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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작가: 잔영
26억짜리 포르쉐라니, 예전에 몰았던 포르쉐보다 10배는 더 나갔다. 그리고 현재 그 차주는 다름 아닌 그녀였다.

"정말... 저 사람이 돈을 냈단 말이야?"

데스크 쪽에 몰려있던 소위 '경험 많은' 직원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제야 때늦은 후회가 몰려왔다. 군복을 입은 남자에게 돈이 그렇게 많을 줄 알았더라면 당장 달려갔을 텐데. 보는 눈이 형편없었다. 그러니 신입이라고 무시하던 사람이 얼떨결에 주워갔지.

"게다가 따로 비밀번호를 입력할 필요도 없었다며?"

짙게 화장한 중년 여직원이 동료를 둘러보며 찝찝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대체 저 안에 얼마가 들어있길래? 예전에 용하은행에서 발행한 VIP 카드를 본 적 있는데, 비밀번호 없이 결제할 수 있는 한도는 개인 자산의 0.0001% 더라고. 방금 저분... 26억을 무비번으로 결제했잖아. 그럼 대체 총자산이 얼마인 거야?"

"......"

동료 직원들은 입을 꾹 다물었다.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얼마나 좋은 기회던가. 이런 사람들과 안면을 터놓으면 팔 수 있는 차가 배로 늘어났다. 놓친 상여금이 대체 얼마란 말인가! 눈앞의 기회를 보기 좋게 날린 그녀들이었다.

포르쉐 옆에 서 있던 손가을이 염구준을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구준 씨... 혹시 엄청난 비밀 같은 걸 숨기고 있는 거 아니야? 어마어마한 공을 세웠다거나, 그런 거 말이야. 그래서 이렇게 많은 정착금을 받은 거고?"

"그렇게 많은 액수는 아니야."

아이를 안아 든 염구준이 조수석에 앉으며 피식 웃었다.

"이젠 당신 차야. 그러니 운전해 봐야지 않겠어?"

잠시 머뭇거리던 손가을이 운전석에 앉았다. 행여 먼지가 묻을까 조심스러운 눈치였다. 부드러운 가죽 시트에 앉아 떨리는 손으로 질감 좋은 핸들을 만지작거렸다. 고급스러운 금속 버튼을 하나하나 눌러보며 정교한 오토매틱 기어를 쓰다듬었다.

맑고 투명한 눈동자가 기쁨으로 반짝거렸다. 어여쁜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차올랐다.

"고객님."

젊은 여직원도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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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신 같은 놈, 오스크국이 최고라고? 이 정도 실력은 도와줄 가치도 없어.”모든 걸 지켜보던 흑풍 존주는 화가 치밀어 올라 휴대폰을 내치고 말았다.그는 니체르의 손을 빌려 염구준에게 중상을 입히고 어부지리를 챙기려 했는데 결국은 실패했다.흑풍은 가까스로 진정하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다른 패는 쓸모가 있어야 할 텐데.”회의장과 못지 않게 밖에서 난리도 아니었다.“안세환! 네 주인이 죽었어. 이제 어떻게 날뛰는지 두고 보자!”용하 대표팀의 소수 팀원은 결국 참지 못하고 단번에 안세환의 멱살을 잡고 으르렁거렸다.그래도 안세환은 아랑곳하지 않았다.“이 손 놔. 승부는 아직 결정 나지 않았어. 니체르 공작이 나오면 당신들 후회해도 늦었어!”지금까지도 그는 환상을 품고 있었다.어떻게 보면 아직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것 같았다.니체르가 부른 반보천인 복면인은 주작과 호찬의 감시를 받으며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도망치지 않을게요. 방금은 오해였어요. 제가 염 선생님한테 직접 가서 설명할게요.”“얌전히 있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밝혀질 거야.”상대방의 말에도 주작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냉정하게 판단했다.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온 대표들은 손가을을 주시하며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만약 염구준이 중상을 입거나 죽는다면 그들은 가차없이 노트를 빼앗을 것이다.거대한 이익은 그들을 미치게 만들었다.“아주 시끌벅적하네요.”그때 염구준이 태연하게 걸어 나오며 한마디하자 현장이 조용해졌다.이것이 그만의 카리스마였다.“구준 씨, 다치지 않았어?”손가을은 염구준이 다치지 않았나 살피며 애타게 물었다.“상처 하나도 없어. 걱정하지 마.”염구준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그녀를 위로했다.니체르는 잔꾀가 많을 뿐, 염구준에 비하면 실력이 한참이나 뒤떨어졌다.“아니… 니… 니체르 공작은 어디 있어요?”그가 나오자 안세환이 당황했다.어렵게 뒷배를 찾았는데 니체르가 죽으면 그도 끝장이었다.“그런 인간이 이 세상에 살아남

