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말을 마치고 가을에게 절했다. 오십대 중반의 중년이 자신보다 어린 사람앞에서눈물을 가득 머금었다."곽 원장님!"가을은 앞으로 나가 곽해를 부축해 몸을 일으키고는 고개를 돌려 구준을 바라보았다.얼굴에는 말할 수 없는 복잡함이 어려있었다. “구준씨, 우리......"그녀는 어떻게 입을 열어 그 다음 말을 할지 몰랐다.곽해의 말처럼 세력이 큰 청해시티건설그룹은 80년대부터 절반정도의 청해시 의 기초건설공사를 도급받아 시공범위가 해동성 전체를 덮었었다.이 정도 규모의 대기업은 지금의 손 씨 그룹이라고 해도 전혀 상대가 되지 않았다!구준은 살짝 웃었다. 그가 막 입을 열려는 순간......"곽 원장님, 손 씨 어르신을 데리고 왔습니다!"갑작스런 큰소리가 구준의 말을 끊었다.간호사복을 입은 중년 여성 2명이 들것을 사무실로 밀어왔는데 그 위에는 앙상한 전신이 마비된 노인 한 명이 누워있었다."할아버지."들것에 누워 있는 노인을 보고 있으니 가을은 눈가가 갑자기 붉어지며 목이 메었다.겨우 몇 달 동안 보지 못했지만 손씨 어르신은 10년은 더 늙은듯 해보였고 이불 바깥에 나온 팔은 앙상하고 손등의 혈관도 선명하게 보였으며, 자신감 넘치던 얼굴에도 이제는 노년 반점이 많이 생겼다.짐작할 수 있듯이,그는 틀림없이 손태진, 그 짐승으로부터 적지 않게 학대를 당했을 것이며,죽는 것보다 못했을 큰 고생을 겪었을 것이 분명했다."복지원 일은 나중에 다시 말씀드리죠. 우선 할아버지를 집으로 모시겠습니다."가을은 참지 못하고 슬픔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구준을 끌고 들것을 향해 걸어갔다.바로 이때.꽝, 꽝!멀지 않은 곳에,석양홍복지원 입구에 검은색 아우디 A 2대가 쌩쌩 달려와 원장 사무실 입구로 브레이크없이 직진해 오더니 급정거를 하며 큰 흙먼지를 일으켰다!"아씨."앞서가던 아우디 차량에서 양복을 입고 안경을 낀 남자가 문을 열고 내리더니 들것에 누워있는 손중천을 보고는 악독하게 한발 찼다. "빨리 이 늙은이를 끌어내. 내 길 막지 못하게!"뒤
옆의 건장한 사나이가 비열하게 웃고는 손을 뻗어 핸드백을 열고 리노베이션 보상 계약서를 꺼내 곽해에게 던졌다."어이, 곽 씨. 당신이 계약서에 서명만 하면 이 보상금은 모두 당신거야!""보상금......"곽해는 화를 참으며 계약서를 들고 몇 번 보다가 갑자기 얼어붙으며 말했다. "1억?!""당신들이 지난번에 왔을 때 얘기했잖습니까, 보상금이 9억이라고. 이번에는 왜 또 줄었죠? 복지원이 이렇게나 큰 땅인데 보상 기준에 따라 무조건 100억을 주셔야 합니다!"100억? 퉷!양비서는 침을 뱉고 곽해를 향해 얼굴을 찌푸리고는 위협을 가했다. "곽 씨, 잘 생각해보라고. 우리 사장님을 성가시게 했다가는 좋은일이 없어요! 나이도 적지 않은 양반이 밤길 조심하쇼. 어느날 갑자기 배에 구멍날라. 허허!""당, 당신들......"곽해는 손을 뻗어 양비서를 가리키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당신들 이거 강제야, 강제. 내가..."그가 손으로 삿대질을 하자, 옆에 있던 단정한 옷차림의 건장한 남자들과 다섯 명의 우람한 남자들이 즉시 앞으로 나가더니 사나운 표정을 지었다. "늙은이, 그 손 내리지.감히 양형님께 삿대질을 해? 내가 너 지옥으로 보낼 수 있다는건 생각 안 하는게야?!""당신들 너무하네요!"사무실 입구에서 가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소리질렀다. “양 비서님, 사람은 도리를 지켜야 합니다. 이렇게 사람을 막 괴롭히면 안되시죠. 아까 제 할아버지를 차셨는데 이제는 또 곽 원장님을 협박 하신다고요? 여기는 청해시입니다. 함부로 행동 하시면 안됩니다!"어?양비서는 가을의 얼굴을 몇번 훑더니 피식 웃으며 말했다."아까 좀 낯익은 것 같았는데 누군가 했는데 당신이였구나. 청해시 제일 미인인 손가을양!""손씨 아가씨, 한 마디 권합시다. 모든 일에 나서지 말아요! 당신네 손 씨 그룹이 좀 쎈건 알지만 우리 오 사장이랑 비교하면 전혀 아무것도 아니거든. 이걸 굳이 내가 알려줄 필요가 있을까?!"가을은 순간 얼굴이 변했고 입술을 꾹 깨물고는 아무
