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63화

작가: 김원호
“깜짝이야, 저거 뭐야?”

차에 있던 천희수가 이 광경을 보고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소채은도 어리둥절해졌다.

이렇게 괴이한 상황을 본 적이 없는 소채은은 겁에 질려 얼굴이 하얗게 되었다. 피안개가 나타나자 8명의 암부 부원들은 일제히 소채은의 미니 쿠퍼를 보호했다.

그러다 갑자기 사방이 뿌옇게 변하기 시작하더니 피안개 사이로 피범벅이 된 손발이 암부 부원들을 향해 튀어나왔다. 그리고 소채은의 차량마저도 공중에 붕 뜨면서 날아왔다.

귀신같은 물체들이 공격해 오는 순간, 듬직하고 웅장한 그림자가 쿵 소리를 내며 소채은의 차 앞에 나타났다.

민도살, 민규현이였다!

그는 오른 주먹을 힘껏 휘두르며 말했다.

“어디서 온 자식들이야? 감히 내 앞에서 제기랄이야. 좋은 말 할 때 빨리 나와!”

그의 주먹은 천근도 넘는 물체를 쉽게 깨부술 수 있었다. 그가 주먹을 휘두르자 길 양쪽의 유리까지 모두 산산조각이 났다.

쨍그랑!

무적의 권법!

민규현의 권법은 공기를 갈기갈기 찢었을 뿐만 아니라 함께 공격해 오는 괴이한 형태의 손발들도 모두 산산조각 냈다.

“하하! 역시 암부의 민도살! 실력이 죽지 않았네.”

피안개 속에서 갑자기 검은 두루마기를 입은 남자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얼굴까지 검은 두루마기를 쓰고 있어 도저히 그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에게서 느껴지는 사악한 기운만큼은 너무나도 인상적이었다.

민규현은 두 눈을 부릅뜨고 그 남자를 노려보며 엄하게 말했다.

“누구야? 이 새끼가 내 이름까지 아네.”

“서울 암부 3대 지휘사, 대가 9급 경지의 광인 민도살, 내가 어찌 모를 수 있겠는가?”

그 남자는 차갑게 대답했다. 자기의 정체를 알고서도 날뛰는 그 남자를 보고 민규현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내가 누군지 알면서 이 난리야?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

“그래! 대가 9급 경지의 민 지휘사님을 상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 하지만 내 몸의 상처를 볼 때마다 너를 잊을 수가 없어. 아직도 아프거든. 꼭 너를 찾아 복수해달라고 나한테 말하는 것처럼
이 책을 계속 무료로 읽어보세요.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잠긴 챕터

관련 챕터

  • 구주, 왕의 귀환   제464화

    군형 삼마의 실력은 당연히 허풍이 아니었다. 이 세 사람은 어릴 때부터 군형의 술법과 요술을 수련했다. 그리고 모두 귀선 경지에까지 이른 최강의 인물들이다.심지어 첫째 방지형은 수년 전에 최고 경지인 태허까지 이르렀다는 소문도 있었다.민규현이 돌진하는 순간 방지찬의 눈동자에는 초록빛이 스쳤다“오늘 내가 끝장을 내겠어!”방지찬은 두 손을 모아 주문을 외치자 순간 검은 부적들이 하늘에 떠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손가락으로 부적을 가리키더니 부적들은 마치 화살처럼 민규형을 향해 날아갔다.휙휙휙!민규현은 소리를 지르며 내력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짙은 자주색 빛이 그를 감싸면서 날아오는 부적들을 모두 깨뜨렸다. 그러자 방지찬은 맹호같이 몸을 날려 민규현을 공격하였다.그는 수법을 연마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민규현와 같은 대가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그는 몸을 빠르게 움직이더니 피안개 속으로 숨어들어 갔다. 그러자 민규현의 주먹은 그를 명중하지 못하고 오히려 뒤에 있던 집 한 채를 부숴버렸다.두 사람이 싸울 때 8명의 암부 부원들은 고도의 경계심을 가지고 차 안에 있는 소채은과 천희수 등인을 보호하고 있었다.차 안에는 소채은, 천희수 그리고 방금 강성에 도착한 이순자와 소라가 있었다. 이들은 이런 광경을 본 적이 없어 모두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특히 천희수는 민규현이 주먹으로 집 한 채를 부수는 것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소채은에게 물었다.“채은아...이건... 무슨 상황이야?”소채은도 놀라긴 마찬가지이다. 그녀도 지금 무슨 상황인지 전혀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옆에 있던 소라는 오래전부터 겁에 질려 엉엉 울고 있었다.하지만 두 사람의 전투는 여전히 계속되었다.지금까지 민규현과 방지찬은 서로 10번의 공격을 시도했다.“주화술! 민규현 이 자식식, 오늘 내 진짜 실력을 보여 주마!”방지찬은 이를 갈며 말했다. 당시 서울 전투에서 그는 민규현의 손에 죽을 뻔했다. 그래서 이 피맺힌 원한을 잊

