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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1화

작가: 잔영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9-14 17:22:02
흑풍이 말을 마치자마자, 몸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공간은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그곳에는 그의 음산한 웃음소리만 울려퍼졌다.

"흑풍은 옥패의 힘을 이용할 수 있어. 이건 어둠의 살인술이야!"

어둠 속에서 이영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이내 그녀의 비명이 들려왔고 흑풍때문에 심하게 다친 듯했다.

염구준의 귓가에는 간간이 귀신이 우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곧이어 광풍이 세차게 몰아쳤고 그에게 접근하려는 흑풍은 이 신비한 힘에 다쳐 소리를 내며 물러났다.

"영감은 평생 창용칠숙의 비밀을 찾기 위해 노력했어. 하지만 모든 것은 결국 나를 위한 발판이 되었지."

흑풍이 말을 마치고 크게 웃었다. 염구준은 그의 말투에서 흑풍도 다쳤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염구준은 흑풍이 천재적이고 일반인들이 모르는 많은 비밀을 장악했다는 것을 인정한다.

"넌 영원히 어르신을 뛰어넘지 못해."

이영은 흑풍의 말에 분노했고 그림자만 보일 정도로 빠르게 움직여 공격을 가했다. 그녀는 비장의 카드, 칼바람 공격을 퍼부었다. 무차별적인 공격에, 곳곳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염구준은 원소 형태로 몸을 지키고 있어 칼바람에 다치지 않았다. 하지만 염구준도 불어오는 바람에 아픔을 느꼈다.

"이영, 이씨 집안 외아들을 죽이면 영감이 네 목숨을 앗아갈 거야!"

흑풍은 이영의 수를 알고 미리 방어 준비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에게 가까이 갈 수 없었다.

"전주님, 아가씨께서..."

어둠의 공간에서 주작의 당황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염구준은 익숙한 힘을 느꼈다. 염희주가 왔다.

그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 붉은 그림자가 어둠의 공간에 나타났다. 주위에 가득 차 있던 검은 기운은 빠른 속도로 흩어졌다.

"인간의 몸으로 감히 신계의 힘을 남용하다니!"

염희주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염희주를 보자, 흑풍은 얌전해졌고 이미 맞고 있었다.

"천인합일!"

이영은 머릿속이 하얘지는 것 같았다. 눈앞의 여자아이는 이미 신급에 진입한 고수였다.

이영이 말을 마치자마자, 염희주는 그녀의 얼굴에 따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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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흑풍이 사라지자마자 염희주의 두 번째 인격은 사라졌다. 그녀는 고통스럽게 소리를 지르고 아래로 추락했다."희주야!"염구준은 쏜살같이 달려가 공중에서 떨어진 딸을 안았다. 염희주의 안색은 창백했고, 호흡도 아주 미약했다."주작, 저 여자를 전신전으로 데려가. 내가 직접 심문할 거야!"염구준을 딸을 구하려 다급히 명령을 내린 뒤 염희주를 안고 한 걸음씩 아래층으로 향했다. 딸이 흑풍을 살려두겠다고 말을 한 이상, 그는 오늘 절대 흑풍을 건드리지 않을 것이다.북쪽 변경에 있는 전신전.염구준은 무거운 마음으로 창밖에서 날리는 눈을 바라보았다. 염희주는 지금 치료를 받고 있다. 그녀의 몸은 신비한 힘때문에 이미 심하게 허약해진 상황이었다.이영은 흑풍과 염희주에 의해 큰 상처를 입고 잠시 침대에 누워있었다.염구준은 지금의 상황에 대해 아무런 두서도 없었다. 그는 추위를 막기 위해 독한 술을 한 모금 마셨지만, 마음속은 여전히 싸늘했다."염 전주님, 청용 전주께서 뵈러 오셨습니다."한 친위가 들어와 염구준의 사고를 끊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여 청용을 들이라는 뜻을 전했다."전주님, 국주께서 창용칠숙의 비밀을 전하라고 하셨습니다."청용은 바로 이번에 온 뜻을 전했다. 그의 말투는 이전과 다름없었다. 청용의 마음속에서 염구준이야말로 진정한 전주였다."말해봐."염구준은 여전히 창밖을 바라보며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용국이 믿는 것은 용신입니다. 창용칠숙은 황실의 비밀이에요..."청용도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몰랐다. 국주가 그에게 말한 내용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도 은둔 세가의 자료를 보고 알게 되었다."창용칠숙에 용국의 사활이 달린 거야? 아니면 보물 지도인 건가?"의문점이 너무 많아 염구준도 바로 이해할 수 없었다. 오래된 비밀인 이상, 국주도 사실 알 수 없을 것이다."지금의 은둔 세가 중 이전 황실의 구성원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들은 집안을 지키기 위해 대가로, 대대로 창용칠숙의 비밀을 국주에게 알렸습니다."청용은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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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1493화

