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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9화

연달아 주먹이 세번 내리쳐지자, 돌문이 쩌저적 갈라지며 사방으로 파편들이 튀었다.

그리고 펼쳐진 광경은 예상했던 대로 아수라였다. 뒤섞인 사람과 짐승들의 시체, 사방을 돌아다니는 벌레들, 토가 치밀어 오를 정도로 역겨운 냄새, 그리고 살기… 동굴 속 노인은 산 사람과 짐승들을 이용해 벌레들을 키우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어마어마한 양을.

“큭큭, 그렇게 죽는 것이 소원이라면, 들어주지.”

전 문주가 뼈만 남은 듯한 기괴한 몸을 들어내며 섬뜩하게 웃었다.

“겨우 자기 자신을 강하게 만들려고 다른 사람을 희생하다니, 정신 나갔군.”

염구준이 살기어린 목소리로 차갑게 말했다. 분노가 머리 꼭대기까지 치밀어 올랐다.

“정의를 지키고 싶다면, 그럴만한 능력부터 갖춰야지. 어디 한번 네 실력을 보여봐라!”

전 문주의 신형이 흐릿해지더니, 순식간에 염구준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 망설임없이 쏘아진 일격!

쾅하고 주먹과 주먹이 부딪혔다. 전 문주가 아무리 빨라도 결코 염구준과 비교할 수는 없는 법! 그의 공격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염구준은 그가 반응할 틈도 주지 않고 발목을 부여잡았다. 그리고 연달아 쾅쾅쾅, 포대를 내리치듯 전 무준를 바닥에 패대기쳤다.

전 문주는 반격하고 싶었지만, 염구준은 전혀 그에게 기력을 모을 틈을 주지 않았다.

전신 경지에 있는 고수가 이토록 허무하게 당하기만 하다니, 전 문주는 이 상황이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 상대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한 대가였다.

염구준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전 문주를 허공으로 던졌다. 그리고 동시에 높이 뛰어올라 양손을 굳세게 마주잡으며 전 문주의 등을 강하게 내리쳤다.

전 문주는 바닥에 깊은 구덩이가 생길 정도로 처박히며 온 몸이 갈가리 찢기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쿨럭!”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대장로가 놀라 얼굴에 경련을 일으켰다. 비록 지금 자리에 물러난 상태였지만, 전 문주는 오랫동안 무리안을 휘어잡고 있던 강자였다. 그런데 이토록 허무하고도 처참하게 당하다니, 믿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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