"아이고, 하마터면 까먹을 뻔했네. 죽는게 무섭지 않아 하는 인간이 있네!"양 비서의 시선은 구준의 얼굴로 서서히 돌아갔고, 입으로는 낮게 찬웃음을 지었다."멀쩡하게 사람 안하고 그렇게 개가 되고 싶어? 그래, 내가 네 소원 들어줄게!"말을 하며 그는 팔을 번쩍 들고는 휘둘렀다. "얘들아, 어떻게 개가 되는지 좀 알려드려라!"건장한 남자는 곧바로 앞으로 걸어와 구준을 향해 함박웃음을 지었다. "형씨, 죽는다는 글자 어떻게 쓰는지 알어? 3초 줄게, 무릎 꿇고 개처럼 짖어! 3초 넘으면, 내가 절망이란게 뭔지 알려줄테니!"절망?구준은 눈도 들지 않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그쪽은 담이 커서 날 탄복하게 만드네.""개가 짖는건 내가 배운 적이 없어서. 차라리 그쪽이 먼저 시범 보여줄래요?""개처럼 짖으라고?"건장한 사나이는 잠시 당황해 어떨떨했다가 곧 기가 차 웃었다. "염 씨, 나는 이미 기회 줬어. 근데 소중히 여기지 않은건 당신이야!""이제 알려주지. 무엇이 진정한......"구준은 그에게 말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고 바로 오른손을 번개처럼 내뻗어 이 건장한 사나이의 목을 조르고는 엎어쳤다.쾅!180여 근의 강인한 몸뚱이는 마치 쏘아진 포탄처럼 20여 미터를 쉽게 내동댕이쳐져 멀리 있는 복지원 담장에 세게 부딪혔는데 '펑'하는 큰 소리와 함께 담벼락을 따라 서서히 미끄러졌다.그는 땅에 떨어져 경련을 심하게 몇 번 했다가 곧 뒷머리가 삐뚤어지더니 그 자리에서 실신하였다!"이......"마당에 햇볕을 쬐고 있던 많은 홀몸 어르신들,그리고 들것에 누워 있던 손중천은 멀리서 이 장면을 보고는 눈이 번쩍 뜨였다.역시 염구준, 진짜 강하다!"구준씨......"사무실 입구에 있던 손가을 역시 눈이 휘둥그레졌다. 구준이 손을 쓴적이 한 두번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빠른 속도일줄은.. 일반인의 눈으로는 전혀 보지도 못할줄은 몰랐다."시발, 감히 내 사람을 건들이다니!"원장 사무실 입구 계단에는 양 비서는 먼저 얼떨결했다가 곧 그 뒤에는 분
"안경, 내 안경!"안경이 없어지자 양비서의 눈앞은 흐릿해졌고, 무의식적으로 두 손을 마구 휘두르며 연신 고함을 질렀다. “염구준, 대체 뭘 하려는 거야?! 내 안경 돌려줘!""비서면 눈치가 있어야지.어떤 사람한테는 죄를 지을 수 있는지, 어떤 사람은 건드리면 안 되는지를 알아야 해."구준은 안경을 버리고 발로 짓부셨다.그리고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쪽은 눈치가 하나도 없는게 알리는군. 안경을 쓰는 것도 낭비야. 그리고......""이 두 눈도 필요 없겠어!"말하며 그는 바로 뺨을 때렸다.찰싹!또 뺨을 한 대 맞고서 양 비서는 온몸을 뒹굴며 날아갔고 눈안의 핏줄은 그대로 터져서 입으로는 '악!‘ 하고 비명을 질렀다. 그는 곧 착지한 뒤 바로 기절했다.눈이 멀었다!이것은 감히 가을에게 추파를 던지는 자의 최후였다.눈알이 구준이 때린 뺨에 의해 터져나왔다!"악! 내 눈, 내 눈......"바닥에는 양비서가 아파서 죽을것 같았다.두 손으로 눈을 가렸는데 미칠 지경이었다. "염 씨, 감히 내 눈을 눈멀게 하다니. 사장님이 널 꼭 살려주지 않을 거야. 죽어, 죽어!"멀지 않은 곳에 앞서 구준한테 당했던 몇몇 남자들은 이때 굴러다니면서도 달려와 양 비서를 옆에 세워뒀던 오디 A로 부축했고 도저히 계속 머물 엄두를 내지 못해 차를 몰고 낭패한 모습으로 가버렸다.가던 중 앞서 기절했던 남자도 잊지 않고 데리고 복지원 입구로 나가버렸다."염 선생님."A 두 대가 떠나는 것을 멀찌감치 지켜보던 곽해는 마음의 충격을 오래도록 가라앉히지 못하고 사무실 입구에 한참 서 있다가 마침내 다소 정신을 차리고 구준을 향해 쓴웃음을 지었다."당신이 이렇게까지 강하실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아까는...."말을 하다가 멈췄다!곽해의 주머니에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는데, 전화가 걸려온 것이 확실했다."설마......"무엇인가를 짐작한 듯 얼굴빛이 살짝 변하며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낸 그는 전화 발신 표시를 쳐다보더니 몸이 굳었다.역시 그였다!청해시티 건설
청해시티 건설 그룹은 청해시에 자리잡아 수십 년 동안 큰 무리를 키웠고, 사장 오영호의 인생 배경이 복잡하게 얽혔는데 수도쪽과 관계가 얕았다는 말도 돌았다.청해시, 심지어 해동성 지방에도 오영호에게 죄를 지은 사람 치고는 결코 좋은 결말이 아니였다!"오사장님, 오해에요. 정말 큰 오해입니다!"복지원 사무실에는 곽해가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제 설명 좀 들어주세요. 제가......""쓸데없는 소리 좀 그만해!"오영호는 욕설을 퍼부으며 차갑게 타일렀다. "염구준이 내 사람을 때렸으니 대가를 치르라고 할거야. 곽해, 지금 염구준에게 손가을을 데리고 즉시 와서 나에게 사죄하라고 말해!""30분 안에 그 둘을 데려오지 못한다면, 당신의 복지원을 태워버리고, 손 씨 그룹을 먼지가 되게 할테니!"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탁' 하고 전화를 바로 끊었다."끝, 끝이야......"곽해는 눈앞이 캄캄해지며 몇 걸음을 참지 못하고 휘청대더니 하마터면 땅에 넘어질 뻔했다.다 끝났어.. 다 끝났다고!무려 오 사장이다. 