  • 구주, 왕의 귀환   제465화

    그 포효소리에 땅마저 산산조각이 났다. 하늘을 찌르는 듯한 소리는 바람을 뚫고 성난 파도처럼 방치찬을 삼켰다. 방지찬이 호함공의 공격으로 무너지려는 순간 갑자기 캄캄한 어둠 속에서 거대한 도깨비가 민규현을 향해 돌진했다.민규현도 등 뒤의 위험을 감지하고 재빨리 옆 구르기를 하더니 돌아서서 두 주먹으로 도깨비를 쾅쾅 내리쳤다.그러자 도깨비는 괴성을 지르며 10여 미터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검은 그림자 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셋째, 내가 말했잖아. 대가 9급 경지인 민 지휘사님을 상대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민규현은 그 소리를 듣자마자 검은 옷을 입은 그 사람을 차갑게 쳐다보았다.“네가 군형 삼마 첫째 방지형이야?”“하하! 대단하신 서울 암부 3대 지휘사님께서 내 이름을 알다니.”방지형은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흥! 군형 삼마는 화진 수배록 중 9번째로 가는 악당이야! 내가 암부 지휘사로서 어찌 모를 수 있겠어?”민규현이 엄하게 말했다. 그러자 방지찬과 방지형은 껄껄 웃었다.“민규현, 패기는 여전하네! 하지만 너 혼자 우리 세 형제를 상대하기엔 턱도 없지? 안 그래?”방지형이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시끄러워! 오늘 내가 어떻게 너희를 죽이는지 두 눈 똑바로 뜨고 봐!”암부 제일 광인인 민규현의 실력은 그야말로 실속 있는 대가 9급 경지이다. 그가 소리를 지르더니 뒤에 있던 호랑이는 3미터에서 5미터로 변했다. 민규현이 주먹을 휘두르자 호랑이에 거대한 기운이 실리면서 군형 삼마를 향해 돌진했다.방지형은 민규현의 공격에 조금도 방심할 수 없었다. 그는 오른손으로 주문을 만들고 왼손으로 가슴을 치더니 순간 하얀 뼈칼이 공중으로 날아올랐다.어떤 재료로 이 뼈칼을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이 물체가 나타나자마자 전례 없이 음산한 기운을 풍겼다.방지형은 뼈칼을 손에 들고 살짝 흔들더니 순식간에 세 갈래 핏줄기가 공중에 나타나면서 민규현을 향해 달려갔다.그러자 민규현은 덤덤하게 피하지도 않고 손바닥을 펴고 내력을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날아

  • 구주, 왕의 귀환   제466화

    큰 소리가 들리더니 피투성이 시체들이 민규현을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고 군형 삼마가 날린 부적들이 민규현의 눈 앞에서 하나둘 폭발했다.민규현이 기세를 온몸에 두르자 그의 주의로 둥그런 막이 생성되더니 곧이어 막이 붉은 피로 얼룩졌다.“어쩌지? 지휘사 님이 당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한 암부의 부하가 상황을 지켜보며 걱정을 내비쳤다.“빨리 가서 도와드리자.”암부의 부하들이 민규현을 도와주러 가려고 할때, 뒤에서 커다란 소리가 들리더니 한 검은 그림자가 쏜살같이 다가왔다.“누구야!”깜짝 놀란 여덟명의 부하들이 손에 들린 무기를 꽉 쥐며 뒤돌아보자 그곳에는 군형 삼마의 셋째, 방지헌이 있었다.그는 검은 옷을 입고 있었는데 얼굴에는 검은 부적이 빼곡하게 그려져 있었다. 그가검은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었다.“자기 목숨도 잃게 생긴 마당에 민규현을 돕겠다고? 너희들 걱정이나 해.”그가 거북한 목소리로 말을 하더니 손을 들어 검은 병을 꺼냈다. 방지헌이 손가락으로 병을 짚자 병이 갑자기 폭파하더니 무수한 검은 벌떼들이 순식간에 그들에게 날아들었다.이 벌은 보통벌과는 많이 달랐는데 크기가 컸을 뿐만 아니라 자세히 보면 검붉은색의 살기를 두르고 있었다.이건, 혈고독벌이었다.군형은 고독으로 유명했다.들리는 말에 의하면 예전에 군형에서 어떤 사람이 고독술을 연마하는 사람을 건드리자 다음 날 군형에 있던 2천여명의 사람들이 모두 죽었다고 했다.그 일은 널리펴져서 당시 강호를 들썩이게 했는데 지금 방지헌이 꺼낸 것이 바로 그 사람을 죽인 독벌이었던 것이다.“조심해!”부대장의 입에서 경고의 말이 터져나오자 부하들은 저마다 총을 꺼내들어 벌들을 하나씩 죽이기 시작했다.총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오는 현장은 마치 전쟁터에 온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하지만 벌이 워낙 많아서 이미 많이 죽였지만 그래도 여전히 남은 벌들이 그들을 향해 날아왔다.그때, 한 부하가 방심하는 사이 벌에게 목을 쏘였고 쏘인 곳이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온몸에 혹시 부

  • 구주, 왕의 귀환   제467화

    말을 마친 방지헌이 몸을 날려 순식간에 소채은의 곁으로 왔다.“막아!”세명의 부하가 방지헌이 다가오는 걸 발견하고는 총을 쐈다.탕! 탕!총알이 두발 쏘아졌지만 방지헌의 몸을 맞추지는 못했다. 그의 몸에서 검은 연기가 나오더니 순식간에 손이 튀어나오며 한 부하의 가슴을 그대로 꿰뚫었다.푹!부하는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죽었다.나머지 두명의 부하는 동료가 죽은 걸 보더니 품에서 칼을 빼내며 소리쳤다.“소채은 씨, 어서 도망가세요! 저희가 막겠습니다.”말을 마친 두 사람이 방지헌을 향해 달려갔다.소채은은 너무 놀란 나머지 눈물을 터뜨렸지만 다른 방도가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그저 어쩔수 없이 남은 사람들을 데리고 필사적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뒤에서 처절한 비명소리가 들려오더니 방금 싸우러 나갔던 두명의 부하가 순식간에 목이 잘린채 죽었다.방지헌이 기괴하게 웃으며 소채은 등을 쫓아갔다.“내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방지헌이 살기를 내뿜으며 그들을 향해 달려갔다. 흉악한 부적을 새긴 얼굴이 그녀들을 뚫어지게 주시했다.천희수는 두려움에 온몸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 오직 소채은 만이 그나마 이성을 유지하며 소리쳤다.“너... 너 무슨 짓을 하려고!”“미안한데 한 거물께서 네 목숨을 원해서 말이야, 우리는 그냥 임무를 완수하는 것 뿐이라고.”방지헌의 말을 들은 소채은이 멍해졌다.그러나 그때, 예상밖에도 70살 넘은 고모할머니가 그녀의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개자식! 우리 채은이를 죽이려 든다면... 내가 먼저 너를 죽일거야!”노부인이 소리를 지르며 절뚝거리는 다리를 움직여 방지헌에게 달려들었다.그러나 방지헌은 그녀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손을 들어 혈무를 노부인의 가슴에 쏘았다.소채은을 보호하려던 노부인은 그 자리에서 비명 한번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즉사했다.“고모할머니...”이순자가 눈앞에서 죽은 걸 본 소채은이 그녀에게로 달려갔고 방금 노부인을 죽인 방지헌의 눈길이 그녀에게 닿았다.“잡담은

