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395화

Author: 잔영
바라해 자사, 옥상 비행기 착륙장.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중년 남자가 직원들을 이끌고 착륙장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남자의 이름은 제임스, 바라해 현지인이고 자사 총책임자였다.

멀리서 전투기 굉음이 울리면서 그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전투기를 탄 사람은 바로 염구준이었다.

그는 전투기를 조종하여 착륙장 위에 도착한 후 수직으로 착륙했다.

“염 선생님, 어서 오세요. 먼 길 오시느라 고생했어요.”

염구준이 문을 열고 내리자 다들 이구동성으로 맞이했다.

상황을 보니 손가을이 미리 연락하여 전력으로 협조하라고 부탁한 것 같았다.

“바쁘신 와중에 감사합니다.”

염구준은 인사치레로 한마디하고 제임스를 바라봤다.

“다들 볼일 보시고 제임스 부대표님은 나랑 얘기하시죠.”

솔직히 그는 이러한 환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시죠.”

제임스는 직원들에게 업무를 맡기고는 빠른 걸음으로 염구준의 뒤를 따랐다.

본부에서 손 대표님의 남편이 왔으니 조심스럽게 모셔야 했다.

인적이 드문 외진 곳에 이르자 염구준이 용건을 말하기 시작했다.

“부대표님은 어려서부터 바라해에서 살았죠. 혹시 황계웅이라는 사람에 대해 알고 있습니까?”

오기 전에 이미 수집한 자료를 보았는데 황계웅이 떠돌이 7인조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알고 조금 의아했었다.

흑풍과 편을 먹을 때부터 한통속이라는 것을 진작에 알았어야 했었다.

“바라해를 다 안다고 말할 수 없지만 대부분 세력은 알고 있어요. 그런 사람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제임스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상하리만큼 확신했다.

정말 바라해에 그런 사람이 없는 것처럼 말이다.

염구준이 침울한 표정을 짓더니 스스로에게 물었다.

‘내 판단이 틀렸나?’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일 뿐이었다.

이곳에 온 이상 한 사람의 말만 듣지 않고 확실하게 조사할 것이다.

“알았어요. 그럼 숙소로 안내해주세요.”

염구준은 더는 물어보지 않고 투숙할 곳을 요구했다.

안전하게 착륙했으니 아내에게 안부도 전해야 했다.

“이미 준비해 두었습니다. 가시죠.”

제임스는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옆으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군신의 귀환   제2396화

    스슥!황계웅은 그제야 만족스러웠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골드 카드를 건넸다.“카드에 150조 있어. 만능 전당포에 가져가서 사냥꾼을 고용해. 이번에 반드시 염구준을 죽여야 한다.”“네.”우호법은 토를 달지 않고 명령에 따랐다.거액의 돈을 내놓은 것을 보니 단단히 각오한 것 같았다.고즈넉한 대청에서 황계웅은 깜깜한 하늘을 쳐다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만능 전당포의 사냥꾼으로 염구준을 상대하긴 어림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런데도 그들을 고용하는 것은 염구준의 체력이라도 소모하기 위해서였다.한편, 해변 별장.염구준은 환영파티에 참석했다가 중도에 핑계를 대고 자리를 떴다.여기에 아는 사람도 없거니와 이런 장소를 특히 싫어했다.짧은 시간이었지만 파티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염구준이 직원들에게 황계웅에 대해 물어볼 때마다 제임스가 귀신처럼 나타나 대화를 끊어버리는 것이었다.‘제임스, 분명 뭔가 있어.’본래 계획은 황계웅의 거처를 묻고 바로 주둔지에 쳐들어가 한바탕 해결하고 돌아가려고 생각했었다.그런데 도착하고 보니 실제 상황은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았다.왠지 바라해 자사 직원들마저 전부 수상했다.“난 최선을 다했어. 그러니까 실망시키지 마.”염구준은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휴식을 취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몸에서 안개 같은 기운이 흘러 나갔다.밤이 깊어지자 어둠이 별장에 드리우고 시끄럽던 바라해 주변도 조용해졌다.스스슥!어둠 속에서 한 무리가 이 시간을 기다렸다는 듯, 염구준이 투숙하는 별장으로 빠르게 움직였다.“제임스, 확실히 처리했어?”대장이 다시 확인했다.“걱정 마세요. 염구준의 술잔에 약을 타서 지금쯤 죽은 듯이 자고 있을 겁니다.”제임스는 복면으로 얼굴을 가려도 희열에 찬 웃음을 가리지 못했다.이번 작전에 아주 만족했다.그들은 별장 앞까지 도착하더니 망설이지 않고 바로 쳐들어갔다.“어디 있어?”그런데 별장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대장은 이쪽으로 오기 전에도 잔뜩 긴장했는데 상대

