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내 안경!"안경이 없어지자 양비서의 눈앞은 흐릿해졌고, 무의식적으로 두 손을 마구 휘두르며 연신 고함을 질렀다. “염구준, 대체 뭘 하려는 거야?! 내 안경 돌려줘!""비서면 눈치가 있어야지.어떤 사람한테는 죄를 지을 수 있는지, 어떤 사람은 건드리면 안 되는지를 알아야 해."구준은 안경을 버리고 발로 짓부셨다.그리고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쪽은 눈치가 하나도 없는게 알리는군. 안경을 쓰는 것도 낭비야. 그리고......""이 두 눈도 필요 없겠어!"말하며 그는 바로 뺨을 때렸다.찰싹!또 뺨을 한 대 맞고서 양 비서는 온몸을 뒹굴며 날아갔고 눈안의 핏줄은 그대로 터져서 입으로는 '악!‘ 하고 비명을 질렀다. 그는 곧 착지한 뒤 바로 기절했다.눈이 멀었다!이것은 감히 가을에게 추파를 던지는 자의 최후였다.눈알이 구준이 때린 뺨에 의해 터져나왔다!"악! 내 눈, 내 눈......"바닥에는 양비서가 아파서 죽을것 같았다.두 손으로 눈을 가렸는데 미칠 지경이었다. "염 씨, 감히 내 눈을 눈멀게 하다니. 사장님이 널 꼭 살려주지 않을 거야. 죽어, 죽어!"멀지 않은 곳에 앞서 구준한테 당했던 몇몇 남자들은 이때 굴러다니면서도 달려와 양 비서를 옆에 세워뒀던 오디 A로 부축했고 도저히 계속 머물 엄두를 내지 못해 차를 몰고 낭패한 모습으로 가버렸다.가던 중 앞서 기절했던 남자도 잊지 않고 데리고 복지원 입구로 나가버렸다."염 선생님."A 두 대가 떠나는 것을 멀찌감치 지켜보던 곽해는 마음의 충격을 오래도록 가라앉히지 못하고 사무실 입구에 한참 서 있다가 마침내 다소 정신을 차리고 구준을 향해 쓴웃음을 지었다."당신이 이렇게까지 강하실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아까는...."말을 하다가 멈췄다!곽해의 주머니에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는데, 전화가 걸려온 것이 확실했다."설마......"무엇인가를 짐작한 듯 얼굴빛이 살짝 변하며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낸 그는 전화 발신 표시를 쳐다보더니 몸이 굳었다.역시 그였다!청해시티 건설
청해시티 건설 그룹은 청해시에 자리잡아 수십 년 동안 큰 무리를 키웠고, 사장 오영호의 인생 배경이 복잡하게 얽혔는데 수도쪽과 관계가 얕았다는 말도 돌았다.청해시, 심지어 해동성 지방에도 오영호에게 죄를 지은 사람 치고는 결코 좋은 결말이 아니였다!"오사장님, 오해에요. 정말 큰 오해입니다!"복지원 사무실에는 곽해가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제 설명 좀 들어주세요. 제가......""쓸데없는 소리 좀 그만해!"오영호는 욕설을 퍼부으며 차갑게 타일렀다. "염구준이 내 사람을 때렸으니 대가를 치르라고 할거야. 곽해, 지금 염구준에게 손가을을 데리고 즉시 와서 나에게 사죄하라고 말해!""30분 안에 그 둘을 데려오지 못한다면, 당신의 복지원을 태워버리고, 손 씨 그룹을 먼지가 되게 할테니!"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탁' 하고 전화를 바로 끊었다."끝, 끝이야......"곽해는 눈앞이 캄캄해지며 몇 걸음을 참지 못하고 휘청대더니 하마터면 땅에 넘어질 뻔했다.다 끝났어.. 다 끝났다고!무려 오 사장이다. 도쪽에 있는 많은 거물들도 그의 체면을 세워줘야 하는데, 청해시에서 누가 감히 그를 건드릴수 있을까? 염구준이 오 사장님의 사람을 때린 행동은 화를 정말 크게 불러일으켰다!"원장님."아까 전화는 스피커를 켜지 않았지만 염구준의 청력이 어찌나 예민한지 자연스럽게 모든 내용을 다 들었다.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는 제가 사죄하길 원하죠? 저도 마침 그를 만나고 싶었는데 잘됐네요!""가을아, 먼저 어르신을 집에 모셔가. 나는 청해시티 건설 그룹 좀 들렸다 올테니."말을 마친뒤 그는 뒤돌아 사무실 입구로 성큼성큼 걸어갔다."안돼!"가을은 깜짝 놀라 구준의 팔뚝을 무의식적으로 잡았다. "가면 안돼. 절대 가지 마! 당신은 오영호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지만.. 난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의 유명세를 들었어. 그는 전의 깡패들과는 달라!""그 사람.... 그 인간은 정말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사람을 죽여. 절대 그 사람에게 죄 지어선 안된다고