    염구준이 그렇게 말할 수록 청용은 더욱 자신감을 잃었다. 사실 전신전의 장병들도 그에게 진정으로 복종하지 않고 있다."세력을 나누는 것은 잠재적인 위험이야. 국주의 생각이 맞아, 전폭적으로 지지할게!"염구준은 청용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용국의 입장에서 중요한 일이 하나 더 있었다."전신전 모든 장병에게 모이라고 해. 마지막으로 중요한 일을 선포할 거야."염구준은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방을 나와 전신전 홀로 향했다.청용은 복잡한 표정으로 책상 위의 옥패를 한 번 보았다. 그는 가질 용기가 없었다. 그는 물론, 다른 사람도 가질 용기가 없을 것이다.염구준은 대전에 와서 자신의 옛 왕좌를 보며 착잡한 마음을 느꼈다.그가 떠난 후 아무도 저 자리에 앉은 적 없었다. 현 전주인 청용도 감히 왕좌에는 오르지 못했다."전주를 뵙겠습니다!"염구준은 왕좌를 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뒤에서 갑자기 우레와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고 모든 장군이 자리에 도착했다. 염구준이 고개를 돌리자, 주작은 지존의 열에 없었다.8대 전왕은 이미 두 사람을 잃었고, 흑주에서 벌어진 혼전으로 인해 백팔전장도 적지 않은 손실을 보았다. 물론 대부분 염희주에게 살해되었다."전신전의 사명은 무엇입니까?"염구준이 큰 소리로 물었다."가족을 지키고 나라를 지키자!"장병들의 목소리가 우레와 같이 울려 퍼졌고, 그들의 감정은 격앙되어 있었다."전신전의 군기는 무엇입니까?""절대적으로 국가와 전주에게 복종하며,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죽음을 불사하는 것입니다!""좋아요!"염구준은 겉으로는 침착했지만, 마음속으로 조금 아쉬운 감정이 생겼다. 다들 그와 생사를 함께 한 전우들이다."첫 번째 명령은, 빨리 수련하여 새로운 지존, 전왕을 선발할 것!""두 번째 명령은,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은 영원히 신분을 비밀로 할 것!""세 번째 명령은, 전신전 전체가 청용 전주의 명령을 따르는 것! 어기는 자는 바로 죽일 겁니다!"염구준이 세 개의 명령을 내리자, 전신전 전체가 조용해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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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1495화

    이영은 마지막 생명줄이라도 잡은 듯 말하더니 이내 오만했던 표정으로 돌아갔다.“이영, 하찮은 것을 중히 여기지 마. 난 가문 간의 싸움에 관심이 없어. 거래할 수 있는지만 말해.”염구준은 국주가 일부러 난처하게 굴지 않으면 황가의 일에 간섭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그도 결코 만만한 사람은 아니니, 전신으로도 이 세상의 상황을 뒤바꿀 수 있었다.“염 전주께서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시하시면 어르신을 청해에 모시고 올게.”조건을 내거는 이영의 말투에 염구준은 몹시 불쾌했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정말 살아있는 거야? 지금쯤 여우가 너희 본거지를 습격했을 텐데.”하지만 그도 반격할 줄 알았다.손중천이 아무리 무술이 대단해도 인간이고 여우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었다.“다른 사람들은 죽어도 어르신은 아니야.”이영이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손중천은 그녀에게 신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그분이 청해에 오시기 전에 낙 전주 사인을 확실하게 말해줘.”이것이 염구준이 가장 알고 싶어하는 일이었다. 아무리 눈에 차지 않는 고용병사 트랑과 제니든, 여우든 모두 낙성용에 대해 언급했으니 절대 우연이 아니었다.“어르신이 모든 걸 말씀하실 거야.”이영은 본인의 입으로 말하려고 하지 않았다. 시간을 끌거나 숨기려는 의도가 뻔했다.“이영, 난 같은 말을 반복하기 싫어. 너희 어르신을 찾는 것과 낙성용 전주의 사인을 알아내는 건 별개의 일이야.”염구준은 잡담을 나눌 인내심이 없었다.오로지 무슨 속셈으로 낙성용까지 끌어들였는지 알고 싶었다.“낙성용도 어르신의 제자지만 은세집안이나 황가의 사람이 아니야. 그냥 고아지.”낙성용 전주가 여우와 같은 동문이라니 염구준이 놀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하지만 어르신과 의견이 맞지 않았어. 낙성용은 국가를 지키려고 매의 둥지를 떠났거든.”이영은 더는 말하지 않았다.나머지 일은 염구준이 이미 알고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그렇다고 살해할 이유가 되지 않아. 만약 그것 때문에 너희들이 선배를 죽였다면 매의 둥지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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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149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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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신의 귀환   제1497화

