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의 몇몇 작은 나라들은 모두 그의 적수가 아니었다. 심지어 어떤 나라의 병사들은 그의 진영으로 달려가기도 했다."전주님, 앞은 밀림이라 계속 나아가기 힘듭니다."염구준과 동행한 동방전왕이 보고했다. 그는 우수한 정찰자이자 조종사였다.염구준은 이 말을 듣고 아래를 한번 내려다보았는데 시야는 무성한 밀림에 의해 막혔고 계속 전진하면 매복 공격을 받기 쉬운 것이 분명했다."다들 명 듣도록. 3일 안에 로그랑에서 집결을 마치고 나를 따라 루카다를 공격해!"염구준은 멀리 용국에 있는 전신전에 명령을 내렸다. 그의 부하들도 확실히 실력을 키워야 했다. 특히 친위대는 염희주로 인해 손실이 막심했다."전주님!"동방전왕은 염구준이 직접 명령을 내린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 적어도 두 명 이상의 지존, 열 명의 고급 전왕이 와야 했다."나는 훌륭한 인재가 필요해요. 새로운 전신과 새로운 지존도 당신들 중에서 탄생할 겁니다."염구준은 동방전왕의 뜻을 알아차리고 자신의 관점을 말했다.동방전왕은 자각적으로 한쪽으로 물러났다. 염구준의 말이 맞았다. 퇴역한 염구준이 줄곧 양쪽 다 신경 쓸 수는 없었다. 그도 가정이 있으니, 더 이상 살신이 될 수 없는 노릇이었다.염구준은 낙성용이 생각났다. 그는 강자가 무수한 시대에 싸웠고, 염구준의 신이 되기 위한 길을 닦아놓았다. 그는 전신전 역대 최강의 전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손가을의 말도 그의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전신전의 장병들은 나라를 위해 싸우는 맹호지 염구준 가문의 신하가 아니었다. 개인적인 사소한 일로 그들의 목숨을 잃게 해서는 안 되었다."나는 결국 낙성용 선배보다 못 해!"염구준은 천천히 말했다. 사람을 죽이려는 마음이 크다 보니 나라를 지키는 수호자로서 좋은 일이자 나쁜 일이었다."여우님, 해영국의 비행기 한 대가 기지 상공을 순찰하고 있습니다!"밀림 깊은 곳에서 여우가 병력을 이동시키고 있었다. 그의 신하 두목이 그에게 보고했다."알았어!"여우가 대답하자 두목은 자각적으로 막
"부근의 원주민까지 협박해서 끌어오면 연합군은 총 1만 명도 안 돼. 우리가 먼저 공격해야 해."여우는 음침하게 웃었다. 그는 연합군을 조금도 안중에 두지 않았다."염구준, 여기가 네 무덤이 될 거야!"흑풍은 용국에서 겪은 일이 계속 생각났고 화를 내며 말했다."염구준도 그냥 그뿐이야. 사람을 죽이려는 마음이 너무 강해, 최고 인솔자로서 부하의 목숨을 신경 쓰지 않아. 낙성용과 비기면 한참 멀었고, 실력도 낙성용보다 못한데 뭐가 무서워?"여우가 가소롭다는 듯 말했다. 그는 한 번도 염구준을 신경 쓴 적 없었다."이런 사람이 가족을 우선으로 한다니. 전신전은 용국의 수호신이야, 그들의 국주에게도 염구준은 골칫거리일 거야."여우는 계속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그는 이미 염구준을 철저히 없앨 방법을 생각해 냈다."네 뜻은..."흑풍은 두 눈을 반짝였고 여우의 생각을 깨달은 것 같았다. 은둔 세가의 늙은 사람들이 다시 나설 차례다."지금 용국은 천하 태평한 상황이야. 염구준이 이렇게 나대니, 은둔 세가도 위태로움을 느낄 거야. 염구준이 손씨 그룹을 청해의 선두 기업으로 만드는 것에 만족할 것 같아?""완벽해!"두 사람은 마치 염구준이 이미 죽은 것처럼 죽이 척척 맞았다."염구준 씨, 상황은 어떻습니까? 연합해서 진공해야 합니까?"루카다 중심도시, 각국 함대 통솔자들은 이미 모여 있었다.통솔자 중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은 해영국의 데프와 설웅국의 이왕이다."각자 제일 익숙한 작전 방식으로 싸우죠. 데프와 이왕의 수하는 주공격 부대, 나머지 함대들은 보조로 공격합시다."염구준은 이 연합부대를 지휘하고 싶지 않았다. 데프와 이왕도 반보천인의 고수로서 물론 다른 사람의 지휘에 따르고 싶지 않았다."우리도 주동적으로 출격해 단독 행동을 해야 합니다!"키가 작은 사쿠라국 사람 히즈메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가 입을 열지 않았다면 염구준은 그를 신경 쓰지도 않았다."사쿠라국에서 대체 무슨 자격으로 말하는 거죠? 개인적인 군대도 없잖아요?"염구
