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마지막 한방과 함께 전 문주는 온몸이 넝마가 된 채 멀리 날아갔다. 하지만 그래도 죽지 않고 피를 토해내며 말도 안 된다며 끊임없이 중얼거렸다.“당신, 반보천인이었군요.”이때, 한 연인이 나타났다. 바로 자취를 감췄던 현 문주, 수안이었다. “스승님,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좋다. 너와 내가 힘을 합친다면 반드시 저 놈을 몰아낼 수 있을 것이다.”전 문주가 주름이 가득한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하지만 속으론 아무리 둘이 힘을 합친다고 해도 반보천인에겐 안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 말한 건 수안을 방패삼아 도망칠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였다.정말 교활하기 짝이 없는 계략이었다.염구준은 수안 어깨에 올려져 있는 벌레는 보고 곧 모든 상황을 이해했다. 수안이 바로 그를 이쪽으로 이끈 그 전갈의 주인이었다. 하지만 그는 티 내지 않고 일단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수안은 몇 번 신호흡한 뒤, 천천 전 문주에게 다가가 손을 뻗었다. “스승님, 괜찮으세요?”“괜찮….”전 문주가 하던 말을 멈추고 허리춤을 바라봤다. 어느 사이 그의 허리에 비수가 깊게 꽂혀 있었다. 범인은 수안이었다. 이어서 그녀는 연달아 몇 번 더 그에게 칼침을 놓았다. 전 문주는 뜻밖에 상황에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수안을 바라봤다. 이제 그에겐 반격할 기력이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이때, 장도들도 상황을 눈치채곤 충격 받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문주님, 이게 무슨 일입니까?”“복수다!”수안이 담담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녀는 오직 이 날을 위해 모든 치욕을 견디고 또 견뎠다. “설마, 기억난 거야?”전 문주가 곧 끊어질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기억나냐니? 나는 처음부터 기억 잃은 적 없어. 그저 네 놈한테 속아넘어가는 척 연기한 것뿐이지.”수안이 후련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어린 나이에 감쪽같이 날 속이다니, 대단하구나.”전 문주가 감탄하는 듯하더니, 이내 비꼬았다. “그럼 나랑 잘 때도 꽤 고통스러웠겠네?”“죽어!”수
수안이 모질게 행동한 것은 일부러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널 죽일 이유는 없다. 난 그저 사람을 찾으려는 것이다."염구준은 손을 쓰지 않았다.그는 용하국의 수호신였기에 무리안의 일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나에게는 손을 쓰기조차 더럽다는 건가요?"수안은 자신의 몸이 싫어질 때가 종종 있었다."살아남았으면 새롭게 태어났다고 생각하고 잘 살도록 해."염구준은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렸다.이토록 협박을 받으면서도 전갈문이 사람을 내놓지 않는 것을 보니 용필은 여기에 없는 듯했다."선생, 제가 어떻게 불러야 할까요?"수안이 깍듯하게 물었다."염구준이다!""염 선생, 만약 제가 용필에 대해 알게 된다면 즉시 알릴 겁니다."염구준의 한마디에 살 용기를 얻은 수안은 감격했다.-"거봐! 크게 배팅하라고 했는데 고집 부리더니 졌구먼!""하하, 오늘은 좀 되는 날인가 보네. 많이 땄어!""이 봐! 동생! 돈 필요하지 않아? 50만 원 혹은 100만 원이라도 뒤집을 수 있어."여기는 ‘필승’, 무리안에서 큰 규모를 자랑하는 도박장이었다.장 내에는 다양한 사람들로 섞여 있어 정보 수집에는 최적의 장소였다. 염구준은 바로 이점을 노렸다."거슬리게 굴지 말고 게임 하지 않을 거면 빨리 꺼져." 한 건달이 욕설을 퍼부으며 염구준에게 다가왔다.건달은 한 시간 동안 그를 관찰하고 있었다. 염구준은 한 푼도 쓰지 않고 여기저기 기웃거리기만 했기 때문이다.염구준은 그를 무시하며 대꾸하지 않았다.무시당했다!화가 난 건달은 손에 든 막대기를 들어 염구준의 머리를 향해 세게 내리쳤다.분명히 살의를 담은 한방이었다.현장의 다른 사람들은 태연하게 바라보면서 강 건너 불구경만 했다.이런 상황은 ‘필승’에서 너무나 흔했고 한 사람 정도 시체가 되어 나가는 것은 아무 일도 아닌 것 같았다.쾅!막대기가 내려꽂히는 순간, 하나의 실루엣이 휙- 하고 내동댕이쳐졌다. 그것은 벽에 부딪혀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누군가를 죽이려 했다면, 똑같이 당할 각오도 했어야지