  • 군신의 귀환   제2397화

    “다들 볼일 끝났어?”바로 그때 2층 거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그 바람에 화기애애하던 분위기가 찬물을 끼얹은 듯 썰렁해졌다.‘염구준이 살아 있었어.’제임스는 익숙한 목소리에 식은땀이 흘렀다.검정 옷을 입은 사냥꾼들도 무기를 들고 경계하면서 거실 쪽을 바라보았다.이제 보니 빈방에 대고 한바탕 쇼를 한 것이었다.게다가 등골이 오싹해나는 것은 2층에 올라오면서 거실에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염구준이 일어서서 일행을 쓱 훑어보더니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이번에 자신을 미끼로 삼아 황계웅을 유인하려 했는데 고작 애송들이 온 것이다.황계웅까지 함께 해치울 수 있다면 가장 완벽했을 텐데 말이다.제임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 포효했다.“이럴 리가 없어. 파티에서 당신 분명 술을 마셨잖아!”“고래술 맞지? 정말 보기 드문 마취제인데 안타깝게도 술에 타면 약효가 줄어들지.”염구준은 제임스의 수작을 알아채고 마셨는데도 결국은 그가 기다리는 사람은 오지 않았다.“…”자신이 당한 것을 알아챈 제임스는 침울해서 더는 말하지 않았다.사냥꾼들은 멀쩡한 염구준을 보고 저도 모르게 벌벌 떨었다.이제부터 그들이 상대할 사람은 반보천인 무술인이었다.“다들 도망쳐!”대장은 바로 결단을 내리고 제일 먼저 아래층으로 도망쳤다.아무리 무성 절정에 도달했어도 싸울 용기가 나지 않았다.“도망쳐!”일행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사방으로 도망치기 바빴다.하지만 반보천인의 손아귀에 들어온 이상 도망치는 것은 무리였다.쿵!염구준이 무시무시한 기운을 폭발시켜 절반을 죽이고는 한 놈도 놓치지 않고 뒤를 쫓았다.그의 목숨을 노리고 온 놈들은 절대 살려서 돌려보내지 않을 것이다.“헉헉!”어두운 골목까지 도망친 대장은 벽을 짚고 숨을 헐떡였다.그러다 염구준이 쫓아오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안심했다.“아무리 발악해도 소용없어.”바로 그때, 갑자기 앞에서 염구준의 목소리가 들렸다.“아아악!”깜짝 놀란 대장은 지레 겁을 먹고 엉덩방아를

  • 군신의 귀환   제2398화

    오늘따라 바라해의 밤은 평화롭지 못했다.수많은 용병, 킬러, 사냥꾼들이 소식을 받고 비휴산장으로 향했다.염구준은 강하지만 황계웅이 제시한 가격이 너무 높아 유혹을 떨칠 수가 없었다.“당장 나와!”별장에서 떠난 염구준은 수십 킬로미터를 달리다 주변에서 수상한 인기척을 느끼고 소리를 질렀다.최대한 숨소리를 죽인다고 해도 살기는 감추지 못했다.스스슥!순식간에 수많은 그림자가 벌떼처럼 몰려들었다.그들 실력은 각자 다르고 눈에는 오로지 탐욕만이 이글거렸다.윙!염구준은 체내의 기운을 발사하며 구자검을 뽑아 들었다.보이지 않는 위압감과 살기가 사람의 마음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죽여라! 우리는 머릿수가 많아서 이길 수 있어!”그들은 고함을 지르며 염구준에게 돌진했다.이 순간도 두렵지만 머릿속에 돈을 떠올리며 그 마음을 달랬다.눈앞의 사람만 죽이면 아래로 10대 후손까지 먹고 살 수 있는 금액인데 마다할 사람이 없었다.“파멸!”염구준은 주변에 몰려드는 애송이들을 보면서 기운을 급상승시켰다.생사를 건 싸움은 피할 수 없으니 전력으로 상대할 생각이었다.촤아악!그는 청봉검을 들고 무리를 향해 돌진하는 동시에 검기를 사방으로 뿌려 적들을 제압했다.아무리 머릿수가 많아도 전신 경지에도 도달하지 못한 실력으로 염구준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싸움이 시작되자마자 염구준은 우세를 차지하고 곳곳에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도망쳐! 저놈은 악마야! 절대 이길 수 없어!”“독한 놈! 대체 얼마나 강하면 아무도 검을 막을 수 없는 거야!”“아! 날 죽이지 마! 나 집에 여든 살 되는…”10분 만에 백 명이 넘는 무리는 죽을 사람은 죽고 남은 사람은 겁을 먹고 사방으로 뿔뿔이 도망쳤다.아무리 돈이 좋아도 먼저 살아야 부위영화도 누릴 수 있는 법이었다.솔직히 말해서 그들도 속임수에 넘어갔다.황계웅이 터트린 소식에 의하면 전신 경지 고수를 죽이면 상금 20조를 준다고 하기에, 생각보다 상금이 후해서 이곳에 매복한 것이었다.“휴, 뇌가 없으니까 평생

  • 군신의 귀환   제2399화

    쾅쾅!혼자 달리던 자동차는 백 미터도 못 가서 절벽으로 추락해버렸다.그 사이에 염구준은 희미한 전조등으로 앞길이 끊긴 것을 확인했다.그를 상대하기 위해 미친놈들은 다른 사람의 생사도 고려하지 않은 것이었다.이 시각, 산비탈에서 굉장한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주변에 있던 장대 같은 푸른 죽순이 쓰러지고 수많은 통나무와 바위들이 도로로 쏟아져 내리며 염구준을 덮치려 들었다.촤아악! 촥촥!염구준은 바로 검을 휘둘러 거대한 용이 포효하듯이 나무와 돌을 산산조각 내버렸다.무기조차 그를 죽일 수 없는데 원시적인 방법으로는 어림도 없었다.일단 검법이 펼쳤다 하면 나무와 돌은 근처에도 오지 못했다.산에서 더 이상 아무것도 내려오지 않을 때, 염구준은 검을 지고 주변을 살폈다.이렇게 많은 수량의 돌로 한 사람은 물론 한 마을을 묻어도 충분했다.“죽여라!”바로 그때, 염구준이 숨을 돌릴 새도 없이 대나무 숲에서 한 무리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잠복해 있던 사냥꾼들이 봇물 터지듯 살기를 뿜으며 몰려오기 시작했다.워낙 주변이 깜깜해서 본인들이 판 함정이 얼마나 효과를 봤는지도 모른 채 전력으로 돌진했다.“미쳐버리겠네.”염구준은 그들의 숨소리로 실력을 감지하다가 또 실망했다.가장 실력이 강한 무술인은 고작 단진 무성으로 여전히 그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실력이 강한 무술인이 그를 견제하지 않으니 눈앞의 오합지졸과 싸울 의욕도 나지 않았다.윙!청봉은 어둠속에서 섬뜩한 빛을 반짝이며 수많은 사람들을 베고 쓰러트렸다.염구준의 실력이 막강하다는 것은 역시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도망쳐!”그제야 사냥꾼들은 등골이 오싹해나는 공포를 느끼고 도망치는 것을 선택했다.이번 습격 작전에서 제대로 된 공격도 못하고 패배하고 말았다.시끄러운 도로가 드디어 조용해졌다.차를 잃은 염구준은 어쩔 수 없이 걸어서 비휴산장까지 가야 했다.이제 절반 밖에 가지 않았는데 벌써 두 차례 습격을 받았다니, 황계웅도 어느 정도 미친 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번 작전은

