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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Author: 잔영
그러나 지금은 퇴역한 사위가 돌아와 그들의 복수를 대신해 주고 있지 않은가! 비록 전우의 인맥일지라도, 앞으로 두 번 다시 이런 기회가 없을지라도 괜찮았다.

여전히 아이를 안은 채 두 사람의 뒤에 서 있던 염구준이 무심하게 내뱉었다.

"손혜린, 잊지 마. 3일 뒤면 희주 생일이야. 생일 연회에 너랑 서재원, 두 사람 모두 희주에게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할 거야. 같잖은 자존심 지키려다 망하고 싶으면 어디 마음대로 해봐."

손혜린은 당장이라도 욕설을 퍼붓고 싶었지만 간신히 부들거리며 화를 억눌렀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계약이었다. 용운 그룹과 계약을 체결한 뒤 복수해도 늦지 않았다. 그녀는 반드시 염구준과 손가을 집안을 모조리 박살 내겠다고 다짐했다.

"정말 죄송해요. 두 분께 사과드립니다."

손혜린은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꾹꾹 참아내며 간신히 미소를 쥐어짰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네요. 용운 그룹에 연락해서 계약 준비를 하라고 할게요. 바로 집 앞에 제 차를 세워두었으니 두 분을 회사까지 모실겠습니다."

떠나는 순간 그들의 뒤에 있는 염구준을 표독스럽게 노려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녀는 이를 악문 채 절뚝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5시간이나 허리를 숙이고 있었더니 한 발 내디딜 때마다 온몸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러댔다.

"장인어른, 장모님, 조심해서 다녀오십시오."

염구준과 손가을이 나란히 서서 미소 지으며 두 사람을 배웅했다.

손혜린을 흘깃 쳐다본 염구준이 보란 듯이 말을 보탰다.

"용운 그룹과의 계약 건은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두 분께 차려진 몫은 꼭 받게 되실 겁니다."

두 사람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들에게 차려진 몫이라니. 가당치도 않았다. 그동안 무수한 거래를 성사했음에도 배당금이나 상여금은 전부 손혜린 차지였다. 이번 계약을 마지막으로 쫓겨나지나 않으면 다행이었다. 상여금 따위는 꿈도 꾸지 않았다.

"다녀오지."

씁쓸한 표정으로 인사하던 손태석은 이내 기운을 차리고 진숙영을 이끌고 밖으로 나섰다.

장인, 장모를 눈으로 배웅하던 염구준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떠나기 전 손혜린이 자신에게 보냈던 표독스러운 눈빛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이용 가치가 사라지면 바로 보복하려는 속셈일 테지. 그러나 전신전 전주와 겨루기엔 그녀는 아직 애송이에 불과했다.

......

한편, 절뚝거리며 자신의 포르쉐에 다가간 손혜린은 활짝 미소 지으며 굽신굽신 통화를 이어 나가고 있었다.

"손영 그룹 부사장 손혜린입니다. 네네네, 그럼요. 당연히 손태석 씨와 진숙영 씨를 모셔 왔죠. 그러니 부디 저희와 계약을... 네, 뭐라고요?"

손혜린의 안색이 갑자기 창백해졌다.

처음에 전화를 받은 이는 젊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진 여성이었으나 어느새 거친 노인의 목소리로 바뀌어 있었다.

"알겠소. 나 용성우요. 30분 뒤 손영 그룹에서 보세. 이 몸이 직접 가서 체결하겠네."

할 말을 마친 상대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

수화기 너머의 무정한 신호음을 들으며 손혜린은 입도 제대로 다물지 못한 채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용성우가 누구인가. 용씨 집안의 가주이며 이 도시에서는 모르는 이가 없는 거물이 아니던가. 용운 그룹 책임자가 바로 용성우에게 전화를 넘길 거라곤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용성우가 직접 행차할 정도이니, 그들도 이번 계약을 중요시하는 게 틀림없었다.

그러니 손영 그룹 부사장인 자신이 아니라 손중천이 친히 용성우를 맞이하는 게 옳았다.

"얼른 타요, 얼른!"

손혜린은 온몸에서 전해지는 고통도 잊은 채 허둥지둥했다. 두 사람을 얼른 차에 태운 뒤, 차를 몰며 손중천에게 전화를 걸었다. 또한 용성우가 직접 방문한다는 사실을 손영 그룹 전체에 알려 성대하게 접대하도록 신신당부했다.

