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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5화

작가: 잔영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쾅!

큰 폭발음와 함께 도규환은 재가 되었다.

누군가에게 학대를 가할 때 오늘처럼 자신이 죽을 장소도 없이 끝장날 것을 생각했을까.

보채성맹의 서쪽에 위치한 용하 특유의 사합원 건물.

대염무관.

"사람을 구하는 건 그렇다 쳐도 어찌 사람을 죽이기까지 한 것입니까? 보채성맹을 완전히 적으로 돌린 셈이 되었으니 이걸 어찌하면 좋습니까?"

말하고 있는 이는 백발노인으로, 대염무관의 둘째 문주 제욱이었다.

"이미 일어난 일이다. 이제는 해결 방법을 생각해 보자."

주좌에 앉은 사람이 말했다.

이름은 제정도, 제만의 아버지이자 현임 무장이다.

방금 도규환, 소지, 게이츠가 죽어서 대염무관은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모든 무관 고위층이 모여 한창 대책을 논의했다.

제만은 무리의 중앙에서 무릎을 꿇고 벌을 기다리고 있었다.

"제가 저지른 일이니 스스로 책임지겠습니다. 저를 넘기세요."

무릎을 꿇고 있었지만, 그는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드님은 아직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군요."

제욱이 화를 내며 비난했다.

"만아, 말 줄여라."

제정도는 평온했고 전혀 비난하지 않았다.

하지만 무장의 위치에서는 많은 것을 고려해야 했기에 갈등을 심화시킬 수 없었다.

아들이 억울함을 당하는 것은 물론 자기 자신이 억울해도 똑같이 참아야 했다.

제정도는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보채성맹이 반드시 복수하러 올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말해보자."

사람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각자의 생각을 말했다.

"우리는 그 악마들과 맞설 수 없으니 반드시 사람을 넘겨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대염무관의 백 년의 역사를 우리가 망칠 수는 없으니 신중히 생각해야 합니다."

"그들이 오면 차라리 다 죽여버립시다."

의견이 갈렸다.

싸움을 지지하는 이도 있었고, 굴복하려는 이도 있었으며, 중립을 지키려는 이도 있었다.

대염무관은 하나로 뭉치지 못했다.

염구준은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굳이 참견할 생각이 없었던 그는 그저 한켠에서 차를 마시며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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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아라!"제욱은 요란하게 외치며, 공격을 방어로 삼아 전력을 다해 손바닥으로 막았다.고수는 한 번의 동작으로도 그 실력을 알 수 있다!염구준의 강력한 힘에 상대할 수 없는 자임을 그제야 깨달았다."푸웁!"충격에 뒷걸음질 친 제욱은 기혈이 뒤엉켰다. 그는 피를 한가득 토하고 나서야 몸을 멈출 수 있었다.이번 대결에서 제욱은 완패했다!"감히 대염무관에서 사람을 다치게 하다니, 겁대가리를 상실했군."제욱의 사람들이 재빨리 다가와 그를 보호하며 염구준을 경계했다."하, 내가 마음먹었다면 당신들은 벌써 저 늙은이의 장례를 치르고 있었을 것이야."다소 거만한 말투였지만 그것은 사실이었다.“당신......"분노한 그들은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도 방금 전의 강력한 힘에 겁을 먹어 감히 손을 쓰지는 못했다."그만해라. 멀리서 온 손님을 이렇게 시끄럽게 맞이하면 쓰냐?"제정도가 상황 수습에 나섰다.염구준을 지켜보고 있었던 터라 정확한 실력은 알 수 없었지만, 자신과 못지않은 실력임은 확실했다.쾅!"제정도를 봐야겠다. 오늘은 반드시 보채성맹에게 해명해야 할 것이다."정문에서 갑자기 잔뜩 화가 난 목소리가 들려왔다.결코 호인은 아니었다!"무장님, 큰일 났습니다!""보채성맹 36개 회관 사람들이 모두 왔습니다. 지금 문밖에서 소란을 피우며 무관의 대문까지 부쉈습니다."뛰어 들어와 보고하는 이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얼굴이 창백해지다 급기야 푸르게 변했다.보채성맹의 모든 세력이 총출동했다. 염무관은 그들에게 맞설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아까 대응하겠다던 사람은 왜 입을 다물고 있지?"제욱은 입가의 피를 닦으며 염구준을 힐끗 쳐다보았다.둘째 무장인 그는 결코 소심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저 하늘을 찌를 정도의 전투력을 지닌 염구준이 나서주길 바랐다.하지만 이런 저급한 도발이 염구준에게 통할 리 없었다."당신들 중에 맞설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내가 나설 수는 있다."제욱의 도발보다 훨씬 자극적인 말이었다.