  • 군신의 귀환   제2400화

    “닥치고들 있어!”아타는 염구준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어서 정면충돌은 피하고 싶었다.정말 싸운다면 죽는 것은 한순간일 것이다.그가 한숨을 내쉬며 흐리멍덩한 눈으로 염구준을 쳐다보았다.“염 선생, 우리는 적이 되고 싶지 않아요. 다만 황계웅이 지금까지 바라해에서 살면서 우리 10대 가문과 어느 정도 친분을 쌓았는데, 조금 봐줄 수 없습니까?”말 속에 좋게 해결하려는 의도가 가득했지만 염구준은 단호한 눈빛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황계웅이 상업계를 어지럽힐 때 당신들은 왜 설득하지 않았어요? 방금 황계웅이 여러 번이나 사냥꾼을 파견하여 나를 죽이려고 할 때도 설득했어요? 오히려 나를 설득하다니,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까?”쿵!염구준은 발을 쿵쿵 구르며 기운을 사방으로 퍼트리자 다들 충격에 이기지 못하고 휘청거렸다.겨우 진을 친 반보천인도 안색이 굳어지더니 공격하기 보다 방어하기에 바빴다.이제 막 반보천인 경지에 도달한 두 사람은 염구준에게서 위기감을 느꼈다.10대 가문에서 공격해도 승산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돌진! 여기는 바라해야!”한 가문의 가주가 비수 두 자루를 들고 맹렬한 공격을 펼쳤다.그는 염구준과 10대 가문 사이에 이간질을 하는 것이 분명했다.바보라도 황계웅의 사람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안 돼!”푸억!아타가 제지하려고 했지만 염구준의 검이 빠르게 한 사람의 목을 베었다.전신경의 무술인이 단칼에 죽었다.나머지 가주들은 바닥에 널브러진 시체를 보고 속으로 분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나를 막는 자는 죽인다!”염구준은 그들이 어떤 신분이든 검을 휘두르며 비휴산장으로 걸어갔다.오늘 하느님이 와도 황계웅을 지키지 못할 것이다.“죽고 싶지 않으면 비켜!”설득에 실패한 아타는 씁쓸한 심정으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그들은 사업계의 거물이라 황계웅 때문에 염구준과 죽기 살기로 덤비지 않을 것이다.그제야 다들 정신을 차리고 괜히 검에 찔려 죽을까 봐 양쪽으로 물러섰다.반보천인 두 명은

  • 군신의 귀환   제2401화

    슉슉!홀 안에 있던 사람들은 소리를 듣자마자 일제히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들은 모두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염구준을 노려보며 언제든지 싸우기 위해 기운을 내뿜으며 무기를 꺼냈다.“머리를 잘 굴렸네. 실력자들이 전부 여기 있었군.”염구준은 앞에 선 사람들의 기운을 감지하곤, 진지한 표정으로 연한 금빛의 기운을 몸 밖으로 끌어냈다. 여기 있는 사람들 중 가장 약한 자조차 전신의 경지라 싸움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다간 큰 일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돈의 힘은 너무나도 강해서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결국 유혹에 못 이겨 위험에 빠지게 만들었다.바로 이때, 황계웅이 한 발 앞으로 나서서 억지로 웃으며 자신은 싸울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장사판에서 맞붙으면서 우리 모두 지기도 하고 이기기도 했잖아.”“여기서 물러서면 앞으로는 간섭하지 않고 살게. 어때?”방금 전까진 팔 하나 내놓아서라도 싸우겠단 각오를 다졌던 황계웅이지만, 막상 적이 눈앞에 있으니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싸우기를 원하지 않았다.“그래, 그럼 흑풍을 넘겨.”염구준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이번에 두 명의 골칫거리를 한꺼번에 제거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도 없었다.“그건...”“지난번 용하국에서의 계획이 실패한 뒤로, 흑풍은 이쪽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나랑도 연락이 끊겼어.”황계웅은 염구준이 정말 이대로 물러나길 바라며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 사실대로 털어놓았다.그 뿐만 아니라 이곳에 있는 사람들 전부 이기적이라 만약 흑풍을 넘기는 걸로 일이 해결된다면,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내주었을 테지만 지금은 정말로 흑풍이 어디있는지 몰랐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 “그 자식이 없다면 널 먼저 죽여야겠네.”염구준은 검을 휘두르며 황계웅을 향해 겨눴다.“이 자식! 날 가지고 논 거냐!”황계웅은 사태를 파악하고 나서 버럭 소리질렀다. 너무 화가 난 나머지 흰 수염마저 계속 떨렸다.‘내가 흑풍을 넘겼어도 염구준은 날 놔주지 않았겠군.’그는 생각했다. “흥, 이미 결말은 정해져