"당신 혹시 용하국 사람인가?"염구준이 한 번 더 확인했다."용하, 청해 사람입니다."익숙한 고향 말투에 여자는 재빨리 대답했다.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이 자비를 베풀어 그녀를 고향으로 데려가 주기를 바랐다.염구준이 뱉은 차가운 두 글자에 그녀는 희망을 가졌다."놔라!"건달은 염구준의 말을 곧잘 따랐다. 전갈문 전 문주를 죽인 사람이다. 그들이 감히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저기 선생, 저 여자가 내 돈을 빚졌어. 서로 지켜야 할 선은 지키자고."도규환의 얼굴이 어두웠다."선을 넘겠다면?"염구준은 도규환을 바라보며 도발했다."후!"숨이 가빠지고 온몸이 떨릴 정도로 화가 난 도규환이지만 손을 쓸 엄두는 내지 못했다.도규환이 움직이지 않자 염구준이 한 마디를 덧붙였다."이 여자가 얼마를 빚졌는지 말해봐. 내가 갚아줄게."그의 말에 분위기는 많이 부드러워졌다."20억, 네가 나섰으니, 한자리는 지워줄게. 2억만 주면 돼."도규환은 미소를 지으며 가격을 불렀다.돈만 받을 수 있다면 체면은 상관없었다.그들의 뻔한 수법을 잘 알고 있었던 염구준은 허를 찔렀다."원금을 말하는 거야.""800만 원이에요."여자는 급히 대답했다.이건 사채라고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약탈이었다.염구준은 500만 원을 건네며 모욕했다."여기 500만 원. 남는 건 팁이다."피를 빨아먹는 인간도 아닌 것들에겐 예의를 갖출 필요 없다."그래, 데려가. 그리고 다시는 내 구역에 오지 마."도규환은 꾹 참았다.오늘, 그의 체면은 완전히 구겨졌다.염구준은 전혀 개의치 않았고 떠날 생각도 없어 보였다. 그는 오히려 옆에 있는 여자에게 물었다."또 다른 용하국 사람들도 여기에 갇혔나요?""네. 약 오십 명 정도이고 모두 지하실에 있어요."여자는 작은 철문을 가리켰다.큰일이다!안 좋은 예감에 도규환은 부하에게 사람을 더 불러오도록 했다.한 명 정도는 별거 아니지만, 전부를 놓아주면 큰 손해였다.이들은 모두 돈줄이었기 때문이다."쳐다보고
실력은 부족했지만, 용기는 가상했다!염구준의 마음속으로 내린 평가였다.왜냐하면 이미 문밖에는 강한 기운을 뿜고 있는 두 사람이 가까워지고 있었고, 제만과 그 일행을 전멸시킬 수 있는 실력을 지녔기 때문이다."어라, 제만이네? 이제는 검을 빼 들고 사람을 베려 하는구나."한 남자가 음산한 기운을 풍기며 비꼬았다."흥, 대염무관 같은 이상한 생명체는 일찍 뿌리째 뽑아버렸어야 했어."그 남자 옆에는 마치 철탑처럼 큰 키를 자랑하는 또 다른 남자가 서 있었다.사람의 힘줄을 끊는 자, 소지.사람을 분해하는 자, 게이츠.두 사람은 여기에서 강력한 실력을 가진 악인이었다. 소지는 속도가 매우 빨라 순식간에 사람 손발의 힘줄을 끊을 수 있었고, 엄청난 힘을 진 게이츠는 사람을 두 동강 낼 수 있었다.상황이 불리하다는 것을 깨달은 제만은 급히 옆에 있는 사람에게 말했다."빨리, 무관 강자들에게 연락해!""이미 늦었어."소지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제만의 목을 향해 손톱을 세웠다.전혀 징조가 없었던 공격이었다.제만도 빠르게 반응하며, 검을 휘둘러 소지의 얼굴을 향해 내리쳤다. 그를 물러나게 하려는 것이었다.그러나 경험이 풍부했던 소지는 몸을 살짝 젖히면서 손쉽게 피했다. 그리고는 계속 공격을 이어갔다.가까이 붙으면 제만은 승산이 없었다.젠장!이 점을 알고 있었던 제만은 낮게 욕설을 뱉으며 장검을 버렸다. 단검으로 방어할 생각이었다.그러나 소지의 움직임은 놀라울 정도로 단단하여, 병기와 맞부딪히고도 제만을 찍어 누르고 있었다.기선 제압에 실패한 제만이라 패배는 시간문제였다."문주님!"함께 온 사람들이 위기를 감지하고 도와주려 했으나, 게이츠가 그들을 막아섰다. 그는 혼자서 모든 사람을 막아섰다.한쪽이 우세를 차지하자, 도규환이 더욱 거만해졌다."실력도 없으면서 영웅 행세나 하고 있으니 자살 행위밖에 더 돼?"슬그머니 도발하고 있는 그의 눈이 염구준을 향하고 있었다.염구준에 대한 것들은 전설일 뿐이라서 아무도 그의 얼굴을 본
그는 이 도시에서 감히 자신들을 죽일 사람은 없다고 자신했다.염구준은 냉소를 지으며 오른손을 번쩍 들어 두 개의 머리를 떨어뜨렸다."나쁜 놈의 앞잡이는 결코 호인이 아니다."거침없는 그의 행동에 모두가 놀랐다."보채성맹 사람들인데 당신이 어떻게 감히?” 겁에 질린 도규환은 뒷걸음질 쳤다.그는 이제 확신할 수 있었다.눈앞에 서 있는 남자는 소문으로만 들었던 그 악마였고, 그 소문은 사실이었다."세상에 내가 못 할 일은 없지."폭력을 없애고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니 그러지 못할 이유는 없다."가서 사람들을 구해야지 뭐 하고 있어!” 염구준은 멍하니 서 있는 제만을 일깨워주었다."아, 네!"고개를 끄덕인 제만은 여자의 안내를 받으며 지하실로 향했다. 그가 받은 충격은 오랫동안 가라앉지 않았다.“거기 서......" 막으려던 도규환은 염구준의 눈빛을 보고 모든 말을 삼켰다.돈과 목숨 중에 목숨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더구나 눈앞에 있는 이 무시무시한 사람은 그들을 매우 싫어하는 것 같았고 심지어 목숨까지 위협할 수 있었다.말은 적게 하는 게 상책이다!"