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은 죽 먹기지!3명의 경비원이 미처 반응할 사이도 없이 염구준이 내던진 테이블에 맞아 10여 미터 떨어진 뒤에 있는 테이블에 날아갔다! 엉망진창이었다! 그들의 가슴이 쑥 들어갔고 테이블 위에 있던 술과 요리들이 사방으로 흩어졌으며 술과 음료가 주변에 있던 손님들한테 튀었다. 그러자 깜짝 놀란 손님들이 머리를 감싸 쥐고 도망갔다!“당신…”태자의 오만방자하던 표정은 사라지고 놀라서 멍하니 제자리에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믿을 수 없었다! 손잡이가 100여 킬로그램 되는 원목 테이블이 저렇게 쉽게 날아가다니? 게다가 내공이 두둑하고 실력이 강한 경비원 3명을 순식간에 넘어져 일어나지도 못하게 하다니? 염구준의 실력은 대체 어느 정도인가? 어떻게 이렇게 강할 수가 있을까?!“내 아내랑 딸이 납치당해서 경매당하는 중이야.”염구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로비에 있는 사람들을 다 무시한 채 태자만 뚫어져라 쳐다보았다.“내 아내와 딸이 상품이라고? 돌려보내지도 않겠다고? 알았어, 좋아! 내 실력을 보여주지!”말을 마친 염구준은 손바닥으로 힘차게 따귀를 때렸다. 팟! 따귀를 한 번 더 때리니 핏방울이 사방으로 흩날렸다! 태자는 순간 얼굴이 엉망이 되었고 코뼈가 부러졌으며 코피가 흘렀고 눈과 귓속에서도 피가 흘렀다… 태자의 머리가 목 위에서 한 바퀴 돌다가 몸과 함께 멀리 날아가 버렸다. 그러다가 꽈당하고 바닥에 넘어졌고 그 모습은 마치 힘 빠진 죽은 강아지 같았다. 그리곤 태자의 팔과 다리가 격렬하게 떨리더니 그는 제자리에서 기절하고 말았다!“어딜 감히!”이때 로비 앞에 있는 무대에서 아주 화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염 모시기가 염구준 당신이야? 감히 내 아들을 다치게 하다니? 나, 임 모는 널 가만두지 않겠다!”응? 로비에 있는 당황한 표정의 손님들과 염구준이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는 운천클럽의 사장님, 운해시 지하 세력 중 으뜸가는 독한 사람, 7, 8개 스타즈 호텔, 그리고 클럽 몇 개를 소유한 지하 세계의
” “1초도 지체하지 말고 지금 당장 아내와 딸을 나에게 줘. 내 실력을 의심하지 마. 내가 널 죽이는 건 사람이 개를 죽이듯 쉬우니깐!”씁! 로비에 있던 뭇사람들이 숨을 들이켰다. 거의 모든 손님이 깜짝 놀란 표정이었다. 임진태 어르신을 개 죽이듯이 죽인다고? 청해에서 온 염구준은 분명 제정신이 아닐 것이다. 이곳은 청해처럼 작은 지방이 아니고 성 소재지인 운해시니까! 명성이 자자한 임진태 어르신은 운해시의 지하 세계의 제왕이다!“우리 아들을 다치게 하고는 막말까지 하더니.. 이젠 나까지 죽이겠다고?!”이때 임진태는 아들 곁으로 다가가 아들의 상처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들고 살기 어린 눈빛으로 염구준을 쳐다보았다.“좋아, 아주 좋아, 굉장히 좋단 말이지! 여기 계신 분들의 체면을 고려해서 경매회가 끝난 뒤에 당신을 처리하려고 했어! 그런데 당신이 직접 죽겠다고 하니까 나도 어쩔 수 없네!”말을 마친 뒤 임진태는 먼 곳에 있는 무대 뒤를 향해 소리쳤다.“나 아저씨, 염구준이 오늘 꼭 죽어야 한다니깐 나 아저씨가 직접 죽여주세요!”나 아저씨?! 클럽 로비에 있던 거의 모든 손님이 의자에서 일어나 몹시 흥분한 표정으로 먼 곳에 있는 무대를 바라보았다. 운해시 지하 세력 중 으뜸가는 강자, 진정한 무도 고수, 임진태가 절반 이상의 수입을 투자해 특별히 모시는 히든카드인 ‘나 아저씨’가 바로 임진태의 비장 무기이다. 나 아저씨가 존재하는 한 아무도 지하 세계 강자 임진태의 위치를 건드릴 수 없었다!“이봐, 너무 나대지 마.”무대 뒤에서 나 아저씨가 옅은 회색의 당대 복장 차림에 두 손은 뒷짐을 지고 있었다.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얼굴이었다. 그는 무대 뒤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아주 마른 몸매에 두 눈은 혼탁해 보였으나 은은하게 빛났다. 발걸음은 빠르지도 늦지도 않았고 발걸음마다 보폭은 똑같았으며 발걸음을 내딛는 모습이 마치 아주 무거운 북소리 장단 같아서 자기도 모르게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염구준은 그를 보곤 살짝 실눈을 뜨며 그