  • 군신의 귀환   제2402화

    애초에 황계웅이 이들을 앞세운 건 염구준의 체력을 소모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들이 죽으면 금을 나눌 필요도 없으니 어떻게 보나 그에게는 이득이었다. 진정한 싸움은 반보천인이 나서야만 했다.“약속 안 지키려고 하는 거냐, 이 비열한 자식아!”“황계웅, 우리는 널 도우려고 온 거잖아. 어떻게 우리를 팔 수가 있어?”“너네 집안 전부 곱게 죽지는 못 할 거야! 귀신이 돼도 널 따라다닐 거라고!”사람들은 분노에 차올라 욕설을 내뱉었지만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우웅.그 순간, 염구준이 갑자기 검을 거두더니, 다시 두 손으로 검을 꽉 잡았다.검기가 검의 주위에 모이며 소용돌이 쳤는데, 강한 검식을 보여주려는 것 같았다.‘도망쳐야 해!’자신들이 이미 버려진 패라는 걸 깨달은 남은 사람들은 더 이상 버티지 않고 서둘러 대문 쪽으로 달려갔지만 염구준의 목표는 그들이 아니었기에 굳이 쫓아가지 않았다.“합심해서 방어해! 저 검식 무척 강하니까.”황계웅은 당황하면서 재빨리 금속으로 된 거대한 뱀 문양의 채찍을 꺼내어 앞을 막았다.우호법, 그리고 두 명의 반보천인도 무기를 꺼내며 염구준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했다.우우웅!염구준의 기세가 더 강해질수록, 땅이 미세하게 떨렸다.압도적인 기운이 몰려와 모두의 숨을 막히게 만들었다.“구자검법 일식, 검일참공!”염구준이 갑자기 눈을 뜨며 오른손으로 검을 쥐고, 왼손으로는 검의 손잡이를 밀며 검술을 펼쳤다.폭풍 같은 검기가 그를 감싸며 휘몰아쳤다.“주저 말고 전력을 다해! 아니면 죽을 거야!”황계웅은 잔뜩 겁에 질린 채로 외쳤다. 이번에 염구준이 얼마나 강한지 직접 느껴보고서야 그는 매번 염구준의 손에서 도망친 흑풍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 슈우우!황계웅은 망설임 없이 검을 향해 채찍을 휘둘렀다.쾅!찰나의 순간, 채찍 끝과 검 끝이 충돌했고, 잠시 막상막하를 겨루다가 결국 채찍이 산산조각 나버렸다. 겨우 일격이었지만, 양측의 실력이 같은 레벨에 아니란 걸 알 수 있었다. “멍하니

  • 군신의 귀환   제2403화

    두 사람의 표정이 즉시 심각해지며 동시에 입을 열었다. “물러서!”그들은 더 이상 버티지 않고 땅을 박찬 뒤 각각 옆으로 날아갔다. 펑!지탱해주는 이가 없어진 방패는 한쪽으로 날아가며 우묵하게 찌그러졌다. 탄성이 매우 강한 방패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죽어라, 염구준!”황계웅이 필살기를 쓸 준비를 마치자 곧 그의 손에 검은색 원통형 물체가 나타났다. 슉슉! 발동되는 순간 수없이 많은 침이 쏟아져 나왔고, 침마다 응축된 기운이 서려있었다. 이 암기는 매우 독특하며 보기 드문 보물이었다. ‘관통력이 너무 강한데?’염구준은 첫 번째 침이 앞쪽의 검기를 가뿐히 관통하고 자신을 지나치는 것을 보며 약간 경악했다. 전력으로 공격 중일 때는 방어력이 약해지기 마련이었다.탕탕! 염구준은 할 수 없이 공격을 멈추고 손에 든 검을 휘둘러 수많은 침을 모조리 막아냈다. 방어 상태에서는 한 개의 침도 놓치지 않았지만 이렇게 염구준의 공격도 완전히 멈추게 되었다.만약 삼식을 썼으면 한두 명 정도는 중상을 입게 할 수 있었을 테지만 아까 그를 포위했던 사람들의 실력이 너무 약해 검일참공만 쓸 수 있을 정도로 검기를 모아둔 탓에 그는 당장 다른 검술을 쓸 여유가 없었다. ‘후, 드디어 막았네.’우호법 등은 속으로 안도의 숨을 내쉬며 상대방의 일검의 위력에 감탄했다. 만약 혼자 염구준의 일검을 받았다면 그들 중 누구라도 막아낼 수 없었을 것이다. 황계웅은 입가가 떨리더니 모두에게 외쳤다. “숨돌릴 틈 주지 말고 죽여!”그는 확실히 타이밍을 잘 잡는 셈이었다. 염구준이 방금 필살기를 쓴 탓에 잠시동안은 힘을 많이 못 쓰는 상태이니 말이다.하지만 그들이 상상한 것처럼 무력한 상태도 아니었다.나머지 세 사람은 망설이지 않고 모두 근접 병기를 꺼내들고 염구준을 포위해 공격했다. 간신히 절정 반보천인에 도달한 강자 한 명과 최강 반보천인 세 명의 조합은 화려하다고 할 수 있었지만 그들이 상대하는 건 육체의 극한까지 도달한 괴물