오후 네 시, 손영 그룹 건물 앞에 열두 개의 축포가 나란히 울려 퍼지며 '용운 그룹 용성우 대표님의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커다란 현수막이 높게 걸렸다.

회사 건물 입구에는 손중천을 포함한 회사 고위직 임원들 및 특별히 초청한 의장대까지 무려 백여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대기 중이었다.

"태진이는?"

지팡이를 짚은 손중천이 군중을 훑어보며 얼굴을 굳혔다. 이렇게 중요한 계약을 체결하는 자리에 그의 맏아들이자, 손영 그룹의 사장인 손태진이 없다는 게 말이 된단 말인가!

가까이 다가간 집사 양진이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어르신. 손 사장은 지금 병원에서 작은 도련님을 보살피고 있답니다."

손중천은 그제야 노여움이 조금 가신 얼굴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유일한 손주는 한 살도 채 되지 않은 나이에 수족구병에 걸려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었다. 자신이 친히 걸음 했으니 큰아들이 오지 않아도 괜찮을 듯싶었다. 손씨 집안의 명맥을 이어가는 게 그 무엇보다 중요했으니까.

이때, 날카로운 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빨간 포르쉐가 빠른 속도로 건물을 향해 돌진했다. 부사장 손혜린이 손태석, 진숙영을 이끌고 급히 손중천 곁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숨도 고르지 못한 채 헉헉거리며 인사했다.

"어르신, 오셨군요!"

손중천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손태석과 진숙영을 싸늘하게 훑어보고는 흥, 하며 코웃음 쳤다.

"처신 잘하거라. 계약서에 예쁘게 도장 찍어야지 않겠어? 일이 잘못되면 두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테니 그리 알아!"

손태석과 진숙영은 그의 눈치를 보며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큰 성과를 냈음에도 손중천의 태도는 늘 한결같이 쌀쌀맞았다. 그는 아마 평생 남아 선호 사상에서 벗어나지 못할 듯싶었다.

바로 이때, 주변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용씨 집안 가주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열세 대의 외제차가 나란히 줄지어 들어섰다. 앞뒤로 여섯 대는 모두 신형 마이바흐였으며 중간에 특별 제작한 롤스로이스 안에는 용성우가 타고 있었다. 고강도 방탄 성능을 지니고 있는 해당 차량은 제조비만 해도 40억을 웃돌았다.

그 기세는 가히 모든 군중을 압도했다. 차량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으며 유유히 손영 그룹 회사 문 앞까지 당도했다.

"용 대표님!"

손중천의 얼굴에 웃음이 만개했다. 그는 재빨리 손혜린과 임원들을 이끌고 롤스로이스 가까이 다가갔다.

멀지 않은 곳에서 건장한 체구의 경호원이 손으로 차양을 만들며 용성우를 보좌했다. 차에서 내린 용성우가 주변을 훑어보았다. 1초 정도 손중천과 손혜린에게 눈길이 머무는가 싶더니 이내 뒤쪽에 서 있던 손태석과 진숙영을 발견하고는 눈빛을 빛냈다.

'저 두 사람이 주군의 장인 장모란 말이지.'

이번 계약 체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귀빈들이다. 여기엔 용운 그룹과 용씨 가문의 미래도 달려 있었다.

"아이구, 두 분께서 이리 직접 마중 나오시다니요. 제가 생각이 짧았군요!"

용성우가 예를 차리며 얼른 그들에게 다가갔다.

