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꽂히는 수많은 천둥, 번개와 함께 모든 것이 끝났다.그곳에는 윤구주가 신처럼 우뚝 서 있을 뿐, 나머지 사람들은 전부 죽었다.집을 포함한 주변의 모든 것도 파괴되었다....먼 곳.윤구주가 설씨 일족을 도륙하고 있을 때 한 여인이 망설이는 얼굴로 설씨 저택 밖에 서 있었다.자세히 보니 백화궁의 장연희였다.조금 전, 윤구주가 먼저 가보라고 했지만 그녀는 결국 떠나지 못했다.윤구주가 걱정됐기 때문이다.그가 혹시라도 이곳에서 죽을까 봐 걱정되었다.이곳은 설씨 일족의 영지이고 설씨 일가 사람들이 아주 많았기 때문이다.펑!펑!펑!저택 쪽에서 천둥소리와 비명이 들리자 장연희는 결국 참지 못하고 가슴팍에서 비수를 꺼냈다.그녀는 결연한 눈빛으로 설씨 저택을 바라보았다.“안 되겠어. 오늘 밤, 날 구해준 건 그 사람이야. 난 절대 그 사람이 혼자 설씨 저택에서 죽는 걸 지켜볼 수 없어!”그렇게 생각한 장연희는 비수를 들고 설씨 저택으로 달려갔다.그러나 설씨 저택 대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눈앞의 광경에 넋이 나갔다.설씨 저택의 대문 앞은 피로 물들었고 여기저기 반토막 난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다.그리고 설씨 저택 대문도 쪼개져 있었다.대체 어떻게 단칼에 대문을 쪼갰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저 양쪽 벽이 무너지고 주변이 폐허가 된 것만 보였다.그 광경에 장연희는 놀라서 멍해졌다.그녀는 눈이 휘둥그레진 채 바닥에 널브러진 시체들과 쪼개진 대문을 바라보았다. 큰 충격이었다.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정신을 차린 그녀는 서둘러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마당 안에 들어서자마자 코끝을 찌르는 피비린내와 시체가 탄 냄새가 물씬 풍겼다.고개를 들어 보니 마당 중앙에 시체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그 광경은 지옥이 따로 없을 정도로 아주 잔혹했다. 게다가 더욱 무시무시한 건 그 시체들을 제외하고 백여 구의 벼락을 맞아 탄 시체가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는 점이다.결국 장연희는 참지 못하고 바닥에 쭈그려 앉아 토하기 시작했다.이곳은 이미 지옥이
오늘 밤 비바람이 불 것이다. 서남 전체가 혼란에 빠졌다. 설씨 가문 본거지도 오늘 밤 윤구주에 의해 완전히 파괴되었다.백화궁을 상대하기 위해 파견된 설씨 일가 사람들은 윤구주가 이미 그들의 족장을 살해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설씨 가문은 이미 멸망한 셈이었다.그들은 여전히 백화궁을 진격하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윤구주가 설씨 족장을 죽이고 본거지에 있던 모든 사람을 죽인 후, 전쟁터에 있던 설씨 일가 사람들은 갑자기 가슴이 아려왔다. 마치 불길한 일이 일어난 것 같은 느낌 말이다.백화궁 고급 살롱 앞.백화궁 공격을 지휘하고 있던 종친장로 한 명이 갑자기 손을 크게 휘두르며 소리를 질렀다.“모두 멈춰라!”그의 명령과 함께 공격 중이던 설씨 일가 사람들은 모두 멈췄다.“만 장로님, 무슨 일이에요?”피투성이가 된 남자가 달려와 물었다. 그러자 장로라고 불리는 노인은 음산한 두 눈으로 설씨 가문 본거지 쪽 방향을 바라보았다.“오늘 밤, 왠지 느낌이 이상해.”“그럼 장로님의 뜻은?”부하가 물었다. 만장로는 거의 공략해 가는 살롱을 힐끗 보더니 말했다.“내 명을 전하라! 즉시 철수! 오늘 밤, 여기까지만 하자.”“네!”그러자 파견된 설씨 일가 사람들은 모두 철수했다.정신없던 싸움이 마침내 일단락되었다.백화궁, 호화롭기 그지없는 살롱 내부.경국지색의 미녀들이 칼을 들고 로비에 모여있었다. 이때 갑자기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설씨 가문 개자식들이 왜 갑자기 멈췄어?”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봤더니 화끈한 몸매의 잔혹한 나찰, 인해민이 보였다.그녀의 청색 긴 치마에는 핏자국으로 가득했다. 다만 그 피는 그녀의 피가 아니었다.“해민 언니, 몇 분 전 그 개자식들이 갑자기 모두 철수했습니다.”한 미녀 성원이 대답했다.“철수?”그 말을 듣자 인해민의 얼굴색이 갑자기 변했다.“개자식들, 백화궁과 사투를 벌이겠다고 맹세하지 않았어? 왜 갑자기 철수하지?”인해민이 다시 묻자 로비에 있던 미녀 타자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저었다.“됐어