Latest chapter

  • 군신의 귀환   제2427화

    퍽! 퍽! 퍽!하지만 염구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간격을 좁히며 일련의 공격을 퍼부었다.강력한 주먹 앞에서 허둥지둥하던 집사는 결국 허점만 드러내고 일방적으로 얻어맞았다.그 장면을 본 천기문의 일행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지금까지 무적이라 생각했던 반보천인이 맥없이 당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반보천인을 구타할 정도면 어떤 실력일까?”“세상에, 내가 지금 꿈을 꾸는 건가?”“저, 저 사람 그레이보다 더 강해. 너무 강해서 소름이 돋아.”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그중에서 노희연은 충격을 먹었는지 안색이 창백해졌다.아무리 교만해도 자신이 어떤 인물을 건드렸는지 깨달은 모양이었다.염구준은 그녀에게 따지지 않았을 뿐, 이제야 후회가 밀려왔다.두 사람의 싸움은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다.집사는 여전히 무방어 상태로 염구준에게 얻어맞았다.“푸악!”결국 집사는 피를 토하며 피바다에 쓰러졌다.몇 번이나 몸부림을 치며 일어나려고 했지만 꼼짝할 수가 없었다.이번 싸움에서 한 번도 반격하지 못했지만 이미 최선을 다했다.싸움이 시작해서부터 10분도 걸리지 않고 패배했다.아무리 반보천인이라도 실력이 강한 무술인 앞에서 학대를 받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염구준은 정말 상식을 벗어날 정도로 강했다.관전하던 사람들은 충격에 말을 잇지 못하고 멍하니 쳐다만 보았다.“당, 당신은 절정 반보천인입니까?”집사는 입에 피를 머금고 의심스럽게 물었다.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처음부터 공격하지 않았을 것이다.캐틀린 가문은 공포스러운 무술인을 건드렸으니 어쩌면 큰 화를 초래할지도 모른다.염구준은 대답하지 않고 코니에게 다가갔다.“원래 따지지 않으려고 했는데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서 곱게 넘어갈 수가 없네. 내가 널 못 죽일 것 같아?”퍽!그가 한 줄기 기운으로 코니를 날려버리자 벽에 부딪치고 말았다.“아니, 안 돼. 날 죽이지 마. 난 캐틀린 가문의 도련님이란 말이야!”코니는 겨우 일어서서 마치 악마를 본 것처럼 뒷걸음을

  • 군신의 귀환   제2426화

    염구준이 손에 힘을 주자 코니는 숨이 막혀 두 눈이 충혈되었다.이런 것들과 괜히 쓸데없이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옆에서 염구준의 매서운 눈빛과 보이지 않는 살기를 느낀 노신기는 설득해야 할지 망설였다.“다들 뭐해? 빨리 상자를 들고 와!”그때 집사가 옆에 있는 부하들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이러다 큰일이 날까 봐 감히 맞서지 못했다.곧 부하 몇 명이 철제 상자를 들고 염구준의 앞에 가져다 놓았다.“당신이 말한 상자예요. 이제 도련님을 풀어주시죠?”집사는 곧 질식할 것 같은 코니를 보고 울먹거리며 말했다.오늘 코니가 여기서 죽으면 돌아가서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쿵!염구준은 상자가 멀쩡한 것을 확인하고서야 팔을 휘둘러 코니를 옆으로 던져버렸다.“노 문주님, 이제 상자를 열어주시죠.”그가 이곳에 온 것은 오로지 상자를 열기 위해서였다.그런데 귀찮은 일들이 연달아 생겨서 지금 기분이 몹시 언짢았다.“네. 한 시간만 주세요.”노신기는 지체하지 않고 상자를 들고 들어갔다.왠지 염구준이 그레이보다 실력이 강한 무술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콜록, 저… 저 자식 죽여줘.”죽을 뻔한 코니는 분노를 참을 수 없어 집사에게 명령했다.특히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창피를 당했으니 더욱 화가 나서 눈이 돌아갈 지경이었다.‘저 사람을 죽이라고?’집사는 속으로 철컥 겁이 났다.상대방의 실력도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나서기 어려웠다.“시간 낭비하지 마. 싸우고 싶으면 전부 덤벼.”염구준은 캐틀린 가문의 사람들을 둘러보았다.그의 적수가 될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현장에 다시 긴장감이 돌았다.염구준을 비난하기 좋아하던 노희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지켜보았다.솔직히 방금 코니가 멱살을 잡힐 때 속으로 통쾌하기 그지없었다.“저놈을 죽여! 명령이야!”산발이 된 코니는 바닥에 엎드려 미치광이처럼 포효했다.어려서부터 캐틀린 가문의 후계자로 모두의 총애를 받고 자란 그는 이런 치욕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었다.“공격해!”주인의 명령에 집사