설웅국과 한편에 서기만 하면 그들은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우리도 출발하자!"대영에 혼자 남아 있는 것은 염구준의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는 직접 여우와 흑풍을 잡아야 했다."뭐야? 용국 국주가 염구준의 작전계획을 승낙했어. 은둔 세가 늙은이들도 어쩔 수 없나봐."여우가 작전이 실패하자 괴로워하며 말했다."예상했던 일이야. 용국 국주는 모든 권력을 자신의 손에 거머쥐고 있어. 대외적으로 용국은 비할 데 없이 단결하잖아."흑풍도 용국인 이기에 용국의 상황이 어떠한지 알고 있었다. 그도 한때에는 열혈 청년이었다."흑풍 사령관님, 사쿠라국에서 우리를 향해 돌격하고 있습니다!"바로 이때, 용병 대장이 들어와 보고했다. 여우는 그 말을 듣고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사쿠라국? 흥, 죽여!"흑풍은 탁자를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쿠라국에 대한 그의 혐오감은 뼛속에 새겨졌다. 그는 바로 직접 전쟁에 나가려 했다."총!"흑풍은 전장의 상황을 살피고 부하에게 총을 달라고 했고 저격용 총 한 자루를 건네받았다."어리석은 난쟁이들, 이왕의 총알받이를 하려는 거네!"흑풍은 조준경을 통해 상황을 똑똑히 보았다. 그는 말을 마치고 방아쇠를 당겼고 이에 사쿠라국 병사가 쓰러졌다.그 후 부하들은 전력을 다해 공격했고, 수많은 총과 수류탄이 뒤엉켰다. 무자비한 폭격에 사쿠라국의 수많은 병사들이 쓰러졌지만 그들도 전쟁에 뛰어난 실력을 보이며 빠르게 벙커를 찾아 반격을 시작했다. 그렇게 두 세력은 정식으로 교전을 벌였다."이왕, 이 자식!"사쿠라국 수령은 화력에 눌려 고개를 들지 못하고 욕설을 퍼부을 수밖에 없었다."모두들 중무기로 공격해! 무차별 타격이다!"이왕도 적군의 위치를 확인한 후 명령을 내렸다. 함대의 폭탄이 일제히 발사되어 넓은 밀림이 초토화되었다.그의 뒤에 있던 병사들도 로켓 통, 수류탄 등 무기로 장거리 타격을 가했다.여우와 흑풍도 총만 준비한 게 아니었다. 그들도 중화력 무기를 꺼내 들었다.두 세력은 그렇게 팽팽하게 맞섰다.한 차례의
"염구준, 우리 또 만났네."그렇게 두 원수는 만나자마자 말도 하지 않고 바로 싸우기 시작했다.주작은 여우의 부하들과 교전하여 두 세력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염구준은 지상 반보천인으로 여우보다 조금 레벨이 높았다. 그러나 여우의 몸놀림이 더욱 민첩하여 염구준은 한동안 그를 잡을 수 없었다."염구준, 당신 딸도 아직 내 손에 있어. 죽이려는 거야?"여우는 말로 상대의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것에 능했다. 그는 강자가 무력만 장악한다고 충분하다 생각하지 않았다.염구준은 콧방귀를 뀌고 그를 신경 쓰지 않았다. 같은 말을 그는 두 번 더 하고 싶지 않았다."당신은 전혀 나한테 접근할 수 없어. 속도가 너무 느려!"여우는 수작이 실패하자 다른 계책을 썼다. 그는 염구준이 자부심이 있는 사람이라 판단했다. 상대는 다른 사람이 자신의 무력을 얕보는 것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넌 내 힘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염구준이 보기 드물게 한마디 대답했다. 그리고 자신의 수라 형태를 보여줬고 이내 거대한 그림자가 허공에 나타났다."너..."여우는 깜짝 놀랐다. 수라 형태의 염구준은 속도가 많이 빨라졌다. 그는 더 이상 속도상의 우세가 없었다."언제까지 잘난 척할 수 있다고 생각해?"염구준은 단번에 여우를 뒤쫓았다. 수라귀왕의 두 팔이 두 갈래의 검은 기운으로 변하여 여우의 몸을 휘감았다.여우의 몸은 갑자기 변형되어 액체처럼 검은 기운 사이로 흘러내려 검은 물로 변했다."너도 내 힘에 대해 전혀 몰라!"액체화된 여우는 순식간에 다시 응집되어 모양을 이루었다. 염구준은 갑자기 화물선에서의 싸움을 떠올렸다."그때 이렇게 탈출한 거구나? 벌레같은 자식!"염구준은 지난번 임무의 실패로 마음이 은근히 아팠던지라 화를 내며 말했다."큰일이야, 그 악마가 또 폭주했어!"두 사람이 대치하고 있을 때, 상처투성이의 용병이 밀림에서 뛰쳐나왔다.염희주의 그림자가 공중에서 나타났고 염구준의 수라 형태는 충격을 받은 듯 재빨리 회수되었다."희주야!"염구준은
여우는 액체 형태에서 다시 돌아왔다. 그의 다리뼈는 이미 염희주로 인해 부러졌다.염구준은 딸의 몸에 붉은색 기운이 덮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더없이 익숙했지만, 어디에서 보았는지 생각나지 않았다."희주야! 자신을 통제하고, 침착해져!"염구준은 두 팔을 벌려 딸의 정서를 달래려 했다. 그는 천천히 염희주에게 가까이 다가갔다."넌 나의 생사를 신경 쓰지 않고 나를 청해에 버려두고 괴롭힘을 당하게 했어!"염희주는 이상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치 원망에 가득 찬 늙은 할머니와 같았다. 결코 어린 소녀가 낼 수 있는 소리가 아니었다."희주야, 미안해..."희주의 말은 마치 비수처럼 염구준의 마음속에 꽂혔다. 그는 딸에게 너무 많은 빚을 졌다."미안하다고?"