  • 군신의 귀환   제2247화

    오랫동안 기싸움을 했으니 이제 결판을 내릴 때가 되었다.“목숨을 내놔!”살기가 제대로 오른 니체르는 정면 승부하기로 결정했다.하지만 그의 초식은 허점투성이었다.이미 심성을 잃고 마구잡이로 공격을 해대니 염구준의 상대가 아니었다.“컥!”맞붙자마자 니체르는 오른쪽 어깨에 부상을 입고 피를 줄줄 흘렸다.그 상태로 전력으로 싸울 가치가 없었다.“아아아악! 죽여버리겠다!”니체르는 미친듯이 포효하며 계속 공격했다.지금 그는 평소 실력도 발휘하지 못하고 공격할 때마다 되려 반격을 당했다.반면 염구준은 평범한 초식으로도 쉽게 상대할 수 있었다.그래도 습관적으로 검기를 축적했다.일 분 사이에 니체르는 상처투성이가 되어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겨우 그 정도야? 이제 끝내자.”염구준은 그를 물리치고 검끝을 앞으로 찔렀다.5분을 채울 줄 알았는데 왠지 니체르를 과대평가한 것 같았다.“하하하, 날 너무 우습게 봤어.”미친듯이 웃던 니체르가 기운을 폭증시키자 근육이 부풀어오르면서 옷이 찢어졌다.생명의 잠재력까지 끌어내 목숨을 걸고 싸울 작정이었다.“구자검법, 검일참공!”염구준은 방금 축적한 검기를 앞으로 휘둘렀다.쿵!검을 내리친 순간, 이미 기운이 소진된 니체르는 힘없이 바닥에 쓰러지고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필사적으로 싸워도 이 정도 실력밖에 안 되었다.검을 든 염구준은 여전히 공포스러워서 일반 반보천인이 당해낼 상대가 아니었다.“말해봐. 네가 나를 현상금에 올렸어?”염구준은 검을 등에 메고 싸늘하게 물었다.“콜록콜록, 나를… 너무 과대평가했어. 40억 자금이 있다면 이런 짓을 왜 하겠어?”곧 죽게 되자 니체르는 피하지 않고 가까스로 대답했다.“그럼 누구야? 너도 만능 전당포와 관련이 있어? 알고 있는 걸 다 말해.”기회를 잡은 염구준은 상대방이 죽기 전에 모든 질문을 던졌다.“휴.”니체르가 탄식하더니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리아성전에서 현상금을 내걸었어. 만능 전당포와도 관련이 있지만 구체적인 건 나도 몰라.”“그리