도쪽에 있는 많은 거물들도 그의 체면을 세워줘야 하는데, 청해시에서 누가 감히 그를 건드릴수 있을까? 염구준이 오 사장님의 사람을 때린 행동은 화를 정말 크게 불러일으켰다!"원장님."아까 전화는 스피커를 켜지 않았지만 염구준의 청력이 어찌나 예민한지 자연스럽게 모든 내용을 다 들었다.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는 제가 사죄하길 원하죠? 저도 마침 그를 만나고 싶었는데 잘됐네요!""가을아, 먼저 어르신을 집에 모셔가. 나는 청해시티 건설 그룹 좀 들렸다 올테니."말을 마친뒤 그는 뒤돌아 사무실 입구로 성큼성큼 걸어갔다."안돼!"가을은 깜짝 놀라 구준의 팔뚝을 무의식적으로 잡았다. "가면 안돼. 절대 가지 마! 당신은 오영호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지만.. 난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의 유명세를 들었어. 그는 전의 깡패들과는 달라!""그 사람.... 그 인간은 정말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사람을 죽여. 절대 그 사람에게 죄 지어선 안된다고
양비서는 이를 악물고 갑자기 바닥에 무릎을 꿇더니 울부짖었다. "사장님, 제 눈이 염구준에 의해 멀어졌습니다. 저는 이제 맹인이에요! 제가 여러 해 동안 사장님을 따라다닌 부하임을 보아서 응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염구준이 정말 감히 온다면 제 손으로 그의 목을 꺾게해주세요!"오영호는 시가를 한 모금 피우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러고는 시선을 돌려 테이블 옆에 놓인 씨씨티비 화면을 들여다보았다.화면에 보이는 것은 바로 사무건물 바로 앞의 작은 광장이였다!붉은 포르쉐가 광장 중심부에서 천천히 멈추고 구준이 문을 열고 내려 건물 꼭대기 층을 올려다보고는 가을과 곽해가 내리기를 기다리고는 "가자, 올라가자"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지금은 오전 8시 반인데 마침 출근 시간대라 1층 로비 곳곳에 시간에 쫓기며 출근하는 직원들로 엘리베이터 입구에 인파가 몰렸는데 밀려서 숨 쉴 틈도 없었다.구준은 가을과 곽해를 데리고 로비로 들어가 바로 엘리베이터 앞쪽으로 가더니 소리쳤다."다 비켜!"어?주변의 직원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고는 구준의 얼굴을 거듭 훑어보았다.이게 누구야, 감히 청해시티건설그룹에 와서 소리를 지르다니? 그는 목숨이 아깝지도 않은가?!바로 이때."염구준, 역시 왔구나!"엘리베이터 안의 통신기에서 오영호의 목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졌다. "모두 비켜라. 그들을 굴러오라고 해!" 말을 하며 그는 당당하게 웃었다.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기다리던 직원들은 서둘러 흩어져 2m 남짓한 폭의 통로를 양보했고 염구준 등을 보며 남의 불행을 비웃는듯한 표정을 했다.그들은 알았다. 이 세 사람은 사장님에게 죄를 지었다는걸, 지금은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다지만 조금후에는 꼭 탈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였다. 지난 번 사장님에게 죄를 지은 사람은 산 채로 두 다리가 부러졌다고!"염구준, 손가을, 곽해....'이때 최상층 사무실 안에서 오영호는 씨씨티비 화면을 보며 염구준과 곽해를 대충 한눈 훑어보는 데 그치고는 손가을에게 시선을 떨어뜨렸다.훤칠하게
양비서, 정말 독하다!"무서워하지 마세요."구준은 양비서를 쳐다보지도 않고 사무실 안의 손님 접대용 소파를 짚으며 가을과 곽햐를 향해 빙긋 웃었다. "자, 앉으세요. 같이 오 사장과 양 비서가 무슨 수작을 부리는지 보죠. 우리는 저들이랑 같이 천천히 놉시다."논다고?오영호는 염구준을 두 눈 쳐다보고는 시가 연기를 한 모금 들이마시고 얼굴에 냉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젊은이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내 앞에서도 감히 허세를 부리나? 양비서 얘기 들어보니 네가 싸움을 잘한다지?"말을 마치고 그는 손바닥을 들어 세게 두드리며 소리쳤다. “다 나와!"시끌벅적. 사무실 옆 스위트 라운지에는 큰 무리의 우람하고 건장한 사람들이 광기 가득한 얼굴로 돌진했고,매 사람마다 고무 방망이 하나를 들고는 염구준등 세 사람을 겹겹이 둘러쌌다.특히 최전방에 있는 두 명의 음탕한 청년은 회색 연공복을 입고 허리춤에 합금 단검을 꽂고 양쪽 관자놀이가 높이 솟아올랐는데 분명 제대로 단련한 무도의 고수임이 따로없었다!"