염희주는 콧방귀를 뀌며 주먹을 휘둘러 염구준을 때렸다. 염구준은 본능적으로 가슴을 감쌌지만, 여전히 차여 날라갔다.위험에 휩싸이자 염구준은 체내의 힘을 끌어냈다. 그래서 그저 뒤로 몇 걸음 물러섰을 뿐 예전처럼 낭패를 보진 않았다."뭐야?"염구준도 자신의 본능에 깜짝 놀랐다. 그도 이 힘을 어떻게 끌어냈는지 알 지 못했다."좋아, 다시 해봐!"염희주는 인격이 바뀐 듯 험상궂은 웃음소리를 내며 다시 염구준을 향해 손을 썼다.염구준은 힘을 밖으로 움직이는 방법을 장악하지 못해 황급히 피할 수밖에 없었다.염희주의 속도는 그보다 훨씬 빨랐다. 숨 한 번 쉬는 사이에 염희주는 그를 따라잡았다.염구준은 더 이상 피할 곳이 없자 모든 힘을 자신의 팔로 옮겼다.염희주는 가소롭다는 듯 웃었고 붉은빛으로 염구준을 겨누었다. 염구준은 두 주먹으로 맹렬히 돌진했다. 강한 힘으로 인해 그는 팔이 마비되는 것 같았다.염희주는 또 연이어 주먹을 날렸고 염구준은 연달아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그는 반격할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힘을 어떻게 장악할지 조금은 알아차린 것 같았다."남은 힘을 몸 밖으로 유도해 방어를 형성해. 모든 모공에서 힘이 스며 나오게 해봐."염희주는 염구준을 공격하면서 그를 인도하고 있었다.염
’인자한 사람은 물과 같다!’ 낙성용이 가장 좋아하는 말이었다.‘설마 희주 몸에 있는 사람이 낙성용?’염구준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곳은 신이 없는 세상이라, 신에게 빙의됐다는 설은 존재하지 않았다."신? 무슨 말이야? 사람의 정기일 뿐이야!"염희주는 염구준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있는 듯 그가 알고 싶은 답을 말해주었다. 그러나 염구준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천천히 깨우쳐. 모든 반보천인은 다 하늘이 선택한 사람이야. 당신도, 그들도!"염희주는 말을 마치고 여우를 잡고 밀림으로 날아갔다."희주야!"염구준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가슴이 찢어졌다.염희주는 반쯤 날아가다 곧장 공중에서 추락했다. 여우는 바닥에 떨어져 정신을 잃을 것 같았지만 염희주는 하늘하늘 내려와 다시 잠든 것 같은 모습이었다."재수 없네, 정말! 이상하기도 하지!"여우는 욕설을 퍼부었지만, 아무 짓도 할 엄두가 나지 않아 얌전히 그녀를 안고 절뚝거리며 기지로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여우야, 연합대군은 오합지졸에 불과해!"여우가 기지로 돌아오자마자 흑풍은 그에게 기쁜 소식을 전했다. 그들은 연합군의 공격을 물리쳤다."그들의 눈에는 이익뿐이야. 흑주에서 이익을 얻기 위해서 단결할 리가 없지."여우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품속의 염희주를 단칼에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감히 할 수 없었다."흑주는 우리 것이야. 그들은 우리의 실력을 너무 과소평가해서 이렇게 큰코다친 거야."흑풍은 객관적으로 설명했다. 이번 전쟁 후, 해영국과 서해 각국은 더욱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해영국은 늘 나라가 위급할 때 돈을 벌기를 좋아해. 그들은 우리를 힘껏 도울 거야. 그래야 그들의 무기를 팔 수 있으니까."여우는 또 새로운 계기를 발견했다. 해영국의 무기가 있으면, 그들을 토벌하려 온 사람들도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염구준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어. 용국 정치인들로 인해 궁지에 몰릴 거고, 이 기회를 틈타 은둔 세가에서 밀어붙이면 돼."흑풍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전주님, 저는 전주님을 떠날 수 없어요. 전주님..."주작은 말을 이으려 했지만, 염구준이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 그러나 그의 말투는 예전처럼 차갑고 딱딱하지 않았다."나를 믿어. 넌 영원히 나의 가장 유능한 오른팔이야."염구준의 말을 듣고 주작은 마음속의 희열을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염구준은 종래로 쉽게 사람을 칭찬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렇게 부드러운 말투로 그녀에게 말을 하지도 않았다. 이 말만으로도 그녀에게는 충분했다."네!"