  • 구주, 왕의 귀환   제468화

    딸이 꼼짝없이 죽을 줄 알았던 천희수는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소채은의 목에서 빛나는 화정석 펜던트를 보았다. 그 펜던트는 바로 윤구주가 소채은에게 선물해 줬던 그 ‘평범한’ 펜던트였다.“젠장!”“계집애가 목에 이렇게 좋은 보호구를 차고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네.”“그런데, 그걸로 날 막을 수 있을 것 같아?”말을 마친 방지헌이 소채은에게 날아갔고 바로 그 일촉즉발의 순간, 우뢰가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누가 감히 형수님을 건드려.”민규현은 군형삼마의 첫째와 둘째에게 술법으로 묶여있었지만 계속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러다가 소채은이 위험에 빠지자 더 큰 힘을 폭발해내며 짙은 자주색의 기운을 몸에 두르고 나타났다. 그의 뒤에는 자주색 기운으로 만들어낸 호랑이가 있었다.저게 바로 오장맹호!“기운의 형상화! 환상의 실물화!”“구품이 아니야. 이미 신급에 이르렀어!”방지형이 놀라서 소리치며 현실에 구현된 오장맹호와 거대한 기운을 내뿜고 있는 민규현을 보고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민규현가 신급에 이르른 기운을 내뿜자 그의 주위에 있는 공기가 떨린다 싶더니 공중에 있던 검은 주문이 전부 터져나갔다.그는 그중심에 굳게 서서 전쟁의 신 마냥 노호성을 내질렀다.주위의 주문을 폭파한 민규현이 주먹을 내질렀고 그 공격에 방지형이 만들어낸 혈강시들이 전부 죽었다.공격은 혈강시를 없애는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 나가더니 그 곳에 서 있던 두 사람을 멀리 날려보냈다.두 군형 삼마를 처리한 민규현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소채은에게 달려갔다.방지헌은 민규현이 두 형님의 술법에서 벗어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빠르게 반응하여 혈무속에서 손을 내질러 공격을 시도했다.민규현은 그 손을 피하지 않고 앞으로 달려나가며 공격을 모두 받아내며 오른손을 내밀었다.그의 동작에 반응한 오장맹호가 포효성을 내지르며 공격을 개시했고 순간 하늘과 땅이 흔들리는 듯한 소리가 들리더니 방지헌이 바닥에 쓰러졌다.그가 있는 곳에 커다란 구멍이 뚤렸다.“

  • 구주, 왕의 귀환   제469화

    하지만 그들이 소라를 놔줄리가 없었다.방지형이 소라의 목을 꽉 쥐며 붉게 물든 눈으로 민규현과 소채은을 보았다.“놔줬으면 좋겠어? 그럼 네 목숨과 바꾸든가.”그 말을 들은 민규현이 포효하며 앞으로 뛰쳐나갔다.“죽어!”“지휘관 님, 당신이 신급에 도달했다는 건 잘 알겠어. 대단하다는 거 인정해. 하지만 한 발짜국만 더 움직이면 이 애는 죽게 될거야.”방지형이 그렇게 말하며 소라의 목을 더 꽉 쥐었다.“안돼...”“아이는 건드리지 마!”방지형에게 잡힌 소라가 거의 숨이 넘어가려고 하는 걸 본 소채은이 소리를 질렀다.“말했을 텐데? 아이를 살리고 싶으면 네 목숨과 바꾸라고!”방지현이 다시 한 번 말하자 소채은이 다급하게 대답했다.“알겠어, 바꿀게, 바꾼다고!”오늘, 그녀의 고모할머니가 돌아가셨고 남은 건 불쌍한 소라뿐이었다.만약 소라까지 잘 못된다면 그녀는 죄책감에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형수님, 안됩니다!”민규현이 소채은의 팔을 잡으며 군형삼마를 노려보았다.“네 놈들 잘 들어, 이 분은 나 민규현의 형수님이야.”“오늘 이 분 털 끝이라도 건드렸다가는 내가 저승까지 쫓아가서 껍질을 벗겨줄테니까 잘 생각해.”군형삼마가 그 말을 듣고는 음험하게 웃었다.“어이구, 지휘과 님. 지금 협박하시는 거예요? 어쩌지, 우리한텐 안 통하는데. 예전이었다면 당신들 암부를 두려워했을 진 몰라도 지금은 아니야.”“오늘, 저 년은 죽게 될거야.”방지형이 말을 끝마치고는 소채은을 손가락으로 짚었다.예전이었다면 군형삼마도 화진의 암부라는 말만 들어도 두려움에 떨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그들은 문씨 가문에 귀속되었기에 든든한 뒷배를 둔 그 들은 더 이상 두려울 게 없었다.소채은이 눈물을 흘리며 방지형의 손에 잡힌 소라를 보았다.“소라야, 무서워하지마. 내가 곧 구해줄게.”말을 마친 그녀가 민규현을 보았다.“민규현 씨, 죄송해요. 저는 꼭 소라를 살려야겠어요. 만약 소라까지 잘 못되면 저는 살아갈 자신이 없어요.”“형수님!”민규현이 그녀를

