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흑풍이 사라지자마자 염희주의 두 번째 인격은 사라졌다. 그녀는 고통스럽게 소리를 지르고 아래로 추락했다."희주야!"염구준은 쏜살같이 달려가 공중에서 떨어진 딸을 안았다. 염희주의 안색은 창백했고, 호흡도 아주 미약했다."주작, 저 여자를 전신전으로 데려가. 내가 직접 심문할 거야!"염구준을 딸을 구하려 다급히 명령을 내린 뒤 염희주를 안고 한 걸음씩 아래층으로 향했다. 딸이 흑풍을 살려두겠다고 말을 한 이상, 그는 오늘 절대 흑풍을 건드리지 않을 것이다.북쪽 변경에 있는 전신전.염구준은 무거운 마음으로 창밖에서 날리는 눈을 바라보았다. 염희주는 지금 치료를 받고 있다. 그녀의 몸은 신비한 힘때문에 이미 심하게 허약해진 상황이었다.이영은 흑풍과 염희주에 의해 큰 상처를 입고 잠시 침대에 누워있었다.염구준은 지금의 상황에 대해 아무런 두서도 없었다. 그는 추위를 막기 위해 독한 술을 한 모금 마셨지만, 마음속은 여전히 싸늘했다."염 전주님, 청용 전주께서 뵈러 오셨습니다."한 친위가 들어와 염구준의 사고를 끊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여 청용을 들이라는 뜻을 전했다."전주님, 국주께서 창용칠숙의 비밀을 전하라고 하셨습니다."청용은 바로 이번에 온 뜻을 전했다. 그의 말투는 이전과 다름없었다. 청용의 마음속에서 염구준이야말로 진정한 전주였다."말해봐."염구준은 여전히 창밖을 바라보며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용국이 믿는 것은 용신입니다. 창용칠숙은 황실의 비밀이에요..."청용도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몰랐다. 국주가 그에게 말한 내용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도 은둔 세가의 자료를 보고 알게 되었다."창용칠숙에 용국의 사활이 달린 거야? 아니면 보물 지도인 건가?"의문점이 너무 많아 염구준도 바로 이해할 수 없었다. 오래된 비밀인 이상, 국주도 사실 알 수 없을 것이다."지금의 은둔 세가 중 이전 황실의 구성원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들은 집안을 지키기 위해 대가로, 대대로 창용칠숙의 비밀을 국주에게 알렸습니다."청용은 용
염구준이 그렇게 말할 수록 청용은 더욱 자신감을 잃었다. 사실 전신전의 장병들도 그에게 진정으로 복종하지 않고 있다."세력을 나누는 것은 잠재적인 위험이야. 국주의 생각이 맞아, 전폭적으로 지지할게!"염구준은 청용의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용국의 입장에서 중요한 일이 하나 더 있었다."전신전 모든 장병에게 모이라고 해. 마지막으로 중요한 일을 선포할 거야."염구준은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방을 나와 전신전 홀로 향했다.청용은 복잡한 표정으로 책상 위의 옥패를 한 번 보았다. 그는 가질 용기가 없었다. 그는 물론, 다른 사람도 가질 용기가 없을 것이다.염구준은 대전에 와서 자신의 옛 왕좌를 보며 착잡한 마음을 느꼈다.그가 떠난 후 아무도 저 자리에 앉은 적 없었다. 현 전주인 청용도 감히 왕좌에는 오르지 못했다."전주를 뵙겠습니다!"염구준은 왕좌를 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뒤에서 갑자기 우레와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고 모든 장군이 자리에 도착했다. 염구준이 고개를 돌리자, 주작은 지존의 열에 없었다.8대 전왕은 이미 두 사람을 잃었고, 흑주에서 벌어진 혼전으로 인해 백팔전장도 적지 않은 손실을 보았다. 물론 대부분 염희주에게 살해되었다."전신전의 사명은 무엇입니까?"염구준이 큰 소리로 물었다."가족을 지키고 나라를 지키자!"장병들의 목소리가 우레와 같이 울려 퍼졌고, 그들의 감정은 격앙되어 있었다."전신전의 군기는 무엇입니까?""절대적으로 국가와 전주에게 복종하며,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죽음을 불사하는 것입니다!""좋아요!"염구준은 겉으로는 침착했지만, 마음속으로 조금 아쉬운 감정이 생겼다. 다들 그와 생사를 함께 한 전우들이다."첫 번째 명령은, 빨리 수련하여 새로운 지존, 전왕을 선발할 것!""두 번째 명령은,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은 영원히 신분을 비밀로 할 것!""세 번째 명령은, 전신전 전체가 청용 전주의 명령을 따르는 것! 어기는 자는 바로 죽일 겁니다!"염구준이 세 개의 명령을 내리자, 전신전 전체가 조용해졌
