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원한이 있던 우리가 신경 쓸 바가 아니야. 임무가 내려졌으니 최선을 다하자.”방지형이 말했다.“네. 형님!”“그래. 떠나자.”방지형의 말이 끝나자 그는 갑자기 피안개로 변하더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방지찬과 방지헌도 방지형이 떠난 것을 보자 몸 주위에 점차 기괴한 피안개가 피어올랐고 눈 깜짝할 사이에 그들은 서서히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성안사에서 사라졌다....또 하루가 지났다.윤구주와 소채은의 결혼식은 이제 2날 남았다.소씨 저택.요 며칠 동안 많은 먼 친척들이 소씨 저택으로 왔다. 소청하가 일일이 그들에게 소식을 전했다. 그는 강성 모든 시민이 자기 딸의 결혼식에 참석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는 자기 딸이 어떤 대단한 인물과 결혼할 건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소씨 저택 대문 앞.아침 일찍 먼 친척 몇 명이 도착했다. 그중 한 명은 소채은의 먼 삼촌인 것 같고 다른 두 사람은 그녀의 사촌 오빠와 그의 가족인 것 같았다. 소청하는 소채은을 데리고 서둘러 마중을 나갔다.대문 앞에는 민규혁과 암부 부원들이 최선을 다해 소씨 일가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 윤구주가 무조건 소씨 일가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이때 거리 건너편에서 갑자기 검은 두루마기를 입은 사람이 구석에 나타났다. 그는 몸뿐만 아니라 머리까지 검은색 천으로 덮었고 유일하게 보이는 건 눈동자였다. 하지만 그의 섬뜩한 눈동자는 보는 이들이 오싹하게 만들었다.그는 소채은을 뚫어져라 바라보더니 괴이한 미소를 지었다.“쟤야? 꽤 이쁘네.”그는 바로 군형 삼마 셋째 방지헌이였다.“뭐지? 이 강한 기운은.”방지헌은 갑자기 강한 기운이 소채은 곁에 맴돌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펴보더니 그의 눈빛은 갑자기 차갑게 변했다.“서울 암부 3대 지휘사, 호존 민규혁! 저 사람이 왜 여기 있지?”민규혁을 발견하자 그의 눈빛은 점점 더 사악해졌다.“하하, 참 재밌네. 이거! 서울 3대 지휘사 중 한 명이 여기에 있을
강성.방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뭐? 암부의 민도살이 여기에 있다고?”군형 삼마 둘째 방지찬이 물었다. 웬일인지 방지찬은 민규혁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화가 치밀어 오른 것 같았다.“네. 제가 직접 봤어요. 틀림없이 민규혁입니다.”셋째 방지헌이 대답했다. 그러자 첫째 방지형이 차갑게 웃기 시작했다.“어쩐지 서울의 그 여자가 우리 삼형제를 보냈더라니, 알고 보니 대가 경지 9급인 암부 미친개가 이곳을 지키고 있었군.”“빌어먹을 민도살. 여기서 그를 만나다니! 3년, 꼬박 3년입니다. 이 피맺힌 원한을 이번에 끝냅시다.”방지찬이 화를 내며 말했다.“둘째야, 흥분하지 마! 민도살은 보통 사람이 아니야. 대가 경지 9급이면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실력이야.”방지형이 말했다.“하지만 형님, 제 원수는 갚지 않으시겠어요?”방지찬은 노호하며 입고 있던 검은 가운을 찢었다. 그러자 빼곡한 문신 사이로 섬뜩한 칼자국이 보였다. 알고 보니 당시 방지찬이 암부 사람들에게 행방을 들키자 민규혁이 직접 그를 체포했다. 서울역에서 그는 민규혁과 맞서게 되었다. 해가 뜰 때까지 겨루며 온 힘을 다했지만 그는 민규혁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결국 그는 민규혁의 칼에 가슴을 찔리고 오장육부가 터지는 듯한 상처를 입었다. 방치찬은 살기 위해 군형에서 가장 독한 시체 주술을 사용했고 그 독은 순식간에 서울역 전체에 퍼졌다. 민규혁은 결국 무고한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를 풀어주었다.그런데 지금 강성에서 예전의 원수를 만나게 될 줄이야!“둘째야, 네 원수는 우리가 반드시 갚을 거야. 하지만 지금은 더 급하고 중요한 일을 먼저 처리해야 해. 네가 많이 이해해 줘. 너도 알다시피 지금 우리 군형 5대 가족의 생사는 모두 서울 그 여자의 손에 달려 있어.”방지형은 흥분한 방지찬을 타이르면서 말했다.“맞습니다. 형님. 형님의 원수는 우리가 반드시 갚을 거예요. 하지만 암부 제일의 미치광이가 여기에 있으니 우리는 반드시 조심해야 합니다. 민규혁