  • 군신의 귀환   제2246화

    니체르는 이 점을 노리고 계속 반박했다.“하하, 길거리에서 주운 걸 우기면 당신 것이 되나?”“이럴 줄 알고 미리 특허를 냈습니다.”손중석은 노트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더니 모든 사람에게 보여준 후 염구준에게 건넸다.“지금 연구 성과를 손씨 그룹에 맡기겠습니다.”각 나라 대표들은 빨간색 도장을 보고서야 진짜라는 것을 알았다.니체르는 원망스럽기 그지없었다.꿈에서도 원했던 물건이 눈 앞에서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갔는데 그것을 빼앗을 능력이 없었다.“또 뭐가 남았어? 전부 보여줘. 나중에 기회를 주지 않았단 말을 하지 마.”염구준은 손에 특허 문서를 들고 흔들었다.이제 니체르도 손에 든 패를 전부 사용했고 사태를 되돌릴 수도 없었다.그는 마지막 질문을 했다.“손중석의 머리에 심은 폭탄을 어떻게 제거했어?”곧 죽을 사람이니 염구준은 그의 궁금증을 만족시켜주었다.“제거하지 않았어. 신호를 차단할 수 있는 만큼 기운을 주입했을 뿐이야. 그 과정은 시간이 필요하지.”손중석은 일반 사람이라 체질이 약해서 대량의 기운을 감당할 수 없었다.그래서 천천히 반복적인 작업을 진행했다.“이제 보니, 내가 자업자득이군.”니체르는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는 것을 알아채고 갑자기 기운을 폭증시켰다.“염구준! 난 죽기를 기다리지 않아. 통쾌하게 끝내자! 다들 공격해!”니체르는 죽기 전에 발악이라도 해보려고 부하들에게 고함을 질렀다.그런데 부하들은 서로 눈치를 보면서 뒤로 물러서는 것이 아닌가.지금 상황에서 니체르 공작이 죽으면 그들은 다시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아도 되었다.“배은망덕한 놈들! 내가 너희들을 키웠는데 중요한 순간에 후퇴해? 다 죽여버릴 거야!”니체르가 부하들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염구준이 나타나자 부하들은 용기를 내어 반박했다.“공작 대인, 우리는 당신을 위해서 목숨을 걸고 싸웠는데 일 년 월급을 주지 않았어요.”“맞아요. 공을 세워도 상을 주지 않고 걸핏하면 죽였잖아요!”“이래도 죽고

  • 군신의 귀환   제2245화

    아슬아슬한 순간에 손가을은 상자에서 청궐검을 꺼내며 중얼거렸다.“구준 씨, 내 목숨은 내가 지킬게.”아무리 실전 경험이 부족해도 정진왕자에 도달한 고수였다.게다가 온몸에 호화로운 장비로 무장하여 전신경과 붙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손가을은 한번도 사람을 죽여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회의장은 이미 난장판이 되었다.각 나라 대표들은 일이 이 정도로 커질 줄은 생각도 못했다.그들은 고수들을 데리고 오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멀리서 관전하기로 했다.윙!니체르의 부하가 손가을을 포위하려 할 때 검 하나가 날아와 그들을 물리쳤다.그리고 따뜻하고 두터운 손이 그녀의 손을 감쌌다.“거둬. 싸우는 건 내가 할게.”“알았어.”손가을은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청궐검을 거두었다.방금 검의 위력을 감지한 니체르의 부하들은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다.“뭐야? 염구준이 왔어!”“니체르! 날 죽일 셈이야?”염구준을 단번에 알아본 복면인은 속으로 놀라고 화가 났다.이 싸움에서 피하려고 뒤로 물러났는데 주작에게 잡히고 말았다.니체르가 상대하라던 반보천인 고수가 염구준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일이 이 지경이 되자, 니체르는 물러나지 않고 되려 협박했다.“염구준, 넌 약속을 지키지 않았어! 내가 손중석을 폭발시키는 게 두렵지 않아?”하지만 염구준은 심드렁하게 말했다.“그럴 능력이 있으면 어디 한번 폭발시켜 봐.”두 사람의 싸움에서 각자 능력으로 이길 뿐, 약속이란 존재하지 않았다.워낙 니체르의 수법이 더러워서 규칙을 지킨다면 저 멀리 따돌림을 당했을 것이다.“기폭장치를 눌러!”니체르는 전혀 사정을 봐주지 않고 독하게 명을 내렸다.그런데 부하의 입에서 찬물을 끼얹는 대답이 나왔다.“공작 대인, 버튼을 눌렀는데 리모컨이 반응하지 않습니다.”니체르는 마지막 발악을 하려고 했는데 이제 완전히 무너졌다.“뜻밖이지?”염구준이 비아냥거리며 물었다.“하하하.”니체르가 미친듯이 웃으면서 기운을 폭증시켰다.그는