  • 군신의 귀환   제2425화

    염구준은 노신기에게 더 급한 일이 생긴 것을 보고 재촉하기가 어려워 노희연에게 넌지시 한마디 물었다.“저 사람을 무서워하나 보지?”“그, 그럴 리가. 내가 누굴 무서워한다고 그래!”노희연은 무서워하면서도 아닌 척 태연하게 말했다.염구준이 얄밉지만 지금은 입씨름을 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노신기가 앞으로 다가가며 예의 바르게 감사를 표했다.“코니 도련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천기문을 대신해 감사 인사를 하겠습니다.”하지만 코니는 노신기를 무시하고 노희연에게 다가가 아부했다.“희연아, 네 소식을 받자마자 바로 달려왔어. 어디 다치지 않았어?”노희연은 어쩐 일인지 교만한 태도를 버리고 얌전하게 대답했다.“아니요. 고마워요.”지금 그녀의 모습은 온순한 고양이 같았다.코니가 손을 내저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우리 언젠가 부부가 될 텐데, 고맙다는 말은 안 해도 돼. 근데 누가 천기문을 습격했어? 내가 대신 복수해 줄게.”“스텔라성이요.”노희연이 고개를 숙이며 입안에서 웅얼거렸다.그러자 코니는 바로 독설을 멈추고 화제를 돌렸다.“참, 내가 입구에서 어슬렁거리는 놈들을 잡았는데, 천기문에 무슨 짓을 하려는 게 틀림없어.”“어서 데려와!”코니의 말에 천기문의 부하들은 이를 갈았다.방금 도망친 스텔라성의 부하인 줄 알고 무기까지 챙겼다.인질이 마당으로 들어온 순간, 천기문의 일행은 얼빠진 표정을 지으며 그레이를 쳐다보았다.코니가 잡은 사람은 바로 아타였다.생각해 봐도 정말 스텔라성의 부하였다면 코니가 잡아올 리가 없었다.노신기가 먼저 앞으로 다가가 아타를 풀어주면서 해명했다.“오해입니다. 이분은 천기문의 귀한 손님이에요.”그는 어렵게 모순을 해결했는데 다시 적이 될까 봐 걱정되었다.“하하하, 죄송해요. 워낙 도둑놈처럼 생겨서 내가 오해했군요.”코니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이 일을 넘어갈 생각이었다.솔직히 스텔라성의 세력 범위에 속해 있으면서 아타를 모를 리가 없었다.그는 쌍방이 적대 관계라 일부러 그런 것이었다.만약 그

  • 군신의 귀환   제2424화

    그레이가 필사적으로 싸운 것은 그에게 바라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염구준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단호하게 거절했다.“나와 스텔라성은 작은 마찰이 있었지만 전면전을 벌일 정도는 아니야. 너희들이 압박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의 능력으로 해결해야 해.”그는 상대방이 귀찮게 굴까 봐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솔직히 그동안 보고 듣고 한 결과, 스텔라성은 죽어 마땅한 놈들이라 횡포하는 꼴이 거슬리긴 했었다.“알겠습니다.”그레이는 실망하는 표정을 애써 감추며 계속 눈을 감고 치료에 집중했다.결국은 그의 실력이 약해서 다른 사람의 힘을 간절히 바라게 되었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천기문에서 드디어 결정을 내렸다.“염 선생님, 제가 질문 몇 가지 할 텐데, 솔직하게 대답해 주세요.”“얼마든지요.”염구준은 중요한 순간이라 명쾌하게 대답했다.그렇다고 천기문에서 열어주지 않아도 괜찮았다.시간이 많이 소모되어서 귀찮긴 해도 용하에 있는 노반백련문으로 가져가면 무조건 열 수 있을 것이다.오는 길에 벌써 천기문이 노반백련문에서 분리된 가문이라는 것을 조사했었는데 백 년 전에 무슨 실수로 쫓겨났다고 기록되어 있었다.노신기도 꾸물거리지 않고 바로 첫 번째 질문을 던졌다.“천기폭의 주인이 아직 살아 있습니까?”“죽었어요. 이제 상자는 제 것입니다.”염구준은 뒤에 선 장로들을 보며 솔직하게 대답했다.“도둑놈이네.”마침 기회를 잡은 노희연이 또 염구준을 비난했다.방금 아버지에게서 뺨을 맞은 것은 그가 나타나서 생긴 일이기 때문에 장본인에게 화풀이하고 있었다.“응?”노신기는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고 딸을 노려보았다.이제야 딸을 어릴 때부터 지나치게 감싼 것이 후회되었다.다행히 눈빛 하나로 노희연은 또 맞을까 봐 얼굴을 감싸며 뒤로 물러섰다.“염 선생님, 딸의 말에 신경 쓰지 마세요. 다 제가 잘못 키워서 그래요. 주인이 있는 자물쇠라면 저희가 열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비밀로 하셔야 합니다.”노신기는 미안한 마음에 유일한 조건을 제시

  • 군신의 귀환   제2423화

    “관둬.”염구준이 그레이에게 곁눈질하며 말했다.천기문에 부탁할 일이 있어서 왔는데 괜히 적이 되고 싶지 않았다.“알겠습니다.”그레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원래 자리로 돌아가 다시 운기조식을 했다.반보천인이 염구준에게 깍듯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고서야 다들 큰 인물이라는 것을 알아챘다.갑자기 염구준의 신분에 궁금증이 생겼다.“아빠한테 맞은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 때문에…”억울한 노희연은 눈물을 흘리더니 얼굴을 감싸고 도망갔다.심각한 공주병을 앓고 있는 천기문의 아가씨였다.“다 내가 응석받이로 키워서 그래요.”노신기는 뛰어가는 딸의 뒷모습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지금 천기문은 참담한 손해를 보았는데 신비한 고수까지 찾아와서 딸을 챙길 여유가 없었다.그는 아버지이자 문주이기도 했다.염구준은 남의 가정사에 끼어들 기분이 아니었다.“노 문주님, 잠시 얘기를 나눠도 될까요?”“그럼요. 말씀하세요.”노신기는 그레이가 부르는 것처럼 그를 염 선생이라 불렀다.그 순간 왠지 귀에 익숙했지만 갑자기 생각나지 않았다.“제게 상자 하나가 있는데 천기폭이라는 자물쇠가 잠겨 있어요. 문주님이 열어줄 수 있다면 수고비는 섭섭치 않게 챙겨드릴게요.”염구준은 바로 용건과 후한 사례금을 말했다.방금 전에 자신이 벨을 죽인 것을 천기문에서 눈치채지 못했지만 설명하지도 않았다.어차피 죽여야 할 놈이라 나섰을 뿐이었다.“천기폭을 열어달라고요?”깜짝 놀란 노신기는 저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이더니 이내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천기폭은 말처럼 쉽게 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여는 게 어렵습니까?”염구준은 이해할 수 없었다.천기문에서 만든 자물쇠를 여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일 텐데, 상대방의 반응이 너무 이상했다.노신기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급히 설명했다.“조상들이 세운 규정 때문이에요. 우리는 천기폭을 만들 수는 있지만 사적으로 열어주면 안 되거든요. 만약 열쇠를 잃어버렸다면 고객을 위해 열어줄 수 있지만 염 선생은…”염구준은 천기문의 고