이때 인내심이 고갈된 염구준은 낮은 소리로 외치더니 오른손을 갑자기 내밀었다.칵! 갑자기 나타난 번개처럼, 염구준의 오른손은 나왔다가 갑자기 사라졌다. 그의 오른손은 나 아저씨의 매 발톱을 훌쩍 넘었다. 염구준은 갑자기 나 아저씨의 목을 잡더니 바닥을 향해 힘껏 내팽개쳤다. 쿵 하는 굉음이 났다!! 클럽 로비의 단단한 대리석 지면이 순간 파열했고 나 아저씨는 머리가 깨져서 피와 뇌장이 폭발하듯 쏟아져나왔다. 심지어 주변에 있던 손님들에게까지 튀었다. 염구준이 단 한 가지 동작만으로 아까만 해도 위세를 떨던 나 아저씨를 머리 없는 시체로 만들어버렸다. 목 윗부분은 피부조차 안 보일 정도로 훼손되었다!“이건…”로비에 있던 사람들 모두 깜짝 놀랐다. 담이 작은 부호들은 놀라서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서는입을 막고 토하기까지 했다. 피비린내 나는 잔인한 장면에 사람들은 염구준이 인간이 아니라며 욕했다.“나 같았으면 두 번 다시 말하지 않았을 거야.”염구준의 살기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옆에 있는 임진태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우리 아내와 딸을 내놔. 안건호도 내놓고!”“그러지 않았다가는 죽여버릴 테다!”“나.. 나 아저씨...”임진태는 땅에 앉아서 정신을 잃은 아들을 안고 나 아저씨의 머리 없는 시체를 보면서 멘붕 상태에 이르렀다!운해의 지하 강자가 될 수 있었던 건 나 아저씨 덕분이었다! 그동안 다른 지하 세력과 싸울 때 기타 지하 보스들을 누를 수 있었던 건 나 아저씨 한 명뿐이었고 나 아저씨는 가는 곳마다 적수가 없었다!그는 심지어 매 발톱 같은 두 손으로 대리석을 쉽게 깨트리고, 고경도의 합금마저 변형시킬 수 있었다.그런데 그렇게 대단한 나 아저씨가 염구준의 동작 하나도 감당하지 못하고 목 졸리고 땅에 떨어져 머리까지 깨지다니!“내 아내랑 딸은 대체 어디 있어? 안건호는 또 어디 있고?!”염구준이 앞으로 다가가 임진태의 머리를 잡고 마치 사신이 심판하듯 말했다. 로비 전체에 살의가 역력했다.“3초 안에
다행히도 다들 무사했다!가을의 옷이 단정한 걸 보니 모욕은 당하지 않았을 테고 희주 얼굴에 있는 자국은 아마도 뺨을 맞아서 그럴 것이다.. 이정도면 괜찮아, 둘 다 괜찮으면 돼!“염구준!”이때 아주 익숙하고 건방진 누군가의 목소리가 무대 옆 대기실 문 앞으로부터 들려왔다. 바로 안건호였다! 안건호는 우람한 체구의 보디가드 두 명과 AK를 들고 함께 나타났다. 안건호는 은백색의 데저트이글 가스건을 들고 염구준의 머리를 조준하며 아주 날카로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진작에 알고 있었어. 오늘 일은 쉽게 끝나지 않을 거란 걸. 그런데 감히 여기까지 찾아오다니!”안건호는 말하는 한편 앞으로 걸어갔다. 손가락을 방아쇠에 놓고 험상궂은 웃음을 지었다.“무예를 할 줄 안다며? 무도 강자라며? 자, 한 번 보여줘 봐!”염구준은 손가을과 엄희주를 안고 있었다. 안건호를 보는 척도 하지 않았다. 안건호에게 총이 있은들 어쩌겠는가? 위성 영상을 본 그 순간부터 안건호는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날 무시하다니? 죽기 직전까지 잘난 체하는 거야?”안건호는 섬뜩한 웃음을 지으면서 염구준으로부터 2미터 정도 떨어진 곳까지 다가갔다. 일단 땅에 묻힌 임진태에게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염구준을 향해 웃음 지었다.“오봉산 관광구에서 내 체면을 구겼으니 오늘은 너한테 아무도 나한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줄 거야! 넌 반드시 죽어야 해!”염구준은 안건호를 담담하게 쳐다보았다. 그리고 품에 안고 있던 손가을과 엄희주를 내려놓더니 낮은 소리로 위로해 주었다.“무서워하지 마, 아빠가 곁에 있으니까 아무도 널 다치게 할 순 없어.”손가을은 낯이 하얗게 질렸고 엄희주는 놀라서 부들부들 떨기까지 했다. 심지어 목소리마저 저도 모르게 떨렸다.“아빠, 아빠..”“하하하!”안건호가 미친 듯이 웃으며 방아쇠를 잡아당기려 했다.“염구준, 너처럼 잘난 체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 저기 두 사람을 다치게 할 사람이 없다고? 너를 먼저 죽이고 손가을과 너희 딸을 죽여버릴 거니깐 마