설씨 가문의 본거지는 사라졌지만 파견된 구성원들은 아직 이 사실을 몰랐다. 늦은 밤 그들은 마침내 본거지로 돌아왔다. 그런데 도착하자마자 모든 사람은 순식간에 눈이 휘둥그레졌다.“만 장로님, 무슨 일이 생겼죠? 보세요. 대문까지 파괴되었는데요.”한 구성원이 대문이 망가뜨려져 있고 심지어 가운데 칼자국이 나 있은 것을 보고 소리를 질렀다. 남은 200여 명의 구성원들도 눈을 부릅뜨고 칼자국이 난 대문을 바라보았다.본거지는 생기가 하나도 없었고 영원히 예전 휘황찬란했던 때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피비린내와 시신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살아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빌어먹을! 빨리 집으로 가보자!”만장로라고 불리는 어르신은 소리를 지르더니 즉시 사람을 데리고 본채로 돌아갔다. 지나가는 길에 시체가 널려있었다. 시체들은 끔찍했고 온전한 주검이 하나도 없었다. 더 무서운 것은 집 내부에는 수백 구의 검게 그을린 시체가 쌓여 있다는 것이다.지옥 같은 광경을 바라보던 만장로와 구성원들은 하나같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났지? 누가 이렇게 많은 사람을 죽였어? 그리고 우리 본거지까지 무너뜨리다니...”그는 무기력하게 중얼거렸고 마음속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 같았다.옆에 있던 구성원들은 숨조차 감히 크게 쉬지 못하고 멍하니 서있었다.그 누구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다. 이 사람들이 어떻게 죽었는지는 더더욱 모른다. 1,000 묘 남짓한 본거지에 살아 있는 사람이라곤 한 명도 없었다.“족장님은요? 족장님도 죽었단 말입니까?”한 사람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말도 안 돼! 우리 족장님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데 어찌 죽을 수 있겠는가? 모두 내 명을 받들라! 당장 찾아, 살아 있는 사람을 찾아내라고! 어느 개자식이 우리 종족을 망쳤는지 밝혀낼 거야.”만장로는 피를 토할 정도로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모든 구성원은 본거지를 수색하며 살아 있는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하지만... 살아 있는 사람은 없었다!시체와
그 말을 듣자 자리에 있던 구성원들은 모두 멍해졌다.“이 개자식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우리 설씨 가문은 수백 년 동안 군형에서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존재로 살아왔는데 어떻게... 어떻게 멸족당할 수 있어?”만장로가 포효하며 피투성이가 된 그 남자를 걷어찼다.“정말입니다. 사실입니다.”그 남자는 바닥에 쓰러져 울부짖었다. 그리고 사건의 진실을 자세히 말했다.그는 설씨 가문 방앗간 제자였다. 오늘 마침 일이 있어 외출하는 바람에 죽음을 면했다. 그가 본거지에 도착하자 대문 앞에 시신이 널브러져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겁에 질린 그는 즉시 집으로 뛰어 들어갔지만 마침 그 “마귀”을 보게 되었다.“그 마귀가 혼자의 힘으로 우리 모든 사람을 죽였어요... 심지어 우리 족장님까지도요.”만장로는 도저히 그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이 개자식이 정말 허튼소리만 하고 있네! 한 사람이 어떻게 이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어?”“정말이라니까요. 그 자식이 뇌법으로 죽였어요.”“뇌법?”“네! 뇌법입니다. 순간 하늘에서 천둥 번개가 번쩍이고 땅을 내리치더니 모든 사람이 죽었습니다...”그리고 그는 땅바닥에 쌓인 그을린 시체를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보세요. 이 시체가 바로 그 증거입니다. 단 한 번의 공격으로 모두를 죽였습니다.”그가 다시 말하자 만장로와 구성원들은 그을린 시체가 쌓인 쪽을 바라보았다. 시신에는 모두 번개에 그을린 흔적이 있었다. 심지어 집과 땅마저도 번개에 의해 산산조각이 나고 타버렸다. 이를 지켜보던 만장로는 갑자기 몸을 심하게 떨었다.“이럴 수가... 우리 설씨 가문은 군형에서 몇백 년 동안... 어떻게 하루아침에 멸족당할 수... 심지어 우리 족장님까지...”만장로 뿐만 아니라 뒤에 있던 제자들도 눈앞의 모든 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그 자식이 누구인지 말해. 우리 종족을 멸망시킨 그 자식 말이야!”만장로는 화가 치밀어 올라 눈에서 피가 흐를 지경이였다. 그는 유일하게 살아 있는 그 남자를 덥석 잡으며
윤구주가 설씨 가문을 모조리 죽인 그날 밤, 사실 백화궁의 손실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큰 살롱 안, 백화궁에서 바깥에 있던 모든 구성원을 불러 모으고 있었다.그녀들은 설씨 가문 사람들이 언제 다시 쳐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반드시 만단의 준비해야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백화궁의 미녀들이 하나둘씩 소환되고 있었다.바로 그때.아름다운 여자 한 명이 살롱 앞에 나타났다.그녀는 키가 크고 치마에는 핏자국이 묻어 있었다.바로 혼자 돌아온 장연희였다.“연희 언니예요? 아직 살아 계셨군요!”입구에 서 있던 백화궁 여자가 장연희를 보고 바로 달려왔다.그러자 장연희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들고 말했다.“소아야, 해민 언니는?”“해민 언니는 지금 대전에 계셔요. 