미소를 지은 손중천은 지팡이를 집사에게 넘기며 용성우를 향해 두 손을 내밀었다. 손혜린도 황송한 듯 고개를 숙였다. 용성우가 말한 '두 분'이 그녀와 손중천을 가리키는 줄 알았던 것이다. 그녀도 덩달아 두 손을 내밀며 허리를 숙였다. 용성우와 악수할 생각에 마음이 잔뜩 들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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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씨 집안에서 쫓겨난 뒤 그녀의 커리어와 꿈은 모두 산산이 부서졌다. 그러나 오늘로써 다시 일어설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이젠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며 꿈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손가을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계단 위에 서 있는 용성우를 향해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정말 감사....""아이고, 이 늙은이를 부축해 주어서 참으로 고맙네, 아우님. 이젠 나이가 들어 계단도 혼자 못 내려갈 정도라니까."용성우는 손태석의 팔뚝을 꽉 쥐며 연신 고마움을 전했다. 다리에 힘이 풀려 당장이라도 주저앉고 싶었다. 손가을이 인사하는 걸 당장 막아야 했다. 이들은 염구준의 정체를 모르겠지만 자신은 아니었다. 주군의 부인께서 제게 허리를 숙인다? 첫인사는 넘어갈 수 있지만 두 번째는 아니었다. 목숨이 아홉 개 달린 것도 아닌데!아버지가 딸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훈훈한 장면임이 틀림없으나 손중천에게는 아니었다.용성우와 손태석 뒤를 따라가고 있던 손중천은 분을 삭이지 못하고 씩씩거렸다. 그의 눈동자에 불꽃이 일렁거렸다. 빌어먹을 불효막심한 자식 같으니라고.진혜린이 꼬드겨서 손태석 일가를 쫓아내고 손가을을 해고한 건 사실이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손중천이 내린 최종 결정이었다. 손씨 집안 가주로서 내린 명령은 감히 반박하거나 거역할 수 없는 임금의 교지와도 같았다. 그러나 그의 셋째 아들인 손태석이 명을 거역하고 사사로이 손가을을 회사에 불러들였다. 용성우와 손영 그룹 임원들 앞에서 개망신당한 꼴이었다. 그의 위엄과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었다.게다가 그들의 데릴사위는 어떠한가, 쓰레기 같은 염구준. 사실 따지고 보면 전부 저놈 탓이었다. 칠순 잔치에 보란듯이 관을 들이밀며 하마터면 자신을 고혈압으로 쓰러지게 만들지 않았던가. "흐흑, 손가을이 회사로 복귀한다고?"한편, 계단 아래에 쓰러져있던 진혜린이 우는지 웃는지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며 허우적대고 있었다. 전혀 제정신이 아닌 몰골이었다.회사로 복귀한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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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구준!"분노로 잔뜩 일그러진 얼굴을 한 진혜린이 사납게 자리를 박차며 달려갔다. 멀지 않은 곳에 주차되어 있던 한때는 손가을 소유였던 빨간 포르쉐에 올라탄 그녀가 염구준을 죽일 듯이 노려보며 시동을 걸었다."재원 오빠가 절대 널 가만 두지 않을 거야! 어디 두고봐! 3일 뒤면 저 계집애 생일이라지. 그날 어디 한번 결판을 내보자고. 넌 뒈졌어."실컷 소리 지른 그녀가 가속페달을 미친 듯이 밟아댔다. 광택이 사라진 붉은 포르쉐가 경악이 섞인 주변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요란한 소리를 내며 사라졌다.아이를 품에 안고 아내의 손을 맞잡은 염구준이 장인 장모를 맞이했다."일이 잘 해결되었으니 저희도 식사하러 가야죠. 타십시오."손태석과 진숙영은 퍽 불만에 차 있었다. 미처 용성우를 알아보지 못해서 인사를 나누지 않은 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뻔히 그의 정체를 알고 있음에도 끝까지 모른 척이다. 정말이지 창피해서 견딜 수가 있어야지.단전에서부터 화가 치밀어오른 손태석은 염구준을 뚫어지게 노려보며 호통치려 했다."태석 아우!"손태석이 입을 열기도 전에 겁에 잔뜩 질린 용성우가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칭찬을 늘어놓았다."오, 이분이 바로 자네의 사위인가! 듣던 대로 아주 젊고 전도가 유망해 보이는군! 가족끼리 보내는 단란한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한 법이지, 그러니 내가 눈치껏 자리를 비켜주어야 하지 않겠나. 우리 자리는 다음에 만들면 되지! 살펴 가시게, 나도 이만 돌아가야겠네. 다음에 보세!"말을 마친 그가 얼른 부하들을 데리고 자신의 롤스로이스 뒷좌석에 자리 잡았다. 문을 걸어 잠근 용성우는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는 듯 식은땀을 닦아냈다.하늘이시여!주군의 정체를 혼자만 알고 있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일 줄이야! 마치 거대한 산을 마주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자연스레 뿜어져 나오는 숨 막히는 기백은 이 도시 최고 갑부인 그조차도 덜덜 떨게 만들었다.염구준은 진정한 상위 포식자였다.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는 범인들에게 공포감을 조성했다. 용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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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2248화

