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말해줄게."우심산은 그렇게 말하며 염구준에게 다가갔다.작은 속임수일 뿐이다!몸 뒤에 숨긴 단검을 염구준은 이미 보고 있었다.쓱!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반 발자국 남았을 때, 찬란한 빛이 번쩍였고 우심산의 단검이 염구준의 가슴을 향해 날아갔다.성공이다!이 정도 가까운 거리에서는 그 어떤 고수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오늘 내가 너에게 한 수 가르쳐 주겠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 우심산은 비웃음을 멈추지 않았다.그러나 염구준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고, 단지 기운 한 줄기만 발산하여 우심산을 가게 밖으로 날려버렸다."나도 너에게 한 수 가르쳐주지. 절대적인 실력 앞에서는 속임수가 통하지 않아.""가자, 그만 먹어!" 가게 안에서 충돌이 일어나자 다른 손님들은 서둘러 떠났다.돈은 당연히 내지 않았다. 이런 기회는 흔치 않았다.무당 지역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식이었다. 어쩌면 환경이 그렇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죽은 척하지 말고, 내 말에 대답해라." 염구준은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우심산의 속임수는 정말 많았다. 하나가 끝나면 다른 하나가 이어졌지만, 다소 서툴렀다.죽은 척하긴 했지만, 가슴은 여전히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었다. ‘귀신을 속여?’"쳇, 너야말로 죽고 싶은 거 아니야? 그럼 나를 탓하지 마." 우심산은 일어나면서 피를 뱉었다.그러나 험한 말과 달리 재빨리 몸을 돌려 도망쳤다.염구준은 그를 막지 않고 그냥 보내주었다.그는 우심산을 미끼로 풀어놓은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아까 이미 죽였을 것이다.전갈 문신을 가진 조직의 구성원들은 입이 무거웠다. 이대로 죽인다면 또다시 단서를 찾아야 한다.그가 찾으러 가는 것보다 스스로 찾아오게 만들려는 것이 염구준의 전략이었다."빨리 가, 저 자식을 놓치지 마라."잠시 후, 우심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멀리서도 그의 건방진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머릿수가 불어 그는 다시 자신감을 찾았다.너무 평범하고 어수선한 발자국소리에 염구준은 무당이 없다는 것을 알았
"쓸모없는 놈!"독갈은 우심산을 발로 차며 계속 욕설을 퍼부었다."작은 일 하나도 제대로 못 해내다니, 쓸모없는 놈."우심산은 맞으면서도 감히 불평하지 못했다. 그저 급히 일어나 뒤에 서 있었다.독갈은 가게 안을 한번 훑어보았으나, 그 남자는 잘생긴 것 외에 특별한 것이 없었다."외부인, 네가 문제를 일으켰냐?"이 지역은 그들의 세력 범위였기 때문에 두려울 것이 없었다."전갈 문신은 무엇을 의미하지?" 염구준은 자신이 알고 싶은 것만 물었다."전갈문을 의미한다, 이 지역에서 가장 큰 세력이지."독갈은 조금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말했다.그의 손에 죽을 사람에게 이런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용필을 나에게 넘겨."염구준은 말하며, 사진을 내밀었다.사람을 찾는 것이 그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거 참 건방지네. 너 뭐라도 돼?""공격해, 저 녀석 살려둘 필요는 없어."독갈의 명령에 두 부하가 벌레를 소환해 염구준을 둘러쌌다.옆에 있던 우심산은 이 상황을 즐겼다.쓱, 쓱!염구준은 식탁 위에 있던 젓가락 두 개를 집어 들어 벌레와 함께 두 사람을 찔렀다.고상한 무당이 이렇게 쉽게 죽임을 당하자, 우심산은 얼이 빠져 두려움에 사로잡혔다.이전의 행동들이 다 그를 놀리는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독갈은 두 동료의 시체를 보며 눈이 붉어졌고, 높은 소리로 포효하기 시작했다."죽여버리겠어!"손바닥만 한 크기의 검은 전갈이 그의 머리 위로 빠르게 기어 올라갔다.그는 다리를 구부린 채 힘을 주며 염구준을 향해 몸을 날렸다.독기가 그의 주위를 감쌌고, 독 가루가 주변에 뿌려졌다. 그는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무당의 두 가지 필살기, 하나는 벌레를 사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독을 사용하는 것이다.모든 이들이 피하는 독을 앞에 두고도, 염구준은 태연하게 독갈의 아래턱을 붙잡았다.이 정도 독은 그에게 보이지도 않았다.살짝 힘을 주자 턱이 탈골되었다.그의 머리 위에 있는 전갈은 조금 전의 거만함을 잃고 움직이지도 못했다."너희
