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마친 방지헌이 몸을 날려 순식간에 소채은의 곁으로 왔다.“막아!”세명의 부하가 방지헌이 다가오는 걸 발견하고는 총을 쐈다.탕! 탕!총알이 두발 쏘아졌지만 방지헌의 몸을 맞추지는 못했다. 그의 몸에서 검은 연기가 나오더니 순식간에 손이 튀어나오며 한 부하의 가슴을 그대로 꿰뚫었다.푹!부하는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죽었다.나머지 두명의 부하는 동료가 죽은 걸 보더니 품에서 칼을 빼내며 소리쳤다.“소채은 씨, 어서 도망가세요! 저희가 막겠습니다.”말을 마친 두 사람이 방지헌을 향해 달려갔다.소채은은 너무 놀란 나머지 눈물을 터뜨렸지만 다른 방도가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그저 어쩔수 없이 남은 사람들을 데리고 필사적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뒤에서 처절한 비명소리가 들려오더니 방금 싸우러 나갔던 두명의 부하가 순식간에 목이 잘린채 죽었다.방지헌이 기괴하게 웃으며 소채은 등을 쫓아갔다.“내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방지헌이 살기를 내뿜으며 그들을 향해 달려갔다. 흉악한 부적을 새긴 얼굴이 그녀들을 뚫어지게 주시했다.천희수는 두려움에 온몸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 오직 소채은 만이 그나마 이성을 유지하며 소리쳤다.“너... 너 무슨 짓을 하려고!”“미안한데 한 거물께서 네 목숨을 원해서 말이야, 우리는 그냥 임무를 완수하는 것 뿐이라고.”방지헌의 말을 들은 소채은이 멍해졌다.그러나 그때, 예상밖에도 70살 넘은 고모할머니가 그녀의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개자식! 우리 채은이를 죽이려 든다면... 내가 먼저 너를 죽일거야!”노부인이 소리를 지르며 절뚝거리는 다리를 움직여 방지헌에게 달려들었다.그러나 방지헌은 그녀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손을 들어 혈무를 노부인의 가슴에 쏘았다.소채은을 보호하려던 노부인은 그 자리에서 비명 한번 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즉사했다.“고모할머니...”이순자가 눈앞에서 죽은 걸 본 소채은이 그녀에게로 달려갔고 방금 노부인을 죽인 방지헌의 눈길이 그녀에게 닿았다.“잡담은
딸이 꼼짝없이 죽을 줄 알았던 천희수는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소채은의 목에서 빛나는 화정석 펜던트를 보았다. 그 펜던트는 바로 윤구주가 소채은에게 선물해 줬던 그 ‘평범한’ 펜던트였다.“젠장!”“계집애가 목에 이렇게 좋은 보호구를 차고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네.”“그런데, 그걸로 날 막을 수 있을 것 같아?”말을 마친 방지헌이 소채은에게 날아갔고 바로 그 일촉즉발의 순간, 우뢰가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누가 감히 형수님을 건드려.”민규현은 군형삼마의 첫째와 둘째에게 술법으로 묶여있었지만 계속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그러다가 소채은이 위험에 빠지자 더 큰 힘을 폭발해내며 짙은 자주색의 기운을 몸에 두르고 나타났다. 그의 뒤에는 자주색 기운으로 만들어낸 호랑이가 있었다.저게 바로 오장맹호!“기운의 형상화! 환상의 실물화!”“구품이 아니야. 이미 신급에 이르렀어!”방지형이 놀라서 소리치며 현실에 구현된 오장맹호와 거대한 기운을 내뿜고 있는 민규현을 보고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민규현가 신급에 이르른 기운을 내뿜자 그의 주위에 있는 공기가 떨린다 싶더니 공중에 있던 검은 주문이 전부 터져나갔다.그는 그중심에 굳게 서서 전쟁의 신 마냥 노호성을 내질렀다.주위의 주문을 폭파한 민규현이 주먹을 내질렀고 그 공격에 방지형이 만들어낸 혈강시들이 전부 죽었다.공격은 혈강시를 없애는데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 나가더니 그 곳에 서 있던 두 사람을 멀리 날려보냈다.두 군형 삼마를 처리한 민규현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소채은에게 달려갔다.방지헌은 민규현이 두 형님의 술법에서 벗어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빠르게 반응하여 혈무속에서 손을 내질러 공격을 시도했다.민규현은 그 손을 피하지 않고 앞으로 달려나가며 공격을 모두 받아내며 오른손을 내밀었다.그의 동작에 반응한 오장맹호가 포효성을 내지르며 공격을 개시했고 순간 하늘과 땅이 흔들리는 듯한 소리가 들리더니 방지헌이 바닥에 쓰러졌다.그가 있는 곳에 커다란 구멍이 뚤렸다.“
