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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0화

그렇게 마지막 한방과 함께 전 문주는 온몸이 넝마가 된 채 멀리 날아갔다. 하지만 그래도 죽지 않고 피를 토해내며 말도 안 된다며 끊임없이 중얼거렸다.

“당신, 반보천인이었군요.”

이때, 한 연인이 나타났다. 바로 자취를 감췄던 현 문주, 수안이었다.

“스승님,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좋다. 너와 내가 힘을 합친다면 반드시 저 놈을 몰아낼 수 있을 것이다.”

전 문주가 주름이 가득한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

하지만 속으론 아무리 둘이 힘을 합친다고 해도 반보천인에겐 안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 말한 건 수안을 방패삼아 도망칠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정말 교활하기 짝이 없는 계략이었다.

염구준은 수안 어깨에 올려져 있는 벌레는 보고 곧 모든 상황을 이해했다. 수안이 바로 그를 이쪽으로 이끈 그 전갈의 주인이었다.

하지만 그는 티 내지 않고 일단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수안은 몇 번 신호흡한 뒤, 천천 전 문주에게 다가가 손을 뻗었다.

“스승님, 괜찮으세요?”

“괜찮….”

전 문주가 하던 말을 멈추고 허리춤을 바라봤다. 어느 사이 그의 허리에 비수가 깊게 꽂혀 있었다. 범인은 수안이었다.

이어서 그녀는 연달아 몇 번 더 그에게 칼침을 놓았다. 전 문주는 뜻밖에 상황에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수안을 바라봤다. 이제 그에겐 반격할 기력이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때, 장도들도 상황을 눈치채곤 충격 받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문주님, 이게 무슨 일입니까?”

“복수다!”

수안이 담담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녀는 오직 이 날을 위해 모든 치욕을 견디고 또 견뎠다.

“설마, 기억난 거야?”

전 문주가 곧 끊어질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기억나냐니? 나는 처음부터 기억 잃은 적 없어. 그저 네 놈한테 속아넘어가는 척 연기한 것뿐이지.”

수안이 후련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어린 나이에 감쪽같이 날 속이다니, 대단하구나.”

전 문주가 감탄하는 듯하더니, 이내 비꼬았다.

“그럼 나랑 잘 때도 꽤 고통스러웠겠네?”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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