염구준, 허세 더 부려보시지?"오영호는 다리를 꼬고 구준을 비웃었다. "네가 싸움 잘한다는 걸 알아서 내가 특별히 이 큰 음식을 준비했지. 여기가 다 내 밑에서 가장 잘 싸우는 형제들이야. 네가 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 함 보자고!"구준은 눈도 안 들었을뿐만 아니라 표정 또한 덤덤했다. “이 정도로도 충분하지 않아?!""오?"오영호는 미간을 올리며 웃었다. "염구준, 너 참 별종이구나! 나는 이런사람 매우 좋아해! 네가 무릎을 꿇고 절하고, 개 짖는 법을 배우고, 다시 바지가랑 밑을 기어 지나가면, 내가 네 개팔자를 살려주마!"헉!오영호의 말이 막 끝이나자 큰 무리의 우람하고 건장한 무리들이 동시에 앞으로 다가왔다. 손에 든 고무 방망이는 일제히 구준쪽으로 향했다. 즉시 덤빌것이 명확했다."오 사장님!"곽해는 바로 당황해서 얼른 핸드백을 꺼내 그 안의 배상 계약서를 찾아내며 연신 입을 열었다. "화내지 마세요. 잘 상의하시면 되잖습니까! 사장님께서 제
이 순간 염구준의 몸은 이미 멈춰 섰고, 곽해와 손가을 곁에 멈춘 것이 아니라 오영호의 앞에 멈춰섰다!왼손을 내밀어 오영호의 턱을 치켜세우고 오른손에는 사인펜을 쥐고는 그의 얼굴에 천천히 그렸는데,소리는 마치 사신이 찾아온 듯 해서 오영호의 마음과 귓가에 동시에 울려퍼졌다. “오 사장님, 서두르지 마시죠. 이 세 글자, 제가 잘 써드릴테니!""아니, 안돼!"얼굴의 근육은 사인펜의 펜촉에 의해 완만하게 찢어졌고, 너무 아픈 나머지 오영호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을 치며 울부짖었다. "염구준, 너 미쳤어?! 어떻게 감히?!""내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 나는 홍 어르신의 사람이야. 내 뒤에는 홍 어르신이 계신다고!"홍 어르신?구준은 무슨 홍어르신이든 뭐든 아랑곳하지 않고 손의 움직임을 조금도 주저하지 않으며 '미안해' 세 글자를 완정하게 오영호의 얼굴에 새겼다!사인펜을 버리고 가볍게 손뼉을 친 후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아까 홍 어르신이라고 했나? 지금 그에게 전화해서 오라고 해!""나는 수고하는 것 개의치 않아. 그의 얼굴에도 몇 글자 사인을 해주지!"염구준이..... 홍 어르신 얼굴에 글씨를 쓴다고?!오영호는 얼굴을 가렸다. 핏물이 흐르든 말든 마음속으로는 죽을듯이 후회했다. 경솔했다!그는 소문의 쓰레기 데릴사위가 몇년전 군대에서 퇴역한 군인일줄은 생각도 못했다.염구준의 수단이 이렇게나 박력있고 실력이 이렇게나 무서울줄은 그는 상상도 못했다.거의 스무 명에 건장한 부하들, 그리고 두 명의 무도들은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염구준에 의해 얼굴에 모두 글자가 새겨졌다.자신조차도 피하지 못했다!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염구준이 원하면 충분히 사인펜으로 그들의 목을 뚫어 그 자리에서 죽게 할 수도 있었다는 뜻이다!"내가 방금 한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나?"구준은 오영호의 두 눈을 주시하며 다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내 인내심은 한정되어 있어. 지금 당장 홍어르신에게 전화를 걸어. 관련된 사람은 하나도 도망치려고 하지 마!"오영호은 감히 전
홀로그램에 비친 얼굴을 확인하던 베르가 한쪽 무릎을 꿇고 예의를 갖추었다.상대방은 대략 예순 살이 된 노인이고 어두운 동굴 속에 있으면서도 차림새가 깔끔했다.그는 바로 스텔라성의 진정한 주인 노세였다.“베르, 무슨 일이 있길래 밖이 어수선한 거야?”노세는 두 눈을 감고 입을 꼭 다문 채로 복음으로 말을 전했다.“성주님의 폐관 수련에 방해가 되어 죄송합니다. 사실은…”베르는 어두운 표정으로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전부 보고했다.결국은 자신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서 발생한 일이라 성주를 볼 면목이 없었다.오늘 스텔라성의 고수들을 데리고 갔다면 십중팔구 염구준을 죽일 수 있었다.“그런 일이 있었구나. 하지만 내가 폐관 수련 중이라 자리를 비울 수 없어. 네가 부하들을 이끌고 고대 옥패를 가져오거라.”노세의 지시가 끝나자 홀로그램이 조용히 사라졌다.“반드시 임무를 완성하겠습니다.”베르는 엄숙하게 말하며 약속했다.이번에 성주가 대놓고 나무라지 않았지만 임무에 실패하면 죽을 만큼 고통스러운 처벌을 줄 것이다.그는 더는 지체하지 않고 동굴에서 나갔다.한편, 천기문 가문.염구준은 주둔지에 돌아오자마자 밥도 먹지 않고 조용한 방을 찾아 치료했다.낯선 땅에서 가장 오래 알고 지낸 사람도 며칠밖에 되지 않았으니 별로 신뢰가 가지 않았다.