  • 구주, 왕의 귀환   제470화

    방지형이 소채은의 목에 걸린 화정석 펜던트를 노려보았다. 그녀의 펜던트는 여전히 강한 보호의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목에 있는 목걸이 빼고 와!”소채은이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내려 윤구주가 선물한 목걸이를 보고는 쓰게 웃으며 말했다.“그래.”그녀가 망설임 없이 목걸이를 잡아당기자 그녀의 몸에 둘려져있던 보호의 기운이 스르르 사라졌다.“그럼 이제 소라를 놓아주는 거지?”소채은이 군형 삼마에게로 천천히 다가오자 방지형이 비릿하게 웃으며 말했다.“너처럼 강인하고 마음씨 착한 여자는 나도 존경해. 하지만 임무는 임무인지라, 어쩔 수 없네.”말은 마친 그가 손을 휘두르더니 잡혀있던 소라를 공중에 멀리 내던졌다.“소라야...”작은 아이가 하늘을 가로지르는 걸 본 소채은이 멍하니 중얼거렸다.그때, 상황을 지켜보던 민규현이 날아오르더니 소라를 공중에서 가로챘고, 이어서 주먹을 내질러 소채은에게 공격을 가하려는 군형 삼마를 막으려 했다.하지만 그의 예상과는 다르게 군형 삼마는 소채은을 당장 죽일 생각이 없었다.비릿한 웃음을 흘린 방지형이 손바닥을 내밀더니 핏빛의 혈충을 그녀의 미간으로 날려보냈다.“형수님!”소채은이 혈충에게 당하는 걸 본 민규현이 순간적으로 힘을 폭발시키며 공중에서 날아가 착지했다. 그 맹호같은 기세에 군형삼마가 서있던 바닥이 순식간에 파괴되었다.혈충에 당한 소채은은 바닥에 쓰러져있었는데 자세히 보면 손톱 크기만한 혈충이 이미 그녀의 미간을 통해 몸 속으로 들어간 뒤였다.“개새끼!”“감히 형수님을 건드려? 곱게 죽을 생각은 하지 마!”민규현이 이성을 잃고 날뛰자 겁을 집어 먹은 군형 삼마가 뒷걸음 질 쳤다.그들도 신급의 능력자를 상대하기는 어렵다는 자각 정도는 있었다.하지만 군형 삼마가 도망치려는 그때, 하늘에서 순간 번개가 번쩍 내리치며 강한 폭풍이 불어닥쳤다.동시에 숨이 막힐 정도로 농후한 기운이 이쪽으로 빠르게 나가오고 있는 게 느껴졌다.느껴지는 기운과 분위기에서 패자의 향기가 짙게 풍겨왔다.민규현이 고개를 들

  • 구주, 왕의 귀환   제471화

    윤구주가 목소리를 떨며 소채은의 곁으로 왔다.“전하!”“죄송합니다.”“제 불찰로 형수님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전부 저 때문에 형수님이 그 세 개자식들에게 이렇게 다쳤습니다...”민규현이 눈을 붉히며 윤구주 앞에 무릎을 꿇었다.윤구주는 민규현을 보지 않은 채 그저 그 세 사람때문에 소채은이 이렇게 되었다는 말만 듣고는 살기를 끌어올렸다.그의 눈동자는 지금 당장 세 사람을 죽이러 온 저승사자의 그것처럼 붉게 빛났다.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한번도 겪어 본 적 없는 살기에 몸을 떨었다.“세상에, 저게 무슨 눈빛이야? 됐고, 저놈은 위험해 보이니까 빨리 도망가!”방지형이 놀라서 말했다.“이 윤구주의 여자를 다치게 해놓고, 도망?”윤구주의 포효가 하늘을 찔렀다.그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기 시작하더니 그의 팔뚝 쪽에 검은 낙뢰가 나타났다.거기서 그치지 않고 하늘에는 번개가 쉼없이 번쩍번쩍 터졌다.번개를 불러일으킨 윤구주의 입에서 하늘을 움직이는 주문이 터져나왔다.“8번째 기적의 힘, 뇌왕인!”“죽어!”말을 끝마친 윤구주가 오른손을 뒤집자 하늘에서 한줄기의 굵은 천둥 번개가 떨어지더니 군형 삼마에게로 날아갔다.화진에서 지명수배록의 9위를 차지하는 군형 삼마는 그 번개를 보며 그 자리에 굳어버릴 수밖에 없었다.한줄기 번개가 하늘에서 떨어지며 방지헌에게 떨어졌다. 그는 반항을 해보지도 못하고 번개에 맞아 순식간에 재로 변해 버렸다.방지헌이 즉사 당하는 걸 본 방지찬은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고 오른손을 내밀어 수십장의 부적을 윤구주에게 날렸지만 부적들은 윤구주에게 닿기도 전에 번개에 맞아 재가루가 되었다.“형... 살려줘.”자신에게 빗발치는 번개를 보며 방지찬이 방지형에게 도와달라고 했지만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순식간에 그에게 도달한 번개가 그의 몸도 재가루로 만들어 버렸다.몇 초도 안되는 시간 안에 군형삼마의 두 사람이 윤구주의 손에 죽었다.방지형은 자신의 두 형제의 시체를 보며 화가 머