사람들을 다 구했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 제만이 고문당해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피해자들을 구출했다."드디어 우리가 구출되었어요.""집에 가고 싶고 가족도 보고 싶어요.""당신들이 우리를 집으로 데려다주는 거 맞죠?"그들은 매우 격양된 상태였지만 오랜 고문으로 인해 마음이 거의 무너져 있었다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이놈들을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동포들을 한 번 보던 염구준이 물었다."일단 대염무관으로 데려가고, 나중에 각자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제만이 대답했다.무리안에서, 대염무관은 마지막 깨끗한 땅이었다.악이 넘치는 곳의 깨끗한 땅이니만큼 많은 고통을 겪었다."좋다!" 고개를 끄덕이던 염구준은 대염무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선생님, 그럼 우리 함께 대염무관으로 돌아가시죠."제만은 상대가 반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쾅!큰 폭발음와 함께 도규환은 재가 되었다.누군가에게 학대를 가할 때 오늘처럼 자신이 죽을 장소도 없이 끝장날 것을 생각했을까.보채성맹의 서쪽에 위치한 용하 특유의 사합원 건물.대염무관."사람을 구하는 건 그렇다 쳐도 어찌 사람을 죽이기까지 한 것입니까? 보채성맹을 완전히 적으로 돌린 셈이 되었으니 이걸 어찌하면 좋습니까?"말하고 있는 이는 백발노인으로, 대염무관의 둘째 문주 제욱이었다."이미 일어난 일이다. 이제는 해결 방법을 생각해 보자." 주좌에 앉은 사람이 말했다.이름은 제정도, 제만의 아버지이자 현임 무장이다.방금 도규환, 소지, 게이츠가 죽어서 대염무관은 긴급회의를 소집했다.모든 무관 고위층이 모여 한창 대책을 논의했다.제만은 무리의 중앙에서 무릎을 꿇고 벌을 기다리고 있었다."제가 저지른 일이니 스스로 책임지겠습니다. 저를 넘기세요."무릎을 꿇고 있었지만, 그는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아드님은 아직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군요." 제욱이 화를 내며 비난했다."만아, 말 줄여라."제정도는 평온했고 전혀 비난하지 않았다.하지만 무장의 위치에서는 많은 것을 고려해야 했기에 갈등을 심화시킬 수 없었다.아들이 억울함을 당하는 것은 물론 자기 자신이 억울해도 똑같이 참아야 했다.제정도는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보채성맹이 반드시 복수하러 올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말해보자."사람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각자의 생각을 말했다."우리는 그 악마들과 맞설 수 없으니 반드시 사람을 넘겨야 한다는 생각입니다.""대염무관의 백 년의 역사를 우리가 망칠 수는 없으니 신중히 생각해야 합니다.""그들이 오면 차라리 다 죽여버립시다."의견이 갈렸다. 싸움을 지지하는 이도 있었고, 굴복하려는 이도 있었으며, 중립을 지키려는 이도 있었다.대염무관은 하나로 뭉치지 못했다.염구준은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하지만 굳이 참견할 생각이 없었던 그는 그저 한켠에서 차를 마시며 여유
"막아라!"제욱은 요란하게 외치며, 공격을 방어로 삼아 전력을 다해 손바닥으로 막았다.고수는 한 번의 동작으로도 그 실력을 알 수 있다!염구준의 강력한 힘에 상대할 수 없는 자임을 그제야 깨달았다."푸웁!"충격에 뒷걸음질 친 제욱은 기혈이 뒤엉켰다. 그는 피를 한가득 토하고 나서야 몸을 멈출 수 있었다.이번 대결에서 제욱은 완패했다!"감히 대염무관에서 사람을 다치게 하다니, 겁대가리를 상실했군."제욱의 사람들이 재빨리 다가와 그를 보호하며 염구준을 경계했다."하, 내가 마음먹었다면 당신들은 벌써 저 늙은이의 장례를 치르고 있었을 것이야."다소 거만한 말투였지만 그것은 사실이었다.“당신......"분노한 그들은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도 방금 전의 강력한 힘에 겁을 먹어 감히 손을 쓰지는 못했다."그만해라. 멀리서 온 손님을 이렇게 시끄럽게 맞이하면 쓰냐?"제정도가 상황 수습에 나섰다.염구준을 지켜보고 있었던 터라 정확한 실력은 알 수 없었지만, 자신과 못지않은 실력임은 확실했다.쾅!"제정도를 봐야겠다. 오늘은 반드시 보채성맹에게 해명해야 할 것이다."정문에서 갑자기 잔뜩 화가 난 목소리가 들려왔다.결코 호인은 아니었다!"무장님, 큰일 났습니다!""보채성맹 36개 회관 사람들이 모두 왔습니다. 지금 문밖에서 소란을 피우며 무관의 대문까지 부쉈습니다."뛰어 들어와 보고하는 이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얼굴이 창백해지다 급기야 푸르게 변했다.보채성맹의 모든 세력이 총출동했다. 염무관은 그들에게 맞설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아까 대응하겠다던 사람은 왜 입을 다물고 있지?"제욱은 입가의 피를 닦으며 염구준을 힐끗 쳐다보았다.둘째 무장인 그는 결코 소심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저 하늘을 찌를 정도의 전투력을 지닌 염구준이 나서주길 바랐다.하지만 이런 저급한 도발이 염구준에게 통할 리 없었다."당신들 중에 맞설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내가 나설 수는 있다."제욱의 도발보다 훨씬 자극적인 말이었다.