이영은 한참을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낙성용을 언급할 때 그녀의 눈가에 분노가 이글거렸다.“전신전은 용국의 내정에 간섭한 적이 없어. 너희들이 전신전을 건드리고 싶은 건 아니고?”염구준이 알기로 낙성용은 자본 통치자로 욕심을 부리면 부렸지 절대 먼저 은세집안은 건드릴 위인은 아니었다.“은세집안이 없었다면 쥐뿔도 없는 용국에서 뭘로 전신전을 키웠을까?”이영이 퉁명스럽게 되묻자 염구준이 웃음을 터트렸다.“너희들은 정말 오만하고 이기적인데다 멍청해! 전신전이 없었다면 너희들은 지금쯤 사쿠라국의 노예로 살았을 거야.”전신전의 전사들이 목숨으로 바꾼 평화가 자본의 눈에는 아무런 가치도 없었다.“누가 장악하든 은세집안은 이 국가의 부자라는 사실은 알고 있겠지.”이영의 눈빛과 말투는 여우처럼 얄밉고 반감이 들었다.“그 해에 멧돼지 일족에게 서북나라 문을 열어준 것도 너희들이지? 잘 들어. 은세집안은 존재하지 말았어야 했어.”염구준이 싸늘하게 내뱉었다.기업에서 마땅히 이윤을 따져야 하지만 피비린내 나는 싸움은 삼가해야 했다.“사기를 칠 줄 알아야 장사한다는 본의는 이젠 잊혔고 장사치는 모두 사기꾼이라는 오해만 남겼어.”염구준은 최근 백화점에서 겪은 일들을 회상했다.요즘 사람들은 모두 후자를 신조로 여겼다.“염구준, 전신전 능력으로 용국에서 홀로 세력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해?”이영은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여겼다. 왜냐면 용국 국주는 전신전의 세력이 커지기 전에 반드시 은세집안과 손을 잡고 대항할 테니까.“만약 내가 전신전을 국주한테 넘긴다면? 상인들은 왜 타인에게 손해를 주고 자기만의 이익을 챙기는 각도로만 문제를 생각하지?”염구준은 이런 생각을 엄청 혐오했다. 용국은 염구준의 것도 심지어 국주의 것도 아니니 권력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흑풍에 대해 얘기해 봐. 그자는 무술을 어디서 배웠고, 너희들이 그 섬에서 가르침을 받는 목적이 뭐야?”염구준은 딴 얘기는 하고 싶지 않았다.오로지 창용칠숙과 흑풍의 비밀이 무엇인지 알아내
이영은 마지막 생명줄이라도 잡은 듯 말하더니 이내 오만했던 표정으로 돌아갔다.“이영, 하찮은 것을 중히 여기지 마. 난 가문 간의 싸움에 관심이 없어. 거래할 수 있는지만 말해.”염구준은 국주가 일부러 난처하게 굴지 않으면 황가의 일에 간섭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그도 결코 만만한 사람은 아니니, 전신으로도 이 세상의 상황을 뒤바꿀 수 있었다.“염 전주께서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시하시면 어르신을 청해에 모시고 올게.”조건을 내거는 이영의 말투에 염구준은 몹시 불쾌했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정말 살아있는 거야? 지금쯤 여우가 너희 본거지를 습격했을 텐데.”하지만 그도 반격할 줄 알았다.손중천이 아무리 무술이 대단해도 인간이고 여우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었다.“다른 사람들은 죽어도 어르신은 아니야.”이영이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손중천은 그녀에게 신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그분이 청해에 오시기 전에 낙 전주 사인을 확실하게 말해줘.”이것이 염구준이 가장 알고 싶어하는 일이었다. 아무리 눈에 차지 않는 고용병사 트랑과 제니든, 여우든 모두 낙성용에 대해 언급했으니 절대 우연이 아니었다.“어르신이 모든 걸 말씀하실 거야.”이영은 본인의 입으로 말하려고 하지 않았다. 시간을 끌거나 숨기려는 의도가 뻔했다.“이영, 난 같은 말을 반복하기 싫어. 너희 어르신을 찾는 것과 낙성용 전주의 사인을 알아내는 건 별개의 일이야.”염구준은 잡담을 나눌 인내심이 없었다.오로지 무슨 속셈으로 낙성용까지 끌어들였는지 알고 싶었다.“낙성용도 어르신의 제자지만 은세집안이나 황가의 사람이 아니야. 그냥 고아지.”낙성용 전주가 여우와 같은 동문이라니 염구준이 놀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하지만 어르신과 의견이 맞지 않았어. 낙성용은 국가를 지키려고 매의 둥지를 떠났거든.”이영은 더는 말하지 않았다.나머지 일은 염구준이 이미 알고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그렇다고 살해할 이유가 되지 않아. 만약 그것 때문에 너희들이 선배를 죽였다면 매의 둥지 놈
“그렇게 생각하면 너희들 더더욱 가만둘 수 없어! 구시대의 잔당은 용국을 나락으로 빠지게 할 테니까!”이영의 말에 염구준은 살의를 일으켰다.‘심성이 곱지 못한 것들은 역시 이기적이고 견식이 좁아.’그러다 보니 손중천에게도 흥미를 잃었다. 흑풍과 여우 같은 패륜아를 키웠으니 반역자로 엄벌을 내릴 것이다.“염구준, 낙성용도 당신과 똑같은 생각을 해서 은세집안의 손에 죽임을 당했어!”이영은 자신의 신념이 부정당하자 흥분하기 시작했다.“그래? 은세집안은 너와 같은 생각을 했기 때문에 내 손에 멸망한 거야!”코웃음을 치던 염구준은 부하에게 이영을 밀실에 가두라고 명했다.지금은 용국에 소란을 피우러 오는 여우를 죽여야 했다.“명을 받들라! 모든 장병들은 용국에서 은밀한 해역을 전력으로 수색하고 조립된 함정을 발견하는 즉시 보고하라!”그는 대략적으로 매의 둥지 위치를 추측했다.용국과 공해의 경계 지대에 일년 내내 안개가 짙고 아무도 살지 않는 섬들이 있다.만약 매의 둥지가 내해에 있다면 여우는 담이 백 개라도 함정을 타고 오지 못할 것이다.부하가 명을 받들고 나간 뒤, 염구준은 주작에게 연락해 흑풍을 수색하라 명을 내렸다.