역시 자신을 믿고 자신의 실력을 믿는 것이 가장 안전했다.염구준의 몸은 워낙 강해서 약효까지 발휘하니 빠르게 회복하고 있었다.그래도 이렇게 깊은 상처를 완전히 치료하기는 쉽지 않았다.이 속도라면 어쩌면 내일 출발하기 전까지 7할을 회복할 것 같았다.조용한 방안에서 그는 꼼짝하지 않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앉아 있었다.그리고 밤새 자지 않고 치료에만 집중했더니 체내의 어혈이 모공을 통해 배출하면서 몸 겉면에 피로 물든 땀으로 흠뻑 젖어버렸다.이제 기운도 많이 생성되었고 혈색도 돌아왔다.끼익!염구준은 치료를 마치고 밖으로 나갔다.신선한 바깥 공기를 들이마시며 따뜻한 햇살을 느끼고 있을 때 인기척이 들렸
하지만 걱정해도 소용없으니 염구준이 안배한 대로 움직이기로 했다.차 대열은 천기문으로 달렸다.조용해진 차 안에서 염구준은 완전히 치료 상태로 들어갔다.한편, 도망친 세라와 베르는 캐틀린성 밖으로 도망친 뒤, 단숨에 스텔라성 본거지로 돌아갔다.이번에야말로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콜록콜록! 부성주님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세라는 기침할 때마다 피를 토하면서도 예의를 갖추었다.퍽!그런데 돌아온 것은 베르의 발차기였다.“베르 부성주님, 제발 진정하세요.”세라는 겨우 몸을 일으켜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갑작스러운 발차기였지만 기운을 사용하지 않았기에 그녀도 막지 않았었다.이것으로 베르가 화풀이할 수 있다면 기꺼이 참을 수 있었다.“진정? 나를 배신하고 무슨 짓을 했어요?”베르는 충혈된 두 눈을 무릎 뜨고 언성을 높였다.“저 배신하지 않았어요. 조각 여섯 장과 관련된 유동심연에 숨은 보물도 전부 말씀드렸잖아요.”세라는 억울한 듯 반박하면서도 네 가문에서 스텔라성을 배신하려고 작정한 것은 입 밖에 내지 않았다.“시치미 떼지 마세요!”베르는 분개하며 체내의 기운을 주변으로 발사했다.방금 중상을 입은 것도 모자라 배신까지 당해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세라는 아예 두 무릎까지 꿇었다.아직 확실하지 않는 상황에서 일단 상대방이 알고 있는 것부터 말했다.비록 모두 절정 반보천인 고수지만 베르의 권력은 세라보다 훨씬 높았다.“유동심연에 고대 옥패가 있다는 사실을 왜 보고하지 않았어요?”베르는 숨기지 않고 바로 까발렸다.“거기에 고대 옥패가 있습니까?”처음 듣는 소리에 세라는 그만 경악하고 말았다.그녀가 40대 초반에 이르렀을 때 가문을 위해 100년도 훨씬 넘게 대대로 전해진 해도 조각을 보관했지만 지금까지 옥패가 있다는 얘기는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고대 옥패에 반보천인 이상의 무학이 기록되어 있다는 걸 그녀도 알고 있었다.이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이 원망스러웠다.“정말 몰랐어요?”베르는
”그런데…”노신기는 전방에 있는 캐틀린 가문의 성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거기에 수많은 전리품이 있는데 이대로 가기에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지금은 세 가문에서 항복하고 세라는 도망쳤으니 캐틀린 가문을 멸망시킬 절호의 기회였다.성 밖에 수백 명의 정예병이 대기하고 있기에 지시만 내리면 가능했다.그런데 염구준은 말없이 그를 노려보았다.“염 선생 말 대로 하세요.”노신기의 속셈을 알아챈 그레이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맞은편에 있는 일행은 염구준의 공포스러운 실력에 제압되고, 그레이의 근처에 있는 군사들은 이미 혼란스러운 그의 기운을 감지했다.“에휴, 철수하자.”노신기는 어쩔 수 없이 지시를 내렸다.일행은 염구준의 인솔 하에 캐틀린성 밖으로 이동했다.멀리 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고 나머지 무술인들은 그제야 긴장했던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휴, 드디어 갔네요. 실력이 너무 강해서 인간 같지 않아요.”“그러게요. 중상을 입었는데도 베르 부성주한테 큰 타격을 주다니, 대체 어떤 경지에 도달하면 가능할까요?”“본인도 중상을 입었으면서 억지로 버텼겠지.”방금 구경하던 무술인들은 염구준의 실력에 충격을 먹고 감히 나서서 시탐하지 못했다.그들은 목숨을 갖고 장난칠 용기가 없었다.결국 세 가문에서 캐틀린 가문을 삼키지 못하고 서둘러 각자 주둔지로 도망쳤다.세라의 생사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여전히 위협이 존재하고 있으니 누구도 함부로 나서지 못했다.캐틀린성 밖으로 나간 염구준 일행은 차를 타고 바로 떠났다.조수석에 앉은 노신기는 이해할 수 없었다.“염 선생, 방금 캐틀린 가문을 멸망시킬 절호의 기회였는데 왜 철수한 겁니까?”“우왁!”염구준은 목구멍으로 솟아오는 기혈을 억누르지 못하고 검은 피를 토하고 말았다.육망성광진법을 파괴할 때 중상을 입었는데 나중에 베르가 나타나는 바람에 억지로 대살수까지 사용하여 내상이 더 심각해졌다.그래도 적들에게 들키기 싫어서 지금까지 억지로 버티고 버틴 것이었다.“염 선생!”노신기가 백미러로 염구준의