명령에 복종해 염구준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게 지금으로서 주작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었다. 그녀는 이미 다쳤기 때문에 주작은 염구준에게 어떤 도움도 줄 수 없었다.전신전의 부대가 철수하자 염구준은 임시본부에서 몇 번 체내의 진기를 조절하고서야 혼자 여우의 기지로 달려갔다.그는 이미 전신전에서 퇴역하여 함께 돌아가지 않아도 됐다. 이것은 그의 권력이었다.여우의 기지.반면, 흑풍과 여우 두 사람은 연합 함대에 반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들은 은둔 세가를 증오하고 부와 권력을 갈망하지만, 용국을 위기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흑풍, 넌 조금도 변하지 않았어. 여전히 용국을 놓지 못했고, 마음속의 사명을 잊지 않았어."여우가 그를 흥미진진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그는 흑풍이 팔황옥을 찾는 게 강해지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우리야 그렇지 뭐. 절대 용국을 공격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염구준은 존재하지 말았어야 했어. 한낱 작은 가문의 인물 주제에!"흑풍의 얼굴에는 착잡한 표정이 드러났다. 원한인지 질투인지 알 수 없었다."됐어. 설웅국도 책임감이 있는 나라고 분쟁에 휘말렸으니, 건드리지 않는 게 좋겠어."적이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고 여우는 생각했다. 하지만 흑풍은 대의 외에 사적인 원한이 있었다."그래. 해영국과 서해의 그 쓸모없는 나라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해."흑풍은 말을 하며 비수를 자신의 책상 위에 꽂았다. 그는 직접 부하를 데리고 해영국 함대에 반격하려 했다.청
"아니, 그럴 리 없어!"트랑은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 총을 들고 하늘을 향해 한바탕 난사했다."겁쟁이, 여우를 잡으러 가! 공기에 화풀이하면 여우를 죽일 수 있어?"염구준은 더욱 득의양양해져서 트랑에 대한 언어 공격을 세게 했다.그는 트랑이 용병의 두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수많은 해영국 사람들처럼 그들도 입장과 정의도 없이, 돈과 성만 중시했다."어서 가. 내가 여우를 죽이는 걸 도와줄게. 모든 재산은 다 네 것이야!"염구준은 그의 손을 빌려 여우를 죽이려 했다. 트랑의 몸속에는 고래의 흔적이 있었다. 염구준은 주문을 통해 수시로 위치를 추적할 수 있었다."염구준, 나침반 있어? 내 장비는 용국 전신때문에 파괴됐어."트랑은 화를 내며 물었다. 그는 여우를 해치우려고 서둘렀다."당연하지!"염구준은 그에게 정밀 위치추적기를 던져줬다."고마워!"트랑은 위치추적기를 받고 남은 부하들을 데리고 여우가 있는 본부로 돌진했다.염구준은 돈만 주면 목숨을 아끼지 않는 용병들이 아주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언제든 돌아설 수 있기에 그는 외국적 고용군단을 조직하려는 생각을 단념했다. 적어도 해영국 사람들은 고용해서는 안 되었다.염구준은 위치추적기를 켜고 청용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장을 받지 못했다.정글에서 들리는 총소리가 염구준의 주의를 끌었다. 그는 재빨리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달려갔다.전신전의 사람이지만 청용은 자리에 없었다. 전신전과 교전하는 사람은 흑주 원주민이었다."무슨 일이야?"염구준은 창을 든 원주민이 전신전의 사람들을 잡아둘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트랑 그 자식도 원주민의 억압을 받았을 것이다.그는 부하와 원주민 사이로 빠르게 걸어갔다. 어쨌든 무고한 사람을 전쟁에 말려들게 해서는 안 되었다."전주님!"다들 염구준을 보자 손을 멈추었다. 그러나 원주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손에 창을 들고 염구준을 향해 공격을 해왔다.그러나 염구준은 창을 받아 가볍게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는 충돌을 격하게 만들고 싶지 않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 세력들은 세라와 관계가 좋았지만 지금은 그녀가 스텔라성과 엮여서 믿을 수가 없었다.베르가 말한 동맹도 결국은 이익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었다.