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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6화

눈 앞에 펼쳐진 불바다와 타오르는 시체를 보던 야나가와 노아는 바닥에 주저앉아 바보처럼 같은 말만 중얼거렸다.

“왜...”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예요...”

하늘에 있는 윤구주를 올려다보며 하는 말에 윤구주는 그 목소리가 들린 것인지 야나가와 노아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래요, 전에는 우리 기타가와 신사가 잘못했어요. 하지만 당신을 죽이라고 보낸 사람들은 이미 당신이 다 처리했잖아요!”

“무사시 선배도, 다카야도, 그리고 호쿠사이까지, 그보다도 더 많은 사람을 이미 다 죽였잖아요! 근데도 왜 우리 사람들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죽이는 거예요?”

야나가와 노아는 눈물을 흘리며 윤구주를 향해 울부짖었다.

오늘 죽은 사람들은 그 수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다. 개중에는 물론 죽어 마땅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들은 기타가와의 제일 말단 제자로서 야나가와 류이치의 명령에 따른 죄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윤구주 손에 전부 죽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윤구주는 울부짖는 야나가와 노아를 차갑게 내려다보며 말했다.

“부상국 사람은 전부 죽어 마땅하니까.”

“죽어 마땅하다고요?”

야나가와 노아는 몸을 파르르 떨며 물었다.

“그래!”

“오늘은 나의 복수이기도 했지만 그보다 화진의 복수를 위한 일이었어. 그 오랜 원한에 대한 피의 복수였지.”

“너희들이 화진에 지은 죄는 몇백 년이 지나도, 아니, 몇천 년이 지나도 절대 씻지 못할 죄야.”

“그러니까 죽어 마땅하지.”

차가운 말들이 윤구주의 입에서 나왔다.

그 참혹한 역사는 절대 잊을 수가 없는 것이었다.

지난날 부상국 사람들 손에 죽어 나간 화진인이 다시 살아 돌아올 수 없으니 이에는 이, 눈에는 눈, 그리고 죽음에는 죽음으로 복수를 해야 했다.

하지만 부상국의 일원인 야나가와 노아는 끝끝내 윤구주를 이해하지 못하고 돌덩이가 되어버린 듯 바닥에 앉아 멍하니 타오르는 불길을 바라보았다.

기타가와의 제자들, 대검사들 그리고 라쿠츠 섬 주민들까지 남김없이 모두 죽어버렸다.

야나가와 노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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