염희주가 옥패의 힘을 봉인하여 흑풍의 내공이 대폭 줄었기에 청해성에서 도망치는 건 무리었다. “전주님, 황가 위대가 청해성에 나타났습니다. 저들이 흑풍을 체포하는 임무를 인계받았습니다.”30분 뒤, 주작의 메시지를 받았다.국주가 직접 나섰으니 흑풍을 추적하기 어려워졌다. 국주가 협조하자고 부탁하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전주님, 이거 함정입니다. 실은 국주도 전주님을 떠보고 계세요.”주작은 이 일이 만만치 않다는 걸 깨달았다.어쩌면 국주는 흑풍의 존재를 알지도 모른다.“전주님이 어떻게 하든 국회는 전주님을 공격할 이유가 많을 겁니다.”주작이 계속 분석하며 설명했다.염구준도 똑똑한 사람이니 무슨 말인지 잘 알고 있었다.“혹시 흑풍이 국주를 지지하는 걸까, 아니면 측근으로 만들 생각일까?”지금은 진퇴양난이니 더 이상
염구준은 은세집안의 살수들을 키우는 매의 둥지가 여기에 있다고 확신했다.그때 안개 속에 흐릿한 그림자들이 나타났다. 그는 부하들에게 흩어지라 명하고 본인은 신속하게 섬으로 올라가 기척도 없이 몇몇 경호원을 해치웠다.그리고 소부대를 이끌고 저들의 은신처로 향했다.가는 길에 꽤 많은 보초병을 제거해서야 등대가 세워진 섬에 도착했다.“전주님, 누가 다녀갔어요.”한 병사가 바닥에 누운 시체를 가리키며 말했다.그 시체는 용국인이었다.“대열을 유지하고 각자 행동한다!”지시를 받은 소부대는 사방으로 흩어지고 염구준은 단독으로 움직였다.100미터도 가지 않았는데 어디선가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영감, 30년이 지났는데도 실력이 늘지 않았어!”여우와 노인이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여우, 네놈의 가장 큰 약점은 자신을 대단하게 여기는 거야. 너야말로 30년이 지났는데도 실력이 늘지 않았구나!”노인은 중상을 입었는지 가까스로 기침을 참으며 말했다.“옥패의 힘이 없고 원소화가 되지 않아도 영감을 죽일 수 있어.”여우가 음험하게 웃었다.저들은 저런 말투와 태도가 이미 습관이 된 모양이었다.“팔황옥의 힘이 폭발하면 천신이 탄생한다고 내가 그랬지.”노인의 말이 염구준의 주의를 끌었다.천신이란 그의 딸 염희주를 말하는 것 같았다.“천신은 이미 각성했어. 바로 전신전 염구준의 딸내미야. 세상 일이란 참 모를 일이야. 영감.”여우는 태연하게 말했다.하마터면 천신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모를 리가 없었다.“여우, 내 평생 후회하는 일은 그때 네놈들을 놓아준 것이다.”“낙성용을 죽인 것을 후회해야지. 영감이 감정을 내세우지 않았다면 우린 그자를 죽이지 못했어.”말을 마친 여우가 섬뜩하게 웃었다.낙성용을 제거하는 건 원래 계획 중의 일부분이었다.“낙성용이 죽지 않으면 천하는 세 갈래로 나뉘지 않고 오로지 용국만 성장했을 거다.”노인의 안타까운 말소리가 들렸다.염구준은 그 말이 사실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지금 그는 천하무적이지만 낙성용의 전성
노인이 도망치려 하자 여우가 불렀다.“한 놈도 도망칠 생각하지 마!”워낙 염구준에 비해 실력이 나약한데 그가 공격 속도를 가하니 여우는 힘이 달렸다.“어르신, 몇 가지 질문만 대답해 주시면 한 번에 보내드리죠.”염구준은 한 발로 여우의 무릎을 차고 그의 몸이 앞으로 기울어진 틈을 타 복부에 주먹을 날렸다.여우를 가볍게 쓰러트린 염구준이 빠른 걸음으로 노인에게 다가가 앞길을 막았다.비록 노인도 전신 이상의 고수지만 염구준은 어르신을 공격하는 습관이 없었다.“어르신, 이영은 내 손에 있어요. 진실을 말해준다면 살길을 드릴 수 있어요.”노인에 대한 말투는 훨씬 부드러웠다.지금은 진실만 알고 싶지 죽인다고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염구준, 넌 이미 은퇴해서 황가와 은세집안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 게 좋아.”노인은 의미심장하게 말할 뿐 전혀 피할 마음이 없었다.“낙성용을 죽인 이유만 알고 싶어요. 그 외에 창용칠숙에 대해 간단하게 말해주시면 됩니다.”염구준이 솔직하게 말했다.비록 원한이 깊지 않지만 낙성용은 아무런 죄명이 없이 죽어서는 안되었다.“염구준, 보잘것없는 가문 출신인 녀석이 그 비밀을 알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여우가 냉소를 짓더니 말을 끝내자마자 피를 토하며 바닥에 엎어졌다.“하긴, 그때 은세집안에서 전신전을 끌어들여 해영국의 환심을 사려할 때, 성용 그 녀석은 애국심이 강해서 은세집안을 간첩이라…”낙성용을 언급하니 노인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난 황가 제일 대가의 호위로서 흑풍과 운명이 비슷하여 가문에서 추방당했다.”“그래도 계속 은세가문을 위해 목숨을 바치며 따르지 않았습니까?”염구준은 노인의 말에 앞뒤가 안 맞다고 생각했다.가문에서 추방당했는데 은세집안을 위해 살수를 키워줄 이유가 무엇인가?“황가와 적에게 자신의 운명을 맡긴 가문은 없다. 추방은 그저 속임수에 불과하지. 근데 흑풍은…”말끝을 흐린 노인이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쉬었다.굳이 말하지 않아도 흑풍은 은세집안의 살수가 되라는 제안을 거부했을 것이다.