하지만 그들이 소라를 놔줄리가 없었다.방지형이 소라의 목을 꽉 쥐며 붉게 물든 눈으로 민규현과 소채은을 보았다.“놔줬으면 좋겠어? 그럼 네 목숨과 바꾸든가.”그 말을 들은 민규현이 포효하며 앞으로 뛰쳐나갔다.“죽어!”“지휘관 님, 당신이 신급에 도달했다는 건 잘 알겠어. 대단하다는 거 인정해. 하지만 한 발짜국만 더 움직이면 이 애는 죽게 될거야.”방지형이 그렇게 말하며 소라의 목을 더 꽉 쥐었다.“안돼...”“아이는 건드리지 마!”방지형에게 잡힌 소라가 거의 숨이 넘어가려고 하는 걸 본 소채은이 소리를 질렀다.“말했을 텐데? 아이를 살리고 싶으면 네 목숨과 바꾸라고!”방지현이 다시 한 번 말하자 소채은이 다급하게 대답했다.“알겠어, 바꿀게, 바꾼다고!”오늘, 그녀의 고모할머니가 돌아가셨고 남은 건 불쌍한 소라뿐이었다.만약 소라까지 잘 못된다면 그녀는 죄책감에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형수님, 안됩니다!”민규현이 소채은의 팔을 잡으며 군형삼마를 노려보았다.“네 놈들 잘 들어, 이 분은 나 민규현의 형수님이야.”“오늘 이 분 털 끝이라도 건드렸다가는 내가 저승까지 쫓아가서 껍질을 벗겨줄테니까 잘 생각해.”군형삼마가 그 말을 듣고는 음험하게 웃었다.“어이구, 지휘과 님. 지금 협박하시는 거예요? 어쩌지, 우리한텐 안 통하는데. 예전이었다면 당신들 암부를 두려워했을 진 몰라도 지금은 아니야.”“오늘, 저 년은 죽게 될거야.”방지형이 말을 끝마치고는 소채은을 손가락으로 짚었다.예전이었다면 군형삼마도 화진의 암부라는 말만 들어도 두려움에 떨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그들은 문씨 가문에 귀속되었기에 든든한 뒷배를 둔 그 들은 더 이상 두려울 게 없었다.소채은이 눈물을 흘리며 방지형의 손에 잡힌 소라를 보았다.“소라야, 무서워하지마. 내가 곧 구해줄게.”말을 마친 그녀가 민규현을 보았다.“민규현 씨, 죄송해요. 저는 꼭 소라를 살려야겠어요. 만약 소라까지 잘 못되면 저는 살아갈 자신이 없어요.”“형수님!”민규현이 그녀를
방지형이 소채은의 목에 걸린 화정석 펜던트를 노려보았다. 그녀의 펜던트는 여전히 강한 보호의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목에 있는 목걸이 빼고 와!”소채은이 잠시 멈칫하더니 고개를 내려 윤구주가 선물한 목걸이를 보고는 쓰게 웃으며 말했다.“그래.”그녀가 망설임 없이 목걸이를 잡아당기자 그녀의 몸에 둘려져있던 보호의 기운이 스르르 사라졌다.“그럼 이제 소라를 놓아주는 거지?”소채은이 군형 삼마에게로 천천히 다가오자 방지형이 비릿하게 웃으며 말했다.“너처럼 강인하고 마음씨 착한 여자는 나도 존경해. 하지만 임무는 임무인지라, 어쩔 수 없네.”말은 마친 그가 손을 휘두르더니 잡혀있던 소라를 공중에 멀리 내던졌다.“소라야...”작은 아이가 하늘을 가로지르는 걸 본 소채은이 멍하니 중얼거렸다.그때, 상황을 지켜보던 민규현이 날아오르더니 소라를 공중에서 가로챘고, 이어서 주먹을 내질러 소채은에게 공격을 가하려는 군형 삼마를 막으려 했다.하지만 그의 예상과는 다르게 군형 삼마는 소채은을 당장 죽일 생각이 없었다.비릿한 웃음을 흘린 방지형이 손바닥을 내밀더니 핏빛의 혈충을 그녀의 미간으로 날려보냈다.“형수님!”소채은이 혈충에게 당하는 걸 본 민규현이 순간적으로 힘을 폭발시키며 공중에서 날아가 착지했다. 그 맹호같은 기세에 군형삼마가 서있던 바닥이 순식간에 파괴되었다.혈충에 당한 소채은은 바닥에 쓰러져있었는데 자세히 보면 손톱 크기만한 혈충이 이미 그녀의 미간을 통해 몸 속으로 들어간 뒤였다.“개새끼!”“감히 형수님을 건드려? 곱게 죽을 생각은 하지 마!”민규현이 이성을 잃고 날뛰자 겁을 집어 먹은 군형 삼마가 뒷걸음 질 쳤다.그들도 신급의 능력자를 상대하기는 어렵다는 자각 정도는 있었다.하지만 군형 삼마가 도망치려는 그때, 하늘에서 순간 번개가 번쩍 내리치며 강한 폭풍이 불어닥쳤다.동시에 숨이 막힐 정도로 농후한 기운이 이쪽으로 빠르게 나가오고 있는 게 느껴졌다.느껴지는 기운과 분위기에서 패자의 향기가 짙게 풍겨왔다.민규현이 고개를 들