  • 군신의 귀환   제1197화

    두 사람은 제만과 함께 정문으로 향했다.가는 동안 염구준은 제정도 부자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대염무관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백여 년 전, 제만의 조상은 원수의 추격을 피해 가족과 함께 용하국으로부터 도망쳐 여기로 왔다.그는 용하국 고대 무술을 익힌 몸이었다. 실력도 나쁘지 않아 빠르게 기반을 세웠고 그것이 대염무관이었다.임종까지도 고향을 그리워하던 그는 용하 사람들을 돕는다는 규칙을 세웠다.최근 몇 년 동안, 현지 사람들은 많은 용하 사람들에게 사기를 쳤다. 대염무관이 나서서 그들을 구출했기에 현지 세력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말았다.최근에 갈등이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해지고 있었고 언젠가 한 번 크게 싸울 날이 올 것이란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쾅!"거의 정문에 도착할 때쯤, 밖에서는 강렬한 기운이 폭발했다. 싸움이 벌어진 것이다."대염무관에는 제 정도일뿐이니 괜한 힘 빼지 마라.""다른 사람들은 모두 쓸모없다."제욱과 싸우고 있는 보채성맹은 가볍게 움직이며 여유가 가득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실력 차이가 너무 컸기에 그들이 전력을 다했다면 제욱은 이미 패했을 것이다.하지만 그는 설렁설렁 움직이며 제욱을 농락했다."이 자식!"상대의 의도를 알고 있는 제욱은 화가 나 큰소리로 욕설을 퍼부으면서도 어찌할 수 없었다.그저 힘없는 외침일 뿐이었다!이곳은 무관 내부가 아니었기에 아무도 그에게 관대하지 않았다."하하, 탐탁치 않아 하면서도 어찌하지 못하는 너의 모습이 너무 좋구나."보채성맹은 크게 웃으며 계속 도발했다.대염무관 사람들은 이 광경이 너무 답답하기만 했다.둘째 무장이 마치 개처럼 끌려다니며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그때 도착한 염구준 일행이 상황을 파악했다.이미 사람들로 빽빽하게 둘러싸고 있었다. 보채성맹의 36개 회관의 사람은 수백 명에 달했고 많은 관리자들도 함께 있었다.이 정도의 세력이라면 대염무관을 충분히 멸망시킬 수 있었다.아직 공격을 시작하지 않은 것은 제정도를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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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에 용하국 사람들을 도운 너희들 때문에 우리 사업이 손해를 봐도 그냥 넘어갔어.""하지만 이번에는 우리 사람이 죽었어. 설명 좀 해 봐."잠시 생각하던 제정도가 물었다. "어떤 설명을 원하지?"그는 이 개자식들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궁금했다."사람을 내놔. 네 아들과 그 외부인을 넘겨." 귀호는 이미 조건을 생각해 두었다."절대 그럴 수 없다!"제정도는 생각할 필요도 없이 바로 거절했다.그는 귀호의 깊은 속셈을 알아차렸다. 누구를 넘기든 대염무관의 명성은 무너질 것이다.제만을 넘기면, 가족을 배신했다고 손가락질할 것이고, 이는 불의다.염구준을 넘기면, 대염문이 용하국 사람들을 돕겠다던 조상들의 가르침을 어기는 것이니, 이는 불효이다."여전히 건방지군""넌 전신 초기여서 일대일로 싸우면 우리 중 아무도 너를 이길 수 없겠지.""하지만 죽을 각오로 함께 덤빈다면 충분히 네 대염무관을 멸망시킬 수 있어."위협이 가득한 귀호의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서로가 죽기 살기로 싸우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미묘한 균형이 유지되었다."빙빙 돌리지 말고, 어떻게 우위를 가릴지 말해 봐." 제정도는 참을성이 많지 않았다."대결, 어때?"귀호는 오랫동안 기다림 끝에 지금 이 순간을 맞이했다.그가 진짜 속셈을 드러낸 것이다."구체적으로 말해봐. 어떻게 대결을 할 건가?" 제정도는 뭐든지 확실한 것을 추구했기에 모든 것을 분명히 하려고 했다.대장들의 발언은 무게가 있는 것임으로 약속을 번복하면 곤란해진다.귀호는 미리 생각해 둔 계획을 밝혔다."경기는 세 번 치른다. 첫 번째는 각자 5명을 내세워 싸우고, 두 번째는 대결을 통해 최종 승리를 가리는 방식. 그리고 세 번째는 각자 10명을 내세워 혼전을 벌이자고.""경기는 3판 2선승제로 진행하고, 내기는 보채성의 절반 자산이다.""조건이 하나 있는데, 너와 나는 손을 대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때?"겉보기에는 공정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속임수가 있었다.제정도가 나서지 않으면 대

  • 군신의 귀환   제1199화

    그렇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염구준으로 한 경기를 이길 수 있지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오히려 출전하지 않고 비장의 카드로 남겨두는 것이 나았다.귀호는 얼굴 가득 웃음을 띠며 말했다. "그러면 나야 고맙지!""시간 낭비 말고, 두 번째 경기를 시작해" 제정도가 담담하게 말했다.방금 한 경기를 졌는데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였다. 그의 정서에도 전혀 영향을 주지 못했다.곧 두 번째 경기 격투가 시작되었다.패한 사람은 퇴장하고 승리한 사람은 계속 도전을 받으며 마지막에 남은 자가 챔피언이 되는 것이다.염구준의 출전 순서는 맨 마지막이었다."쾅!"첫 번째 라운드에서 대염무관의 사람이 세 번의 펀치 만에 쓰러져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었다.승부는 그렇게 빠르게 결정되었다!두 번째 라운드는 대염무관의 사람이 죽임을 당하며 끝났다.세 번째 라운드에서는 대염무관의 강자가 중상을 입고 갈비뼈까지 부러졌다.대염무관의 사기는 바닥을 쳤다. 모두가 희망이 없다고 느꼈다.이길 수 없는 경기를 왜 받아들였는지 그들은 이해하지 못했다."끝났어. 절반의 자산을 잃으면 무관도 망한 셈이야.""한 라운드도 이기지 못하는 우리는 모두 쓸모없는 사람들인가?”"그 외부인이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르는 거잖아?"엄청난 실력 차이로 인해 도무지 어쩔 바를 몰라 했다."흥, 내가 상대해 주지!"제욱은 부상을 입고도 경기장에 뛰어들며 상대와 겨루려 했다.이제는 어쩔 수 없었다. 제정도를 제외하고는 제욱만이 간신히 맞설 수 있다.제욱은 전투 의지가 강했지만, 실력 차이가 너무 큰 탓에 1분도 안 돼서 내쳐졌다.대결의 네 번째 라운드에서 대염무관은 또다시 패배했다.이제 남은 것은 염구준 한 명 뿐이었다. 그는 반드시 한 번에 다섯 명을 이겨야만 승리할 수 있었다."형님, 힘내세요. 꼭 이겨야 합니다.""저놈들을 때려죽이세요!""대염무관의 미래는 형님께 달렸습니다."기대 어린 시선 속에서 염구준이 무대에 올랐다. 그의 강력한 기운에 사람들은 두려움에