전에 사람을 보내서 언니한테 계속 연락했는데 이렇게 빨리 돌아오실 줄은 몰랐어요.”소아가 말했다.“가자. 날 해민 언니한테로 데려다줘. 알려드려야 할 큰일이 있어.”“네!”소아는 즉시 장연희를 데리고 대전을 향해 걸어갔다.큼지막한 백화궁 대전 안.수십 명의 백화궁 최정예 고수들이 대전 안에 서 있었다.잔혹한 나찰이라 불리는 인해민이 가장 중앙에 있었다.“해민 언니, 연희 언니가 돌아왔어요!”소아는 장연희를 데리고 대전에 도착하자 즉시 인해민에게 말했다.인해민도 장연희가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을 보자 즉시 몸을 날려 그녀의 곁으로 가서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연희야, 네가 아직 살아있다니 정말 다행이야. 난 네가 사고가 난 줄 알았어.”“걱정 끼쳐 죄송합니다. 해인 언니.”장연희가 다급히 말했다.“네가 별일 없으면 됐어. 그건 그렇고. 너와 함께 다니던 자매들은?”인해민은 장연희 자매들의 안부를 물었다.“해인 언니. 설씨 가문 사람들이 제 자매들을... 다 죽였어요!”장연희는 가슴이 아팠다.그 말을 듣자 인해민은 두 주먹을 꽉 움켜쥐면서 말했다.“빌어먹을 것들! 이 피맺힌 원한은 맹세코 꼭 갚을 거야!”“해민 언니, 그러실 필요가 없는 게 설씨 가문은 이미 멸족
그 말을 들은 인해민은 너무 놀란 나머지 소리를 지르며 입이 떡하니 벌어졌다.그녀의 아름다운 두 눈이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 휘둥그레졌다.머릿속에는 잘 생기고 우람한 윤구주의 모습이 바로 떠올랐다.“그... 호텔에 있던 잘생긴 그 남자 말이야?”“네! 맞아요.”장연희는 오늘 밤 윤구주가 설씨 가문의 모든 사람을 전부 죽여버린 사실을 말했다.그리고 윤구주가 호텔에서 자신을 구해준 사실도 알려줬다.나중에 윤구주가 그녀에게 설씨 가문의 본거지로 안내하라 했고 홀로 설씨 가문으로 쳐들어가 그들의 집을 부숴버리고 설씨 가문을 멸족했다고 알려주었다.장연희가 윤구주의 모든 일을 말하자 백화궁의 여자들은 놀라서 멍해졌다.인해민도 포함해서였다.“어머! 그 잘생긴 남자가... 혼자 힘으로 설씨 가문을 멸족하다니!”인해민은 감격한 나머지 말하는 목소리가 떨릴 정도였다.윤구주의 무서운 실력이 떠올랐고 그가 호텔에서 했던 말이 생각났다.그녀는 갑자기 머리를 두드리며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그 멋진 오빠가 정말 날 속인 게 아니었군! 정말로 5대 가족을 멸족하러 왔던 거야.”주변에 있던 백화궁 여자들도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혼자서 군형 5대 가족 중의 설씨 가문을 없애버리다니!”“세상에. 그게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야?”“그러게 말이야!”“게다가 내가 듣기로는 그 오빠가 엄청나게 잘생겼대.”“정말이야?”“그럼. 잘생긴 건 둘째 치고, 그 오빠는 타고난 왕처럼 뛰어난 기질을 가지고 있대. 못 믿겠으면 연희한테 물어보세요.”“아이고. 난 왜 그런 잘생긴 오빠를 본 적이 없지?”“으악! 그 오빠가 너무 좋아. 누가 그 잘생긴 오빠를 좀 소개해 줘봐. 한 번만이라도 만날 수 있다면 난 그걸로 만족해.”“나도, 나도!”오늘 밤.원래 백화궁의 여자들은 모두 슬픔에 잠겨져 있었다. 하지만 장연희가 설씨 가문이 멸족당했다고 하자 이건 복수를 한 것이었다.그리고 설씨 가문을 멸족한 사람이 바로 잘생기고 멋진 윤구주라는 말에 모든 여자는 몹시 흥
“휴. 아쉬운 건 그 잘생긴 자식에겐 여자가 있는 것 같더라고.”인해민은 갑자기 스스로 중얼거렸다.그녀는 머릿속에 윤구주의 방에서 본 소채은이 떠올랐다.비록 그녀는 소채은이 누구인지 전혀 몰랐지만 직감적으로 그 여자가 바로 윤구주의 여자 같았다.“쳇. 하지만 그의 아내가 될수 없다면 애인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잘생긴데다가 기질도 훌륭하지. 가장 중요한 건 그의 경지는 정말 놀랄 정도로 뛰어나단 말이야.”인해민이 자기 생각에 잠겼을 때 옆에 여자들이 물었다.“해민 언니, 설씨 가문의 사람들이 멸족을 당했다니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 까요?”그러자 인해민이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설씨 가문이 멸족당했다 해도 절대 방심해서는 안 돼. 너희들도 알다시피 군형 5대 가문들끼리 서로 친하게 지내는 사이야. 그 잘생긴 녀석이 설씨 가문 사람들을 죽였다해도 다른 4대 가문이 있다는 걸 잊지말아야 해. 게다가 다른 4대 가문의 실력도 모두 약하지 않아. 그래서 내 생각이 맞다면 이제 곧 군형의 남의 4대 가문에서 그자식한테 추살령을 내릴거야!”“네? 그럼 어떡하죠? 우리 백화궁에서 그 잘생긴 오빠를 도와드려야 하지 않을 가요?”대전에 있던 여자들이 물었다.그 여자들은 지금 분명히 윤구주를 이미 자기 편으로 여기고 있었다.그러자 인해민이 대답했다.“도와야지. 물론 도와야해. 다만 이 일은 반드시 궁주님께 알려드려야 해. 군형의 다른 4대 가문들과 싸운다는 건 큰 일이야.”“해인 언니 뜻은 지금 바로 궁주님께 출관하시라고 통지를 보낼까요?”여자들이 묻자 인해민은 아름다운 눈으로 먼 곳을 지그시 바라보며 말했다.“궁주님께서도 이젠 곧 출관하실 때가 되었어. 어찌 됐든 궁주님은 이미 화진 최고의 왕의 죽음을 위해 반년 동안이나 폐관했잖아. 휴.”...