”중상을 입은 너를 죽이는 것은 떳떳하지 않지만 절대 살려둘 수 없다.”반보천인 고수로서 공평한 싸움을 원했지만, 눈앞의 강력한 적을 살해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염 선생님, 제가 도와드릴게요.”그때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을 감지한 그레이가 전투장으로 달려왔다.쿵!하지만 그레이가 가까이 오기 전에 베르가 일장을 날려 뒤로 물리쳤다.절정에 도달한 반보천인에게 일개 초보 반보천인이 상대할 수 없었다.그러니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정말 그레이가 나선다고 해도 오히려 걸림돌이 될 것이다.“됐어. 1대1 싸움에서 누구 도움도 필요 없어.”염구준은 부상을 입었지만 물러설 마음이 없었다.그는 얼마 남지 않은 기운을 움직여 계속 싸우려고 준비했다.“하하하, 용기가 가상하구나. 오늘 네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주겠어!”베르가 껄껄 호탕하게 웃더니 쇠막대기를 들어 염구준에게 돌진했다.중상을 입은 무술인을 제거하는 것은 한 초식으로 충분하다 여겼다.“구자검법, 검일참공!”적이 가까이 다가올 때 염구준은 남은 기운을 발동하여 강력한 초식을 강행했다.“뭐야?”수상함을 느낀 베르는 재빨리 기운을 끌어올려 강력한 초식으로 막아냈다.하지만 황급히 사용한 공격은 제대로 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악!”날카로운 구자검이 가볍게 쇠막대기를 스쳐서 베리의 왼쪽 어깨를 찌르고 말았다.“칠상권종극오의, 칠권합일!”염구준은 상대방에게 쉴 틈을 주지 않고 왼손바닥을 내밀며 상대방의 가슴을 공격했다.쿵!일장을 맞은 베르는 몇 십 미터나 떨어져 나가더니 피를 토하고 말았다.방심한 탓에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너, 너… 이제 극한의 길에 올라섰구나. 육신, 기운, 의경 모두 극한에 도달했어.”단 한 번의 대결로 충격을 받은 베르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극한 반보천인은 세 조건 중에서 하나라도 극한에 도달하는 것만해도 대단한 일인데, 염구준은 세 조건 모두 극한에 도달한 것이었다. “하, 이제 알아봐도 늦었어.”염구준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전의
”하하하, 이겼어요. 아타 장로님, 보셨어요?”현장에서 감격에 벅차서 소리를 지른 사람은 바로 노신기였다.그는 드디어 50년 넘게 괴롭혔던 캐틀린 가문 앞에서 당당하게 콧대를 세울 수 있게 되었다.그때 염구준이 한 걸음씩 걸어가며 싸늘하게 말했다.“조각을 내주면 세라 외에 나머지 사람들은 살려줄 수 있어.”이번 행차에서 조각 네 개를 얻고 싶을 뿐이었는데 치열한 싸움을 면하지 못하고 부상까지 입었다.이 싸움을 일으킨 장보인이 바로 세라였다.“정말 조각만 주면 살려줄 거야?”레온 가주가 의아해하며 물었다.해도의 조각은 100년을 넘게 대대로 전해져 내려왔기에 다들 보물처럼 소중히 보관했지만 솔직히 따져보면 그들에게 실질적인 이득을 주지 못했다.“물론이지. 내가 왜 거짓말을 하겠어?”염구준이 확신하며 말하면서도 여전히 살기를 거두지 못했다.만약 이 사람들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가차 없이 목숨을 거둘 것이다.“이건 우리 레온 가문에서 보관했던 조각이야. 가져가!”“대어당의 조각, 여기 있어.”“안설홍의 조각도 받아.”세 사람은 살기 위해서 저마다 몸을 더듬어 해도의 조각을 꺼내 주었다.지금 그들은 도마 위에 놓인 생선이나 다름없으니 조건을 따질 자격이 없었다.스스슥!염구준이 손을 내밀어 기운으로 흡수하여 세 장의 조각을 거두었다.“세 사람은 옆으로 물러나. 그리고 이따가 애지중지하는 아들을 데려가는 거 잊지 마.”“살려줘서 고마워.”세 사람은 무릎을 꿇고 고맙다는 인사를 한 후 재빨리 옆으로 물러섰다.그러자 세 가문에서 데리고 온 정예병도 캐틀린 가문과 거리를 두고 멀리 서 있었다.네 가문의 동맹은 이렇게 무너졌다.“이제 부인 차례입니다. 내가 고통스럽지 않게 보내줄게요.”염구준은 전혀 사정을 봐줄 생각이 없었다.두 사람의 원한은 이미 한 사람이 죽지 않으면 멈추지 않을 지경에 이르렀다.“콜록, 능력 있으면 와서 가져가. 내가 우습게 보여?”세라의 기운이 강해졌다 약해졌다 하는 것이 체내의 기운이 곧 바닥날