    염구준은 은세집안의 살수들을 키우는 매의 둥지가 여기에 있다고 확신했다.그때 안개 속에 흐릿한 그림자들이 나타났다. 그는 부하들에게 흩어지라 명하고 본인은 신속하게 섬으로 올라가 기척도 없이 몇몇 경호원을 해치웠다.그리고 소부대를 이끌고 저들의 은신처로 향했다.가는 길에 꽤 많은 보초병을 제거해서야 등대가 세워진 섬에 도착했다.“전주님, 누가 다녀갔어요.”한 병사가 바닥에 누운 시체를 가리키며 말했다.그 시체는 용국인이었다.“대열을 유지하고 각자 행동한다!”지시를 받은 소부대는 사방으로 흩어지고 염구준은 단독으로 움직였다.100미터도 가지 않았는데 어디선가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영감, 30년이 지났는데도 실력이 늘지 않았어!”여우와 노인이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여우, 네놈의 가장 큰 약점은 자신을 대단하게 여기는 거야. 너야말로 30년이 지났는데도 실력이 늘지 않았구나!”노인은 중상을 입었는지 가까스로 기침을 참으며 말했다.“옥패의 힘이 없고 원소화가 되지 않아도 영감을 죽일 수 있어.”여우가 음험하게 웃었다.저들은 저런 말투와 태도가 이미 습관이 된 모양이었다.“팔황옥의 힘이 폭발하면 천신이 탄생한다고 내가 그랬지.”노인의 말이 염구준의 주의를 끌었다.천신이란 그의 딸 염희주를 말하는 것 같았다.“천신은 이미 각성했어. 바로 전신전 염구준의 딸내미야. 세상 일이란 참 모를 일이야. 영감.”여우는 태연하게 말했다.하마터면 천신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모를 리가 없었다.“여우, 내 평생 후회하는 일은 그때 네놈들을 놓아준 것이다.”“낙성용을 죽인 것을 후회해야지. 영감이 감정을 내세우지 않았다면 우린 그자를 죽이지 못했어.”말을 마친 여우가 섬뜩하게 웃었다.낙성용을 제거하는 건 원래 계획 중의 일부분이었다.“낙성용이 죽지 않으면 천하는 세 갈래로 나뉘지 않고 오로지 용국만 성장했을 거다.”노인의 안타까운 말소리가 들렸다.염구준은 그 말이 사실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지금 그는 천하무적이지만 낙성용의 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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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지나지 않아 공연이 시작되었다.종목들은 정말 신나고 하나같이 감탄이 저절로 나올 지경이었다.암퇘지가 철사슬 위로 걸어가고, 곰이 외발자전거를 타는 장면을 본 아이들이 깔깔 웃으면서 연신 박수를 쳤다.방금 일로 염구준은 자꾸 주변을 살펴보며 경계했다.여러 종목이 끝난 후, 광대 진행자가 나와서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존경하는 여러분, 이어서 저희 피날레 종목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활인을 할 텐데 어느 분이 게스트로 올라오시겠습니까?”그 말에 현장이 조용해지고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어떤 아이들은 자기가 나가겠다고 했지만 부모가 한사코 입을 막으면서 말렸다.“나가면 안 돼. 이 서커스단에서 사라진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야.”“나도 들었어요. 인근 도시에서 발생했는데 게스트가 계약서까지 작성했대요.”“무서워. 어떻게 그런 일이 있어?”서커스 공연은 재미있지만 이 종목은 다들 뒤로 물러나며 지켜보기만 했다.“아빠, 내가 나가도 돼요?”그때 염희주가 말했다.“가지 마. 나중에 내가 믿을 만한 마술사를 불러서 체험하게 해 줄게.”옆에서 하는 말을 들었으니 딸을 위험하게 내보낼 수 없었다.“알았어요.”염희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무룩해 있었다.곧 분위기가 썰렁해지자 공연장의 불빛이 어두워지며 한 줄기 전등만 광대를 비추었다.“여러분, 제가 행운 게스트를 뽑으면 전등이 그분을 비출 겁니다. 물론 나올지 말지는 그분이 결정하면 되겠습니다.”서커스의 수법은 한번 또 한 번 곤란한 상황으로 밀어붙였다.정말 게스트로 당첨된다면 체면 때문이라도 무대에 올라갈 것이다.“감격스러운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광대가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전등이 현장을 누비며 빠르게 움직였다.“멈추세요!”한참 뒤, 광대의 말에 전등이 멈추었다.게스트로 염구준이 당첨되었다.이번에야말로 현장에서 가장 빛나는 사람이 되었다.역시 나름 계획이 있었다.염구준은 방금 몰래 감시하던 사람이 자신을 찾고 있었다고 생각했다.“축하드립니다. 무대에 올라와서 협조해 주