  • 군신의 귀환   제2244화

    “고작 폐지 세 장을 갖고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어요!”“맞습니다. 완성되지 않은 연구 결과는 기껏해야 상상일 뿐 아무도 아닙니다!”“연구자는 누굽니까? 그 사람 나오라고 하세요!”순식간에 의혹의 목소리가 터지며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솔직히 말해서 연구 성과는 대단하지만 각자의 이익을 위해서 탄압해야 했다.한편, 손가을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입씨름만 해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게다가 니체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분명 뭔가 또 있을 거라 생각되었다.“나오세요. 저희 회사 천재 연구원입니다.”니체르가 손을 흔들자 한 그림자가 무대 위로 올라갔다.모두의 시선이 용하 대표팀에게 집중되었다.그 사람은 바로 안세환이었다.어제 참교육을 받고도 오늘 상대방 편에 선 것이다.“이 성과는 부족한 점이 있지만 저라면 3개월 내에 성과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안세환은 자신감 넘치게 말했다.그의 인성은 별로지만 신에너지 분야에서 보기 드문 인재였다.그 말에 손가을의 곁에 있던 일행은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닥쳐! 배신자야!”“당장 꺼져! 용하 얼굴에 먹칠하지 마!”“개자식! 용하에 돌아가면 너 죽을 줄 알아!”갑작스러운 배신에 일행은 무대로 올라가 죽도록 패고 싶은 충동을 일으켰다.하지만 안세환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유를 설명했다.“염구준을 탓하세요. 그 인간이 나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어요.”다들 어처구니가 없었다.기억하기로 두 사람은 몇 번이나 입씨름을 했지만 염구준은 때리지 않았다.더구나 안세환의 살길을 막지도 않았는데 본인이 자처해서 막다른 길로 간 것이었다.“지금 기회를 줄게요. 니체르를 떠나면 없던 일로 할게요. 아니면 다시는 용하에 발을 들여놓을 생각하지 마세요!”드디어 손가을이 입을 열었다.평소 성격이 좋다고 칭찬을 받던 그녀도 결국 참지 못했다.“위협하지 마세요. 그리고 나 용하에 돌아갈 생각 없어요.”안세환은 제안을 거절하고 말머리를 돌렸다.“하지만 손가을 씨 내 세컨드가 되어

  • 군신의 귀환   제2243화

    “휴, 일단 들어볼게. 내 앞길을 막았다고 해서 터무니없는 조건은 내세우지 마.”염구준이 한발 물러서자 니체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두 사람 내일 오후까지 여기 있는다면 내가 손중석의 머리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게. 어때?”이 조건은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아도 되니 크게 손해볼 것도 없었다.염구준은 이튿날에 있는 신에너지 토론회 때문이라는 것을 눈치챘다.보아하니 신에너지 토론회에서 또 다른 활약을 펼칠 수작이었다.니체르는 독촉하지 않고 조용히 대답을 기다렸다.“구준아, 날 상관하지 말고 저놈을 죽여. 과학 업계에서 암적인 존재는 남기면 안 돼!”조용한 분위기를 깨고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손중석이었다.그는 염구준 대신 선택했다.그런데 니체르는 듣는 척도 하지 않고 손에 땀을 쥐며 염구준의 대답을 기다렸다.지금도 그는 도박하고 있었다.한참 뒤, 염구준이 고개를 쳐들자 주변 사람들은 바짝 긴장했다.“알았어. 저기서 하룻밤만 지내고 내일 갈게.”염구준은 로비에 있는 소파를 가리키며 말했다.어렵게 손중석을 구했는데 죽게 내버려둘 수 없었다.“휴, 구준아, 정말 어리석어! 나 같은 것 때문에 위험을 감수할 필요 없어!”손중석은 안타까운 마음에 언성을 높였지만 상황을 되돌리지 못했다.염구준이 웃으면서 대답했다.“괜찮아요. 제이든이 매일 울면서 아빠 보고 싶어하는 꼴은 못 봐요.”그 말에 감동을 받은 손중석은 더는 말하지 않고 사색에 잠겼다.니체르는 이런 결과에 꽤 만족하며 부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최고 식재료로 귀한 손님을 대접하고 손 선생을 치료해 드려.”모든 지시를 마친 그는 이튿날 토론회를 위해 준비하러 갔다.그에 비해 염구준은 여유롭게 지냈다.음식이 올라오면 눈치도 보지 않고 먹기 바빴다.저녁 내내 뛰어다녔더니 진작에 배가 고팠다.하지만 손중석은 마음이 심란하여 물만 마시고 요리에 손도 대지 않았다.어느새 염구준은 손가을에게 전화하여 무사한지 확인했다.이튿날.세계가 주목하는 신에너지 토론회가 열리는 날이 다