두 사람은 제만과 함께 정문으로 향했다.가는 동안 염구준은 제정도 부자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대염무관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백여 년 전, 제만의 조상은 원수의 추격을 피해 가족과 함께 용하국으로부터 도망쳐 여기로 왔다.그는 용하국 고대 무술을 익힌 몸이었다. 실력도 나쁘지 않아 빠르게 기반을 세웠고 그것이 대염무관이었다.임종까지도 고향을 그리워하던 그는 용하 사람들을 돕는다는 규칙을 세웠다.최근 몇 년 동안, 현지 사람들은 많은 용하 사람들에게 사기를 쳤다. 대염무관이 나서서 그들을 구출했기에 현지 세력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말았다.최근에 갈등이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해지고 있었고 언젠가 한 번 크게 싸울 날이 올 것이란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쾅!"거의 정문에 도착할 때쯤, 밖에서는 강렬한 기운이 폭발했다. 싸움이 벌어진 것이다."대염무관에는 제 정도일뿐이니 괜한 힘 빼지 마라.""다른 사람들은 모두 쓸모없다."제욱과 싸우고 있는 보채성맹은 가볍게 움직이며 여유가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실력 차이가 너무 컸기에 그들이 전력을 다했다면 제욱은 이미 패했을 것이다.하지만 그는 설렁설렁 움직이며 제욱을 농락했다."이 자식!"상대의 의도를 알고 있는 제욱은 화가 나 큰소리로 욕설을 퍼부으면서도 어찌할 수 없었다.그저 힘없는 외침일 뿐이었다!이곳은 무관 내부가 아니었기에 아무도 그에게 관대하지 않았다."하하, 탐탁치 않아 하면서도 어찌하지 못하는 너의 모습이 너무 좋구나."보채성맹은 크게 웃으며 계속 도발했다.대염무관 사람들은 이 광경이 너무 답답하기만 했다.둘째 무장이 마치 개처럼 끌려다니며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그때 도착한 염구준 일행이 상황을 파악했다.이미 사람들로 빽빽하게 둘러싸고 있었다. 보채성맹의 36개 회관의 사람은 수백 명에 달했고 많은 관리자들도 함께 있었다.이 정도의 세력이라면 대염무관을 충분히 멸망시킬 수 있었다.아직 공격을 시작하지 않은 것은 제정도를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각 세력들은 세라와 관계가 좋았지만 지금은 그녀가 스텔라성과 엮여서 믿을 수가 없었다.베르가 말한 동맹도 결국은 이익을 기초로 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었다.“염병할 놈!”베르는 염구준이 사라진 곳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에취!”한편, 바다의 동굴을 지나던 염구준이 재치기를 하더니 귓구멍을 파며 중얼거렸다.“또 어떤 놈이 뒤에서 나를 욕하는 거야?”그는 이미 수백 미터 안으로 들어가면서 동굴을 살펴보았다.오래전에 인공으로 만들어진 동굴로서 지하수도로 사용했거나 육지에서 지각이 변화하여 이곳에 가라앉을 가능성도 있었다.이제 동굴 내부에 완전히 적응되어서 속도를 낼 때가 되었다슝!위험도 없고 갈림길도 없으니 팔다리를 빨리 저으며 앞으로 전진했다.동굴 끝에 무엇이 있는지 참 기대가 되었다.그것이 고대 옥패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말이다.푸!가는 도중에 갑자기 장어 같은 바다 동물의 습격을 받았지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다.‘누가 있어.’얼마나 헤엄쳤는지 모르겠지만 눈앞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염구준은 그 사람의 생사를 알 수 없어 한 줄기 검기를 발사했다.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을 보고 죽은 사람이라 생각했다.가까이 다가가 보니 잠수복을 입은 시체는 부패되지도 않고 마치 자는 것처럼 보였다.그 옆에 커다란 가방이 있었는데, 열어보니 황금, 비취. 진주 등 값나가는 보물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진짜 보물이 있었네. 고대 옥패도 있을까?”그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보물이 가득한 가방은 뒤로 한 채 계속 안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시체들이 점점 더 많이 나타났다.염구준은 궁금했다.왜 시체들이 하나 같이 상처도 입지 않고 평온한 표정으로 죽었는지 말이다.이상한 상황으로 하여금 점점 주변을 경계하게 만들었다.앞으로 더 나아갔을 때, 동굴은 사라지고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이곳이 바로 목적지인 것 같았다.그리고 내부를 살펴보려고 수십 발의 불꽃을 발사하던 염구준