  • 군신의 귀환   제1997화

    당황한 조련사가 긴 막대기를 들고 사자의 머리를 누르며 뒤로 물리쳤다.탁!사자가 손바닥으로 막대기를 쳐서 부러트리고 아이에게 어슬렁어슬렁 다가갔다.“우와아아앙!”깜짝 놀란 아이가 울음을 터트렸다.아이가 높은 소리로 울수록 사자는 더 흥분되어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드러냈다.“저기 누가 들어가고 있어요.”그때 한 그림자가 갑자기 철창 앞에 나타났다.바로 염구준이었다.“으아아아악!”염구준이 두 손으로 철창을 잡고 힘을 주자 단단한 쇠가 구부러지며 양쪽으로 휘었다.그리고 구멍을 통해 철창 안에 들어가 울고 있는 아이를 안았다.“울지 마. 이제 괜찮아.”“으르렁!”사자는 먹잇감이 빼앗기자 입을 크게 벌리고 으르렁거리며 덮쳤다.“죽어!”염구준이 강력한 기운을 발사하자 사자는 뒤로 튕겨 구석에 나가떨어졌다.그가 살의를 뿜어냈다.동물은 워낙 살의에 예민했다.사자는 벌러덩 드러누워서 작은 소리를 내며 애교를 부렸다.그 동작은 서커스단에서 배운 것이다.염구준은 아이를 안고 철창에서 나와 아이 엄마에게 넘기며 신신당부했다.“앞으로 아이 손을 꼭 잡고 다니세요.”“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아이 엄마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염구준 가족은 경악해 있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계속 동물을 구경했다.“아빠는 슈퍼맨이에요?”방금 장면을 떠올리던 염희주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사자가 아버지 앞에서 고양이처럼 말을 잘 들어서 깜짝 놀랐다.“하하하. 방금 아빠가 마술을 부려서 그래.”염구준이 웃으면서 대답했다.어떤 일은 설명하기 어렵기도 하고 그렇다고 아이에게 자세히 설명할 필요도 없었다.“마술? 이따가 마술쇼도 있는데 가르쳐줄 수 있어요?”염희주는 두 눈을 깜빡이며 염구준을 봐라봤다.그 말에 염구준은 난감했다.마술을 할 줄도 모르는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됐어. 마술은 나중에 배워. 이제 곧 마술쇼 시작이야. 들어가서 앉아야지.”손가을이 나서서 남편을 도와줬다.“시작했어요? 그럼 빨리 들어가요!”염희주는 빨리 들어