저녁 20시, 소채은은 천희수를 따라 밖으로 나왔다. 원피스를 입은 소채은은 옅은 붉은색 코트를 걸치고 흰색 운동화를 신고 청순하면서도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했다.소채은이 외출하려는 듯 하자 대문을 지키던 민규현은 재빨리 달려왔다.“형수님, 늦음 밤에 어딜 가려는지요?”소채은은 웃으면서 대답했다.“어머니를 모시고 기차역에 가서 친척 마중을 하려고요.”“하지만 너무 늦어서 이렇게 외출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습니다.”민규현이 걱정스레 말했다. 그는 윤구주의 명을 받아 그녀의 안전을 지켜야 하니 불안하기 마련이었다.“괜찮아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이제 8시인데요. 게다가 기차역은 차로 30분 거리에 있으니 괜찮습니다.”소채은의 말을 듣자 민규현은 고민에 빠졌다. 어두컴컴한 길거리를 살피더니 마침내 민규현은 입을 열었다.“형수님이 굳이 마중 나가시겠다면 제가 사람을 데리고 함께 가시죠.”“네? 함께요?”천희수가 말했다.“네!”민규현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러자 천희수는 어이가 없어 소채은을 바라보았다. 소채은도 민규현이 윤구주의 명을 받아 선의로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이를 받아들였다.“엄마, 그럼 함께 가요.”천희수는 뭔가 찜찜했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렇게 민규현은 두 사람과 함께 기차역으로 마중을 나갔다. 8명의 암부 부하를 데리고 밴에 탑승했다. 소채은와 천희수는 미니 쿠퍼에 타고 민규현은 8명의 암부 부하를 데리고 밴에 탑승했다.민규현의 차는 소채은 차 뒤에 있었고 앞뒤로 강성역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채은아, 하루 종일 우리 집 앞에만 있는 저 덩치 큰 놈은 대체 누구야?”천희수가 마침내 참지 못하고 물었다.“엄마, 저 사람들은 윤구주의 친구들이에요.”소채은이 웃으면서 대답했다.“친구? 분명 기억을 잃었다고 하지 않았어? 그런데 왜 친구가 이렇게 많아? 게다가 저 사람은 분명 높은 직위에 있는 군부대 사람인 것 같은데. 그때 소룡이가 그랬잖아. 자기 상사라고. 기억을 잃은 구주에게 이
민규현은 직접 소채은의 안전을 지키기로 했다. 소채은과 천희수는 대낮에 위험할 것이 뭐가 있냐는 듯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래서 두 사람은 민규현에게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기차역 출구에서 대략 10여 분을 기다린 후 KTX 한 대가 도착했다. 안내방송으로 도착 소식을 들은 천희수는 격동되는 어조로 말했다.“왔네! 채은아, 고모할머니를 본지 오래되지 않았어? 그거 알아? 어릴 때 고모할머니가 너를 엄청나게 이뻐해 주셨어. 너를 시골에 자주 데려가 미꾸라지도 잡고 그랬었는데...”천희수는 소채은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말했다.그러자 소채은은 웃으면서 대답했다.“그럼요. 기억하죠. 고모할머니 집에 연못도 있었잖아요. 제가 어렸을 때 한 번 떨어진 기억도 있는데. 고모할머니가 저를 구해주셨어요.”“하하. 기억하는구나!”두 사람이 잡담을 나누고 있을 때 승객들은 캐리어를 끌고 출구에서 계속 나오고 있었다. 소채은과 천희수는 까치발을 하고 기대에 찬 눈빛으로 출구에서 몇 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고모할머니를 찾고 있었다.이순자는 이미 70여 세의 고령이었다. 일 년 내내 시골에 있었기 때문에 피부는 거칠고 까무잡잡했다. 곁에는 6~ 7세의 어린 여자아이가 함께 있었다. 어린 여자아이의 머리는 오랫동안 씻지 않은 것처럼 지저분했지만 눈은 맑고 또렷했다.“채은아, 고모할머니 나오신다!”천희수는 멀리서 두 사람의 모습을 본 후 소채은에게 말했다. 소채은도 얼른 반갑게 손을 흔들며 큰 소리로 말했다.“고모할머니!”출구에서 나오던 고모할머니는 소채은의 목소리를 듣자 활짝 웃었다.“아이고. 우리 채은아!”이순자는 사투리로 반갑게 소채은을 부르고 여자아이를 데리고 빠른 걸음으로 달려왔다. 소채은도 얼른 가서 마중하며 몇 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이순자를 꼭 껴안고 기뻐하며 말했다.“고모할머니, 드디어 오셨군요! 거의 10년 동안 고모할머니를 보지 못했어요. 너무 보고 싶었어요!”“그래, 그래. 나도 우리 채은이가 엄청 그리웠어.”고모할머니는 너무 기쁜