“염병할 놈!”베르는 염구준이 사라진 곳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에취!”한편, 바다의 동굴을 지나던 염구준이 재치기를 하더니 귓구멍을 파며 중얼거렸다.“또 어떤 놈이 뒤에서 나를 욕하는 거야?”그는 이미 수백 미터 안으로 들어가면서 동굴을 살펴보았다.오래전에 인공으로 만들어진 동굴로서 지하수도로 사용했거나 육지에서 지각이 변화하여 이곳에 가라앉을 가능성도 있었다.이제 동굴 내부에 완전히 적응되어서 속도를 낼 때가 되었다슝!위험도 없고 갈림길도 없으니 팔다리를 빨리 저으며 앞으로 전진했다.동굴 끝에 무엇이 있는지 참 기대가 되었다.그것이 고대 옥패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말이다.푸!가는 도중에 갑자기 장어 같은 바다 동물의 습격을 받았지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다.‘누가 있어.’얼마나 헤엄쳤는지 모르겠지만 눈앞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염구준은 그 사람의 생사를 알 수 없어 한 줄기 검기를 발사했다.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을 보고 죽은 사람이라 생각했다.가까이 다가가 보니 잠수복을 입은 시체는 부패되지도 않고 마치 자는 것처럼 보였다.그 옆에 커다란 가방이 있었는데, 열어보니 황금, 비취. 진주 등 값나가는 보물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진짜 보물이 있었네. 고대 옥패도 있을까?”그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보물이 가득한 가방은 뒤로 한 채 계속 안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시체들이 점점 더 많이 나타났다.염구준은 궁금했다.왜 시체들이 하나 같이 상처도 입지 않고 평온한 표정으로 죽었는지 말이다.이상한 상황으로 하여금 점점 주변을 경계하게 만들었다.앞으로 더 나아갔을 때, 동굴은 사라지고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이곳이 바로 목적지인 것 같았다.그리고 내부를 살펴보려고 수십 발의 불꽃을 발사하던 염구준
찾겠다고 약속했던 보물이며 고대 옥패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그때 누군가 가슴이 벅차오르는 소식을 전했다.“절벽 위에 동굴이 있어요!”“여기에도 있어요. 불덩어리를 던졌는데 끝이 보이지 않아요!”“동굴에서 100그람되는 금덩어리를 발견했어요!”드디어 보물이 나타났다는 말에 다들 동료를 잃은 슬픔에서 금세 벗어났다.“일단 경거망동하지 말고 우리 대책부터 세웁시다.”중요한 순간에 베르가 나서서 대국을 주재하려 했다.염구준을 고립시키고는 각 세력들을 이용해 더 많은 것을 차지하려는 수작이었다.“부성주님,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합리적인 대안이라면 지시를 따를게요.”메노스가 환심을 사려고 스텔라성의 편에서 말했다.염구준의 실력이 너무 강해서 맞설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저들의 도움이 필요했다.나머지 가주들은 드디어 줄을 서야 하는 때가 온 것을 알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줄을 서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선택 문제였다.만약 잘못 선택하면 아무런 이득은 보지 않고 끝없는 재앙만 맞이할 것이다.…그 외에 무술인들은 가주들이 중요한 일을 논의하는 것을 알고 조용히 대기하고 있었다.몇몇 사람들이 토론한 결과로 대다수 사람들의 생사를 결정할 것이다.“염 선생은 대책이 있습니까?”노신기가 긴장이 흐르는 분위기를 깨고 떠보듯 물었다.지금 염구준은 혼자서도 스텔라성를 상대하기 충분했다.다들 대답을 기다리고 있을 때 염구준이 한 동굴 입구에 서서 말했다.“상의할 게 뭐가 있어요? 보물이 보이면 능력에 따라서 챙기면 되죠. 실력이 있으면 많이 챙기고 없으면 바닷물이나 마시다 가면 되죠.”그 말 뜻은 물질적이지만 현실적이기도 했다.지금 각 세력들이 꿍꿍이를 세우고 있으니 아무리 상의를 해도 진심이 아닐 것이다.어차피 나중에 사이가 틀어질 텐데, 지금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말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염구준의 말을 들은 베르는 각 세력들의 마음이 돌아설까 봐 바로 안색이 어두워졌다.“염구준, 지금 분열을 일으키는 거야? 절대 용납할 수 없어.