이럴 수가!?염구준은 로비에 있는 다른 사람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차가운 눈빛으로 안건호를 쳐다보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오봉산 관광지구에서 너희 목숨 한 번 살려줬잖니. 그런데도 뉘우치지 못할망정 내 아내와 딸을 납치하고 경매하다니! 하늘이 만든 재난은 피할 수 있지만 자기가 만든 재난은 피할 수 없다!그러니까 넌 죽어야 해!”말을 마친 뒤 염구준은 오른손으로 주먹으로 안건호의 목을 꽉 쥐었다.우지직!안건호의 목은 가냘픈 건초처럼 쉽게 끊어졌다. 그의 두 눈은 죽은 생선 눈알처럼 툭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입가에 피가 천천히 흘러나왔고, 그의 뚱뚱한 몸은 몇 번 경련을 일으키더니 죽어버렸다!“흥!”염구준은 코웃음을 치더니 안건호의 시체를 옆에 버렸다. 그리고 로비 전체를 바라보더니 죽음의 신이 강림한 듯 차가운 목소리로 크게 외쳤다.“너희들이 운해시의 유명 인사들이라며? 오늘 미리 말해두는 건데 청해의 손 씨 그룹은 너희 같은 개미들이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데가 아니야! 죽고 싶으면 덤벼. 안건호처럼 죽게 해줄게!”염구준은 말을 마치고 옆에 웅크리고 있는 임진태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돌아서 손가을의 손을 잡고, 희주를 품에 안더니 다들 지켜보는 가운데 큰 보폭으로 클럽을 떠났다. 그들은 무인지경인 듯 지켜보는 사람들을 경악하게 했다!…이날 밤은 평온하지 않은 밤이었다. 운천클럽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운해시 지하 세계에서 급속히 퍼졌고 거의 모든 사람이 불안을 느꼈다. 특히 청해에 관심 있는 보스들은 더욱더 바늘방석에 앉은 것만 같았다.밤 12시, 운천클럽, 펜트하우스 특별석.“염구준을 철저하게 사하도록 시켰습니다.”표정이 어두운 임진태가 현장에 있는 여러 세력 대표들을 바라보며 이를 꽉 깨물었다.“염구준은 북부 군단에서 퇴역했고 얼마 전에 혼자서 청강과 무리를 처리했습니다. 오늘 밤에는 또 우리 클럽까지.. 염구준을 어떡해야 할지 아시는 분 계시나요?!”세력 대표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요즘 발생한 사건이 너
사실 홍 어르신은 해동성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일들을 전부 알고 있다.“홍 어르신…”손태산은 숨을 들이마시며 천천히 실눈을 떴다.홍 어르신은 해동성 지하 세력의 정해신침 같은 존재였기에 술수가 탁월하여 해결하지 못하는 일이 없었다. 특히 홍 어르신의 부하 중 가장 독한 부하는 해동성에서 적수가 없으며 임진태의 부하인 ‘나 아저씨’도 그와 3초도 싸우지 못했다! 따라서 현재 운해시에서 염구준을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홍 어르신밖에 없다!“클럽에서 있었던 일은 다 들으셨겠죠?”어두운 표정의 임진태가 원망하는 말투로 말했다.“염구준이 감히 우리 아들을 다치게 하고 제 앞에서 안건호를 죽였습니다! 이 원한은 반드시 갚아야 해요! 홍 어르신을 설득하여 염구준을 죽이는 방법을 생각해 봐요!”보스들은 서로 쳐다보며 쓴웃음을 터뜨렸다. 홍 어르신은 지위가 너무 높고 세력이 너무 크며 수단이 너무 독해서 웬만한 사람들은 홍 어르신을 데려올 수 없었다. 임진태가 직접 나선다고 해도 홍 어르신이 받아줄지 의문이었다. 홍 어르신보고 염구준을 대처하라고? 홍 어르신은 바보가 아니다.“얼른 방법을 생각해 봐요..”임진태는 이를 점점 더 꽉 물었다. 그의 눈빛 속에 차가운 섬광이 점점 더 빠르게 번뜩엿다. ‘염구준, 우리 클럽에서 나대면서 내 체면을 구기다니? 나 임진태는 어떻게든 염구준의 머리를 따버리겠어!’어느덧 손가을과 염희주를 클럽에서 데려온 지도 사흘이 지났다. 해동성의 세력은 큰 움직임이 없었고 청해 주변의 다른 세력들도 마찬가지였다. 청해시에 모처럼 잠깐의 평화가 찾아왔다. 사실 평화롭지 않더라도 염구준은 전혀 두려워할 게 없었다. 지금 손 씨 그룹은 순탄하며 새로 건설한 산업단지도 정상적인 상태에 들어섰으며 모든 것이 계획대로 일사불란하게 발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구준, 뭐 해? 얼른 밥 먹어!”은빛 아파트 손 씨네 집 거실에서 진숙영이 푸짐한 상을 차려놓고 희주와 놀고 있는 손태석을 보며 웃음을 띠었다. 손가을과 염희주가 납치당했을 때 진