장로 둘을 잃은 것도 분통이 터져 죽겠는데, 이와 중에 누가 또 쳐들어 왔다니, 모랑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즉시 사람을 불러 누구인지 확인하게 했다. “책임자보고 나오라고 전해. 안 그럼 여기 다 부숴버리겠다.”별장 밖, 염구준이 전갈문 사람들을 때려 눕히며, 한 손으로 독갈의 목을 옥죄인 채 말했다.“누구냐!”모랑이 밖으로 나오며 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보고 분노를 터트렸다. “내가 누군지는 네가 알 서 없고. 용필이나 내놔.”염구준이 원하는 건 그뿐이었다. 이 말을 듣자 모랑은 어렴풋이 염구준의 정체를 짐작했다. 분명 잡혀온 사람들 중 누군가의 가족이겠지. 하지만 잡혀 온 이가 한둘도 아니고, 이름을 말한다고 해서 누군지 생각날 리 없었다.“누군지 모르겠지만, 잡혀왔다면 이미 고통에 몸부림치다 벌레 밥이 되었을 것이다. 늦었다, 이놈아! 하하하!”모랑은 자신의 행동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르고 염구준을 더 자극했다. 자살 행위나 다름없었다.“죽고 싶구나?”염구준이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손에 힘을 줬다. 그러자 강력한 기운이 온몸으로 퍼지며 덩달아 손아귀에도 힘이 들어갔다. 독갈의 목이 우드득 소름끼지는 소리를 내며 부러졌다. 맹렬한 살기가 주변을 뒤덮었고, 동시에 모든 사람이 두려움에 몸을 움츠러들었다.“놈은 강하다. 모두 힘을 아끼지 말고 공격하라.”모랑이 어두워진 낯빛으로 함께 뛰쳐나온 부하들을 향해 명령했다. 그는 기세만으로도 상대가 결코 자신과 뒤처지지 않는 실력을 가진 자임을 알아차렸다. 자극하기 전에 상대의 실력을 알아봤어야 했는데, 그는 후회했다. 스스슥, 우웅… 전갈문 사람들이 힘을 모으자 사방에서 사각거리며 수많은 벌레들이 모여들었다. 다채로운 색깔, 다채로운 모양, 다채로운 소리, 밀집 공포증을 유발할 정도로 많은 양이었다. “공격!”모랑이 명령하자, 벌레들이 구름처럼 하늘을 뒤덮었다. 이 정도 양이면 정말 웬만한 강자들은 뼈도 추리지 못하고 전멸했을 것이다.“똑같은 수법이라니, 지겹
”이제 네 차례다!”염구준의 차가운 목소리가 날카롭게 그의 귀를 찔렀다. 모랑은 절망에 빠졌다. 돌이키고 싶어도 돌이킬 수 없는 상황, 그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이때, 전신이 하얀 알비노 전갈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겉모습과 달리 이 전갈은 모랑 못지 않은 강력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존재였다. 이로서 모랑은 약간 자신감이 상승했다. 하지만 염구준에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 개미 한 마리에서 두 마리가 된 것뿐이니, 뭐가 달라졌겠는가?“죽어라!”모랑이 크게 외치며 전신에 힘을 주먹에 모아 염구준을 향해 공격을 날렸다. 이 일격에 목숨이 달려 있었다. 하얀 빛을 띤 강력한 기운이 염구준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동시에 하얀 전갈도 위협을 담아 꼬리에 달린 독침을 염구준을 향해 매섭게 가격했다. 모랑과 전갈, 두 존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강의 수를 두었다. 하지만 염구준은 무표정하게 오른손을 들어 무형의 기운을 마치 창으로 만들어낸 다음 두 존재를 향해 발사했다.“가라!”그러자 창 모양을 한 강력한 기운이 모랑의 가슴을 꿰뚫은 것도 모자라 뒤에 있는 벽까지 박살냈다. 반보후천 경지에 있는 강자에겐 모랑 정도 되는 고수는 종이장보다 약한 존재였다. 모랑의 저항은 염구준을 간지럽히는 것조차 하지 못했다. 이어서 염구준은 다시 왼손을 왼손을 뻗어 하얀 전갈을 곽 부여잡았다. 전갈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공격, 꼬리로 연달아 염구준을 내리쳤지만,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만 날 뿐,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했다. 너무나도 차이나는 경지에, 도무지 보호막을 뚫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였다. 모랑은 철저히 패배했다. “전갈문 본부, 어디야?”염구준이 살기를 띄며 겨우 옅은 숨을 내뱉고 있는 모랑을 바라보며 말했다. 용필을 찾기 전까진, 그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흐흐, 내가 조직을 배신할 것 같아?”모항이 입을 여는 동시에 피가 주르륵 입에서 흘러내렸다. 너무나도 옅은 목소리, 숨이 끊어지기 직전이었다.