어떤 무술인들은 적대 관계이고 위에서 아무런 태도도 드러내지 않았지만 감사의 눈길을 보냈다.베르 일행은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은 것처럼 침묵하고 있으니 염구준을 칭찬하는 것은 더 불가능했다.“이곳은 위험해서 항상 조심하세요. 그렇다고 매번 도와줄 수 없어요.”염구준은 무덤덤하게 말했다.어차피 이번만 도와줄 거라 뻔뻔하게 구는 사람이 있어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그때 통신기에서 당황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저기 모래벌레 무리가 오고 있어요!”그 말에 다들 다시 안절부절했다.염구준이 재빨리 통신기에 대고 모두를 진정시켰다.“당황하지 마세요. 대부분 바닥으로 들어가고 몇 마리만 뒤를 따라왔을 겁니다.”땅으로 돌아가지 않은 모래벌레들은 전부 그의 검에 잘렸기 때문이었다.다들 안심하고 싸울 준비를 할 때, 꽃무늬 셔츠를 입은 젊은이가 공을 들고 앞에 나섰다.이곳까지 오면서 나약한 실력 때문에 항상 타인의 보호를 받았는데, 왜 이제야 나서는지 다들 알지 못했다.“썩을 놈의 벌레야! 첨단 과학기술의 위력을 보여 줄게!”젊은이가 건방지게 말하며 손에 든 공을 힘껏 던져버렸다.“안 돼!”메노스가 나서서 말렸지만 공을 이미 던져서 늦어버렸다.갑작스러운 행동에 다들 무슨 영문인지 몰랐다.“방어!”염구준이 고함을 지르며 기운으로 호체 기운을 끌어냈다.반보천인인 염구준마저 긴장하게 만들다니, 모두 젊은이가 던진 공은 틀림없이 대단한 물건이라고 생각했다.펑!공이 수십 미터 떨어진 곳으로 흘러서 올라간 순간,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마침 달려오는 모래벌레들을 순식간에 폭발시켰다.물속에서도 이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다니, 보기만 해도 감탄이 흘렀다.“악!”그런데 에너지가 빠른 속도로 물속에서 퍼지더니 사람들의 몸에 부딪치며 오장육부에 침투되었다.순식간에 거대한 생물체를 몇 마리나 제거했으니 사람에 미치는 영향도 치명적이었다.실력이 약한 무술인들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바로 죽었다.퍽!가장 먼저 공격받은 젊은이는 충격에 한참이나
“알겠습니다.”“네.”두 사람은 대답하자마자 각자 맡은 20명이 넘는 부하들을 이끌고 심해 모래벌레가 드문 변두리 지역으로 향했다.실력이 뛰어난 무술인 두 명이 앞장서서 길을 터주고 있으니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로서 부하들의 사기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다.그 장면을 본 남은 세력들도 벗어날 방법을 생각했는지 부하들에게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살고 싶으면 빨리 천기문의 뒤를 따라가!”지금 염구준이 뒤를 맡고 있었기에 그들도 벗어나기 훨씬 수월했다.베르가 떠날 때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염구준의 뒤를 노려보면서 저렇게 싸우다 콱 죽으라고 저주까지 했다.결국은 살려고 바삐 피신하느라 누구도 염구준을 도와주지 않았다.혼자 남은 그는 결국 심해의 모래벌레에게 포위되었다.“에휴, 저럴 줄 알았어. 그동안 도와준 걸 봐서라도 우리도 도와줍시다.”염구준은 자신이 한 결정에 후회하지 않고 계속 검을 휘둘러 벌레를 살해했다.각 세력의 무술인들이 이미 멀리 떨어졌으니 지금은 이 무리를 뚫고 나가야 했다.촤아악!순식간에 수많은 검기가 주변에 발사하며 바다 밑을 들쑤시는 바람에 모래와 진흙이 시야를 가렸다.어렴풋이 보이는 것은 덩치가 큰 물체들이 하나둘씩 쓰러지는 것이었다.아무리 바다가 모래벌레의 구역이라 해도 염구준의 검을 막지 못했다.검망이 닿는 곳은 그들 시체로 널렸다.염구준이 뛰쳐나오려고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을 때 도망친 각 세력들은 균열 변두리에서 편하게 쉬고 있었다.“염 선생이 우리를 위해 혼자 희생하는데 우리도 소수 정예병을 조직해서 도와줍시다!”그레이가 통신기에 대호 한마디 제안했다.흔쾌히 나설 사람은 없겠지만 일단 말은 해봐야 알 수 있으니까.“하, 대단한 것처럼 건방지게 굴더니, 저런 놈은 죽어도 싸.”“그러게요. 저 악마의 생사는 우리랑 상관없어요.”베르와 세라가 시큰둥하게 자신들의 태도를 표명했다.“당신들…”그레이가 나서서 비판하려고 할 때 그들과 싸워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더는 말을 잇지 않
염구준이 수압의 영향을 받지 않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베르는 당황했다.이제 손에 무기도 없어서 어떻게 막아야 할지 막막했다.“멈춰!”“당장 공격을 멈춰!”“부성주님, 조심하세요!”그 장면을 보던 반보천인 세 명은 막을 겨를도 없이 소리를 질렀다.바로 그때,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염구준은 공격을 멈추고 지하를 내려다보았다.푸!두 사람 사이에 있는 두터운 진흙 속에서 갑자기 무엇인가 모래를 사방에 뿌리면서 올라오는 것이었다.염구준이 재빨리 진흙의 가운데를 잘라버리자 생물체가 죽었는지 바닥에 툭 하고 떨어졌다.마침 검기도 기운을 소진하여 공격을 멈추고 돌아서서 살펴보았다.“젠장, 그냥 지하에 처박혀 있을 것이지, 뭐 하러 죽으러 나왔어?”염구준이 불청객에게 짜증을 부렸다.만약 생물체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 검에 죽을 사람은 베르였다.진흙과 모래가 가라앉자 다들 생물의 정체를 주시했다.굵기가 2미터나 되고 꼭대기에 날카로운 이빨이 수두룩하게 생긴 심해의 모래벌레였다.