  • 군신의 귀환   제1996화

    용필과 하윤나는 초고속으로 이튿날에 바로 미니 결혼식을 올렸다.정식 결혼식은 나중에 다시 성대하게 올리려고 했다.쌍방 부모님들이 모두 도착했다.하동철과 김연주는 인상을 찌푸리지 않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염구준이 두 사람에게 손씨 그룹에서 일하면 월급을 200만씩 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하동철은 경비원으로 취직하여 경호 대장인 용필과 함께 일하고 김연주는 청소부에 취직했다.용필을 봐서 두 노인과 얼굴을 붉히지 않으려고 이렇게 안배한 것이다.어차피 앞으로 한 식구로서 자주 만날 텐데, 강하게 밀어붙이다가 물러날 때는 이득을 주는 방식으로 두 사람을 탄복하게 만든 것이다.재미있는 것은 하동철이 출근하면 회사에서 용필을 대장이라 부르고 퇴근하면 용필이 그를 아버지라고 불렀다.공과 사는 확실히 구분한다는 것이다.미니 결혼식은 무사하게 진행되어 두 사람은 드디어 부부가 되었다.이 모든 것은 다 염구준이 추진한 덕분이라 두 사람은 엄청 고마웠다.행복한 시간은 빠르게 지나, 어느덧 서커스단이 공연하는 날이 다가왔다.염희주가 계속 재촉하는 바람에 세 사람은 아침 댓바람부터 공연장에 도착했다.벌써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지만 아직 공연장 문이 열리지 않았다.밖에 철창을 몇 개를 놓고 안에 맹수들을 가둔 것이 보였다.독수리, 호랑이, 원숭이 등등 동물들을 관람용으로 놓은 것이었다.이곳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아이가 있는 가족들이었다.다들 신기해서 감탄을 금지 못했다.“아빠는 사자를 본 적이 있어요?”염희주가 궁금해하며 물었다.“봤기도 했고 먹어도 봤어. 근데 맛이 없었어.”염구준은 딸을 속일 필요가 없어 솔직하게 대답했다.전에 흑주 벌판에서 임무를 수행할 때 팀과 연락을 잃어서 먹을 것이 없었다.그래서 먹을 수 있는 것은 잡는 족족 배를 채웠다.“아빠는 왜 맨날 거짓말만 해요? 내가 나쁜 것만 배우면 어떡해요?”염희주는 아예 믿지 않았다.사자는 사나운 짐승이고 초원의 패권자이자 흑주의 우두머리인데 그것을 잡아 먹었다니믿어지지 않았

  • 군신의 귀환   제1995화

    “시작.”오백하는 ‘시’자를 말할 때부터 얼마되지도 않는 힘을 손에 넣었다.억지가 따로 없었다.그러나 용필의 손은 꿈쩍하지도 않았다.힘으로 똘똘 물친 용필과 힘을 겨룬다니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힘을 준다. 합!”용필이 한마디 하더니 오른팔에 힘을 주어 가볍게 상대방의 손목을 꺾었다.그런데 테이블까지 부숴버렸다.겨우 이 정도에 진 것이다.“악!”왼쪽 팔이 탈구된 오백하는 귀가 찢어지는 비명소리를 질렀다.어려서부터 다친 적이 없이 곱게 자랐으니 이런 고통을 감당할 리가 없었다.“안 된다고 했는데 뭐 하러 용필 오빠한테 개기냐?”하윤나가 말하면서 용필의 팔을 끌어당겼다.참지 못하고 상대방을 해칠까 봐 그런 것이다.솔직히 그녀는 용필이 다치는 것을 원하지 않았지만 그가 다른 사람을 해치는 것도 바라지 않았다.“윤나야, 나 정말 힘을 쓰지 않았어.”용필이 억울한 표정으로 설명했다.“나도 알아.”하윤나가 배시시 웃으면서 대답했다.팔씨름에서 졌으니 오백하는 패배하고 유일한 선택은 용필밖에 없었다.“꺼져. 설마 남아서 밥 먹고 가게?”염구준은 아직도 아파서 바닥에서 뒹구는 오백하에게 싸늘하게 내뱉았다.“이놈들 잡아 쳐!”열받은 오백하는 경호원들에게 고함을 질렀다.반드시 복수를 할 것이다.쿵!경호원들이 다가가려고 할 때 염구준이 기운을 펼치며 그들을 문밖으로 몰아냈다.봐주지 않았다면 진작에 죽었을 것이다.퍽!그리고 오백하를 발로 뻥 차서 밖으로 쫓아냈다.룸 안이 드디어 조용해졌다.글로벌 호텔의 경호원들이 우르르 달려오더니 오백하 일행을 들어 호텔 밖으로 내쫓았다.이 과정은 고작 몇 분만에 진행되었다.“사돈 어르신, 두 사람 이제 결혼해도 됩니까?”두 노인은 염구준의 말에 겨우 정신을 차렸다.“그럼요. 저희도 찬성해요.”하동철과 김연주는 깜짝 놀라며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원래 사위 후보가 2명이었는데 한 명이 도망쳤으니 이제 선택할 여지가 없었다.“그럼 두 사람 먼저 시청에 가서 혼인신고하고 나중에 결혼