서남의 산악 지역.태양이 뜨겁게 비추고 있었다.몇 명의 아름다운 여자들이 서남의 유명한 성녀봉을 향해 굽이치는 산길을 걷고 있었다.성녀봉은 사방 100리 안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였다.웅장하고 높이 솟아 풍경이 매우 아름다웠다.성녀봉으로 향해 걸어가고 있는 여자들은 다름 아닌 백화궁의 여자들이었다.선두에서 걷고 있는 여자가 바로 뛰어난 몸매를 자랑하는 잔혹한 나찰로 불리는 인해민이었다. 청록색 치마를 입은 그녀는 늘씬하고 하얀 다리를 드러냈다.비록 산길은 울퉁불퉁했지만 대가 3품의 경지인 그녀에게는 평지를 밟는 것처럼 식은 죽 먹기였다.그녀들이 이번에 성녀봉으로 가게 된 이유는 백화궁의 궁주를 출관시키기 위해서였다.반년 전.백화궁의 궁주는 갑자기 장례복을 입고 폐관을 시작했다.하지만 그녀가 왜 폐관했는지는 아무도 몰랐다.그녀가 누구를 추모하는지도 아무도 몰랐다.유일하게 들은 소문은 바로 그녀가 이번 생에 가장 사랑했던 남자를 위해 장례복을 입었다는 것이다.하지만 궁주의 남자가 누군지 백화궁의 여자들은 역시 아무도 몰랐다.나중에 인해민의 입에서 비로소 그녀들이 존경하는 궁주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 바로 천하제일의 왕일 뿐만 아니라 또한 화진의 9주 군신이라 불렸던 그 남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궁주가 천하제일의 왕을 위해서 폐관했다는 말을 듣자 그녀들은 비로소 깨달았다.그녀들의 궁주와 어울리는 남자가 있다면 무조건 구주왕 같은 전설적인 인물이어야 했다.연규비도 원래 전설 같은 인물이었기 때문이다.연규비에 관해서 떠도는 소문은 정말 너무 많았다.그녀를 화진의 제일 마녀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강호의 최강 여도살이라고 부르기도 했다.심지어 그녀가 기생집 출신이었으나 우연히 신비한 사람을 만나서 최고의 무술을 수련했다는 말도 있었다.아무튼 연규비에 대한 소문은 많고도 많았다.그녀는 과 에서 11위를 차지한 유일한 여자였다.또한 십국전쟁시기에 그녀는 국방부에 3년 동안 있었다.그 3년 동안 그
정태웅은 얼른 핸드폰에서 세나미의 사진을 찾아내 공수이에게 넘겨주었다.“어때? 몸매가 S급이고 이쁘지?”대머리 스님은 눈을 똑바로 하고 핸드폰을 바라보며 흥분돼서 말했다.“너무 아름다워요. 소승은 특별히 이국적인 것을 좋아합니다.”“하하하!”정태웅은 큰소리로 웃었다.“태웅 형, 이 이국적인 절세 미녀를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있는지 알려주세요.”공수이는 순간 또 연애하는 기분이 들었다.붉은 머리에 짙은 파란색 요정 눈동자를 매치해 한층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세나미는몸매도 비주얼도 일품이라 정말 아름다웠다.“수이 동생, 이 여자는 가질 수가 없어.”정태웅은 핸드폰을 치우고 말했다.“왜요?”공수이는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현재 설국 국주이기 때문이야.”이 말을 들은 공수이는 슬펐다.그래!나는 비록 세상에 무서운 거 하나 없지만 남의 국주를 빼앗아서 자기의 여자로 삼을수는 없었다.무엇보다도 공수이가 원하는 건 평등한 사랑이었다.예를 들면 내가 상대방을 좋아하는 만큼 상대방도 나를 똑같이 좋아해 주기를 바랐다.뺏기만 한다면 강도와 다를 게 없었다.대머리를 긁적이며 공수이는 말했다.“제가 이 아름다운 국주랑 결혼 할 수 없지만 설국의 다른 여인을 찾을 수 있어요.”“뭐? 설국에 가겠다고?”정태웅은 의아해하며 공수이를 바라보았다.“네, 지금 구주형이 설국에 있잖아요. 우리가 할 일도 없는데 이 기회에 설국에 가서 이쁜 여인도 찾아보고 우리 구주형도 만나면 얼마나 좋아요!”옆에 있던 공수이가 말했다.불현듯 설국으로 윤구주를 찾으러 간다는 공수이의 말을 들은 정태웅은 망설였다.“그런데 왕이 떠날 때 우리보고 여기 남아서 서울을 지키라고 했어.”“지킬 게 뭐가 있어요. 누가 감히 우리를 괴롭히겠어요,태웅 형.”공수이의 말을 들은 정태웅은 그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지금의 서울은 노룡사 전투를 거치면서 문벌들이 자취를 감춘 지 한참이나 되었고 제자백가의 가문들도 모두 몸을 사그리고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게다가
