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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5화

라모가 당연하듯이 부하 부리듯 사람들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상금부터 줘야지. 안 그럼 못 가.”

한 사람이 입을 떼자, 너도나도 동의한다는 듯 항의하기 시작했다.

“좋다!”

라모가 평온했던 얼굴을 싸늘하게 굳혔다.

“한 명도 남기지 않는다, 죽여라!”

명령이 떨어지자 라모의 부들은 마치 한 몸이 된 듯 사람들을 향해 맹렬한 공격을 날렸다. 마치 양 떼를 공격하는 늑대의 무리 같은 학살이었다.

애초에 전갈문과 협력관계를 이룰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전갈문 철혈이 진압에 나서자, 순식간에 백여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쓰임새를 다한 도구들의 최후였다.

“상당히 자인하네. 개보다 못한 취급이군.”

염구준이 정면으로 라모를 바라보며 비꼬았다.

“큭, 다음은 너야. 나름 강자라고 준비했는데, 머리가 이리 아둔해서야.”

라모가 승리를 확신하며 염구준을 조롱했다.

“그래, 꽤 공들였네. 아무리 작아도 마을인데, 체스판처럼 다룰 줄이야. 인정하지, 나쁘지 않는 계략이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에겐 통하지 않아.”

계략자가 모습을 들어낸 이상, 염구준도 연기를 이어갈 이유가 없었다.

그는 이미 진작에 몸안으로 스며든 독을 진기로 해독한 상태였다.

“설마 연기였어?”

라모가 미소를 거두며 딱딱히 굳은 얼굴로 물었다.

“그래. 널 끌어내려고 일부러 독까지 먹었다, 내가.”

염구준은 독에 당한 것이 아닌, 당해준 것이었다. 찻집에 들어선 순간, 염구준은 차 향에 묻은 냄새가 잘못됐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하지만 주변을 돌아보아도 어디에도 그럴싸한 강자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는 건 이건 미끼, 배후가 따로 있다는 뜻이었다. 염구준은 일부러 라모를 끌어들이기 위해 독을 마셨다. 적이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기에, 확실한 덫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허세는, 그 독이 뭔지 알고 하는 소리냐?”

라모는 인정할 수 없었다.

“겨우 짐승 잡을 때나 쓰는 독, 나한텐 소용없다.”

염구준이 경멸을 담아 말했다. 아무리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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