그때 두 번째 차를 살 때 염구준은 첫 번째 차를 수리하지 않고 폐기 처분할 거라고 했다. 그런데 레벨이 높은 고객들한테 함부로 할 수 없어서 사고 과정대로 보험 회사와 반복적으로 연계하고 배상 방안을 정했으며 이 포르쉐를 수리하는 걸로 결론을 냈다. “사고 차량은 필요 없어요.”염구준은 희주를 안고 여성 점원을 향해 담담한 미소를지었다.“당신의 서비스가 좋으니까 제 차는 당신깨 드릴게요. 난 다시 차를 사면 되니까요.”뭐라고?! 여성 점원은 어리둥절해하다가 흥분을 금치 못하고 비명을 지르려고 하였다. 정말 몇십억 원에 달하는 리미티드 에디션 포르쉐를 주겠다고? 단지, ‘서비스 태도’가 좋다는 이유로? 세상에, 얼마나 부자면 이럴 수 있을까? 이 정도의 씀씀이는 처음 본다!“저 점원한테 준다고..?”멀지 않은 곳에 있는 카운터의 다른 여성 점원들이 깜짝 놀람과 동시에 극심한 후회를 했다! 염구준과 손가을이 처음 차를 사러 왔을 때 점원들은 염구준과 손가을이 부자인 척하는 줄 알고 귓속말로 비웃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녀들의 체면이 구겨졌다. 이게 바로 타인을 함부로 비웃은 결과였다. 염구준과 같은 레벨의 손님을 놓치다니!“염.. 염구준 씨, 저.. 저는 너무 비싼 차라서 감히 받을 수 없.. 어요.”여성 점원은 정말 놀랐는지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제가 이 차를 드리겠다고 했으니 차는 당신 이제 당신 겁니다. 이따가 알아서 수속해요. 전 지금 차를 사야 해서요.”여성 점원은 한동안 멍하니 서 있다가 염구준이 장난치는게 아니란 것을 마침내 깨닫고는 격동되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네, 차를 사셔야죠..! 염구준 씨, 이번에도 포르쉐 HBLY—GT를 원하세요? 가게에 있어요!”염구준이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이 차는 장인어른한테 사준 차인데 장인어른은 손 씨 그룹 회장이며 신분이 비범하기 때문에 여성향인HBLY-GT는 손태진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아니요, 이번에는 비즈니스 클래스를 살 거예요. 대범하고 단단한 외관에
이런 상황에서 20억 원을 단번에 쓰는 건 무리였다!청해시 삼류 가문도 1년이나 노력해야 이만큼을 벌 수 있다. 많은 이류 가문도 이렇게 비싼 차는 못 살 것이다!“저기 봐, 손가을씨의 표정이 어두워졌어!”여성 점원 몇 명이 카운터 뒤에서 상황을 살폈다. 손가을이 경악한 표정을 짓자 다들 비웃었다.“남편이 돈이 많다며? 남편보고 사달라고 해야지!”“내가 보기엔 지난번에 HBLY-GT를 샀으니 이젠 남은 돈이 별로 없을 게 분명해!”“흥, 방금까지만 해도 가격을 신경 쓰지 말라고 하면서 잘난 체하더니 지금은 자업자득했네!”여성 점원들이 모여서 악독한 말을 내뱉었다. 그들은 돈을 벌 수 없게 되자 이런 방식으로 보복했다. 원래는 후회했는데 지금은 마침내 화풀이를 제대로 한 것이었다. 그들은 염구준과 손가을을 멀리서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재즈 백작? 이름은 괜찮은 것 같애요!”옆에 가만히 있었던 희주가 말을 꺼냈다. 염구준은 다정하게 웃으며 희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러고는 여성 점원을 향해 담담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들었죠? 우리 딸이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효도하겠다고하네요. 우리 딸이 좋다니깐 2대 살게요!”뭐.. 뭐라고?! S자동차 대리점은 순간 조용해졌다. 차를 소개하던 여성 점원과 카운터 뒤에 숨은 점원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두 대나 산다고? 딸이 아무렇게나 내뱉은 말 한마디 때문에?!차 두 대면 40억 원이고 일단 거래가 성공하면 전 세계 포르쉐 팬들이 흥분할 것이다. 심지어 언론의 핫토픽이 될 수도 있었다. 이 정도의 소비는 “부자” 정도가 아니라 살아 있는 복신과 마찬가지였다. 청해의 갑부도 그렇게 미친 듯이 돈을 쓰지 않을 것이다!“뭐 해요? 뭐가 그렇게 놀라운가요?”염구준은 희주의 얼굴을 꼬집으며 여성 점원에게 낮은 소리로 말했다.“수속만 해주세요. 난 오늘 차를 몰고 갈 거니깐. 어때요?”“염.. 염구준 씨.”여성 점원은 너무 격동된 나머지 떨리는 목소리로 말까지 더듬었다.“사장님한테 꼭 알려드려야
잔뜩 겁에 질린 매니저는 찍 소리도 못하고 부랴부랴 도망쳤다.지금 이 순간만큼은 사람이 죽은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그때 청년이 일어서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너희들 저주할 거야. 청목 존주도 저주할 것이다.”청목 존주의 적이라는 것을 확인한 염구준은 가슴이 벌렁거리고 뇌가 빠르게 돌아가더니 계략을 짜기 시작했다.친구의 친구는 반드시 친구가 될 수 없지만 적의 적은 또 말이 달랐다.염구준 일행은 남극 빙원에 있는 청목의 행적을 모르고 있으니 안내자가 있다면 일이 수월하게 될 것이다.그가 작은 소리로 부하들에게 임무를 맡겼다.“시간 됐다. 죽어!”우두머리는 1초도 지체하지 않고 칼을 높이 들었다.