찾겠다고 약속했던 보물이며 고대 옥패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그때 누군가 가슴이 벅차오르는 소식을 전했다.“절벽 위에 동굴이 있어요!”“여기에도 있어요. 불덩어리를 던졌는데 끝이 보이지 않아요!”“동굴에서 100그람되는 금덩어리를 발견했어요!”드디어 보물이 나타났다는 말에 다들 동료를 잃은 슬픔에서 금세 벗어났다.“일단 경거망동하지 말고 우리 대책부터 세웁시다.”중요한 순간에 베르가 나서서 대국을 주재하려 했다.염구준을 고립시키고는 각 세력들을 이용해 더 많은 것을 차지하려는 수작이었다.“부성주님,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합리적인 대안이라면 지시를 따를게요.”메노스가 환심을 사려고 스텔라성의 편에서 말했다.염구준의 실력이 너무 강해서 맞설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저들의 도움이 필요했다.나머지 가주들은 드디어 줄을 서야 하는 때가 온 것을 알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줄을 서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선택 문제였다.만약 잘못 선택하면 아무런 이득은 보지 않고 끝없는 재앙만 맞이할 것이다.…그 외에 무술인들은 가주들이 중요한 일을 논의하는 것을 알고 조용히 대기하고 있었다.몇몇 사람들이 토론한 결과로 대다수 사람들의 생사를 결정할 것이다.“염 선생은 대책이 있습니까?”노신기가 긴장이 흐르는 분위기를 깨고 떠보듯 물었다.지금 염구준은 혼자서도 스텔라성를 상대하기 충분했다.다들 대답을 기다리고 있을 때 염구준이 한 동굴 입구에 서서 말했다.“상의할 게 뭐가 있어요? 보물이 보이면 능력에 따라서 챙기면 되죠. 실력이 있으면 많이 챙기고 없으면 바닷물이나 마시다 가면 되죠.”그 말 뜻은 물질적이지만 현실적이기도 했다.지금 각 세력들이 꿍꿍이를 세우고 있으니 아무리 상의를 해도 진심이 아닐 것이다.어차피 나중에 사이가 틀어질 텐데, 지금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말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염구준의 말을 들은 베르는 각 세력들의 마음이 돌아설까 봐 바로 안색이 어두워졌다.“염구준, 지금 분열을 일으키는 거야? 절대 용납할 수 없어.
어떤 무술인들은 적대 관계이고 위에서 아무런 태도도 드러내지 않았지만 감사의 눈길을 보냈다.베르 일행은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은 것처럼 침묵하고 있으니 염구준을 칭찬하는 것은 더 불가능했다.“이곳은 위험해서 항상 조심하세요. 그렇다고 매번 도와줄 수 없어요.”염구준은 무덤덤하게 말했다.어차피 이번만 도와줄 거라 뻔뻔하게 구는 사람이 있어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그때 통신기에서 당황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저기 모래벌레 무리가 오고 있어요!”그 말에 다들 다시 안절부절했다.염구준이 재빨리 통신기에 대고 모두를 진정시켰다.“당황하지 마세요. 대부분 바닥으로 들어가고 몇 마리만 뒤를 따라왔을 겁니다.”땅으로 돌아가지 않은 모래벌레들은 전부 그의 검에 잘렸기 때문이었다.다들 안심하고 싸울 준비를 할 때, 꽃무늬 셔츠를 입은 젊은이가 공을 들고 앞에 나섰다.이곳까지 오면서 나약한 실력 때문에 항상 타인의 보호를 받았는데, 왜 이제야 나서는지 다들 알지 못했다.“썩을 놈의 벌레야! 첨단 과학기술의 위력을 보여 줄게!”젊은이가 건방지게 말하며 손에 든 공을 힘껏 던져버렸다.“안 돼!”메노스가 나서서 말렸지만 공을 이미 던져서 늦어버렸다.갑작스러운 행동에 다들 무슨 영문인지 몰랐다.“방어!”염구준이 고함을 지르며 기운으로 호체 기운을 끌어냈다.반보천인인 염구준마저 긴장하게 만들다니, 모두 젊은이가 던진 공은 틀림없이 대단한 물건이라고 생각했다.펑!공이 수십 미터 떨어진 곳으로 흘러서 올라간 순간,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마침 달려오는 모래벌레들을 순식간에 폭발시켰다.물속에서도 이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다니, 보기만 해도 감탄이 흘렀다.“악!”그런데 에너지가 빠른 속도로 물속에서 퍼지더니 사람들의 몸에 부딪치며 오장육부에 침투되었다.순식간에 거대한 생물체를 몇 마리나 제거했으니 사람에 미치는 영향도 치명적이었다.실력이 약한 무술인들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바로 죽었다.퍽!가장 먼저 공격받은 젊은이는 충격에 한참이나