양비서는 이를 악물고 갑자기 바닥에 무릎을 꿇더니 울부짖었다. "사장님, 제 눈이 염구준에 의해 멀어졌습니다. 저는 이제 맹인이에요! 제가 여러 해 동안 사장님을 따라다닌 부하임을 보아서 응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염구준이 정말 감히 온다면 제 손으로 그의 목을 꺾게해주세요!"오영호는 시가를 한 모금 피우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러고는 시선을 돌려 테이블 옆에 놓인 씨씨티비 화면을 들여다보았다.화면에 보이는 것은 바로 사무건물 바로 앞의 작은 광장이였다!붉은 포르쉐가 광장 중심부에서 천천히 멈추고 구준이 문을 열고 내려 건물 꼭대기 층을 올려다보고는 가을과 곽해가 내리기를 기다리고는 "가자, 올라가자"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지금은 오전 8시 반인데 마침 출근 시간대라 1층 로비 곳곳에 시간에 쫓기며 출근하는 직원들로 엘리베이터 입구에 인파가 몰렸는데 밀려서 숨 쉴 틈도 없었다.구준은 가을과 곽해를 데리고 로비로 들어가 바로 엘리베이터 앞쪽으로 가더니 소리쳤다."다 비켜!"어?주변의 직원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고는 구준의 얼굴을 거듭 훑어보았다.이게 누구야, 감히 청해시티건설그룹에 와서 소리를 지르다니? 그는 목숨이 아깝지도 않은가?!바로 이때."염구준, 역시 왔구나!"엘리베이터 안의 통신기에서 오영호의 목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졌다. "모두 비켜라. 그들을 굴러오라고 해!" 말을 하며 그는 당당하게 웃었다.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기다리던 직원들은 서둘러 흩어져 2m 남짓한 폭의 통로를 양보했고 염구준 등을 보며 남의 불행을 비웃는듯한 표정을 했다.그들은 알았다. 이 세 사람은 사장님에게 죄를 지었다는걸, 지금은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다지만 조금후에는 꼭 탈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였다. 지난 번 사장님에게 죄를 지은 사람은 산 채로 두 다리가 부러졌다고!"염구준, 손가을, 곽해....'이때 최상층 사무실 안에서 오영호는 씨씨티비 화면을 보며 염구준과 곽해를 대충 한눈 훑어보는 데 그치고는 손가을에게 시선을 떨어뜨렸다.훤칠하게
양비서, 정말 독하다!"무서워하지 마세요."구준은 양비서를 쳐다보지도 않고 사무실 안의 손님 접대용 소파를 짚으며 가을과 곽햐를 향해 빙긋 웃었다. "자, 앉으세요. 같이 오 사장과 양 비서가 무슨 수작을 부리는지 보죠. 우리는 저들이랑 같이 천천히 놉시다."논다고?오영호는 염구준을 두 눈 쳐다보고는 시가 연기를 한 모금 들이마시고 얼굴에 냉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젊은이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내 앞에서도 감히 허세를 부리나? 양비서 얘기 들어보니 네가 싸움을 잘한다지?"말을 마치고 그는 손바닥을 들어 세게 두드리며 소리쳤다. “다 나와!"시끌벅적. 사무실 옆 스위트 라운지에는 큰 무리의 우람하고 건장한 사람들이 광기 가득한 얼굴로 돌진했고,매 사람마다 고무 방망이 하나를 들고는 염구준등 세 사람을 겹겹이 둘러쌌다.특히 최전방에 있는 두 명의 음탕한 청년은 회색 연공복을 입고 허리춤에 합금 단검을 꽂고 양쪽 관자놀이가 높이 솟아올랐는데 분명 제대로 단련한 무도의 고수임이 따로없었다!"염구준, 허세 더 부려보시지?"오영호는 다리를 꼬고 구준을 비웃었다. "네가 싸움 잘한다는 걸 알아서 내가 특별히 이 큰 음식을 준비했지. 여기가 다 내 밑에서 가장 잘 싸우는 형제들이야. 네가 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 함 보자고!"구준은 눈도 안 들었을뿐만 아니라 표정 또한 덤덤했다. “이 정도로도 충분하지 않아?!""오?"오영호는 미간을 올리며 웃었다. "염구준, 너 참 별종이구나! 나는 이런사람 매우 좋아해! 네가 무릎을 꿇고 절하고, 개 짖는 법을 배우고, 다시 바지가랑 밑을 기어 지나가면, 내가 네 개팔자를 살려주마!"헉!오영호의 말이 막 끝이나자 큰 무리의 우람하고 건장한 무리들이 동시에 앞으로 다가왔다. 손에 든 고무 방망이는 일제히 구준쪽으로 향했다. 즉시 덤빌것이 명확했다."오 사장님!"곽해는 바로 당황해서 얼른 핸드백을 꺼내 그 안의 배상 계약서를 찾아내며 연신 입을 열었다. "화내지 마세요. 잘 상의하시면 되잖습니까! 사장님께서 제
이 순간 염구준의 몸은 이미 멈춰 섰고, 곽해와 손가을 곁에 멈춘 것이 아니라 오영호의 앞에 멈춰섰다!왼손을 내밀어 오영호의 턱을 치켜세우고 오른손에는 사인펜을 쥐고는 그의 얼굴에 천천히 그렸는데,소리는 마치 사신이 찾아온 듯 해서 오영호의 마음과 귓가에 동시에 울려퍼졌다. “오 사장님, 서두르지 마시죠. 이 세 글자, 제가 잘 써드릴테니!""아니, 안돼!"얼굴의 근육은 사인펜의 펜촉에 의해 완만하게 찢어졌고, 너무 아픈 나머지 오영호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을 치며 울부짖었다. "염구준, 너 미쳤어?! 어떻게 감히?!""내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 나는 홍 어르신의 사람이야. 내 뒤에는 홍 어르신이 계신다고!"