염구준이 공격하려던 찰나, 인기척 소리가 들리더니 몇몇 그림자가 안개 속에서 뛰쳐나와 그를 막았다.“암영당 4대 전신 늦었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네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그들은 얼굴색만 다를 뿐, 갑옷은 전신전의 4대 지존의 모습과 똑같았다.“흥, 짝퉁 전신전도 있었냐? 너희들 찾아갈 시간을 절약했구나.”염구준은 도적놈들이 전신이라 자칭하는 것에 어처구니가 없었다.이것은 전신전에 대한 도전일 뿐만 아니라 모욕이었다.“하하하. 영감은 살려두고 염구준은 죽여!”암영당 4대 전신이 나타나자 여우에게 역전승할 기회가 생겼다.“몇몇 애송이들이 나를 죽이겠다고?”염구준은 바로 암영당의 청룡과 백호를 쓰러트렸다.남은 두 전신은 노인을 잡으러 갔다.암영 전신도 전신 이상이라 실력을 따지면 흑풍보다 강할 뿐만 아니라 전신전의 4대 지존보다 한 단계 높았다.저들의 수법은 여우와 비슷하여 매우 민첩하기 때문에 염구준이 혼자서 두 전신을 상대하자니 조금 신중해졌다. 얼마 안 되어 노인이 잡혔다.여우는 전혀 사정을 봐주지 않고 바로 노인의 견갑골을 찔렀다.두 전신이 돌아와 염구준과 싸우는 데 합류했다.전신 4명을 상대하자니 염구준은 너무나 버거웠다.“영감, 나랑 흑주에 가자. 가서 창용칠숙의 비밀이 뭔지 천천히 얘기해 보자고!”섬뜩한 미소를 짓던 여우는 바닥난 체력으로 노인을 끌고 안개 속으로 들어갔다.“사상진법?”염구준은 그제야 4대 전신이 사용한 사상진법은 최고 고수한테만 적용하는 진법이라는 걸 깨달았다.“염구준, 너도 그때 사용한 적이 있었지!”암영청룡이 복화술로 말했다.왠지 염구준의 과거를 잘 아는 것 같았다.“여우, 네가 아는 비밀이 나보다 더 많을까?”염구준이 물어보려고 할 때 안개 속에서 허스키한 웃음소리가 들렸다.“영감, 허세 부리지 마. 최후의 발악에 불과해.”여우가 싸늘하게 내뱉었다. 이미 폐인이 된 노인은 비밀을 말하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네 마리 짐승을 제물로 바치오니, 진정한 용을
백호는 그의 모습만 봐도 강력한 초식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아챘다.모든 사람들이 멀리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서야 염구준은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가만 있으니까 내가 우스워 보여? 타올라라!”체내의 기운을 빠르게 움직이자 온몸이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이어서 강력한 권영을 번쩍이며 빠른 속도로 공격했다.극한철충을 죽이겠다고 반천인 경지의 실력을 사용한 것이다.지속적인 공격을 퍼붓자 주변 온도가 계속 상승했다.남극 빙원에서 생존하는 생물들은 워낙 고온을 좋아하지 않아 염구준의 화염 공격을 피해 바닥과 벽 사이를 뚫고 들어가버렸다.“좋은 냄새 나네.”공격을 거두자 맛있게 구운 고기 냄새가 풍겼다.하지만 극한철충은 징그럽게 생겨서 식욕을 돋우지 못했다.한바탕 공격을 퍼부었더니 바닥에 죽은 벌레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겨우 살아남은 철충들은 다시는 나오지 않았다.그제야 염구준은 돌아서서 가운데 통로로 들어갔다.그 시각 얼음 인간은 그와 만나길 엄청 기대하고 있었다.먼저 간 일행은 한참을 달리다가 염구준이 오기를 기다렸다.뜨끈한 열기를 감지한 정영 팀은 그가 반천인 힘을 사용했다는 것을 알았다.“저기요. 저기 있는 분은 어떤 사람이에요?”달무가 궁금해서 물었다.“당신이 알 바가 아니야.”백호는 체면도 주지 않고 싸늘하게 대답했다.비굴한 목숨을 살려줬는데 정체를 캐묻자 정영 팀은 매우 불쾌했다.게다가 상황이 불리하면 바로 돌아서는 인간은 염구준의 신분을 알 자격이 없다 여겼다.“아, 네. 제가 괜한 소리했네요.”달무가 멋쩍게 웃으면서 옆으로 물러섰다.“안 되겠어. 주상님을 도와주러 갈 거야.”한참을 기다려도 염구준이 나타나지 않자 주작은 걱정되었다.“안 돼. 주상님의 명령대로 여기 있어야 해.”백호가 나서서 말렸다.그는 명령을 어기지 않고 지시한 때로 잘 따라서 염구준이 신뢰하는 부하였다.“비켜. 아니면 무력을 쓸 거야.”주작은 짜증이 났다.지금 그녀는 염구준에게 대한 걱정이 선을 넘어서 마음이 혼란스러웠다.“주상