이 벌레는 성체가 되면 길이가 30미터에 달하고 풍부한 광물을 함유한 화산암을 먹고 살기에 이 구역에서 텃세가 특히 강했다.그리고 공격성은 형태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방어해! 이것들이 떼로 공격할 거야!”염구준은 통신기에 주의를 주고 잠시 베르를 살해하는 것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위험한 상황에 닥쳤으니 자기들끼리 싸운다면 사기를 떨어트리기 때문이었다.푸푸!말이 채 끝나기 전에 수많은 모래벌레들이 땅속에서 나와 무차별한 공격을 퍼부었다.일반 무술인이 한 입에 먹힌다면 바로 두 동강이 났다.반보천인 무술인들은 잠수 장비가 망가지면 심해의 수압을 견뎌야 하기에 역시 방심할 수 없었다.그러니 아무도 죽음을 무릅쓰고 공격하지 않았다.심해 모래벌레들이 신출귀몰하며 공격하자, 다들 혼란에 빠져 허둥지둥했다.그들에 비해 염구준은 다가오는 놈들을 가볍게 잘라냈다.이 벌레들은 사납지 않은데 갑자기 땅속에서 튀어나올 때 당황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염구준은 감지
싸움은 잠시 한 단락 끝났다.베르가 씩씩거리며 통신기에 대고 고막이 터질 듯 소리를 질렀다. “염구준, 왜 우릴 도와주지 않아?!”“당신들도 날 도와주지 않았잖아요.”염구준은 어처구니없는 가스라이팅을 무시하고 반문했다.베르는 이런 말로서 염구준을 각 세력의 반대편에 세워 고립시키려는 수작이었다.이제 막 대군을 지휘할 수 있는 임시 사령관을 담당하게 되었으니 위세를 떨칠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웃기지 마. 우리는 반보천인 무술인이라 다른 무술인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어. 그런데 넌 한심하게 지켜만 보고 있었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아?”베르는 정의로운 척 그의 영혼까지 고문하며 계속 나무랐다.눈치가 없는 무술인들은 정말 베르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하하하. 방금 수십 명이 넘게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는데도 당신은 구하러 가지 않고 도망가느라 바쁘던데요? 그 말을 하고도 양심에 찔리지 않습니까?”염구준은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이기적인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지,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또 염구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이렇게 분석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기 십상이었다.“흥, 따박따박 말대꾸는. 누가 너 같은 놈을 낳았는지 그 어미가 궁금하다.”베르는 솔선수범하지 않으면서 말로도 밀리게 되자 인신공격을 하기 시작했다.“죽고 싶어?”그러자 염구준이 버럭 화를 내며 베르에게 검을 겨주었다.상대방이 시비를 건다면 원하는 대로 한바탕 싸워줄 기세였다.“내가 무서워할 줄 알아?”베르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커다란 방패를 들고 맞섰다.이번 행차에 스텔라성에서 실력이 있는 반보천인 네 명을 파견했기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쿵!염구준의 검이 방패에 닿은 순간 둔탁한 소리가 나며 베르가 뒤로 몇 발치 물러갔다.“물에서 방패를 쓰다니, 죽으려고 작정했군.”물속에서 방패의 부력이 커서 오히려 싸움에 방해가 되었다.그는 계속 검으로 공격하며 가볍게 제압했고, 뒤로
그 생물의 정체는 대왕 오징어였다.이 생물은 빛을 두려워해서 항상 심연에 숨어 있기에 과학자들은 파도에 밀려온 시체들만 주워서 연구했었다.대왕 오징어는 가장 긴 것은 40미터 이상에 달했다.염구준은 지금 상황을 보고 속으로 탄성이 흘러나왔다.“젠장, 오징어 소굴을 건드렸나?”심지어 그중에서 덩치가 큰 오징어는 전신 경지에 도달했다.마침 수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와서 다행이지, 염구준이 혼자 싸운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염 선생님, 이제 어떡해요?”통신기에서 초조한 노신기의 목소리가 들렸다.그 말 뜻은 그가 나서서 천기문의 부하들을 지켜달라는 의미였다.솔직히 그들 실력으로 이렇게 많은 대왕 오징어를 상대하기 버거웠다.“살아남아서 바다 밑 끝까지 오세요.”염구준은 한마디만 남기고 검을 휘두르며 계속 아래로 내려갔다.지금은 사방이 어두워서 대체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는 것조차 어려웠고, 모두 자원해서 온 거라 그들을 책임질 의무가 없었다.“다들 최선을 다해 바다 밑으로 내려가자!”노신기는 목숨을 걸 각오로 모두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다.순식간에 각 세력은 대왕 오징어와 무차별적인 싸움을 벌였다.하지만 캄캄한 물속은 대왕 오징어들에게 유리한 곳이라 인간들은 1대1 싸움에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참담한 희생을 치러야 했다.위기가 닥치자 베르가 긴급 공공 통신 채널을 열고 이런 제안을 했다.“이러다 다 죽습니다. 우리 모두 협력하여 살길을 열어야 합니다. 바다 밑에 도착하면 지금처럼 힘들지 않을 겁니다.”솔직히 베르도 염구준처럼 대놓고 아래로 내려가고 싶었지만 그런 실력이 되지 못했다.“찬성합니다.”“협공합시다!”각자 싸우다가 자칫하면 전멸할 수 있으니 다른 세력들도 이 제안에 동의했다.