  • 군신의 귀환   제1200화

    염구준은 가소롭다는 듯이 말했다."한 명씩 상대하기 귀찮으니까 전부 다 같이 덤벼라."그가 오만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염구준에게는 그들이 너무 하찮았다."네가 얼마나 강한지 내가 한번 봐야겠다." 보채성맹의 한 거인이 은빛이 도는 긴 막대기를 들고 나섰다.악인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떼로 몰려가 싸우는 방식으로 이기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시간 낭비다!"염구준은 재빨리 움직여 긴 막대기를 든 거인에게 달려들었다.‘어디 갔지?’속도가 너무 빨라서 거인은 염구준을 보지 못했다."아......"그는 크게 소리치며 손에 든 긴 막대기를 휘둘렀다. 최대한 염구준을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었다.그는 완벽한 방어를 하고 있었다."후, 후!"10분 동안 막대를 휘두른 거인은 숨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이것은 쇠막대기였으니 힘들 수밖에 없었다.막대기의 움직임이 점점 느려지며, 여기저기에 빈틈이 생기기 시작했다."이런 방식이라면 나도 지치겠다."뒤에서 염구준의 목소리가 들렸다.그는 한 손으로 내려쳤다.큰일 났다!당황한 거인은 급히 몸을 돌려 막대기를 가로 들어 머리 위로 올렸다. 그렇게 공격을 막으려 했다.막았다!막대기에 닿을 줄 알았던 염구준의 손이 예사롭지 않다.그의 얼굴은 굳어졌다. 눈이 커졌지만, 동공은 축소되었다.쨍그랑!염구준의 손에 금속 막대기가 두 동강 났다.그리고 거한의 머리 위에 닿으며, 정수리로 기운이 파고들면서 전신의 경맥을 끊었다.거한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이 모든 것은 한순간에 일어났다.실력이 뛰어난 사람들만이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들어내, 다음!"염구준의 말에 사람들은 비로소 상황을 알아차렸다."감히 사람을 죽여? 내가 복수하겠다."귀호가 막으려 하는데 한 사람이 이미 나섰다. 그의 어깨에는 큰 털 거미가 있었다.이 사람은 주술사로, 자신의 능력을 매우 자랑스러워했다."웃기지 마라. 너희도 대염무관 사람들을 죽이려 하지 않았어?" 염구준은 우스꽝스럽다고

  • 군신의 귀환   제1201화

    “우리가 졌어.”귀호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지금 상황에 염구준에게 덤비는 건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어리석지 않았다. 지금은 한발 물러날 때였다. 세번째 경기가 시작되기 전, 양측 모두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염구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경기장 밖으로 나갔다. “염 선생님, 수고 많으셨습니다.”제정도가 다가와 깊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세번째 경기도 잘 부탁드립니다.”“별 말씀을요. 상대가 너무 약해서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는데요, 뭐.”염구준의 목소리엔 약간 실망스러움이 묻어 있었다.압도적인 무력을 가진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외로움, 그 말고 알 사람은 없었다.이때, 옆에 있던 제욱이 앞으로 걸어 나와 염구준을 향해 한쪽 무릎을 꿇었다.“아까 무례했던 점, 정말 죄송합니다. 무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세요.”비록 의견 차이는 있었지만, 그도 대염무관을 위해 한 일이었다. 무관 사람들은 평소 목숨보다 체면을 우선시하는 부문주가 이렇게까지 하자,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존경심이 더욱 치솟았다.“부문주님, 이러실 필요 없어요. 다 지난 일 아닙니까?”염구준이 그를 일으켜 세우며 괜찮다는 의사를 전했다. 남자란 자고로 사소한 것에 하지 않는 법, 시원스럽게 털어냈다. “하하!”그러자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제정도가 활짝 웃으며 기뻐했다. 더 이상 이 일 때문에 부문주와 불편해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우리는 준비 다 됐어. 이제 그쪽도 마무리하지?”귀호가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짜증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불길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우리도 다 됐어. 시작해.”제정도가 대답했다. 양측 인원이 입장하고, 세 번째 경기가 시작되었다.“여러분은 저쪽 가서 쉬고 계세요. 여긴 저 혼자면 충분합니다.”염구준이 앞으로 걸어 나가며 말했다. “염 선생님의 실력은 알지만, 그래도 저희가 없는 것보단 보탬이 되지 않을까요?”제욱이 조심스레 염구준에게 말을 꺼냈다. 결코 만만하게 볼 상황이 아니었다.