“진짜야?”믿지 못한 정태웅은 말했다.“당연히 진짜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서준 동생은 진짜 보기 힘든 검도 귀재예요. 곤륜지역을 놓고 말해도 그는 양보할 틈도 없는 놀라운 재능을 가지고 있어요. 이 몇 년 동안 저는 구주형님 외에 그보다 검을 더 잘 쓰는 변태를 한 명 밖에 못 봤어요.”공수이는 회상 하듯 입으로 중얼거렸다.“그래? 꼬맹이보다 검을 더 잘 쓰는 사람이 있어?”정태웅은 의심스러운 듯 물었다.세상에서 보기 드문 남궁서준의 검법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던 정태웅은 공수이의 말을 듣고 꼬맹이보다 검을 더 잘 쓰는 자가 있다고 하니 의아하기만 했다.“그럼요. 그 변태는 정말 강해요!”마음속에서 그자가 떠오른 공수이는 참지 못하고 말을 이었다.“그게 누구야?”정태웅은 얼른 물었다.“그 변태의 이름은 말하기도 귀찮아요. 저는 단지 그자가 서요산 검종이라는 것만 알고 있어요.”공수이가 대답했다.서요산 검종?이 몇 글자를 들은 정태웅은 갑자기 가슴이 쿵쾅거리며 떨리기 시작했다.전설이 너무도 많은 서요산은 줄곧 화진무도의 전설이었다.그런데 지금 이 시각 공수이는 남궁서준보다 더 강한 변태가 서요산 검종에서 왔다고 한다.깜짝 놀란 정태웅을 본 공수이는 또다시 중얼거렸다.“됐어요, 그 변태는 그만 말해요. 태웅 형, 저를 왜 찾아오셨어요?”생각을 거둔 정태웅이 말했다.“우리 왕의 소식이 전해졌어.”뭐요?“진짜요? 우리 구주형님이 돌아온다고 하나요?”공수이는 흥분해서 물었다.정태웅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아직은 아니야. 그러나 설국은 국주까지 우리 왕에게 살해당하면서 완전히 무너져 버렸어.”정태웅은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쳇! 뭔 일인가 했더니, 고작 설국국주의 머리를 자른 거요? 재미없어요.”공수이는 이런 것에 관심이 없었다.“나 참! 한 나라의 국주야. 너는 놀랍지도 않아?”공수이의 표정을 본 정태웅은 의아해했다.“우리 구주형이 곤륜지역에 있을 때 외부 구역 역주의 친아들도 죽였는데 그까짓
공수이의 앞에 금빛 큰 종에 일곱 개의 검이 떨어졌다.대지가 진동하고 거대한 종이 요란하게 울렸다.진동에 흔들려 뒤에 있는 산봉우리에서 하나하나의 거대한 바위가 굴러떨어졌다.칠 검에 잘린 부적을 달고 빙글빙글 돌던 금색 큰종은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꼬맹이의 북두칠성 오의는 막아냈다.“나쁘지 않네! 꼬맹이야. 지난번보다 칠성오의가 또 돌파한 것 같으니 다시 해봐.”공수이는 가부좌를 틀고 금빛 종 안에 앉아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꼬맹이 남궁서준을 향해 말했다.금지술 북두칠성 오의를 시전해도 금강종을 깰 수 없자 오직 15살밖에 안 된 꼬맹이는 눈을 부릅뜨고 꼬마 스님을 노려보며 말했다.“오늘 반드시 당신의 쓰레기 같은 종을 깨고 말 거야!”“하하! 얼른 덤벼봐!”“솔직히 말하면 본이 세상에 나의 금감종을 깰 수 있는 사람은 구주형밖에 없었어. 만약 네가 나의 금강종을 깰 수 있다면 앞으로 곤륜지역에서 그 교만한 자들과 허풍을 떨 수 있어!”공수이의 말을 들은 꼬맹이 남궁서준은 검의 기운를 모아 다시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갑자기 이때 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이 자식들아, 그만 싸워!”공처럼 뚱뚱한 정태웅이 소리를 치며 달려왔다.정태웅이 온 것을 본 공수이는 눈을 요리조리 굴리며 말했다.“태웅 형, 이곳에는 어떤 일로 오셨나요?”두 사람에 의해 사방이 모두 부서지고 뒷산에 굴러떨어져 뒹구는 거대 바위를 바라보며 정태웅은 말했다.“이 자식들아, 내가 만약 오지 않았다면 너희들이 여기를 아주 파괴해 버릴 생각이었던 거야?”“태웅 형, 염려하지 마세요. 저는 단지 동생이랑 겨루고 있었을 뿐이에요. 맞지, 동생?””남궁서준을 향하여 곁눈질하며 공수이는 대답했다.남궁서준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헛소리 그만하고 계속 싸울래요? 싸우지 않을래요?”공수이는 대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됐어, 동생. 겨루고 싶다면 내일 계속하고 오늘은 그만해.”말을 마친 공수이가 두 손을 벌리자, 그의 앞에 드리워졌던 금강종이 흔적도 없이 사