홍 어르신?구준은 무슨 홍어르신이든 뭐든 아랑곳하지 않고 손의 움직임을 조금도 주저하지 않으며 '미안해' 세 글자를 완정하게 오영호의 얼굴에 새겼다!사인펜을 버리고 가볍게 손뼉을 친 후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아까 홍 어르신이라고 했나? 지금 그에게 전화해서 오라고 해!""나는 수고하는 것 개의치 않아. 그의 얼굴에도 몇 글자 사인을 해주지!"염구준이..... 홍 어르신 얼굴에 글씨를 쓴다고?!오영호는 얼굴을 가렸다. 핏물이 흐르든 말든 마음속으로는 죽을듯이 후회했다. 경솔했다!그는 소문의 쓰레기 데릴사위가 몇년전 군대에서 퇴역한 군인일줄은 생각도 못했다.염구준의 수단이 이렇게나 박력있고 실력이 이렇게나 무서울줄은 그는 상상도 못했다.거의 스무 명에 건장한 부하들, 그리고 두 명의 무도들은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염구준에 의해 얼굴에 모두 글자가 새겨졌다.자신조차도 피하지 못했다!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염구준이 원하면 충분히 사인펜으로 그들의 목을 뚫어 그 자리에서 죽게 할 수도 있었다는 뜻이다!"내가 방금 한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나?"구준은 오영호의 두 눈을 주시하며 다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내 인내심은 한정되어 있어. 지금 당장 홍어르신에게 전화를 걸어. 관련된 사람은 하나도 도망치려고 하지 마!"오영호은 감히 전
곽해는 흡족해하며 염구준을 향해 절을 하고는 얼굴에는 말할 수 없는 고마움을 띠었다.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아무도 건들이지 못하는 오영호가 염구준에게는 그토록 쉽게 제지당하다니, 그의 아래에 있는 그 수하들, 양아치들은 염 선생님 앞에서는 전혀 아무것도 아니였다!"두번째."구준은 담담한 시선으로 오영호의 얼굴을 힐끗 쳐다보았다. "아까 내 아내와 놀아주겠다고도 했던가?"쾅!오영호는 머리가 멍했고 손까지 저렸다!손가을과 잔다고? 오영호는 그런 말을 한거에 몹시 후회했다. 지금은 너무 무서워 죽을 지경이였다!"제가 그런말을 했다니.. 전 사람이 아닙니다, 전 병신이예요!"오영호는 울부짖으며 땅에 엎어져 구준과 가을 앞에서 이리저리 뒹굴었다. "염 선생님, 그리고 가을양, 제가 굴러서 보여드릴게요! 제가 잘못했다는거 압니다, 진짜로 압니다,두 분께서는 그냥 제가 방귀나 뀌었다고.. 무시해주세요."오십이 넘은 사람이라 죽을까 봐 무서워 조금의 체면도 세우지않고 더욱 빨리 굴렀다. 입에서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외쳤는데 구준에 대한 두려움이 극에 달했구나!"사, 사장님......"옆에 있던 양 비서는 눈이 멀어 볼 수 없었지만 귀는 들을 수 있었고 마음은 이미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이 됐고, 몸이 벌벌 떨리면서 입술이 말랐다. "너, 너......""다 네가 해친 거야!"땅에서는 오영호가 울부짖으며 손을 뻗어 양 비서를 가리키였다, 화가 나 폐가 폭발할 지경이였다. "감히 염 선생님에게 죄를 짓다니, 네 목숨이 열개라도 모자라! 사람은?빨리 가, 그를 산 채로 죽여!"구준이 자리에 있었기에 그 우람한 남자들과 두 명의 무도들은 전혀 경거망동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며 제자리에 서 있었다.얼굴에는 핏물이 아직도 '주르륵' 흐르고 있었다."가을아, 곽 원장님."구준은 이 무리를 쳐다보지도 않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 "복지원 일은 해결됐으니 우리는 이만 돌아가죠"말을 마치고 그는 가을의 손을 잡고 곽해와 함께 사무실 입구를 나섰다.양 비서의 사
"에휴......"손태석이 깊은 숨을 들이쉬였다. 눈은 감격으로 가득했다.이 사위의 재주는 이미 그를 완전히 굴복시켰으니, 만약 손태진과 손타산이 회개할 줄 모른다면 자신이 사정해도 소용이 없을 것이였다!"아빠, 엄마."거실의 분위기는 다소 억눌려 있었는데 가을은 억지로 웃음을 지어냈다. "회사에 아직 일이 남아 있어서 구준씨와 먼저 돌아갈게요. 저녁 식사 같이 해요."말하며 그녀는 구준을 끌고 돌아서 거실 밖으로 나가 방범문을 닫았다."가을아."구준은 한 손으로 운전을 하고, 차 스크린에 손가락을 살짝 대며 차분한 음악을 띄워주고는 이렇게 말했다. "어르신께서 중병으로 누워 계시면 부모님께서 속상하실 수 있어. 당신이 원한다면 이제마를 불러와 어르신을 모시게 할게."그의 말은 다 끝나지 않았다.가을의 주머니에 넣어둔 핸드폰이 갑자기 살짝 진동했는데 전화가 걸려온 것이 분명했다."사촌 여동생?!"전화가 온 것을 보고 가을의 얼굴에 살짝 웃음꽃이 피었다. 무거웠던 마음은 삽시간에 흩어졌다.외삼촌 진솔의 딸, 그녀의 사촌, 진영주이다!여섯 살 차이의 사촌 여동생은 당시 손씨 집안에서 쫓겨났는데 그때 진영주는 고등학교에 다녔으며, 자신의 생활비로 몰래 도와주기도 하였으므로 친자매같은 사이라고 할 수 있었다.