  • 군신의 귀환   제2422화

    강적이 죽고 천기문에서 이겼다.“다들 도망쳐!”완강하게 버티던 스텔라성의 무술인들은 그 소리를 듣고 도망치기 바빴다.벨이 죽었으니 계속 싸워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쫓아라! 한 명도 놓치지 마!”천기문에서 우위를 차지하자 신이 난 부하들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쫓아갔다.스텔라성에도 사상자가 많이 나와서 피맺힌 원한을 맺게 되었다.“그만 쫓아!”그때 노신기는 승리했다고 교만하지 않고 오히려 부하들을 제지했다.가문의 무술 실력이 원래 약해서 지금까지 버티고 싸운 것은 모두 암기 덕분이었다.천기문 부하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바닥에 널브러진 사상자를 보고 현장을 정리하기 시작했다.“이 새끼들은 죽어 마땅해!”“습격하는 바람에 대비 못하고 죽은 동료들도 많아.”“스텔라성에게 원수를 갚지 않으면 천기문 소속도 아니야!”그들은 분개하며 자신의 손으로 스텔라성에게 복수하고 싶었다.하지만 쌍방의 실력 차이가 너무 커서 복수도 상상일 뿐, 실현하기 어려웠다.이어서 노신기는 부하들에게 몇 마디 당부하고 갑옷을 벗더니 그레이에게 다가갔다.“그레이, 도와줘서 고마워요.”아직 전신지상인 노신기도 염구준의 공격을 보지 못했던 것이었다.그레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운기조식했다.염구준이 여기 없었다면 천기문을 도와주지도 않았을 것이다.노신기는 무시를 당해도 도와준 은인이라 생각하며 화내지 않았다.“해가 뜨겁구나. 그레이한테 우산을 챙겨주고 축하 파티를 준비하자.”이번에 참담한 희생을 치러서 승리한 전쟁이니 부하들의 사기를 높여주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전을 축하해야 했다.타닥!그때 염구준이 멀리 도망가는 스텔라성의 부하들을 보며 가볍게 착지했다.만약 그가 나섰다면 저들은 한 명도 도망가지 못했을 것이다.“이분은 누구십니까?”노신기가 예의를 갖추며 다가가 물었다.그레이와 함께 온 이상 실력이 어떤지는 몰라도 체면은 줘야 했다.“문주님, 저는…”그런데 염구준이 자기소개를 하기 전에 노희연이 나서서 말을 잘라버렸다.“아빠,

  • 군신의 귀환   제2421화

    “젠장, 목숨까지 걸 필요 있어?”벨은 상대방이 죽기 살기로 달려들자 어쩔 수 없이 전력으로 맞섰다.두 사람은 한동안 싸워도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천기문의 사람들은 격렬하고 자극적인 싸움을 구경하느라 눈을 떼지 못했다.진정한 반보천인의 대결은 처음 보기 때문이었다.“햇병아리들 싸움이 뭐가 볼 게 있어.”지붕 위에서 지켜보던 염구준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초보 반보천인 실력이지만 폭발력이 정말 약했다.그가 이 단계에 도달했을 때 혼자서 세 명을 상대해도 큰 부담이 없었다.“누가 큰소리야?”구경하던 천기문 일행은 염구준의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염구준은 아직 진정한 힘이 무엇인지 모르는 그들에게 설명하기도 귀찮았다.“그레이, 내가 도와줄게요.”노신기는 딸을 안전한 곳에 보내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벨을 향해 다가갔다.천기문을 통틀어 감히 이 싸움에 끼어들 사람이 없었다.혼자서 2 명을 상대하게 된 벨은 점점 열세에 처했다.한참을 지켜보던 염구준이 나지막하게 말했다.“갑옷은 좋은데 너무 무겁네.”검은 갑옷은 방어력이 강한 것 외에 작은 기관들이 많아서 어떤 공격도 철통 같이 방어했다.특히 근거리 싸움에서 적에게 더 치명적이었다.그때 염구준의 말을 들은 노희연이 홱 돌아보며 소리를 질렀다.“이봐, 대단한 것처럼 평가하지 마.”부도 갑옷은 천기문에서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 보물로 취급되고 있는데 저런 말을 들어서 몹시 불쾌했다.전에 염구준에게 한방 먹은 후로 그녀는 아니 고운 시선으로 보았다.“끝났네.”염구준은 노희연이 생트집을 잡기 좋아하는 타입인 걸 알아채고 대꾸도 하지 않았다.쿵.그때 전쟁터에 변고가 생겼다.노신기가 갑옷으로 강력한 공격을 막더니 갑자기 벨의 두 손을 잡고 놓지 않았다.기회를 잡은 그레이는 쏜살같이 달려 벨의 옆에 다가가 미친듯이 공격을 퍼부었다.벨은 피동적인 상황에 처했다.“꺼져!”생사의 갈림길에서 벨은 온 힘을 다해 한 손을 당기고는 다른 팔을 잘라버렸다.그리고 독연기를 뿜어서 두 사