최신 챕터

  • 구주, 왕의 귀환   제2016화

    ‘헐, 대박.’진동왕이 하늘을 우러러보며 윤구주를 신처럼 떠받들었다.‘이게 진짜 신이지. 곤륜에 있는 그 자식들은 모두 가짜 신들이었어. 허위적이기 그지없지.’오늘 밤 그는 여러 강자의 싸움을 직접 목격하고 강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문경우도 아주 강했지만 윤구주가 나타나자 문경우는 도망조차 제대로 치지 못하고 영혼마저 산산조각이 났다. 윤구주의 술법에 의해 영혼도 남기지 못하고 진정한 죽음을 맞이했다.승리는 결국 화진에게 돌아갔다. 화진을 무너뜨리려는 역적들은 모두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것이다. 윤구주는 자신의 힘으로 화진의 막강한 실력을 전 세계에 알렸다.문경우를 처단한 윤구주는 즉시 임정설의 치료에 돌입했다.“짐은 별일 없으니 먼저 왕숙과 네 친구를 치료해줘라.”임정설이 임성진과 청해를 가리키며 말했다.청해는 이미 정신을 차렸다. 비록 상처가 심해 반쯤 죽은 상태였지만 화진 국주에게 인정받은 첫 순간이었다. 묘한 영예감이 그의 마음을 꽉 채우며 날아갈 듯 기뻤다.“이 두 사람 모두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은 아닙니다. 오히려 국주님이 더 위험하십니다. 경지를 무리하게 넘어서셨고 섭혼번 아래서 정기를 너무 많이 잃으셨습니다. 지금 국주님의 기운이 안정하지 않으니 제 도움이 없다면 폭주 할수도 있어요. 그때가 되면 저도 방법이 없습니다.”윤구주가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임정설은 결국 윤구주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 그도 자신의 몸 상태를 알고 있었다. 윤구주의 치료를 거부한 이유는 목숨을 내던질 각오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황자급 경지에 오르긴 했지만 예전보다 죽음에 대한 집착이 강해져 있었다. 윤구주는 임정설에게 풀지 못한 원한이 있음을 눈치채고 치료를 해주며 화진으로 압박했다.“국주님께서 직접 해결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는 걸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화진에게는 국주님이 필요합니다. 국주님은 30년 동안 화진을 지켜오셨잖아요. 지금 승부가 달린 이 중요한 시점에서 사적인 감정에 휘둘리시면 안 됩니다.”임정설

  • 구주, 왕의 귀환   제2015화

    서울 삼천만 명의 목숨을 제물로 바치고 섭혼번이 작동되면 화진의 국운은 영원히 봉인될 것이다.“우리 문씨 가문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쇠퇴하지 않았으니 마땅히 화진의 주인이다. 감히 누가 복종하지 않겠느냐?”문경우는 하늘을 향해 큰소리로 웃어댔다.이때 하늘에서 천둥이 울리며 공간이 갈라지더니 한 남자가 시체 한 구를 밟고 서울에 강림했다.“웃기고 있네. 문씨 가문이 화진의 주인이 되겠다고? 문씨 가문 따위가 어디 감히 그런 꿈을 꾸는 것이냐? 나 윤구주가 용납하지 않겠다.”우르릉.우렁찬 목소리가 사방으로 퍼지자 문경우의 표정이 그대로 굳어졌다. 윤구주의 기운이 섭혼번 아래에 나타나며 음의 기운을 찢어버렸다.거대한 섭혼번이 관통당하자 전법이 무너지고 문경우는 피를 토해냈다.고개를 돌리니 윤구주가 허공에 우뚝 서 있었고 그의 발아래에는 아사 신전의 신주 오딘의 시체가 보라색 번개에 휩싸여 있었다.“이게 무슨? 네가 신왕 오딘을 죽였다고?”문경우는 오딘의 시체를 바라보며 벌벌 떨었다.“이 개 같은 자들이 여러 번 화진을 범했으니 죽이는 게 당연하지. 나는 오딘뿐만 아니라 아사 신족 전체를 멸했다. 이제 곤륜에 아사 신족은 존재하지 않는다.”윤구주가 공중에 우뚝 서서 음양의 기를 손아귀에 감아쥐었다. 그의 머리 위 갈라진 공간 너머로 아사 신전의 폐허가 보였다. 수만 신령이 죽어 아사 신족이 멸족한다는 종말이 예언이 현실이 된 것이다.문경우의 눈에 비친 윤구주는 무적의 화신이었다. 그는 윤구주와 싸울 용기도 내지 못하고 뒤돌아 도망치려 했다.“너희들이 내가 없을 틈을 타 화진의 기운을 봉인하려 했다고? 문씨 가문은 정말 개수작만 부리는군. 예전에는 나를 죽이려 온갖 더러운 수작을 다 부렸잖아. 내가 없는 틈만 노리는 걸 보니 이젠 내가 무서웠나 보지?”“팔기지, 술자결.”윤구주가 손짓하자 삼천만 생령이 국운 속으로 모여들었다. 백성들은 새 국운에 각자의 고마운 마음을 담아 보냈고 모두의 영혼이 육체로 돌아가며 위기가 해소되었다.“팔기지, 어