  • 군신의 귀환   제1202화

    그런데 이때, 가만히 있던 염구준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상대가 그의 공격범위 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온 몸에서 강한 기류가 퍼지며 적은 물론 경기를 구경하고 있던 구경꾼들마저 압도했다. 거센 파도 같은 에너지가 온 공간에 퍼져 나가며, 적들에겐 충격은 아군과 구경꾼들에겐 놀라움을 선사했다. “아!”적들이 피를 토하며 순식간에 허공으로 튕겨져 나갔다. 기운을 흘린 것만으로도 상대를 제압한 것이었다. 바로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대염무관 사람들이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어어? 이긴 건가?”“그런 것 같아요!”“그래도 무성 강자인데, 이렇게 쉽게?”너무나도 쉽게 정리된 상황에 사람들은 자신들이 알고 있는 무성 강자의 경지가 잘못된 건지 순간 헷갈렸다. 그만큼 너무나도 손쉽게 경기가 끝나버렸다. 그중에서도 가장 표정의 변화가 컸던 것은 귀호였다. 그는 피토하고 쓰러져 있는 아군들을 한번, 염구준을 한번, 연신 번갈아 보면서 질린 표정을 지었다. 일분 전까지만 해도 비웃는 입장이었는데, 손바닥 뒤집듯 상황이 역전되었다.“어떻게 이럴 순가… 아무리 전신 경지라고 해도, 무성 경지 열명을 이토록 쉽게 상대한다고?”일생에 한 번도 반보천인을 직접 본 경험이 없는 이들에겐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현상이었다. 모두가 놀라 굳어있는 사이, 염구준은 유유히 걸어가 계약서가 들어가 있는 가방을 집어 들었다. 이 계약서만 있다면 대염무관은 이 도시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터였다. 그건 용하국 사람들에게도 좋은 일이었다. “잠깐!”귀호가 다급히 입을 열며 염구준을 붙잡았다. 이 계약서를 잃게 되면 그는 이 도시 절반 되는 사업장들을 잃게 된다. “또 왜?”염구준이 몸을 돌리며 차갑게 귀호를 쏘아붙였다. 그 시선에 귀로는 온몸이 오싹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수많은 전장을 경험한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아찔한 살기, 두려움이 엄습했다. 귀호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얼른 하려던 말을 바꾸었다. “아, 그쪽이 아니라 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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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오랫동안 보채성맹을 물리치고 이 도시 사업 주도권을 돌려받는 꿈을 꾸었다. 그는 항상 이 도시가 지금보다 좀 너 나은, 좀 더 평화로운 곳이 되길 바랐다. 하지만 늘 힘이 부족했기에 자신의 생각을 실천할 기회가 없었다. 그러니 절대로 이 어렵게 얻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알겠어. 이따가 후회하지 말아. 가자!”귀호가 경고하며 남은 부하들을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 그는 당장이라도 대염무관을 쓰러뜰이고 제정도와 느닷없이 끼어든 외부자를 죽여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제정도는 전신초기 경지였고, 외부자는 어쩌면 그보다 더 강했다. 지금 부하들이 모두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 덤볐다가는 전멸당하는 건 본인이 될 터였다. 귀호는 오늘은 일단 한발자국 물러나기로 마음먹었다. 보채성맹 사람들이 떠난 후, 제정도는 다시 한번 염구준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대염무관을 대표하여 염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염 선생님, 감사합니다!”다른 사람들도 함께 염구준에게 허리를 굽혔다. 그 와중에 갑자가 한 소녀가 다급한 모습으로 뛰어왔다.“아버지, 도와주세요! 주아가… 주아가…!”소녀의 이름은 제세라, 이제 막 스무살이 넘은 제정도의 둘째 딸이었다.“막내가 왜?”말을 꺼낸 것은 제정도 아닌 첫째 제만이었다.제만의 어머니는 막내 제주아를 낳은 뒤, 곧 세상을 떠났다. 제정도는 항상 무관 일로 항상 바빴기에 막내는 거의 그가 키우다시피 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남매 사이도 다른 집보다 훨씬 돈독했다.“막내랑 놀이공원에 갔는데, 갑자기 가면을 쓴 사람들이 나타나더니 함께 있던 삼촌들을 다 죽이고… 막내를… 막내를 납치해갔어요! 흑!”제세라가 눈물 범벅된 얼굴로 말했다.“울지 마, 상대가 누군지 알아?”제만이 황급히 물었다.“잘 모르겠어요….”제세라가 고개를 흔들며 답했다. 큰 일이었다. 막내를 구해야 하는데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지 난감했다. 이 대혼란의 지역, 무리안에서 어린아이가 사라졌다. 아이가 무슨 일을 당할지 알 수 없었다.