바로 그때 모든 전등이 꺼졌다.갑자기 어두워지자 홀에 비명이 쏟아지고 서로 밀치고 도망치느라 난장판이 되었다.“도망쳐! 살인이야!”누가 고함을 지르자 현장은 더 혼란스러워졌다.“아아악!”여러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리더니 바로 피바다에 쓰러졌다.그들은 죽을 때까지 누가 자신을 죽였는지 몰랐다.옆 사람들도 모두 자신을 보호하느라 정신없어서 누가 죽었는지 신경도 쓰지 않았다.염구준 일행은 야간 투시경을 끼고 혼란스러운 틈을 타 홀에서 나왔다.계획은 차질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백호는 어깨에 청년을 메고 도망쳤다.“CCTV를 피해서 객실로 돌아가자.”염구준이 지시를 내렸다.사람을 구한 것을 반드시 비밀로 해야 했다.아니면 저들이 쫓아오는 날에 일이 더 귀찮아질 것이다.“네.”백호는 혹시나 들통날까 봐 커다란 캐리어를 찾아 젊은이를 집어넣었다.객실에 돌아온 후, 염구준은 잠든 청년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이 녀석이 있으면 남극 빙원에서 길을 헤매고 다니지 않겠지.’
“두 가지 선택을 줄게. 여기서 죽거나 바다에 뛰어내려서 헤엄쳐 가.”듣다 못한 노인이 언성을 높였다.“여긴 용하국의 해역이다. 너희들 멋대로 행패를 부릴 수 없다.”“아니지. 1분 전에 용하국을 벗어났어.”우두머리가 사악한 미소를 짓더니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체크했다.“시간이 많지 않아. 5분 줄 테니까 대답해.”장난치는 게 아니라 시간이 되면 진짜 말한 대로 할 것이다.청년과 노인은 상의할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속만 끙끙 앓았다.“3분 됐어.”우두머리는 계속 시간을 말해주었다.참다 못한 노인이 따져보려고 입을 열었다.“너희들… 컥!”말을 꺼내기 전에 노인의 머리가 멀리 날아갔다.일행의 살의는 생각보다 강했다.“쓸데없는 소리 지껄이라고 했어?”우두머리는 바닥에 쓰러진 시체를 발로 툭툭 찼다.단진무성 초기에 도달한 무술인이었다.기운만 봐도 우두머리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었다.“아저씨!”청년은 머리 없는 시체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울음을 터트렸다.“사람을 죽였어!”파티를 즐기던 사람들이 이 장면을 보고 기겁하는 소리를 지르며 흩어졌다.피범벅이 된 살인 현장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누가 감히 천랑성호에서 살인을 저질러?”살인 사건이 터지자 매니저가 경호원들을 데리고 현장에 나타났다.“왜 청목 존주님의 일에 너희들이 끼어들어?”남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청목 존주님?’청목 존주란 이름은 전에 들어본 적 없었지만 최근에 용하국에 이름이 자자했다.유람선을 운영하는 매니저는 혹시나 부딪칠까 걱정했는데 하필 오늘 만날 줄은 생각도 못했다.“형님들 마음대로 하세요.”
승무원은 초면인 사람에게 더 건방지게 굴었다.“거지 같은 파티에 티켓 없으면 들어갈 방법이 없나?”염구준은 믿지 않았다.금전을 숭상하는 유람선에서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한 사람당 티켓 200만 원 내면 들여보낼게. 그럴 돈이 있어?”승무원이 의기양양한 말투로 물었다.몇 시간밖에 안 되는 파티에 200만 원이라니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하. 생각보다 싸네. 7장 줘.”염구준은 돈 뭉치를 테이블 위에 던졌다.그가 돈 뭉치를 던질 줄은 생각도 못했는지 승무원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뭘 봐? 이건 돈이 아니야?”염구준은 큰소리치며 전혀 체면을 주지 않았다.‘사람이 서로 존중해야지 때리지 않은 것만 해도 많이 봐준 줄 알아.’큰소리에 깜짝 놀란 승무원이 꽥하고 소리질렀다.“안 돼. 차림새가 너무 촌스러워!”그녀는 트집잡기 선수였다.방금 금목걸이에 모피를 걸친 사람도 들여보냈는데 염구준 일행은 안된다고 잡아뗐다.원래 문지기 개는 주인보다 사나운 법이었다.“매니저 어디 있어? 얘기 좀 해야겠어.”염구준은 승무원과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경호원, 누가 소란을 피워요. 빨리 오세요!”오히려 승무원이 적하반장으로 저쪽을 보며 소리질렀다.이 일이 매니저에게 알려지면 바로 쫓겨나게 되니 절대 만나게 하면 안 되었다.“이 사람들 잡아서 쫓아내세요.”20명 넘는 경호원이 나타나자마자 이유도 묻지 않고 바로 달려들었다.