지난 번 진노부인의 여든 생신에 영주는 제두 '용두'에서 대학을 다녀 휴가를 내고 돌아오지 않았기에 가을은 아직도 아쉬움이 있었다.지금 진영주의 전화를 보더니 바로 받고는 얼굴에 희색을 띄였다. "영주야, 너 왜 갑자기 내 생각을 했어? 용돈이 필요한거야? 내가 곧 돈 보낼게!"외삼촌 진솔의 가정형편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닌데다 대학에 다니는 여자아이들의 지출이 비교적 큰 편이였으며 오늘날 손씨그룹이 급속히 발전하여 수중의 유동자금이 매우 너그러우니 당연히 이 어린 사촌을 손해보게 둘수는 없었다."언니, 나날이 헷갈리는 거 아니에요? 저 대학교 4학년이라 곧 실습 시작해서 스스로 돈 벌 수 있어요! 제가 선택한 인턴십은 바로 우리 해동
여자 애들 몇 명이 걸으면서 깔깔거렸다. "우리 다 처음 해동성에 왔으니까 잘 대접해줘야지. 그리고 고양,이번 여행비는 전부 너희 두사람한테 맡길게!"'고양'이라는 멋진 남자가 바로 영주의 남자친구다.고양은 그녀의 트렁크를 들어주며 웃음꽃을 피웠다.영주의 키는 1m7, 긴 머리 숄에 고양의 팔짱을 낀 채 호기롭게 말했다. "안심해! 나는 청해인이지만 운해에 와 본 적이 많아서, 여기를 아주 잘 알고 있어!먹고 마시는거 다 나한테 맡겨!""히히!"세 명의 여학생이 한바탕 웃었다. "영주야, 안전문제도 대충하면 안 돼!네 사촌 언니가 큰 그룹의 사장이라며?그 언니한테 우리에게 몇 명의 경호원 배치해 주도록 하는 것 어때?거리를 걷는것도 체면이 서게!"영주는 순식간에 얼굴을 굳혔다."우리 사촌언니는 당연히 대단하고 높은 자리에 있을 정도로 능력이 출중하지.그런데 머리가 어떻게 됐는지 퇴역병을 찾아서 그한테 딸도 낳아줬다니까,기가 막힐 지경이야!"옆에 고양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미소지었다. "영주여, 그런 말 하지 마.다 이유가 있으시겠지. 우리 형부에게 무슨 훌륭한 인품이 있을지도 몰라. 사촌 누님의 안목은 분명 괜찮을거야.""흥!"영주는 입을 삐죽거리며 언짢은 얼굴로 말했다. "그 사람이 무슨 훌륭한데가 있어?손씨그룹에서 경호원 부장이 됐다는건 결국 쓰레기라는거잖아. 이런 직업은 길거리에서 아무나 찾아도 할수 있어!"말을 하는 사이, 다섯 사람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고 이미 공항 통로를 빠져나왔다."영주야,영주."공항 출구,염구준은 포르쉐 옆에 서서 휴대폰에 있는 영주의 사진을 보더니 갑자기 눈이 밝아지며 팔을 흔들고는 열정 가득한 얼굴로 외쳤다. "사촌동생, 여기!""당신이 바로 염구준......오,아니, 형부."영주와 몇몇 친구들은 빠른 걸음으로 염구준 앞으로 가서 그의 얼굴에 몇 눈을 훑어보며 입을 삐죽거리고는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어쩐지 사촌 언니가 그와 결혼하더라, 이 쓰레기는 꽤나 잘생겼어!"형부,안녕하세요!"구준이 쓰레기라
“맞아!”“얼마 전에 용필 오빠가 다쳐서 병원에 입원했었잖아? 하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오빠를 간호해 준 간호사 윤나 씨랑 정이 들어서 지금 결혼 얘기까지 오간 상태야.”“그런데 문제는 저 오백하라는 사람이 해외에서 돌아온 후 중학교 동창회에서 윤나 씨를 보고 첫눈에 반해 버려서 미친 듯이 쫓아다니고 있다는 거야.”손가을은 상황의 전말을 설명했다. 친척의 일이기도 해서 그녀는 유독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다.“그럼 형님과 윤나 씨의 사이는 어떤데?”염구준은 듣고 있다가 다시 물었다.남녀 간의 감정은 억지로 이어질 수 없는 법이었다. 만약 하윤나가 과거의 인연에 흔들려 마음이 변했다면, 그건 그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아주 좋아. 근데 문제는 오백하가 윤나 씨 부모님께 돈을 줘서 두 분이 둘의 관계를 반대하고 있어.”손가을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수작을 부렸네.’염구준은 미소를 지으며 느긋하게 말했다.“시간 나면 형님과 얘기 좀 해봐야겠어.”용필은 그의 가족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 해준 사람이라 그도 이번엔 상대방을 도와줄 생각이었다. 오백하가 돈을 얼마를 줬대도 상관 없었다. 돈은 어차피 그가 더 많을 테니까 말이다.그 후, 가족들은 맛있는 식사를 마친 뒤 아쿠아리움에 들렀고, 저녁에는 어린이 영화를 관람하며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한편, 손태석과 진숙영이 여행을 떠난 탓에 집안은 조금 썰렁했다.‘역시 사람이 많아야 시끌벅적하구나.’다음 날, 염구준은 딸을 학교에 데려다 준 뒤 손씨 그룹 본사로 향했다.건물 입구에서 경비복을 입은 채 고개를 숙이고 서있는 용필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전투 인형으로 만들어졌다가 염구준에게 구출된 이후로, 그가 이렇게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남자는 쉽게 울지 않는 법이었다. 진짜로 슬플 때는 빼고 말이다.용필이 뇌 손상을 입긴 했지만 단지 정상인보다 지력이 낮을 뿐이지, 바보는 아니었다. “왜 그래요? 돈이라도 잃어버렸어요?”염구준은 농담하며 말을 걸었다.“왔어?”