  • 군신의 귀환   제1994화

    “진정하세요. 많지도 않습니다.”염구준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이게 많지 않다니 두 사람은 경악했다.최근 청해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땅값이 점점 올라 제일 저렴한 별장도 20억 이상이었다.“염 선생님, 그쪽과 상관없는 일 아닌가요?”오백하가 못마땅 해하며 물었다.손씨 그룹이 끼어들면 그는 뒷배인 회사를 내세워도 대항할 수 없었다.“용필 형, 나를 뭐라고 부르죠?”염구준이 옆을 보며 물었다.“내 매제지.”용필이 머리를 긁적거리며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들었어요? 나랑 상관 있죠?”염구준이 되물었다.상대방이 기어코 끼어들겠다고 하니 오백하는 심란하여 계속 머릿속을 굴렸다.‘어떡하지, 어떡하지?...’돈은 어느 정도는 있었다.하지만 적어도 52억은 있어야 상대방과 싸울 수 있었다.평소 그는 돈으로 다른 사람을 억압하는 것을 즐겼는데 오늘은 다른 사람에게 돈으로 억압당할 줄은 몰랐다.인과로 보복을 당하니 매우 불쾌했다.“저기요. 왜 예물값을 올리지 않나요?”염구준은 그가 대답하지 않자 주의를 주었다.‘올리긴 뭘 올려?’오백하는 속으로 욕하면서도 겉으로 애써 웃었다.돈으로 통하지 않으니 다른 방면으로 능력을 보여서 자신의 우세를 드러낼 수밖에 없었다.“저 멍청한 놈은 윤나를 지킬 자격이 없어요. 두 분 신중하게 생각해 보세요.”오백하가 갑자기 흠집을 내기 시작했다.“그게…”하동철은 두 남자를 번갈아 보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무조건 가격을 올리라는 속셈이었다.“주먹다짐을 비교하고 싶으면 그냥 말하면 되죠.”염구준이 분명하게 말했다.종사 경지에도 도달하지 못한 녀석이 감히 용필 앞에서 나대다니 속으로 우스웠다.능력이 안 되면 가만히 있을 것이지 자기 무덤을 파는 꼴이 되었다.“안 돼.”갑자기 하윤나가 용필을 부둥켜안으면서 싸우지 못하게 붙잡았다.하지만 오백하의 눈에는 그녀가 용필을 걱정하는 것으로 보였다.그 순간 속이 부글부글 끓으면서 펄쩍 뛰었다.“남자라면 나랑 겨루자. 지면 알아서

  • 군신의 귀환   제1993화

    “아씨, 저 새끼가 내 물건을 훔쳤어. 다음에 눈에 띄면 바로 죽여버릴 거야.”목소리에서 상대방을 얼마나 미워하는지 알 수 있었다.“도련님, 어서 오세요.”하윤나의 부모님은 목소리를 듣고 벌떡 일어나 반갑게 맞이했다.염구준은 그 모습을 다 지켜보고 있었다.방금 용필이 들어올 때 쳐다보지도 않더니 지금은 개처럼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당당한 사람이 되는 게 좋지 않은가?“네.”오백하는 한 글자로 답하고 당연하듯이 주석에 앉아 거만하게 행동했다.그리고 눈에 불을 켜고 용필과 하윤나를 노려보았다.염구준 부부도 봤지만 인사도 건네지 않았다.“도련님, 무슨 일로 늦게 오셨어요?”하동철이 차를 따르면서 기분을 풀어주려고 했다.“말도 마세요. 오는 길에 미친놈을 만났는데 내가 윤나한테 주려고 준비한 선물을 도둑맞았어요. 차로 뒤쫓아도 잡지 못했어요.”오백하는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었다.무슨 인간이 그렇게 빨리 달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초상비.’염구준과 용필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상대방이 누군지 알아챘다.‘의리 있는 사람이네. 앞으로 잘 지내야겠어.’용필 입장에서 초상비가 오백하를 죽이지 않고 그냥 방해한 것만으로도 형제로서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했다.“분명 비싼 물건이겠죠.”하동철의 관심은 언제나 돈이었다.“그렇게 비싸지도 않아요. 2억짜리 다이아몬드 목걸이에요.”오백하가 허풍을 떨기 시작했다.어쨌든 물건을 찾아오지 못했으니 가격을 20억, 200억을 불러도 누구도 따지지 않을 것이다.“아쉽게 됐네요. 제가 경찰에 신고할까요?”하동철이 말하면서 휴대폰을 꺼냈다.“됐어요. 이따가 가서 다시 살게요.”오백하는 손을 들어 하동철을 제지시켰다.그는 허풍이 들통나지 않게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했다.솔직히 하윤나와 연인 사이도 아닌데 이렇게 귀한 물건을 선물할 리가 없었다.“됐어요. 허풍은 그만 떨고 본론으로 갑시다.”염구준은 귀가 썩을 것 같아서 대화를 끊어버렸다.오늘 서로 얼굴을 붉히게 될 텐데 체면을 줄 필요도 없었다.