쓸데없는 말을 하기보다 사람을 잡는 게 더 확실하다고 생각했다.쿵!그때 주작이 기운을 펼치며 달려오는 경호원들을 전부 튕겨버렸다.“제대로 서지도 못하면서 무슨 싸움을 하겠다고. 너희들 목숨줄이 그렇게 길어?”아무리 간이 부어도 상대가 누군지 보면서 덤벼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문외한들은 무술에 대해 모르니 경호원들이 날아가는 장면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다.그때 함성 소리와 함께 승무원 옷을 입은 꺽다리가 나타났다.“너희들 지금 뭐 하는 거야?”“매니저님, 이 사람들 행패
“이쪽은 가짜, 저쪽은 진짜예요. 됐죠? 당신들은 나가세요.”승무원의 태도는 반감을 살 정도로 불쾌했다.염구준은 무시하고 지나칠 수 있지만 나머지 6명은 절대 참을 수 없었다.“우리 티켓이 가짜라면 말없이 나갈 수 있어요. 근데 그쪽 태도가 영 마음에 안 들어요.”염구준이 나지막하게 말했다.“흥, 불만이세요? 여기서 내 말이 법이에요.”승무원이 표독스럽게 대꾸했다.최하 등급 티켓을 산 사람들에게 아예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촥촥!보다 못한 주작이 바로 승무원에게 싸대기를 날렸다.“네가 뭔데?”감히 보스 앞에서 법을 내세우다니 참을 수가 없었다.승무원은 오랫동안 근무했지만 이렇게 폭력적인 상황은 처음이라 어리둥절했다.최하 등급 티켓을 사는 주제에 감히 자신의 뺨을 맞은 것이 억울해 바로 전기봉을 들었다.“미친년, 방금 날 때렸어?”탁!하지만 내려치기 전에 전기봉이 주작의 손에서 두 동강이 났다.이어서 묻지마 폭행이 이어졌다.“주둥이를 확 찢어버릴라. 방금 뭐라고 했어?”“아가씨, 잘못했어요. 너무 아파요!”승무원이 비명을 질렀다.“저년 바다에 처넣자. 아니면 귀찮아져.”옆에서 백호가 주변을 둘러보더니 멍청한 말을 꺼냈다.그 말에 승무원은 물론 옆에 있던 모녀까지 벌벌 떨었다.눈도 깜빡이지 않고 사람을 바다에 처넣다는 말에 단단히 겁을 먹었다.“아니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가 안목이 없어서 무례를 범했습니다. 당신들 티켓은 진짜예요.”승무원은 눈물 콧물을 질질 흘리며 사정했다.“만약 귀찮게 일을 벌리면 바로 물고기 먹이가 될 줄 알아. 꺼져!”염구준은 살기를 뿜으며 승무원에게 겁을 주었다.만약 복수한다고 사람을 부른다면 일이 귀찮아지게 될 것이다.“절대 안 그럴게요. 절대요.”제대로 겁먹은 승무원은 네 발로 기어서 도망갔다.“따… 딸아. 우리 그냥 티켓 다시 사자.”아주머니가 떨리는 목소리로 딸에게 말했다.염구준 일행은 겉보기에 선한 얼굴이지만 화가 나면 저승사자 같아서 괜히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잠깐
“저기요. 뭐 좀…”“아는 척하지 마세요. 차림새를 봐.”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젊은 승무원에게 무시를 당했다.‘작전을 위해서 참자.’현무는 억지로 웃으면서 물었다.“9527호실은 어디로 가면 됩니까?”그들 일행은 일련번호가 찍힌 티켓을 들고 있어 방 한 칸만 찾으면 되었다.“몰라요.”승무원은 눈을 흘기며 으리으리하게 차려 입은 남자에게 달려갔다.“고객님, 천랑성호에 탑승한 것을 환영합니다. 원하는 서비스가 있을까요?”고급진 장소일수록 인간의 본성이 드러났다.그 모습을 지켜본 현무는 열 자리 이상 숫자인 통장 잔고를 승무원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무시당하는 기분이 정말 불쾌했다.“한 사람 한 층씩 찾아.”염구준은 이어폰으로 객실을 찾으라고 명령을 내렸다.이번 작전에서 첫 명령이었다.“네. 알겠습니다.”일행은 작전 명령이라 여기고 빠른 걸음으로 객실을 찾으러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어폰에서 말소리가 들렸다.“찾았어요. 3층 중간 방입니다.”객실에 도착한 후, 염구준은 일행이 도착하자마자 짧은 회의를 열었다.“이번 작전은 아주 위험해. 내가 반천인 경지 개조 로봇을 봤어. 그러니까 방심하지 말고 불필요한 상황에서 절대 나서지 마. 만약 밖에 나가서 놀고 싶다면 주작을 찾아서 분장한 다음에 나가. 알겠지?”엄숙한 표정으로 짧게 설명하던 염구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이번 여행을 즐기자. 유람선에서 비용은 내가 다 쏜다.”그 말에 다들 눈을 반짝였다.“형님 만세! 벌써 신나요.”세계 유람이라도 다들 비용을 낼 형편은 되었다.하지만 다른 사람이 비용을 낸다면 기분이 달랐다.똑똑!다들 기뻐할 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음식을 주문하지 않았고 아는 사람도 없는 유람선에서 누가 찾아왔는지 어리둥절했다.염구준이 일어서 문을 열자 낯선 모녀가 밖에 서 있었다.“무슨 일입니까?”아주머니가 퉁명스럽게 말했다.“휴, 당신들 우리 열쇠를 훔치고 우리가 예약한 방에 들어왔는데 무슨 일이라니요?”아주머니의 눈길을 보니 당장이라도