  • 구주, 왕의 귀환   제2014화

    태양으로 변한 그 부적은 사악하기 그지없었다. 독한 태양 빛이 대지를 지지며 수많은 건물을 녹여버렸고 그 안에 있던 평민들도 산 채로 타죽고 말았다.“그만해. 화진의 백성들을 건드리지 마라!”임정설이 분노에 차 외쳤다.“너와 나는 모두 화진의 절정 수련자인데 어찌 무고한 자들을 끌어들이느냐?”“하하! 무고하다니? 임정설, 현실을 직시하지. 이 하등한 것들은 개미나 다름없어. 한 무리를 죽여도 금방 다시 번식할 테니. 게다가 내가 여기에 온 목적은 삼천만 백성의 목숨으로 화진의 새 국운을 봉인하는 거라네. 우리 문씨 가문이 얻지 못하는 것은 부숴버려도 남에게 주지 않을 거야.”문경우가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 그는 윤구주가 문씨 가문의 뜻을 거역하는 것에 화가 났다.만약 윤구주가 그들에게 순종했다면 지금쯤 화진의 주인이 되었을 텐데 말이다. 천추만대가 지나도 윤구주는 여전히 화진 최고의 명군으로 남았을 것이다.“저 빌어먹을 윤구주. 역사는 승자가 쓴다는 걸 모르나? 역사를 조작한 왕조가 그렇게나 많은데 유독 그놈만 고집을 부리잖아. 화진의 재난은 모두 윤구주 때문이야. 명군이 되길 거부한다면 영원한 역적으로 만들 거야. 윤구주는 역사의 수치주에 못 박혀 천년만년을 욕먹을 것이다.”“닥치거라! 구주는 우리 화진의 영웅이다. 너 같은 쓰레기가 어찌 감히 구주를 함부로 논하는 것이냐?”그의 말에 단단히 열 받은 임정설은 양혼을 불살라 목숨을 걸려 했다. 그러나 문경우가 이미 임정설의 기를 봉쇄하고 제삼의 전법으로 그의 영혼까지 잠가버렸다.“임정설, 내 앞에서 자살조차 못 하는 주제에 어디서 목숨을 걸겠다고 떠드는 건가?”문경우는 기고만장했다. 임정설이 황자가 되면 뭐하나? 어차피 문씨 가문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하는데.“오늘이 바로 화진 황제의 멸망일이라네. 섭섭해하지 말게. 윤구주도 곧 자네 뒤를 따를 거니까. 하하!”그가 양손을 내리자 백 미터 크기의 사악한 검은 기발이 구름을 뚫고 서울 상공에 나타났다.“이, 이것은 섭혼번이군!”그 거대

  • 구주, 왕의 귀환   제2013화

    말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더 이상 쓸모없는 대화는 필요 없었다.임정설은 황제의 의지를 칼로 삼았다. 황자의 기세가 모여 금빛 칼날을 형성하더니 국운을 상징하는 그 칼로 문경우를 향해 내리쳤다.우르르.음과 양이 맞부딪치며 터져 나온 충격파가 반경 수 킬로미터를 휩쓸었다. 사령부 빌딩과 인근 건물들의 유리가 모조리 산산조각이 났다.두 사람은 빌딩 꼭대기에서 결투를 시작했다. 칼 빛이 번뜩이며 천지의 영기를 뒤흔들었고 광풍과 폭우가 몰아쳤다. 산해가 울부짖으며 서울은 보라색 번개와 금빛 불길에 휩싸였다.그들은 각각 화진 최강의 무도를 대표하고 있었다. 이는 단순히 정의와 사악의 대결이 아니라 임씨 가문과 문씨 가문의 결전이었다.서울 상공에서는 용의 형상이 구름 사이를 휘저으며 흉수와 피 묻은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이게 바로 황자의 힘인가. 정말 굉장하군.”진동왕마저 넋을 잃은 채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이때 다른 도시의 지원병들이 서울에 도착해 진동왕과 연락을 취했고 이 소식을 해외에 있는 현모와 주작에게 즉시 전했다.“국주께서 문경우와 결전을 벌이고 계신다고?”“국주께서 황자급 경지에 오르셨다니.”이는 분명히 좋은 소식이었다. 비록 한 산에 두 호랑이가 살 수 없다는 말이 있었지만 윤구주와 임정설의 관계는 남달랐다. 임정설은 윤구주의 스승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너무 기뻐하지 마라. 저 문경우는 보통 사람이 아니다. 곤륜에서 오랫동안 잠적하며 수많은 신전의 공법을 익혔어. 저놈이 서울로 온 목적은 바로 임정설을 죽이기 위함일 것이야.”옆에 있던 황보웅이 차가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주작과 현모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오직 화진이 무사하고 임정설이 문경우를 물리치길 기원할 수밖에 없었다.한창 싸우고 있던 두 강자는 공중에서 다시 한번 맞붙었다. 두 사람의 손짓 하나에 산이 뒤집히고 천지가 진동했으며 그들의 기세는 수백 리 밖까지 영향을 미쳤다.임정설은 기세를 최고조로 끌어올려 거침없이 공격을 퍼부었다. 임정설은 문경우가 극 신

  • 구주, 왕의 귀환   제2012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전법이 발동되면 서울 수천만 사람들이 참혹한 죽음을 맞이할 것이야. 비록 이길 자신은 없지만 내 목숨을 걸어서라도 화진의 백성을 위해 싸우겠다. 구주군과 금위군의 여러 장수들은 듣거라. 짐이 전사하면 너희들이 나라를 지킬 책임을 지고 계속해서 적들을 섬멸하라.”임정설은 장군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나서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홀로 서울 사령부로 날아갔다.서울 사령부는 진동왕과 수비영이 도착하기 훨씬 전에 함락된 상태였다. 주둔지는 죽음의 적막에 휩싸여 있었고 눈에 들어오는 것은 말라붙은 백골들이 널브러진 참혹한 장면뿐이었다.당시 강적의 침입을 받은 주둔지의 병사들은 한 명도 물러서지 않고 전원이 전사할 때까지 적들과 맞서 싸웠을 것이다.이 생각에 임정설의 살기가 더욱 짙어졌다.“이곳에 있는 자들은 모두 우리 화진의 자랑이다. 저 요망한 것들이 화진을 어지럽힌 지 얼마나 되었느냐? 이 빚을 짐이 갚아 내지 못하더라도 화진 자손들이 반드시 값나낼 것이다.”그는 절대 화진의 혼란에 맞선 마지막 황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선인이 걸어온 길을 밟으며 그의 발걸음은 더욱 확고해졌다.이 순간 황운이 임정설의 몸에 서리더니 새로운 국운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순간부터 그는 특정된 누군가의 왕이 아닌 천하 만민이 우러러보는 황제가 되어 있었다.황도가 더해지자 임정설의 기세는 한층 더 강해졌다. 그는 사령부 빌딩 최상층에서 서울을 어지럽힌 장본인을 마주했다.검은 도포를 걸친 그 자는 사악한 부적으로 몸을 감싼 채 요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바로 그가 전법으로 서울을 뒤덮고 있었다.“참으로 예상치 못했어. 화진에 또 한 명의 황자가 나타나다니. 윤구주는 정말 신기하다니까. 자신의 기운으로 국운을 바꾸고 자네의 운명까지 바꿔놓았군. 하지만 내가 충고 하나 해주지. 임정설 자네가 황자가 된 이상 사흘을 넘기지 못할 것이야. 넌 사흘 안에 목숨을 거둘 것이란 말이지.”검은 도포를 입은 사람은 임정설이 죽음을 각오하고 온 것을 알아