    “병신 같은 놈, 오스크국이 최고라고? 이 정도 실력은 도와줄 가치도 없어.”모든 걸 지켜보던 흑풍 존주는 화가 치밀어 올라 휴대폰을 내치고 말았다.그는 니체르의 손을 빌려 염구준에게 중상을 입히고 어부지리를 챙기려 했는데 결국은 실패했다.흑풍은 가까스로 진정하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다른 패는 쓸모가 있어야 할 텐데.”회의장과 못지 않게 밖에서 난리도 아니었다.“안세환! 네 주인이 죽었어. 이제 어떻게 날뛰는지 두고 보자!”용하 대표팀의 소수 팀원은 결국 참지 못하고 단번에 안세환의 멱살을 잡고 으르렁거렸다.그래도 안세환은 아랑곳하지 않았다.“이 손 놔. 승부는 아직 결정 나지 않았어. 니체르 공작이 나오면 당신들 후회해도 늦었어!”지금까지도 그는 환상을 품고 있었다.어떻게 보면 아직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것 같았다.니체르가 부른 반보천인 복면인은 주작과 호찬의 감시를 받으며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도망치지 않을게요. 방금은 오해였어요. 제가 염 선생님한테 직접 가서 설명할게요.”“얌전히 있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거야.”상대방의 말에도 주작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냉정하게 판단했다.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온 대표들은 손가을을 주시하며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만약 염구준이 중상을 입거나 죽는다면 그들은 가차없이 노트를 빼앗을 것이다.거대한 이익은 그들을 미치게 만들었다.“아주 시끌벅적하네요.”그때 염구준이 태연하게 걸어 나오며 한마디하자 현장이 조용해졌다.이것이 그만의 카리스마였다.“구준 씨, 다치지 않았어?”손가을은 염구준이 다치지 않았나 살피며 애타게 물었다.“상처 하나도 없어. 걱정하지 마.”염구준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그녀를 위로했다.니체르는 잔꾀가 많을 뿐, 염구준에 비하면 실력이 한참이나 뒤떨어졌다.“아니… 니… 니체르 공작은 어디 있어요?”그가 나오자 안세환이 당황했다.어렵게 뒷배를 찾았는데 니체르가 죽으면 그도 끝장이었다.“그런 인간이 이 세상에 살아남

  • 군신의 귀환   제2247화

    오랫동안 기싸움을 했으니 이제 결판을 내릴 때가 되었다.“목숨을 내놔!”살기가 제대로 오른 니체르는 정면 승부하기로 결정했다.하지만 그의 초식은 허점투성이었다.이미 심성을 잃고 마구잡이로 공격을 해대니 염구준의 상대가 아니었다.“컥!”맞붙자마자 니체르는 오른쪽 어깨에 부상을 입고 피를 줄줄 흘렸다.그 상태로 전력으로 싸울 가치가 없었다.“아아아악! 죽여버리겠다!”니체르는 미친듯이 포효하며 계속 공격했다.지금 그는 평소 실력도 발휘하지 못하고 공격할 때마다 되려 반격을 당했다.반면 염구준은 평범한 초식으로도 쉽게 상대할 수 있었다.그래도 습관적으로 검기를 축적했다.일 분 사이에 니체르는 상처투성이가 되어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겨우 그 정도야? 이제 끝내자.”염구준은 그를 물리치고 검끝을 앞으로 찔렀다.5분을 채울 줄 알았는데 왠지 니체르를 과대평가한 것 같았다.“하하하, 날 너무 우습게 봤어.”미친듯이 웃던 니체르가 기운을 폭증시키자 근육이 부풀어오르면서 옷이 찢어졌다.생명의 잠재력까지 끌어내 목숨을 걸고 싸울 작정이었다.“구자검법, 검일참공!”염구준은 방금 축적한 검기를 앞으로 휘둘렀다.쿵!검을 내리친 순간, 이미 기운이 소진된 니체르는 힘없이 바닥에 쓰러지고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필사적으로 싸워도 이 정도 실력밖에 안 되었다.검을 든 염구준은 여전히 공포스러워서 일반 반보천인이 당해낼 상대가 아니었다.“말해봐. 네가 나를 현상금에 올렸어?”염구준은 검을 등에 메고 싸늘하게 물었다.“콜록콜록, 나를… 너무 과대평가했어. 40억 자금이 있다면 이런 짓을 왜 하겠어?”곧 죽게 되자 니체르는 피하지 않고 가까스로 대답했다.“그럼 누구야? 너도 만능 전당포와 관련이 있어? 알고 있는 걸 다 말해.”기회를 잡은 염구준은 상대방이 죽기 전에 모든 질문을 던졌다.“휴.”니체르가 탄식하더니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리아성전에서 현상금을 내걸었어. 만능 전당포와도 관련이 있지만 구체적인 건 나도 몰라.”“그리