  • 군신의 귀환   제1992화

    하윤나는 먼저 시청에 가서 혼인신고를 하고 나중에 부모님들에게 말하려고 했다.그런데 부모님들이 눈치를 챘는지 자꾸 방해를 하는 것이다.보다 못한 김연주가 나서서 말렸다.“됐어. 그만 싸워. 이따가 두 사람 다 오니까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결정해.”듣기에 공평한 것 같지만 실은 오백하를 두둔하고 있었다.용필의 상황으로는 경쟁할 가치도 없고 그냥 망신만 주려고 생각한 것이다.똑똑!그때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염구준 일행이 들어왔다.방금 세 식구가 한 말을 밖에서 다 들은 것이다.용필의 안색이 퍼렇게 질려서 보기 흉했다.“들어오세요.”하동철이 이내 표정을 바꾸고 반갑게 맞이했다.지금 들어온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만약 오백하라면 추태를 보여주지 않았나 은근 걱정이 되었다.끼익!문이 열리자 제일 먼저 용필이 들어오면서 예의 바르게 인사를 건넸다.“아버님, 어머님. 제가 왔습니다.”그를 본 하동철의 웃던 얼굴이 바로 굳어져버졌다.“앉아.”모든 말이 얼굴에 써져 있었다.“오빠, 이쪽으로 와서 앉아.”하윤나는 앞으로 다가가 용필의 팔을 잡아당겨 자기 옆에 앉혔다.두 사람은 깨알이 쏟아질 정도로 다정했다.그 장면을 본 하동철은 혈압이 슬슬 올라왔다.“형님, 안목이 있네요.”염구준이 장난을 치며 손가을과 함께 룸으로 들어왔다.병원에서 본 적이 있었지만 자세히 살펴보지 못했다.그런데 오늘 가까이서 봤더니 하윤나의 외모는 경국지색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예뻤다.“어머, 손 대표님, 염 선생님이 오실 줄은 몰랐어요. 어서 앉으세요.”하동철은 얼른 일어나 미소를 지으며 공손히 대했다.얼굴 표정이 변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적응되지 않았다.“편하게 말씀하세요.”염구준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는 아내와 함께 용필의 옆자리에 앉았다.세력과 재부에 눈이 멀어 아부하는 소인배를 용필과 연관되어 있지 않다면 거들떠보지도 않았다.“하하하.”하동철은 뻘쭘해서 헛웃음을 지었다.돈만 준다면 그를 어떻게 대해도 기꺼이 참을 수 있었다.세 사람이