“이 자식들이 또 무슨 소동을 일으킬지 모르니 제가 얼른 가봐야겠어요.”허물어진 작은 장원을 지나면 곧 교외 뒷산으로 이어졌다.이때 한줄기의 검기가 구름을 가르고 날아갔다!맑은 하늘에 하얀 빛줄기가 나타났다.찬란하고 아름다운 검기가 나타나자 허공에는 갑자기 일곱 갈래의 북두성망이 나타났다.그 성망들은 검기가 나타남에 따라 전부 반짝반짝 빛났다.“금지술, 북두칠성 오의!”음산한 소리가 뒷산에서 들려오고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칠성이 반짝이더니 푸른 하늘이 갑자기 어둡게 변했다.이 어둠은 주변 수백 장내 공간을 모두 암흑으로 뒤덮었다.그 뒤로 그림자 하나가 날아 올랐다.그는 나이도 많지 않고 키도 크지 않았으나 온몸을 거스르는듯한 검의 기운이 하늘을 찔렀다.그는 두 손에 금빛 찬란한 대검을 안고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순간 사람과 검이 완전히 하나가 되었다.그가 바로 남궁 가문 천년에 한 번 있을법한 무도 귀재, 꼬맹이, 소년후 남궁서준이었다!그 꼬맹이가 검과 하나로 되어 금지술 북두칠성 오의를 사용했다.아래쪽 바위 중앙에서는 대머리 꼬마 스님이 닭 다리를 뜯으며 꼬맹이를 힐끗 보며 말했다.“와! 훌륭한 검법이네. 곤륜지역밖에서 너 같은 무도 귀재를 만나다니 이 검 하나로 곤륜지역 몇몇 고대 종문과 실력자들과 겨룰 수 있겠는데!”이 말을 한 사람이 바로 꼬마 스님 공수이였다.그는 곤륜지역에서 몰래 도망쳐 나온 공가 세자인데 누구도 그의 진정한 실력을 모른다.유일하게 알려진 것은 그는 곤륜지역에 미친스님이라는 스승이 있다는 것뿐이다.곤륜지역, 심지어 몇몇 지역에서도 감히 그를 건드릴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그리고 공수이는 미친 스님의 유일한 제자였다.“헛소리 그만하고 제 검을 받아봐요!”남궁서준은 비록 열다섯 살이지만 공중에서 사람과 검이 하나가 되어 온몸을 거스르는듯한 검기는 이미 탁월했다.(사람과 검이 하나로 된 남궁서준은 겨우 15세 였다. 그러나 그 검기 실력은 매우 막강했다.)이 시각 남궁서준이 북두칠성을 시전하자
서울, 교외.허물어진 장원 내.이 허물어진 장원은 당시 윤구주와 어머니가 서로 의지하며 살던 곳이다.서울에 돌아온 후 윤구주가 줄곧 살던 곳에서 지금은 형제들이 살고 있다.윤신우의 명령을 받고 줄곧 윤구주를 따르던 용민, 철영, 재이 세 명이 장원 밖에서 지키고 있었다.이때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하! 우리 왕은 너무 멋있어! 설국 국주의 머리를 또 자르다니!”말하는 모습만 봐도 암부 3대 지휘사,백곰 정태웅이었다.공처럼 비대한 몸을 가진 그는 태블릿 PC를 들고 헤드라인을 장식한 국제 뉴스를 보고 크게 웃었다.“형님, 얼른 보세요. 설국에서 아름다운 여인이 새 국주가 되었다고 하네요.”정태웅은 말하면서 민규현 옆으로 달려가 손에 든 태블릿 PC를 민규현에게 건네주었다.민규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우리 왕에게 미움을 샀으니 대가는 치러야지.”“형님 말씀 맞아요. 감히 우리 화진의 무학 보물을 훔친 작은 오랑캐 나라 설국은 왕이 그들을 참수하여도 죄가 마땅합니다.” 이때 천현수도 말했다.“새로운 설국국주는 런디클럽 명기보다도 기막히게 아름다워. 쯧쯧! 저 몸매, 가슴,엉덩이 봐봐!”옹졸한 표정을 지은 정태웅은 국제 뉴스에 나온 세나미의 사진을 가리키며 말했다.경멸하듯 그를 노려보며 천현수가 말했다.“설국의 여자 군신이자 미래의 설국 황후였던 세나미가 설국의 국주가 될 거라고 생각도 못 했어.”“이 여자 따위가 설국의 여자 군신이라고요?”정태웅은 승인하지 않는 얼굴이었다.“승인해, 세나미는 진짜 설국에서 유명해.”천현수가 말했다.“여자 군신 같은 웃기는 소리를 하지 말고 이쁜 여자는 붙잡아서 왕의 첩으로 만들어야 해.”정태웅은 중얼거리며 갑자기 사방을 둘러보며 말했다.“수이는 어디 있어? 이 자식이 또 클럽에 여자 찾으러 간 건 아니겠지?”정태웅이 말한 이는 바로 곤륜지역에서 몰래 도망쳐 나온 공수이었다.윤구주가 설국으로 떠난 후 완전히 자아를 놓아버린 그는 매일 저녁 정태웅을 붙잡고 클럽에 방문하여