염구준이 경계하면서 주변을 살폈다.하지만 정예 팀 외에는 누구도 말을 듣지 않았다.“아아아악!”그때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들렸다.달무의 팔에 젓가락만큼 굵고 길이가 1 미터인 벌레가 기어 다니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그의 팔을 갉아먹었다.벌레를 발견한 다른 사람은 바로 검으로 잘라버렸다.“도망쳐! 벌레 엄청 강력해!”모두 공포에 질려 보물을 담은 가방을 내팽개치고 염구준에게 달려갔다.사람의 욕심은 끝니 없어서 죽어도 불쌍하지 않았다.“극한철충이예요. 이 벌레는 남극 빙원에서 보기 드물지만 나타날 때마다 주변 사람들은 생존할 확률이 극히 적어요.”설구가 벌레를 알아보고 겁에 질려 덜덜 떨었다.그 사이 빨리 도망치지 못한 사람들은 이미 갈갈이 뜯겨 먹혔다.쿵!염구준은 기운으로 다가오는 극한철충을 토막냈지만 그래도 계속 공격했다.완강한 생명력은 바퀴벌레와 비슷했다.“전력으로 싸워서 바로 폭발시켜!”그가 주변 사람에게 지시했다.탐색하면서 공격한 결과 극한철충은 화연 종사에 도달하기만 해도 쉽게 죽일 수 있었다.그런데 벌레가 밑도 끝도 없이 기어 나왔다.퍽! 퍽!정영 팀은 협공으로 극한철충을 폭발시켰다.아무리 생명력이 완강해도 불에 탄 벌레는 살덩어리가 되어 움직이지 못했다.“뭐야, 벌레집을 건드렸나? 왜 더 많아진 거 같지?”미친듯이 기어 나오는 벌레를 보자 백호는 등골이 오싹했다.사람의 체력은 한계가 있어 모두 소진할 때까지 싸워도 벌레를 죽일 것 같지 않았다.“장로님이 말씀하신 얼음 인간은 어디 있어요?”염구준이 엄숙하게 물었다.지금 눈앞에 세 갈래 길이 보이는데 거기서 한 통로는 틀림없이 얼음 인간이 있는 곳으로 갈 것이다.여기 벌레들을 전부 폭발시키려면 적어도 땅을 10 미터 파서 둥지를 찾아야 하는데 지금 그럴 시간이 없었다.“근데 여기 보물은 어떡해요?”설구는 보물들을 챙길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돈이 중요해요 목숨이 중요해요?”염구준은 벌레를 폭발시키며 말했다.이 순간에도 미련을 못 버리고 꾸물거려
저항력이 약한 악어의 배에 구멍이 뚫리더니 빨간 속살이 드러났다.아직 내장이 나오지 않은 것을 보니 살이 꽤 두터운 것 같았다.“크앙!”악어는 아팠는지 꼬리를 홱 휘두르며 호수에 들어갔다.도망친 것이다.염구준은 깊은 원한도 없으니 뒤쫓지 않고 돌아서서 일행을 따라갔다.통로를 따라 걷다가 먼저 들어온 일행을 발견했다.염구준이 나타나자 그들은 대단한 사람을 본 것처럼 모두 멍하니 쳐다봤다.“황금산을 찾았어요? 왜 움직이지 않아요?”염구준이 장난스럽게 말했다.“진짜 황금산이에요.”그때 주작이 그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리며 대답했다.세상 곳곳을 다니면서 별의별 희한한 일을 겪어본 주작마저도 이런 장면은 처음이었다.염구준은 무슨 물건인지 궁금해서 다가가 보았다.진짜 황금산이었다.반짝이는 황금과 많은 보석들이 한 곳에 쌓여 있는데 대충 보아도 10미터는 되는 것 같았다.이것을 전부 팔아버리면 어마어마한 돈을 벌 수 있다.“하하하. 봤지? 나 거짓말하지 않았지?”달무가 정신을 차리더니 미친듯이 웃었다.“그럼. 우린 형님을 의심한 적이 없었어.”달무의 부하 두 명은 서둘러 가방에 값나가는 보석들을 담기 시작했다.전에 언급했던 황금은 이미 물러갔으니 이거라도 챙겨야 했다.이 순간 가방이 너무 작은 것이 원망스러웠다.그 모습을 본 설씨 가족들이 나서서 제지했다.“이 보물들은 우리가 먼저 발견했으니까 모두 우리 몫이에요.”조금만 챙겨도 엄청난 돈을 벌 수 있고 몰락한 설씨 가문을 재기하려면 자금이 필요했다.“우리 같이 들어왔는데 너희가 먼저 발견했다고? 웃기지 마.”인성이 나쁜 달무의 부하들은 손에 든 무기를 휘두르면서 말했다.그러다 싸움 실력이 엄청난 염구준을 생각하고 다시 내려놓았다.이 자리에서 무기를 휘두른다면 바로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었다.분위기가 심각해지자 달무가 멋쩍게 웃으면서 중재했다.“하하하. 보물들이 많은데 싸울 필요가 있어요? 사이 좋게 나누면 되잖아요. 저기 선생님이 절반을 챙기고 나머지 절반은 나랑