  • 군신의 귀환   제2420화

    그때 한 노인이 뒤를 따르며 위에서 지시한 임무를 언급했다.“하지만 문주께서 저희더러 외부를 책임지고 사기가 아가씨를 데리고 철수하라 명하셨어요.”“그만하세요!”노희연은 가녀린 목소리로 싸늘하게 대답하며 말을 듣지 않았다.다들 아가씨의 성격이 제멋대로인 것을 알기에 더는 설득하지 않고 말없이 뒤를 따랐다.마당에서 고수들끼리 격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벨 님, 저희 천기문은 항상 지시를 따랐는데 왜 스텔라성이 저희 가문을 멸망 시키려는 겁니까?”검은 갑옷을 입은 천기문의 문주 노신기가 반보천인과 격하게 싸우는 중이었다.천기문은 각종 기관에 대해 잘 알고 있었지만 전반적인 무술 실력이 강하지 못했다.만약 방어력이 강한 갑옷이 없었다면 진작에 죽었을 것이다.“거북이 등처럼 딱딱하군.”벨은 일련의 공격을 퍼부었지만 노신기를 물리칠 뿐 죽이지 못해서 속으로 몹시 분했다.“개소리는 닥쳐. 이 구역에서 스텔라성이 너희들을 몰살시킨다면 그냥 받아들이면 돼.”솔직히 스텔라성에서 각종 핑계로 한 가문을 멸망시킨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이번에 천기문을 노린 것은 바로 한 상자 때문이었다.“아버지, 제가 도울게요.”격전을 벌이는 전쟁터에 한 여자의 목소리가 모두의 주목을 끌었다.바로 노희연이었다.벨은 그녀가 나타날 줄을 알고 즉시 명령을 내렸다.“하하하, 저년을 잡아!”노신기는 늙은 나이에 딸을 봐서 얼마나 애지중지하는지 몰랐다.그러니 노희연은 그가 가장 아끼는 보물이자 유일한 약점이었다.노신기는 부하들을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왜 돌아왔어? 희연을 데리고 도망쳐!”그와 싸우던 벨은 공격을 멈추고 방향을 노희연에게로 돌렸다.딸을 인질로 삼는다면 노신기를 마음대로 부려먹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왔는데 돌아가는 법이 어디 있어.”벨은 반보천인의 강력한 실력을 발휘하면서 앞을 막는 상대를 가차 없이 죽여버렸다.아무도 견제하지 않으니 점점 흥분했다.“나쁜 자식, 나한테 덤벼!”노신기가 분노했지만 갑옷이 너무 무거워서 빨리 움직일

  • 군신의 귀환   제2419화

    천기문 안에서 피비린 냄새가 확 풍기는 것이었다.예민한 코로 냄새를 맡은 염구준은 마음 속에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설마 누가 먼저 다녀갔나?’같은 반보천인인 그레이도 수상한 낌새를 느끼고 염구준을 돌아보았다.지금 그는 염구준의 지휘를 따르고 있어서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나머지는 밖에서 대기하고 우리 둘이 들어가서 보자.”염구준은 곁눈질로 천기문의 담벽을 훑어보았다.왠지 그곳에서 위험한 기운이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이곳의 구조는 용하 고택의 규격대로 만들어져서 비휴산장보다 작지는 않을 것이다.염구준이 지시한 후, 그는 정문으로 그레이는 후문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은 아무리 반보천인 고수지만 그래도 방심하지 않았다.스스슥!정문에 도착한 염구준은 발끝을 가볍게 들어 문턱을 건너서 마당으로 들어갔다.그러자 눈앞에 화살에 맞은 시체들이 즐비하게 누워 있었다.누군지 몰라도 죽은 모습은 차마 두 눈을 뜨고 볼 수 없었다.‘살기야.’염구준은 갑자기 위험한 기운을 감지했다.기운은 한 곳이 아니라 사방에서 느껴졌는데, 왠지 자신들이 포위된 것 같았다.촤아아악!그가 막 일어섰을 때 주변에서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적들이 얼마나 많은 화살을 쏘았는지 사방에서 동시에 그를 향해 날아왔다.수많은 화살들이 몰려오는 바람에 하늘의 태양마저 가려서 밀집 공포증이 재발할 것 같았다.“특이한 기관이네.”화살 끝에서 기운을 느낀 그는 감탄을 금지 못했다.이 수법은 황계웅이 주로 사용했던 암기와 같은 맥락이었다.슥! 슥!순식간에 화살들이 염구준의 몸을 공격하며 맑은 소리를 내더니 이내 부러지고 말았다.그렇게 10분쯤 지났을 때 화살 공격은 멈추고 염구준은 아예 화살 더미에 묻히고 말았다.기다렸는지 주변에서 매복한 사람들이 나타났다.“염구준은 강철로 만들진 거야? 이렇게 많은 화살에 맞았는데도 죽지 않잖아.”“대단한 방탄 옷이라도 입었겠지. 그런데 움직이지 않은 걸 보니까 죽은 거 같은데?”천기문의 후대로서 조상들이 만든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