  • 군신의 귀환   제2242화

    제이든은 그가 가장 아끼는 아들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구해줘서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평생 잊지 않을게요.”손중석은 연신 감사를 표했다.“별말씀을요. 촌수를 따지자면 제가 삼촌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말을 편하게 하세요.”염구준은 손사래를 쳤다.그는 손태석이 받은 은혜를 갚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다.게다가 지금까지 누굴 도와주면서 한번도 보답을 바란 적이 없었다.“그런 허례허식은 따지지 맙시다. 난 나이만 더 먹을 뿐이에요. 괜찮다면 편하게 형이라고 불러줘요.”손중석도 성격이 털털해서 윗사람처럼 콧대를 세우지 않았다.“준석 형, 일단 나가서 얘기하죠.”염구준은 검갑을 가슴에 메고 손중석을 업었다.이번 구출 작전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지만 한편으로 손가을이 걱정되었다.만약 니체르가 미쳐 날뛰며 인질로 잡았을까 봐 걱정이었다.“침입자를 막아!”그때 누군가가 CCTV를 통해 염구준을 발견하고 경보음을 울렸다.이어서 경호원들이 봇물이 터진 듯 쓸어 나와 두 사람의 앞길을 가로막았다.“구준아, 어떡해. 일행이 더 있어?”손중석은 당황해서 목소리까지 떨었다.“없어요. 혼자도 충분해요.”염구준은 몰래 기운을 오른쪽 다리에 모으고는 힘차게 바닥을 밟아 커다란 구멍을 냈다.여기 경호원들과 시간 낭비할 것도 없이 구멍으로 빠지면 그만이었다.“…”그 장면을 본 경호원들은 괴물을 본 것처럼 눈을 휘둥그레 떴다.“쫓아! 저놈이 도망치면 우리 다 죽어!”뒤에서 들리는 고함소리에 다들 정신을 차리고 구멍으로 뛰어내리기 시작했다.하지만 염구준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한편, 손중석도 깜짝 놀라서 감탄을 금지 못했다.“이제 보니 실력이 강한 무술인이었구나. 태석 형도 참 복이 많아.”“복이요? 저 때문에 장인어른 꽤 고생했어요.”염구준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예전의 일을 떠올렸다.모두 무사히 고비를 넘겨서 다행이었다.일 분도 안 되는 사이에 두 사람은 벌써 1층에 도착했다.하지만 더는 도망칠 수가 없었다.입구에서 니체르가 부하들을 이끌고 막