“아이를 상대로 사기라도 치는 거야? 아님, 이런 최상급 진주를 본 적이 없어서 그런 거야?”“전 40억을 제시하겠습니다.”이때, 또 다른 중년 여성이 다가와 염구준 가족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본래는 남의 식사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지만, 진주의 유혹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나선 거였다.염희주는 진주를 다시 상자에 넣고 열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생각했지만 다 세지 못했다. “우와, 그럼 맛있는 걸 많이 살 수 있겠네요!”그녀는 말하며 염구준을 바라보면서 허락을 구했다.사실, 원칙적으로는 그녀에게 준 선물이니 그녀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었다.이에 염구준은 웃으면서 말했다.“이 진주는 황지영이 너한테 선물로 준 거야. 팔지, 안 팔지는 네 결정에 달렸어.”“지영 언니...”염희주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다가 진주를 품에 안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안 팔래요. 아무리 많은 돈을 줘도 안 팔 거예요.”돈으로 살 수 없는 것도 있다는 걸, 특히 우정과 같은 소중한 것들은 돈으로 살 수 없음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두 명의 보석 업계 거물은 크게 아쉬워 했지만 어쩔 수 없어서 고개를 저었다.다른 사람이었다면 어떻게든 수를 써볼 수 있었겠지만, 이 가족만큼은 절대 건드릴 수 없는 존재였기 때문이다.“두 분, 이제 돌아가주시죠.”염구준이 공손하게 말했다.“죄송합니다. 저희가 경솔했네요.”두 사람은 염구준이 지금 자신들이 떠났으면 하는 걸 알아차리고는, 손을 모아 인사한 뒤 자리를 떠났다.아무리 진주가 탐나더라도 손씨 그룹을 적으로 돌리는 건 현명하지 않은 선택이었다.방금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 레스토랑 안의 손님들은 작은 목소리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40억에도 안 판다고? 정말 돈이 필요 없는 집안인가 봐.”“염구준은 딸에게 정말 잘해주네. 저렇게 큰 스케일의 선물도 주다니.”“나도 저렇게 아름다운 진주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그러나 염구준 가족은 주변 사람들의 말에 개의치 않고 그들만의 대화를 나눴다.“그럼 결국
식사가 어느 정도 끝나자, 염구준은 아내를 바라보며 웃으면서 물었다.“가을아, 아까 말한 그 깜짝 선물, 이제 보여줄 때가 된 것 같은데?”“헤헤.”그녀는 옅은 미소를 지어 보조개를 드러내며 오른손을 천천히 들었다. 우웅.한순간에 그녀의 손바닥이 떨리더니,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화진 종사가 된 것이다.이정도 경지로는 강호에서 고수라고 하기엔 부족했지만, 자기 방어용으로는 충분했다.염구준은 그녀가 종사경에 오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알았다.“종사경에 오른 것을 축하해!”그는 와인잔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아까 들어오는 순간부터 이미 알아챘지?”손가을은 와인잔을 들며 남편에게 서프라이즈를 주지 못 한 것 같아 약간 아쉬워했다.“기운을 드러내지 않았으면 나도 몰랐을 거야. 어머니의 호신 옥팔찌가 네 기운을 완벽히 감춰줬으니까.”염구준은 솔직하게 답했다.한편, 염희주는 엄마, 아빠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여전히 음식을 먹는 데 열중했다.어른들의 일에 함부로 참견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고있어서였다. “구준 씨도 줄 선물이 있다고 하지 않았어?”손가을은 와인잔을 내려놓으며 물었다.“있지!”그는 웃으면서 비밀 은장갑 한 쌍을 꺼내 아내에게 건넸다.“응?”전에 남편에게 받은 선물은 많았지만, 장갑은 처음이었다.그녀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장갑을 착용했다.그리고 장갑을 끼자마자, 그녀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염구준을 바라보며 믿기 힘들어하는 기색을 보였다.장갑을 착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안 찬 것처럼 손끝의 감각이 생생하게 남아있기 때문이었다.“마음에 들어?”염구준은 아내의 반응을 보고 다정하게 물었다.“응, 진짜 마음에 들어. 이건 병기지?”그녀는 손가락을 움직이면서 기뻐하며 물었다.“그렇다고 볼 수 있지. 그리고 보검도 하나 준비했는데, 이런 공공장소에서는 꺼내기 좀 그래서 이따가 줄게.”염구준은 목소리를 낮추고 말을 이었다.“구준 씨, 항상 날 신경 써줘서 고마워.”그