“반보천인이 앞장서고 전신 경지, 전신지상 무술인이 그 다음, 나머지는 뒤를 따라갑니다!”베르는 정예병을 살리고 나머지는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을 생각으로 배치하기 시작했다.“공격합시다!”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다른 사람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모두가 슬픔과 공포에 빠져 있을 때 염구준이 두터운 잠수복을 입고 바닷속으로 들어갔다.간밤에 가볍게 생물을 절단하면서 그의 단전은 이미 기운으로 꽉 찼다.“염 선생이 바다에 들어갔어요.”모든 사람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으니 작은 동작이라도 이내 알아챘다.그가 갑작스럽게 뛰어드는 바람에 노신기 일행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대체 왜 저러는 거야?”“내가 앞장 설게요. 촉각이 있는 생물일 뿐, 두렵지 않습니다.”일부 반보천인은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서둘러 잠수복을 입고 바다에 뛰어들었다.염구준의 손에 완벽한 해도가 있으니 그가 정보를 어느 정도 장악하고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그래서 먼저 보물을 찾아낼까 봐 조바심이 났던 것이다.어떤 사람들은 말로는 보물을 찾으러 왔다고 하지만 솔직히 고대 옥패를 노리고 왔다.일단 옥패에 있는 무공을 연마하면 자신의 실력을 제고할 수 있으니 나중에 재물을 손에 넣어도 늦지 않거니와 그때는 더 쉬울 거라 생각했다.염구준은 바다 밑에 있는 균열을 향해 가다가 가끔씩 방향을 조절했다.아직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가장 힘이 덜 드는 방법을 사용했다.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물고기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점점 어두워져 앞이 보이지 않았다.염구준은 길이가 석 자가 되는 청봉을 잡고는 언제든 적을 무찌를 준비를 했다.방금 잘린 촉각의 길이를 볼 때, 본체에 비해 너무 짧아서 치명상을 입히지 못했다.만약 덩치가 어마어마한 팔조괴물이라면 아직도 어두운 곳에 숨어 있는 게 틀림없다.촤아아! 촤아아!그때 물살이 바뀌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더니 수백 개의 검은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각 세력의 정예병이 움직인 것이다.어떤 무술인은 일정한 거리에 도착한 후 빠르지도 늦지도 않는 속도로 염구준의 뒤를 따랐다.그가 앞장서서 길을 터달라는 뜻이었다.염구준은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아래 균열이 빨아들이는 대로 끌려갔다.‘얼마든지 따라와 봐.’지금 상황으로 말하자면 누가 누구의 총받이가 될지
선박 위의 사람들이 절박하게 울부짖었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자 각 세력들이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분위기를 보아 곧 위험이 닥칠 것 같았다.촤아아악!“엄청난 것이 몰려오고 있어! 빨리 위로 올라가!”나중에 물에 들어간 무술인들이 제일 먼저 해수면으로 올라와 보고했다.이어서 대다수 무술인들은 통신기에 비명소리만 남기고 사라졌다.각 세력이 어쩔 바를 몰라 혼란에 빠졌을 때, 노신기는 염구준의 옆얼굴을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그의 말이 옳았다.“다들 맞서서 싸웁시다!”염구준은 어마어마한 기운이 몰려오는 것을 감지하고 우렁차게 소리쳤다.그게 무엇이든 이미 상대방을 건드린 이상 맞서서 싸워야 했다.정신을 차린 각 세력들은 갑자기 조상들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떠올라,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무기를 집어 들었다.촤아아!다시 몇몇 사람이 수면위로 올라오더니 놀라운 속도로 선박을 행해 헤엄쳤다.“저게 다 뭐야?”누군가 겁에 질려 비명소리를 질렀다.“나도 몰… 악!”같이 헤엄치던 일행이 말하다 바다 밑에 있는 물건에 잡혀 끌려가고 말았다.그리고 밧줄처럼 생긴 것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선박에 있는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악!”“살려줘!”순식간에 비명소리와 경악 소리가 섞여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었다.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체에 다들 지레 겁을 먹었다.윙!그때 누군가 열 줄기 검기를 발사해 밧줄처럼 생긴 생물을 잘라버렸다.“저건 또 뭐야? 엄청 단단하네.”제일 처음으로 공격한 사람은 역시 염구준이었다.“끼익!”바다 밑에서 공격을 당한 생물은 날카로운 이명소리를 내며 위로 올라왔다.생각보다 쉽게 잘리자 각 세력들은 용기를 내서 공격을 퍼부었다.“별거 아니네. 단번에 잘려지잖아.”자신감이 생긴 그들은 필사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본래 각 세력의 실력으로 쉽게 생물을 잘라낼 수 있는데, 이 생물이 모두가 혼란에 빠진 틈을 이용해 습격할까 봐 진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물론 염구준도 모든 사람을 책임질 의무가 없으니 주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