 영역에 부딪쳐서 탁탁하는 소리가 날 때마다 전기가 튀었다.이번 공격은 기세가 대단해도 한계가 있어 방어막을 뚫지 못했다.“경고, 상대방 실력이 강하여 신중하게 맞선다.”4번 로봇은 머리속에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명령을 내렸다.모든 일은 데이터를 통해 분석하는 것이 개조 로봇의 최대 약점이다.만약 데이터가 완벽하지 않으면 오류도 발생했다.“저놈들을 쓰레기통에 처넣자!”정영 팀은 스노우모빌에서 내려 앞으로 돌진했다.“원격으로 공격해!”아직 적들과 맞붙지 않았는데도 기운을 발사했다.한바탕 공격을 퍼붓자 실력이 평범한 개조 로봇들이 순식간에 수십 대가 폐기되었다.거주지에 거의 도달했을 때 염구준이 임무를 안배했다.“너희 여섯 명이 제일 강한 놈을 상대하고 나머지는 나한테 맡겨!”실전으로 그들의 싸움 실력을 단련시켜 더 높은 경지로 이끌어주고 싶었다.개조 로봇은 반천인 실력을 갖고 있지만 실력이 약하고 원소의 힘도 사용하지 못했다.“네.”여섯 명은 각자의 무기를 꺼내 들고 4번 로봇을 향해 돌진했다.염구준이 생각해 주는 마음을 모를 리가 없었다.애송이들과 백 번을 넘게 싸워도 한낱 애송이 취급만 받을 것이다.설씨네 거주지에서 치열한 싸움이 벌여졌다.염구준 일행은 수백 대 개조 로봇과 감독관들을 포위하여 뒤를 쫓아다녔다.그런데 상대방의 실력이 너무 보잘것없어 싸울 의욕이 나지 않았다.4번 로봇은 지원하려고 싸움에 끼어들었지만 여섯 명에게 잡혀 빠져나오지 못했다.일방적인 공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싸울 준비를 마친 설구 일행도 끼어들 틈이 없어 가족들을 구하러 나섰다.“에휴. 저 사람들이 이렇게 강할 줄 알았다면 얼음 인간을 찾아가지도 않았어.”설구는 고개를 저으며 후회했다.힘들게 지하 궁전에 들어가서 얻은 것은 없고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드디어 싸움이 끝났다.염구준 일행은 기운을 거두고 주변을 둘
이번에 강력한 4번 로봇이 적지 않은 개조 로봇을 데리고 와서 자신감이 넘쳤다.“백어. 사람은 다 체크했어?”4번 로봇의 기계 소리가 울렸다.“체크했는데 설씨 가문의 장로와 소주 그리고 열 명 넘는 가족들이 사라졌습니다. 그 외에 고수 2명도 보이지 않네요.”백어는 명단을 건네며 공손하게 대답했다.4번 로봇은 개조한 로봇이지만 조직에서 신분이 높아 함부로 대하지 못했다.탁!로봇은 서류를 그의 면상에 던지며 무뚝뚝한 기계 소리로 말했다.“여기서 담화를 나누지 말고 당장 가서 찾아와.”“네, 지금 바로 찾아오겠습니다.”백어는 쩔쩔매며 자리에서 일어섰다.솔직히 그는 청목 조직에서 개보다 못한 취급을 받았다.로봇도 자신을 무시하자 씩씩거리면서 우리 앞에 다가가 한 사람을 노려봤다.“저 자식을 끌어내!”담이 작은 설씨 가족은 아직 고문도 하지 않았는데 전부 자백했다.“장로님과 소주는 외부인들 데리고 조력자를 찾으러 갔어요.”생각한 것과 정반대였다.만약 설씨 가족들이 반항하고 누구도 자백하지 않으면 한바탕 화풀이하려고 했는데 물거품이 되어버렸다.“어디 갔어?”설씨 가족은 상대방의 눈빛이 싸늘한 것을 보고 유용한 정보를 말했다.“상세하게는 몰라요. 근데 소주의 여동생 설무가 뭔가 알고 있을 겁니다.”물귀신이 따로 없었다.“아주 좋아.”백어는 칼을 들고 그 사람의 목을 베며 사악하게 웃었다.“자백해서 고맙다만 너한테 화풀이는 해야겠어.”그리고 설무의 앞에 다가와 싸늘하게 물었다.“네 오빠가 어디 있는지 말해!”“흥.”설무는 콧방귀를 끼며 고개를 홱 돌렸다.꽤 고집이 있게 생긴 설무를 보고 백어는 칼날을 혀로 핥았다.“말하지 않으면 10초마다 네 얼굴을 긁어서 못난이로 만들겠다.”이번 협박은 통했는지 설무가 원한이 서린 눈빛으로 쏘아보았다.“우리 오빠가 널 죽여버릴 거야!”“하하하. 얼마든지 와서 죽이라고 해.”백어는 소인배처럼 큰소리로 웃었다.부아앙!바로 그때 멀리서 엔진 소리가 들렸다.스노우모빌을 탄 일행이
