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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7화

그러고는 곧바로 뒤로 돌면서 주먹을 날렸다. 비록 조금 더 늦게 공격을 하기는 했으나 그의 주먹 끝에 모인 기운은 일정한 거리 밖에서도 먼저 상대방에게 닿았다.

"끄악!"

염구준을 기습한 사람은 다름아닌 을이었다. 그는 가슴을 얻어맞고 난 후 연속으로 뒷걸음질 쳤다.

염구준은 멈추지 않고 오른손 주먹을 펴서 검지와 중지를 내밀고 앞으로 돌진한 후 엄청난 검의를 담아 을의 이마를 내리찍어 버렸다.

"안 돼!"

갑이 막으려는 찰나 을이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이 모든 게 단지 한순간에 다 발생한 일이었다.

'이게 염구준의 진짜 실력인가?'

나머지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등이 흠뻑 젖을 때까지 식은땀을 흘렸다. 이렇게까지 강한 검의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왜, 이 자식을 위해 복수라도 하려고?"

을의 기습 때문에 염구준은 매우 화가 난 상태였다.

염구준은 처음에 고씨 가문에 가는 일은 매우 위험한 일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실력을 숨기려고 했었다.

'그런데 자꾸 내 심기를 건드리는 놈이 있는 걸 어쩌겠어.'

“치사하게 뒤에서 기습한 건 을의 잘못이니 죽어도 마땅해."

갑이 단호하게 말했다. 전투가 끝난 상태에서 굳이 사상자를 더 만들 필요가 없기도 했고 을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기도 해서였다.

갑의 대답에 만족한 염구준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바로 절벽 아래로 뛰어내렸다.

그런 그의 뒷모습을 보며 갑이 투덜거렸다.

"유란이의 아이가 벌써 이렇게 큰 것도 놀라운데 반보 천인까지 되었을 줄이야. 정말 대단하군."

갑은 고인의 자식을 만난 탓에 수십 년 전 일이 떠올라 눈가가 촉촉해졌다.

쿵!

염구준은 먼지 한 톨 묻히지 않고 큰소리와 함께 출발했었던 곳에 도착했다.

"구준 씨, 괜찮아?"

이에 손가을은 앞으로 걸어가 그의 상태를 살폈다.

방금 전의 전투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느꼈던 기운의 파동만 봐도 대전이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괜찮아. 그냥 대충 겨루어 본 거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염구준은 웃으면서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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