윤구주가 목소리를 떨며 소채은의 곁으로 왔다.“전하!”“죄송합니다.”“제 불찰로 형수님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전부 저 때문에 형수님이 그 세 개자식들에게 이렇게 다쳤습니다...”민규현이 눈을 붉히며 윤구주 앞에 무릎을 꿇었다.윤구주는 민규현을 보지 않은 채 그저 그 세 사람때문에 소채은이 이렇게 되었다는 말만 듣고는 살기를 끌어올렸다.그의 눈동자는 지금 당장 세 사람을 죽이러 온 저승사자의 그것처럼 붉게 빛났다.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한번도 겪어 본 적 없는 살기에 몸을 떨었다.“세상에, 저게 무슨 눈빛이야? 됐고, 저놈은 위험해 보이니까 빨리 도망가!”방지형이 놀라서 말했다.“이 윤구주의 여자를 다치게 해놓고, 도망?”윤구주의 포효가 하늘을 찔렀다.그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기 시작하더니 그의 팔뚝 쪽에 검은 낙뢰가 나타났다.거기서 그치지 않고 하늘에는 번개가 쉼없이 번쩍번쩍 터졌다.번개를 불러일으킨 윤구주의 입에서 하늘을 움직이는 주문이 터져나왔다.“8번째 기적의 힘, 뇌왕인!”“죽어!”말을 끝마친 윤구주가 오른손을 뒤집자 하늘에서 한줄기의 굵은 천둥 번개가 떨어지더니 군형 삼마에게로 날아갔다.화진에서 지명수배록의 9위를 차지하는 군형 삼마는 그 번개를 보며 그 자리에 굳어버릴 수밖에 없었다.한줄기 번개가 하늘에서 떨어지며 방지헌에게 떨어졌다. 그는 반항을 해보지도 못하고 번개에 맞아 순식간에 재로 변해 버렸다.방지헌이 즉사 당하는 걸 본 방지찬은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고 오른손을 내밀어 수십장의 부적을 윤구주에게 날렸지만 부적들은 윤구주에게 닿기도 전에 번개에 맞아 재가루가 되었다.“형... 살려줘.”자신에게 빗발치는 번개를 보며 방지찬이 방지형에게 도와달라고 했지만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순식간에 그에게 도달한 번개가 그의 몸도 재가루로 만들어 버렸다.몇 초도 안되는 시간 안에 군형삼마의 두 사람이 윤구주의 손에 죽었다.방지형은 자신의 두 형제의 시체를 보며 화가 머
윤구주가 소채은을 보고 있을 때, 멀리서부터 몇개의 인영이 이쪽으로 빠르게 다가왔다.창용 부대의 사령관, 박창용. 천하회의 원성일.주세호.그리고 암부의 나머지 두 지휘관, 정태웅과 천현수까지.화정석의 신호를 받자마자 윤구주가 먼저 달려왔고 그의 부하들이 그 뒤를 따른 것이었다.하지만 그들은 결국 늦어버리고 말았다.“형수님!”박창용, 정태웅과 천현수는 소채은이 쓰러진 걸 보고 놀라 소리 질렀다.“전하!”“신 민현규가 형수님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죽여주십시오!”“죽여주십시오!”민현규가 그말을 끝으로 윤구주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하지만 윤구주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품에 소채은을 안은 채 어둠 속으로 점점 멀어졌다.그 뒷모습을 보는 부하들은 누구도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다.밤, 용인 빌리지.수백명의 천하회 소속 사람들이 일자로 정열해서 별장을 지키고 있었고 그들을 이끄는 자는 천하회의 노정연이었다.천하회 외에도 백여명의 암부원들이 실탄을 소지한 채 별장을 지켰다.오늘 밤, ‘신’이라 불리던 남자가 가장 사랑하는 여자가 공격을 당했다.그 누구도 잠에 들 수 없는 긴 밤이 될것이다.별장 위, 우람한 덩치의 민현규가 두 눈을 붉힌 채 윤구주의 방문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암부의 지휘관 중 한명인 그는 지금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그의 곁에는 창용 부대의 사령관, 박창용과 천하회의 회장, 원성일, 그리고 나머지 두 지휘관, 정태웅과 천현수가 서 있었다. 그리고 강성의 제1갑부, 주세호까지.“형님, 너무 자책하지 마시오. 형수님이 그렇게 된게 전부 형님 탓도 아니고...”“그 빌어먹을 군형 삼마가 거기 나타날 줄 누가 알았겠소.”민규현이 꿈쩍않고 윤구주의 방 문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걸 본 천현수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그래, 규현 씨. 빨리 일어나. 전하께서 꼭 형수님을 살리실 거야.”곁에 있던 박창용도 그를 말렸지만 민규현은 꿈쩍않고 석상처럼 계속 그 곳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말리지들 마시