온몸에 감도는 검기가 구자검에 스며들 때 검이 가볍게 소리를 내며 떨었다.‘좋은 검이구나.’위험한 기운을 감지한 봉유곡은 도끼에 두꺼운 얼음층을 형성해 자신을 보호했다.공격을 포기하고 방어를 선택한 것이다.생사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에 최후의 공격을 사용하지 않자 염구준은 이해할 수 없었다.우르릉!그는 천둥번개가 치는 검기를 휘두르며 공격했다.그때 도끼의 그림자가 보일 듯 말 듯해서 뭔가 이상했다.봉유곡에게 가까워질 때 상대방의 호흡에 변화가 발생한 것을 느꼈다.쾅!검이 얼음을 찌른 순간, 얼음은 사방으로 튕기고 봉유곡은 피를 발산하며 폭발했다.염구준의 검에 저항하지 못하고 죽어버린 것이다.“아니야. 이렇게 약하지 않아.”그는 믿지 않았다.아무리 순조롭게 검의로 공격해도 쉽게 당할 사람이 아니었다.주변을 자세히 관찰했더니 피를 흘린 흔적이 좁은 동굴 입구로 연결되었다.도망친 것이다.덤빌 용기도 없으면서 온갖 허풍을 널어놓고 도망을 치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고물들의 수법은 진짜 기가 막혔다.어렵게 물어볼 기회가 생겼는데 이젠 누굴 찾아야 할지 막막했다.우르릉 쾅!그때 땅이 흔들면서 방이 휘청거리고 천장의 고드름이 바닥에 우드득 떨어졌다.곧 무너질 것 같았다.염구준은 뒤쫓을 겨를도 없이 정영 팀과 함께 동굴 밖으로 뛰쳐나왔다.설씨 가족들이 발목을 잡지 않으니 빠른 속도로 왔던 길을 되돌아 빠져나갔다.동굴 입구에 아직도 펭귄들이 서성거렸지만 몸에 있던 이상한 무늬가 사라진 탓인지 전보다 온순했다.밖으로 나온 지 얼마되지 않아 위에서 눈덩어리가 굴러 떨어지며 궁전을 묻어버렸다.“염 선생님, 드디어 나오셨네요.”설구가 황급히 다가와 물었다.“갑시다. 다들 돌아가세요.”염구준은 무너진 동굴 입구를 바라보며 스노우모빌에 올라탔다.이번 행차에서 많은 정보를 얻었지만 아쉽게도 자세히 알지 못했다.“얼음 인간은 어떻게 되었어요?”그때 설구가 다가오더니 작은 소리로 물었다.얼음 인간을 구하면 자신들을 도와줄 줄 알
대결하는 두 사람을 제외하고 정영 팀만 방에 남았다.그들은 혹시나 다칠까 봐 전신 영역을 펼치고 지켜보았다.봉유곡과 염구준은 짧은 시간 내에 벌써 수백 번의 초식을 주고받았다.‘녀석 왜 이렇게 강해?’출관하자마자 강력한 고수를 만난 것이 너무 놀라웠다.방금 전에 오만했던 자신이 조금은 창피했다.“집중하세요!”염구준은 상대방이 멈칫하는 틈을 타 검에 모든 기운을 담아 상대방의 가슴을 공격했다.‘방심했다.’봉유곡은 재빨리 도끼로 가슴을 막고 두 손으로 가까스로 버텼다.오랫동안 싸우지 않았더니 실력이 떨어진 것이다.쿵!검광이 아래로 떨어진 순간 봉유곡의 몸이 뒤로 날아가며 한쪽 얼음 벽에 부딪쳤다.방심한 탓에 염구준의 공격을 미처 막아내지 못했다.“이겼어!”옆에서 지켜보던 주작이 기쁜 나머지 주먹을 불끈 쥐며 펄쩍 뛰었다.정영 팀도 도와주고 싶었지만 이런 규모의 싸움에 끼어들 틈이 없었다.“죽은 척하지 마세요.”염구준은 얼음 덩어리에 묻힌 봉유곡을 향해 소리 질렀다.비록 일격에 상대방을 쓰러트렸지만 우세를 차지한 것은 아니었다.상대방이 방심해서 운이 좋았을 뿐이었다.와르륵!봉유곡은 얼음 덩어리를 헤치고 당당하게 일어났다.찢어진 옷을 보니 전보다 더 미치광이 같았다.“하하하. 좋다. 날 열받게 하는데 성공했어.”한때 세상에 이름을 떨친 강자였는데 지금은 반천인 경지 애송이에게 당해서 수치스러웠다.“허풍은 그만하고 제대로 싸우죠.”염구준이 비아냥거렸다.“현체연혈!”갑자기 봉유곡이 기합을 넣더니 몸뚱이가 커지며 너덜너덜하던 옷을 완전히 찢어버렸다.기운은 변하지 않았는데 체력이 눈에 띄게 강해졌다.염구준은 육체를 강화하는 비술에 관한 기록을 본 적이 있었지만 구체적인 수련 방법은 몰랐다.그의 눈에 봉유곡은 실전된 무술을 많이 알고 있는 보물 같았다.산 채로 체포할 수 있다면 적지 않은 무술들을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휙!갑자기 봉유곡이 도끼를 들고 염구준을 향해 공격했다.속도가 너무 빨라 잔영이 스쳐지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