꾀죄죄한 소녀가 자신에게 갑자기 돈봉투를 건네는 것을 보자 소채은은 가슴이 뭉클해졌다. 소채은은 소라를 덥석 껴안고 그녀의 통통한 볼에 뽀뽀했다.“아이, 착해라! 너무 고맙지만 이모는 소라의 돈은 받을 수 없어.”그러자 소라가 말했다.“하지만 할머니가 그랬어요. 이모가 이걸 꼭 받아야 한다고. 이모 결혼식이니깐요.”소채은은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이순자는 봉투를 다시 그녀의 손에 쥐여주었다.“채은아, 얼른 넣어 둬. 할매가 비록 돈은 별로 없지만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어!”소채은은 손에 든 봉투를 보며 마음이 울컥했다. 그녀는 소라를 안으며 말했다.“그래! 그럼 이모가 감사히 받을게. 고마워, 소라야! 소라가 놀라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이모한테 말해. 아니면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이모랑 함께 놀고먹고 신나게 즐겨보자!”그러자 소라는 쭈뼛쭈뼛하며 말했다.“저... 저는... 자동차를 타고 싶어요. 하늘로 막 올라가는 그런 자동차요...”응?“롤러코스터?”소채은이 웃으면서 말했다.“맞아, 롤러코스터. 소라가 TV에서 롤러코스터를 보고 나서부터 타고 싶다고 난리야. 그래서 대도시 구경도 시킬 겸 데리고 왔지 뭐야.”이순자는 웃으면서 말했다.소채은은 이순자의 말을 듣자 소라의 볼을 꼬집으며 사랑스럽게 바라봤다.“그럼 이모랑 내일 롤러코스터 타러 가자! 이모가 하루 종일 함께 놀아줄게.”“고마워요. 이모.”소라는 퐁퐁 뛰며 좋아했다.옆에 서있던 민규현은 그들의 대화를 듣고 집생각이 났는지 마음이 울컥했다. 그들은 출구에서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눈 후에야 차를 타고 떠날 준비를 했다.주차장에 도착해서 이순자와 소라는 소채은의 차에 탑승했다.그리고 민규현과 암부 부원들은 밴에 탑승했다.집으로 가는 길 내내 소채은은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이순자와 즐겁게 이야기하고 있었다.날은 갈수록 어두워졌다.기차역을 나온 후, 그들은 오래된 상가가 가득한 거리를 지나야 했다. 이곳은 아직 재개발되지 않아 거리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가
“깜짝이야, 저거 뭐야?”차에 있던 천희수가 이 광경을 보고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소채은도 어리둥절해졌다.이렇게 괴이한 상황을 본 적이 없는 소채은은 겁에 질려 얼굴이 하얗게 되었다. 피안개가 나타나자 8명의 암부 부원들은 일제히 소채은의 미니 쿠퍼를 보호했다.그러다 갑자기 사방이 뿌옇게 변하기 시작하더니 피안개 사이로 피범벅이 된 손발이 암부 부원들을 향해 튀어나왔다. 그리고 소채은의 차량마저도 공중에 붕 뜨면서 날아왔다.귀신같은 물체들이 공격해 오는 순간, 듬직하고 웅장한 그림자가 쿵 소리를 내며 소채은의 차 앞에 나타났다.민도살, 민규현이였다!그는 오른 주먹을 힘껏 휘두르며 말했다.“어디서 온 자식들이야? 감히 내 앞에서 제기랄이야. 좋은 말 할 때 빨리 나와!”그의 주먹은 천근도 넘는 물체를 쉽게 깨부술 수 있었다. 그가 주먹을 휘두르자 길 양쪽의 유리까지 모두 산산조각이 났다.쨍그랑!무적의 권법!민규현의 권법은 공기를 갈기갈기 찢었을 뿐만 아니라 함께 공격해 오는 괴이한 형태의 손발들도 모두 산산조각 냈다.“하하! 역시 암부의 민도살! 실력이 죽지 않았네.”피안개 속에서 갑자기 검은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얼굴까지 검은 두루마기를 쓰고 있어 도저히 그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에게서 느껴지는 사악한 기운만큼은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다.민규현은 두 눈을 부릅뜨고 그 남자를 노려보며 엄하게 말했다.“누구야? 이 새끼가 내 이름까지 아네.”“서울 암부 3대 지휘사, 대가 9급 경지의 광인 민도살, 내가 어찌 모를 수 있겠는가?”그 남자는 차갑게 대답했다. 자기의 정체를 알고서도 날뛰는 그 남자를 보고 민규현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내가 누군지 알면서 이 난리야?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그래! 대가 9급 경지의 민 지휘사님을 상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 하지만 내 몸의 상처를 볼 때마다 너를 잊을 수가 없어. 아직도 아프거든. 꼭 너를 찾아 복수해달라고 나한테 말하는 것처럼