”진정? 박 대표, 우리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소?”“지금 안에서 형수님이 생사를 헤매고 있는 데 어떻게 진정하오!”정태웅은 말을 하면 할 수록 더 격앙되어 눈동자가 벌겋게 달아올랐다.박창용은 그런 정태웅의 옷깃을 잡으며 말했다.“이래서 내가 무지막지하다고 하는거요. 형수님이 당하셔서 원통한 마음인건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같소. 그런데 이번에 왜 그렇게 당하게 되셨는지는 생각을 안해보셨소? 대체 누가 배후에 있는지. 그 군형 삼마까지 끌어들이며 우리 형수님을 해하려 했는지.”그 말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순간 멈칫했다. 박창용의 말은 틀린 구석이 없었다.군형 삼마는 현재 화진의 수배록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악인이었다.지난 몇년 동안 그들이 아무리 악랄하게 굴어도 그 실력이 너무 강해 처리하지 못했었다.그런 그들이 갑자기 강성이 나타나서 소채은을 노린데는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박 대표, 그 말은?”원성일이 물었다.“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간단하오. 그저 군형 삼마의 뒤에 누군가 지시하는 사람이 따로 있을 거라는 거지. 그게 아니면 형수님과 아무런 연고도 없는 군형 삼마가 왜 갑자기 형수님을 공격하겠소.”박창용의 말을 들은 나머지 사람들이 침묵했다. 그들 모두 박창용의 말에 동의하고 있었다.박창용이 한숨을 쉬더니 굳게 닫힌 윤구주의 방문을 보았다.“그러니까 다들 일단 진정하시오.”“만약 조사 결과 진짜 군형 5대 가족이 형수님과 연관이 있는 게 맞다면 우리 창용 부대가 먼저 나서서 군형을 쓸어버릴거니 걱정하지 마시오!”“그러니 지금은 다들 전하의 지시를 기다리는게 좋을 것 같소.”“이 세상에서 형수님을 구할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전하뿐일 테니까.”박창용이 말을 마치고 방문을 바라보았다.그 시각, 굳게 닫힌 문 안에서는 숨 막힐 정도로 커다란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윤구주가 정좌를 틀고 앉아 절세신공을 운기하며 소채은을 치료하고 있었다.소채은은 얼굴에 핏기가 하나도 없었는데 미간에는 방지형에게 당해서 생
윤구주가 봉왕팔기 중 하나인 소생술을 시전하자 한줄기 생명의 빛이 그의 손바닥에서 흘러나오더니 소채은의 몸으로 스며들었다.들리는 말에 의하면 이 소생술은 살을 만들고 피를 제공해 죽어가는 사람도 살릴수 있다고 한다.그리고 또 어떤 사람은 이 소생술이 화진 제일의 의원의 절학이라고도 했다.그리고 그 절학을 지금 윤구주가 소채은에게 시전하고 있었다.소생술을 비록 의술이었지만 강대한 현기를 필요로 하기에 윤구주가 아닌 다른 사람은 이 술법을 잘 다루지도 못했다.윤구주가 소생술을 시전함에 따라 거의 죽어가던 소채은의 얼굴에 혈색이 돌아오기 시작했다.그리고 그때, 손톱 크기만한 고충이 그녀의 심장쪽에서 꿈틀거렸고, 그걸 느낀 윤구주가 얼굴을 굳혔다.“이건... 군형 고충?”서남의 군형은 그 독한 고충으로 가장 유명한 곳이었다.고독술과 고충은 무려 천년의 역사를 거쳐 아직도 전승되고 있었다.윤구주는 소채은이 군형의 고충에 당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군형의 고충은 그 종류가 수천가지는 된다.뱀충, 금고충, 나비고충, 석화고충 등등...소채은을 치료하기 위해서 윤구주는 그녀의 몸속에 든 고충이 어떤 종류인지를 알아야 했다. 그걸 모르는 이상 화타가 와도 그녀를 살릴 수 없었다.하지만 그때, 윤구주가 두 손으로 힘을 모으자 그의 몸에서 천둥소리가 들려오는가 싶더니 한 줄기의 금빛이 그의 몸에서 솟아올랐다.그리고 그가 음산한 눈을 들어 소채은을 보며 손가락을 들어올리자 금빛이 정확히 고충 위에 떨어졌고 그에 고충은 자극을 받아 소채은의 몸속에서 빠르게 밖으로 기어 나왔다.심장에서 목으로, 이마까지...그러다가 마침내 소채은의 미간에서 기어 나왔다.벌레는 회갈색의 못생긴 벌레였는데 배에는 핏빛 반점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그리고 회색 고충이 나타나자 윤구주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군형의 고충 뒤에 있는 핏빛 반점은 벌레의 수명을 나타내는데 한 반점이 10년을 대표한다. 그런데 눈앞의 이 고충에는 적어도 30여 개의 반점이 있었기에 이 고충은 적
정태웅은 얼른 핸드폰에서 세나미의 사진을 찾아내 공수이에게 넘겨주었다.“어때? 몸매가 S급이고 이쁘지?”대머리 스님은 눈을 똑바로 하고 핸드폰을 바라보며 흥분돼서 말했다.“너무 아름다워요. 소승은 특별히 이국적인 것을 좋아합니다.”“하하하!”정태웅은 큰소리로 웃었다.“태웅 형, 이 이국적인 절세 미녀를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있는지 알려주세요.”공수이는 순간 또 연애하는 기분이 들었다.붉은 머리에 짙은 파란색 요정 눈동자를 매치해 한층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세나미는몸매도 비주얼도 일품이라 정말 아름다웠다.“수이 동생, 이 여자는 가질 수가 없어.”정태웅은 핸드폰을 치우고 말했다.