청해시에 들어서자마자 염구준은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마치 집에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어서였다.이때,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는데, 손가을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구준 씨, 청해시에 도착했어?”사실 염구준도 막 상륙하자마자 집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전하려던 참이었다.“방금 시내에 들어왔어. 조금만 더 가면 집에 도착할 것 같아.”염구준은 미소를 띠며 답했다.“체리 뮤직 레스토랑으로 와. 구준 씨한테 줄 깜짝 선물이 있어.”손가을은 담백한 목소리로 신비롭게 말했다. “좋네, 나도 줄 선물이 있었는데.”염구준은 흔쾌히 동의했다.아내가 준비한 깜짝 선물이라니, 무엇일지 도저히 짐작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그는 무척 기대했다.왜, 여자의 마음은 알 수 없다고 하지 않나?체리 뮤직 레스토랑은 고급 레스토랑이라기보다는 우아한 분위기로, 조용한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다.염구준은 차를 도로변에 주차한 후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섰다.“손님, 저희 레스토랑은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입구에 있던 직원이 공손하게 말했다.“예약했어요. 제 아내가 안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직원의 태도가 좋았기에 염구준은 좋게 얘기했다. 직원이 예약 정보를 확인하려는 찰나, 레스토랑의 매니저가 서둘러 달려 나와 허리를 숙이며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염 선생님, 안으로 들어가시죠. 사장님께서 이미 기다리고 계십니다.”염구준 부부는 청해시에서도 알아주는 거물들이었기에, 레스토랑 측에서는 평소보다 더욱 극진하게 모셨다.“이렇게까지 정중하게 대하실 필요는 없어요. 그냥 밥 먹으러 온 거니까요.”염구준은 손을 흔들며 안으로 들어갔다.레스토랑 안에서는 잔잔하고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안에 있는 손님들은 대부분 정장을 갖춰 입어 특히 우아해 보였다.그에 비해 캐주얼한 옷차림의 염구준은 이곳에 맞지 않아 보였다. 청해시에 도착하자마자 집에 들르지도 못하고 온 거라 옷 갈아입을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캐주얼한 옷차림일 수밖에 없었다. 그의 등에는
“하, 원래는 모두가 함께 돌파하길 기다리려 했는데... 이렇게 된 이상 더 숨길 필요 없겠네.”우웅. 청룡이 몸을 떨자 기운이 폭발적으로 솟구치며 기파가 주위로 전파되었다. 그 역시 반보천인의 경지에 도달한 것이다. 사실은 몇 달 전부터 이미 돌파할 수 있었지만, 다른 이들에게 충격을 줄까 봐 지금껏 경지를 억눌러왔던 것이었다. 청룡의 이 숨겨진 실력은 보통 사람이라면 전혀 알아채지 못할 터였으나, 염구준은 알고있었다.“괴물들이네, 정말.”붉은 장미는 이 장면을 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사대 전존의 자리는 실력뿐만 아니라 천부적인 재능 또한 극도로 까다롭게 요구했다.“못 살겠다. 다들... 도대체 뭔데 이렇게 쉽게 돌파 해?”주작은 이 광경에 큰 충격을 받았다. 청룡이 돌파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바로 돌파했으니까 말이다. 타격을 받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었다.이로써 사대 전존 중 두 명이 반보천인의 경지에 도달했으니, 전신전의 전력은 또 한 단계 상승한 셈이었다.“돌아가면 무공 수련에 집중해. 너희 둘도 오래 걸리진 않을 거야.”염구준은 남은 두 사람을 격려했다.사실 이 모든 것은 옥패 덕분이었다. 옥패에 담긴 무공을 본 후로, 다들 무공이 급격히 향상된 것이었으니까 말이다.뿌우우!염구준이 자리를 떠나려던 찰나, 멀리서 기적 소리가 울리더니 곧 한 함대가 공해에서 다가왔다.국기를 보니 그건 동양에서 온 함대였다.“주상, 저들을 제거할까요?”청룡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용하 해역에 발을 들이기만 하면 봐주지 말고 쏴버려.”염구준은 원래부터 동양인들에게 전혀 호감이 없었기에 지금 제 앞에 나타난 그들을 보며 인내심이 바닥날 수밖에 없었다. 과거, 국주가 전쟁이 확대될까 봐 걱정이 되어 동양과의 협상을 받아들이지 않았어도 염구준은 이미 동양을 정벌했을 것이다.“우리는 동양 호위 함대다. 그대들은 즉시 분쟁 해역에서 떠나라!”이때, 동양 함대가 무전을 통해 외쳤다.‘분쟁 해역?’“청룡, 기다릴 필요 없어. 공격해.”이