”그대로 두면 다른 세력들이 저희를 얕잡아 볼 거예요.”문주가 본명충을 거두고 자세를 바로 하면서 진지하게 말했다.“그럼 어떻게 하고 싶으십니까?”아까와 다른 한 남자가 물었다.“그 사람, 지금 어디에 있어요?”“…모릅니다.”“그럼 이름은?”“그것도 모릅니다….”연달아 질문했지만, 돌아온 것은 모른다는 대답뿐, 사람들의 고개가 점점 더 숙여졌다.“그럼 도대체 아는 게 뭐예요?”문주가 냉소를 지으며 물었다.“살려주십시오! 잘못했습니다!”사람들이 하얗게 두려움에 질린 얼굴로 황급히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 문주가 마음먹는다면 이들은 소리소문 없이 죽을 수도 있었다.“이런, 문주님, 또 사람들을 놀래키고 계십니까?”한 중년 남자가 회의실로 들어오며 말했다. 부문주 라모였다. 그는 전갈문에서 문주를 두려워하지 않는 몇 안 되는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언제 돌아왔어요? 부문주는 뭐 좀 알고 있는 게 있어요?”수안이 덤덤한 목소리로 물었다. 갑작스럽게 라모가 끼어들었음에도 딱히 기분 나빠 보이는 기색이 없었다.“사람을 찾고 있다고 하더군요. 이름은 용필.”라모는 사실대로 말했다. 그 이름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혼란에 휩싸였다. 전혀 들은 기억이 없는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라모가 사람들의 의문을 알아차리고 말을 덧붙였다.“용하국 사람인데, 희망그룹에 속아 여기로 넘어왔다가, 나중에 다른데 넘겨졌다고 들었습니다.”확실히 다른 사람들과는 질이 다른 대답이었다. 수안은 생각에 잠겼다. 사람을 찾는다는 명목으로 지부 네 개나 망가뜨렸다. 그런데도 찾지 못했다면, 분명 더 큰 일을 벌일 게 뻔했다.그런데 지금 놈의 위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문주님, 명령을 내려 주신다면 제가 부하들을 데리고 놈을 처치하고 오겠습니다.”라모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출전을 자청했다.“그렇다면, 수고 좀 해줘요.”그러자 수안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허락했다. 겉으로 보기엔 꽤 사이 좋아 보이는 모습이었지만, 사실 두 사람 모두 속으론
염구준이 말을 마치고 음식을 시작했다. ‘휴,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네!’사장은 겉으론 태연한 척했지만, 속으론 식겁 했다. 염구준이 차와 다과를 즐기는 동안, 찻집에 또 몇몇 손님들이 들어왔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것이 차를 주문하는 내내 염구준을 몰래 힐끔거리기 바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염구준이 어지러운 듯 머리를 부여잡고 자리에서 비틀거렸다. “보아하니, 슬슬 약효가 발휘되기 시작한 듯하군.”사장이 주문받는 척 옆에 앉아 있던 한 손님에게 다가가 말했다.“서두르지 말고 조금만 기다려.”그들은 계속해서 관찰해 나가며 침착한 태도는 유지했다. 하지만 얼굴엔 참을 수 없는 기쁨과 비릿한 미소가 맺혀 있었다. 염구준은 차와 다과를 다 마신 뒤, 천천히 일어나 떠나갈 준비를 했다. 하지만 솜이 물먹듯, 이상하게도 몸이 무거워 중심을 잡지 못하고 휘청거렸다. “사장님, 계산이요!”“하하, 계산은 괜찮아요. 그냥 떠나는 마지막 길 배웅해드린 거라고 치죠.”염구준의 목소리에 사장이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살기어린 미소를 지었다. 어떻게 봐도 좋은 사람으론 보이지 않았다.“움직여! 놈을 죽여라!”누군가가 큰 소리로 외치자, 차를 마시고 있던 사람 모두 일제히 일어나 염구준을 향해 공격을 날리기 시작했다. 독벌레, 총알, 독 가루, 온갖 것이 그를 향해 쏟아졌다. 하지만 염구준은 평소와 달리 바로 반격하지 않고 탁자를 뒤집어 공격을 피해 몸을 옆으로 날렸다. 아무리 몸이 좋지 않다고 해도 용하국에서 수도 없는 전투를 치러온 그에겐 이정돈 아무것도 아니었다. 염구준은 주저하지 않고 곧바로 엄폐물들을 이용해 차 집 밖으로 몸을 날렸다. 바로 반격이 돌아오지 않자, 사람들은 점점 더 자신감에 차올랐다. “추격해. 놈은 독에 중독되어 있다. 전투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닐 테니, 절대로 놓치지 마라.”“걸린 현상금이 얼마인지 알지? 절대로 놓치면 안 돼.”“하하, 내가 무성 중기 강자를 죽일 날이 올 줄이야.”악당들이 큰 소리로 웃으며