“왜요?”공수이는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현재 설국 국주이기 때문이야.”이 말을 들은 공수이는 슬펐다.그래!나는 비록 세상에 무서운 거 하나 없지만 남의 국주를 빼앗아서 자기의 여자로 삼을수는 없었다.무엇보다도 공수이가 원하는 건 평등한 사랑이었다.예를 들면 내가 상대방을 좋아하는 만큼 상대방도 나를 똑같이 좋아해 주기를 바랐다.뺏기만 한다면 강도와 다를 게 없었다.대머리를 긁적이며 공수이는 말했다.“제가 이 아름다운 국주랑 결혼 할 수 없지만 설국의 다른 여인을 찾을 수 있어요.”“뭐? 설국에 가겠다고?”정태웅은 의아해하며 공수이를 바라보았다.“네, 지금 구주형이 설국에 있잖아요. 우리가 할 일도 없는데 이 기회에 설국에 가서 이쁜 여인도 찾아보고 우리 구주형도 만나면 얼마나 좋아요!”옆에 있던 공수이가 말했다.불현듯 설국으로 윤구주를 찾으러 간다는 공수이의 말을 들은 정태웅은 망설였다.“그런데 왕이 떠날 때 우리보고 여기 남아서 서울을 지키라고 했어.”“지킬 게 뭐가 있어요. 누가 감히 우리를 괴롭히겠어요,태웅 형.”공수이의 말을 들은 정태웅은 그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지금의 서울은 노룡사 전투를 거치면서 문벌들이 자취를 감춘 지 한참이나 되었고 제자백가의 가문들도 모두 몸을 사그리고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게다가
“진짜야?”믿지 못한 정태웅은 말했다.“당연히 진짜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서준 동생은 진짜 보기 힘든 검도 귀재예요. 곤륜지역을 놓고 말해도 그는 양보할 틈도 없는 놀라운 재능을 가지고 있어요. 이 몇 년 동안 저는 구주형님 외에 그보다 검을 더 잘 쓰는 변태를 한 명 밖에 못 봤어요.”공수이는 회상 하듯 입으로 중얼거렸다.“그래? 꼬맹이보다 검을 더 잘 쓰는 사람이 있어?”정태웅은 의심스러운 듯 물었다.세상에서 보기 드문 남궁서준의 검법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던 정태웅은 공수이의 말을 듣고 꼬맹이보다 검을 더 잘 쓰는 자가 있다고 하니 의아하기만 했다.“그럼요. 그 변태는 정말 강해요!”마음속에서 그자가 떠오른 공수이는 참지 못하고 말을 이었다.“그게 누구야?”정태웅은 얼른 물었다.“그 변태의 이름은 말하기도 귀찮아요. 저는 단지 그자가 서요산 검종이라는 것만 알고 있어요.”공수이가 대답했다.서요산 검종?이 몇 글자를 들은 정태웅은 갑자기 가슴이 쿵쾅거리며 떨리기 시작했다.전설이 너무도 많은 서요산은 줄곧 화진무도의 전설이었다.그런데 지금 이 시각 공수이는 남궁서준보다 더 강한 변태가 서요산 검종에서 왔다고 한다.깜짝 놀란 정태웅을 본 공수이는 또다시 중얼거렸다.“됐어요, 그 변태는 그만 말해요. 태웅 형, 저를 왜 찾아오셨어요?”생각을 거둔 정태웅이 말했다.“우리 왕의 소식이 전해졌어.”뭐요?“진짜요? 우리 구주형님이 돌아온다고 하나요?”공수이는 흥분해서 물었다.정태웅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아직은 아니야. 그러나 설국은 국주까지 우리 왕에게 살해당하면서 완전히 무너져 버렸어.”정태웅은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쳇! 뭔 일인가 했더니, 고작 설국국주의 머리를 자른 거요? 재미없어요.”공수이는 이런 것에 관심이 없었다.“나 참! 한 나라의 국주야. 너는 놀랍지도 않아?”공수이의 표정을 본 정태웅은 의아해했다.“우리 구주형이 곤륜지역에 있을 때 외부 구역 역주의 친아들도 죽였는데 그까짓
공수이의 앞에 금빛 큰 종에 일곱 개의 검이 떨어졌다.대지가 진동하고 거대한 종이 요란하게 울렸다.진동에 흔들려 뒤에 있는 산봉우리에서 하나하나의 거대한 바위가 굴러떨어졌다.칠 검에 잘린 부적을 달고 빙글빙글 돌던 금색 큰종은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꼬맹이의 북두칠성 오의는 막아냈다.“나쁘지 않네! 꼬맹이야. 지난번보다 칠성오의가 또 돌파한 것 같으니 다시 해봐.”공수이는 가부좌를 틀고 금빛 종 안에 앉아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꼬맹이 남궁서준을 향해 말했다.금지술 북두칠성 오의를 시전해도 금강종을 깰 수 없자 오직 15살밖에 안 된 꼬맹이는 눈을 부릅뜨고 꼬마 스님을 노려보며 말했다.“오늘 반드시 당신의 쓰레기 같은 종을 깨고 말 거야!”“하하! 얼른 덤벼봐!”“솔직히 말하면 본이 세상에 나의 금감종을 깰 수 있는 사람은 구주형밖에 없었어. 만약 네가 나의 금강종을 깰 수 있다면 앞으로 곤륜지역에서 그 교만한 자들과 허풍을 떨 수 있어!”