  • 구주, 왕의 귀환   제2011화

    국주 임정설은 해청현의 음기를 제거한 후, 그를 보호하던 기운까지 걷어내 양기로 해청현을 완전히 눌러 버렸다.이게 바로 미친 스님이 말했던 진정한 자제력이었다.“해청현은 수법만 닦고 수도는 하지 않았으며 몸만 수련할 뿐, 마음은 단련하지 않았지. 그러다 보니 결국 다 헛것이 되어버린 거야.”미친 스님은 고개를 저으며 탄식했다. 하느님은 누구에게나 공평했다. 그는 해청현에게 타고난 수도의 체질을 주었지만 그에 걸맞은 의지를 주지 않았다. 그렇게 해청현은 더는 감당하지 못하고 되려 휘말려버린 것이었다.임정설의 머리 위엔 성스러운 빛이 맴돌았고 온몸엔 천지를 뒤덮을 만큼의 정기가 흘러넘쳤다. 해청현은 결국 싸움에서 져버렸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자신도 임정설처럼 황자급 경지였다면 이겼을 거라고 생각했다. 정작 두 사람의 경지가 같았다 해도 여전히 자신이 완전히 압도당했을 거라는 걸 꿈에도 모른 채 말이다.임정설은 손바닥을 휙 내리치더니 끝까지 미련을 품던 해청현을 그 자리에서 즉사시켰다. 그는 영혼조차 남지 않은 채 완전히 소멸당했다. 이것이 바로 겉보기엔 수련했을지 몰라도 한 번도 진정한 수도의 길에 들어서지 않았다는 증거였다.“국주님이 이렇게까지 강했다고?”공수이는 멍하니 중얼거렸다.“그러게 말이야. 어떻게 이렇게까지 강해졌지?”진동왕은 부러움과 질투, 그리고 복잡한 감정을 동시에 느꼈다. 예전에는 그가 임정설보다 더 강했었고 임정설은 국운 덕에 간신히 그를 이길 정도였으니 말이다.하지만 이젠 내공 차이가 너무 벌어져서 더 이상 비교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그제야 깨어난 백호는 조금 전 자신이 국주를 진왕으로 착각하고 있었다는 걸 알아차렸다.“백호, 널 속인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넌 내가 올 때까지 버티지 못했을 테니까...”임정설은 양기를 끌어내어 백호의 몸속에 주입했고 그의 정기를 빠르게 회복시켰다. 이렇게 되면 백호도 얼마 지나지 않아 완전히 회복할 것이었다.그 모습을 본 공수이와 진동왕은 또다시 멍해

  • 구주, 왕의 귀환   제2010화

    “뭐? 저게 누구지? 지금 화진에 저런 강자가 또 있었다고? 설마... 저자가 바로 구주왕이란 말인가?”청현이 더는 버티지 못하고 당황스레 외쳤다.누가 알았겠는가, 이 결정적인 순간에 고수가 나타나다니!“젠장... 네가 누구든 상관없다!”“나는 반드시 백호를 죽인다!”청현은 더는 여유가 없었다.상대의 기세는 너무나도 강력했고, 이미 백호와 싸우면서 중상을 입은 상태에서 그와 맞붙는 건 목숨만 붙어 있을 뿐 이기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청현은 그저 백호부터 처리하려 했다.“이런 건방진 것! 우리 화진의 전쟁 신이 너 같은 흉수에게 쓰러질 수는 없다!”하늘에서 울려 퍼지는 활기찬 천 음 소리!금빛 실루엣이 구름을 뚫고 내려오더니 손바닥으로 청현을 튕겨냈다!눈앞의 인물을 본 청현은 잠시 얼어붙었다. 모르는 인물이다.하지만 이 압도적인 기운은 분명 고위자일 것이다.화진에서 구주왕 말고는 누가 이런 존재감을 뿜어낼 수 있겠는가?기절해 있던 진북왕은 익숙한 기운에 눈을 번쩍 떴다.그리고 그 실루엣을 본 순간 기절할 뻔했다.“이런! 임정설! 너 황자가 된 거야!”“흠? 왕숙께서 실망하셨나 보네요??”금빛 그림자가 사라지며 실체가 드러났고, 그 모습은 바로 용맥에 들어가 수련하던 화진의 현직 왕 임정설이었다.“폐하 만세!”구주군 장병들은 격동된 마음으로 일제히 무릎 꿇고 경례하며 외쳤다.자신들의 왕이 서울로 화진의 백성을 구하러 온 것이다!“임정설?! 그게 어떻게 가능해! 아무리 강해도 극한신경 정도일 텐데!”청현의 얼굴이 찌그러질 대로 찌그러졌다.극한신경과 황자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황자 한 명이면 수십 명의 극한신경을 상대할 수 있다!서울에 황자가 주둔해 있다면, 곤륜영역조차 쉽게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설령 청현이 아무리 천재고 강하더라도 황자와의 싸움은 불가능했다.자칭 수요산 제일검이라던 청현은 위축됐다.그 모습을 본 임정설은 냉소하며 말했다.“이게 바로 검객이란 말인가? 검객의 마음은