“각 구역에 통로가 있으면 입구에 동그라미 그리고 없으면 엑스 표시하세요.”염구준이 현장에서 지휘하기 시작했다.그동안 동고동락하면서 설씨 가문은 그의 말을 의심치 않았다.지시를 받은 사람들은 바쁘게 움직였다.달무와 그의 부하들은 궁전의 서랍들을 뒤지며 보물을 찾았다.이렇게 큰 대가를 치렀는데 주먹만 한 황금을 찾지 않는다면 큰 손해라고 여겼다.“아씨, 개뿔도 없잖아.”인내심이 바닥난 누군가 불평하기 시작했다.여기에 어마어마한 황금이 있다했는데 정작 와보니 아무것도 없었다.“달무, 황금은 어디 있어?”부하는 ‘형님’이라고도 부르지 않았다.그들 모두 이기적인 인간들이라 눈앞에 이익이 있으면 형님이라 빌붙고 얻을 것이 없으면 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달무는 화내지 않고 웃으면서 대답했다.“하하. 이봐. 내가 뭐 하러 거짓말을 하겠어. 계속 찾아.”풍덩!부하 한 명이 괜한 돌멩이를 던지며 화풀이했다.“젠장, 여기 호수만 뒤지지 않았는데 설마 밑에 있는 거 아니겠지?”돌 하나가 큰 파도를 일으킨다고 그때 호수면에 거대한 소용돌이가 휘몰아쳤다.돌을 던진 남자는 화들짝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엄청난 기운이야.’염구준은 수상함을 느끼고 다급하게 말했다.“호수 아래에 뭐가 있어요. 거기서 떨어져요!”푸우욱!갑자기 물보라가 사방에 튕기면서 호수에서 거대한 머리가 나타나 돌을 던진 남자를 통째로 삼켜버렸다.돌을 던진 대가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악어?’남극 빙원에 악어가 있다니 참 신기했다.보통 사람들의 인식을 뛰어넘는 동물이 여기 있다니, 이런 냉혈 동물들은 극한 지역에서 살면 안 되었다.“크앙!”거대한 악어가 포효하며 궁전으로 올라왔다.“극한빙악입니다!”설구가 소리를 질렀다.실체를 본 적이 없지만 광산에서 화석을 판 적이 있었다.멸종된 동물이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니 정말 놀라웠다.스으윽!악어가 꼬리를 흔들더니 달무의 부하를 쳐서 핏덩이로 만들어버렸다.일격의 파워만 봐도 반천인 경지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
"끄아악!"브루언은 아파서 비명을 지르면서 바닥에서 뒹굴며 겁에 질린 채로 입을 열었다. "너희들은 사람이 아니라 악마야.""퉤, 별 것도 아닌게 까불고 있어." 백호는 침을 뱉으며 말했다. 브루언을 채 해결하기도 전에 동굴에서는 또다시 욕설이 들려왔는데, 목소리를 들어보니 달무 일행이었다."X발, 브루언 그 새끼가 사람이야? 오랫동안 함께 해온 사이에 배신을 때려?""그 새끼가 계획을 망치지만 않았어도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지는 않았을 거야.""진짜 내 눈에 들키지만 마라. 보는 즉시 갈기갈기 찢어죽여버릴 테니까."말만 들어서는 쌓인 게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았다.이윽고 달무 일행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들은 멀리서 서 있는 염구준 일행과 눈이 마주쳤다.지금 달무 쪽 일행은 총 여섯으로, 손실이 매우 막심했다. "살려줘!"그들의 모습을 본 브루언은 바닥에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로 아주 작은 소리로 도움을 구했다.'뻔뻔하면 무적이라더니.'탕!달무는 앞으로 걸어가 일격으로 그를 죽인 뒤 웃으면서 염구준 등을 바라보았다."저희 대신 배신자를 처리해주신 거, 감사합니다."그는 전에 염구준이 도와주지 않았던 것은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감사인사를 했다.상대방이 손을 쓸 생각이 없다는 걸 눈치챈 염구준은 그를 신경쓰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백호, 네 일이나 잘해. "이 말을 들은 백호는 대문 앞으로 다가가 두 손을 문에 대고 팔에 핏줄이 보일 정도로 힘을 주었다."하압!"이 거대한 힘에 문 위에 있던 얼음은 전부 갈라져 땅에 떨어졌고 얼음이 없어지자 두꺼운 대문 역시 반응을 보였다.끼익.대문은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양쪽으로 움직였다.이 두 문은 가볍지 않았다. 백호조차도 이마에서 땀이 나올 정도로 힘이 들었으니까 말이다."후!"문이 완전히 열리자 백호는 힘을 거두고 탁한 기운을 토해냈다.안에는 약간의 빛이 있었는데, 내부 장식은 고대의 궁전처럼 보였다. 비록 오랫동안 얼어붙어 있었던 장소지만 이곳은 사람들에게 위엄있