공수이의 말을 들은 꼬맹이 남궁서준은 검의 기운를 모아 다시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갑자기 이때 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이 자식들아, 그만 싸워!”공처럼 뚱뚱한 정태웅이 소리를 치며 달려왔다.정태웅이 온 것을 본 공수이는 눈을 요리조리 굴리며 말했다.“태웅 형, 이곳에는 어떤 일로 오셨나요?”두 사람에 의해 사방이 모두 부서지고 뒷산에 굴러떨어져 뒹구는 거대 바위를 바라보며 정태웅은 말했다.“이 자식들아, 내가 만약 오지 않았다면 너희들이 여기를 아주 파괴해 버릴 생각이었던 거야?”“태웅 형, 염려하지 마세요. 저는 단지 동생이랑 겨루고 있었을 뿐이에요. 맞지, 동생?””남궁서준을 향하여 곁눈질하며 공수이는 대답했다.남궁서준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헛소리 그만하고 계속 싸울래요? 싸우지 않을래요?”공수이는 대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됐어, 동생. 겨루고 싶다면 내일 계속하고 오늘은 그만해.”말을 마친 공수이가 두 손을 벌리자, 그의 앞에 드리워졌던 금강종이 흔적도 없이 사
“이 자식들이 또 무슨 소동을 일으킬지 모르니 제가 얼른 가봐야겠어요.”허물어진 작은 장원을 지나면 곧 교외 뒷산으로 이어졌다.이때 한줄기의 검기가 구름을 가르고 날아갔다!맑은 하늘에 하얀 빛줄기가 나타났다.찬란하고 아름다운 검기가 나타나자 허공에는 갑자기 일곱 갈래의 북두성망이 나타났다.그 성망들은 검기가 나타남에 따라 전부 반짝반짝 빛났다.“금지술, 북두칠성 오의!”음산한 소리가 뒷산에서 들려오고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칠성이 반짝이더니 푸른 하늘이 갑자기 어둡게 변했다.이 어둠은 주변 수백 장내 공간을 모두 암흑으로 뒤덮었다.그 뒤로 그림자 하나가 날아 올랐다.그는 나이도 많지 않고 키도 크지 않았으나 온몸을 거스르는듯한 검의 기운이 하늘을 찔렀다.그는 두 손에 금빛 찬란한 대검을 안고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순간 사람과 검이 완전히 하나가 되었다.그가 바로 남궁 가문 천년에 한 번 있을법한 무도 귀재, 꼬맹이, 소년후 남궁서준이었다!그 꼬맹이가 검과 하나로 되어 금지술 북두칠성 오의를 사용했다.아래쪽 바위 중앙에서는 대머리 꼬마 스님이 닭 다리를 뜯으며 꼬맹이를 힐끗 보며 말했다.“와! 훌륭한 검법이네. 곤륜지역밖에서 너 같은 무도 귀재를 만나다니 이 검 하나로 곤륜지역 몇몇 고대 종문과 실력자들과 겨룰 수 있겠는데!”이 말을 한 사람이 바로 꼬마 스님 공수이였다.그는 곤륜지역에서 몰래 도망쳐 나온 공가 세자인데 누구도 그의 진정한 실력을 모른다.유일하게 알려진 것은 그는 곤륜지역에 미친스님이라는 스승이 있다는 것뿐이다.곤륜지역, 심지어 몇몇 지역에서도 감히 그를 건드릴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그리고 공수이는 미친 스님의 유일한 제자였다.“헛소리 그만하고 제 검을 받아봐요!”남궁서준은 비록 열다섯 살이지만 공중에서 사람과 검이 하나가 되어 온몸을 거스르는듯한 검기는 이미 탁월했다.(사람과 검이 하나로 된 남궁서준은 겨우 15세 였다. 그러나 그 검기 실력은 매우 막강했다.)이 시각 남궁서준이 북두칠성을 시전하자
서울, 교외.허물어진 장원 내.이 허물어진 장원은 당시 윤구주와 어머니가 서로 의지하며 살던 곳이다.서울에 돌아온 후 윤구주가 줄곧 살던 곳에서 지금은 형제들이 살고 있다.윤신우의 명령을 받고 줄곧 윤구주를 따르던 용민, 철영, 재이 세 명이 장원 밖에서 지키고 있었다.이때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하! 우리 왕은 너무 멋있어! 설국 국주의 머리를 또 자르다니!”말하는 모습만 봐도 암부 3대 지휘사,백곰 정태웅이었다.공처럼 비대한 몸을 가진 그는 태블릿 PC를 들고 헤드라인을 장식한 국제 뉴스를 보고 크게 웃었다.“형님, 얼른 보세요. 설국에서 아름다운 여인이 새 국주가 되었다고 하네요.”정태웅은 말하면서 민규현 옆으로 달려가 손에 든 태블릿 PC를 민규현에게 건네주었다.민규현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우리 왕에게 미움을 샀으니 대가는 치러야지.”“형님 말씀 맞아요. 감히 우리 화진의 무학 보물을 훔친 작은 오랑캐 나라 설국은 왕이 그들을 참수하여도 죄가 마땅합니다.” 이때 천현수도 말했다.“새로운 설국국주는 런디클럽 명기보다도 기막히게 아름다워. 쯧쯧! 저 몸매, 가슴,엉덩이 봐봐!”옹졸한 표정을 지은 정태웅은 국제 뉴스에 나온 세나미의 사진을 가리키며 말했다.경멸하듯 그를 노려보며 천현수가 말했다.“설국의 여자 군신이자 미래의 설국 황후였던 세나미가 설국의 국주가 될 거라고 생각도 못 했어.”“이 여자 따위가 설국의 여자 군신이라고요?”정태웅은 승인하지 않는 얼굴이었다.“승인해, 세나미는 진짜 설국에서 유명해.”천현수가 말했다.“여자 군신 같은 웃기는 소리를 하지 말고 이쁜 여자는 붙잡아서 왕의 첩으로 만들어야 해.”정태웅은 중얼거리며 갑자기 사방을 둘러보며 말했다.“수이는 어디 있어? 이 자식이 또 클럽에 여자 찾으러 간 건 아니겠지?”정태웅이 말한 이는 바로 곤륜지역에서 몰래 도망쳐 나온 공수이었다.윤구주가 설국으로 떠난 후 완전히 자아를 놓아버린 그는 매일 저녁 정태웅을 붙잡고 클럽에 방문하여