  • 구주, 왕의 귀환   제2009화

    진황은 외공만으로 도에 이른 황자였다.어떠한 술법도 수련하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백호가 중얼거리며 ‘진황신공!’을 외치고 있으니 이건 누가 봐도 미친 소리였다.“미쳐야 도를 이루는 법이다. 백호는 앞날이 창창하구먼.” 미친 스님이 아미타불을 외치며 말했다.“미쳤어, 미쳤어! 전부 다 미쳐버렸다고!” 진북왕이 고함을 지르다가 숨도 제대로 못 쉬고 기절해버렸다.그 사이 백호의 기세는 끝없이 치솟고 있었다!정신은 나갔지만, 힘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청현은 문득 깨달았다. 백호가 저토록 광폭한 이유—바로 그놈의 몸속에 흐르는 성수의 피였다.“이 썩을 놈... 성수 피가 아니었으면 네가 뭔데 날 상대로 이러는 거냐!”청현은 음기를 뿜으며 맹렬하게 연속으로 공격을 퍼부었다.그 음산한 기세에도 불구하고 백호는 오히려 직선 돌진했다.공격은 완전 예측 불가였다.수요산 검종은 온갖 검술과 전법에 능했지만, 다음 공격이 뭔지도 모르는 미친놈을 상대로는 청현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결국, 또 한바탕 두들겨 맞고 땅바닥을 굴러다니던 중 놀랍게도 백호가 자신의 음신사체를 흡수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내 음기를 집어삼키다니?! 이 괴물 같은 놈!”“음기여 무한하라! 흑검이여, 사악을 베어라!!!”시커먼 흑검이 다시 응집되자, 수백 개의 검날이 연속으로 쏟아졌다.백호의 온몸은 피투성이가 되어 검은 피를 흘렸지만——그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대로 돌진했다!“개자식... 음기야! 나에게 힘을 줘!!”청현은 검을 땅속 깊숙이 꽂았다.지맥에서 미친 듯이 영기를 빨아들이자, 머리 위에 떠 오른 음기 마기의 형상은 산만큼 거대해졌다!그 압도적인 힘으로 청현은 백호를 단숨에 쓰러뜨렸다.이건 이미 백호가 감당할 수 없는 한계치를 훨씬 초과한 위력이었다.쿵!!백호는 그대로 땅에 쓰러졌지만, 그런데도 그는 의식을 잃지 않았다.다만 입에서 나오는 건 누가 들어도 미친 소리였다.“황이 온다... 황... 황이 온다....

  • 구주, 왕의 귀환   제2008화

    “우리 스승 말이야, 진짜 고집쟁이에다 구닥다리야. 정의와 사악은 절대 함께할 수 없다고 믿고 목숨 걸고 몇백 년 동안 싸우고 피 흘렸지만 무슨 소용이 있어? 인마 좀 없앤 거 빼고는...?”“스승께서 날 산에서 내려가 속세의 삶을 보라고 하신 건, 결국 수련을 위한 경험이었겠지. 하지만 세상을 직접 겪고 나서야 똑똑히 알게 됐어. 이 세상은 결국, 강한 자가 무적이고 이긴 자가 왕이 되는 법이야...”“세상에는 애초에 정의와 악, 흑과 백 따윈 존재하지 않아. 선악의 기준이란 결국 입만 살은 자들이 지껄이는 헛소리일 뿐이지. 역사가 진실이라고 믿어? 예로부터 어느 왕조의 흥망이 피바다와 시체더미 없이 이루어진 적이 있었나?”“무릇 장수가 공을 세운다는 건, 수만의 백골 위에 선다는 뜻이지. 그 윤구주가 '구주왕'이라 불리는 것도, 결국은 피로 쟁취한 자리 아니겠어?”“주먹이 곧 진리다. 내가 황위에 오르는 날, 선악이든 흑백이든 모두 내 기준으로 정의된다!”“백호, 이제 죽어라.”청현이 공격하려던 찰나 하늘 위의 백호가 먼저 움직였다. 다시 성수인을 발동하더니, 성수의 허상이 실체로 변해 거대한 기운을 모은 주먹을 뻗었다.그 주먹은 하늘을 가르고 청현을 향해 날아갔다.그러나 청현은 당황하지 않았다. 차가운 음기와 사기 담은 손으로 그 주먹을 받아내고 동시에 백 자 길이의 흑검을 형성해 단칼에 성수의 허상을 두 토막 내버렸다.그 검이 날아간 자리에는 구름이 쪼개졌고, 서울 상공을 덮고 있던 먹구름은 그 검기의 파도에 휩쓸려 모두 흩어졌다.먹구름이 사라졌지만, 서울 상공에는 여전히 짙은 요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마치 태양조차 삼키려는 어둠의 장막처럼.“진법까지 있었어?! 대체 어느 놈이, 언제 이따위 대형 진법을 몰래 깔아놓은 거야?!”진북왕은 혈압이 오르다 못해 피까지 토할 지경이었다.이건 곧 청현이 최종 보스가 아니라는 뜻이다!백호가 청현을 이긴다 해도 그보다 더 강한 놈이 있다는 얘기다.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백호가 청현의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책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책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