”진정해요. 패배를 인정하는 거 부끄러운 일이 아니에요. 게다가 우린 철천지원수도 아니고 조각만 주면 바로 떠날게요.”염구준은 싸우면서도 상대방의 정신을 분산시키려고 말을 계속 걸었다.하지만 저들이 얌전히 조각을 내준다면 약속대로 바로 떠날 수도 있었다.“퉷! 저놈의 유혹에 넘어가지 마세요!”세라는 노련한 통찰력으로 몇몇 가주들의 속을 꿰뚫고 있었다.싸움이 교착 상태에 빠졌을 때 가장 먼저 물러나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되니 진법이 깨지지 않게 주의를 줘야 했다.세라의 울부짖음에 다들 정신을 가다듬고 계속 기운을 전달하기 시작했다.만약 상대방의 유혹에 넘어갔다면 어떤 봉변을 당할지 생각만 해도 식은 땀이 흘렀다.“재주 좋네. 내가 과소평가했어요.”염구준은 더는 말하지 않고 싸우는 데 집중했다.이제 검기가 꽉 찼으니 곧 강력한 대살수를 사용할 수 있었다.“푸압!”바로 그때 상대 측에 변고가 생겼다.세라 측의 전신지상 한 명이 견디지 못하고 피를 뿜어낸 것이다.다른 전신지상 무술인도 얼굴이 창백한 것이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어떤 수단을 사용하든 이번 싸움은 역시 반보천인들만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젠장,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어요?”세라는 더는 진정할 수 없었다.육망성광진법이 파괴되어 각자 싸운다면 전멸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30분이요.”“5분이요!”두 전신지상이 시간을 보고했다.상대방의 진법이 곧 무너질 상황에 처했지만 염구준은 계속 공격 자세를 유지했다.적을 통제할 수 없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만이었다.“그 초식을 사용합시다.”세라가 안색을 굳히며 중대한 발표를 했다.이 지경에 이른 이상 승리를 위해서 목숨을 걸었다.“알겠습니다. 세라 부인과 함께 미치도록 싸워보죠.”반보천인 세 가주의 눈빛이 바뀌더니 광기가 이글거렸다.쿵!가주들이 미친듯이 기운을 끌어올리자 세라는 다시 그 힘을 빌어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다.전투장에서 각자 기운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면서 대살수를 준
쾅!또 한 번 맹렬한 공격을 퍼붓고 각자 후퇴하면서 거리를 두었다.이번에 염구준이 5미터 정도 물러났다면 세라 일행은 10미터나 물러났다.쌍방은 여전히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저 사람 너무 강해요. 설마 극한 반보천인인가?”레온 가주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 상대방의 기세에 충격을 먹었다.육망성광진법에서 두 사람이 반보천인에 달하지 못했지만 특수한 수단을 사용하여 세라를 절정 반보천인으로 이끌었다.그렇게 여섯 명의 힘을 합쳤는데도 열세에 처했다.“하하하, 통쾌해. 다시 공격해 봐.”염구준이 호탕하게 웃으면서 전의를 불태웠다.생각지도 못하게 이곳에서 막상막하의 실력으로 겨룰 수 있는 상대를 만나서 간만에 싸울 맛이 났다.“내 진짜 실력을 보여 줄게.”세라는 더는 숨기지 않고 모든 기운을 발사했다.“절정 반보천인이군.”역시 세라는 진작에 이 지경에 도달한 무술인이었다.다만 이 나이에 몸을 극한까지 수련하지 못했기에 강력한 기운을 발휘한다면 몸이 감당할 수 없어서 그동안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그래도 싸움에 대충 임하는 행위에 누구도 비난하지 않았다. 왜냐면 누구도 목숨을 재촉하는 짓은 하지 않을 테니까.“어쩐지 이상하다 했어.”염구준은 위로 번쩍 뛰며 섬뜩한 빛이 담긴 검을 휘둘렀다.“단번에 널 죽이겠어.”세라는 상대방이 진짜 세력을 발휘하게 되어 몹시 언짢았다.그녀가 지팡이를 위로 올리며 염구준의 공격을 막았는데 상대방은 허공에 떠 있는 상태에서도 다치지 않았다.염구준이 공중에서 몇 바퀴 몸을 굴린 후 가볍게 착지했다.그 순간, 체내의 기혈이 잠시 소용돌이를 치는 것 같았다.“강력한 진법이야.”절정 반보천인 한 명, 평범한 반보천인 세 명, 전신지상 두 명이 특수한 방식으로 만들어낸 진법의 위력은 생각밖으로 강했다.염구준이 이미 극한 육신을 연마해서 다행이지 아니면 방금 공격으로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흥, 그렇게 강하지도 않네. 육신, 기운, 의경 중에서 어느 하나도 극한에 도달하지 않았어. 다음에 꼭 죽여주겠어.”