라모가 당연하듯이 부하 부리듯 사람들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상금부터 줘야지. 안 그럼 못 가.”한 사람이 입을 떼자, 너도나도 동의한다는 듯 항의하기 시작했다.“좋다!”라모가 평온했던 얼굴을 싸늘하게 굳혔다.“한 명도 남기지 않는다, 죽여라!”명령이 떨어지자 라모의 부들은 마치 한 몸이 된 듯 사람들을 향해 맹렬한 공격을 날렸다. 마치 양 떼를 공격하는 늑대의 무리 같은 학살이었다.애초에 전갈문과 협력관계를 이룰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전갈문 철혈이 진압에 나서자, 순식간에 백여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쓰임새를 다한 도구들의 최후였다.“상당히 자인하네. 개보다 못한 취급이군.”염구준이 정면으로 라모를 바라보며 비꼬았다.“큭, 다음은 너야. 나름 강자라고 준비했는데, 머리가 이리 아둔해서야.”라모가 승리를 확신하며 염구준을 조롱했다. “그래, 꽤 공들였네. 아무리 작아도 마을인데, 체스판처럼 다룰 줄이야. 인정하지, 나쁘지 않는 계략이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에겐 통하지 않아.”계략자가 모습을 들어낸 이상, 염구준도 연기를 이어갈 이유가 없었다. 그는 이미 진작에 몸안으로 스며든 독을 진기로 해독한 상태였다.“설마 연기였어?”라모가 미소를 거두며 딱딱히 굳은 얼굴로 물었다.“그래. 널 끌어내려고 일부러 독까지 먹었다, 내가.”염구준은 독에 당한 것이 아닌, 당해준 것이었다. 찻집에 들어선 순간, 염구준은 차 향에 묻은 냄새가 잘못됐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하지만 주변을 돌아보아도 어디에도 그럴싸한 강자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는 건 이건 미끼, 배후가 따로 있다는 뜻이었다. 염구준은 일부러 라모를 끌어들이기 위해 독을 마셨다. 적이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기에, 확실한 덫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허세는, 그 독이 뭔지 알고 하는 소리냐?”라모는 인정할 수 없었다. “겨우 짐승 잡을 때나 쓰는 독, 나한텐 소용없다.”염구준이 경멸을 담아 말했다. 아무리 뛰어
”네 실력이 부족한 걸 누굴 탓해.”염구준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공격할 자세를 취했다. ‘설마 그럼 아까 그 희미한 그림자?’라모의 머리속에 한 장면이 스치고 지나갔다.“온다, 다시 공격해!”“빨리 대진을 꾸려!”라모의 부하들은 모두 전투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었기에 알아서 반격할 준비를 했다. 그러나 그들이 만난 건 전신전 전주, 수많은 전투를 단 하나의 패배도 없이 승리한 자, 어떤 반격을 해도 모두 무용지물이었다. 염구준의 손바닥에서 무형의 기운이 마치 파도처럼 그들을 덮쳤다. 몇 차례의 공격이 오가고 결국 대다수 죽어 라모와 무성 경지 부하 두 명만 남게 되었다. “이게… 설마, 전신 경지…?”염구준의 공격에 놀란 라모가 중얼거렸다. 눈 깜빡할 사이, 수많은 정예 부하들이 죽었고,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다.“알아차렸다면, 얌전히 사람을 넘겨라.”염구준은 길게 설명하기 귀찮아 대충 말했다.“넘기라고? 내 부하들을 이렇게 많이 죽여놓고, 쉽게 네 뜻대로 될 것 같으냐?”라모가 미친 사람 보듯 염구준을 바라보며 다시 공격태세에 들어갔다.“분명 경고했다. 듣지 않은 건 너야.”염구준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헌납!”라모의 외침에 남은 두 사람이 자신들의 본명충을 라모의 본명충에게 먹히도록 했다. 그러자 라모의 본명충이 와구와구 그것들을 씹어먹으며 기력을 보충했다. 라모의 본명충 몸이 점점 커지더니 전신 경지에 있는 강자만큼 강한 기운을 내뿜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이루어졌다.“와라, 네가 설령 전신 경지라 할지라도 소용없다.”자신의 본명충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기운을 느끼며 라모는 다시 자신감을 얻었다. 펑하고 허공에 두 사람의 공격이 맞닿았다. 그 순간, 라모는 자신의 판단이 잘못 됐음을 깨달았다. “으윽, 너 전신 경지 이상이구나!가슴이 뻥하고 뚫리며 피가 철철하고 흘러나왔다. 라모는 그제야 염구준의 강함을 알아차렸지만, 이미 때는 늦은 후였다. 이제 남은 건 죽음뿐이었다. 부하들의 헌신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