“알겠습니다.”“네.”두 사람은 대답하자마자 각자 맡은 20명이 넘는 부하들을 이끌고 심해 모래벌레가 드문 변두리 지역으로 향했다.실력이 뛰어난 무술인 두 명이 앞장서서 길을 터주고 있으니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로서 부하들의 사기가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다.그 장면을 본 남은 세력들도 벗어날 방법을 생각했는지 부하들에게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살고 싶으면 빨리 천기문의 뒤를 따라가!”지금 염구준이 뒤를 맡고 있었기에 그들도 벗어나기 훨씬 수월했다.베르가 떠날 때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염구준의 뒤를 노려보면서 저렇게 싸우다 콱 죽으라고 저주까지 했다.결국은 살려고 바삐 피신하느라 누구도 염구준을 도와주지 않았다.혼자 남은 그는 결국 심해의 모래벌레에게 포위되었다.“에휴, 저럴 줄 알았어. 그동안 도와준 걸 봐서라도 우리도 도와줍시다.”염구준은 자신이 한 결정에 후회하지 않고 계속 검을 휘둘러 벌레를 살해했다.각 세력의 무술인들이 이미 멀리 떨어졌으니 지금은 이 무리를 뚫고 나가야 했다.촤아악!순식간에 수많은 검기가 주변에 발사하며 바다 밑을 들쑤시는 바람에 모래와 진흙이 시야를 가렸다.어렴풋이 보이는 것은 덩치가 큰 물체들이 하나둘씩 쓰러지는 것이었다.아무리 바다가 모래벌레의 구역이라 해도 염구준의 검을 막지 못했다.검망이 닿는 곳은 그들 시체로 널렸다.염구준이 뛰쳐나오려고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을 때 도망친 각 세력들은 균열 변두리에서 편하게 쉬고 있었다.“염 선생이 우리를 위해 혼자 희생하는데 우리도 소수 정예병을 조직해서 도와줍시다!”그레이가 통신기에 대호 한마디 제안했다.흔쾌히 나설 사람은 없겠지만 일단 말은 해봐야 알 수 있으니까.“하, 대단한 것처럼 건방지게 굴더니, 저런 놈은 죽어도 싸.”“그러게요. 저 악마의 생사는 우리랑 상관없어요.”베르와 세라가 시큰둥하게 자신들의 태도를 표명했다.“당신들…”그레이가 나서서 비판하려고 할 때 그들과 싸워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더는 말을 잇지 않
염구준이 수압의 영향을 받지 않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베르는 당황했다.이제 손에 무기도 없어서 어떻게 막아야 할지 막막했다.“멈춰!”“당장 공격을 멈춰!”“부성주님, 조심하세요!”그 장면을 보던 반보천인 세 명은 막을 겨를도 없이 소리를 질렀다.바로 그때,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염구준은 공격을 멈추고 지하를 내려다보았다.푸!두 사람 사이에 있는 두터운 진흙 속에서 갑자기 무엇인가 모래를 사방에 뿌리면서 올라오는 것이었다.염구준이 재빨리 진흙의 가운데를 잘라버리자 생물체가 죽었는지 바닥에 툭 하고 떨어졌다.마침 검기도 기운을 소진하여 공격을 멈추고 돌아서서 살펴보았다.“젠장, 그냥 지하에 처박혀 있을 것이지, 뭐 하러 죽으러 나왔어?”염구준이 불청객에게 짜증을 부렸다.만약 생물체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 검에 죽을 사람은 베르였다.진흙과 모래가 가라앉자 다들 생물의 정체를 주시했다.굵기가 2미터나 되고 꼭대기에 날카로운 이빨이 수두룩하게 생긴 심해의 모래벌레였다.이 벌레는 성체가 되면 길이가 30미터에 달하고 풍부한 광물을 함유한 화산암을 먹고 살기에 이 구역에서 텃세가 특히 강했다.그리고 공격성은 형태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방어해! 이것들이 떼로 공격할 거야!”염구준은 통신기에 주의를 주고 잠시 베르를 살해하는 것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위험한 상황에 닥쳤으니 자기들끼리 싸운다면 사기를 떨어트리기 때문이었다.푸푸!말이 채 끝나기 전에 수많은 모래벌레들이 땅속에서 나와 무차별한 공격을 퍼부었다.일반 무술인이 한 입에 먹힌다면 바로 두 동강이 났다.반보천인 무술인들은 잠수 장비가 망가지면 심해의 수압을 견뎌야 하기에 역시 방심할 수 없었다.그러니 아무도 죽음을 무릅쓰고 공격하지 않았다.심해 모래벌레들이 신출귀몰하며 공격하자, 다들 혼란에 빠져 허둥지둥했다.그들에 비해 염구준은 다가오는 놈들을 가볍게 잘라냈다.이 벌레들은 사납지 않은데 갑자기 땅속에서 튀어나올 때 당황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염구준은 감지