  • 군신의 귀환   제2246화

    니체르는 이 점을 노리고 계속 반박했다.“하하, 길거리에서 주운 걸 우기면 당신 것이 되나?”“이럴 줄 알고 미리 특허를 냈습니다.”손중석은 노트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더니 모든 사람에게 보여준 후 염구준에게 건넸다.“지금 연구 성과를 손씨 그룹에 맡기겠습니다.”각 나라 대표들은 빨간색 도장을 보고서야 진짜라는 것을 알았다.니체르는 원망스럽기 그지없었다.꿈에서도 원했던 물건이 눈 앞에서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갔는데 그것을 빼앗을 능력이 없었다.“또 뭐가 남았어? 전부 보여줘. 나중에 기회를 주지 않았단 말을 하지 마.”염구준은 손에 특허 문서를 들고 흔들었다.이제 니체르도 손에 든 패를 전부 사용했고 사태를 되돌릴 수도 없었다.그는 마지막 질문을 했다.“손중석의 머리에 심은 폭탄을 어떻게 제거했어?”곧 죽을 사람이니 염구준은 그의 궁금증을 만족시켜주었다.“제거하지 않았어. 신호를 차단할 수 있는 만큼 기운을 주입했을 뿐이야. 그 과정은 시간이 필요하지.”손중석은 일반 사람이라 체질이 약해서 대량의 기운을 감당할 수 없었다.그래서 천천히 반복적인 작업을 진행했다.“이제 보니, 내가 자업자득이군.”니체르는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는 것을 알아채고 갑자기 기운을 폭증시켰다.“염구준! 난 죽기를 기다리지 않아. 통쾌하게 끝내자! 다들 공격해!”니체르는 죽기 전에 발악이라도 해보려고 부하들에게 고함을 질렀다.그런데 부하들은 서로 눈치를 보면서 뒤로 물러서는 것이 아닌가.지금 상황에서 니체르 공작이 죽으면 그들은 다시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아도 되었다.“배은망덕한 놈들! 내가 너희들을 키웠는데 중요한 순간에 후퇴해? 다 죽여버릴 거야!”니체르가 부하들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염구준이 나타나자 부하들은 용기를 내어 반박했다.“공작 대인, 우리는 당신을 위해서 목숨을 걸고 싸웠는데 일 년 월급을 주지 않았어요.”“맞아요. 공을 세워도 상을 주지 않고 걸핏하면 죽였잖아요!”“이래도 죽고

  • 군신의 귀환   제2245화

    아슬아슬한 순간에 손가을은 상자에서 청궐검을 꺼내며 중얼거렸다.“구준 씨, 내 목숨은 내가 지킬게.”아무리 실전 경험이 부족해도 정진왕자에 도달한 고수였다.게다가 온몸에 호화로운 장비로 무장하여 전신경과 붙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손가을은 한번도 사람을 죽여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회의장은 이미 난장판이 되었다.각 나라 대표들은 일이 이 정도로 커질 줄은 생각도 못했다.그들은 고수들을 데리고 오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멀리서 관전하기로 했다.윙!니체르의 부하가 손가을을 포위하려 할 때 검 하나가 날아와 그들을 물리쳤다.그리고 따뜻하고 두터운 손이 그녀의 손을 감쌌다.“거둬. 싸우는 건 내가 할게.”“알았어.”손가을은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청궐검을 거두었다.방금 검의 위력을 감지한 니체르의 부하들은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다.“뭐야? 염구준이 왔어!”“니체르! 날 죽일 셈이야?”염구준을 단번에 알아본 복면인은 속으로 놀라고 화가 났다.이 싸움에서 피하려고 뒤로 물러났는데 주작에게 잡히고 말았다.니체르가 상대하라던 반보천인 고수가 염구준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일이 이 지경이 되자, 니체르는 물러나지 않고 되려 협박했다.“염구준, 넌 약속을 지키지 않았어! 내가 손중석을 폭발시키는 게 두렵지 않아?”하지만 염구준은 심드렁하게 말했다.“그럴 능력이 있으면 어디 한번 폭발시켜 봐.”두 사람의 싸움에서 각자 능력으로 이길 뿐, 약속이란 존재하지 않았다.워낙 니체르의 수법이 더러워서 규칙을 지킨다면 저 멀리 따돌림을 당했을 것이다.“기폭장치를 눌러!”니체르는 전혀 사정을 봐주지 않고 독하게 명을 내렸다.그런데 부하의 입에서 찬물을 끼얹는 대답이 나왔다.“공작 대인, 버튼을 눌렀는데 리모컨이 반응하지 않습니다.”니체르는 마지막 발악을 하려고 했는데 이제 완전히 무너졌다.“뜻밖이지?”염구준이 비아냥거리며 물었다.“하하하.”니체르가 미친듯이 웃으면서 기운을 폭증시켰다.그는