“삼촌, 들어가봐도 될까요?”이때, 황지영이 문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응, 들어와.”염구준은 막 치료를 마친 뒤 대답했다.황지영은 방으로 들어오며 물기 어린 눈망울로 염구준을 바라보면서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다.어떻게 말을 꺼낼지 몰라서였다.염구준은 그녀의 속내를 짐작하며 입을 열었다.“내가 삼선도를 어떻게 처리할 건지 궁금해서 그래?”“네.”황지영은 병아리가 모이를 쪼는 듯이 고개를 부지런히 끄덕였다. 나이는 어리지만, 이제 그녀는 삼선도의 유일한 도주로서 많은 책임을 짊어져야 하는 처지였다.“주범은 이미 죽었으니, 이쯤에서 끝내도록 할게.”“하지만 또 무슨 사고가 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해. 알겠지?”염구준은 어린 친척을 대하듯한 온화한 태도로 웃으면서 말했다. 이 지역이 특수한 것도 있거니와 여기 사람들 모두 그들만의 생활방식이 있기 때문에 그는 많이 간섭하고 싶지 않았다.“네! 다른 분들의 도움하에 삼선도를 엄마가 있을 때처럼 모두 화목하게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황지영은 염구준의 대답을 듣고난 후 해맑은 미소를 지어보였다.황지열과 같은 야심가들이 사라졌으니 이제 삼선도는 좋게 될 일만 남았을 거라고 그녀는 굳게 믿었다.“힘내. 네가 잘 해낼 거라 믿어.”상대방의 말을 들은 염구준은 격려해주었다.“감사해요! 그런데 나중에 청해시로 찾아가도 될까요?”이 말을 하는 황지영의 눈에는 간절함이 가득했다.말을 알아들었을 때부터, 황지웅을 따라다니며 고생한 그녀에게 염희주는 유일한 친구였고, 염구준의 가족은 그녀에게 따뜻한 가정을 느끼게 해준 사람들이었다.“물론이지. 언제든지 와도 돼.”이렇게 얌전한 아이를 거절할 이유는 없었기에 그는 웃으며 대답했다. “이 진주는 희주한테 주는 거예요.”황지영은 갓난아기의 주먹만큼 큰 분홍색 진주를 꺼내 보여주었는데, 딱 봐도 그 가치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는 걸 알 수 있었다.진주를 건네준 후 황지영은 방에서 나갔다.다음 날
이 긴장한 분위기 속에서 두 사람 모두 드디어 움직임을 보였다.거의 동시에 힘을 다 모은 그들은 저마다의 필살기를 쓰기 시작했다.“구자검법, 검일참공!”“곤원일기지!”두 사람의 엄청난 에너지가 서로를 향해 충돌하며 땅 위의 볼록 튀어나온 돌덩이들을 전부 가루로 만들어버렸다.한쪽은 불꽃을 두른 거대한 검이고, 다른 한쪽은 물기운이 맴도는 커다란 손가락이었는데, 이 두개 모두 그들의 최후의 필살기였다.쾅!순식간에 두 기술이 격돌하며 수증기가 하늘로 치솟았다.염구준은 강력한 압박 속에서 기묘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자신이 자연과 하나가 된 듯한, 무궁무진한 불의 힘을 조종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 말이다.‘천인경!’이 기운은 천인경의 경지에 다다른 자만이 낼 수 있었다.“말도 안 돼!”황지열은 두 눈을 부릅뜨고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외쳤다.쾅!염구준은 이 기묘한 느낌에 도취된 채로 검을 앞으로 밀어내 황지열의 곤원일기지를 부수고 상대방을 터뜨렸다.하지만 이상하게도, 방금 느꼈던 천인경의 상태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다.염구준은 천인경의 경지에 머물기 위해 느낌을 유지하려고 애썼지만, 그 힘은 너무나도 신비로워서 단순히 의지만으로 붙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어딘가 보이지 않는 힘이 그를 천인경에 머물지 못하게 억누르는 것만 같았다.결국, 그의 경지는 다시 반보천인으로 돌아갔다.“젠장!”천인경에 겨우 발을 디뎠다가 다시 내려오게 된 염구준은 저도 모르게 욕설을 내뱉었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자신이 스스로 천인경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 믿었고, 그 직감이 맞다는 것도 증명했지만, 항상 도달했다가 다시 원래의 경지로 떨어져 너무 답답했었다.“내가 검의를 완성시키거나 스스로 검법의 두 번째, 세 번째 기술을 창조해 내도 천인경에 도달할 수 없을까?”그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마치 대화를 나누는 듯 큰 소리로 외쳤다. 천인경에 도달하려면 여덟개의 옥패를 모으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 과정은 너무나도 험난하고 운