“6년 전 구주의 재능은 너무 뛰어났지.”한마디로 국주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음을 말하였다.“어떤 재능이 뛰어났단 거예요?”이홍연은 여전히 이해되지 않았다.“곤륜지역에서 온 스님이 구주가 태어난 해에 사주를 본 적이 있는데 천생 황도의 운명이라고 했어. 그래서 그때부터 과인은 구주를 견제하기 시작했었지.”국주는 한마디로 자신의 모든 걱정을 말했다.당시 윤씨 일가와 윤구주를 벌하여 죽이려고 한 것과 문아름이랑 혼인을 맺게 한 것 또한 모두 지금의 국주였다.이 모든 것을 생각한 이홍연은 멍하니 서 있었다.“6년 전 구주의 권력을 견제하기 위하여 그를 문아름과 혼인시키기로 한 과인의 잘못이야.”끝으로 국주는 6년 전 모든 진실을 털어놓았다.진실을 들은 이홍연은 눈물이 방울방울 뚝뚝 떨어졌다.그녀는 윤구주와 문아름의 혼인을 주도한 사람이 자신의 아바마마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홍연아, 아바마마를 탓하지 마. 과인도 나라의 운영과 우리 화진의 평화을 위해서 어쩔 수 없었어.”눈물을 흘리는 딸을 본 국주는 달래려고 손을 내밀자, 홍연은 그 손길을 피해버렸다.“저는 왜 망할X이 아바마마를 뵙기 싫어하고 저랑 궁에 오려고 하지 않는지 이제야 알았어요. 아바마마가 미워요!”눈물을 흘리며 말을 마친 이홍연은 울면서 금란전을 뛰쳐나갔다.슬퍼하며 떠나는 이홍연의 모습을 본 국주는 한숨을 내쉬었다.“진짜 과인이 잘못한 건가?”그는 고개를 들고 중얼중얼 말했다.한쪽에 있던 우상은 못 들은 척 얌전히 서 있었다.“우상, 문씨 가문은 지금 어떤 움직임이 있는가?”국주는 불쑥 물었다.“폐하께 아뢰옵니다. 현재 문씨 가문은 큰 움직임이 없습니다. 그런데 첩보에 의하면 무도 3대 서열 쪽에서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합니다.”육도진이 대답했다.“말해. 무슨 움직임이 있다는 거야?”국주가 물었다.“폐하께 아뢰옵니다. 지난번 인왕이 노룡산 전쟁에서 가문 절정의 수십 명 잔당을 죽인 후 현재 종문에서 복귀의 조짐을 보입니다.”종문?이 두 글자를
태산봉선!윤구주를 진국왕으로 책봉한다!진국왕이란 무엇인가?바로 예전의 구주왕보다도 더 센 화진의 국주 외에 두 번째로 하늘을 찌를듯한 권력을 가진 사람이다.바로 한 사람 아래, 만 사람 위라고 할 수 있는 자리이다.“망할X이 만약 아바마마께서 책봉하려고 하는 것을 알게 된다면 반드시 기뻐할 거예요.”이홍연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이것은 과인이 구주에게 빚진 것이므로 반드시 갚아야 해.”국주는 조용히 말했다.국가와 가정의 안정을 위하여 천하를 평정한 윤구주와 같은 인재를 국주가 책봉하지 않는다면 그의 공적이 어찌 떳떳할 수 있단 말인가?“우상, 작성하라고 하던 천자령은 다 한 건가?”그렇게 말한 국주는 고개를 돌려 한쪽의 육도진을 바라보았다.육도진이 대답했다.“국주께 아뢰옵니다. 신은 이미 모두 작성하였습니다.”“그래. 그럼, 시간은 11월 8일로 정하지. 과인은 그날 직접 태산의 정상에 올라 구주를 책봉할 거야.”패기 넘치는 목소리로 국주는 말했다.“국주님, 신이 한 말씀 드려도 될지 모르겠습니다.”이때 갑자기 육도진이 한마디를 하였다.국주는 고개를 끄덕였다.“말해봐.”육도진은 목청을 가다듬고 말했다.“이번에 폐하께서 태산 봉선 하시면 나라 전체가 인왕의 귀환 소식을 알게 될 것입니다. 다만 문씨 가문 그쪽은... 국주님께서는 어떻게 할 것입니까?”문씨 한마디가 금란전의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어 버렸다.문씨 가문은 화진4대 고대 무술 가문의 수령일뿐만 아니라 조정을 강점하고 있었고 현재 국방부 24사를 지배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황왕 문아름이다.이 외에도 문씨 가문은 천년 대족으로서 종족의 내력은 종문과 겨룰 만했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가문의 깊은 지지를 받는 문씨 가문과 출세하지 않은 종문 거물 사이에도 얽히고설킨 인연이 많았다.문씨 가문은 화진의 무궁무진한 암흑의 힘을 가지고 있는 복잡하게 얽힌 한 그루의 하늘을 찌르는듯한 나무라 할 수 있었다.문씨 가문이라는 말을 들은 국주도 눈살을 찌푸렸다.“하...