최신 챕터

  • 군신의 귀환   제1802화

    같은 시각에 설씨 가문 주둔지는 모닥불 파티를 연 탓에 매우 떠들썩했다.이 자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은 당연히 설씨 가문의 은인인 주작과 백호였다."이 술을 빌어 은인님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청목의 앞잡이들을 물리칠 수 있었어요.""이건 남극 빙원의 특산물인 크릴새우입니다. 한번 드셔보세요.""설웅이 여러분들같은 고수를 만난 건 저희 가문의 복입니다."설씨 가문 사람들도 매우 맛나게 먹었다. 이 음식들은 평소에 감독관들이나 먹는 것들이었다.사람들은 불을 에워싸고 춤을 추며 오랫동안 억눌려왔던 감정을 풀고 한껏 웃었다.설씨 가문 사람들의 열정에 주작과 백호는 적응이 되지 않아 염구준에게 도움을 청하는 눈길을 보냈으나 염구준은 웃으며 술잔을 들었을 뿐, 딱히 다른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그는 지금 속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어떤 일들은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해야한다는 것을 그도 잘 알고있었다. 너무 성급하게 굴었다간 허점이 많아지게 될 테고 그럼 신분이 들키게 될 테니까 말이다.'그쪽에서 놀라서 도망치면 이 모든게 헛수고가 되버리니까 천천히 해야 해.'모두가 기뻐하고 있을 때, 오직 설씨 가문의 장로, 설구만이 염구준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앉아 슬픈 눈빛을 하고서 눈썹을 찌푸리고 있었다."장로님, 나쁜 녀석들이 도망갔는데 왜 안 기뻐하세요?" 그의 이상함을 눈치 챈 설웅이 그의 옆으로 다가가서 물었다."에휴, 다시 돌아올 겁니다.""청목존주를 처리하지 않는 이상 다시 돌아올 거예요. 무엇보다 청목존주는 반보천인의 강자입니다. 누가 이길 수 있겠어요?"설구는 장로답게 다른 사람들보다 안목이 더 좋고 생각이 더 깊었다."가문 전체가 남극 빙원이 아닌 바깥으로 옮기는 건 어떨까요?" 그의 말을 들은 설웅은 공손한 태도로 물었다."바깥으로 갈 수 있었다면 이미 이사를 갔을 겁니다. 하지만 외부에는 강적이 있어요. 만나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죠."상대방의 질문에 설구는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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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옆에서 관전하고 있기 때문에 주작은 더 빠르게 공격해 몇 분만에 개조 로봇을 부숴버렸다.이런 공격이 몸에 부담이 크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괜찮아?"한편, 설웅은 감정을 더 이상 억제하지 못하고 자신의 가족들에게로 달려갔다."도련님, 저희를 구하러 오신 겁니까?"설씨 가문의 사람들은 설웅을 본 후 감동에 겨워 그를 에워싸고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설웅이 자신들을 도와줄 사람들을 데려온 걸 보니 그들은 최근에 고생한 게 모두 보람차게만 느껴졌다.곧바로 그는 가문의 사람들에게 주작과 백호를 소개해주었고, 설씨 가문의 사람들은 소개를 다 들은 후 진심으로 고마워했다.염구준 등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그저 탐험가라고 하며 이곳에 머물러야 할 것 같다고 한 뒤 설씨 가문의 주둔지에 머물렀다.진실한 신분을 밝히지 않은 이유는 설씨 가문의 사람들 중 혹여나 스톡홀름 증후군 환자가 고자질을 할까봐서였다. 오랫동안 예속되어 왔으니 그런 사람이 있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한편, 눈밭에서 풀려난 감독관은 다른 광산까지 미친듯이 달려갔다. "너희 우두머리를 만나야겠으니 빨리 소식을 알려!""백어, 뭘 이렇게 급해해? 도망온 사람처럼 말이야."그를 본 이곳의 감독관이 농담하듯 말했다. 두 광산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평소에 서로 왔다갔다하며 잘 알고 지냈다."백씨 가문의 주둔지에 있던 광산이 침략 당해서 보고해야 해. 너희 우두머리는 어디있지?" 백어는 벌벌 떨면서 큰 소리로 물었다.청목 조직은 등급이 삼엄해서 그의 신분으로는 본부와 연락할 수가 없었다."뭐라고?"이 말을 들은 몇몇 감독관들은 입꼬리가 내려가더니 크게 놀라했다.남극 빙원에서 감히 청목 조직과 맞서는 사람은 아주 적었다. 조직의 사람들을 죽이는 건 더더욱 상상치도 못할 일이었다."얼른 따라와!" 이곳의 감독관은 더 이상 질질 끌지 않고 서둘러 길을 안내했다.이렇게 큰 일을 지체해서는 안되었다.그 후 백어는 우두머리에게 보고했고, 우두머리는 본부에 보고했