마침 세라가 갑자기 싸움을 유도한 것에 불만을 품은 가문에서 저마다 원망을 터트렸다.그렇다고 강적의 앞에서 싸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멍청한 것들, 조각을 준다고 해서 저놈들이 살려줄 거 같아요?”세라는 당당하게 반격할 이유를 내세웠다.그러자 가주들은 일리 있는 그녀의 말에 주춤하고 말았다.필경 해도 조각은 그들에게 있어 유일한 패였기 때문이다.“일단 싸우지 말고 저 사람과 노신기를 잡으면 아무도 걱정할 필요 없어요.”그때 누군가 내란이 발생하여 서로 싸우기라도 할까 봐 나서서 중재했다.적들 앞에서 서로 물고 뜯는 것은 절대 금물이기 때문이다.상황은 다시 바뀌어, 나머지 여섯 명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기운을 끌어올렸다.“바로 진법을 사용합시다. 저 사람 실력이 보통이 아니에요.”세라는 아직도 저리는 팔을 휘두르며 지휘했다.방금 염구준의 공격과 부딪쳤을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간담이 서늘했다.장담하 건데 상대방의 실력은 압도적으로 강했다.“알겠습니다.”다섯 가주가 빠르게 이동하면서 위치를 변경한 후 세라까지 합세하여 기이한 힘을 발사했다.“진법?”저들이 진법을 형성하는 사이에 염구준은 황금색 기운을 조절하면서 검의를 끌어올리자 근육이 옷을 찢어버릴 기세로 부풀었다.쌍방은 어느 한 쪽도 약하지 않았다.관전하던 무술인들은 강력한 두 기운에 저도 모르게 뒷걸음을 치고 말았다.일단 싸움에 휘말리면 어떻게 죽을지도 모르니 일단 피하고 봐야 했다.“염 선생, 조심하세요. 이것은 육망성광진법 육위일체라고 하는데 그 위력이 엄청납니다.”그때 안색이 급변하던 노신기와 아타가 다급히 주의를 주었다.이제 보니 예전에 두 사람이 담당했던 자리에 지금은 다른 무술인이 대신하고 있었다.그 당시 실력이 평등한 반보천인 여섯 명으로 육망성관진법을 구성했지만 지금은 전신지상 두 명이 대신했기에 위력이 많이 약해졌다.“배신자. 너희들을 죽인 다음 너희 가문을 멸망시킬 거야!”세라가 분개하며 진법을 지휘했다.슈우웅 펑!세라의 공격에 염구준이
’해도 조각?’가주들은 염구준의 손에 든 두 개의 조각을 보더니 얼굴이 시퍼렇게 상기되었다.아들이 잡힌 데다 상대방이 해도의 비밀 즉 보물의 존재를 알게 된 것에 상당히 충격을 먹었다.“노신기 이 배신자!”주름이 가득한 세라의 얼굴이 험상궂게 일그러졌다.유동심연의 보물은 오로지 그녀의 주머니 속에 챙기려고 점을 찍어서 다른 사람이 노리는 것을 절대 허락하지 않았다.“웃기시네요. 해도 조각은 내 몫인데 누구한테 주든 내 마음이 아닌가요?”노신기는 오히려 당당하게 받아 쳤다.6대 세력은 원래 동맹 관계였는데 최근 몇몇 가문에서 각 방면으로 천기문을 억압했으니 노신기가 무엇을 하든 세라를 포함한 세력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죄책감도 느끼지 않았다.“어떡합니까.”레온 가주는 생사를 알 수 없는 아들을 보며 세라에게 물었다.대어당, 안설홍의 가주 그리고 몇몇 고위층의 자녀도 염구준의 손에 잡혀서 타협하는 수밖에 없었다.“뭘 어떡해요. 조각을 내줘야죠!”“저도 내놓겠습니다. 대가 끝어지면 조각을 가져도 소용없어요!”“저도 내놓겠습니다.”짧은 시간에 세라 외에 나머지 세 가문에서 조각을 내놓기로 합의했다.그중에서 캐틀린 가문의 자식만 인질로 잡히지 않았다.그 얘기를 들은 노신기가 기뻐하며 염구준에게 말했다.“염 선생, 좋은 계략이네요.”하지만 그가 바란 것은 염구준이 네 가문을 멸망시켜 천기문의 적들을 제거하는 것이었다.그런데 지금은 염구준에게 요구할 자격이 없었다.“우리는…”스스슥!“감히 내 가문과 내 후손을 죽여? 오늘 살려서 보내지 않겠다!”레온 등 세 가주가 타협하려 할 때, 세라가 갑자기 장법을 펼치며 강력한 기운을 발사했다.나이를 먹어도 그녀의 무공 실력은 전혀 약하지 않았다.지금 염구준이 세 가문의 자식을 죽인다면 가주들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편에 선다고 생각하고 공격한 것이었다.“공격해!”“저놈을 죽여서 우리 아들을 구하자!”갑작스러운 상황에 세 가주는 태도를 바꾸어 염구준에게 돌진했다.네 사람이 협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