군형 삼마의 실력은 당연히 허풍이 아니었다. 이 세 사람은 어릴 때부터 군형의 술법과 요술을 수련했다. 그리고 모두 귀선 경지에까지 이른 최강의 인물들이다.심지어 첫째 방지형은 수년 전에 최고 경지인 태허까지 이르렀다는 소문도 있었다.민규현이 돌진하는 순간 방지찬의 눈동자에는 초록빛이 스쳤다“오늘 내가 끝장을 내겠어!”방지찬은 두 손을 모아 주문을 외치자 순간 검은 부적들이 하늘에 떠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손가락으로 부적을 가리키더니 부적들은 마치 화살처럼 민규형을 향해 날아갔다.휙휙휙!민규현은 소리를 지르며 내력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짙은 자주색 빛이 그를 감싸면서 날아오는 부적들을 모두 깨뜨렸다. 그러자 방지찬은 맹호같이 몸을 날려 민규현을 공격하였다.그는 수법을 연마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민규현와 같은 대가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는 몸을 빠르게 움직이더니 피안개 속으로 숨어들어 갔다. 그러자 민규현의 주먹은 그를 명중하지 못하고 오히려 뒤에 있던 집 한 채를 부숴버렸다.두 사람이 싸울 때 8명의 암부 부원들은 고도의 경계심을 가지고 차 안에 있는 소채은과 천희수 등인을 보호하고 있었다.차 안에는 소채은, 천희수 그리고 방금 강성에 도착한 이순자와 소라가 있었다. 이들은 이런 광경을 본 적이 없어 모두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특히 천희수는 민규현이 주먹으로 집 한 채를 부수는 것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소채은에게 물었다.“채은아...이건... 무슨 상황이야?”소채은도 놀라긴 마찬가지이다. 그녀도 지금 무슨 상황인지 전혀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옆에 있던 소라는 오래전부터 겁에 질려 엉엉 울고 있었다.하지만 두 사람의 전투는 여전히 계속되었다.지금까지 민규현과 방지찬은 서로 10번의 공격을 시도했다.“주화술! 민규현 이 자식식, 오늘 내 진짜 실력을 보여 주마!”방지찬은 이를 갈며 말했다. 당시 서울 전투에서 그는 민규현의 손에 죽을 뻔했다. 그래서 이 피맺힌 원한을 잊
그 포효소리에 땅마저 산산조각이 났다. 하늘을 찌르는 듯한 소리는 바람을 뚫고 성난 파도처럼 방치찬을 삼켰다. 방지찬이 호함공의 공격으로 무너지려는 순간 갑자기 캄캄한 어둠 속에서 거대한 도깨비가 민규현을 향해 돌진했다.민규현도 등 뒤의 위험을 감지하고 재빨리 옆 구르기를 하더니 돌아서서 두 주먹으로 도깨비를 쾅쾅 내리쳤다.그러자 도깨비는 괴성을 지르며 10여 미터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검은 그림자 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셋째, 내가 말했잖아. 대가 9급 경지인 민 지휘사님을 상대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민규현은 그 소리를 듣자마자 검은 옷을 입은 그 사람을 차갑게 쳐다보았다.“네가 군형 삼마 첫째 방지형이야?”“하하! 대단하신 서울 암부 3대 지휘사님께서 내 이름을 알다니.”방지형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흥! 군형 삼마는 화진 수배록 중 9번째로 가는 악당이야! 내가 암부 지휘사로서 어찌 모를 수 있겠어?”민규현이 엄하게 말했다. 그러자 방지찬과 방지형은 껄껄 웃었다.“민규현, 패기는 여전하네! 하지만 너 혼자 우리 세 형제를 상대하기엔 턱도 없지? 안 그래?”방지형이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시끄러워! 오늘 내가 어떻게 너희를 죽이는지 두 눈 똑바로 뜨고 봐!”암부 제일 광인인 민규현의 실력은 그야말로 실속 있는 대가 9급 경지이다. 그가 소리를 지르더니 뒤에 있던 호랑이는 3미터에서 5미터로 변했다. 민규현이 주먹을 휘두르자 호랑이에 거대한 기운이 실리면서 군형 삼마를 향해 돌진했다.방지형은 민규현의 공격에 조금도 방심할 수 없었다. 그는 오른손으로 주문을 만들고 왼손으로 가슴을 치더니 순간 하얀 뼈칼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어떤 재료로 이 뼈칼을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이 물체가 나타나자마자 전례 없이 음산한 기운을 풍겼다.방지형은 뼈칼을 손에 들고 살짝 흔들더니 순식간에 세 갈래 핏줄기가 공중에 나타나면서 민규현을 향해 달려갔다.그러자 민규현은 덤덤하게 피하지도 않고 손바닥을 펴고 내력을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