  • 군신의 귀환   제1800화

    펑! 펑!전신지상 고수의 공격은 강력했다.주작은 마치 썩어빠진 나무를 자르듯 개조 로봇들을 하나씩 물리쳤다.이 실력이라면 고철덩어리도 자를 것 같았다.상대방의 실력을 보고 담당자가 인상을 찌푸리더니 옆에서 대기하고 있는 개조 로봇에게 명령을 내렸다.“꺽다리. 저년을 죽여!”꺽다리는 최고 병기였다.“접수.”개조 로봇은 무뚝뚝하게 대답하고 주작과 주먹다짐을 벌였다.쿵!쌍방의 실력은 비슷해서 한 번 치고 뒤로 물러났다.전신지상의 개조 로봇이었다.개조 로봇은 잠시 부품들을 재정비하더니 다시 공격을 퍼부었다.목표가 죽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기세였다.매서운 공격이 다가올 때마다 주작은 피할 수 없어서 끝까지 맞서는 수밖에 없었다.한동안 쌍방은 치고 박고 해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뭐 하는 거야? 가서 설웅을 죽여.”담당자가 다시 명령을 내렸다.개조 로봇은 맷집이 세고 마모에 강하며 보험도 들어줄 필요가 없어서 좋았지만 딱 한 가지 단점 융통성이 없었다.탁탁!명령이 떨어지자 나머지 개조 로봇들이 설웅을 향해 돌진했다.한 켠에서 주작이 우세를 차지했지만 그를 보호할 여력이 없었다.부릉부릉!위급한 순간, 마침 스노우모빌의 요란한 소리가 울리며 백호가 현장에 나타났다.그는 스노우모빌을 세우기 전에 몸을 날려 개조 로봇을 폐철로 만들었다.또 전신지상의 고수가 나타나자 담당자는 골치가 아팠다.조직에서 전신지상인 로봇을 한 대만 주어서 어떻게 막아내야 할지 속수무책이었다.5분도 안 되어서 개조 로봇들이 모두 부품이 되어 바닥에 흩어졌다.“이봐. 나랑 좀 놀자.”백호가 담당자에게 말을 건넸다.단진 무성의 실력이라면 어느 정도 싸울만했다.“다들 뛰어!”담장자가 말하는 동시에 부하들이 바로 도망쳤다.“컥!”그런데 얼마 뛰지 못하고 가슴에서 통증이 느껴지고 눈앞이 아찔했다.고개를 숙여 보았더니 가슴에 피가 묻은 손바닥이 뚫고 나온 것이다.백호는 손칼 하나로 그를 황천길로 보냈다.휙!그는 손에 묻은 피를 휙휙 털어내고는 다

  • 군신의 귀환   제1799화

    이번에 가족을 구하지 않으면 여기서 죽어야 할 것이다.“우리 목적지 근처에 도착했어요.”주작이 보고했다.“알았어. 먼저 상황을 살펴보고 있어. 우리도 곧 도착해.”뒤에서 염구준이 지시를 내리고 위치를 파악했다.10 킬로미터도 안 되는 거리를 전속으로 달린다면 금방이면 도착한다.“일단 가서 보자.”주작도 스노우모빌에서 내렸다.두 사람은 눈 위에 엎드려 포복으로 가장 높은 곳으로 기어갔다.그리고 고개를 쏙 내밀어 전방을 살펴봤다.설웅이 말한 주둔지는 사람 사는 곳이 아니라 광산 같았다.그가 집이 맞다고 우기지 않았다면 잘못 왔다고 착각했을 것이다.광활한 광산에서 욕소리가 유난히 똑똑히 들렸다.퍽!“당장 일어나, 아니면 때려죽인다.”“흑흑. 제발 그만하세요. 할아버지가 버티지 못해요.”한 소녀가 노인을 보호하며 애원했다.바닥에 엎드린 노인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 방한복이 피에 흠뻑 젖었다.“차라리 잘 됐지. 버티지 못하면 바로 뒷산에 던져.”현장 감독 담당자가 채찍을 흔들며 쏘아붙였다.그들은 사람이 죽어도 신경 쓰지 않았다.“안 돼요. 제발 그러지 마세요.”소녀는 흐느끼면서 애원했다.퍽!“하하하. 꺼져! 일하는 데 방해하지 마.”담당자는 소녀에게 채찍을 휘두르며 미친듯이 웃었다.그래도 소녀는 노인을 꼭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멀리서 그 장면을 보던 설웅이 이를 갈며 눈물을 글썽이더니 벌떡 일어서서 소리질렀다.“때리지 마! 나한테 덤벼!”얻어 맞던 소녀는 바로 설웅의 친여동생이었다.갑작스러운 상황에 주작은 욕을 퍼붓고 싶은 걸 가까스로 참았다.“우리 들통났어요. 전방에서 몰려오고 있는데 어떡할까요?”주작이 바로 보고했다.“그럼 싸우는 수밖에 없지.”염구준이 지시를 내렸다.“백호 가서 지원해. 나머지는 나한테로 와.”전신지상 고수 두 명이 나서면 충분하니 반천인 고수가 나설 필요가 없었다.염구준은 일찍 정체가 드러나는 게 싫어서 모든 사람에게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설씨 가문 개똥에도 쓸모없는 도련