  • 군신의 귀환   제2241화

    “그만 짜증내고 재료를 갖고 가자. 니체르 공작께서 이번 연구를 엄청 중시한단 말이야.”두 사람의 대화를 들어보면 이곳은 연구 기지 같았다.다행히 제대로 찾아왔다.끼익!그때 문이 열리면서 희미한 불빛이 들어오자 염구준은 감쪽같이 숨어버렸다.전등이 켜졌을 때 주변 물건들이 눈에 들어왔다.적지 않은 폭발물들이 쌓여 있는 것을 보아 이곳은 창고 같았다.두 남자는 누가 침입했는지 심지어 천장에 구멍이 난 것도 모르고 진열대에서 물건을 챙기고 떠났다.그들이 나간 후, 염구준은 어느새 문으로 다가가 밖으로 빠져나갔다.이곳을 한바퀴 돌아본 결과 대부분 연구원과 경호원들이었다.연구원들은 억지로 여기 잡혀 왔는지 다들 툴툴거리면서 일했다.이런 환경에서 아무리 복지가 좋아도 살아나갈 수 있다면 다행이었다.그가 구석의 방을 지날 때 안에서 엄숙한 남자의 소리가 들려왔다.“빨리 나머지를 작성해. 아니면 네 아들을 죽여버릴 거야.”그러자 다른 남자가 이를 악물고 말했다.“개새끼야, 먼저 제이든을 보여줘. 아니면 한 글자도 안 써!”촤아악!“빨리 써. 영상을 봤는데도 부족해? 설마 시체를 보고 싶어?”남자가 다그치더니 뺨을 때리며 소리를 질렀다.염구준은 밖에서 두 남자의 대화를 똑똑히 들었다.협박을 당하는 남자는 입안에 피가 가득 고이고 온몸은 상처투성이었다.그는 몸을 파르르 떨며 고민에 빠졌다.전에 직접 아들을 용하에 보내서 상대방이 겁을 준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영상 속 배경은 농장이 확실했다.퍽!그때 누가 심문실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드디어 당신을 찾았네요.”염구준은 환하게 웃으면서 심문을 받는 남자를 쳐다봤다.이 사람이 바로 손중석이다.제이든이 휴대폰 배경화면으로 가족 사진을 설정해서 알고 있었다.“넌 누구야? 왜 본 기억이 없지?”심문하던 남자가 인상을 찡그리며 물었다.그들은 이곳에서 외부와 왕래를 끊고 지낸 지 한 달이 되었다.그러니 공항에서 어떤 일들이 발생했는지 전혀 몰랐다.“살고 싶으면 빨리 꺼져!”염구준

  • 군신의 귀환   제2240화

    “저까지 나서겠다면요?”그 남자는 바로 호찬이었다.‘반보천인이 더 있었어?’니체르는 상대방의 기운을 느끼고 확신했다.“호찬 씨, 청해에 있지 않았어요? 어떻게 왔어요?”손가을은 익숙한 얼굴을 보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대표님이 위험할까 봐 용필 형과 상의하고 따라왔습니다. 멋대로 따라왔으니 달갑게 벌을 받겠습니다.”호찬은 앞으로 다가가 한쪽 무릎을 꿇고 공손히 말했다.예전에 그는 다른 사람이 키운 종이었다.그런데 염구준을 따른 후 그의 종이 되기로 자처했다.“호찬 씨, 일어나세요. 뭐 하는 거예요?”손가을은 바로 손을 뻗어 그를 부축했다.현장에 있던 무술인들은 그 장면을 보고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떳떳한 반보천인 고수가 손가을에게 무릎을 꿇다니, 그제야 그녀의 신분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심지어 손가을은 실력을 숨긴 고수라고 생각했다.다시 위험을 느낀 니체르는 어쩔 수 없이 전화로 도움을 요청해야 했다.“흑… 목, 어디에 있어요? 로얄 층에 와서 도와줘야겠어요.”그가 찾는 사람은 바로 흑풍 존주였다.상대방의 반보천인 2명과 붙어서 손가을을 붙잡으려는 수작이었다.염구준이 정말 손중석을 찾으러 갔다면 바로 손가을을 인질로 삼을 것이다.“난 지금 폐관 수련하는 중이에요. 이만 끊을게요.”흑풍은 적당한 핑계를 대고 휴대폰을 꺼버렸다.염구준이 있는 곳이라면 목숨이 10개라도 가고 싶지 않았다.“젠장!”열받은 니체르는 매너고 나발이고 할 것 없이 휴대폰을 바닥에 내팽개쳤다.자신을 돕겠다고 맹세를 하던 흑풍 존주는 중요한 순간에 도와주지도 않았다.“저 이만 가도 되죠?”손가을의 편에 반보천인 두 명이 있으니 이미 절대적인 주도권을 장악했다.“편한대로 하십시오.”니체르는 그녀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2대1 싸움에서 호찬의 기운은 그보다 조금 약하지만 승산이 없었다.“갑시다.”손가을은 인파를 가로질러 밖으로 나갔다.한 사람이 퇴장하니 적지 않은 사람들도 작별 인사를 하고 전쟁터를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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