“하하, 이겼다.”얼마나 많은 수를 무르고서야 할아버지는 이겼다고 아이처럼 기뻐하셨다.이렇게 특이한 방식으로 진 적은 없지만 번마다 이길 때면 엄청 좋아하셨다.단지내에서 염구준만 이 할아버지와 장기를 두었다.“대단하세요.”염구준은 엄지손가락을 척 들어올렸다.자신의 분수를 지킬 줄 아는 노인들은 모두 좋은 대우를 받길 바랐다.지잉-전신전에서 연락이 오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어르신,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요.”“얼른 가. 일이 중요하지.”할아버지는 장기판을 보며 기쁨을 만끽했다.염구준은 자료를 보면서 집으로 달려갔다.“국주님, 놈들 행적을 추적했습니다. 지금 남극 빙원에 있어요. 구체적인 위치는 아직 모르겠고 놈들의 수법이 은밀해서 빼앗은 로봇을 모두 여러 갈래로 운반하고 있어요.”남극 빙원은 좋은 장소는 아니었다.기후가 악랄하고 환경이 복잡한 데다 수많은 세력들이 잠복해 있었다.아직까지 통제할 지도자가 나타나지 않은 탓이다.몇 년 전만 해도 그곳의 기후가 매우 낮아 누구도 살지 않았었다.그런데 최근,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방한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수많은 조직과 세력들이 그곳에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하지만 아직까지 치안이 혼란스럽고 주먹이 센 사람이 통치는 바람에 곳곳에 위험이 도사렸다.염구준은 자료를 살펴보고 바로 답장을 보냈다.[정영팀은 신속하게 청해로 온다. 위장을 잘하고 절대 행적이 드러나면 안 된다.]이번 작전에 대해 대략적인 계획을 세운 후, 집에 돌아와 손가을에게 말하고 그날 저녁에 청해 부두로 향했다.장모님인 진숙영에게 은밀히 고수들을 붙여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신비한 클럽은 인간 세상에서 증발할 것처럼 사라져서 골치가 아팠다.하지만 국정이 급선무인 지금 청목을 먼저 해결해야 했다.염구준이 부두에 도착했을 때 백호, 주작, 현무 그리고 세 명의 전왕이 기다리고 있었다.그들 모두 평상복으로 갈아 입고 큰 가방을 들고 있었다.“주… 염 선생님!”여섯 사람은 염구준에게 다가와 깍듯하
“주작. 천목 시스템을 가동해. 내가 구체적인 좌표를 보내줄 테니까 그 해역의 화물선을 주시해.”“백호. 7인 정예팀을 선발해서 잠시 내 명을 대기하고 있어.”“현무, 한 달 사용할 최첨단 무기를 준비해.”“청룡, 넌 전신전을 지키고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염구준이 지시를 내릴 때 누구도 농담하지 않고 불평하는 사람도 없었다.“네.”임무를 내린 후, 염구준은 한마디를 남기고 청해로 돌아갔다.“송 가주와 국주가 상의하는 동안 누가 방해를 한다면 바로 죽이러 올 것이다.”염구준의 말에 외부인들은 바로 속셈을 거두었다.이어서 송씨 가문은 절반 주식을 국주에게 담보로 내놓고 보호를 받았다.국주가 내세운 조건은 송씨 가문이 스스로 보호할 능력이 생길 때 다시 주식을 돌려주는 것이었다.중요한 임무를 맡은 송현우는 지금 상황에서 반천인 경지와 싸울 수 있는 유력한 후계자였다.송명호 일가는 더는 송 가주를 방해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족보에서 쫓겨났다.그를 지지했던 세력들은 자발적으로 돈으로 배상하고 평화를 유지했다.송씨 가문의 세력이 대폭 하락하니 이러는 수밖에 없었다.청해로 돌아온 염구준은 손가을이 잘 관리한 덕에 편히 지낼 수 있었다.“구준이 왔어?”그를 제일 먼저 맞이한 사람은 방금 기도를 마친 진숙영이었다.최근 신비한 클럽이 감쪽같이 사라진 바람에 그녀는 갈 곳이 없어 집에만 있었다.“장모님.”염구준이 뭐라고 하기 전에 진숙영은 또 속으로 중얼거리며 기도했다.“아빠.”인기척을 듣고 나온 염희주가 활짝 웃으면서 두 팔을 벌리고 다가갔다.“그래.”‘귀여운 녀석, 어쩜 이리 애교가 많을까. 며칠을 못 봤더니 또 키가 컸네.’염구준은 대답하면서 딸을 뻔쩍 들어올렸다.딸을 보는 그의 눈에서 꿀이 떨어질 것 같았다.“저러다 신선이 되겠어요.”염희주는 진숙영을 힐끔 보면서 염구준의 귀에 대고 소곤거렸다.“그런 말하면 못 써.”염구준이 바로 말렸다.어른들의 일에 아이가 끼어드는 것과 함부로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아빠