  • 군신의 귀환   제1798화

    “…”우두머리는 너무 아파 소리도 못내고 두 손으로 소중이를 감쌌다. 어엿한 무성지상 고수가 이렇게 망가지다니 정말 안타깝지 그지없었다.그것도 여자에게 홀려서 소중이까지 망가져버렸다.“저년을 쳐라!”나머지 부하들은 그제야 반응하고 우르르 쓸어왔다.방심한 탓에 이런 꼴을 당한 것이다.“하. 다 쓸어와도 소용없어.”주작은 가볍게 웃음을 치며 전력으로 맞섰다.“젠장, 저년 실력을 감추고 있었어. 적어도 전신 경지야. 얼른 튀어!”누가 소리를 지르자 일행들은 바로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다.하지만 이미 늦었다.주작은 그들이 뿔뿔이 흩어지기 전에 전부 쓰러트렸다.염구준이 한 놈이라도 살려두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전부 죽였을 것이다.“말해. 누가 너희들을 보냈어? 본거지는 어디야?”주작은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않고 은밀하게 말을 돌렸다.첫 번째 질문은 가짜이고 두 번째가 진짜 목적이었다.“청…”펑펑!잔뜩 겁을 먹은 부하가 말하려고 할 때 머리에 총을 맞고 즉사했다.총소리가 연달아 울리더니 미행하던 일행이 전부 죽었다.주작은 경계심을 놓치지 않고 설웅 곁으로 다가가 전신 영역으로 총알을 받아냈다.이 정도 공격으로 그녀의 방어를 뚫을 수 없었다.“저격수가 1킬로미터 밖에 있습니다.”설웅을 보호해야 해서 그녀는 움직일 수 없었다.“도착했어.”마침 염구준이 저격수 뒤에 나타났다.첫 총성을 들었을 때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곳에 간 것이다.“언제 왔어?”저격수는 뒤에서 말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랐다.퍽!염구준은 기운으로 저격수를 밀쳐내고 평가를 내렸다.“방금 도착했지. 사격은 봐줄만했는데 자아 보호 실력은 엉망이네.”“아악!”저격수는 중상을 입고 피를 토하더니 비틀거리면서 비수를 꺼냈다.“넌 뭐야?”염구준이 사악하게 웃으면서 천천히 다가갔다.“협조하지 않으면 바로 네 목숨을 앗아갈 사람이지.”“꿈 깨!”저격수는 비수를 들고 죽을 각오로 공격했다.“죽고 싶어서 환장했네.”염구준은 허공에 주먹을 날려 그 자리에서

  • 군신의 귀환   제1797화

    “고객님, 안목이 있으시네. 우리 가게에서 성능이 최고로 좋은 놈이라 1억만 주세요.”사장은 두 손바닥을 비비며 교활하게 웃었다.‘돈에 환장했나.’염구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사장이 계속 설명했다.“비싸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저희들도 여기까지 끌고 오느라 운비만 해도 꽤 돈이 들었어요. 우리 집 물건은 이 바닥에서 제일 싼 편이라고 장담할 수 있어요.”염구준은 개떡 같은 이유를 듣지 않고 스노우모빌에 올라타 연료 탱크를 점검했다.그리고 아무런 표정도 없이 한마디 던졌다.“이체할게요.”휘발유는 그래도 얼지 않는 것으로 사용했다.“네.”거래가 성사되자 사장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은행 계좌를 알려줬다.이것만 팔아도 이번 달은 장사를 접어도 되었다.염구준은 추가로 휘발유 두 통을 샀다.“고객님, 어디 멀리 가십니까?”사장은 염구준이 산 물건들을 보며 물었다.휘발유 두 통에 연료 탱크에 있는 휘발유까지 하면 수백 킬로는 족히 달릴 수 있다.“여행하러 왔으니 멀리는 못 가고 주변만 돌아보려고요.”염구준은 그럴싸하게 대답했다.사장의 손등에 있는 나뭇잎 문신을 보고 이미 신분을 알아챈 것이다.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남극 빙원에서 청목 조직의 세력은 각 업계로 뻗은 것 같았다.“그렇군요.”사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는 묻지 않았다.그때 이어폰에서 주작의 목소리가 들렸다.“부두 3시 방향 설산 뒤에서 미행자들이 공격할 것 같습니다.”염구준은 고개를 돌려 5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바라봤다.잡것들이 고새를 참지 못하고 움직인 것이다.부릉부릉!염구준은 스노우모빌 시동을 걸고 주작이 알려준 방향으로 달렸다.부두를 나서며 그가 주작에게 지시를 내렸다.“한 명 정도는 살려둬, 물어볼 게 있어.”남은 일행도 스노우모빌을 사고 각자 출발했다.부두 근처에는 워낙 스노우모밀을 대여하는 유람객들이 많아서 이상한 티가 나지 않았다.설산 반대편에서 주작과 설웅은 각자 스노우모빌을 타고 천천히 달렸다.그때 뒤에서 모터가 몇 대 따라오

  • 군신의 귀환   제1796화

    “알았어. 함께 청목을 처단하자.”“작전에 참여한 걸 환영해. 그럼 너와 청목 사이의 원한과 그놈의 행방을 말해 봐.”염구준이 이어폰을 하나 건넸다.이번 작전에서 조력자 한 명이 늘었다.설웅은 유골을 품에 안고 가족들의 사연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시작했다.“우리 설씨 가문은 적을 피하려고 남극 빙원에 도피했어. 그곳에서 일찍 정착한 편이었어. 빙원에서 생활은 무료했지만 가족들은 서로 아끼고 보살펴서 그럭저럭 살만했는데 청목이 나타난 거야. 우리를 자신의 노예로 삼겠다고 해서 아버지가 따르지 않자 바로 주먹을 휘두르더라고. 참지 못한 사람들은 반항하다가 죽고 나머지 가족과 노비들은 끌려가서 생체실험을 당했어. 그놈은 완전히 미친놈이야!”설웅은 서러움에 북받쳐 마지막에 고함을 질렀다.“청목의 전력과 부하들의 실력, 그리고 본거지가 어딘지 알아?”설웅이 고개를 가로저었다.“몰라. 아버지는 전신 경지에 도달한 고수지만 한 주먹도 받아내지 못했어.”반천인 경지는 전신 경지 고수를 한 주먹에 죽일 수 있지만 반대로 전신 경지는 그럴 수 없다.“됐어. 쉬고 있어. 함부로 밖에 나가지 마.”염구준은 본인들 객실로 돌아가 짧게 회의를 열었다.지금 흑풍이 청목과 손을 잡아 반천인 경지 고수가 두 명이나 되어서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았다.그동안 염구준이 옥패의 무술비법을 베껴서 전신전의 부하들에게 보여준 덕에 전체적으로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했다.백호, 주작, 현무는 전신지상 경지에 도달하고 나머지 전왕들은 전신 경지에 도달해 반천인 경지에 도달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었다.이어서 며칠은 의외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다.유람선을 내릴 때 설웅은 주작과 한 팀으로 움직이고 나머지 일행은 신분을 감추려고 캐리어를 든 유람객으로 분장했다.주작은 여자라 염구준을 연상시키지 못하게 일부러 안배한 것이다.“존경하는 유람객들 주의하십시오. 남극 빙원에 도착했으니 여기서 이틀 정착하겠습니다. 이곳의 치안이 복잡하여 가이드가 없거나 강력한 실력이