  • 군신의 귀환   제2244화

    “고작 폐지 세 장을 갖고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어요!”“맞습니다. 완성되지 않은 연구 결과는 기껏해야 상상일 뿐 아무도 아닙니다!”“연구자는 누굽니까? 그 사람 나오라고 하세요!”순식간에 의혹의 목소리가 터지며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솔직히 말해서 연구 성과는 대단하지만 각자의 이익을 위해서 탄압해야 했다.한편, 손가을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입씨름만 해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게다가 니체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분명 뭔가 또 있을 거라 생각되었다.“나오세요. 저희 회사 천재 연구원입니다.”니체르가 손을 흔들자 한 그림자가 무대 위로 올라갔다.모두의 시선이 용하 대표팀에게 집중되었다.그 사람은 바로 안세환이었다.어제 참교육을 받고도 오늘 상대방 편에 선 것이다.“이 성과는 부족한 점이 있지만 저라면 3개월 내에 성과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안세환은 자신감 넘치게 말했다.그의 인성은 별로지만 신에너지 분야에서 보기 드문 인재였다.그 말에 손가을의 곁에 있던 일행은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닥쳐! 배신자야!”“당장 꺼져! 용하 얼굴에 먹칠하지 마!”“개자식! 용하에 돌아가면 너 죽을 줄 알아!”갑작스러운 배신에 일행은 무대로 올라가 죽도록 패고 싶은 충동을 일으켰다.하지만 안세환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유를 설명했다.“염구준을 탓하세요. 그 인간이 나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어요.”다들 어처구니가 없었다.기억하기로 두 사람은 몇 번이나 입씨름을 했지만 염구준은 때리지 않았다.더구나 안세환의 살길을 막지도 않았는데 본인이 자처해서 막다른 길로 간 것이었다.“지금 기회를 줄게요. 니체르를 떠나면 없던 일로 할게요. 아니면 다시는 용하에 발을 들여놓을 생각하지 마세요!”드디어 손가을이 입을 열었다.평소 성격이 좋다고 칭찬을 받던 그녀도 결국 참지 못했다.“위협하지 마세요. 그리고 나 용하에 돌아갈 생각 없어요.”안세환은 제안을 거절하고 말머리를 돌렸다.“하지만 손가을 씨 내 세컨드가 되어

  • 군신의 귀환   제2243화

    “휴, 일단 들어볼게. 내 앞길을 막았다고 해서 터무니없는 조건은 내세우지 마.”염구준이 한발 물러서자 니체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두 사람 내일 오후까지 여기 있는다면 내가 손중석의 머리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게. 어때?”이 조건은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아도 되니 크게 손해볼 것도 없었다.염구준은 이튿날에 있는 신에너지 토론회 때문이라는 것을 눈치챘다.보아하니 신에너지 토론회에서 또 다른 활약을 펼칠 수작이었다.니체르는 독촉하지 않고 조용히 대답을 기다렸다.“구준아, 날 상관하지 말고 저놈을 죽여. 과학 업계에서 암적인 존재는 남기면 안 돼!”조용한 분위기를 깨고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손중석이었다.그는 염구준 대신 선택했다.그런데 니체르는 듣는 척도 하지 않고 손에 땀을 쥐며 염구준의 대답을 기다렸다.지금도 그는 도박하고 있었다.한참 뒤, 염구준이 고개를 쳐들자 주변 사람들은 바짝 긴장했다.“알았어. 저기서 하룻밤만 지내고 내일 갈게.”염구준은 로비에 있는 소파를 가리키며 말했다.어렵게 손중석을 구했는데 죽게 내버려둘 수 없었다.“휴, 구준아, 정말 어리석어! 나 같은 것 때문에 위험을 감수할 필요 없어!”손중석은 안타까운 마음에 언성을 높였지만 상황을 되돌리지 못했다.염구준이 웃으면서 대답했다.“괜찮아요. 제이든이 매일 울면서 아빠 보고 싶어하는 꼴은 못 봐요.”그 말에 감동을 받은 손중석은 더는 말하지 않고 사색에 잠겼다.니체르는 이런 결과에 꽤 만족하며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최고 식재료로 귀한 손님을 대접하고 손 선생을 치료해 드려.”모든 지시를 마친 그는 이튿날 토론회를 위해 준비하러 갔다.그에 비해 염구준은 여유롭게 지냈다.음식이 올라오면 눈치도 보지 않고 먹기 바빴다.저녁 내내 뛰어다녔더니 진작에 배가 고팠다.하지만 손중석은 마음이 심란하여 물만 마시고 요리에 손도 대지 않았다.어느새 염구준은 손가을에게 전화하여 무사한지 확인했다.이튿날.세계가 주목하는 신에너지 토론회가 열리는 날이 다