싸움은 잠시 한 단락 끝났다.베르가 씩씩거리며 통신기에 대고 고막이 터질 듯 소리를 질렀다. “염구준, 왜 우릴 도와주지 않아?!”“당신들도 날 도와주지 않았잖아요.”염구준은 어처구니없는 가스라이팅을 무시하고 반문했다.베르는 이런 말로서 염구준을 각 세력의 반대편에 세워 고립시키려는 수작이었다.이제 막 대군을 지휘할 수 있는 임시 사령관을 담당하게 되었으니 위세를 떨칠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웃기지 마. 우리는 반보천인 무술인이라 다른 무술인들을 보호할 의무가 있어. 그런데 넌 한심하게 지켜만 보고 있었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아?”베르는 정의로운 척 그의 영혼까지 고문하며 계속 나무랐다.눈치가 없는 무술인들은 정말 베르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하하하. 방금 수십 명이 넘게 살려달라고 비명을 질렀는데도 당신은 구하러 가지 않고 도망가느라 바쁘던데요? 그 말을 하고도 양심에 찔리지 않습니까?”염구준은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이기적인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지,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또 염구준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이렇게 분석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기 십상이었다.“흥, 따박따박 말대꾸는. 누가 너 같은 놈을 낳았는지 그 어미가 궁금하다.”베르는 솔선수범하지 않으면서 말로도 밀리게 되자 인신공격을 하기 시작했다.“죽고 싶어?”그러자 염구준이 버럭 화를 내며 베르에게 검을 겨주었다.상대방이 시비를 건다면 원하는 대로 한바탕 싸워줄 기세였다.“내가 무서워할 줄 알아?”베르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커다란 방패를 들고 맞섰다.이번 행차에 스텔라성에서 실력이 있는 반보천인 네 명을 파견했기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쿵!염구준의 검이 방패에 닿은 순간 둔탁한 소리가 나며 베르가 뒤로 몇 발치 물러갔다.“물에서 방패를 쓰다니, 죽으려고 작정했군.”물속에서 방패의 부력이 커서 오히려 싸움에 방해가 되었다.그는 계속 검으로 공격하며 가볍게 제압했고, 뒤로
그 생물의 정체는 대왕 오징어였다.이 생물은 빛을 두려워해서 항상 심연에 숨어 있기에 과학자들은 파도에 밀려온 시체들만 주워서 연구했었다.대왕 오징어는 가장 긴 것은 40미터 이상에 달했다.염구준은 지금 상황을 보고 속으로 탄성이 흘러나왔다.“젠장, 오징어 소굴을 건드렸나?”심지어 그중에서 덩치가 큰 오징어는 전신 경지에 도달했다.마침 수천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와서 다행이지, 염구준이 혼자 싸운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염 선생님, 이제 어떡해요?”통신기에서 초조한 노신기의 목소리가 들렸다.그 말 뜻은 그가 나서서 천기문의 부하들을 지켜달라는 의미였다.솔직히 그들 실력으로 이렇게 많은 대왕 오징어를 상대하기 버거웠다.“살아남아서 바다 밑 끝까지 오세요.”염구준은 한마디만 남기고 검을 휘두르며 계속 아래로 내려갔다.지금은 사방이 어두워서 대체 누가 누구인지 구분하는 것조차 어려웠고, 모두 자원해서 온 거라 그들을 책임질 의무가 없었다.“다들 최선을 다해 바다 밑으로 내려가자!”노신기는 목숨을 걸 각오로 모두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다.순식간에 각 세력은 대왕 오징어와 무차별적인 싸움을 벌였다.하지만 캄캄한 물속은 대왕 오징어들에게 유리한 곳이라 인간들은 1대1 싸움에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참담한 희생을 치러야 했다.위기가 닥치자 베르가 긴급 공공 통신 채널을 열고 이런 제안을 했다.“이러다 다 죽습니다. 우리 모두 협력하여 살길을 열어야 합니다. 바다 밑에 도착하면 지금처럼 힘들지 않을 겁니다.”솔직히 베르도 염구준처럼 대놓고 아래로 내려가고 싶었지만 그런 실력이 되지 못했다.“찬성합니다.”“협공합시다!”각자 싸우다가 자칫하면 전멸할 수 있으니 다른 세력들도 이 제안에 동의했다.“반보천인이 앞장서고 전신 경지, 전신지상 무술인이 그 다음, 나머지는 뒤를 따라갑니다!”베르는 정예병을 살리고 나머지는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을 생각으로 배치하기 시작했다.“공격합시다!”그의 명령이 떨어지자 다른 사람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모두가 슬픔과 공포에 빠져 있을 때 염구준이 두터운 잠수복을 입고 바닷속으로 들어갔다.간밤에 가볍게 생물을 절단하면서 그의 단전은 이미 기운으로 꽉 찼다.“염 선생이 바다에 들어갔어요.”모든 사람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고 있으니 작은 동작이라도 이내 알아챘다.