  • 군신의 귀환   제1991화

    “지금 윤나 부모님들도 이 금액을 요구하고 있어. 근데 나 돈이 없잖아. 어르신이 오후에 글로리 호텔에서 만나면 답변을 준댔어. 말로는 오백하도 온대.”용필은 워낙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감히 어머니에게도 말을 꺼내지 못했다.건장한 몸으로 반보천인 고수와 싸울 수 있지만 돈 앞에서 한결 작아졌다.하지만 돈은 확실히 만능인 물건이었다.“간단해. 내가 가서 오백하 놈을 죽여버릴게. 그럼 누구도 방해하지 않아.”초상비가 화끈한 제안을 했다.그는 강호에서 여러 해를 굴러먹어서인지 겁이 없고 수법이 거칠었다.“안 돼. 윤나가 폭력으로 해결하지 말랬어.”용필은 고개를 저으며 입구를 막았다.혹시나 방심한 사이에 초상비가 뛰쳐나갈까 봐 미리 방지한 것이다.보안실 경호원들 중에서 실력이 가장 약한 초상비도 정신지상 실력이니, 평범한 사람을 죽이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염구준이 잠시 중얼거리더니 계속 물었다.“그 외에 다른 조건이 있어요?”용필은 생각하면서 말했다.“그리고 연봉이 높은 직장을 찾으래.”지금 그는 매달 월급 300만으로 청해시에서 수입이 중상 레벨이지만 부잣집 자식들과 비하면 새 발의 피였다.“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일도 아니죠.”염구준이 일어나더니 용필의 어깨를 가볍게 쳤다.돈에 눈이 어두운 사람이라면 조금이라도 경고를 줄 필요가 있었다.아니면 앞으로 용필만 힘들게 될 것이다.“무슨 뜻이야?”돈이 없는 용필은 어리둥절했다. “돈이 필요하면 내가 낼게요. 호텔에 나와 가을도 함께 갈게요.”염구준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정말이야?”갑작스러운 행복에 용필은 어쩔 줄 몰랐다.“정말이죠. 거짓이겠어요?”그가 엄숙하게 대답했다.글로리 호텔 입구에 핑크색 포르쉐가 멈추더니 염구준 일행이 내렸다.“손 대표님, 저한테 맡기세요. 안전하게 주차하겠습니다.”입구에 있던 종업원은 거물이 오자 바로 달려왔다.“수고하세요.”손가을은 한마디하면서 팁으로 현금까지 쥐어 주었다.그리고 세 사람은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용필은

  • 군신의 귀환   제1990화

    “맞아!”“얼마 전에 용필 오빠가 다쳐서 병원에 입원했었잖아? 하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오빠를 간호해 준 간호사 윤나 씨랑 정이 들어서 지금 결혼 얘기까지 오간 상태야.”“그런데 문제는 저 오백하라는 사람이 해외에서 돌아온 후 중학교 동창회에서 윤나 씨를 보고 첫눈에 반해 버려서 미친 듯이 쫓아다니고 있다는 거야.”손가을은 상황의 전말을 설명했다. 친척의 일이기도 해서 그녀는 유독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다.“그럼 형님과 윤나 씨의 사이는 어떤데?”염구준은 듣고 있다가 다시 물었다.남녀 간의 감정은 억지로 이어질 수 없는 법이었다. 만약 하윤나가 과거의 인연에 흔들려 마음이 변했다면, 그건 그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아주 좋아. 근데 문제는 오백하가 윤나 씨 부모님께 돈을 줘서 두 분이 둘의 관계를 반대하고 있어.”손가을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수작을 부렸네.’염구준은 미소를 지으며 느긋하게 말했다.“시간 나면 형님과 얘기 좀 해봐야겠어.”용필은 그의 가족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 해준 사람이라 그도 이번엔 상대방을 도와줄 생각이었다. 오백하가 돈을 얼마를 줬대도 상관 없었다. 돈은 어차피 그가 더 많을 테니까 말이다.그 후, 가족들은 맛있는 식사를 마친 뒤 아쿠아리움에 들렀고, 저녁에는 어린이 영화를 관람하며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한편, 손태석과 진숙영이 여행을 떠난 탓에 집안은 조금 썰렁했다.‘역시 사람이 많아야 시끌벅적하구나.’다음 날, 염구준은 딸을 학교에 데려다 준 뒤 손씨 그룹 본사로 향했다.건물 입구에서 경비복을 입은 채 고개를 숙이고 서있는 용필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전투 인형으로 만들어졌다가 염구준에게 구출된 이후로, 그가 이렇게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남자는 쉽게 울지 않는 법이었다. 진짜로 슬플 때는 빼고 말이다.용필이 뇌 손상을 입긴 했지만 단지 정상인보다 지력이 낮을 뿐이지, 바보는 아니었다. “왜 그래요? 돈이라도 잃어버렸어요?”염구준은 농담하며 말을 걸었다.“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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