가족들은 모두 초조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그건 모두 염구준을 너무 신경 써서 그런 거였다.이에 염구준은 속으로 감탄했다. '비록 행복하긴 하지만 이건 모두 환상이야. 그림의 떡과도 같은 거지. 현실이 잔혹하긴 하지만 그래도 현실에서 살아가야 해.'무척 뛰어난 환각술이고 모두 그가 바라던 모습이긴 했지만 마음이 굳건한 사람만이 반보천인이 될 수 있던 탓인지 그는 환각술에 깊이 빠지지 않았다."깨져라."염구준이 작게 읊조리자 몸에서 기운이 흘러나오며 눈앞의 화면을 지웠다."구준아, 꼭 앞을 보며 달려야 한다."고유연은 점차 사라지면서 웃으며 말했다."네, 그럴게요!"그는 텅 빈 대문을 향해 대답했다.비록 환각술 때문에 마음속의 상처가 더 깊어지긴 했지만 오래된 바람을 이루었으니 그다지 나쁘지도 않았다.그러나 그와는 달리 나머지 사람들은 확고한 마음이 없어 전부 혼잣말을 하며 동굴 안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제발 아빠를 죽이지 마세요, 제발요.""아, 계속 채굴할 테니까 때리지 마세요.""전주님, 영원히 당신을 따를 테니 저를 버리지 말아주세요."이렇게 보니 염구준의 환각술만 아름다운 화면이고 나머지는 모두 고통스러운 것 같았다.'계속 이대로 내버려두면 큰 일 나겠네.'"깨어나!"염구준이 크게 소리 지르자 체내의 진기들이 사람들을 뒤덮었고, 이에 사람들은 몸을 떨다가 곧바로 눈이 맑아졌다. 그들은 전부 망연하게 주위를 둘러보며 어쩔 줄을 몰라했다. "대단한 환각술이야."백호는 조금 두려워하며 먼저 입을 열었다. 전신 위 경지의 자신도 버티지 못한 걸 보아 방금 전의 환각술이 확실히 대단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주작은 방금 전에 한 말들이 생각 나 조금 부끄러워서 고개를 숙였다. '전주께서 분명 다 들으셨을 거야. 아, 창피해.'"다들 빛을 보자마자 긴장이 풀어져서 환각술에 걸린 걸 거예요."염구준은 이렇게 설명했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사실 빛은 커녕 그저 얼어버린 굳게 닫힌 문 밖에 보지 못했었다. 동굴 안에 들어온
'도안?'설씨 가문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눈을 똑바로 뜨고 다시 벽을 쳐다보았고 곧 정말로 얼음층 뒤의 돌멩이에 아주 옅은 색으로 새겨져 있는 도안을 발견했다.도안이 양 끝으로 뻗어진 걸 보면 그들이 발견하지 못했을 뿐, 들어올 때부터 옆에 있었던 것 같았다."뭐야?"도안을 보면 볼 수록 낯이 익어 염구준은 끊임없이 회상하기 시작했다.'옥패!'이 도안들은 전에 복제판 옥패에서 본 것과 매우 비슷했다.이곳에 정말 옥패의 단서가 있다는 것에 대해 염구준은 솔직히 조금 놀랐다.한참 동안 들여다 보아도 무언가 확실한 걸 보아낼 수가 없어 그는 결국 안에 더 깊이 들어가 탐색해보기로 마음 먹었다."가죠. 이건 이따가 다시 나와서 보고요."그의 말에 사람들은 전부 뒤를 따랐고 또 한참을 앞으로 걸어가서야 빛을 볼 수 있었다. 아마 목적지에 도착한 것 같았다."다왔어요, 바로 앞에 있습니다!" 설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이에 염구준 등은 크게 기뻐하며 발걸음을 재촉하여 바로 빛이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바로 이때, 공간이 갑자기 변하더니 주위의 환경도 변했고, 같이 온 사람들도 전부 모습을 감추었다. '염씨 가문의 저택?'염구준은 주위의 환경을 보면서 곧바로 이곳이 그가 어릴 때 생활했던 곳이고 가장 아름다운 추억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때까지는 그를 사랑하고 지켜주는 그의 어머니도 살아계셨다."구준아, 빨리 들어와서 밥 먹지 않고 뭘 멍 때리는 거니?"이때, 고유연이 안에서 나오며 자애로운 목소리로 외쳤다."엄마?"이에 염구준은 잠시 멍해져 있다가 곧 목이 멘 채로 입을 열었다. "너 요즘 업무 스트레스가 너무 큰 거 아니야? 왜 갑자기 말도 제대로 못해?"고유연은 관심 어린 어투로 말하면서 앞으로 나가 그의 손에 든 서류 가방을 가져갔다.염구준은 그제야 반응이 와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옷을 쳐다보았다. 그는 가격이 만만치 않은 양복을 입고 있었는데, 가슴에 있는 명찰에는 염호 그룹 회장이라고 적혀 있
