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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3화

"가을아, 방금 한 말 다 들었어?"

어머니의 유골이 고씨 가문에 있다는 말을 듣고 생각이 복잡했던 탓에 염구준은 주위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응, 내가 엿들었다고 탓하는 건 아니지?"

손가을은 고개를 숙이고 붉은 입술을 가볍게 깨물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

사람마다 사생활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아무리 부부라도 엿듣는 것은 좋지 않았다.

염구준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어깨에 두 손을 얹었다.

"바보야, 집안 일인데 어떻게 너를 탓할 수 있겠어."

이 말을 듣고 손가을은 기대에 부풀어 고개를 들었다.

"그럼 같이 고씨 가문에 가도 돼?"

"후."

"그건 위험해."

염구준은 길게 한숨을 쉬며 설명했다.

고씨 가문에는 강자가 많아 외갓집이라고 해도 만만치 않았기에 그조차도 무조건 안전하게 돌아올 거라는 자신이 없었다.

"괜찮아. 두렵지 않아."

손가을은 고집스럽게 고개를 저었다. 기세를 보아하니 마음을 이미 먹은 것 같았다.

그녀가 이번에 가려는 이유는 아주 단순했는데, 하나는 뵙지 못한 시어머니에게 효도 하기 위해서고 다른 하나는 염진이 술로 자신을 마비시키는 걸 그만두게 하기 위해서였다.

염구준은 그녀의 고집스러운 얼굴을 보며 잠시 곰곰히 생각한 뒤 입을 열었다.

"알겠어. 같이 가자."

그는 이미 속으로 어떻게 그녀를 보호해야 할지 전부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였다.

"이번만 내 멋대로 할게."

손가을은 염구준의 품에 안겨 낮은 소리로 말했다.

"내 와이프는 언제든지 마음 가는대로 해도 돼. 뒤에 항상 내가 있는 걸."

염구준도 손을 뻗어 손가을을 끌어안았다.

이 말을 들은 손가을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눈 앞에 있는 이 남자는 자신이 언제든지 숨을 수 있는 대피소 같은 존재니까.

아침에 일선천협곡에서 지프차 한 대가 멈추더니 곧 세 사람이 차에서 내렸다. 앞으로의 길은 차가 들어갈 수 없어 반드시 걸어가야 했기 때문이다.

일선천협곡을 통과하기만 하면 고씨 가문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 세 사람은 바로 염구준과 손가을, 그리고 용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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