이렇게 설국에는 새로운 국주가 탄생했다.그가 바로 세나미였고 이 사실은 곧 설국 전 지역에 퍼졌고 더 나아가서 전 세계에도 알려졌다.설국에서 왜 군신의 후손을 설국 국주의 자리에 올렸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세나미가 설국의 여자 군신이라는 걸 누구나 잘 알기에 설국 군을 포함해 불복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화진!서울, 도성!금란전에 있던 국주는 설국의 방송국에서 새로운 국주의 탄생 소식이 전해지자 제일 먼저 소식을 접했다.“하하하! 구주가 계획대로 아주 절묘하게 진행을 잘했어.”국주는 호탕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세나미가 설국의 국주라면 아마 백 년 동안에 설국은 우리 화진과 전쟁을 일으키지않을 거야!”옆에 있던 여섯째 공주 이홍연은 국주의 말을 듣고 불쑥 물었다.“아바마마께서 말씀하신 여자가 바로 망할 X이 납치했다던 설국의 제일 미녀인가요?”“맞아, 바로 그녀야!”뭐라고요?“망할X은 어떻게 납치한 여자를 설국국주로 만들 수 있단 말인가요?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이 늑대 같은 자식이 혹시 세나미를 진짜 좋아하는 건 아닌가요?”이홍연은 갑자기 질투하기 시작했다.“공주전하의 말씀은 틀렸습니다. 인왕은 국주의 말대로 설국이 앞으로 백 년 동안 늑대 같은 야망을 품지 못하도록 밧줄을 묶어두었을 뿐입니다.”이때 참지 못한 화진 우상 육도진은 웃음을 터뜨렸다.“무슨 뜻이야? 왜 들으면 들을수록 헷갈리는 거야?”이홍연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물었다.공주의 모습을 본 국주가 말했다.“구주가 언제 세나미를 납치하였던지 홍연이는 아직도 기억해?”“네. 그가 설국에 발을 막 들여놓을 때였어요.”이홍연은 국주의 물음에 대답했다.“근데 구주가 왜 세나미를 붙잡아두고 있었는지는 알고 있는 거야?”국주가 다시 물었다.이홍연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과인의 추측이 맞다면 구주가 이미 미래의 대책을 마련했기 때문에 설태현의 머리를 단칼에 잘라버리고 설국의 여자 군신인 세나미를 붙잡아 두었던 거야.”국주는 실눈을 뜨고
유니스가 그렇게 얘기하자 다른 설국 대신들도 맞장구를 쳤다.“맞습니다. 여성이 어떻게 우리 설국의 국주가 된단 말입니까?”“비록 세나미 씨는 세나스 각하의 딸이긴 하지만 국주가 된다는 건 어림없는 일입니다.”설국 대신들이 불만을 토로하자 윤구주는 단호히 말했다.“다들 똑똑히 들어. 난 오늘 당신들에게 통보하러 온 거야. 의논하러 온 게 아니라고. 알겟어?”그의 말 한마디에 그 자리에 있던 설국 대신들은 모두 입을 다물었다.“구주왕, 선 넘지 마세요! 우리 설국에서 감히 행패를 부리는 겁니까? 우리나라의 위엄과 체면 따위는 안중에도 없습니까?”대학사 유니스가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위엄? 금전에도 감히 들어오지 못하는 쓸모없는 것들이 감히 나라의 위엄을 입에 담아?”윤구주가 유니스를 바라보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전, 전, 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전 설국을 대표하여 항의합니다. 세나미 씨가 국주가 된다면 전 차라리 죽겠습니다.”유니스는 죽겠다면 위협했다.그런데 뜻밖에도 윤구주는 피식 웃었다.“죽겠다고? 그러면 내가 그 소망을 들어주지.”윤구주가 손가락을 튕기자 지현이 마치 총알과도 같이 날아가서 대학사의 가슴팍을 꿰뚫었다.피가 금전에 흩뿌려지면서 유니스는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다.유니스가 윤구주의 손에 죽자 금전에 있던 설국 대신들은 모두 간담이 서늘해졌다.세나미는 앞으로 나서더니 윤구주를 향해 분노에 차서 고함을 질렀다.“왜, 왜 또 사람을 죽인 거야? 나랑 약속했잖아. 다시는 사람을 죽이지 않겠다고.”“저자가 스스로 죽음을 자초했는데 왜 날 원망하는 거지? 그리고 이렇게 고집불통인 노인네가 여기 남아있으면 설국의 미래에 방해만 될 뿐이야. 아무런 쓸모가 없다고.”윤구주는 말을 마친 뒤 남은 설국 대신들을 바라보았다.“이젠 당신들 차례야. 얘기해 봐. 내 말대로 할 의향이 있는지.”윤구주가 그렇게 얘기하자 설국 대신들은 모두 겁을 먹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다