  • 군신의 귀환   제2242화

    제이든은 그가 가장 아끼는 아들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구해줘서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평생 잊지 않을게요.”손중석은 연신 감사를 표했다.“별말씀을요. 촌수를 따지자면 제가 삼촌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말을 편하게 하세요.”염구준은 손사래를 쳤다.그는 손태석이 받은 은혜를 갚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다.게다가 지금까지 누굴 도와주면서 한번도 보답을 바란 적이 없었다.“그런 허례허식은 따지지 맙시다. 난 나이만 더 먹을 뿐이에요. 괜찮다면 편하게 형이라고 불러줘요.”손중석도 성격이 털털해서 윗사람처럼 콧대를 세우지 않았다.“준석 형, 일단 나가서 얘기하죠.”염구준은 검갑을 가슴에 메고 손중석을 업었다.이번 구출 작전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지만 한편으로 손가을이 걱정되었다.만약 니체르가 미쳐 날뛰며 인질로 잡았을까 봐 걱정이었다.“침입자를 막아!”그때 누군가가 CCTV를 통해 염구준을 발견하고 경보음을 울렸다.이어서 경호원들이 봇물이 터진 듯 쓸어 나와 두 사람의 앞길을 가로막았다.“구준아, 어떡해. 일행이 더 있어?”손중석은 당황해서 목소리까지 떨었다.“없어요. 혼자도 충분해요.”염구준은 몰래 기운을 오른쪽 다리에 모으고는 힘차게 바닥을 밟아 커다란 구멍을 냈다.여기 경호원들과 시간 낭비할 것도 없이 구멍으로 빠지면 그만이었다.“…”그 장면을 본 경호원들은 괴물을 본 것처럼 눈을 휘둥그레 떴다.“쫓아! 저놈이 도망치면 우리 다 죽어!”뒤에서 들리는 고함소리에 다들 정신을 차리고 구멍으로 뛰어내리기 시작했다.하지만 염구준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한편, 손중석도 깜짝 놀라서 감탄을 금지 못했다.“이제 보니 실력이 강한 무술인이었구나. 태석 형도 참 복이 많아.”“복이요? 저 때문에 장인어른 꽤 고생했어요.”염구준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예전의 일을 떠올렸다.모두 무사히 고비를 넘겨서 다행이었다.일 분도 안 되는 사이에 두 사람은 벌써 1층에 도착했다.하지만 더는 도망칠 수가 없었다.입구에서 니체르가 부하들을 이끌고 막