그가 갑작스럽게 뛰어드는 바람에 노신기 일행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대체 왜 저러는 거야?”“내가 앞장 설게요. 촉각이 있는 생물일 뿐, 두렵지 않습니다.”일부 반보천인은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서둘러 잠수복을 입고 바다에 뛰어들었다.염구준의 손에 완벽한 해도가 있으니 그가 정보를 어느 정도 장악하고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그래서 먼저 보물을 찾아낼까 봐 조바심이 났던 것이다.어떤 사람들은 말로는 보물을 찾으러 왔다고 하지만 솔직히 고대 옥패를 노리고 왔다.일단 옥패에 있는 무공을 연마하면 자신의 실력을 제고할 수 있으니 나중에 재물을 손에 넣어도 늦지 않거니와 그때는 더 쉬울 거라 생각했다.염구준은 바다 밑에 있는 균열을 향해 가다가 가끔씩 방향을 조절했다.아직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 가장 힘이 덜 드는 방법을 사용했다.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물고기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점점 어두워져 앞이 보이지 않았다.염구준은 길이가 석 자가 되는 청봉을 잡고는 언제든 적을 무찌를 준비를 했다.방금 잘린 촉각의 길이를 볼 때, 본체에 비해 너무 짧아서 치명상을 입히지 못했다.만약 덩치가 어마어마한 팔조괴물이라면 아직도 어두운 곳에 숨어 있는 게 틀림없다.촤아아! 촤아아!그때 물살이 바뀌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더니 수백 개의 검은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각 세력의 정예병이 움직인 것이다.어떤 무술인은 일정한 거리에 도착한 후 빠르지도 늦지도 않는 속도로 염구준의 뒤를 따랐다.그가 앞장서서 길을 터달라는 뜻이었다.염구준은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아래 균열이 빨아들이는 대로 끌려갔다.‘얼마든지 따라와 봐.’지금 상황으로 말하자면 누가 누구의 총받이가 될지
선박 위의 사람들이 절박하게 울부짖었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자 각 세력들이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분위기를 보아 곧 위험이 닥칠 것 같았다.촤아아악!“엄청난 것이 몰려오고 있어! 빨리 위로 올라가!”나중에 물에 들어간 무술인들이 제일 먼저 해수면으로 올라와 보고했다.이어서 대다수 무술인들은 통신기에 비명소리만 남기고 사라졌다.각 세력이 어쩔 바를 몰라 혼란에 빠졌을 때, 노신기는 염구준의 옆얼굴을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그의 말이 옳았다.“다들 맞서서 싸웁시다!”염구준은 어마어마한 기운이 몰려오는 것을 감지하고 우렁차게 소리쳤다.그게 무엇이든 이미 상대방을 건드린 이상 맞서서 싸워야 했다.정신을 차린 각 세력들은 갑자기 조상들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떠올라,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무기를 집어 들었다.촤아아!다시 몇몇 사람이 수면위로 올라오더니 놀라운 속도로 선박을 행해 헤엄쳤다.“저게 다 뭐야?”누군가 겁에 질려 비명소리를 질렀다.“나도 몰… 악!”같이 헤엄치던 일행이 말하다 바다 밑에 있는 물건에 잡혀 끌려가고 말았다.그리고 밧줄처럼 생긴 것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선박에 있는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악!”“살려줘!”순식간에 비명소리와 경악 소리가 섞여서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었다.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체에 다들 지레 겁을 먹었다.윙!그때 누군가 열 줄기 검기를 발사해 밧줄처럼 생긴 생물을 잘라버렸다.“저건 또 뭐야? 엄청 단단하네.”제일 처음으로 공격한 사람은 역시 염구준이었다.“끼익!”바다 밑에서 공격을 당한 생물은 날카로운 이명소리를 내며 위로 올라왔다.생각보다 쉽게 잘리자 각 세력들은 용기를 내서 공격을 퍼부었다.“별거 아니네. 단번에 잘려지잖아.”자신감이 생긴 그들은 필사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본래 각 세력의 실력으로 쉽게 생물을 잘라낼 수 있는데, 이 생물이 모두가 혼란에 빠진 틈을 이용해 습격할까 봐 진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물론 염구준도 모든 사람을 책임질 의무가 없으니 주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