송씨 가문의 절반 재산은 천문학적인 숫자인데 그것을 단호하게 거절하다니 생신을 축하하러 온 손님들이 당황했다.“제가 어리석었습니다. 부디 염 선생이 말씀해 주시죠.”송 가주는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국주한테 가서 얘기하면 아마 기꺼이 도와줄 겁니다.”염구준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송 가주는 그제야 깨달은 듯 허벅지를 탁 쳤다.솔직히 말해서 염구준도 절반 재산을 갖고 싶었다.하지만 손씨 그룹에 비해 용하에서 더 필요할 것 같아서 거절한 것이다.이 정도 대의는 갖추고 있었다.“가주님, 큰일 났습니다.”두 사람 대화할 때 한 남자가 허겁지겁 달려왔다.“얼른 말해. 이것보다 더 나쁜 상황이 있냐?”송 가주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 앞에서 과감하게 말했다.“저희가 해외에 수출한 로봇 화물선이 습격당했어요. 거기에 나무 표식이 있었습니다.”그 사람은 재빨리 다가가 태블릿을 보여줬다.확인하던 송 가주가 두 눈을 부릅떴다.“염 선생. 이거 진짜 큰일 났습니다.”송 가주는 태블릿을 빼앗아 염구준에게 걸어갔다.이번에야말로 진짜 큰일이 벌어졌다.염구준은 힐끗 쳐다보려 했으나 태블릿에 시선을 고정하고 말았다.“젠장. 이건 노골적으로 도발하는 겁니다.”옆 사람들은 방금 싸울 때도 이렇게 화내지 않았는데 반천인 고수가 화난 모습을 보니 등골이 오싹했다.태블릿에 뜬 메시지에 몇 글자과 사진 2장만 보였다.내용은 이랬다.[먼저 송씨 가문을 도륙하고 용하국을 주살한다.]사진 한 장에 검정색 나뭇잎이 찍혀 있고 다른 한 장에는 청색 나뭇잎이 찍혀 있었다.그것은 분명히 떠돌이 7인조에서 흑풍과 청목을 가리키고, 두 사람이 송씨 가문과 용하를 상대하겠다는 뜻이었다.용하국에서 송씨 가문을 건드리지 않는다면 염구준은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용하를 건드린다면 상의할 여지없이 싸워야 했다.“염 선생,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까요?”송 가주는 마땅한 대책이 떠오르지 않았다.지금 폐인이 되어서 아무리 훌륭한 계략을 짜도 실력이 받쳐주지 않았다.
“이제 좀 재미있네.”그는 두 손으로 검을 잡고 공격할 태세를 잡았다.송현우의 검의가 얼마나 강한지 엄청 기대되었다.승부는 금방 갈리고 구경군들은 두 사람을 뚫어지게 쳐다봤다.필경 마지막 공격으로 모든 사람의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이다.“매화검법. 쇄산!”먼저 기운을 축적한 염구준이 검을 들고 공격했다.송현우의 검의는 역시 평범하지 않았다.게다가 고씨 선조들이 남긴 시구를 본 이후로 염구준이 초식을 조금 바꾸었는데도 무궁무진한 힘을 발산했다.“죽어라!”그때 맞은편에서 송명호도 패왕창을 들고 공격했다.염구준의 기운을 감지하고 본인이 졌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하면서 공격한 것이다.예를 들면 갑자기 염구준이 심장병이 발작한다든가.쿵!칼끝과 창끝이 부딪치면서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폭발했다.강력한 위력에 송명호는 저항하지 못하고 패왕창을 든 채로 뒤로 튕겼다.한마디로 말해서 한 초식도 감당해지 못하는 패배자였다.싸움이 드디어 끝났다.이 결과는 모두 예상하지 못했다.조금은 어느 정도 싸우다 체력이 소모되었을 때 주변에서 습격하려고 했는데 이젠 망상이 되어버렸다.염구준은 검과 주변의 검기를 거두었다.“4할 전력이 남았어요. 도전할 분 계신가요?”그는 주변을 둘러보며 패기 있게 말했다.“…”송명호 일가는 도전해도 볼품없이 패배할 텐데, 도전은 개뿔이라고 속으로 욕했다.“투항하겠습니다.”그때 누가 무기를 버리고 무릎을 꿇었다.한 사람이 시작하자 나머지 사람들도 잇달아 투항했다.우두머리인 송명호가 죽은 이상 계속 대항할 이유가 없었다.투항하면 적어도 목숨은 건질 수 있지 않은가.상황이 전환되어 송 가주 일가가 승리했다.“할아버지, 아버지.”송청연이 외치며 앞으로 달려갔다.“난 괜찮다.”송 가주는 부축임을 받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역전승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염구준의 앞에 다가간 그는 무릎을 꿇었다.“염 선생, 살려줘서 고맙습니다.”“염 선생, 감사합니다.”송 가주 일가 모두 무릎을 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