  • 군신의 귀환   제2241화

    “그만 짜증내고 재료를 갖고 가자. 니체르 공작께서 이번 연구를 엄청 중시한단 말이야.”두 사람의 대화를 들어보면 이곳은 연구 기지 같았다.다행히 제대로 찾아왔다.끼익!그때 문이 열리면서 희미한 불빛이 들어오자 염구준은 감쪽같이 숨어버렸다.전등이 켜졌을 때 주변 물건들이 눈에 들어왔다.적지 않은 폭발물들이 쌓여 있는 것을 보아 이곳은 창고 같았다.두 남자는 누가 침입했는지 심지어 천장에 구멍이 난 것도 모르고 진열대에서 물건을 챙기고 떠났다.그들이 나간 후, 염구준은 어느새 문으로 다가가 밖으로 빠져나갔다.이곳을 한바퀴 돌아본 결과 대부분 연구원과 경호원들이었다.연구원들은 억지로 여기 잡혀 왔는지 다들 툴툴거리면서 일했다.이런 환경에서 아무리 복지가 좋아도 살아나갈 수 있다면 다행이었다.그가 구석의 방을 지날 때 안에서 엄숙한 남자의 소리가 들려왔다.“빨리 나머지를 작성해. 아니면 네 아들을 죽여버릴 거야.”그러자 다른 남자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개새끼야, 먼저 제이든을 보여줘. 아니면 한 글자도 안 써!”촤아악!“빨리 써. 영상을 봤는데도 부족해? 설마 시체를 보고 싶어?”남자가 다그치더니 뺨을 때리며 소리를 질렀다.염구준은 밖에서 두 남자의 대화를 똑똑히 들었다.협박을 당하는 남자는 입안에 피가 가득 고이고 온몸은 상처투성이었다.그는 몸을 파르르 떨며 고민에 빠졌다.전에 직접 아들을 용하에 보내서 상대방이 겁을 준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영상 속 배경은 농장이 확실했다.퍽!그때 누가 심문실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드디어 당신을 찾았네요.”염구준은 환하게 웃으면서 심문을 받는 남자를 쳐다봤다.이 사람이 바로 손중석이다.제이든이 휴대폰 배경화면으로 가족 사진을 설정해서 알고 있었다.“넌 누구야? 왜 본 기억이 없지?”심문하던 남자가 인상을 찡그리며 물었다.그들은 이곳에서 외부와 왕래를 끊고 지낸 지 한 달이 되었다.그러니 공항에서 어떤 일들이 발생했는지 전혀 몰랐다.“살고 싶으면 빨리 꺼져!”염구준

  • 군신의 귀환   제2240화

    “저까지 나서겠다면요?”그 남자는 바로 호찬이었다.‘반보천인이 더 있었어?’니체르는 상대방의 기운을 느끼고 확신했다.“호찬 씨, 청해에 있지 않았어요? 어떻게 왔어요?”손가을은 익숙한 얼굴을 보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대표님이 위험할까 봐 용필 형과 상의하고 따라왔습니다. 멋대로 따라왔으니 달갑게 벌을 받겠습니다.”호찬은 앞으로 다가가 한쪽 무릎을 꿇고 공손히 말했다.예전에 그는 다른 사람이 키운 종이었다.그런데 염구준을 따른 후 그의 종이 되기로 자처했다.“호찬 씨, 일어나세요. 뭐 하는 거예요?”손가을은 바로 손을 뻗어 그를 부축했다.현장에 있던 무술인들은 그 장면을 보고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떳떳한 반보천인 고수가 손가을에게 무릎을 꿇다니, 그제야 그녀의 신분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심지어 손가을은 실력을 숨긴 고수라고 생각했다.다시 위험을 느낀 니체르는 어쩔 수 없이 전화로 도움을 요청해야 했다.“흑… 목, 어디에 있어요? 로얄 층에 와서 도와줘야겠어요.”그가 찾는 사람은 바로 흑풍 존주였다.상대방의 반보천인 2명과 붙어서 손가을을 붙잡으려는 수작이었다.염구준이 정말 손중석을 찾으러 갔다면 바로 손가을을 인질로 삼을 것이다.“난 지금 폐관 수련하는 중이에요. 이만 끊을게요.”흑풍은 적당한 핑계를 대고 휴대폰을 꺼버렸다.염구준이 있는 곳이라면 목숨이 10개라도 가고 싶지 않았다.“젠장!”열받은 니체르는 매너고 나발이고 할 것 없이 휴대폰을 바닥에 내팽개쳤다.자신을 돕겠다고 맹세를 하던 흑풍 존주는 중요한 순간에 도와주지도 않았다.“저 이만 가도 되죠?”손가을의 편에 반보천인 두 명이 있으니 이미 절대적인 주도권을 장악했다.“편한대로 하십시오.”니체르는 그녀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2대1 싸움에서 호찬의 기운은 그보다 조금 약하지만 승산이 없었다.“갑시다.”손가을은 인파를 가로질러 밖으로 나갔다.한 사람이 퇴장하니 적지 않은 사람들도 작별 인사를 하고 전쟁터를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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