손바닥 모양의 공격은 염구준이 날린 검기를 모조리 부수고 그를 공격했다. 쾅!황지열이 날린 공격이 코앞까지 다다르자, 염구준은 검을 가로로 휘둘러 부숴버렸고, 손바닥 모양의 공격은 이내 물방울로 흩어져 사방으로 튀며 그의 시선을 조금 가렸다.‘기운이 강해졌어.’황지열이 강력한 기술을 준비하고 있음을 감지한 염구준은 검의를 발동해 수많은 검기로 몸 주위를 둘러쌌다.양측 모두 전력을 다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휙.이때, 황지열이 완전히 흩어지지 않은 물방울을 그대로 염구준의 가슴을 향해 날렸는데, 손바닥의 빗방울은 예리한 칼날처럼 응집되어 있었다.황지열에게 있어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씨는 최적의 환경이었다. 물은 정해진 모양이 없어 자유자재로 새로운 만들 수 있으니까 말이다.하지만 이미 이를 예상하고 있었던 염구준은 두 손으로 검을 단단히 쥔 채, 아래에서 위로 검을 강하게 휘둘렀다.엄청난 기운이 담긴 검은 차가운 빛을 내뿜으며 평소보다 더욱 예리했다.쾅!검과 손이 맞부딪히며 둘은 팽팽하게 대치했다.뿜어져나온 기류에 주위의 빗물은 안개처럼 되어 사방으로 흩어졌다.‘비밀 은장갑인가?’염구준은 황지열이 맨손으로 자신의 공격을 받아낸 것처럼 보였으나, 사실은 그가 끼고 있는 비밀 은장갑 덕분에 받아낸 것임을 알아챘다.‘고급 병기인가 보군.’“말도 안 돼! 네가 내 공격을 막아낼 리가 없는데!”황지열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리쳤다.방금 전 공격은 그가 진심으로 했던 것으로, 전에 했던 맛보기 공격과는 아예 차원이 달랐다.“말도 안 되는 건 없어. 네 힘은 외부 도구에 의존한 것일 뿐이지 진정한 실력이 아니니까.”염구준은 차분히 말하며, 구자검에 담긴 검의를 더욱 강하게 발휘했다.우웅!검의가 더 많이 나오자 검기는 급격히 강해졌고, 황지열을 뒷걸음질 치게 만들었다. 그는 이번에 자신이 우세를 차지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염구준은 우연히 얻은 검의가 구자검 안에서 어느정도 있은 후 전보다 더 강해졌음을 느꼈
염구준이 나오면 싸움을 피할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 비록 위천인경의 경지에 올랐다고는 하지만 그를 만만하게 볼 수는 없었다.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야 기절해 있던 백호 등 일행은 눈을 뜨기 시작했다. 몸은 움직일 수 없었지만 입은 움직일 수 있었기에 그들은 욕을 하기 시작했다. “황지열, 이 개자식아! 죽이려면 죽여 봐!”“퉤! 죽어서도 널 가만두지 않을 거니까 기억해!”염구준이 죽었다는 황지열의 거짓말에 그들은 이미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다.“후!”이때, 기운을 다 회복한 황지열도 깊은 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그의 몸은 이미 최상의 상태로 회복된 상태였다.황지열은 산 정상에 깜빡이고 있는 빛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하하, 못 나오는 건가?”강력한 적 하나가 사라졌다는 건 그에게 있어서 희소식이었다. ‘정말로 사라지면 더 좋지.’이내 그는 시선을 주변으로 돌렸다. 이제 남은 이들을 정리할 시간이었다.“내가 직접 우리 도주님을 배웅해 드릴까?”황지열은 황지영을 보면서 비열하게 웃었다.삼선도를 다시 장악하려면 황지영을 없애서 권위를 내세워야 했다.“황지열, 이번에 삼선도를 떠나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테니 지영이만은 살려주는 게 어때?”한쪽에서 휠체어에 앉아 있던 황지웅이 간곡하게 말했다.비록 그도 반보천인의 경지에 도달하긴 했으나, 전의 고문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은 뒤 아직도 회복하지 못한 상태였다.“안 돼. 그렇게 포기 못하겠으면 같이 죽든가.”말을 하는 황지열의 눈빛은 매우 흉악하게 빛났다.죽이겠다는 생각이 한 번 든 이상, 멈추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어디서 이렇게 강한 기운이?’그러나 이때,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한 그는 뒤를 돌아 빛 나고 있는 곳을 보며 눈을 찌푸렸다. ‘나오려는 건가?’슉.그가 이렇게 생각할 때쯤, 염구준이 빛속에서 나왔다. 이미 기운을 완전히 회복한 염구준은 현재 다시 최상의 상태로 돌아온 상태였다.“아슬아슬하게 맞춰 왔네.”빛은 몇 번 더 깜빡이다가 사라졌고, 이는 통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