"미친."염구준은 감탄하고는 미친 듯이 달려드는 펭귄들을 막으면서 제때에 도와주기 위해 대오 쪽으로 붙었다.'여기가 펭귄 집이야 뭐야. 끝도 없네. 무엇보다 이 펭귄들 너무 괴상해. 피냄새만 맡으면 포악해지면서 미친듯이 달려들잖아.'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와중 그는 바닥에 뿌려진 피들이 피안개로 변하며 동굴 안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안에 대단한 게 있는 게 분명해.'염구준은 더 많은 생각을 할 시간이 없어 사람들을 지키면서 달려오는 펭귄들을 물리쳤다."아악, 난 죽고 싶지 않아!"그러나 이때 설씨 가문의 사람 중 한 명이 겁에 질려 갑자기 진형 밖으로 돌진했다.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싸우고 있었던 터라 막지도 못하고 그저 그 사람이 뛰쳐나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X발, 괜히 말썽만 피우기는." 백호는 욕을 읊조리고는 도망친 사람을 구하러 가려고 했다."내가 갈 테니까 진형을 유지해."염구준은 큰 소리로 외치며 바로 앞으로 돌진해 방금 뛰쳐나간 사람을 공격하는 펭귄들을 물리쳤다.겨우 잠깐 사이에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된 걸 보면 펭귄들의 공격력이 매우 강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가!"염구준은 뛰쳐나간 사람의 옷깃을 잡고는 팔을 휘둘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동굴 입구에 던졌다.'이상해. 이 펭귄들 피냄새를 맡고 동굴 입구까지 쫓아갔으면서 정작 도착한 뒤에는 한 눈 보고 다시 돌아가잖아. 안에 있는 걸 이 펭귄들이 꺼리는 건가 보군.'염구준은 사람을 구하고 나서 다시 대오의 앞부분으로 돌아간 후 길을 열어 사람들이 성공적으로 동굴 입구쪽에 도착하게 도와주었다.동굴 안으로 들어갔으니 이제 그들은 안전한 셈이었다."너 이 자식, 네가 무모하게 뛰어다닌 바람에 하마터면 진형이 무너질 뻔 했잖아. 진형이 무너지면 다들 죽을 수도 있었어!"설구는 방금 전에 도망친 사람을 보자마자 발로 차버렸다.이미 오기 전부터 그는 말을 했었었다. 죽어도 다른 사람들까지 위험에 빠뜨리지 말라고 말이다. 하지만 방금 전 도망친 사람
펭귄의 몸에 있는 문양이 좀 익숙하긴 했지만 어디서 봤던 건지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았다."그럼 계속 가나요?"설씨 가문의 사람들이 물었다.달무 등이 공격당하는 모습을 본 그들은 매우 겁에 질린 상태였다. 그들은 달무 일행처럼 펭귄에게 공격 당하고 싶지 않았다. 사람들의 질문에 설구는 매우 난감해 했다. 그 역시 자신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어쩔 방법이 없어 강자인 주작과 백호를 바라보았지만 그들의 시선은 모두 염구준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상대방이 명령을 내리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말이다."이정도면 됐어."염구준은 달무 등이 포악한 펭귄들의 시선을 대부분 잡아둔 것을 보고 낮은 소리로 말한 뒤 주변의 몇 사람들을 바라보았다."내가 길을 열 테니까 백호가 뒤를 끊고 현무는 왼쪽을 책임지고 주작은 오른쪽을 책임져. 너희 셋은 설웅 일행을 지켜.""알겠어?""네!"정예 부대의 대원들은 이구동성으로 큰 소리로 대답했다. "자, 그럼 움직이자!"염구준이 말을 마치자마자 그들은 진형을 바꾸어 설씨 가문의 사람들을 가운데에 에워쌌다.설구는 이제서야 염구준이야말로 이 무리의 핵심이라는 것과 설웅이 그들과 이미 아는 사이라는 것을 눈치챘지만 상대방이 지금 신분을 숨긴 상태이기 때문에 딱히 말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자신들을 도와주기만 하면 상관없었다.전부 진형대로 선 뒤, 그들은 동굴 입구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다들 조심해요. 이 펭귄들은 피를 좋아하기 때문에 죽이지 말고 그냥 쫓아내요."염구준은 주위를 떠도는 펭귄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앞에서 지금 겨우 저 펭귄들의 시선을 끌어주고 있는데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되지.'"대장, 저 녀석들이 들어가려고 하는 것 같은데?" 브루언은 바쁜 상황에서도 주변의 상황을 한 눈 보았다.지금 그들은 다른 사람의 앞길을 터준 셈이었다. 달무가 처음에 세웠던 계획과 완전히 반대라는 말이다."화기를 써!"달무는 끝내 더 이상 숨기지 않기로 마음을 먹고 가방에서 새 총을 꺼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