“6년 전 구주의 재능은 너무 뛰어났지.”한마디로 국주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음을 말하였다.“어떤 재능이 뛰어났단 거예요?”이홍연은 여전히 이해되지 않았다.“곤륜지역에서 온 스님이 구주가 태어난 해에 사주를 본 적이 있는데 천생 황도의 운명이라고 했어. 그래서 그때부터 과인은 구주를 견제하기 시작했었지.”국주는 한마디로 자신의 모든 걱정을 말했다.당시 윤씨 일가와 윤구주를 벌하여 죽이려고 한 것과 문아름이랑 혼인을 맺게 한 것 또한 모두 지금의 국주였다.이 모든 것을 생각한 이홍연은 멍하니 서 있었다.“6년 전 구주의 권력을 견제하기 위하여 그를 문아름과 혼인시키기로 한 과인의 잘못이야.”끝으로 국주는 6년 전 모든 진실을 털어놓았다.진실을 들은 이홍연은 눈물이 방울방울 뚝뚝 떨어졌다.그녀는 윤구주와 문아름의 혼인을 주도한 사람이 자신의 아바마마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홍연아, 아바마마를 탓하지 마. 과인도 나라의 운영과 우리 화진의 평화을 위해서 어쩔 수 없었어.”눈물을 흘리는 딸을 본 국주는 달래려고 손을 내밀자, 홍연은 그 손길을 피해버렸다.“저는 왜 망할X이 아바마마를 뵙기 싫어하고 저랑 궁에 오려고 하지 않는지 이제야 알았어요. 아바마마가 미워요!”눈물을 흘리며 말을 마친 이홍연은 울면서 금란전을 뛰쳐나갔다.슬퍼하며 떠나는 이홍연의 모습을 본 국주는 한숨을 내쉬었다.“진짜 과인이 잘못한 건가?”그는 고개를 들고 중얼중얼 말했다.한쪽에 있던 우상은 못 들은 척 얌전히 서 있었다.“우상, 문씨 가문은 지금 어떤 움직임이 있는가?”국주는 불쑥 물었다.“폐하께 아뢰옵니다. 현재 문씨 가문은 큰 움직임이 없습니다. 그런데 첩보에 의하면 무도 3대 서열 쪽에서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합니다.”육도진이 대답했다.“말해. 무슨 움직임이 있다는 거야?”국주가 물었다.“폐하께 아뢰옵니다. 지난번 인왕이 노룡산 전쟁에서 가문 절정의 수십 명 잔당을 죽인 후 현재 종문에서 복귀의 조짐을 보입니다.”종문?이 두 글자를
태산봉선!윤구주를 진국왕으로 책봉한다!진국왕이란 무엇인가?바로 예전의 구주왕보다도 더 센 화진의 국주 외에 두 번째로 하늘을 찌를듯한 권력을 가진 사람이다.바로 한 사람 아래, 만 사람 위라고 할 수 있는 자리이다.“망할X이 만약 아바마마께서 책봉하려고 하는 것을 알게 된다면 반드시 기뻐할 거예요.”이홍연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이것은 과인이 구주에게 빚진 것이므로 반드시 갚아야 해.”국주는 조용히 말했다.국가와 가정의 안정을 위하여 천하를 평정한 윤구주와 같은 인재를 국주가 책봉하지 않는다면 그의 공적이 어찌 떳떳할 수 있단 말인가?“우상, 작성하라고 하던 천자령은 다 한 건가?”그렇게 말한 국주는 고개를 돌려 한쪽의 육도진을 바라보았다.육도진이 대답했다.“국주께 아뢰옵니다. 신은 이미 모두 작성하였습니다.”“그래. 그럼, 시간은 11월 8일로 정하지. 과인은 그날 직접 태산의 정상에 올라 구주를 책봉할 거야.”패기 넘치는 목소리로 국주는 말했다.“국주님, 신이 한 말씀 드려도 될지 모르겠습니다.”이때 갑자기 육도진이 한마디를 하였다.국주는 고개를 끄덕였다.“말해봐.”육도진은 목청을 가다듬고 말했다.“이번에 폐하께서 태산 봉선 하시면 나라 전체가 인왕의 귀환 소식을 알게 될 것입니다. 다만 문씨 가문 그쪽은... 국주님께서는 어떻게 할 것입니까?”문씨 한마디가 금란전의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어 버렸다.문씨 가문은 화진4대 고대 무술 가문의 수령일뿐만 아니라 조정을 강점하고 있었고 현재 국방부 24사를 지배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황왕 문아름이다.이 외에도 문씨 가문은 천년 대족으로서 종족의 내력은 종문과 겨룰 만했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가문의 깊은 지지를 받는 문씨 가문과 출세하지 않은 종문 거물 사이에도 얽히고설킨 인연이 많았다.문씨 가문은 화진의 무궁무진한 암흑의 힘을 가지고 있는 복잡하게 얽힌 한 그루의 하늘을 찌르는듯한 나무라 할 수 있었다.문씨 가문이라는 말을 들은 국주도 눈살을 찌푸렸다.“하...