  • 군신의 귀환   제1795화

    “깨어났네.”그때 청년의 손가락이 움직였다.방금 그를 구할 때 반항할까 봐 염구준이 손으로 기절시켰다.“윽!”청년은 몸을 비틀며 일어서더니 뒷목을 문지르며 눈을 떴다.“당신들 뭐야?”정신이 들자마자 일행을 본 그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경계했다.오랫동안 도피 생활을 해서 신경질적으로 예민해졌다.“널 구한 사람이다.”염구준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청년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얼굴을 본 기억이 없었다.“왜 나를 구했어?”“난 청목의 적이니까. 아까 보니까 너도 청목한테 원한이 있는 거 같은데 우리 손을 잡는 게 어때?”“그런 당신은 무슨 원한이 있지?”그 말에 염구준은 인상을 찌푸렸다.“뭐가 그렇게 궁금한 게 많아?”질문이 끊기지 않아 짜증이 밀려왔다.“알았어. 묻지 않을게.”청년은 흠칫 놀랐다.그가 묻지 않으니 이번에 염구준이 질문했다.“이름이 뭐야?”“설웅이야. 남극 빙원 설씨 가문의 소주다.”설웅은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하지만 염구준이 원하는 정보는 아니었다.“난 청목을 죽이려고 남극에 가는 중이야. 나랑 같이 가지 않겠나?”만약 상대방이 원하지 않으면 다른 얘기를 해도 의미가 없었다.“그건…”설웅은 망설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솔직하게 말해서 꿈에서도 청목을 죽이고 싶었지만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염구준의 말에 구미가 당겼지만 현실적이지 못해서 허풍이라 여겼다.“참, 아저씨는 어디 있어?”설웅이 흥분하며 물었다.사람은 죽었지만 여태 그를 돌보았으니 제사라도 치러주고 싶었다.“책상 위 함에 있어. 내가 이미 화장하고 유골을 유골함에 넣었어.”염구준이 대답했다.사람도 구했는데 시신을 거두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고마워. 이 은혜는 죽지 않는 한 꼭 갚을게.”설웅은 유골함을 끌어안고 슬픈 표정으로 객실에서 나갔다.그동안 온갖 고초를 겪었더니 사람을 쉽게 믿지 못했다.“이 문을 나서면 더는 널 도와주지 않겠다. 너도 곧 죽음을 당하겠지.”염구준은 의자에 앉으면서 말했다.그는 착한 사람이 아니었다

  • 군신의 귀환   제1794화

    잔뜩 겁에 질린 매니저는 찍 소리도 못하고 부랴부랴 도망쳤다.지금 이 순간만큼은 사람이 죽은 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그때 청년이 일어서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너희들 저주할 거야. 청목 존주도 저주할 것이다.”청목 존주의 적이라는 것을 확인한 염구준은 가슴이 벌렁거리고 뇌가 빠르게 돌아가더니 계략을 짜기 시작했다.친구의 친구는 반드시 친구가 될 수 없지만 적의 적은 또 말이 달랐다.염구준 일행은 남극 빙원에 있는 청목의 행적을 모르고 있으니 안내자가 있다면 일이 수월하게 될 것이다.그가 작은 소리로 부하들에게 임무를 맡겼다.“시간 됐다. 죽어!”우두머리는 1초도 지체하지 않고 칼을 높이 들었다.바로 그때 모든 전등이 꺼졌다.갑자기 어두워지자 홀에 비명이 쏟아지고 서로 밀치고 도망치느라 난장판이 되었다.“도망쳐! 살인이야!”누가 고함을 지르자 현장은 더 혼란스러워졌다.“아아악!”여러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리더니 바로 피바다에 쓰러졌다.그들은 죽을 때까지 누가 자신을 죽였는지 몰랐다.옆 사람들도 모두 자신을 보호하느라 정신없어서 누가 죽었는지 신경도 쓰지 않았다.염구준 일행은 야간 투시경을 끼고 혼란스러운 틈을 타 홀에서 나왔다.계획은 차질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백호는 어깨에 청년을 메고 도망쳤다.“CCTV를 피해서 객실로 돌아가자.”염구준이 지시를 내렸다.사람을 구한 것을 반드시 비밀로 해야 했다.아니면 저들이 쫓아오는 날에 일이 더 귀찮아질 것이다.“네.”백호는 혹시나 들통날까 봐 커다란 캐리어를 찾아 젊은이를 집어넣었다.객실에 돌아온 후, 염구준은 잠든 청년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이 녀석이 있으면 남극 빙원에서 길을 헤매고 다니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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