이렇게 설국에는 새로운 국주가 탄생했다.그가 바로 세나미였고 이 사실은 곧 설국 전 지역에 퍼졌고 더 나아가서 전 세계에도 알려졌다.설국에서 왜 군신의 후손을 설국 국주의 자리에 올렸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세나미가 설국의 여자 군신이라는 걸 누구나 잘 알기에 설국 군을 포함해 불복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화진!서울, 도성!금란전에 있던 국주는 설국의 방송국에서 새로운 국주의 탄생 소식이 전해지자 제일 먼저 소식을 접했다.“하하하! 구주가 계획대로 아주 절묘하게 진행을 잘했어.”국주는 호탕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세나미가 설국의 국주라면 아마 백 년 동안에 설국은 우리 화진과 전쟁을 일으키지않을 거야!”옆에 있던 여섯째 공주 이홍연은 국주의 말을 듣고 불쑥 물었다.“아바마마께서 말씀하신 여자가 바로 망할 X이 납치했다던 설국의 제일 미녀인가요?”“맞아, 바로 그녀야!”뭐라고요?“망할X은 어떻게 납치한 여자를 설국국주로 만들 수 있단 말인가요?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이 늑대 같은 자식이 혹시 세나미를 진짜 좋아하는 건 아닌가요?”이홍연은 갑자기 질투하기 시작했다.“공주전하의 말씀은 틀렸습니다. 인왕은 국주의 말대로 설국이 앞으로 백 년 동안 늑대 같은 야망을 품지 못하도록 밧줄을 묶어두었을 뿐입니다.”이때 참지 못한 화진 우상 육도진은 웃음을 터뜨렸다.“무슨 뜻이야? 왜 들으면 들을수록 헷갈리는 거야?”이홍연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물었다.공주의 모습을 본 국주가 말했다.“구주가 언제 세나미를 납치하였던지 홍연이는 아직도 기억해?”“네. 그가 설국에 발을 막 들여놓을 때였어요.”이홍연은 국주의 물음에 대답했다.“근데 구주가 왜 세나미를 붙잡아두고 있었는지는 알고 있는 거야?”국주가 다시 물었다.이홍연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과인의 추측이 맞다면 구주가 이미 미래의 대책을 마련했기 때문에 설태현의 머리를 단칼에 잘라버리고 설국의 여자 군신인 세나미를 붙잡아 두었던 거야.”국주는 실눈을 뜨고
유니스가 그렇게 얘기하자 다른 설국 대신들도 맞장구를 쳤다.“맞습니다. 여성이 어떻게 우리 설국의 국주가 된단 말입니까?”“비록 세나미 씨는 세나스 각하의 딸이긴 하지만 국주가 된다는 건 어림없는 일입니다.”설국 대신들이 불만을 토로하자 윤구주는 단호히 말했다.“다들 똑똑히 들어. 난 오늘 당신들에게 통보하러 온 거야. 의논하러 온 게 아니라고. 알겟어?”그의 말 한마디에 그 자리에 있던 설국 대신들은 모두 입을 다물었다.“구주왕, 선 넘지 마세요! 우리 설국에서 감히 행패를 부리는 겁니까? 우리나라의 위엄과 체면 따위는 안중에도 없습니까?”대학사 유니스가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위엄? 금전에도 감히 들어오지 못하는 쓸모없는 것들이 감히 나라의 위엄을 입에 담아?”윤구주가 유니스를 바라보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전, 전, 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전 설국을 대표하여 항의합니다. 세나미 씨가 국주가 된다면 전 차라리 죽겠습니다.”유니스는 죽겠다면 위협했다.그런데 뜻밖에도 윤구주는 피식 웃었다.“죽겠다고? 그러면 내가 그 소망을 들어주지.”윤구주가 손가락을 튕기자 지현이 마치 총알과도 같이 날아가서 대학사의 가슴팍을 꿰뚫었다.피가 금전에 흩뿌려지면서 유니스는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다.유니스가 윤구주의 손에 죽자 금전에 있던 설국 대신들은 모두 간담이 서늘해졌다.세나미는 앞으로 나서더니 윤구주를 향해 분노에 차서 고함을 질렀다.“왜, 왜 또 사람을 죽인 거야? 나랑 약속했잖아. 다시는 사람을 죽이지 않겠다고.”“저자가 스스로 죽음을 자초했는데 왜 날 원망하는 거지? 그리고 이렇게 고집불통인 노인네가 여기 남아있으면 설국의 미래에 방해만 될 뿐이야. 아무런 쓸모가 없다고.”윤구주는 말을 마친 뒤 남은 설국 대신들을 바라보았다.“이젠 당신들 차례야. 얘기해 봐. 내 말대로 할 의향이 있는지.”윤구주가 그렇게 얘기하자 설국 대신들은 모두 겁을 먹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